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와 저는 에어컨을 쐬며 방에서 널부러져 잤고 그동안 반려인은 지치지도 않았는지 다시 해변의 썬 베드로 나가 책을 읽었다네요;;;;
한숨 푹 자고 일어나 3시 30분 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음식이 동이 났답니다. ㅠ.ㅠ
재료를 다시 공수해야 하기 때문에 6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는데 그러면 저녁 시간이나 다름 없기에 점심을 먹을 곳을 급히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제 섬 투어 할 때 봐 둔 Diana Cafe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았을 때 거의 리조트에 다 와서 발견했으니 시계 반대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곳이었습니다.
분위기는 길리 메노섬의 여느 로컬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습니다. 조금 깔끔한 편이라고 할까요? 배낭 여행자들도 부담없이 들르는 곳이에요.
길리 메노섬에 있는 대부분의 바와 레스토랑처럼 여기도 대부분의 야외 자리가 바다를 향하고 있습니다.
식탁도 의자도 비바람에 바랜 모습 그대로 두었습니다만 야외 자리라서 그런지 그렇게 군색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식탁에 올려 놓은 조개 껍데기도 정겹네요.
나무 사이에 바다에서 캐 올린 산호와 조개 껍데기를 연결해 걸어 놓았는데 솔직히 뼈처럼 보여서 살짝 섬뜩했습니다. 그냥 나무만 그대로 두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앉은 자리 바로 옆에서 직원들이 뭔가 작은 원두막 같은 걸 짓고 있기에 물어봤는데 송년 파티에서 사용할 DJ box랍니다. 운치는 있을 지 몰라도 뭔가 부실해 보여서 음악에 취해 몸이라도 많이 흔들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박스를 설치한 뒤 밥 말리 얼굴이 새겨진 깃발도 걸어서 나름 멋을 내려고 했는데 거꾸로 거는 바람에 우스꽝스럽기만 했죠. 결국 제가 이야기해서 고쳐 걸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제 식탁 위로 귀여운 게 한 마리가 올라왔더군요. 살짝 집어 들어 해변으로 돌아가게 놔 줬습니다.
귀여운 게를 보실 분들만 클릭~
주문한 음식 중 veggie salad(25,000루피아)가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마요네즈로 버무린 소스를 걷어내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온 Veggie Fried Noodle(25,000루피아)은 MSG 맛이 너무 나는데다 무엇보다 너무 짜서 그냥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뒤이어 나온 밥하고 섞어서 비벼 먹었습니다.
Veggie Fried Rice(25,000루피아)는 양이 좀 적더군요. noodle하고 비벼서 둘로 나눠 먹었습니다.
워터멜론 주스(15,000루피아)와 파인애플 주스(15,000루피아)도 한 잔 씩 주문했는데 값은 싸지만 마하마야 리조트에서 먹던 그 quality는 아니었습니다.
시장기를 반찬으로 잘 먹기는 했습니다만(남김없이 먹었더니 직원이 배 많이 고팠냐고. ㅡㅡ;;;) 역시 싼 게 비지떡이네요. 주스도 시원하지 않고 음식이 전반적으로 짠 편이었습니다. 먹을 곳이 없으면 대체제로 생각해 보겠지만 일부러 와서 먹을 맛은 아닙니다.
밥 먹고 나오면서 보니 촌스럽기는 하지만 나름 현수막도 만들어서 홍보하더군요. 어느 나라나 송년 파티는 중요한 행사인 것 같습니다.
부른 배도 추스릴 겸 산책하면서 리조트로 돌아오는데 게시판에 이런 게 붙어 있더군요. 내용인즉슨 28일 길리 메노섬 일주를 할 때 봤던
bolong's turtle sancuary에서 새끼 거북이를 바다로 돌려 보내는 일종의 '방생'을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이게 왠일입니까!!! 오늘 오후 2시였네요. 미리 알았으면 시간 맞춰서 가 보는건데요. 정말 아까운 기회를 놓쳤더군요.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닌데...... ㅠ.ㅠ
길리섬은 확실히 고양이 섬입니다. TNR을 한 고양이도 많고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아는 척만 해도 어김없이 달려와 발라당을 하네요.
까미양을 닮은 길리 메노섬의 길냥이 발라당을 보실 분들만 클릭~
리조트로 돌아오니 대략 5시쯤 되었습니다.
