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천국에서 보낸 천금같은 휴식이 끝나가네요. ㅠ.ㅠ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8시에 눈을 떴습니다만 어제의 무리한 스노클링 때문인지 온몸이 무언가로 두들겨 맞은 듯 온통 뻐근합니다.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아침을 먹고 돌아와 짐 챙겨서 일단 체크아웃부터 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이 원래는 오후 3시쯤 출발하면 충분했겠지만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라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도로 사정이 어떨지 모르니 출발 시간을 1시간만 당기면 어떻겠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짐을 일단 맡겨놓고 여행 일지도 정리할 겸 해변가의 썬 베드로 나갔습니다. 여기서의 즐거운 멍때림도 오늘로 끝이네요.
마하마야 리조트의 전경도 사진에 담아 두었습니다.
리셉션의 직원 말처럼 연말이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부산한 느낌입니다.
오늘 아침에 도착한 서양인 모녀(둘 다 엄청난 미녀)인데 산책 중에 깊이가 얕으니 한번 바다속으로 들어가 본 것 같습니다만 이쪽 해변은 산호 해변이라서 아쿠아 슈즈가 없으면 발이 아파서 걸어다닐 수가 없거든요. 역시나 예상대로 금방 나오시네요;;;
한쪽에서는 아침 일찍 나가는 투숙객의 짐을 싣고 있습니다. 많이 본 얼굴이다 싶어 유심히 봤는데 어제 스노클링 투어를 함께 나간 선장님이네요.
해변 다른 쪽에서는 단체 여행객들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이 탄 게 아닐까 싶게 배가 기울었네요.
조금 큰 배로 여유있게 승객을 실은 배도 보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맑아서 물 속이 잘 보일테니 스노클링 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점심 때까지 썬 베드에서 여행 일지도 정리하고 사람 구경도 하면서 쉬다가 밥 먹으러 리조트 레스토랑으로 이동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요.
오전이라고는 해도 길리 메노섬의 오전은 엄청 덥기 때문에 일단 수분도 보충할 겸 Frozen Strawberry 주스(40,000루피아)와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40,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둘 다 시원하고 맛나네요. 캬~
요전에 먹은 펜네 파스타(95.000루피아)하고 마지막 날이니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어서 homemade 호박 라비올리 파스타(115,000루피아)도 시켜봤습니다. 양이 상당히 적은 편인데 어차피 느끼해서 많이 줘도 다 못 먹을 것 같네요. 맛으로 즐기기에 딱 적당한 양이었습니다.
후식으로는 일단 아이스 아메리카노(35,000루피아) 두 잔하고,
Baked 누텔라 치즈 케이크(65,000루피아)를 주문했습니다. 맛있기는 한데 너무 달아서 커피하고 함께 먹어야 궁합이 맞습니다.
치즈 케이크까지만 주문했어야 하는데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나온 homemade 바나나 케이크(50,000루피아)입니다. 치즈 케이크 대신 이걸 주문했었어야 싶은 맛입니다. 너무 달지 않고 담백하네요.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서버들과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었습니다. 참 유쾌하고 친절한 친구들이었죠.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항상 행복하기를...
오전 담당 매니저의 아이와도 찰칵~ 이 리조트는 매니저가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기지 않고 데리고 출근해서 일하면서 틈틈히 보더군요. 아이는 엄마가 일하는 동안 돌아다니면서 투숙객들하고도 놀고, 서버하고도 놀고 리조트 내의 모든 사람이 이모, 삼촌 역할을 합니다. 참 좋은 직장이에요.
체크아웃하면서 기념 선물로 받은 마그넷입니다. 길리 메노섬의 명물인 푸른 바다 거북을 묘사한 것 같은데 꽤나 예뻐서 지금도 저희 집 냉장고에 붙어 있습니다.
리조트의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다 2시에 롬복으로 가는 보트에 올랐습니다. 이미 1시부터 도착해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더군요.
이제 진짜 마지막입니다. 당분간은 확실히 그리울 것 같습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의 해변에서 보냈던 여유로웠던 시간들이...
물론 길리 섬의 푸른 바다도 그립겠지요.
송영 비용이 좀 비싸다 싶었는데 길리 메노섬에 들어올 때 탔던 작은 스피드 보트가 아니라 모터를 자동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꽤 큰 보트였습니다. 그 보트에 저희 둘만 달랑 타고 왔지요.
드라이버 한 명이 운전하는 건 좀 불안했지만 굉장히 능숙하게 배를 모네요. 도착하고 보니 롬복에서 길리 메노섬으로 출발할 때의 그 선착장입니다.
롬복 공항으로 태워 줄 차가 보이지 않아 드라이버에게 물어봤지만 영어를 거의 못하네요. 해변에 곧바로 내리느라고 신발과 양말을 벗었는데 젖은 발을 말리면서 잠시 기다리니 정복 차림의 드라이버가 해변으로 내려와 정중하게 말을 걸더군요.
보트도 마음에 들었는데 차도 큼지막한 세단에 쾌적합니다. 이 분은 영어를 곧잘 하네요.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합니다.
롬복 공항으로 이동 중에 본 사원(?)입니다. 예상대로 그리 막히지 않고 순조롭게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folk village를 들렀다 가고 싶냐며 기사분이 영업을 하셨는데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거절했습니다.
길리섬을 떠난 지 두 시간 쯤 지나 오후 4시 경에 Lombok Domestic Airport에 도착했습니다. 체크인 카운터로 갔더니 너무 일찍 왔다고 자카르타 행 항공권의 발권만 되고 수하물 맡기는 건 20분 후에 가능하다고 해서 조금 기다렸습니다.
짐 맡기고 이른 저녁을 롬복 공항에서 먹었습니다. 식당들은 꽤 있지만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는데 우연히 찾은 식당에서 XO Fried Rice(49,000루피아), Veggie 스파게티(41,000루피아), Veggie Salad(29,000루피아), 오렌지 주스(39,000루피아), 딸기 주스(39,000루피아)로 배를 채웠습니다. 맛은 그닥이었지만(그래서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지만) 직원이 참 친절하더군요.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요(물론 한국 기준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쳤는데도 시간이 좀 남아서 기념품점에서 나무로 만든 고양이 상(250,000루피아)과 반지(10개, 250,000루피아)를 샀습니다.
롬복 공항이 작은 곳이기는 해도 커피빈 매장도 있습니다. 미국 기업이기는 해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영권 지분의 70%를 넘게 갖고 있어 사실상 한국 기업이라고 할 수 있죠(근데 내가 이거 왜 설명하고 있는거지?).
저녁 7시 40분에 자카르타로 출발했습니다. 이 때도 가루다 항공을 탔는데 3 X 3 보잉기네요. 좌석 간 거리가 멀어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비상구 좌석!!
