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가족들이 자신들이 불행해야 도박 중독자가 가족들의 불행을 야기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단도박 의지를 다지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안타깝지만 아닙니다.
도박자가 가족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도박 충동에서 자유로워지는 단계에 이르러야 가능한데 이러한 깨달음은 아주 나중에야 오게 됩니다.
도박자가 재발하거나 계속 도박을 하는 상태, 즉 도박 충동의 영향력 하에 있는 상태에서는 시야가 극도로 좁아져서 도박 또는 도박과 관련 있는 자극이나 사람이 아니라면 그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터널 속에 들어간 것처럼 터널 밖의 세상에 대해서는 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가족이 불행 속에 머무르는 건 본인들만 고통스러울 뿐 대부분의 도박자에게는 아무런 효과를 미치지 못합니다.
물론
간혹 감이 예민한 도박자가 있어서 가족의 불행을 감지할 수 있지만 이들도 인간이라 고통스러운 것을 피하려는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에 가족의 불행을 외면하고 도리어 도박으로 도망가려고 시도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불행을 가장하거나 실제로 불행을 노출한다고 해서 도박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실 상 미미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도박자가 무엇을 하든 가족들부터 행복해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지요. 도박자가 도박을 끊기는 커녕 정신을 못차리고 더욱 더 도박에 빠지더라도 그와 상관없이 가족들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도박자가 도박을 계속 하면 할수록 도박 빚은 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립되며, 일과 학업 등 자신에게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지 못해 점점 더 고통의 늪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에 반해 도박자를 제외한 가족들은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고 화목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평안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위로 올라가는 가족의 삶과 아래로 내려가는 도박자의 삶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간극이 벌어지고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벌어져 도박자가 그 때까지 애써 붙잡고 있던 자신만만함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 도박자는 불안 초조해지고 드디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도박으로 쌓아 올린 강고한 벽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지요.
일단 자그마한 실금이라도 생기면 아주 작은 압력에 의해서도 그 벽이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족들은 도박자가 부러워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도박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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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라도 일단 도박에 중독되게 되면 결과적으로 무책임한 행동을 하게 되는 건 맞습니다. '거짓말'과 '무책임'은 도박 중독의 증상이니까요.
하지만 모든 도박 중독자들이 하나같이 무책임한 사람들일까요? 글쎄요.
다른 측면에서 한번 생각해보죠.
많은 도박 중독자들의 재발 요인들을 추려내다보면 공통된 이유 몇 가지로 묶이게 되는데 그 중 하나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조금 모자라는 돈을 도박으로 메우려다가 다시 도박에 빠지는 겁니다.
조금 모자라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도박 빚 이자가 조금 모자라거나, 자녀의 학원비가 조금 모자라거나, 갑자기 경조사가 생겼는데 축의금을 낼 돈이 조금 모자라거나.... 어쨌거나 현재 자신이 가진 것으로는 살짝 부족하지만 대박이 아니더라도 도박으로 한번만 따면 금방 메울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작은 모자람입니다.
만약 도박 중독자가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이 맞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배를 째면 됩니다. 이번 달 이자쯤이야 다음 달로 넘기고,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학원비도 한 달 밀리게 하고, 축의금은 그냥 말로 때우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도박으로 인해 가족에게 너무나 많은 피해를 주고 상처를 남겼는데 이것만큼은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해보고 싶은 책임감이 마음 한 구석에는 남아 있는거지요. 그 책임을 지는 방법이라는게 절대로 책임질 수 없게 만들고 더 깊은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도박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작은 책임을 지려다가 더 무책임하게 될 수 있는 게 도박 중독입니다.
그러니
도박이라는 수단에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는 사소한 무책임은 감내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당해도 당분간은 참아야 합니다.
도박 중독은 무책임의 병이지만 치유 과정에서는 사소한 무책임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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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도박 중독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족을 비롯한 지인들로부터 버림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가족의 손을 잡고 전문치유기관을 방문하는 것이죠.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상상외로 큽니다.
그런데 정작 상담을 시작하고 나면 당장이라도 헤어질 것처럼 보였던 가족은 중독 치유의 큰 짐을 전문가에게 넘기고 나면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고, 도박 중독자 역시 당장이라도 도박을 그만두고 새사람이 될 것처럼 폼을 잡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태함과 자만심이 자리잡고 나면 당장은 아니지만 나중에 어느 정도 치유가 되면 용돈 범위 내에서 조금씩 도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반드시) 품게 됩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삶과 도박은 절대로 끝까지 함께 갈 수 없습니다. 결국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상담자와 가족은 당연히 도박을 포기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문제는 도박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유 초기에 가족은 도박자에게 가족과 도박이 함께 갈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도박자는 양가 갈등 속에서 우왕좌왕하면서 고통을 겪게 됩니다.
저는 가끔 상담 초기에 배우자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상담이 시작되고 나서 배우자가 다시 도박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돌아온 답이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으니 다시 도박을 하면 곧바로 이혼하겠다는 거라면 그 때까지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라고 합니다.
협의 이혼 서류를 준비해 미리 작성해두고, 소송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유능한 이혼 전문 변호사를 물색하고, 독립을 위한 자금을 별도로 모으고, 재산권 방어를 위해 재정을 분리하고, 별거하게 되면 당장의 거취를 어디로 할 것인지, 누구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 정하는 등의 action을 리스트로 만들어 지금부터 순서대로 진행하라고 합니다.
간혹 헤어지는 준비를 미리하면 결국 헤어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 가족도 있지만 이건 일반적인 이혼과 다른 도박중독 치유 과정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족이 이혼,의절 준비를 철저히 하면 할수록 정작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분명한 신호를 알아차린 중독자가 도박을 포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마음의 평안과 힘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감정을 배제하고 좀 더 냉철하게 도박 중독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도리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으면 점점 불안해지기 때문에 도박자의 자발적 회복만을 의지하고 매달리고, 간섭하게 됩니다. 그래서 갈등은 더 심화되고 가족의 의존성과 약한 마음을 간파한 도박자가 도박을 포기하는 시점만 늦춰지게 됩니다.
그러니 치유 초반부터 가족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삶과 도박이 절대로 함께 할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행동을 통해 도박자가 알게 해야 합니다. 이런 신호가 도박자의 고민을 줄이고 가족에게 돌아올 가능성을 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명심하세요. 전문치유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수준의 도박자에게는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는 걸요. 그리고 그러한 행동은 마음을 먹은 즉시 해야 효과가 더 커지다는 것도 아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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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상담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치유에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맞습니다. 너무나 지당한 말이죠.
도박 중독이 마음의 병, 의지의 병이니 치유되고자 하는 중독자의 의지가 중요한 건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도박 중독에서 치유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치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죠. 그만큼 단도박, 탈도박 의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의지만 있으면 될까요?
비만인 사람의 예를 들어보죠. 체중이 너무 늘어나서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심장과 관절에 무리가 가서 의사가 반드시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래서 살을 빼려는 의지를 다지죠. 그럼 살을 빼겠다는 의지만 다지면 살이 빠질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그래서 각종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도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겠다며 헬스 클럽에 등록을 해서 며칠 나가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경고를 받았을 때 다졌던 강철같은 의지는 어느덧 사라지고 저녁 드라마를 보면서 야식을 주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바로
의지를 뒷받침하는 습관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다시 돌아오면, 감당하기 어려운 도박빚이 생기고 그게 드러나면서 집안이 발칵 뒤집어지고 난리법석을 칠 때는 눈물 콧물 바람에 당장이라도 도박을 끊을 것처럼 각오를 다지죠. 혈서라도 쓸 기세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잠도 잘 오고 식욕도 좋아지고 때로는 이제는 도박을 조금씩 해 볼까 하는 나태한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초반의 의지를 계속 유지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재산권 방어를 위해 재정 분리를 하지도 않고, 가계부를 쓰지도 않으며, 재정 전문가와 상의해 채무 변제 계획을 수립하지도 않고, 도박을 대체하기 위한 취미 생활을 찾아보지도 않으면서 그저 이제는 도박을 끊어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앉았다고 그 질긴 도박 중독이 쉽사리 떨어져나가줄리가 만무한 것이죠.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면 피해를 집계하고 방파제를 쌓고, 산꼭대기에 대피소를 만들어야지 해변에서 주먹만 불끈 쥐고 각오를 다진다고 쓰나미가 다시 안 오지는 않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초반 의지만 갖고 본다면 아마 만리장성도 하룻밤에 쌓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그 만리장성은 한낱 모래성일 뿐입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 치유를 고민하는 분들은 초반 의지를 강하게 지탱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주력할 필요가 있고 그 시스템이 습관처럼 몸에 밸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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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도박 중독자는 실수(또는 재발)를 하고 난 직후 본인이 도박을 안 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도박을 하던 게 들통이 나면 한바탕 난리가 나고 모든 계좌를 가족에게 탈탈 털리고, 빼앗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용돈은 삭감 당하고 그나마 매일 내역을 조회당하죠. 출, 퇴근을 비롯한 일거수 일투족도 감시당해서 아무나 만날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마침 도박 충동도 가라앉기 때문에 도박 생각도 별로 나지 않으니 도박을 안 하고 있다고 충분히 착각할 수 있죠.
하지만 그게 자존감 하락을 방지하려는 자기 합리화 기제라는 건 몇 가지 상황만 변화시켜도 금방 드러나게 됩니다.
새로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면, 우연히 가족이 해외 여행을 떠나고 자신만 며칠 동안 아무도 모르게 국내에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잃어버려도 티 나지 않는 몇 백만 원의 공돈이 생긴다면, 예전에 도박을 하던 친구가 연락을 해 와 예전에 빌려갔던 돈을 갑자기 갚는다면,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교롭게도 묵었던 호텔에 카지노가 있다면, 휴대 전화를 바꾸었는데도 예전에 이용하던 불법 도박 사이트의 운영자가 어떻게 알았는지 바뀐 번호로 사이트 주소를 보내면서 10만 원을 무료 충전해 준다면.... 등등등.