저는 숙소에서 딩굴거리며 쉬기로 했고 반려인은 인도네시아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다고 해서 60분짜리 ocean aloha massage(475,000루피아)를 받으러 갔습니다. 인도네시아 물가 기준으로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었지만 다녀온 뒤 물어보니 가격 대비 괜찮았다고 하더군요.
해가 질 때까지 딩굴거리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17
아침 9시에 스노클링 투어를 위한 보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길리 메노섬에서는 엄청 일찍이라고 할 수 있는 7시에 기상했습니다;;;
어디나 그렇듯이 아침 메뉴는 비슷합니다. 이번 길리 여행 동안 애정하던 워터멜론 쥬스하고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발리 커피 한 잔도 항상 함께죠.
그런데 어제는 없었던 새로운 메뉴가 있길래 주문해봤습니다. 썰어넣은 바나나에 땅콩버터를 바른 토스트입니다. 특별할 게 없는 메뉴지만 집에서 자주 해 먹는 거라서 일부러 달라고 했죠.
어제 아침에 먹은 팬 케이크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히 커피하고 같이 먹으니 더 맛나네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어제 말려 놓은 래시가드를 입고 선 블락 크림도 듬뿍 바른 뒤 리셉션에서 비치 타월을 빌려서 9시에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보트가 9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더군요. 길리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 여러 종류의 보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 배에 탄 채 물 밑 풍경을 보고 싶으면 바닥이 투명한 glass bottom boat를 빌릴 수도 있지만 별로 추천은 안 합니다. 물이 깨끗하기는 하지만 탁도가 높은 편이어서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거든요. 물 속에 들어가서 직접 보는 게 낫습니다.
스노클링 투어는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하는데 스노클링 기어가 낡은 걸 보고 리조트의 것을 빌려올 껄 하고 잠시 후회했습니다. 특히 구명 조끼는 버클 없이 끈으로 매는 방식이어서 좀 무서웠습니다. ㅠ.ㅠ
스노클링 투어는 보통 배를 모는 선장과 물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한 조인데 보시는 것처럼 배 앞에 앉은 청년이 오늘 스노클링 투어의 가이드입니다. 나중에 동영상에서 보시겠지만 그야말로 한 마리의 인어 같았습니다. :)
2009년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의 만따나니 섬에 갔을 때 물 길을 인도했던 가이드와 막상막하였습니다.
길리 메노섬의 스노클링 투어는 섬 주변을 돌며 다이빙 포인트를 따라 스노클링을 하는 겁니다. 오늘 총 4번의 스노클링을 했는데요. 매번 풍광도 식생도 조금씩 달라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리뷰하겠지만 폴라로이드 CUBE 방수캠을 가져갔기 때문에 수중 촬영을 많이 했는데요. 동영상을 그냥 올려드리면 좋겠지만 월덴 3는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료 호스팅이라 트래픽 제한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유투브에 올리고 링크를 걸어 드리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링크를 눌러서 보시기 바랍니다.
한번 입수할 때마다 20~30분 씩 물질을 하면서 놀았는데 가장 좋았던 부분만 2분 정도 분량으로
잘라서 편집했습니다.
* 첫 번째 입수 영상
: 마하마야 리조트 해안가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와는 바닷속 풍경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릅니다. 산호도 산호지만 물고기의 종류와 수 자체가 다르죠. 탁도가 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동영상으로 찍으니 탁해보이지 맨 눈으로 볼 때는 잘 보입니다.
* 두 번째 입수 영상
: 두 번째 입수 때는 푸른 바다 거북을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거북도 아름다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전 처음 본 오징어 군체의 유영이 더 아름답더군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스킨 스쿠버 다이빙이 아닌 스노클링을 하면서 거북을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저보고 운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 영상에서 우리 가이드의 인어같은 수영 솜씨를 보는 건 덤입니다.
* 세 번째 입수 영상
: 세 번째 입수 때는 얕은 바다로 들어갔기 때문에 산호초 바로 위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무슨 천국에 와 있는 것 같더군요. 산호초에 너무 다가갔더니 물고기 한 마리가 나가라고 저를 위협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얼른 물러났습니다). 계속 떠 있고 싶었지만 산호초에 너무 바짝 붙는 바람에 상하게 할까봐 긴장을 좀 했던 기억이 나네요.
