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 전문 기관인 KRA 유캔센터에서는 2007년부터 도박자의 가족을 위한 집중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벌써 30회나 되었네요.
도박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의 정서적 문제 해결 뿐 아니라 부부/자녀/가족 전체의 관계 회복을 위한 대처 능력을 강화하여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고 더 나아가 도박 중독자에 대한 보조 치료자로서의 기능도 담당할 수 있도록 도박 중독 치료 전문가가 효과적인 지식과 다양한 대처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아래는 유캔센터에서 소개하는 가족 교육의 개요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는 가족들이 많이 참석해서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 교육명 : 제 30회 습관성 도박자의 가족 교육
* 일 시 : 2012년 2월 26일(일) 13:00~18:00
* 장 소 : 유캔센터 교육장(사당역 12번 출구 도보 3분)
* 대상자 : 습관성 도박자의 가족 선착순 30명
* 내 용 : 습관성 도박의 정확한 이해와 도박자의 행동 특성 및 대처 방안, 치료 프로그램 소개 등
* 참가 신청
- 전화 : 080-815-1190(무료전화) 수요일~일요일(월, 화 휴무)
- 메일 : ucancenter@paran.com
(메일 신청 시 일정 확인을 위해 연락처 반드시 기재)
※ 별도 참가비 없음
덧. 제가 왜 이 내용을 포스팅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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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가 꽁꽁 숨겨두었던 도박 빚이 터져나와 드러나고 나면 가족들이 충격을 받아 해결 방안을 찾아 수소문을 하고 도박중독을 치유하는 전문 기관을 찾거나 단도박 모임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도박자는 미안한 마음에 가족들이 시키는 대로 상담도 받고 그동안 뒷전이었던 일도 열심히 하고 서툰 집안일을 돕거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애를 쓰기도 합니다.
가족들은 가족들 나름대로 분노를 억누르지만 문제가 이렇게까지 악화될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가족 성원을 비난하거나 도박자가 다시 도박에 손을 대지 않는지 감시하느라 마음을 졸이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고치라고 강압적으로 지적하면서 도박자와 관계가 악화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갈등은 도박자와 가족 모두 도박 중독과 도박 중독이 야기하는 결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성으로 이루어진 도시 국가와 같습니다. 대개는 가족이라는 인근 성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요. 이 다리를 통해 평상시에는 교역을 하기도 하고 전쟁이 일어나면 지원군을 보내기도 합니다.
문제는 도박에 중독된 사람의 성은 제 구실을 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기 때문에 그 성과 연결된 다른 성들도 위태롭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도박 중독자의 성과 연결된 모든 다리를 끊고 자신만의 성을 돌볼 때입니다. 구멍이 난 성벽을 찾아서 메우고, 약해진 성문을 덧대고 등등 그동안 소홀했던 자신의 성을 살펴야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도 만나고 취미 생활도 새로 시작하고 재정 계획을 세우기 위해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는 등 자신의 성을 올바로 세우는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죠.
도박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이 터질 때마다 무책임하게 가족에게 의존하고 주저앉던 버릇을 과감히 내려놓고 도박으로 인한 채무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알아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합리적으로 갚을 것인지 전문가와 상의하고, 지인들에게 빌린 돈은 직접 당사자를 만나서 양해를 구하며 도박 충동이 올라오면 어떻게 대처할 지 계획을 세워서 연습하고, 도박을 대치할 취미 생활 계획을 세우는 등 시간 관리를 해야 합니다.
각자의 성이 튼튼해지면 그 때 가서 다시금 다리를 연결해도 절대로 늦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성을 돌보는 것은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관계를 맺기 위한 준비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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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 중 하나는
'도박중독 치료의 제 1원칙'이라는 글에서도 이미 말씀을 드렸듯이 도박 중독자가 자신의 도박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글에서 저는 모든 도박중독 치료가 이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까지 강조를 했더랬습니다.