이륙 후 곧바로 저녁 식사가 나왔으나 이미 거하게 저녁을 먹고 탔기에 메뉴가 뭔지 확인만 하고 죄송하지만 반납했습니다. 시차 적응을 위해 일부러 잠을 안 자고 버텼네요.
9시에 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내리면서 보니 역시 메갈로시티여서 그런지 끝이 안 보일 정도의 불야성이네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중국인들처럼 연말 폭죽을 좋아하는지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난리입니다.
자카르타 공항도 엄청 크네요. 비행기에서 버스로 옮겨 탄 뒤 한참을 이동했습니다. international airport로 가서 체크인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입국 라운지를 통과하니 면세 구역이 나옵니다.
남은 루피아를 사용해야겠기에 스와치 시계하고
발리 커피, 발리 라이스 와인 한 병을 샀습니다.
게이트 앞에서 보딩까지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이트 통과 후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들어갈 때 여권 확인,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하는 귀찮음이 있었기 때문에...
에어컨 앞 자리가 비어 있어 앉았는데 너무 춥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안 앉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에어컨 날개가 아래 방향으로 되어 있어 추웠던거지요. 날개를 꺾어서 위로 올려놓으니 앉아 있을만 합니다. 아무도 거기까지는 생각이 못 미쳤나 보네요.
11시 10분 쯤 보딩이 시작됐습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양말 갈아신고 안대에 귀마개까지 중무장을 하고 곧바로 취침했습니다. 자다 깨어보니 불은 꺼져 있는데 의자 뒤 스크린들이 모두 켜져 있어서 눈이 부시더군요. 승무원을 불러서 스크린을 끄는 법을 물어보니 리모컨 하단에 screen off 버튼이 숨겨져 있습니다(대체 이걸 어떻게 찾으라고!!). 다른 사람들은 물어보기 귀찮아서 그런건지 몰라도 스크린이 켜져 있는 채로 그냥 자더군요. 물론 저는 끄고 편하게 잤지요.
기내식이 나올 때 잠깐 깼으나 입맛이 없어서 과일만 먹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1월 1일 아침 8시 2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연말 연시를 해외에서 보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롬복, 길리 섬이 정말 좋기는 한데 휴양지치고는 너무 멀리 있어서 또 다시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길리 여행기를 마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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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식사(Mahamaya Resort)
- Frozen Straberry 주스 : 40,000루피아
- 오렌지 크랜베리 주스 : 40,000루피아
- 아이스 아메리카노 : 35,000루피아 X 2 = 70,000루피아
- 홈메이드 펌프킨 라비올리 파스타 : 115,000루피아
- 펜네 파스타 : 95,000루피아
- Baked 누텔라 치즈케이크 : 65,000루피아
- 홈메이드 바나나 케이크 : 50,000루피아
= 475,000루피아
* 저녁 식사(Lombok Airport)
- 오렌지 주스 : 39,000루피아
- 딸기 주스 : 39,000루피아
- XO fried rice : 49,000루피아
- 베지 샐러드 : 29,000루피아
- 베지 스파게티 : 41,000루피아
= 226,550루피아(세금 포함)
* 기념품 구입(Lombok Airport 기념품점)
- 나무 고양이 조각 : 250,000루피아
- 나무 반지 : 25,000루피아 X 10 = 250,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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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날씨가 흐려서 왠지 어제보다 노을이 멋질 것 같지 않네요.
그래도 해가 지니 어김없이 노을은 생깁니다.
철새인지 모르겠으나 새들이 무리를 지어 어딘가로 날아갑니다.
아무리 흐리기는 해도 구름이 한 곳으로 모이니 역시나 근사합니다.
참 마음에 드는 1인용 흔들의자였고 독점해서 이용할 수 있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별로 앉아보지도 못했네요. 아쉽...
구름이 짙어지면서 노을도 짙어집니다.
노을도 노을이지만 구름이 더 멋지네요.
구름은 구름 대로, 해는 해 대로 멋집니다. 시야를 가로질러 가는 배는 덤이네요.
길리에서의 마지막 저녁 해가 지고 있습니다.
노을이 어제만큼 근사하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야외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손님들의 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마지막 만찬이라서 Veggie Tempura(45,000루피아)도 주문해 봤습니다. 일본식 튀김으로 맥주를 부르는 맛이네요.
마르가리따 피자(100,000루피아)도 맛납니다. 양이 좀 적은 게 흠이네요.
Indo Sambal Prawn(155,000루피아)입니다. Sambal 양념을 곁들인 새우인데 저는 못 먹었지만 양념이 짜지도 않고 맛있어서 밥과 같이 먹지 않아도 좋다네요.
마지막 저녁인데 빈땅 맥주(60.000루피아)가 빠질 수 없지요.
밤이 점점 깊어갑니다. 놀고, 먹고, 쉬기만 한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막상 해 보니 참 좋았습니다(당연한가?). 제 여행 스타일이 부지런히 많이 경험하는 거라서 앞으로 이런 여행을 또 할지는 모르겠으나 가능한 한 띄엄띄엄이라도 해 보려고 합니다.
저녁 식사 값이 395,000루피아가 나왔는데 5,000루피아 지폐가 없어서 잔돈을 털려고 405,000루피아로 맞춰서 줬더니 5,000루피아 지폐 두 장으로 돌려줬네요;;;;
들어오는 길에 리셉션에 들러 내일 Lombok 공항까지 가는 송영 서비스도 예약했습니다. 이제 진짜 집으로 돌아간다는 실감이 납니다.
숙소로 돌아와 술김에 잠시 누웠더니 그대로 잠이 들었는데 씻고 자려고 겨우 일어났습니다.
샤워실로 가다 보니 어제 본 찡쪽이 그대로 벽에 붙어 있네요. 설마, 다른 녀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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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클링 투어 비용 : 675,000 + 수고비 50,000 = 725,000루피아
* 스트로베리 주스 : 40,000루피아
* 점심 식사(Diana Cafe)
- veggie salad : 25,000루피아
- veggie fried noodle : 25,000루피아
- veggie fried rice : 25,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15,000루피아
- 파인애플 주스 : 15,000루피아
= 105,000루피아
* ocean aloha massage : 475,000루피아
* 저녁 식사
- 빈땅 맥주 : 60,000루피아
- mixed fruit juice : 35,000루피아
- veggie tempura : 45,000루피아
- indo sambal prawn : 155,000루피아
- 마르가리따 피자 : 100,000루피아
= 395,000루피아
* Lombok 공항까지 송영 서비스 : 1,195,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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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와 저는 에어컨을 쐬며 방에서 널부러져 잤고 그동안 반려인은 지치지도 않았는지 다시 해변의 썬 베드로 나가 책을 읽었다네요;;;;
한숨 푹 자고 일어나 3시 30분 쯤 늦은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의 식당으로 갔는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휩쓸고 지나가는 바람에 음식이 동이 났답니다. ㅠ.ㅠ
재료를 다시 공수해야 하기 때문에 6시나 되어야 문을 연다는데 그러면 저녁 시간이나 다름 없기에 점심을 먹을 곳을 급히 찾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제 섬 투어 할 때 봐 둔 Diana Cafe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았을 때 거의 리조트에 다 와서 발견했으니 시계 반대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되는 곳이었습니다.