* 네 번째 입수 영상
: 아무리 바닷속이 좋아도 20~30분씩 물 속을 떠다니면 힘이 들 수 밖에 없죠. 물 속에서는 부력의 도움을 받아서 힘든 줄을 몰랐지만 배 위로 올라오면 갑자기 몸이 천근만근이 됩니다. 그래서 세 번만 하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만 반려인이 너무 좋다면서 한 번만 더 들어가자고 졸라서 마하마야 리조트 앞바다에서 한 번 더 입수했습니다. 이 날 오전은 파도도 잠잠하고 날씨도 좋아서 스노클링하기 참 좋았습니다.
한번 입수하고 나면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비치 타월을 몸에 두르고 찬물을 마셔가며 쉬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더 빨리 지친다고 하더라고요.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니 11시쯤 되었으니 대략 2시간 쯤 물 속에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머리도 살짝 어지럽기에 샤워하고 일단 널부러진 채로 좀 쉬었습니다.
스노클링을 몇 번 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아름다운 바닷속은 처음 봤습니다. 앞으로 휴양지에 가면 어떻게든 스노클링은 한번씩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바닷속으로 들어가려는지 알겠더군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16
오늘 저녁도 벌써부터 분위기가 범상치 않습니다.
여행하면서 멋진 노을을 많이 봤지만 장소가 어디냐보다도 더 중요한 건 해가 뜨고 질 때 어떤 구름이 만들어지느냐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제처럼 해변가의 자리에 앉지 않고 숙소 앞에 별도로 마련된 썬베드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만 하기로 했습니다. 리조트 측에서 저희 방 바로 앞까지 음식과 주류를 배달해 주겠다고 하네요. private villa만의 특권이랄까요?
구름이 흡사 무언가의 날개처럼 해를 감싸고 펄럭이는 것 같습니다.
해가 지는 것이 아쉬운 듯 마지막까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일 아침부터 스노클링 투어를 가야 해서 무리하지 않고 빈땅 맥주 큰 걸로 한 병만 나눠마시기로 했습니다.
안주로는 어디에서도 실망하지 않았던 스프링 롤(Lombok Lumpin S. Roll, 45,000루피아)과 웨지 감자가 있다고 해서 spicy wedge(45,000루피아)까지 추가 주문했습니다만 치킨처럼 너무 바삭하게 튀겨왔더군요. 요건 별로였습니다.
오늘은 사실 그렇게 저녁 손님이 많지 않은 편이었는데 제가 길리 메노섬에 있던 3박 중 오늘 노을이 가장 예뻤거든요. 어제보다는 오늘이, 내일보다도 오늘 저녁 노을이 예뻤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죠. 리조트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연신 노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들으니 올해 들어 가장 예쁜 노을이었다고 합니다. 럭키~
사람이 없다고는 해도 길리 메노섬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에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기에 빈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위기 좋네요.
이 사진은 길리 여행 이후 한동안 제 블로그, 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던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붉은 빛이 더 많이 감돌아서 더 멋진 풍광이 되었습니다.
풍광도 멋지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역시나 밤이 되어도 푹푹 찌는 더위는 어쩔 수 없어서 한 시간 남짓 앉아서 즐기다 들어왔습니다.
이제 여행도 반환점을 돌았으니 남은 여행 경비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하고 샤워도 다시 했습니다. 오랜만에 온몸으로 물질을 하고 놀았더니 삭신이 쑤시네요.
샤워하면서 보니 욕실에 찡쪽(도마뱀)이 들어와 있더군요. 밤새 모기를 많이 먹어 치울테니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밤이라도 기온은 전혀 떨어지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잠들었습니다.
닫기
* 점심 식사
- Greek Salad : 65,000루피아
- Patatas Bravas : 40,000루피아
- Seafood Laksa : 95,000루피아
- Penne Pasta : 90,000 X 2 = 180,000루피아
- 아메리카노 : 35,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35,000 X 2 = 70,000루피아
= 485,000루피아
* 모히토 : 40,000루피아
* 저녁 술값
- 빈땅 맥주(large) : 60,000루피아
- Lombok Lumpin S. Roll : 45,000루피아
- Spicy Wedges : 45,000루피아
= 150,000루피아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12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든 것이 주효했는지 8시에 칼 같이 일어났습니다. 어젯밤에 너무 더워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잤더니 실내에 널어놓은 빨래가 안 마른 것이 에러네요;;;;
기분좋게 샤워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조식 메뉴가 영 아닙니다. 마하마야 리조트는 다 좋은데 조식 뷔페 메뉴가 vegan friendly하지 않아요. ㅠ.ㅠ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팬케이크 밖에 없습니다. 다른 메뉴로 밥, 치킨, 요거트, 시리얼, 과일, 파운드 케이크 뿐이라 좀 부실한 편이죠(실망을 한 나머지 사진 찍는 것도 잊었습니다).