실제로 제 내담자들에게 일어난 일들이고 이러한 일들 중 몇 가지라도 겹쳐서 일어난다면 다시 도박에 손을 댈 확률이 월등히 높아지겠지요.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안 한다는 건 도박을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도 본인의 의지로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을 하고 그것을 지키는 겁니다. 결코 쉬운 게 아니에요.
도박을 못 하는 운 좋은 상황을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안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아무런 노력도 없이 그대로 있으면 정작 자신이 얼마나 도박에 취약한 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경계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됩니다.
그러니 결코 자만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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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al Aasved가 2002년에 쓴 'Psychodynamics and Psychology of Gambling'을 북 크로싱합니다.
도박 중독의 기전, 원인을 다양한 이론적 관점에서 폭넓게 조망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책입니다. 정신역동적 접근, 성격 이론에 따른 접근, 행동주의 심리학적 접근, 인지-행동적 접근 등 도박 중독을 다루는 거의 모든 이론적 관점을 소개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 이 책을 읽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 예외 서적인 원서이므로 기존 방식으로 북 크로싱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7년 1월 13일 12:55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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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에게 자기 반성과 자아 성찰은 매우 중요합니다. 도박으로 인해 자신과 가족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 그로 인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등을 꼼꼼히 살펴봐야만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족에게 상처를 주었으니 어떠한 즐거움도 느껴서는 안 되고 계속 고통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치유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치유를 더디게 만듭니다.
간혹 도박(또는 재발) 사실을 고백하고 난 후 얼굴이 편안해진 도박자에게 울화가 치밀어 잔소리를 하거나 바가지를 긁는 가족들이 있습니다만 그것 역시도 치유 효과는 별로 없기 때문에 상담자는 이를 만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도박자가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고 사소한 즐거움마져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이유가 가족의 눈치 때문이라면 그런 자학은 가족을 편안하게 만들지도 않을 뿐 아니라 도박자 스스로에게 치유의 희망을 불어넣지도 않습니다.
그건 시쳇말로 피해자 코스프레와 다를 바 없습니다.
가족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도박자가 자신을 자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짐으로써 신뢰를 회복하고 희망을 엿볼 수 있도록 일관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도박자가 잠시 행복해 한다고 해서 기분이 나빠지고 울컥하는 가족도 있을 수 있으나 그건 그 가족 구성원의 문제이지 도박자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박 중독 치유는 장거리 마라톤과 같습니다. 한 방울의 물도 마시지 않고 완주할 수는 없습니다. 가끔은 급수대에서 목도 축이고 열이 오른 몸도 식혀야 합니다. 그래야 퍼지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는 겁니다.
대신 달릴 때 곁눈질하거나 뒤를 돌아보며 눈치 보지 말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리면 됩니다. 가족들에게는 그걸로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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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뿐 아니라 아마존 같은 세계적인 대형 서점에서도 도박 중독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면 생각보다 읽을 만한 책이 별로 없다는 걸 알고 놀라게 됩니다.
국내 외 유수 언론들은 때만 되면 도박 중독의 폐해와 심각성에 대해 대서특필하지만 정작 도박 중독자와 가족 뿐 아니라 도박 중독 치료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이 참고할 만한 변변한 서적이 없습니다.
손목을 잘라도 발가락으로 도박을 할 만큼 도박 중독은 무서운 병이라는 말에 그러한 이유 중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도저히 치료가 안 되는 병이니 굳이 시간과 사회적 비용을 들여서 연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맨날 도박 중독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피해가 얼마라고 추산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소리높이면서 시선끌기만 하지 도박 중독 분야에서 일하는 임상가의 실태에 대해, 국내 도박 중독 연구의 현황에 대해 제대로 취재 한번 하지 않습니다.
이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인데요. 미국의 경우 알코올을 비롯한 약물 중독의 피해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도박 중독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습니다. 중독 관련 저널에 기고되는 논문의 수만 봐도 명약관화한데요. 그래서 중독 분야에서도 도박 중독은 찬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박 중독의 기전, 원인을 탐구하는 건 기초 중 기초인데도 그마저도 제대로 정리된 책이 별로 없는데 Mikal Aasved가 2002년에 내놓은 이 책이 바로 그것을 하고 있습니다.
3개의 part, 8개의 chapter로 구성된 이 책은 크게 정신역동적인 접근과 성격 이론에 따른 접근, 행동주의 심리학적 접근, 인지-행동 치료적 접근을 통해 도박 중독을 조명합니다.
정신역동적 접근에서는 우리에게는 좀 낯선 Hattingberg, Simmel, Stekel로부터 Freud와 Fenichel에 이르는 초기 정신분석학자가 도박중독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다룬 뒤, Bolen, Boyd, Fuller, Rosenthal, Newmark에 이르는 후기 정신분석학자의 입장 변화를 설명합니다.
성격 이론에 따른 접근에서는 power need와 dependency conflict를 중심으로 도박 중독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조건화와 강화 이론의 관점에서 도박 중독을 설명합니다.
인지-행동 치료적 접근에서는 도박자의 역설 등 비합리적 신념 체계와 아슬아슬함의 오류 등 다양한 인지 오류에 의해 도박 중독이 유지되는 기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박 중독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낯설지는 않겠지만 역사적 흐름에 따라 도박 중독을 보는 임상적 관점의 변화를 한번에 정리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입니다.
또 원서인데도 불구하고 비교적 쉽게 쓰여 있고 단락이 짧게 구성되어 끊어 읽기를 하는데도 유리하죠.
도박 중독을 전문으로 하려고 생각 중이거나 이미 도박 중독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닫기
* 도박에 대한 모든 정신분석적 접근의 정수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강박적 도박 행동은 강렬한 열등감과 부적절감으로 인해 야기된 정신 질환의 증상이다"
* 성인기의 도박은 항문기적 욕망의 좌절로 인해 나타나는 아동기의 분노와 죄책감에 대처하는 부적응적인 방법이다. -Hattingberg
* 도박은 돈을 가지고 놀고 돈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항문기적-에로틱한 만족의 초기 나르시시즘적 추동의 승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Hattingberg
* 후기 정신분석은 모든 중독을 성적 만족의 직,간접적 대체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Freudian은 도박을 대치된 자위 행동으로 본다.
* 도박자의 5가지 주된 방어 기제는 다음과 같다. omnipotence, splitting, idealization & devaluation, projection, denial - Rosenthal
*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한 가장 주된 비판은 강박적 도박자들이 잃고자 하는 무의식적 소망에 의해 동기화된다는 가정에 초점이 맞춰진다. 또한 지나치게 선택적이라는 것도 비판의 대상이다.
* 귀인 이론에 따르면 내부 귀인을 하는 도박자는 기술이 작용하는 도박을 선호하고 외부 귀인을 하는 도박자는 운이 작용하는 도박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래서 외부 귀인을 하는 도박자는 '초보자의 행운'처럼 초기에 돈을 따는 경험에 의해 좀 더 쉽게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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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내려 나중에 합류한 일행을 기다렸는데 7시가 넘자마자 곧바로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지더군요.
호주에서의 첫 날 저녁 식사를 한 Nick's라는 식당입니다. 달링 하버에 있고요. 노보텔이 하버에 면한 숙박시설이라서 그럴 수 밖에 없지만 일정 내내 저녁은 대체로 하버의 레스토랑에서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식비가 만만치 않게 듭니다.
뭘 먹어도 1인 당 3만 원은 각오해야 하더군요. ㅠ.ㅠ
식전주로 마신 호주산 'Wild Yak Pacific Ale'입니다. 일행은 모두 맛있다고 하던데 저는 별로였습니다. 일반 라거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에일 특유의 향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아님 여행하면서 워낙 맛있는 맥주를 많이 마셔봐서 그랬을까요. 어쨌거나 따로 여행와도 다시 마셔보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장 많이 먹는 메뉴인 해산물 모듬 platter를 주문했고 저는 비건용 버섯 리조또를 시켰는데 비주얼도 정갈한 편이고 맛도 괜찮았지만 역시나 가격이 32불(우리 돈 2만 8천 원 상당)이나 합니다.
시드니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외식을 하는 경우 음식 가격만 놓고 보면 노르웨이 뺨칩니다. 대신 quality는 어디에서 먹어도 후회하지 않는 수준입니다.
맥주가 남았기에 안주 대신으로 주문한 Tempura입니다. 말 그대로 튀김인데 일본식 간장과 소스가 같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주로 새우 같은 해산물 튀김을 먹었고 저는 채소 튀김을 주로 먹었고요. 이것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는데 튀김옷도 얇고 신선한 기름에 튀겼는지 아주 바삭하고 신선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맥주를 부르는 맛이더군요.
달링 하버를 비롯해 시드니 항의 모든 하버 사이드에는 레스토랑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분위기도 비슷, 음식도 비슷합니다. 대신 귀청을 찢을 듯한 시끄러운 음악 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지만 번잡하지 않은 분위기에요.
저녁을 먹은 후에는 다시 일 모드로 돌아가 시드니 유일의 카지노인 스타 카지노를 벤치 마킹하러 들렀습니다. 출입 시 시큐리티에게 여권을 보여줘야 해서 호텔로 돌아가 안전 금고에 보관했던 여권까지 들고 나왔죠.
원칙적으로 실내 촬영 금지(입니다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 장 찍었습니다)입니다. 규모가 우리나라 하이원 카지노와는 비교 불가 수준이네요. 넓이도 그렇고 일단 없는 도박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도박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생전 처음 보는 도박이 많더군요.
제가 방문했을 때 폴크스바겐 21대를 사은품으로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었으니 화려함이 말 다 했죠.
고객의 50%가 중국인으로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중국인 직원을 별도로 고용할 정도로 성업중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도 그 넓은 객장이 꽉 차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건 카지노 내에 있는 TAB인데 TAB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말하면 세계의 모든 스포츠 베팅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 토토방 같은 겁니다. 나중에 보게 되지만 이런 TAB은 시드니 뿐만 아니라 호주 어느 동네를 가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거의 편의점 수준으로 널려 있더군요.
이건 TAB과 연동되어 있는 스포츠 바 입니다. 주류를 마시면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온갖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경기를 보다가 베팅을 하고 싶으면 바로 옆의 TAB으로 가면 됩니다.