분위기는 길리 메노섬의 여느 로컬 레스토랑과 다를 바 없습니다. 조금 깔끔한 편이라고 할까요? 배낭 여행자들도 부담없이 들르는 곳이에요.
길리 메노섬에 있는 대부분의 바와 레스토랑처럼 여기도 대부분의 야외 자리가 바다를 향하고 있습니다.
식탁도 의자도 비바람에 바랜 모습 그대로 두었습니다만 야외 자리라서 그런지 그렇게 군색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식탁에 올려 놓은 조개 껍데기도 정겹네요.
나무 사이에 바다에서 캐 올린 산호와 조개 껍데기를 연결해 걸어 놓았는데 솔직히 뼈처럼 보여서 살짝 섬뜩했습니다. 그냥 나무만 그대로 두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요.
제가 앉은 자리 바로 옆에서 직원들이 뭔가 작은 원두막 같은 걸 짓고 있기에 물어봤는데 송년 파티에서 사용할 DJ box랍니다. 운치는 있을 지 몰라도 뭔가 부실해 보여서 음악에 취해 몸이라도 많이 흔들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박스를 설치한 뒤 밥 말리 얼굴이 새겨진 깃발도 걸어서 나름 멋을 내려고 했는데 거꾸로 거는 바람에 우스꽝스럽기만 했죠. 결국 제가 이야기해서 고쳐 걸었습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제 식탁 위로 귀여운 게 한 마리가 올라왔더군요. 살짝 집어 들어 해변으로 돌아가게 놔 줬습니다.
귀여운 게를 보실 분들만 클릭~
주문한 음식 중 veggie salad(25,000루피아)가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마요네즈로 버무린 소스를 걷어내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온 Veggie Fried Noodle(25,000루피아)은 MSG 맛이 너무 나는데다 무엇보다 너무 짜서 그냥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뒤이어 나온 밥하고 섞어서 비벼 먹었습니다.
Veggie Fried Rice(25,000루피아)는 양이 좀 적더군요. noodle하고 비벼서 둘로 나눠 먹었습니다.
워터멜론 주스(15,000루피아)와 파인애플 주스(15,000루피아)도 한 잔 씩 주문했는데 값은 싸지만 마하마야 리조트에서 먹던 그 quality는 아니었습니다.
시장기를 반찬으로 잘 먹기는 했습니다만(남김없이 먹었더니 직원이 배 많이 고팠냐고. ㅡㅡ;;;) 역시 싼 게 비지떡이네요. 주스도 시원하지 않고 음식이 전반적으로 짠 편이었습니다. 먹을 곳이 없으면 대체제로 생각해 보겠지만 일부러 와서 먹을 맛은 아닙니다.
밥 먹고 나오면서 보니 촌스럽기는 하지만 나름 현수막도 만들어서 홍보하더군요. 어느 나라나 송년 파티는 중요한 행사인 것 같습니다.
부른 배도 추스릴 겸 산책하면서 리조트로 돌아오는데 게시판에 이런 게 붙어 있더군요. 내용인즉슨 28일 길리 메노섬 일주를 할 때 봤던
bolong's turtle sancuary에서 새끼 거북이를 바다로 돌려 보내는 일종의 '방생'을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니 이게 왠일입니까!!! 오늘 오후 2시였네요. 미리 알았으면 시간 맞춰서 가 보는건데요. 정말 아까운 기회를 놓쳤더군요. 이런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닌데...... ㅠ.ㅠ
길리섬은 확실히 고양이 섬입니다. TNR을 한 고양이도 많고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아는 척만 해도 어김없이 달려와 발라당을 하네요.
까미양을 닮은 길리 메노섬의 길냥이 발라당을 보실 분들만 클릭~
리조트로 돌아오니 대략 5시쯤 되었습니다.
저는 숙소에서 딩굴거리며 쉬기로 했고 반려인은 인도네시아 마사지를 받아보고 싶다고 해서 60분짜리 ocean aloha massage(475,000루피아)를 받으러 갔습니다. 인도네시아 물가 기준으로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었지만 다녀온 뒤 물어보니 가격 대비 괜찮았다고 하더군요.
해가 질 때까지 딩굴거리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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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에 스노클링 투어를 위한 보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길리 메노섬에서는 엄청 일찍이라고 할 수 있는 7시에 기상했습니다;;;
어디나 그렇듯이 아침 메뉴는 비슷합니다. 이번 길리 여행 동안 애정하던 워터멜론 쥬스하고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발리 커피 한 잔도 항상 함께죠.
그런데 어제는 없었던 새로운 메뉴가 있길래 주문해봤습니다. 썰어넣은 바나나에 땅콩버터를 바른 토스트입니다. 특별할 게 없는 메뉴지만 집에서 자주 해 먹는 거라서 일부러 달라고 했죠.
어제 아침에 먹은 팬 케이크보다 훨씬 낫습니다. 특히 커피하고 같이 먹으니 더 맛나네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어제 말려 놓은 래시가드를 입고 선 블락 크림도 듬뿍 바른 뒤 리셉션에서 비치 타월을 빌려서 9시에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보트가 9시가 되기도 전에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더군요. 길리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 여러 종류의 보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 배에 탄 채 물 밑 풍경을 보고 싶으면 바닥이 투명한 glass bottom boat를 빌릴 수도 있지만 별로 추천은 안 합니다. 물이 깨끗하기는 하지만 탁도가 높은 편이어서 그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거든요. 물 속에 들어가서 직접 보는 게 낫습니다.
스노클링 투어는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하는데 스노클링 기어가 낡은 걸 보고 리조트의 것을 빌려올 껄 하고 잠시 후회했습니다. 특히 구명 조끼는 버클 없이 끈으로 매는 방식이어서 좀 무서웠습니다. ㅠ.ㅠ
스노클링 투어는 보통 배를 모는 선장과 물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한 조인데 보시는 것처럼 배 앞에 앉은 청년이 오늘 스노클링 투어의 가이드입니다. 나중에 동영상에서 보시겠지만 그야말로 한 마리의 인어 같았습니다. :)
2009년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의 만따나니 섬에 갔을 때 물 길을 인도했던 가이드와 막상막하였습니다.