도박중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무책임이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실 상 단도박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고 해도 완전한 치유가 되지 않거든요. 그만큼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박빚을 갚아주는 대위 변제를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하고 가족들의 명의로 낮은 이자 대출을 내서 돌려막는 것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모두 고통스럽더라도 도박자가 자신의 문제를 직면할 수 있어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는 가정 하에서 하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도박중독 치료의 원칙은 반드시 절대적으로 고수해야 하는 만고불변의 진리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문 상담자라면 원칙 고수와 융통성의 경계선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년 정도 상담을 받은 도박자의 가족이 있습니다. 1년 동안 도박자와 가족 모두 열심히 상담을 받았고 그동안 도박자가 지인들에게 빌린 자잘한 돈은 스스로 모두 갚았으며(처음에는 모두 open하고 유예) 본인의 카드론 대출금 몇 백만 원만 남은 상태에서 부인이 도박자와 상의하지 않고 자신의 신용으로 낮은 이자의 대출을 받아 그 빚을 자신에게로 돌렸습니다. 치료 원칙을 어기기는 했지만 1년 동안 말없이 열심히 변화하기 위해 노력한 남편에게 자신이 함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격려하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설사 남편이 이 때문에 다시 해이해져도 자신이 감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치료 원칙을 어긴 것이니 이 부인의 행동은 경솔한 것일까요?
이런 부인의 행동이 도박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지, 결국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우리는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변화 노력에 대한 격려,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 더 나아질거라는 희망과 기대, 저는 이 세 가지가 치료의 원칙을 기계적으로 고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제게 야단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어렵게 이야기를 꺼낸 부인을 칭찬했고요.
도박중독 치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원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그 원칙을 어기는 것이 필요한 순간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상담자들은 야전에서 도박 중독과 싸우는 전사들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적을 섬멸하는 것보다 아군을 살리고 보살피는 일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것을 구분하는 것이야말로 도박중독 전문 상담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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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도박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중독자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도박을 끊을 수 있다"입니다.
물론 이 말을 하는 도박자는 도박을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으므로 바닥을 치기 전까지는 도박을 끊을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그런데 위의 말 뒤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도박을 끊을 수 있다. 나는 가족을, 직장을, 건강을, 인생을 잃지 않았다"처럼요.
도박 중독은 현재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든 결국은 똑같은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데 그 무서움이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아직은'이라는 말을 넣어서 다시 말해보세요. 이렇게요.
"나는 아직은 가족을, 직장을, 건강을, 인생을 잃지 않았다"라고요.
섬뜩하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아직은'이 '아뿔싸'가 될겁니다.
지금 당장 방향을 돌려야 합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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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병률 조사를 하고 그걸 사행산업 별 도박중독 유병률이랍시고 발표하는 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런 포스팅을 하는 자체가 제 얼굴에 침뱉는 일이기는 한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앞으로도 이 좋은 먹잇감을 포기할 리가 없기 때문에 어쨌거나 호기심 차원에서라도 정리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용어 정리를 위해 유병률과 발생률, 그리고 발병률의 개념적인 정의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 유병률 : Prevalence Rate >
: the number of people in a population who have a disease at a point in time; the numerator is the number of existing cases of disease at a specified time and the denominator is the total population. Time may be a point or a defined interval, and is traditionally the former if unspecified.
-> 유병률은
어떤 특정한 시점에
전체 인구 중에서 질병을 가지고 있는 비율(구성비)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 시점에서 한 개인이 질병에 걸려 있을 확률의 추정치를 제공한다는 의미
< 발생률 : Incidence Rate >
: the risk of developing a particular disease over a period of time; the numerator of the rate is the number of new cases during the specified time period and the denominator is the population at risk during the period.
-> 유병률과는 달리 발생률은
특정한 기간 동안에
일정한 인구집단 중에서 새롭게 질병 또는 사건이 발생하는 수를 의미
< 발병률 : Attack Rate >
: in the analysis of acute outbreaks of disease, the proportion of persons who are exposed to the disease during the outbreak who do become ill.