도박 중독 경고문은 어디에나 눈에 띄는 곳에 비치되어 있지만 문구가 공격적이지는 않습니다. '필요하면 가져가든지'의 느낌입니다;;;;;;
첫 날인데도 아침부터 너무 부지런히 돌아다닌 탓인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일찍 숙소로 철수했습니다. 많이 걸어다녀서 피곤했는지 저도 씻자마자 여행 일지도 정리 못하고 기절하듯이 잠에 빠져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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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10월 19일까지 3박 5일 동안 호주 출장 갑니다.
2008년에 NCPG 참석 차 일주일 동안 미국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게 이 회사를 다니면서 가게 되는 마지막 출장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그 때는 회사 사정도 좋았고 도박 중독 치유와 관련해 이런 저런 지원도 팍팍 해 주던 때였거든요. 그 이후로는 계속 내리막길을 타고 있지만요;;;;;
그런데 작년에 건전화 평가를 역대 최고 등급으로 받은 이유(저하고는 상관없지만)로 포상 차원에서 해외 출장자를 선발했고 어부지리로 제 이름이 올라가는 바람에 이번 출장에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이름하야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40명 정도가 순차적으로 출장을 가게 되는데 저희 팀은 호주의 건전화 및 도박 중독 대책 관련 벤치마킹을 주제로 선발되었습니다. 호주의 도박산업과 치유, 건전화 관련 시설과 정책을 살펴보러 갑니다.
원래 일과 노는 걸 철저하게 분리하는 성향이라 전혀 즐겁지 않은 출장(사실 아주 귀찮습니다. ㅠ.ㅠ)입니다만 기왕 가는 거 알차게 경험하고 오겠습니다.
이 기간 동안 개인적인 용무가 있는 분들은 walden3@gmail.com이나 트위터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호주와는 시차가 2시간 밖에 나지 않고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서 가져가니 거의 실시간으로 답변이 가능합니다.
조심해서 잘 다녀오겠습니다.
덧. 출장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3박 5일 간의 타이트한 일정이라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정신없이 휘몰아쳐서 다녀왔더니 정신이 없습니다. 다행히 시차가 거의 없어서 육체적인 피로도는 좀 덜 합니다만....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불행한 사건 사고들이 엄청나게 일어났더군요. 돌아오자마자 우울해집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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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상담을 할 때 도박 중독자에게 왜 도박을 끊으려고 하는지 자주 물어보는 편인데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도박 중독자가 별로 없습니다.
당연히 도박을 끊으려고 전문적인 상담까지 받는 것이니 왜 도박을 끊으려고 하냐는 질문은 왜 암에서 나으려고 하나요 만큼이나 어리석은 질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굉장히 중요한데 도박을 왜 그만두려고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은 도박자는 도박을 끊어야 할 외부 원인만 찾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가족(아내, 부모님)이 싫어하고 끊으라고 하기 때문에, 도박을 계속하면 그나마 남아 있는 재산도 탕진하게 되니까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유들은 상담을 하다보면 도박자가 심각하게 고려하는 원인이 아니라는 게 금방 밝혀지게 됩니다. 즉,
스스로 도박을 그만둬야 할 이유(그 이유가 무엇이든,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하찮더라도 상관 없습니다)가 분명하지 않다면 외부 요인에 의해 도박을 끊으려는 시도는 대개 실패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을 할 때 역설적으로 상담자가 도박 중독자의 역할을 할테니 상담자의 역할에서 왜 도박을 그만둬야 하는지 나를 설득해보라고 주문합니다. 상담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건 자신도 설득당할 준비가 안 되었다는 거니까요. 스스로 도박을 그만둬야 할 강력한 이유를 갖고 있지 않다면 도박 중독 치유가 어려울 것은 안 봐도 뻔합니다.
이렇게 역할 바꾸기를 해 보면 많은 도박자들이 도박을 계속 하면 재산을 잃게 되기 때문에 더 이상 도박을 하면 안된다는 논리로 설득을 시도하는데 "정말로 그렇게 믿으세요?"라고 되물으면 대답이 금방 군색해집니다. 왜냐하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도박으로 돈을 딸 수도 있다는 생각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돈 문제(도박을 계속 하면 결국은 모든 재산을 잃게 된다는 생각)는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큰 문제 같고 그것 때문에 도박을 끊으려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돈은 도박을 끊어야 할 이유로는 아주 약한 요인입니다.
그래서 설사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고 해도 도박을 끊어야 할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래서 상담자를 설득할 수 없다면, 자신에게도 확신을 심어줄 수 없다면 도박을 끊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특히 그 변화가 중독과 관련된 문제라면 그 변화에는 강력한 계기와 이유가 필요하거든요.
그러니 도박 문제로 고민하는 중독자들께서는 내가 도박을 그만둬야 할 돈 문제가 아닌 이유, 상담자가 설득당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이유를 반드시 찾아내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어보고 그 과정에서 내면 깊은 곳에 자리잡은 두려움과 당당히 맞서야 하겠지요.
두렵지만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 두려움과 맞설 때에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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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도박에 중독된 내담자를 상담하면서 의아했고 지금도 완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 중 하나는 도박을 하지 않는 삶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도박을 오래 했다고 해도 도박과 상관 없이 살았던 삶이 분명히 있을텐데 그 때 어떻게 살았는지도 잘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물론 도박 중독이란게 도박 이외의 그 어떤 것에도 의미를 두지 못하게끔 눈을 멀게 만드는 블랙홀 같은 존재이기는 합니다. 일단 도박에 중독된 이후에는 도박으로 돈을 딸 욕심에 사로잡히든, 도박 때문에 생긴 손실을 복구할 마음에 초조해지든, 어떻게든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으려고 혈안이 되든 간에 모든 삶이 도박을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도박에 저당잡힌 삶을 살고 싶지 않은 분들은 도박을 하지 않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도박을 하지 않는 나를 상상하고, 그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상상하고, 그런 삶이 주는 싱싱한 생명력과 소소한 즐거움을 상상해야 합니다.
도박 중독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고 워낙 재발이 잦은 병이니 항상 무서워하고 경계하고 조심하고 다시 도박을 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고만 생각한다면 도박에서 자유로운 삶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 치유의 목표는 재발하지 않기 위해 도박이 언제 내 뒤로 다가올지 두려워하며 평생을 곁눈질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언제 도박에 중독되었는지를 잊을만큼 생기에 가득찬 삶을 사는 겁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도박을 완전히 그만둔 내 삶이 어떤 모양일지, 어떤 느낌일지, 어떤 냄새일지, 어떤 소리일지를 끊임없이 상상하고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긋지긋한 도박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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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가 빠지기 쉬운 착각 중의 하나는 모든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러 왔을거라고 가정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내담자는 어딘가 고통스러우며(모든 내담자가 그런 것도 아닙니다만), 대개는 그 고통을 덜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곧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내담자가 너무 무기력하고 우울해서 살 맛이 안 나지만 그럼에도 이런 고통 때문에 독립할 필요 없이 부모님 슬하에서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안정되게 살 수 있고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심리적 고통을 상쇄할 수 있다면 내담자가 우울하다고 상담자를 찾아왔을 때 우울감 자체를 해소하고 싶어할 수는 있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을 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해지는 경우 우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도리어 피하려고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를 도박 중독의 문제로 끌어오면 그림이 좀 더 분명해지는데 도박 중독을 전문으로 다루는 상담자는 자신을 찾아오는 모든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고 싶어한다고 가정해서는 안 됩니다. 도박이 야기하는 고통감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주관적인 이득이 있다면 결국은 도박을 그만두지 않을테니까요. 조금 잔인하게 말하자면 도박 중독자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이득을 계속 누리는 것이지 도박을 끊는 게 아닙니다. 반대로 말해 도박을 그만둬야지만 그 이득이 역설적으로 충족된다는 것을 도박자가 깨달을 때 비로소 도박을 그만두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박 중독자가 당연히 도박을 끊으러 왔다고 전제하지 마세요. 이건 흔히 도박 중독 치료 교재에 나오는 양가 갈등(나는 도박을 그만두고도 계속하고도 싶다)과도 같지 않습니다.
도박을 끊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상담하는 것이 먼저이며 그렇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으러 왔다고 할 때(상담자가 물어보기 전에 스스로 도박을 끊으러 왔다고 말하는 도박자가 거의 없다는 점도 흥미롭죠) 왜 끊으려고 하는지 꼼꼼히 물어봐야 합니다. 정말 그만두고 싶은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니까요. 간혹 도박을 계속 하게 만들려는 도박 충동의 입장에 서서 도박을 계속 하라고 유혹하고 정말 그만두고 싶다면 그 유혹에 반박해 보라고 도박자를 push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도박 중독자는 당연히 도박은 끊어야 하는 것이라는 심리적 압박에서 자유로운 상태에서 과연 도박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스스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됩니다. 상담자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도박을 해도 되지 않느냐며 선택의 결정권을 도박자에게 넘길 때 드디어 도박자는 자신의 도박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도박 중독자가 당연히 도박을 끊으러 왔을 거라고 함부로 전제하지 마세요. 도박을 그만두려는 것이 확실한지, 왜 그만두려는지를 충분히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도박을 그만두기 위한 기술적인 방법을 살펴보는 것은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겠다고 확실히 결정한 이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니 그 다음에만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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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뿐 아니라 단순한 행동 습관의 변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는 변화의 다짐을 밖으로 알리는 공표를 하는 것입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공표하지 않은 다짐은 절대로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다짐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박 중독자들은 대부분 상담을 받으러 오기 전에 도박을 그만 하겠노라며 각서도 쓰고 가족들에게 여러차례 약속을 하지만 그건 엄밀히 말하면 공표가 아닙니다. 그저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둘러댄 핑계, 거짓말일 뿐입니다. 정말로 도박을 끊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각서를 쓰는 도박자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소위 바닥을 치고 가족에 이끌려 상담을 받으러 전문기관에 나온 도박자들은 그 때부터 자신이 도박을 그만둘 것임을 확실하게 표명하지 않습니다. 상담자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이제부터 도박은 당연히 안 하는 걸로 생각하지만 정작 도박자는 스스로 더 이상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소리내어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대충 아무렇게나 둘러대던 그 때와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교육과 상담을 통해 도박 중독의 폐해와 무서움은 알게 되었지만 그만큼 나는 다르다, 통제력만 회복하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베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달리는데다 도박을 그만 두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뱉고 나면 자신이 도박 중독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것만큼은 피하려고 합니다.