길리 메노섬의 스노클링 투어는 섬 주변을 돌며 다이빙 포인트를 따라 스노클링을 하는 겁니다. 오늘 총 4번의 스노클링을 했는데요. 매번 풍광도 식생도 조금씩 달라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리뷰하겠지만 폴라로이드 CUBE 방수캠을 가져갔기 때문에 수중 촬영을 많이 했는데요. 동영상을 그냥 올려드리면 좋겠지만 월덴 3는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료 호스팅이라 트래픽 제한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유투브에 올리고 링크를 걸어 드리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링크를 눌러서 보시기 바랍니다.
한번 입수할 때마다 20~30분 씩 물질을 하면서 놀았는데 가장 좋았던 부분만 2분 정도 분량으로
잘라서 편집했습니다.
* 첫 번째 입수 영상
: 마하마야 리조트 해안가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와는 바닷속 풍경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릅니다. 산호도 산호지만 물고기의 종류와 수 자체가 다르죠. 탁도가 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동영상으로 찍으니 탁해보이지 맨 눈으로 볼 때는 잘 보입니다.
* 두 번째 입수 영상
: 두 번째 입수 때는 푸른 바다 거북을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거북도 아름다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전 처음 본 오징어 군체의 유영이 더 아름답더군요.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스킨 스쿠버 다이빙이 아닌 스노클링을 하면서 거북을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저보고 운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 영상에서 우리 가이드의 인어같은 수영 솜씨를 보는 건 덤입니다.
* 세 번째 입수 영상
: 세 번째 입수 때는 얕은 바다로 들어갔기 때문에 산호초 바로 위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무슨 천국에 와 있는 것 같더군요. 산호초에 너무 다가갔더니 물고기 한 마리가 나가라고 저를 위협하는 모습도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얼른 물러났습니다). 계속 떠 있고 싶었지만 산호초에 너무 바짝 붙는 바람에 상하게 할까봐 긴장을 좀 했던 기억이 나네요.
* 네 번째 입수 영상
: 아무리 바닷속이 좋아도 20~30분씩 물 속을 떠다니면 힘이 들 수 밖에 없죠. 물 속에서는 부력의 도움을 받아서 힘든 줄을 몰랐지만 배 위로 올라오면 갑자기 몸이 천근만근이 됩니다. 그래서 세 번만 하고 돌아가려고 했습니다만 반려인이 너무 좋다면서 한 번만 더 들어가자고 졸라서 마하마야 리조트 앞바다에서 한 번 더 입수했습니다. 이 날 오전은 파도도 잠잠하고 날씨도 좋아서 스노클링하기 참 좋았습니다.
한번 입수하고 나면 다음 스노클링 포인트로 이동하는 동안 비치 타월을 몸에 두르고 찬물을 마셔가며 쉬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더 빨리 지친다고 하더라고요.
스노클링을 마치고 돌아오니 11시쯤 되었으니 대략 2시간 쯤 물 속에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머리도 살짝 어지럽기에 샤워하고 일단 널부러진 채로 좀 쉬었습니다.
스노클링을 몇 번 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아름다운 바닷속은 처음 봤습니다. 앞으로 휴양지에 가면 어떻게든 스노클링은 한번씩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바닷속으로 들어가려는지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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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도 벌써부터 분위기가 범상치 않습니다.
여행하면서 멋진 노을을 많이 봤지만 장소가 어디냐보다도 더 중요한 건 해가 뜨고 질 때 어떤 구름이 만들어지느냐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제처럼 해변가의 자리에 앉지 않고 숙소 앞에 별도로 마련된 썬베드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만 하기로 했습니다. 리조트 측에서 저희 방 바로 앞까지 음식과 주류를 배달해 주겠다고 하네요. private villa만의 특권이랄까요?
구름이 흡사 무언가의 날개처럼 해를 감싸고 펄럭이는 것 같습니다.
해가 지는 것이 아쉬운 듯 마지막까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일 아침부터 스노클링 투어를 가야 해서 무리하지 않고 빈땅 맥주 큰 걸로 한 병만 나눠마시기로 했습니다.
안주로는 어디에서도 실망하지 않았던 스프링 롤(Lombok Lumpin S. Roll, 45,000루피아)과 웨지 감자가 있다고 해서 spicy wedge(45,000루피아)까지 추가 주문했습니다만 치킨처럼 너무 바삭하게 튀겨왔더군요. 요건 별로였습니다.
오늘은 사실 그렇게 저녁 손님이 많지 않은 편이었는데 제가 길리 메노섬에 있던 3박 중 오늘 노을이 가장 예뻤거든요. 어제보다는 오늘이, 내일보다도 오늘 저녁 노을이 예뻤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죠. 리조트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연신 노을을 찍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들으니 올해 들어 가장 예쁜 노을이었다고 합니다. 럭키~
사람이 없다고는 해도 길리 메노섬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에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기에 빈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위기 좋네요.
이 사진은 길리 여행 이후 한동안 제 블로그, 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던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붉은 빛이 더 많이 감돌아서 더 멋진 풍광이 되었습니다.
풍광도 멋지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역시나 밤이 되어도 푹푹 찌는 더위는 어쩔 수 없어서 한 시간 남짓 앉아서 즐기다 들어왔습니다.
이제 여행도 반환점을 돌았으니 남은 여행 경비가 얼마나 되는지 계산하고 샤워도 다시 했습니다. 오랜만에 온몸으로 물질을 하고 놀았더니 삭신이 쑤시네요.
샤워하면서 보니 욕실에 찡쪽(도마뱀)이 들어와 있더군요. 밤새 모기를 많이 먹어 치울테니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밤이라도 기온은 전혀 떨어지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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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식사
- Greek Salad : 65,000루피아
- Patatas Bravas : 40,000루피아
- Seafood Laksa : 95,000루피아
- Penne Pasta : 90,000 X 2 = 180,000루피아
- 아메리카노 : 35,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35,000 X 2 = 70,000루피아
= 485,000루피아
* 모히토 : 40,000루피아
* 저녁 술값
- 빈땅 맥주(large) : 60,000루피아
- Lombok Lumpin S. Roll : 45,000루피아
- Spicy Wedges : 45,000루피아
= 150,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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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에 리조트로 돌아와 간단히 씻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는데 길리섬이 원래 아름다운 노을로 유명하고 특히 Mahamaya Resort는 서향이라서 노을을 감상하며 로맨틱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서 미리 저녁 식사를 예약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제가 나갔을 땐 이미 해변 바로 앞 자리는 모두 예약된 상태였습니다(그래놓고는 다들 정작 노을이 다 지고 캄캄해진 다음에나 나타났다는;;;;;). 그래서 그 다음 열의 자리에 앉았죠.
일단 빈땅 맥주 큰 것(60,000루피아)으로 목 좀 축이고...
