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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김규항 선생의 글은 월덴 3에서도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2005)'와
'예수전(2009)'을 통해 두어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김규항 선생은 진보로 평가되는 인물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말씀드리지만 김규항 선생의 글에 대한 평가는 제 높은 선호도를 어느 정도 감안하여 보셔야 합니다.
이 책은 2005년 8월부터 2010년 3월까지 각종 매체에 실린 기고글과 일기, 각종 단상을 모아서 펴낸 것입니다. 연도 별로 글꼭지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왜냐?
출판사인 리더스하우스의 편집자도 서두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사회적 맥락을 알고 읽어야만 글 속의 함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책은 길게 소개할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 김규항 선생의 글은 읽을 때마다 저를 변화시킵니다. 제 삶을 더 낫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요즘 구설수에 많이 오르는 진모씨의 화려하지만 뒷맛 쓴 글빨과는 그래서 차원을 달리한다고 평가합니다. 김규항 선생의 글은 곰씹어 볼수록 달고 몸에도 이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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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을 더 낫게 만들지 않는다면, 나라는 인간을 더 낫게 만들지 않는다면, 내 글은 아무것도 아니다. * 상대를 선생님이라 부르는 건 그에게서 배우겠다는 것이다. 진정한 예의는 아래로만 혹은 위로만 흐르지 않는다. 진정한 예의는 아래로도 위로도 흐른다. 그럴 때 예의는 비로소 품위가 된다. * 예수를 따르는 모든 사람은 지배 체제와 불화할 수 밖에 없다. 지배 체제와 불화하지도 않으면서 예수를 말하는 건 가소로운 일이다. 그런 자들은 실은 예수의 명성을 빌려 제 말을 할 뿐이다. * 회개란 교회에 안 가던 사람이 교회에 나가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뒤집는 것'이다. * 지금 우리의 적은 군사 파시즘이나 그 잔재들이 아니라 새로운 파시즘, 자본의 파시즘입니다. * 세상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건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제대로 된 눈, 즉 교양이다. 물론 교양은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정직한 태도에 기반을 두는 것이다. * 결국 세상에 대한 견해나 태도는 세상을 세로로 나누려는 세력과 가로로 나누려는 세력 간의 대립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진보적인 태도나 견해란 민족이나 국가로 은폐된 세상을 애써 계급으로 나누어보려는, 그 실체를 보려는 노력에서 출발한다. 그런 노력의 가장 실제적인 방해물이 이른바 '국익'이다. 국익이란 실은 지배계급의 이익이라는 것, 인민에게 필요한 건 국익이 아니라 계급의 이익이라는 생각이 확산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 오늘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극우 세력이 아니라 바로 개혁 우파 세력이다. 개혁 세력은 수구 세력의 도움으로 진보로 포장할 수 있었고 개혁이 진보를 자처하니 극우파인 수구는 아주 멀쩡한 보수로 행세할 수 있었다. * 실천으로 드러낼 수 없다면 다른 게 아니다. * 지배계급은 언제나 인민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개념 흐리기'를 사용한다. * 가난은 적게 소유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몫을 늘리는 보다 정당한 삶이며, 적은 땅을 사용하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태움으로써 파괴되어가는 지구에 생명의 도리를 다하는 보다 품위 있는 삶이다. * 오늘 한국 사회가 미궁에 빠지게 된 가장 주요한 원인은 민주화가 실은 자본화(신자유주의화)였다는 것, 그리고 대개의 사람들이 그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민주화를 통해 국가권력이 자본을 거느리는(박정희가 이병철을 거느리는) 지배 체제에서 자본이 국가권력을 거느리는(이건희가 노무현을 거느리는) 지배 체제로 변화했다. * 비폭력주의는 서재나 연구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당사자의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폭력 현장의 아픔과 당사자의 고통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비폭력주의는 폭력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옹호자이자 당사자에겐 폭력보다 더 가혹한 폭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목숨이 위협당하고 있지 않다면 진정한 비폭력주의자가 아닙니다. * 우리가 늘 잊곤 하는 사실은, 세상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강력한 힘은 보수 반동적인 태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만큼이라도 어딘데' 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 민주화 이후, 혹은 김대중 정권 이후 본격화한 신자유주의 광풍이 가져온 여러 사회 변화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건 거의 모든 한국인들이 자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 신앙은 '하느님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의 종교 행위'가 아니라 성령의 활동, 즉 '하느님이 진행하는 역사에 인간이 참여하는 행위'인 것이다. * 사회적 비판은 그 사회에서 가장 악한 세력이 아니라 '그 사회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주요한 세력'에 집중되어야 한다. * 나눔은 고통에 처한 사람에 대한 연민에, 그 고통스러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불의한 사회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더해질 때 비로소 그 최소한의 꼴을 갖춘다. 나눔은 적선이나 자선이 아니라, 적선과 자선이 없는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나눔은 세상을 '나눔의 체제'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나눔은, 내 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행동이다. * 자유주의 우파는 먹고살 만한 양식 있는 시민들을 대변하지만, 좌파는 시민이라 불리면서도 시민으로서 인간적, 사회적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 대다수 인민을 대변한다. * 진실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은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는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존경이든. * 노예는 주인의 호사는 당연하게 여기면서 다른 노예의 나은 처지는 참질 못한다. * 자유주의자는 자신의 양심을 건사하는 일만으로도 건전할 수 있지만 좌파는 다른 이의 양심까지 지켜내야 건전할 수 있다. * 듣기 싫든 좋든 그 말이 맞는가 틀리는가에 집중하면 돼. 그래야 똑똑한 사람이다. * 다른 생각을 할 줄 아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을 실제 삶에 실천하는 것. 그것을 지성이라 부른다.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특히 친노(노빠라 부르기는 저도 참 싫군요)들께서는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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