그래도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팬케이크와 애정하는 워터멜론 주스, 그리고 과일로 가볍게 먹었습니다.
보시는 건 Snake Fruit이라는 과일인데요. 껍질이 흡사 뱀 껍질 문양처럼 생겼습니다. 모양도 신기하지만 맛도 굉장히 독특합니다. 껍질을 까놓으니 밤처럼 생겼는데 밤맛이면서도 또 조금 다릅니다.
리조트 내부는 조용합니다. 손님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휴양지의 부띠끄 리조트가 그렇듯이 대부분의 투숙객이 오전에는 늦잠을 자고 또 부지런한 분들은 이미 activity를 하러 바다로 나갔기 때문이죠.
아침 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빨래를 해서 욕실에 널었습니다. 야외에 있는 개방 욕실이다보니 햇볕이 바로 내리쬐기에 1시간만 널어놓으면 다 마르네요.
직원이 make up을 하러 온다기에 짐 챙겨서 해변의 선베드로 이동했습니다.
오전이라 그런지 아직 태양이 그리 뜨겁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자외선은 강할 것이 뻔하기에 일단 그늘에 자리를 잡았죠.
역시나 해변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개인 해변인 것처럼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죠.
썬베드에 누워서 바람에 야자수 잎이 흔들리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한동안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역시 쉬러 가는 여행에서는 멍때림이 필수에요.
바다 위로는 스노클링을 하러 가는 배들이 연신 지나갑니다.
서서 타는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일종의 카약?), 선남선녀 한 쌍이 아침부터 물놀이를 하러 나왔습니다.
한쪽에서는 스노클링이 한창이고요. 스노클링은 오전(가능하면 아침 일찍)에 해야 바닷속이 잘 보인다고 하지요.
날씨가 맑아서 그런지 건너편 길리 뜨라왕안섬이 매우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걸 깨닫고 살짝 놀랐죠. 쌍안경으로 보면 건너편 사람들 얼굴까지 다 보일 듯 합니다.
스노클링은 내일 하고 오늘은 그냥 해변에서 딩굴딩굴 쉬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스노클링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좀 동하더군요. 그래서 리조트 측에 이야기해서 장비를 빌렸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에서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스노클링 장비 일체를 무료로 빌려 주거든요. 고급 리조트라서 그런건지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건지 장비가 모두 새 것이네요.
아주 오랜만에 스노클링을 하는거라서 일단 좀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변에서 걸어서 나갈 수 있는 곳까지만 살펴보기로 했죠.
상체가 탈까봐 래시가드를 입었고 산호초에 발을 찔리면 안 되니 아쿠아 슈즈를 챙겨 신고 들어갔는데 확실히 해변 근처라 그런지 물고기가 많지는 않습니다. 물에 떠다니는 감각에 익숙해질 정도로만 놀고 돌아왔죠.
이것도 운동이라고 힘드네요. 헥헥.
이분들은 리조트에 묵었던 일본인 가족인데요(단란한 가족의 모습이라 보기 좋았고 부인도 미인이셨지만 프라이버시를 지켜 드리느라 얼굴은 가립니다).
최소한
길리에서는 물놀이를 하려면 저 분처럼 온 몸을 다 가리는 래시가드를 입어야 하겠더라구요(여행 많이 다녀보신 분인 듯. 아쿠아 슈즈도 아주 제대로 된 것을 신으셨던데 복장에서부터 고수의 풍모가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보니 수영복만 입었던 하체가 아주 심하게 타서 한동안 수분 크림 바르느라고 고생깨나 했거든요.
슬슬 배가 고파오기에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습니다.
태그 -
snake fruit,
Vegan,
과일,
길리,
길리 뜨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여행,
래시가드,
마하마야 리조트,
비건,
선베드,
스노클링,
여행,
인도네시아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206
인도네시아 하면 당연히 발리~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이라는 드라마로도 인기 몰이를 했었고 한 때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았던(지금도 많이들 가시는) 섬이죠.
사실 제가 이번 여행을 가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째는 남아있던 대체 휴무일이 12월에 집중되면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고 둘째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여행했던 곳을 가보고 싶었거든요.