에피타이저로 Lombok Lumpia Spring Roll(일종의 비건 춘권)부터 주문했습니다(45,000루피아). 맛있어요. 배고픈데 따뜻할 때 먹어서 그런지 더 맛나네요. 양이 적은 게 유일한 흠. 게다가 두 명 테이블인데 3개를 주다니 너 죽고 나 살자 식으로 알아서 먹으라는 이야긴지 ㅡㅡ;;;;;
그 다음에 나온 홈메이드 뇨끼(homemade Gnocchi)입니다(95,000루피아). 바질 페스토가 신선하기는 하지만 느끼해서 그런지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취향에 따라 호오가 많이 갈릴 음식이네요. 저는 추천하기 어렵겠습니다.
Thai 두부 그린 커리(95,000루피아)입니다. 딱 비쥬얼 보고 느끼할 것으로 각오했는데 왠걸, 전혀 아닙니다. 일단 두부 식감이 우리나라 두부처럼 찰지고 밥도 안남미처럼 푸슬푸슬하지 않아서 맛은 커리지만 식감이 비지 찌개 먹는 느낌이더군요. 괜찮았습니다.
노을이 근사하게 물들고 있습니다. 조명도 예쁘죠.
바람에 따라 조명이 흔들리는 길리 메노섬 저녁 풍광이 궁금한 분들만 클릭~
분위기도 좋고 해서 칵테일도 한 잔씩 시켰습니다. 왼쪽이 피나콜라다(110,000루피아), 오른쪽이 마하마야 Sundowner(100,000루피아). 피나콜라다야 누구나 아는 그 맛인데 저는 선다우너가 달달하니 맛있더군요. 분위기가 좋으니 술이 술술 들어가더이다.
해가 완전히 넘어갔는데도 해변 앞 자리를 예약한 손님은 올 생각을 않습니다;;;;
이날도 노을이 아름답기는 했지만 그 다음날이 훨씬 더 아름다웠죠.
롬복도 그렇고 길리도 그렇고 모기가 많아서 전자 모기향 뿐 아니라 모기 기피제는 꼭 가져가야 합니다. 필수에요. 작은 모기라서 물렸을 때 많이 가렵거나 붓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신경 쓰입니다. 그게 싫으면 긴 팔 상의에 긴 바지를 입어야 하는데 길리섬은 저녁에도 30도에 육박하니 더워서 그렇게는 못 하거든요.
멋진 노을을 보며 근사한 저녁 만찬을 즐기고 난 뒤 객실로 돌아와 씻고 메일만 확인한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본격적인 스노클링을 할 예정입니다. 기대가 되네요.
덧. 길리에서 자주 쓰게 될 회화 한 자락 소개합니다.
- 고맙습니다 : 끌리마 까씨
- 천만에요 : 싸마싸마(이거 어감이 참 재미있어요. 입에 붙어서 자꾸 따라하게 됩니다)
- 거북이 : 꾸라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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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ke-up room 비용 : 10,000루피아
* private boat 대여료 : 700,000루피아
* 점심값
- 펜네 파스타 : 90,000루피아
- 믹스드 샐러드 : 65,000루피아
- 발라드 테룽 : 85,000루피아
- 라임 주스 : 35,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35,000루피아
= 310,000루피아
* 음료수값
- 콜라 : 20,000루피아
- 워터멜론 주스 : 40,000루피아
= 69,600루피아(서비스 차이 5%, Tax 11%)
* 거북이 보호 센터 donation : 10,000루피아
* 저녁값
- 롬복 Lumpia Spring Roll : 45,000루피아
- Homemade Gnocchi : 95,000루피아
- Thai 두부 그린 커리 : 95,000루피아
- 빈땅 맥주 큰 병 : 60,000루피아
- 피나콜라다 : 110,000루피아
- 마하마야 선다우너 : 100,000루피아
= 505,000루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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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있는 방을 벗어나기만 하면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이니 엄두가 안 나서 사실 맘 같아서는 그냥 방에서 계속 딩굴거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게 뻔하니 한 바퀴 둘러보기나 하자고 채비를 해 나섰습니다.
제가 묵었던 마하마야 리조트 말고도 길리 메노섬에는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숙박 시설이 많습니다. 저는 더위를 못 참기 때문에 에어컨이 중요해서 어쩔 수 없이 마하마야에 묵었지만 선택의 폭이 꽤 넓어요.
현대식은 아니지만 현지의 멋을 담뿍 담은 깔끔한 리조트나 방갈로, 카티지 등이 많습니다.
잘 찾아보면 보시는 것과 같은 private house도 있고요.
길리 메노섬은 길리 섬 3총사 중에서도 가장 작아서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시간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걸로 가이드 북에 나와 있습니다. 저희는 덥기도 해서 일부러 쉬엄쉬엄 걸었고 중간에 쉬기도 해서 그런지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렸네요.
물빛도 예쁘지만 길리 메노섬의 매력 중 하나는 구름이 만들어내는 멋드러진 하늘이지요.
2시간 30분이라고는 해도 워낙 덥고 습하기 때문에 걷기에 만만한 거리는 아닙니다.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은 반드시 들고 가야 하고 아예 수영복이나 래쉬 가드를 입고 다니다가 더울 때마다 바다에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당연하겠지만 해안을 따라 리조트나 레스토랑이 전진배치되어 있어 해안에는 정박되어 있는 모터보트 등이 많습니다.
정말 그림 같은 풍광이죠?
해안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도 view는 좋지만 대개는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walking tour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예전이었으면 누군가 앉아서 담소를 나눴을 탁자와 의자들입니다. 풍파에 다 낡아서 지금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한 때는 누군가의 낭만적인 저녁을 책임졌겠지요.
길리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지만 길리 메노섬은 고양이 섬입니다. 개에 비해 고양이가 압도적으로 많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길냥이인데도 부르면 달려와서 헤벌레 드러눕습니다. 이 녀석도 그랬는데 보시는 얼굴과 몸의 흔적은 때나 얼룩이 아닙니다. 전부 물리고 뜯긴 상처입니다. 얼마나 치열하게 영역 싸움을 했는지 역력히 드러나는 모습이죠. 역전의 용사다웠습니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백전노장이 뒤집뒤집하는 모습이었기에 얼마나 생경하던지;;;;
냥이들이 붙임성이 좋아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지만 대부분 TNR이 되어 있습니다. 위의 냥이도 보시는 것처럼 오른쪽 귀에 TNR 표식이 있죠.
이처럼 다니다 보면 사람들과 거리를 두지 않고 아무데서나 마음 편하게 드러누워 쉬는 고양이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섬이라고는 해도 관광지인데도 사람이 워낙 없어서인지 해변이 대체로 한적합니다. 길리 메노섬 어디에도 북적이는 기운이 없어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주변으로 한가로이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이 잘 어울리네요.
해변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를 일주했습니다. 역시 구름이 예술이에요.