-> 발병률은 발생률과 혼동하여 쓰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집단이 한정된 기간에 한해서만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에 놓여 있을 때
한정된 기간 중
주어진 집단 내에 새로 발병한 총수의 비율을 의미. 발병률은 주로 %로 표시
-> 주로 감염성 질환의 발생을 기술할 때 사용
위의 개념 비교를 따르자면 발생률과 발병률은 새롭게 발병한 수 또는 비율이므로 도박 중독을 설명하는데 적합하지 않으며 유병률이 적절한 용어로 보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유병률을 산정하는데 분모로 사용되는 전체 인구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이죠.
모집단의 정의도 한번 살펴보죠.
* 모집단(Population)의 정의
- The sum total of all the units of analysis(
Methods of Social Research 4th)
- The totality of cases about which conclusions are desired(
SPSS Base System 6th)
위 모집단의 정의를 따르자면 분석의 대상 또는 분석의 결론을 적용할 총체적인 집합을 모집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마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정하여 경마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수립하려는 경우 경마 중독 유병률을 산정해야 하고
경마 중독 유병률을 계산하려면 모집단을 경마 이용객으로만 한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른 도박을 경험하지 않은 순수한 경마 이용자만을 표집해서 유병률을 산출해야 이를 경마 중독 유병률이라고 명명할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자 중에는 단 하나의 도박에만 몰입하는 도박자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도박자들은 2~3개 이상의 도박을 병행(물론 주로 하는 도박은 있죠)하는 multi-gambler입니다. 그러니 하나의 사행산업을 대상으로 도박 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지 몰라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작 실효성이 없는 통계 수치를 위한 숫자 장난질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자면 포장마차만 표집해서 특정 날짜에 이용한 사람을 대상으로 알코올 중독 유병률을 계산하거나 PC방만 표집해서 게임 중독 유병률을 산출하는 것과 같은 짓이죠.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사감위에서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병률 조사를 하는 이유는 그래야 우리나라 도박 중독 문제의 책임을 몽땅 사행산업체에만 뒤집어 씌울 수 있기 때문(예상 가능한 것처럼 사행산업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도박 중독 유병률은 많게는 70%가 넘게 나오기도 합니다)이죠. 그래서 현장의 도박 중독 전문가들이 아무리 합리적으로 비판해도 사행산업체에 속한 전문가이기 때문에 중립적이지 않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지껄이면서 꼼수를 계속 부리는 겁니다. 사감위 자문단이나 감리단에 속한 교수와 민간 위원들도 이런 엉터리 조사를 사감위가 반복하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마땅히 부끄러워 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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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는 2010년에 이미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기준 년도가 2009년이었으니 2012년에 하게 되면 3년 만에 다시 실시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알기로 중장기 발전 계획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고 한국의 도박 문제가 3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에서 실시하는 조사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행산업 이용실태조사는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몇 가지만 짚어보자면,
* 태부족인 표본 수
일반인 표본 3,000명, 이용객 4,000 명 대상인데 소위 전국 실태조사라면서
일반인 표본보다 이용객의 표본 수가 더 많은 것도 코미디지만(사행산업체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게 너무 티나잖아!! 제목부터 전국 실태조사가 아님~), 둘을 합해도
7,000 명에 불과하다는 게 더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역학지표 추정 시 필요한 표본 수 산정 기준은 모집단의 수, 기대유병률(2010 사감위 조사의 문제성 도박 1.7%, 2009년 마사회 조사의 문제성 도박 1.4%), 신뢰 수준(보통 95%), 최대허용오차, 응답율 등의 산출 조건을 고려하여 표본 수를 산정합니다.
도박 중독 분야에서 시행된 국가 차원의 도박중독 유병률 조사의 표본은 인구대비 평균 0.038% 정도 됩니다. 이를 적용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최소한 1만 명 이상을 표집해야 합니다. 그래서 2009년 마사회 전국실태조사에서는 2만 명을 표집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현장 전문가들이 2010년 조사 때에도 표본 수를 늘려야 한다고 그렇게 건의했건만 싹 묵살했고 이번에도 역시나 턱없이 모자라는 표본을 추출하겠다고 합니다. 그래놓고 또 전국 실태조사 결과라고 구라치겠지요? 참으로 낯뜨거워서 얼굴을 못 들겠습니다.