심리학에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의지와 다른 행동이라도 일단 행하고 나면 인지 부조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결국에는 가치관이나 의지를 수정한다는 것이죠. 그 어려운 마음의 변화를 먼저 행동을 저지름으로써 이루어내는겁니다.
도박 중독 치료의 효과는 도박을 끊겠다는 말을 입 밖으로 공표할 때에만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사람의 수에 비례해서 증폭됩니다.
아무리 골방에서 혼자서 머리띠 두르고 혈서를 쓰고 일기장에 각오를 정리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반드시 자신의 탈도박 의지를 밖으로 공표해야만 합니다.
배우자, 부모님, 가족 친지, 친구, 동료에게 탈도박하겠다는 말을 도저히 못 하겠다면 과연 도박을 끊을 준비가 된 것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아마 아닐 겁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겠습니다. 탈도박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1) 정말 도박을 그만두고 싶은지 내면의 자신에게 정직하게 물어보고
2) 도박을 그만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뒤
3) 그 결심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공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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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을 치유할 때 필요한 게 많지만 콕 집어서 두 개만 꼽으라면 '매사에 진실하라는 것'과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라는 것', 이 두 가지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도박 중독 치유 방법이 이 두 가지 기본 원칙에서 파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죠.
이 두 가지 원칙은 '거짓말'과 '무책임'이라는 도박 중독의 가장 큰 폐해 또는 증상과 각각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이 중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라는 것'과 관련됩니다. 과도한 도박으로 인해 가족 및 타인에게 재산 상의 손실을 입히고 그들의 믿음을 저버린 책임을 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진솔한 사과와 함께 용서를 구하는 건 절대로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자는 어떤 순서로 용서를 구하고 사과를 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에서 밖의 순서로 해야 합니다. 감정의 짐은 안에서부터 밖으로 덜어내야만 비로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박에 빠져 양심을 속이고 변명을 늘어놓고, 스스로를 아끼지 않고 방치한 것에 대해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그 다음이 배우자나 자녀와 같은 현재 가족 구성원입니다. 그 다음이 원 가족과 친척 순입니다. 그 다음이 친구를 비롯한 지인, 마지막이 함께 일했던 동료입니다.
그런데 도박자는 반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남인 채권자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용서를 빌고, 그 다음은 직장에서 잘리지 않으려고 상사에게 머리를 숙이고, 사회적 매장을 당하지 않으려고 돈을 빌린 친척을 찾아가 입막음을 하고, 그 다음이 마음의 빚을 덜겠다며 부모님을 찾아가 사죄합니다. 그러면서도 배우자와 자녀에게는 사과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에 자신을 이해하고 언젠가는 받아줄거라고 합리화하면서요.
중독자가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건 의외로 자기 자신입니다. 온갖 고초와 마음 고생을 했으면서도 그게 책임을 지는 방법이라고 착각하면서요. 아닙니다.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위로해야 합니다.
예전에 강북삼성병원의 신영철 선생님이 처음으로 중독자를 만나면 가장 먼저 이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도박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세요.
"도박 때문에 고생많았지?, 정말 미안해, 내가 할 말이 없다. 용서해 줬으면 좋겠다"
자신에 대한 사과를 받아들이고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을 때 치유의 힘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잊지 마세요. 사과와 용서는 안에서 밖으로 하셔야 합니다. 그 반대 순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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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하지 않고 그 돈으로 빚을 갚으려고만 해도 상당히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도박자들은 도박으로 빚을 갚겠다고 매달리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되죠.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여러 차례 설명을 드린 적이 있으니 오늘은 왜 도박으로 도박 빚을 갚을 수 없는지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론적인 말씀부터 드리면, 확실성의 차이 때문입니다. 도박 빚은 도박을 해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확실성 수준이 높습니다. 바꿔 말해 도박을 하지 않았다면 도박 빚 자체가 생겼을 리 없는거지요. 확률만 생각해도 도박을 계속 한다면 빚이 늘어날 확률이 큽니다. 하지만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하는 도박자가 매달리는 도박은 확실성 수준이 매우 낮습니다. 결과가 매우 불확실하죠. 도박으로 돈을 따기 위해서는(실제로는 불가능하지만) 운도 좋아야 하고, 충분한 판돈도 있어야 하며, 신체적/정신적 컨디션도 양호한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충동 조절도 잘 해야 하며 기대한 것보다 많은 돈을 초반에 땄을 때 멈출 수 있어야 하고, 예상보다 손실액이 컸을 때 흔들리지 않도록 감정 컨트롤도 잘 해야 하는 등 도박자가 통제해야 하는 불확실 변수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현실적인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간혹 지금은 버는 돈이 너무 적지만 1,000만 원이 생기게 되면 30%를 도박 빚을 갚는데 쓰겠다고 말하는 도박자가 있습니다(왜 1,000만 원 전액은 아닐까요?). 그런데 그 1,000만 원을 도박을 해서 마련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1,000만 원을 만들 수 있는 지가 불확실하고, 설사 1,000만 원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 때 가서 그 중 30%를 뚝 떼어 빚을 갚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며 언젠가는 도박으로 1,000만 원을 딸 수 있을거라고 해도 자신이 빚을 갚아야 할 시점(내 편의에 맞추어 영원히 기다려주는 채권자는 없으니까요) 전에 딸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다.
도박은 불확실의 매력에 기대는 게임이고, 도박 빚은 확실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진 족쇄입니다.
불확실은 절대로 확실을 이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도박으로 도박 빚을 갚을 수 없는 겁니다.
그것이 냉혹한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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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박 중독자가 이번 한번만 더 자신의 운(또는 기술)을 시험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도박을 끊겠다고 가족이나 보호자(또는 상담자까지)를 설득하려고 합니다.
'이번 한번만 하고 그만둔다는 핑계부터 버려라'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조건을 걸고 도박을 그만둘 것을 결정하는 모든 시도는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 조건 없이 당장 단도박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상담 현장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 라포가 채 형성되지 않은 도박자가 간곡히 이야기를 할 때 상담자가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실패할 것이 뻔한 도박자의 시도를 계속 방관만 하고 있을 수도 없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어떤 도박자가 1년 동안 삶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용돈 범위 내에서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해 보겠다고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죠.
이 때 1년 뒤에 점검했을 때 당연히 기대했던 수익을 낼 수 없을 것이니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다른 영역을 상담하면 되지 하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유예 기간이 끝난 뒤 결과만 평가하려고 하면 도박자는 당연히 자신이 원했던 대로 되지 않은 온갖 이유와 핑계를 합리화 기제를 통해 만들어내 유예 기간을 연장하거나 테스트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무력화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상담자는 1년이라는
유예 기간을 최대한 잘게 쪼개서 도박자가 중간 점검을 하도록 촉구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반기 보다는 분기, 분기 보다는 매 달 확인하는 것이 더 좋은데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는지, 그만두려고 마음 먹을 때 그만둘 수 있는지, 수익이 얼마나 나고 있는지, 그 추세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수익이 나기는 커녕 계속 손실이 나고 있으니 헛된 노력 그만하고 이제 도박을 그만하라고 중간에 push하면 안 됩니다.
중간중간에 상담자가 도박자의 시험 과정을 확인하는 목적은 도박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기 위해서이니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건 당신이 선택한 것이며, 모든 과정을 당신이 통제하고 있으니 결과도 당신이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묵시적인 다짐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이런다고 도박자의 합리화 기제가 작동 안 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강도가 약해지고 논리의 틈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틈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상담자에게는 반전의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그 포인트를 잡아 틈을 넓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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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 상태인 '단도박'보다 도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탈도박' 상태가 되는 것을 도박 중독 치유의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단도박이라는 용어에 좀 더 익숙한 분들을 위해 이 포스팅에서는 단도박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습니다.
도박에 중독된 분들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 주변인, 때로는 일반인들까지 도박 중독이 치유되었냐의 여부를 따질 때 도박을 하지 않고 보낸 기간, 즉 단도박 기간을 염두에 두고 단도박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죽을 때까지 안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박을 계속 하지 않는다면 도박을 하게 됨으로써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재정적 손실을 비롯한 도박 중독의 여타 폐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므로 일견 맞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에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 적도 있고 제 책에도 썼지만 재발이 도박에 손을 대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 듯(도박에 손을 대는 건 재발의 마지막 확인 행동입니다) 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도박 중독으로부터 벗어난 게 아닙니다. 좀 더 과격하게 말씀 드린다면 도박을 하지 않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만 치중하는 건 도박 중독 치유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현재 내가 도박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 있다고 안심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사실 단도박 기간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도박 중독에서 완전히 탈도박하지 못한 분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자유롭지 않으며 매사에 안심이 되지 않을 겁니다).
도박에 손을 대지 않는 기간이 그다지 의미없다면 대체 무엇이 중요한 걸까요?
바로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생각, 감정, 행동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합니다. 돌려 말하자면 도박장에 앉아서 도박 행위를 하지 않으며 겉보기에 일상 생활을 잘 영위하고 있다고 해도 평소에도 도박과 관련된 생각을 자주 하고 도박을 할 때 느꼈던 감정을 쉽게 다시 느낄 수 있으며, 도박과 연관있는 행동(스포츠 도박을 했던 사람이라면 응원했던 팀의 최근 전적을 뒤져본다든가, 과거에 작성했던 자신의 승률 스크랩을 다시 본다든지, 베팅을 하지는 않지만 경마공원에 놀러간다든지 등등)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시간이 깨어 있는 시간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면 그 사람은 베팅만을 하지 않을 뿐 실제로는 여전히 도박에 빠져 있는 것이고 도박 중독 상태로 봐야 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실제로 베팅을 하지 않은 단도박 기간이 아니라 도박에 대한 생각, 감정, 행동 모두로부터 자유로운 기간을 늘려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탈도박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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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원인 찾기를 그만둬라'라는 포스팅에서 도박 중독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단일 원인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어렵고 설사 모든 원인들을 다 찾아냈다고 해도 그것이 도박 중독 재발을 완벽하게 막아낸다는 걸 보장하는 것도 아니므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것과 관련하여 일단 다음의 게시글을 보시죠.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실험으로 밝힌 중독의 진짜 이유.jpg'라는 제목의 이미지입니다.