길리섬 3총사 중에서 가장 작고 사람이 드물다고는 해도 엄연히 관광지이기 때문에 ATM기 정도는 있죠.
중간에 잠시 다리를 쉬고자 섬의 동쪽 해변에 있는 카페에 들렀습니다. 콜라 한 잔에 20,000루피아, 일용할 양식인 워터멜론 주스는 40,000루피아네요. 마하마야 리조트 레스토랑의 워터멜론 주스값이 35,000루피아이니 여기가 오히려 비쌉니다. 게다가 service charge 5%에 tax가 11%가 또 붙기 때문(마하마야 리조트는 모든 tax가 포함된 가격임)에 훨씬 더 비싸다고 할 수 있겠죠. 이 때 마신 음료값을 보고 앞으로는 가능하면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더랬습니다.
조금 더 걷다보면 애기 거북이들을 방생하기 전까지 보호하는 시설이 나타납니다. 누가 지키고 그런 건 아니고 donation으로 운영하는 것 같더군요.
귀여운 애기 거북이들이 힘차게 헤엄치면서 놀고 있습니다.
요건 다른 종류의 거북이. 거북이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도 없지만 거북이들이 굉장히 활발하게 헤엄쳐 다녀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딘가에 갇혀 있는 동물이 이렇게 활발히 움직이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거북이가 즐겁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실 분만 클릭~
저도 기분좋게 10,000루피아를 기부하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신선한 코코넛을 쌓아놓고 파는 걸 볼 수도 있습니다. 1개에 3만 루피아.
길리 메노섬에는 동력 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에 멀리 가려면 대부분 이렇게 생긴 마차를 불러서 타고 갑니다. 물론 저희는 비건이기 때문에 이것도 안 타고 걸어다녔지만요.
보시는 것처럼 짐을 싣고 있는 카트도 말이 끕니다.
길리 메노섬 공용 선착장의 public boat의 모습입니다. 현지인이나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른 섬을 연결하기도 하고 보시는 것처럼 건축 자재나 일용품을 부리기도 합니다.
마하마야 리조트는 길리 메노섬의 북쪽(정확히는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북쪽은 산호 해변이고 남쪽은 화이트 샌드 해변입니다. 그래서 시계 방향으로 길리 메노섬을 한 바퀴 돌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해변이 고운 모래로 바뀌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풍광이 좋은 곳은 여지없이 리조트나 개인 별장을 지어놓았어요.
마하마야 리조트 다음으로 시설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리조트를 만났습니다. 스타일이 좀 비슷하달까요.
해변가에 있는 정자에서 빈땅 맥주를 마시며 노을 지는 걸 구경하면 세상 시름을 다 잊을 수 있겠지요.
해변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게 한마리. 위장색이 어찌나 치밀한지 저는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눈썰미가 좋은 반려인이 찾았습니다. 바로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는대도 몰라볼 것으로 생각했는지 태연하게 일광욕 중이네요.
마하마야 리조트 앞의 해변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이건 확실히 해변같죠. 대신 푹푹 빠져서 걷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모든 게 일장일단이 있어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때는 잘 몰랐지만 길리 메노섬의 일몰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봤던 멋진 일몰 풍경으로는 코타 키나발루와 네팔을 치는데 길리 메노섬의 일몰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다음 여행기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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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amaya Resort Restaurant 앞에 비치된 메뉴판입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메뉴판의 모든 음식 앞에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것(V), 글루텐 프리(GF), 유제품 프리(DF) 표시를 일일이 붙여 놨더군요. 게다가 비건 메뉴가 아니더라도 이야기만 하면 얼마든지 비건이 먹을 수 있도록 요리해 줍니다. 이 메뉴판을 본 순간 길리 메노섬에 머무는 동안 식사는 거의 여기에서 하게 될 것 같다는 강한 느낌적 느낌을 받았습니다. ^^;;;
레스토랑 인테리어는 깔끔합니다. 오픈 주방이라서 요리하는 걸 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고요. 아쉽지만 에어컨은 없습니다. ㅠ.ㅠ
선풍기가 돌아가기 때문에 바깥에 있는 테이블 만큼 덥지는 않지만 워낙 습도가 높기 때문에 부채질을 쉴 새가 없습니다. 식당 안쪽은 리셉션으로 이어집니다.
바깥은 완전 땡볕입니다. 그늘에 앉아도 더운데 바깥 테이블에 앉으면 얼마나 더울 지 안 봐도 훤합니다;;;
내부를 둘러보는 사이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이건 Mixed Salad입니다. 일단 재료가 아주 신선하고 소스도 맛있고 토핑으로 뿌려진 해바라기씨까지 고소하고 훌륭하네요. 가격은 65,000루피아(5,600 원).
펜네 파스타입니다. 토마토를 직접 갈아서 만든 소스를 뿌렸다고 합니다. 직접 본 건 아니니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신선합니다. 양이 조금 적은 게 유일한 흠. 90,000루피아(7,800원).
발라도 테룽(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이라는 음식입니다.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라는데 가지 요리와 밥이 함께 나옵니다. 저 가지 요리가 비쥬얼은 별로지만 의외로 밥도둑입니다. 짭조름하니 우리 입맛에 딱입니다. 나중에 밥이 모자라 두 스푼만 더 달라고 했는데 아예 한 공기를 서비스로 주더군요. 싹싹 비벼서 다 먹었습니다. 이거 추천합니다. 85,000루피아(7,300 원).
음료로 워터 멜론 주스(35,000루피아, 3000 원)와 라임 주스(35,000루피아, 3,000 원)도 주문했습니다. 라임 주스도 훌륭하지만 워터 멜론 주스가 그야말로 발군입니다. 이걸 맛보고 난 후 워터 멜론 주스는 길리섬에 있는 동안 제가 가장 애정하는 음료가 되었습니다. 정말 많이 마신 것 같네요. 이번 점심 식사 때만 두 잔을 연거푸 마셨으니까요. 정말 달고 시원하더군요. 갈증을 완전히 날려줍니다.
전반적으로 음식 맛이 기대 이상입니다.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니 인도네시아 물가와 비교하면 엄청 비싸기는 합니다만 가성비가 워낙 뛰어나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리조트 내부를 잠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레스토랑과 연결된 리셉션 뒤로 나오면 실내풀로 연결됩니다. 실내풀 양쪽으로 객실들이 배치되어 있고요.
작지만 투숙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파도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실내풀을 이용하려면 몸을 씻고 들어가야겠지요. 물맛을 보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정수된 물 같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샤워하면서 맛을 보니 살짝 짰거든요. 물이 귀한 곳이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죠.
안쪽에는 길리섬까지 와서도 운동을 꼭 해야겠다는 운동 중독자를 위한 피트니스 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용하는 사람은 못 봤지만 없다고 장담을 못하겠네요;;;;
안쪽에서 리셉션 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가운데 Pool Bar가 있고 Pool Bar를 기준으로 Pool이 가족용과 성인용으로 나뉩니다.