* 측정도구 문제
현재 사감위에서 도박 중독을 진단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게 바로 CPGI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구라서 사감위를 빼고는 아무도 이 척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중간에 K-CPGI로 바뀌기까지 했죠. 그래도 유병률 과다 추정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3년에 걸쳐 KGBS라는 변별 척도를 개발했습니다. 작년에 아주 자랑스레 발표를 했죠.
그런데 정작 2012년 실태조사에서는 CPGI를 다시 사용한답니다. 2010년 결과와 비교를 해야 한다나요. 그래서 그럼 KGBS를 main 척도로 하고 CPGI를 sub로 사용하라고 했더니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답니다. @.@
근데 웃긴 건 KGBS 개발 당시에 연계 타당성 검증을 위해 CPGI도 자료를 수집했거든요. 그랬더니 CPGI의 cut-off score(기준점)가 문제성 도박의 경우 11점에서 8점으로, 중위험 도박의 경우 5점에서 3점으로 낮아졌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건 사감위에서 정식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9점이나 10점으로 측정된 사람은 사실 문제성 도박자가 아닌데 2010년 실태 조사에는 문제성 도박자로 분류가 되었다는 것이죠. 이 말은 곧
도박중독 유병률이 과대 추정되었다는 고백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니 2010년에 사용한 CPGI를 2012년 연구에도 사용해서 추이 분석을 하려면 2010년 결과의 기준점을 상향 적용하여 한국의 도박중독 유병률을 재발표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감위가 공포 마케팅을 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2012년 CPGI의 기준점도 하향 조정된 상태에서 비교할 겁니다. 그렇게 공을 들여 개발한 KGBS의 연구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죠. 이런걸 삽질이라고 하지 않으면 뭘 삽질이라고 하겠습니까. 그것도 국민의 세금 들여서 하는 삽질이죠.
* 표본 추출 방법 문제
사감위는 이용객을 대상으로 표본을 추출할 때 사행산업의 매출 규모를 고려하여 추가 배분하겠다고 말합니다. 이건 곧 베팅액이 크면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다는 전제하에서 하는 것인데 이 전제는 검증된 것이 아닙니다. 그냥 근거도 없이 제멋대로 하는거에요. 오히려 실태조사는 인구집단 연구이기 때문에 이용자 수를 고려하여 비례배분하거나 Blazczynski & Nower(2002)가 제안한 접근성과 가용성 등의 생태적 환경기준에 따라 전국 장외 및 지점(매표소)의 수를 고려하여 비례배분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수천 개에 이르는 스포츠 토토와 로또 판매점, 복권방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는겁니다. 그저 자료 수집하기 좋고 때리기 좋은 사행산업체만 두들겨 패는 것이죠.
그 밖에도 소소한 문제점까지 다 이야기하면 밤을 새야 하니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시작부터 이런데 나중에 결과 나오면 자료 조작해서 얼마나 유병률을 뻥튀기 할런지 참 한심합니다.
덧. 어제(2월 2일) 사감위는 자문단, 감리단, 사행산업체의 전문가들을 모두 불러 모아놓고 공청회를 했습니다. 당연히 제가 위에서 정리한 사안들이 모두 제기되었는데 사감위 담당 사무관의 공식 답변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조달청에 의뢰하여 갤럽과 이미 계약된 상태이므로 실무적으로 표본 수, 조사 척도의 변경은 불가능하다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이렇게 저렇게 하기로 다 정해놓고 바꿀 수도 없는 상태에서 유관 기관 다 불러모아서 들러리 세웠다는 말이죠. 울트라 그레이트 빅엿을 대놓고 처 먹인 겁니다. 뭐 예상 못한 바도 아닙니다만...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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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하기 이전에 사행사업체에서 운영하던 도박중독 치료기관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이 문제를 염려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상당 수 기관에서 각자 알아서 국가 공인 자격증이나 엄격한 수련 과정을 통해 배출된 전문가만을 채용하려고 애썼고 그래서 그런지 도박중독 회복자가 치료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요(제가 아는 한 전국적으로 한 명 밖에 없었습니다).