'실험으로 밝힌 중독의 진짜 이유.jpg'
저 게시글의 내용 중 물질 중독의 신체적 금단 증상이 소통의 재개로 치유될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지나친 비약이기 때문에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 요점은 좀 다른 겁니다.
같은 내용을 도박 중독에 적용해 보죠. 도박 중독자는 왜 도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걸까요? 제일 간단한 의학적인 설명은 '내성'과 '금단 증상'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자발적 회복을 하는 걸까요?
위의 예에서 브루스 알렉산더는 소통부재의 위기 때문에 중독이 발생한다고 보았는데 저는 중독의 시작과 유지, 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결핍'이라고 봅니다. 소통부재도 큰 틀에서 결핍이라고 볼 수 있겠죠.
사람마다 욕구가 다르고 그 크기도 다릅니다. 누군가는 신체적 어루만짐을 원하고, 또 누군가는 받아들여지는 느낌을 원하고, 다른 누군가는 정신적인 편안함을 원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정도 또한 제각기 다르죠.
문제는 이러한 욕구가 어떠한 이유에서든 강하게, 지속적으로 억압됨으로써 채워지지 못하고, 이로 인해 커다란 결핍의 구멍이 생겼을 때 우리는 말 그대로 굶어죽지 않기 위해 그 구멍을 빠르게 채워줄 무언가를 찾게 됩니다.
그것이 근본적으로 어떤 목적을 갖고 있었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구멍을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만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게임, 도박, 섹스, 술, 담배, 마약, 종교, 운동 등에 빠지게 됩니다. 어떤 것에 빠지느냐는 내가 어떤 성질의 결핍 구멍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심리학자인 브루스 알렉산더는 소통부재가 해결되면 중독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중독자가 갖고 있는 구멍이 어떤 결핍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찾고 이를 중독적인 물질이나 대상이 아닌 건강한 욕구로 채워줄 때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어찌보면 결핍의 구멍을 찾는 것 역시 중독의 원인을 찾는 것과 같은 거 아니냐고 말할 수 있지만 접근법이 좀 다릅니다. '원인 찾기를 그만둬라'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결핍된 구멍을 찾는 건 도박 중독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결 방안을 모색해서 그 구멍을 도박이 아닌 대체제로 메우기 위해서니까요.
사실 저는 이 결핍의 구멍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탈도박에 이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까지 생각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이 구멍을 제대로 메우기만 한다면 약물 치료를 받지 않아도, 전문적인 상담을 받지 않아도, 단도박 모임을 다니지 않아도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단 7회기 상담을 받고 상담을 종결한 뒤 지금까지 도박에 손을 대지 않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제 내담자는 아마도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결핍의 구멍을 발견하고, 그 결핍이 무엇인지 이해한 뒤 그걸 확실하게 메웠기 때문에 그런 짧은 시간 동안에 탈도박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그러니 도박에 중독된 분들은 자신에게 결핍된 구멍이 무엇인지, 그것이 무엇이길래 도박으로 메우려고 하는지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단도박 모임의 협심자들이나 도박 중독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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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치료를 하는 상담자가 현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유형의 도박자는 아니지만 간혹 자신은 잡기에 능하고, 도박을 잘 하며, 좋아하기도 하니 이참에 아예 프로 도박사가 되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는 바람에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기함하게 만드는 내담자가 있죠.
이들은 대체로 젊고 혈기 왕성하며 머리가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도박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수준이 아직까지는 그리 극심하지 않아서 소위 바닥의 쓴 맛을 아직 못 본 분들이 많죠.
이러한 도박자를 상담하는 상담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도박 중독자라는 인식을 하게끔 노력하는 과정에서 프로 도박사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길인지를 강변하는 것입니다.
이는 도박자에게 도박으로 돈을 따는 것이 왜 불가능한 것인지 그 이유를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함정입니다.
물론 프로 도박사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도박자가 (머리로) 알게 만들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현재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도박 중독 상태에 있는지를 도박자가 깨닫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비효율적인 작업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분들이 오면 프로 도박사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길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아래의 내용들을 먼저 생각해보도록 돕습니다.
1. 프로 도박사가 되는 것처럼 인생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의사 결정은 현재 깨어진 삶의 균형(balance)를 회복한 이후에 즉, 냉철하고 객관적인 판단력을 회복한 이후에 내려도 늦지 않다.
2. 삶의 balance를 회복하고자 노력할 때에는 일시적인 성공만으로 자만하지 말고 몸에 밴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나타날 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해보자.
이 두 가지를 먼저 해 보자고 합니다. 물론 당연히 실패하게 마련이죠. 삶의 균형을 그렇게 쉽게 회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도박 중독자가 아닌 겁니다.
실패를 통해 내담자는 자신이 프로 도박사가 되기 위한 재원이 아니라 단순한 도박 중독 상태에 빠져 착각을 하고 있는거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죠.
만에 하나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데 성공한다면 어떻게 하느냐, 프로 도박사가 되는 길에 대해 상담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느냐고 우려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담자가 프로 도박사가 되겠다고 매달리는 건 진지한 자기 성찰에서 나온 결론이 아니라 도박을 끊고 싶지 않은 갈망과 집착에 의해서 생긴 착각이니까요.
그래서 막상 삶의 균형을 회복하게 되면 프로 도박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예전에
'지도가 영토가 아니듯 증상이 원인은 아니다'라는 말씀을 다른 포스팅에서 드린 적이 있습니다.
도박자가 하는 모든 말이 도박자의 문제를 반영한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상담자는 그 안에 숨겨진 도박자의 양가 갈등과 고민을 읽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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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상담을 하다보면 중독자의 원 가정에 다른 중독자가 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거나 어머니가 도박 중독자였거나 하는 경우 말이죠. 유전적인 경향성이 밝혀진 물질 중독 말고도 다양한 중독 문제가 원가족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도박 중독자의 배우자 원가족에도 중독자 구성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던 가정에서 자란 딸은 대체 왜 도박 중독자와 결혼하게 되는 걸까요?
이 무시무시한 중독의 대물림은 사실 타당한 심리적 이유가 많습니다.
첫째, 중독이 낯설지 않고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중독이냐에 따라 각기 고유한 특징은 있지만 그만큼 공통된 특징도 많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자의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중독자에게 일종의 친밀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래서 술만 안 마시면 된다고 생각하지 그 사람이 도박에 빠져 있을거라고는 생각 못하면서도 왠지 모를 익숙함을 쉽게 가까워지는것이죠.
둘째, 중독자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지만 정작 중독자가 아닌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잘 모릅니다. 항상 가족 내의 중독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다른 가족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진 상태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그러러면 자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이나 관습의 틀이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도통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종의 외계인처럼 생경한거죠.
셋째, 상대방이 중독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자신은 다르다고 착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딸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술 문제를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했지만 이 사람은 내 배우자가 될 사람이니 비교적 평등한 관계에서 시작할 뿐 아니라, 이 사람이 나를 사랑하니 내가 노력하기만 하면 무력했던 엄마와 달리 자신은 얼마든지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죠.
이런 이유들로 인해 중독은 대물림되어 계속 아래로 흘러가게 됩니다.
중독적인 관계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면 중독자의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은 자신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진단해서 어떤 부분에 취약점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꼭 한 번은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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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제 책을 읽었다면서 단도박 모임을 다니는 어떤 여자분이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처음에는 도박자의 가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본인이 완전히 치유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예전에 도박 중독자였나 봅니다.
이 분 말씀은 제 책의 내용 중 대부분을 수긍하지만 도박 중독이 완전히 치유될 수 없다는 것과 도박 중독이 치유되어도 갈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내용은 틀렸다면서 제게 잘못을 인정하라고 하십니다.
혹시나 여쭈어 보니 역시나 제 책을 다 읽지 않으셨더군요. 제대로 읽으셨다면 제가 도박 중독이 완전히 치유될 수 없다고 한 적이 없다는 걸 아셨을텐데요(관련 포스팅
'도박 중독은 과연 불치병인가'). 더구나 제 책의 홍보 문구 중 하나가 앞 표지에 떡하니 박혀 있는 '도박 중독은 결코 불치병이 아니다'이니 겉표지도 제대로 안 보신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하여간 도박 중독은 완전히 치유된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강조해서 드립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 드리려고 하는 말씀은 도박 중독이 치유되면 과연 갈망이 완전히 사라지는가에 대한 것인데요.
제게 연락하신 분의 주장으로는 본인이 도박 중독에서 완전히 치유되고 보니 갈망이 사라지고 생각조차 전혀 나지 않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도박에 중독된 적이 없으니 갈망이 사라지는 완전한 치유 상태를 경험하지 못해 그런 틀린 이야기를 썼다는거지요.
과연 그럴까요? 도박 중독에서 완전히 치유되면 갈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걸까요? 그렇다면 더 이상 도박을 겁낼 필요가 없어지는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치유되어도 갈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평생 주의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2011년에 포스팅한 글이 있습니다(관련 포스팅
'도박 중독이 치유되면 도박 충동은 어떻게 되는가').
예를 들어 격한 운동을 하다가 인대를 다치면 몸이 완전히 나은 뒤에도 인대가 손상된 부위의 기능이 예전처럼 100% 발휘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일종의 취약점이 생긴 것이죠. 취약점이 생긴 부위는 또 다시 다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도박 중독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박에 한번이라도 중독되었던 사람은 완전히 치유된다고 해도 도박에 한번도 중독된 적이 없는 사람과 달리 중독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갈망을 느끼지 못하는 건 왜 그럴까요? 그건 갈망이 의식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무의식 수준으로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갈망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죠. 정말 무의식 수준에서는 갈망이 숨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치료자 입장에서는 말리고 싶습니다만).