Pool Bar에는 물 속에 시원하니 앉은 채로 주류나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이미 누가 맥주 한 병을 마시고 갔네요...
실내풀 가에도 썬 베드가 비치되어 있어 태닝을 하거나 쉴 수 있습니다. 물론 해변처럼 덥기는 마찬가지입니다만;;;
기왕 둘러보는 김에 잠시 썬 베드에 누워보았습니다. 썬 베드에 누워 하늘을 보니 이런게 진정 휴가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물씬 들더군요.
그 새 벌써 너무 더워졌기에 일단 에어컨이 있는 숙소로 잠시 후퇴했습니다. 조금만 땀을 들인 후 길리 메노섬을 둘러보러 나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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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보트가 출발한 지 얼마나 지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연신 엉덩방아를 찧느라 정신이 없어서 말이죠;;;) 그렇게 긴 시간이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느새 섬을 돌아 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참고하시라고 길리 메노섬의 Mahamaya Resort 앞 해변에 도착하던 당시 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화면을 직접 재생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그렇게 되면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투브 링크를 걸어 드립니다. 시청하는데 다소 불편하시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길리 메노섬 Mayamaya Resort 해안 접근 장면~
길리 메노섬의 공용 선착장에 내린다면 발을 적실 필요 없이 내릴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꽤 긴 거리를 걷거나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리조트를 찾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private boat를 이용하면 리조트 바로 앞 해변에 내려 주거든요. 리조트의 사설 경비원과 직원이 나와서 짐을 옮겨 주니 개인 짐과 신발만 잘 챙겨서 들고 내리면 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선착장이 따로 없습니다. 해변에 최대한 가깝게 배를 대면 바닷물에 발을 적실 각오를 하고 내려야 합니다. 미리 아쿠아 슈즈를 신고 있으면 좋겠죠.
알록달록한 이 배는 승객을 실어나르는 용도는 아니고 스노클링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나중에 스노클링을 할 때 저는 다른 종류의 배를 이용했습니다만....
Mahamaya Resort가 위치한 길리 메노섬의 북서쪽 해안은 보시는 것처럼 죽은 산호초로 생성되어 있습니다. 고운 모래가 아니기 때문에 맨발로 돌아다니면 지압이야 제대로 되겠지만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아쿠아 슈즈를 신는 게 좋죠. 발이 꽤 아프거든요.
해안에 내리면 바로 앞이 리조트입니다. Mahamaya라는 간판이 붙은 건물은 리조트의 오픈 레스토랑 겸 리셉션 데크스입니다. 투숙객들이 조식을 먹는 곳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오다가다 들러서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길리 메노섬의 석양이 워낙 근사하기 때문에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예약하느라 매일 경쟁이 치열합니다.
레스토랑 왼쪽에 보이는 독채 건물이 길리 메노섬에서 3박 하는 동안 제가 묵었던 Candy Villa입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에는 해변이 바로 보이는 독채 건물이 두 채(중앙 건물 양쪽으로) 있는데 리셉션 뒤쪽의 실내풀에 면한 방들에 비해 숙박비가 조금 더 비쌉니다.
날씨가 워낙 덥기 때문에 아무리 그늘이라고 해도 오픈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은 안쪽에 선풍기가 돌아가는 실내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운치가 덜하죠. 해변이 잘 안 보이거든요.
리셉션은 이 건물 안쪽에 있습니다.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네요. 셍기기 시내를 들르지 않고 오전에 곧바로 왔기 때문에 방이 준비되었을까 싶었는데 웰컴 드링크를 마시면서 조금 기다리니까 곧바로 짐을 풀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주었습니다.
단독 빌라는 가격이 비싼 만큼 썬베드도 따로 제공합니다. 태닝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마지막 날인가 저녁 때 오붓하게 맥주 한 잔 할 때만 이용했습니다만;;;;
썬베드 옆에는 혼자 앉아서 쉬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해먹을 닮은 1인용 의자도 있습니다만 역시나 너무 더워서 잠시 앉아보고 말았습니다. 쿠션이 푹신해서 안락해 보입니다만 앉는 순간 터져나오는 한 마디... "아 씨 더워!" ㅠ.ㅠ
리조트 레스토랑 앞에도 테이블이 많습니다. 낮에는 워낙 덥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고 저녁이 되면 그제서야 진가를 발휘하는 장소입니다.
어차피 차양도 없기 때문에 낮에는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할 수가 없어요. 현재 기온이 섭씨 32도 쯤 됩니다;;;
빌라 앞에서 바라본 해변의 모습입니다. 걸어서 1~2분 거리에 바로 해변이 있어서 해변의 썬베드에 누워서 놀아도 되고 원하면 바로 스노클링을 하러 나가도 됩니다. 해변에서 조금만 걸어서 들어가도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3일 동안 묵었던 Candy Villa입니다. 리조트 내의 시설을 이용할 때는 어디에 묵는지만 이야기를 하고 나중에 체크아웃 할 때 한꺼번에 계산하면 되는데 저는 지출을 가늠하면서 하느라고 바로바로 현금으로 계산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방의 모습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합니다. 에어컨 바로 밑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게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주 더울 때는 에어컨 밑에서 노닥거리면서 시간을 잘 보냈죠.
단순하지만 필요한 어메너티는 빠짐없이 다 갖추고 있습니다. 우산은 말할 것도 없고 헤어드라이, 목욕가운, 금고, 전자모기향도 있더군요. 저기 보이는 문으로 나가면...
화장실로 연결됩니다. 마하마야 리조트의 특징은 객실마다 정수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든 정수한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단독 빌라만 정수기를 제공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덕분에 생수 걱정하지 않고 언제나 텀블러에 찬물을 채워 갖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목욕 타월에 꽃잎을 끼워 놨더군요. 예쁘기는 한데 생화네요. 이런 서비스는 안 해도 별로 기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잠시 기쁘자고 애꿎은 꽃을 따다니요.
화장실과 연결된 곳은 오픈 욕실입니다. 샴푸와 헤어린스, 샤워젤을 제공하고 샤워를 하고 난 뒤 수영복을 널 수 있는 빨랫줄도 있네요. 무엇보다도 오픈 욕실은 하늘을 보면서 샤워를 하는 맛이죠.
마지막으로 파노라마 샷으로 잡은 리조트 해변.