여행 기간이야 충분했지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를 보지도 않고 여행지를 고르고 예약하는 바람(대체 왜~)에 우붓이 있는 발리로 가지 못하고 엉뚱한 롬복(도 아니고 길리)로 가게 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누르면 커집니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발리 바로 오른쪽에 거의 비슷한 크기의 롬복섬이 있습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발리는 힌두 문화 영향권이고 롬복은 이슬람 문화 영향권입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롬복은 산스크리트어로 '끝이 없는 길'이라는 의미인데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린자니 화산이 있습니다. 란자니 화산은 휴화산이라 가끔씩 분출을 하곤 하는데 2015년 만 해도 7월에 1번, 11월 초에도 한 번 분출해서 발리, 롬복 공항이 4일 간 폐쇄되어 관광객들의 발이 묶인 적이 있죠. 제가 여행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라 꽤나 신경 쓰이던 생각이 납니다. 가루다 항공에 연락해서 현지 사정을 물어보기도 했었죠.
발리가 너무 많이 개발되어 요새는 발리에 비해 훨씬 조용하고 고즈넉한 롬복이 뜨는 분위기인데 제게는 롬복도 너무 크고, 시끄럽고, 개발된 섬입니다. 그래서 예전 케냐 여행 때 라무섬이라는 지상 천국(?)에서 보냈던 휴가를 잊지 못해 더 조용하고 사람의 발길이 조금이라도 덜 닿은 섬을 뒤졌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길리 섬 3총사입니다.
(사진을 누르면 커집니다)
지도의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길리 뜨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가 길리 섬 3총사인데 그 중에서도 제가 갔던 길리 메노가 가장 작고 조용한 섬입니다.
길리는 사삭족 언어로 '작은 섬'이라는 뜻인데 섬 이름부터가 작은 섬이죠;;; 해안가를 따라 걸어서 한 바퀴 도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한 크기의 작은 섬입니다.
조용하고 외진 정도로 순위를 매겨보자면 발리>>>>>롬복>길리 뜨라왕안>>길리 아이르>>>>>>길리 메노 정도 됩니다.
지도에 표시된 곳이 제가 3일 동안 묵었던 Mahamaya Resort입니다.
원래는 롬복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어서 발리로 간 뒤 배편으로 롬복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2010년에 가루다 인도네시아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 에어에서 롬복으로 가는 항공편을 운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결 편하게 롬복으로 갈 수 있게 되었죠.
롬복에서 길리 섬 3총사로는 배로 들어가야 하고 퍼블릭 보트를 타는 곳을 제외하고는 선착장도 없어 리조트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해안가에 내려 찰방찰방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케냐의 라무섬 수준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엇비슷하게 아름답고 조용한 섬에서 푹 쉬고 왔습니다. 스노클링하면서 거북이도 보고 왔으니 소원풀이도 제대로 하고 왔다고 볼 수 있죠.
인도네시아 여행기 시작합니다. 4박 6일의 일정인 만큼 빨랑 끝내고 못 다한 노르웨이 여행기도 마저 포스팅해야겠네요.
태그 -
Mahayama Resort,
가루다 항공,
길리,
길리 뜨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메노섬,
길리 아이르,
라무섬,
라이언 에어,
롬복,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발리,
발리에서 생긴 일,
우붓,
인도네시아,
줄리아 로버츠,
케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52
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2015년에는 43권의 책을 읽고 17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2014년 결산 때도 그렇고 매년 말씀드리지만 책이나 영화를 본 것 중 포스팅을 완료한 것만 카운팅하기 때문에 밀린 포스팅의 수를 고려(대략 각각 30개씩 밀려 있음;;;)하면 작년과 비슷한 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행히 2014년과 달리 2015년에는
'거장 이쾌대 전'을 다녀오는 바람에 '전시, 공연 문화 생활 전무'라는 오점만큼은 겨우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행 분야에서는 선방을 한 편이라서 여름에 제 여행 역사 상 가장 긴 기간 동안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왔고 며칠 전에는 인도네시아 길리 메노섬으로 여행을 다녀와서 피서와 피한을 모두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5월에 여수로 국내 여행도 다녀왔네요.