단도박 모임이야 치료자가 아닌 협심자들에 의해 유지되는 수평 모임이기 때문에 오랜 단도박 기간을 유지하는 협심자가 치료자 행세를 하는 극소수의 잘못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문제에서 자유로웠고요.
그런데 사감위가 출범한 이후 도박중독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하면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단지 수십 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자격증을 주기 시작했고 이 자격을 가진 도박중독 회복자가 실제로 치료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아무런 현장 적응 훈련도 없이 곧바로요. 몇 명을 제외하고는 강사의 대부분이 도박 중독 현장에 대한 경험이 없는데다 알코올 중독 전문가 양성 과정을 벤치마킹해서 급조한 나머지 도박 중독 현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강의만 받은 사람들이 도박중독자를 치료하게 된 것이죠.
혹자는 말합니다. 도박에 중독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지 않겠느냐고.
맞습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장점입니다. 대부분의 치료자는 도박에 중독된 경험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도박중독 치료라는 것이 그런 공감 능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도박중독 치료는 도박중독의 다양한 기전과 원인 분석, 도박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있어야 하고 다양한 심리치료적 기법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부부 갈등이나 가족 갈등 해결을 위한 couple therapy, group therapy 경험도 있어야 하고 특히 우울, 불안, 성격 장애 등 정신병리적 지식과 함께 이러한 공존 장애를 평가할 수 있는 심리평가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떤 임상심리학자들은 중독 분야, 특히 그 중에서도 도박 중독을 심리치료 분야의 막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힘든 분야라는 뜻입니다. 그냥 도박 중독에 대한 얄팍한 지식만 갖고 뛰어들어서는 안 되는 분야라는 말이죠.
그런데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암 회복자가 암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박중독 회복자는 치료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이후에 하라는 겁니다. 내가 걸려봤으니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는 안이한 생각만으로 다른 내담자의 회복과 치유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우울증에 걸려봤다는 것만으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종합병원에서 3년 동안 치열한 수련을 마치고 전문가가 되어 도박중독 분야에 입문하였을 때 적어도 3년 동안은 막중한 책임감에 상담을 할 때마다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도박중독 치료는 사명감과 각오만 갖고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전문 지식과 제대로 된 치료 기술, 사명감을 모두 갖춰야 하는 분야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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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미루어 짐작하는, 정작 도박자의 가족이 상담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도박 중독이 과연 나을 수 있는 병인가요?"입니다.
대중 매체는 연신 도박 중독이 불치병이며 몇 십년이 흘러도 재발하는 무서운 병이라고 도박 중독의 폐해를 강조하는 선정적인 나팔을 불기 바쁩니다. 단도박 모임에서도 완치라는 말을 쓰는 걸 두려워합니다. 도박 중독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니 단도박 모임을 절대로 빠지면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하물며 도박 중독이 과연 나을 수 있는 병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치료자들도 있습니다.
심리학에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와 반대의 개념으로 사용하는 용어인데 희망을 잃거나 더 나빠질 것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실제로 병이 더 악화되거나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는 걸 말합니다.
도박 중독 치료에도 어김없이 노시보 효과가 작용합니다. 당연히 완치된다고 생각해도 치료하기 쉽지 않은 병이 도박 중독인데 절대로 완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제대로 된 치료 효과가 나타날 리 만무하죠.