예전에 본인이 하던 도박과 관련된 자극을 조심스럽게 접해 보는 겁니다. 경마를 하던 분들은 경마공원에 가 보거나, 고스톱을 하던 분들은 화투패를 손에 쥐고 만지작거려 보는 것이죠. 그러면 있는지도 몰랐던 갈망이 어느새 불끈 치밀어 오르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 철저히 도박과 관련된 자극을 피하고 열심히 치유의 길을 걸어온 사람일수록 갈망이 사라진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명심하세요. 도박에 대한 갈망은 절대로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갈망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오판과 자만심이 재발의 재앙을 불러온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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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캔센터는 1998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인데 2012년까지 햇수로 15년 간 수많은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의 치유를 위해 힘써오다 2013년 1월 1일 자로 문을 닫았었죠(관련 포스팅
'국내 최초의 도박중독 전문치료기관인 유캔센터가 문을 닫습니다' 참조).
어떤 연유로 문을 닫게 되었는지 구구절절히 설명드릴 수는 없고, 어쩄거나 그동안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다가 작년 7월 말에 사감위 건전화 평가지표의 변화로 인해 부분적으로 문을 열었죠(관련 포스팅
'유캔센터의 문을 다시 엽니다' 참조). 이 때까지만 해도 도박자가 직접 오지 않으면 상담이 불가능했었는데 최근에 그 제한도 풀렸습니다.
평가지표 상으로는 도박자가 1회라도 방문하여 총 7회기 이상 상담을 해야 실적으로 인정되지만 실적과 상관없이 가족들만으로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현재 과천 센터와 용산 센터에서 상담이 가능하며 올해 안으로 영등포, 분당, 대전에 각각 1개소의 센터가 문을 열기 위해 추가로 작업 중이며 그렇게 되면 연내 총 5개소의 상담 센터가 가동되게 됩니다.
용산, 영등포, 분당, 대전 센터는 일종의 상담센터 지소 개념으로 주말에만 운영하는데
용산 센터가 제 담당입니다. 현재는 토, 일요일만 운영하며 곧 금요일이 추가될 예정이고요.
도박중독 치유를 위한 도움을 받고 싶은 도박자와 가족들은 토, 일요일에 아래의 연락처로 전화 주시면 저와 직접 통화가 됩니다.
* 연락처 : 080-500-1190(무료 전화), 02-2199-9929
* 운영일 : 토, 일요일(오전 9시~오후 6시)
* 용산 유캔센터 위치 : 용산 전자랜드 인근
제 개인 이메일 walden3@gmail.com으로 연락해서 궁금한 것을 질문하셔도 답변 드립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임상가들 중 도박중독 문제를 갖고 있는 내담자가 있으면 언제든 제게 연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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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참사랑병원의 하종은 선생님이 쓰신 '왜 우리는 술에 빠지는 걸까(2014)'를 북 크로싱합니다.
중독 분야를 특화시키겠다고 야심차게 선언한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나와서 그런지 작년에 제가 냈던 책과 같은 컨셉입니다;;;;
알코올 중독은 물질 중독이니 행위 중독인 도박 중독과는 아무래도 좀 다르겠지 하고 naive하게 생각했던 제 선입견을 와장창 깬 책입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쉽게 쓰여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실 임상가들께서는 입문서를 먼저 보시고 이 책은 사례 중심으로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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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3일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중독 상담에서 상담자가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한 자료로 4시간 분량인데 뒤의 2시간 분량은 중독을 다루는 상담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동기강화상담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론편에 해당되는 앞 부분의 2시간 분량은 기본적으로
'도박중독자의 가족교육 강의자료'를 토대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도박 중독과 같은 행위 중독에 더 잘 들어맞지만 알코올, 마약 등 물질 중독에 적용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내용을 선별해서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목차는
* 왜 중독을 알아야 하는가
* 중독의 임상적 특징
* 중독 in DSM
* 중독의 핵심 특징
* 중독에 대한 오해
* 중독의 치유
* 중독 상담의 쟁점
* 동기강화상담
이며, 주된 내용으로는
* 중독은 더 이상 드문 문제가 아님
* 중독의 공존 장애 문제
* 향후 중독 문제의 증가 추세
* 중독의 임상적 특징 : 금단증상, 내성, 자제력 상실, 충동성, 집착, 지나친 사용, 강한 갈망
* DSM-IV-TR과 DSM-5에서 중독을 보는 관점 차이
* 중독의 역설
* 중독의 핵심 특징 : 상습적인 거짓말과 무책임, 인식 부족으로 인한 부인
* 중독에 대한 오해 : 대리 책임과 게으름
* 중독 치유의 절충/통합적 접근
* BioPsychoSocial Model
* 효과적인 중독 치유법
* 중독자의 치유 거부 이유
* 중독자를 설득하는 방법
* 충동(갈망) 인정하기
* 부부/가족 치료의 필요성
* 가족의 잘못된 대처 방식
* 중독자의 가족이 걸린 병 : 조급증, 의심병
* 가족이 중독에 맞서지 못하는 이유
* 중독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 중독 치유의 제 1원칙, 제 2원칙
* 거짓말이 해로운 이유
* 중독 상담자를 위한 조언
* 중독자의 가족에 대한 개입
* 중독자의 가족을 위한 몇 가지 조언
* 재발 예방 : 실수 vs. 재발
* 중독의 명현 현상
* 중독 치유의 시작
* 심리사회적 재활
* 단~ vs. 삶의 변화
* 중독 상담의 쟁점 : 치유가 어려운 이유, 심리평가와 진단은 꼭 필요한가, 직접적인 조언, total abstinence
* 변화에 대한 이해
* 동기의 3요소
* 변화동기
* 양가감정
* 동기강화상담의 기본 개념
* 동기강화상담의 일반원리
* 동기강화상담자가 하지 말아야 할 반응
* 동기강화상담 초기부터 유용한 기법들
* 변화대화를 이끌어 내는 열린 질문
* 변화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들
* 변화의 단계
* 변화의 단계 점검
등 입니다. 동기강화상담 부분은 2시간 분량이기는 해도 그야말로 기초편에 해당되는 부분만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다지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니 다른 자료로 심화 학습을 하고 무엇보다 현장 실습 및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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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소울메이트 출판사에서 보내주셔서 읽은 책입니다. 앞으로 심리학 뿐만 아니라 중독에 특화된 책을 많이 내려 한다는 말을 예전부터 들었는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신 모양입니다.
이 책은 인천 참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계신 하종은 선생님이 쓰셨습니다. 줄곧 알코올 중독 전문 병원에서 일을 하신 알코올 중독 '통'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사실 도박 중독 분야에서 꽤 오래 일했지만 바로 인접한 분야인 알코올 중독에 대해서는 아주 기초적인 지식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도박 중독은 행위 중독이고, 알코올 중독은 물질 중독이니 기전도 많이 다르고, 접근법도 많이 다르겠거니 저 편하게 생각하면서요. 그래서 도박 중독에 대한 강의를 할 때마다 도박 중독은 이래서 물질 중독과 다릅니다 라고 차이점을 강조하곤 했었지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이 공통되고 차이점이라고 할 만한 게 거의 눈에 띄지 않더군요. 하종은 선생님이 제 책을 참고해서 쓰신 게 아닐텐데도 제 책과 판박이라고 할 정도로 유사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제 책이 먼저 나온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사실 컨셉이 같아서 그런지 제목도 거의 비슷합니다;;;;). 물론 제 책과 달리 이 책에는 다양한 사례가 많이 실려 있어서 생동감을 더합니다.
결국 중독은 커다란 한 그루의 나무에서 뻗어나간 각기 다른 나뭇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존의 알코올 중독 서적과 달리 현장에서 오래 일한 임상가의 풍부한 식견이 담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꽉 차 있는데 쉽게 쓰여 있기까지 해 딱딱하지 않고 술술 잘 읽힙니다.
알코올 중독에 대해 궁금한 일반인들은 이 책으로 워밍업을 하셔도 좋을 것 같고, 알코올 중독 분야에서 일을 하려는 임상가들은 다른 개론서를 먼저 보시고 이 책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 책을 읽으시면 분위기까지 익히실 수 있을 겁니다.
추천합니다.
닫기
* 환자라는 단어는 중독자를 수동적인 위치에 남겨둔다. 나는 중독자가 회복의 길에 접어든 순간부터 그들을 회복자라고 바꿔 부른다. 회복의 길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들이 처한 현실 역시 변하기 때문이다.
* 완치는 몰라도 완전한 회복은 가능하다.
* 많은 전문가들은 알코올 중독이라는 병에 걸렸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이 회복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 사람의 마음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상처받지 않는 쪽으로 작용하려는 성질이 있다.
* 언제든지 술을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술 문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술을 끊을 수가 없어서 술 문제를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 인정하려는 마음 없이 지식만 습득했을 때 우리의 마음은 '책을 읽어보니 나는 아직 괜찮아'라며 지식을 이용해 교묘히 문제를 회피하고 합리화해버린다.
* 밑바닥은 절망의 끝에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고 다져야 하는 회복의 전환점인 것이다.
* 애주가에게는 필름 끊김 현상이나 심한 주사 같은 중독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징후는 알코올 농도가 0.15 이상은 되어야 나타난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은데도 계속 술을 마실 수 있는 건 술에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 "저 역시 언제든지 술을 끊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언제가 지금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 알코올 중독은 반복되는 과속 때문에 브레이크 장치가 파열된 상태와 같다.
* 반복되는 과음으로 인해 불운하게도 뇌가 의존성을 체득하고 술을 조절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영원히 애주가로는 살 수 없다. 뇌는 한 번 손상을 받거나 변형되면 거의 회복되지 않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 술을 끊기 가장 좋은 최적의 시기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 알코올 중독의 유형
- 종일 음주형
- 저녁 폭음형
- 휴일 폭음형
- 단주 폭음 반복형
- 키친 드링커
* 중독자가 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그나마 현재가 가장 나은 상태다.