일단 짐을 풀고 땀을 들이며 좀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리조트 내 식당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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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도네시아 길리행은 예정했던 여행이 아니라서 조금은 급작스럽게, 약간은 충동적으로 결정되었기에 항공권 예약도 이것저것 따져보고 심사숙고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여름이 성수기이기는 하지만 크리스마스 즈음의 연말도 초성수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발리, 롬복으로 가는 항공권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날짜가 확정되자마자 인터파크에서 곧바로 가능한 항공권을 예약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찌 보면 터무니없이 비싼 금액으로 보일 수 있는 항공권 밖에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발리로 가는 비행편은 꽤 많이 있지만 롬복으로 가는 비행편은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개는 발리로 가는 항공권을 구한 뒤에 발리에서 저가 항공인 라이언 에어로 이동하거나 배를 타고 들어갑니다만 그건 발리 여행이 메인이고 거기에 롬복 방문을 추가하는 사람들 이야기이고 저는 롬복으로 곧바로 들어가야했기에 스카이팀의 일원인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을 예약했습니다.
가루다 항공은 이번 여행 때 처음 경험했는데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기내 제공 물품이 아주 마음에 든 반면 기내식은 좀 별로였습니다.
* 항공(2015년 10월 기준) :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 가는 편 : 인천 -> 발리 -> 롬복
- 오는 편 : 롬복 -> 자카르타 -> 인천
: 1인 당 1,242,300 원(100,600원 Tax 포함)(KB 국민카드 결제 옵션)
-> 기내식 사전 예약(02-773-2092로 전화 신청을 하면 되나 가루다 항공에서 직접 구매한 승객만 가능)
-> 여행사나 포털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은 구매처를 통해 간접적으로 신청해야 함
-> 이해가 안 되지만 기내식 정보가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 없으며 네이버 공식 블로그(blog.naver.com/ga_mkt)의 오감만족 카테고리를 찾아서 확인해야 함.
-> 비건이라면 서양식 채식(요청코드 VGML)이나 생채식(요청코드 RVML)로 신청하면 됨
* 기타 교통편
1. 가는 편
- 롬복 공항에서 셍기기 리조트까지는 택시로 이동
- 셍기기 리조트에서 길리 메노섬 리조트까지는 private boat 대절(선착장까지 차량 지원 포함)하여 이동
2. 오는 편
- 길리 메노섬 리조트에서 롬복 공항까지 private boad(롬복 선착장에서 공항까지 차량 지원 포함) 대절하여 이동
=> 육상에서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수상에서는 public boat를 타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으나 여행 일정이 짧은 관계로 대기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했고 실제로 금액 차이가 많이 나지만 시간 활용 차원에서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입니다(이건 여행기 포스팅에서 다시 설명)
* 대략 일정(12월 27일 출국~1월 1일 입국, 4박 6일 일정)
- 12월 27일 저녁 인도네시아 롬복 입국 후 택시로 셍기기(senggigi)로 이동해 휴식
- 12월 28일 오전 아침 식사 후 대절한 private boat로 길리 메노섬으로 이동, walking tour
- 12월 29일 해변에서 휴식, 오후에 리조트 연안에서 스노클링 연습
- 12월 30일 오전에 스노클링 투어(2시간), 오후 휴식
- 12월 31일 체크 아웃 후 해변에서 쉬다가 오후에 private boat + 차량으로 롬복 공항으로 이동, 밤 비행기로 출국
- 1월 1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
이동 시간을 최대한 줄였기에(돈GR로 막았기에;;;) 4박 6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푹 쉬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개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하는 여행이 대부분이었고 휴양지는 나이 들고 나서 천천히 가야겠다고 미뤄두었지만 이번 여행으로 가끔씩은 정말 쉼을 위한 여행도 섞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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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하면 당연히 발리~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이라는 드라마로도 인기 몰이를 했었고 한 때 신혼여행지로도 각광을 받았던(지금도 많이들 가시는) 섬이죠.
사실 제가 이번 여행을 가게 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째는 남아있던 대체 휴무일이 12월에 집중되면서 일주일 정도의 시간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고 둘째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여행했던 곳을 가보고 싶었거든요.
여행 기간이야 충분했지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영화를 보지도 않고 여행지를 고르고 예약하는 바람(대체 왜~)에 우붓이 있는 발리로 가지 못하고 엉뚱한 롬복(도 아니고 길리)로 가게 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누르면 커집니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발리 바로 오른쪽에 거의 비슷한 크기의 롬복섬이 있습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발리는 힌두 문화 영향권이고 롬복은 이슬람 문화 영향권입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죠.
롬복은 산스크리트어로 '끝이 없는 길'이라는 의미인데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린자니 화산이 있습니다. 란자니 화산은 휴화산이라 가끔씩 분출을 하곤 하는데 2015년 만 해도 7월에 1번, 11월 초에도 한 번 분출해서 발리, 롬복 공항이 4일 간 폐쇄되어 관광객들의 발이 묶인 적이 있죠. 제가 여행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라 꽤나 신경 쓰이던 생각이 납니다. 가루다 항공에 연락해서 현지 사정을 물어보기도 했었죠.
발리가 너무 많이 개발되어 요새는 발리에 비해 훨씬 조용하고 고즈넉한 롬복이 뜨는 분위기인데 제게는 롬복도 너무 크고, 시끄럽고, 개발된 섬입니다. 그래서 예전 케냐 여행 때 라무섬이라는 지상 천국(?)에서 보냈던 휴가를 잊지 못해 더 조용하고 사람의 발길이 조금이라도 덜 닿은 섬을 뒤졌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길리 섬 3총사입니다.
(사진을 누르면 커집니다)
지도의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길리 뜨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가 길리 섬 3총사인데 그 중에서도 제가 갔던 길리 메노가 가장 작고 조용한 섬입니다.
길리는 사삭족 언어로 '작은 섬'이라는 뜻인데 섬 이름부터가 작은 섬이죠;;; 해안가를 따라 걸어서 한 바퀴 도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한 크기의 작은 섬입니다.
조용하고 외진 정도로 순위를 매겨보자면 발리>>>>>롬복>길리 뜨라왕안>>길리 아이르>>>>>>길리 메노 정도 됩니다.
지도에 표시된 곳이 제가 3일 동안 묵었던 Mahamaya Resort입니다.
원래는 롬복으로 가는 항공편이 없어서 발리로 간 뒤 배편으로 롬복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2010년에 가루다 인도네시아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 에어에서 롬복으로 가는 항공편을 운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결 편하게 롬복으로 갈 수 있게 되었죠.
롬복에서 길리 섬 3총사로는 배로 들어가야 하고 퍼블릭 보트를 타는 곳을 제외하고는 선착장도 없어 리조트에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해안가에 내려 찰방찰방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케냐의 라무섬 수준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엇비슷하게 아름답고 조용한 섬에서 푹 쉬고 왔습니다. 스노클링하면서 거북이도 보고 왔으니 소원풀이도 제대로 하고 왔다고 볼 수 있죠.
인도네시아 여행기 시작합니다. 4박 6일의 일정인 만큼 빨랑 끝내고 못 다한 노르웨이 여행기도 마저 포스팅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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