2016년에는
상반기에 대만, 하반기에 버마상반기에 몽골, 하반기에 대만을 다녀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번씩은 휴양 여행을 가서 쉬는 것도 좋다는 깨달음을 얻었기에 여행 목표가 소폭 변동될 가능성도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올해에는 기필코 몇 년 동안 별러온 책을 어떻게든 마무리해서 출판할 계획도 있습니다.
집안 사정으로는 작년에 넷째 '까미'에 이어 올해 초에 다섯 째 '미미'까지 두 마리의 미묘가 집에 들어와 이제 함께 사는 고양이 식구의 수가 다섯으로 늘었습니다. 미미는 아직 임시보호 중이라 좋은 집사를 만나면 입양을 가게 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또 모르죠. 묘연이란...
어떻게 되든 고양이나 함께 사는 집사나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평안과 희망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트위터에서는 새해 덕담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블로그에서만큼은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아 포스팅합니다.
덧. 작년 새해 인사 포스팅에 썼던 불길한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은 것 같아 올해 예상은 일부러 생략합니다;;;
태그 -
고양이,
길리 메노,
까미,
노르웨이,
대만,
미미,
버마,
여수,
여행,
월덴지기,
이쾌대,
인도네시아,
피서,
피한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47
제 여행 기록 상 가장 긴 휴가를 올 여름에 노르웨이로 다녀왔기에 내년을 기약해야지 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운이 닿았는지 공휴 대체휴무일이 묘하게 겹치는 바람에 12월 말에 4박 5일의 연휴가 생겼습니다.
연휴 일정이 갑작스레 결정된터라 부랴부랴 여행지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길리(라고 착각하고 예약 완료한 뒤에 찾아보니 발리 우붓이었더라고요;;;;)를 다녀오자고 결정했습니다.
예전에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이 뜨면서 발리로 가는 사람이 많았고 그 다음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에서 화제가 된 우붓으로 향하는 사람이 대폭 늘어났다면
이번 여행에서 제가 머물 곳은 발리도 아니고, 그 옆의 섬인 롬복(얼마 전 발리 공항 폐쇄의 원인이 되었던 린자니 화산 분출이 있었던 곳)도 아니고 롬복에서도 더 들어가는 세 길리 섬(길리 뜨라왕안, 길리 아이르, 길리 메노) 중에서 가장 작은 섬인 길리 메노입니다.
그야말로 사람이 거의 없는 조용한 섬이라서 사람에 지친(?) 육신을 내려놓고 푹 쉬고 올 예정입니다. 왜 길리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을 여행지로 선정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2013년 케냐 여행 막바지에 들른 라무섬에서의 며칠이 너무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아 있거든요(아직 여행기 완료 못함. 죄송. ㅠ.ㅠ). 그래서 일부러 사람이 거의 없는 천혜의 자연을 찾았습니다.
스노클링만 해도 푸른 바다 거북을 볼 수 있는 바다(예약한 숙소 바로 앞이 다이빙 포인트!!)라고 하니 내심 기대가 됩니다.
27일 오전 비행기로 출발해서 1월 1일 아침 비행기로 인천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고 휴가 기간 동안에는 당연히 오프라인 서비스(?)가 중단됩니다. 와이파이 연결은 언제든 가능하니 메일이나 WhatsApp, Viber, Telegram 등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지만 일정에 참고하시라고 미리 포스팅합니다.
여행 간 동안 네 냥이들은 가족 중 한 분이 머물면서 돌봐주실 예정입니다. 아직 소개도 못 드린 막내 까미양이 좀 걱정이기는 한데 다행히 그동안 완전 적응하여 걱정을 좀 덜었습니다.
연말 정초에 여행을 떠난 적은 거의 없었는데다 휴식만을 위한 여행은 몇 번 없었는데 이번에는 힐링을 위한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푹 쉬고 재충전하여 돌아오겠습니다.
그 곳에 가 있는 동안 린자니 화산이 다시 분출하지 않기를 기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길리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한국은 구질구질하고 궂은 날씨의 연속이었다는데 길리 메노섬은 평균 기온 30도에 육박하는 후끈한 섬 날씨였습니다. 해는 내내 쨍쨍이었고요. 스노클링 수준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만끽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은 기간이었습니다. 그 짧은 4박 6일 동안에 그 새 이놈의 정권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네요. 참 답이 없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는....
태그 -
길리,
길리 뜨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
까미,
노르웨이,
대체휴무일,
라무섬,
롬복,
린자니,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발리,
발리에서 생긴 일,
여행,
우붓,
케냐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