* 알코올 중독으로 진행할 특징은 다음과 같다. 술을 통해 근심 걱정을 덜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남들보다 더 강하게 나타난다. 반면 술을 마실 때 느끼는 고통이나 숙취 등 부정적인 효과는 약한 편이다.
* 위기 단계에서도 일시적으로 술을 끊거나, 덜 독한 술로 주종을 바꾸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자기 위안에 그친다.
* 중독자가 맞는 미래는 3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죽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병원에 격리되어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마지막 하나는 술을 끊고 회복되는 것이다.
* 회복자의 표정이 나아질 수 있었던 비결은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 바로 그것이다.
* 알코올 중독에 걸렸다고 할지라도 술만 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술을 끊으면 그때부터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 변화의 첫 단계는 마음을 깨우는 것이다. 숙고 전 단계에 있는 중독자는 단지 자신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 있는 사람이라면 알코올 중독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 숙고 단계에서는 양가 감정이 중요한데 중독자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근본적인 질문으로는 "원래 나의 인생 목표와 가치관이 무엇이었는가?'와 같은 것들이 있다.
* 단주를 시작한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내가 어떤 행동을 실천하고 있는가'이다.
* 술을 끊은 이후의 삶이 술을 끊기 전보다 행복하지 않다면 이를 유지하는 것은 요원해진다. 술 없이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개발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 과거의 세월보다는 오늘 이 순간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만성화된 심한 중독자는 전체 알코올 중독자 중 9%
* 일단 알코올에 중독되면 치료 없이 의지만으로 이 병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단코 불가능하다.
* 중독성 사고는 어떻게 표현되는가?
- 시간 개념이 왜곡된다. : '오늘 하루만 생각하기'
- 중독성 사고는 부정(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 합리화(술을 마실 수 밖에 없는 핑계를 만들어내는 것), 투사(자신의 잘못을 제 3자에게 전가하는 것)로 구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술로 인해 마비된 감정과 혼란을 극복하는 것은 회복을 위한 중요한 과제다. 술이 노리는 표적은 결국 사람의 감정이다.
* 자신감을 회복하지 않는 한 중독성 사고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 밑바닥이란 모든 것을 잃는 재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밑바닥 경험은 중독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도록 만드는 어떤 사건이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 중독성 사고는 단주 이후에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력자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 중독성 사고를 극복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 알코올 중독 환자는 일반인보다 7배 정도 사망률이 높고, 평균 수명도 20년 가량 짧다. 세계적인 통계에 의하면 술은 질병과 신체장애를 유발하는 세 번째로 위험한 요인이다. 세계적으로는 매년 250만 명이 술 때문에 사망한다.
* 중독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술을 조절해서 마시는 '절주'의 가능성에 집착한다.
* 술이 없는 무인도에 가서 술을 안 마시거나, 몇 개월을 폐쇄 병동에 입원해서 술을 안 마시는 것은 진정한 회복이라고 볼 수 없다. 회복의 과정은 술 없이도 대인 관계를 맺고 스트레스를 풀며 감정을 처리하면서 새로운 삶에 적응하는 것이다.
* 치료를 동반하지 않는 단주는 대개 일시적이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
* 회복의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는 단주에 대한 확신과 동기를 유지하는 가장 쉬운 비법이다.
* 과거에는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때 '첫 잔을 마시는 순간 재발이 시작된다'라는 말이 자주 통용되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치료를 포기하는 순간 재발이 시작된다'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된다.
* 중독자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100배 가량 높다.
* 감별 진단을 하기 위해 가장 널리 통용되는 방법은 한동안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술로 인해 생기는 정신적 증상들은 대개 3~6주간 단주를 하면 거의 사라진다. 그러나 그 이상 술을 끊었는데도 우울증과 불안증이 지속되거나 오히려 악화된다면 별개의 치료가 필요하다.
* 술을 마시면 기분을 회복하게 해주는 물질인 세로토닌의 기능이 저하된다. 우울할 때 술을 마시면 자살률이 증가하고, 다른 물질을 남용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 알코올에 중독된 환자 중 10~15%는 자살로 사망한다. 그리고 모든 자살의 25%는 술 때문에 일어난다.
* 공황장애 환자 중 36%, 강박장애 환자 중 33%, 공포증 환자 중 23%가 알코올과 관련된 장애를 겪는다.
*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흔히 몇 시에 잠에 드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불면증에서 회복되는 방법은 일어나는 기상 시간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 이성은 주로 뇌의 신피질이 담당한다. 감정은 변연계가 맡는다. 술은 신피질을 마비시켜 변연계를 통제할 수 없게 만든다. 즉 술에 취하면 이성이 감정을 조절할 수 없게 된다.
* 감정적 성숙을 도모하는 사람이야말로 회복의 길에 안정적으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적어도 3가지 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자. 여기서 3가지란 내가 꼭 해야 하는 일, 나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일, 내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다.
* 알코올 중독의 가장 치명적인 적은 분노다.
*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 한국인 7~8명 중 1명(13.4%)은 알코올 사용 장애를 앓는다.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5명 중 1명(20.7%)꼴이다.
* 미국의 국가적 연구에 따르면 만성화된 심한 중독자는 전체 중독자 중 9% 밖에 되지 않는다.
* 회복의 비법 중 하나는 한시라도 일찍 시작하는 것이다.
* 미국의 대규모 공존질환조사에 따르면 여성 중독자의 2/3은 술 문제가 생기기 전에 우울증을 먼저 앓는다. 남성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술을 마시다 보니 생물학적, 심리적, 상황적 요인들 때문에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 여성이 관계에 목말라 있다는 것, 마음에 상처를 품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중요한 치료적 동기가 되었다.
* 미국의 국가적 연구에 따르면 만성화된 심한 중독자는 전체 중독자 중 8% 밖에 되지 않는다.
* 중독자의 자녀는 일반인에 비해 중독자가 될 확률이 4배 정도 높다.
* 청소년 시기에 술을 마신 사람은 어른이 된 뒤에 알코올 중독에 걸릴 확률이 정상 인구에 비해 5배 정도 높다. 그뿐만 아니라 습관성과 중독성을 체득하게 되어 게임이나 도박, 다른 약물에 중독될 위험도 높아진다.
* 인간의 뇌는 20대 초반까지 계속 성장한다. 특히 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사춘기 후반에 빠르게 성장한다. 청소년기에 전두엽의 대뇌피질(회백질)이 잘 발달해야 감정을 조절하고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때 술을 마시면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질풍노도의 시기와 같은 감정의 격변이 지속된다. 그 결과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이 그 사람의 인격으로 자리 잡는다.
* 일반적인 노인 치매는 기억력 장애나 언어장애부터 두드러지는데 반해, 알코올성 치매는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초래된다.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다. 기억 중추와 함께 사람의 성격, 감정, 행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특히 술로 인해 쉽게 손상받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 부모 중 한 사람이 알코올중독자일 경우 아들이 이를 물려받아 중독자가 될 확률은 보통 사람의 4배에 이른다.
* 한국인의 1/4 정도는 중독이 잘 되지 않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 차라리 아버지처럼 되어버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공격자와의 동일시(identification with aggression)라고 한다.
* 중독자의 자녀가 아주 착하고 바른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아이들은 성장해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갈 수 없다. 특히 자신의 가정을 꾸릴 때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에는 아버지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무의식적인 죄책감 대문에 자신도 모르게 중독자 성향이 있는 배우자와 결혼하는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 중독의 대물림을 끊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현재 중독자인 아버지가 회복하는 것이다.
* 술에 취해 하는 이야기는 오히려 진심과 거리가 멀다. 조절되지 않은 감정, 특히 분노는 술이 만들어낸 감정이지 본래의 마음은 아니다.
* 알코올 중독은 가족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중독은 가족병입니다.
* 술을 끊으려면 술로 인해 생기는 고통을 처절하게 경험해보아야 한다.
* 중독자가 술을 끊는 순간은 술을 마시는 고통이 술을 끊는 고통보다 더 크게 느껴질 때다.
* 공동의존을 겪고 있는 가족의 구체적 양상
- 순교자형
- 박해자형
- 공모자형
- 술친구형
- 냉담자형
* 주변 사람들이 걱정해서 충고를 할 때 중독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역으로 현실을 강하게 부정할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이때 주변 사람들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면 실타래가 꼬이기 시작한다.
* 중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는 여전히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회복에 나서라는 것이다.
* 중독자가 아닌 나만을 위한 시간을 당당히 허락해야 한다. 나만을 위해 휴식을 취하고 취미 생활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외출을 하자. 나의 정서가 안정되어야 그 다음 노력을 할 수 있다.
* 중독자가 술을 마시는 것을 감시하느라 지치지 마십시오.
* 중독자가 술 마시는 이유를 찾아서 해결해준다고 해도 그는 다른 이유로 또 마신다. 중독자가 왜 술을 마시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 확신하고 실천하라.
- 단주를 결정하라!
- 첫 잔을 피하자!
* 나는 술을 절대 마시지 않는 회복자입니다. 라는 말을 기꺼이 할 수 있어야 술을 거절할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할 수 있다.
* 누구나 한번쯤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면서 마음이 진정되는 효과를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갈망감도 마찬가지다. 갈망감을 언어로 표현하다 보면 그 자체로 오래지 않아 갈망감이 누그러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이해를 받는 과정은 의사소통능력은 물론 관계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배고픔, 화, 외로움, 피곤함(HALT)은 흔히 갈망감을 불러 일으킨다.
* "한 잔 마신다고 큰일이야 나겠어? 오늘 같은 날 딱 한 잔만 마시라고!" 술을 거절할 때는 얼마나 빨리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시간을 지체하거나 머뭇거리며 눈치를 보는 동안에 '한 잔쯤이야!'라는 생각이 빈틈을 파고든다. "아니오! 저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술을 권했을 때 내뱉는 첫 마디는 반드시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단호한 표현으로 시작해야 한다. 상대의 시선을 피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마주보면서 명확하고 망설이지 않는 단호한 태도로 이야기한다.
* 재발을 경고하는 증상
- 술을 조절할 수 있다는 미련을 가진다.
- 스트레스가 늘어난다.
- 생활리듬이 깨진다.
-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진다.
- 금단 증상과 갈망감이 증가한다.
- 삶의 목표가 사라진다.
* 알코올 중독은 입원 치료 밖에 방법이 없다면서요? 가족, 심지어 중독자 본인마저도 알코올 중독의 치료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독자는 치료 의지가 없기 때문에 강제로 입원을 시키는 수 밖에 없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중독의 치료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 병을 이겨내려는 마음가짐이다. 환자 스스로 통원 치료와 단주모임 참여를 병행하는 방법이 오히려 이상적인 치료에 가깝다.
* 항갈망제는 상당히 안전한 약에 속한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경미하다. 또한 의존성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장기간 복용해도 몸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날트렉손과 아캄프로세이트는 약의 도움 없이 단주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단주에 성공할 확률이 2배 정도 높아진다. 날트렉손을먹으면 갈망감이 줄고 설사 술을마신다고 해도 과거와 같이 큰 즐거움을 느끼지는 못하게 된다. 이 약의 또 다른 장점은 하루 한 알만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대신 날트렉손을 과량 복용할 경우에는 간에 해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원래 가지고 잇는 간질환이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 날트렉손이 폭음을 막는데 조금 더 효과가 있다면, 아캄프로세이트는 재발을 막고 단주를 유지하는데 강점이 있다. 신장을 통해 배설되기 때문에 간이 좋지 않아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반면에 신장이 나쁜 사람들은 유의해서 처방받아야 한다.
* 10명 중 1~2명 만이 성공적으로 술을 끊는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사실이 있다. 이 1~2명은 정말 성공적으로 술을 끊더라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2년 이상 단주를 유지한 사람이 10년 간 단주를 유지하는 비율이 80%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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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빚을 갚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포스팅 한 적이 있고 제가 쓴 책에서도 꽤 길게 다루었죠.
채권자가 자신이 빌려준 돈이 도박에 사용될 것을 사전 인지하고 빌려준 경우에는 민법 제 103조에 의거하여 갚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요. 또는
도박 중독자가 돈을 빌린 것이 아니라 역으로 돈을 빌려준 경우에 조금이라도 도박과 상관이 있다면 깨끗하게 포기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도 있습니다.
오늘은 다른 측면에서 도박 빚을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죠.
실제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희박한 가능성이기는 하지만 만약 도박 자금 또는 도박 빚을 갚으라고 꽤 큰 금액의 돈을 빌려준 부자 친구가 더 이상 신경쓸 필요 없다며 통 크게 나온다면 그 친구 말만 믿고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당연히 그 친구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그 돈을 갚으라고 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경우입니다.
많은 도박자들이 친구가 그렇게까지 나온다면 진심어린 우정을 봐서라도 억지로 갚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도박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항상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 봐야 합니다. 도박 빚을 안 갚아도 된다는 생각이 내 내면의 무엇에게서 나왔는지를요.
어차피 도박 중독 치유의 길이란 험난하기 이를 데 없고 오래 걸리는 힘겨운 길인데 굳이 더 멀리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하며 자기 합리화한 결과로 그런 생각에 이른 것은 정말 아닌지요?
빚 갚기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실과 양심의 문제이고 그 어려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중독의 삶에서 치유의 삶으로 옮겨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고 그것이 도박 빚 갚기의 의미입니다.
그러니 작은 경제적 이득을 위해 훨씬 더 큰 치유의 희망을 포기하는 소탐대실이 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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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30일 광주도박문제관리센터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이 스타일의 디자인에 꽂혀 요새 계속 이것만 사용하고 있네요)입니다. 약 3시간 분량입니다.
도박 중독 치료를 담당하는 상담자가 상담 구조화와 상담 목표를 설정할 때 알아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는데 기존에 제가 만들던 강의안과 달리 현장에서 직접 도박자와 가족을 상담하는 선생님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틀을 구성했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이 반복되면서 강조되는 방식이라서 얼핏 보면 좀 중언부언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으니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강의안의 내용은 도박중독치료에만 국한된 것이므로 일반 상담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담 구조화란 무엇인가
* 상담 구조화는 꼭 해야 하는가
* 상담 목표란 무엇인가
* 상담 목표 설정은 왜 해야 하나
* 상담 목표의 유형
* 목표 설정 시 상담자의 역할
* 도박 중독 상담의 목표
* 목표는 구조화되어야 하나
* 목표 설정의 시점
* 상담 목표의 구분
* 상담 목표는 반드시 측정 가능해야 하는가
* 목표 설정의 우선 순위
* 목표 설정 시 고려 사항
* 구조화, 목표 설정의 제한점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받아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명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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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에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4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session에 다 참석한 건 아니고 1, 2 session은 전자 카드 관련 정책 포럼이라서 저는 지역사회 기반 치료 서비스 모형과 모니터링 체계에 대해 다루었던 session 3에만 들어갔고 이후 진행된 종합 토론까지는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때 들었던 생각을 두서없이 정리해 보자면,
첫째, 사감위가 3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판별 도구인 KGBS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경기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상담한 사례 분석 결과를 보니 KGBS만 도박 중독으로 진단되는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동안 KGBS를 개발만 해 놓고 욕 먹으면서도 여전히 CPGI 결과만 줄창 보여주는 이유는 KGBS로 측정한 유병률이 CPGI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도 KGBS는 K-NODS나 K-MAGS-DSM보다도 오히려 낮은 유병률을 나타내니까요.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다고 해도 유병률이 너무 낮게 측정되면 지금까지 9%라고까지 과장하면서 했던 협박이 우습게 되니 KGBS를 이제서야 사용하는 건 상당한 부담이 될 겁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묻어버리는 방향으로 출구 전략이 짜인 것 같았습니다
둘째,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한 도구로 GAMTOM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현장의 치료자들로부터 이미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듯이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대폭 수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문항이 너무 많아요. 서양에서는 material을 많이 줘야 내담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해서 선호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내담자들은 숙제 주는 걸 아주 싫어라 합니다. 내담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고 그 저항에 맞서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포함될 확률도 상당히 증가할 겁니다.
셋째, 한국형 GAMTOMS를 만든다고 해도 Timeline Feedback(TLFB) 만큼은 포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걸 사용하고 있는 외국 기관의 담당자도 그렇고 국내 교수들도 그렇고 이게 참신하고 기대되는 정보 수집 도구라고 생각하던데 저는 견해가 다릅니다. 제 예상으로는 아무리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도입한다고 해도 무용지물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도박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걸 빠짐없이 작성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못 믿겠으면 한번 해 보세요. 아마 안 될 겁니다.
넷째, GAMTOMS와 같은 치료 효과 평가 도구의 개발이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저는 그보다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GAMTOMS에 대한 자료에서도 조기 종결 비율이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정작 현지 관계자도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전혀 없더군요. 조기 종결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기 전까지는 치료 효과 평가 도구를 도입하더라도 평가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울 겁니다.
다섯째, 토론에서 집단 상담이 개인 상담보다 효과적이라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외치던데 글쎄요. 100회기 이상 집단 상담을 진행해 본 제 경험으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자가 굉장히 homogeneous한 집단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같은 연령대, 비슷한 social status, 비슷한 도박 유형까지 맞추고 거기에 개인 상담 20회기 정도 진행해서 변화 단계까지 얼추 비슷하게 matching했는데도 5명 이상의 집단 크기를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반개방형 집단 상담에서도 두 분이나 재발했고요. 도박 중독 상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전문 상담자의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돌파구로 나온 방안이 집단 상담의 활성화 아닌가 싶은데 생각 다시 하셔야 할 겁니다.
여섯째, 발표 자료 중에 내방 상담자의 대부분이 변화 단계 중 준비 단계에 속한다는 말이 있던데 도박자의 보고를 곧이곧대로 믿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심층적으로 평가하면 거의 대부분이 전 숙고 단계(Pre-Contemplation Stage)에 속할 겁니다. 준비 단계에 도달한 도박자가 그렇게 많다면 현장의 상담자들이 얼마나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일곱째, GAMTOMS 발표에서도 나왔지만 상담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평가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종결을 하고 난 뒤에는 대부분의 도박자와 가족들이 치료 기관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합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결혼 정보 회사의 도움으로 결혼에 성공한 부부들이 결혼 정보 회사의 연락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죠. 그래서 종결 후 6개월(이건 그나마 낫지만), 1년, 2년 정도 되면 연락이 닿지 않는(혹은 피하는) 사례의 수가 급등할텐데 어떻게 접촉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겁니다. 저는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평가 도구보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덟째, 종합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현장의 상담자들이 GA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계자 분들이 꽤 많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개인 상담도 받고 GA도 열심히 다니고 종교 생활도 열심히 하면 도박 중독 치유에 더 좋을 것 같지만 제 책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이는 자전거 바퀴 수를 늘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안정감은 있을 지 몰라도 마찰력 때문에 현저히 속도가 떨어지게 되죠. 게다가 서로 치유 효과를 상쇄하는 것들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 상담과 GA입니다. 제 경험 상 GA와 개인 상담 모두 잘 맞는 도박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분이 있다면 그릇이 정말 크거나 행운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치유 효과를 발휘하는 특성이 서로 많이 다르기 때문인데 아주 기본적인 치유 목표에서 있어서도 개인 상담과 GA는 꽤 다릅니다. GA는 완전한 치유란 없다고 가정하고 죽을 때까지 GA 모임을 빠지지 말고 나와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그건 불완전 회복 상태에서 치유를 멈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완전한 탈도박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은 가족과 같은 보호자에게 미치는 GA의 영향입니다. 무조건적인 인내와 희생 강요, 알코올과 같은 교차 중독의 간과 등이 과연 가족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히려 개인 상담자가 GA를 무조건 권장하는 분위기를 다시 한번 재고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치유 기법의 장, 단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도박자와 가족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박 중독 치유가 묻지마 관광은 아니지 않습니까?
회사에서 왜 휴일인데도 굳이 참석해서 들으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포럼이었습니다. 휴무 대체로 2시간을 더 쉴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입맛이 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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