단도박 모임에서 자만심을 경계하기 위해 도박 중독을 완치가 없는 병이라고 이야기하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초심자와 그 가족을 좌절시키고 싸워보기도 전에 자포자기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첫 단도박 모임에서 절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더 좌절했다고 보고하는 가족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제가 볼 때 단도박 모임을 그렇게 오래 다니면서도 여전히 불안하고 자신을 믿지 못하는 협심자는 단도박 모임의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도박 중독이 절대로 나을 수 없는 병이라고 단정짓고 지레 겁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에 다른 글(
'단도박이 아니라 탈도박이다' 참조)에서 저는 단도박이 아니라 탈도박이라고 부르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도박 중독 치유는 도박을 하지 않는 단도박 기간을 단순히 연장하거나 도박을 하기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관과 마음가짐으로 무장한 전혀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탈도박하게 되면 더 이상 재발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정한 치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도박 중독은 절대로 불치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박 중독은 분명히 나을 수 있는 병입니다. 재발에 주의해야 하는 병임에는 틀림없지만 두려움에 떨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도박 중독이 불치병이라고 믿는, 그래서 평생 재발을 두려워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치료자는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상담해서는 안 됩니다. 구원이 없다고 믿는 목사가 구원에 대해 설교하면 되겠습니까? 자살 관련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Paul Quinnett이 한 말, "자살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상담자는 자살하려는 사람을 상담하지 마라"는 말은 도박 중독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도박 중독이 나을 수 없는 병이라고 믿는 치료자는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상담하지 마세요! 그것이 오히려 도박자와 가족을 돕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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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에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는 단계'라는 글에서 도박을 그만두어야 할 내면의 이유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도박을 그만두고자 하는 도박자가 단계에 따라 다른 이유를 찾는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오늘은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는데 있어 밟아나가는 단계를 안다면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고 좀 더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탈도박 단계를 정리해보았습니다.
탈도박을 하는 단계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 1단계: 도박이 하고 싶지만 억지로 참는 단계
: 모든 도박 중독자가 1단계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었을 때 다양한 금단 증상을 경험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돈이 필요하거나 하면 도박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일시적이나마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억지로 참는 것이죠. 이 단계에 있는 도박자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라서 도박을 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도박 자금 마련, 갑작스럽게 여유 시간이 생김, 도박 장소에 근접하게 됨, 감시하는 가족의 부재 등)에 따라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될 위험성이 큽니다.
이 단계는 사실 도박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도박자가 충동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 2단계: 도박이 두려워서 차마 못하는 단계
: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치료를 시작하는 도박 중독자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속하게 되는 단계가 바로 도박을 두려워하는 단계입니다. 도박의 부정적인 결과를 몇 차례 반복해서 경험하였기 때문에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되면 결과가 어떠할 지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그 결과가 너무도 두렵기 때문에 차마 손을 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는 이전에 '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는 단계' 글에서 설명드린 2단계와 일치하는데 특정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도박을 못하는 것이죠. 물론 이 단계를 안정화시키면 평생 도박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만 도박 충동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단도박을 하고 계시나 여전히 자신감이 없는 분들 중에 이런 분들이 많다고 생각). 또한
목표가 사라지면 봉인이 풀린 것처럼 더 없이 강해진 도박 충동에 다시 시달리게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정의 평안을 위해 도박을 참고 있는 도박자가 다른 이유로 이혼하게 되면 탈도박의 목표를 상실하게 된 것이므로 도박에 다시 손을 대고 싶은 욕구에 저항할 힘을 잃게 되는 것이죠.
* 3단계: 도박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고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단계
: 이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재발에 대한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가 있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도박을 하지 않는 이유가 외부 환경이나 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는 단계' 글에서 말씀드린 3단계인 내면에 있기 때문에 쉽게 변화하지 않으며 자신의 가치관과 어긋나기 때문에 도박을 다시 하는 것을 상상만 해도 혐오감을 느끼게 됩니다. 도박에 중독되지 않은 일반인처럼 도박에 대한 흥미 자체를 느끼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도박 중독자에게 그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박에 대한 혐오감을 갖는 것은 훌륭한 대안 중 하나입니다.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대상에게 다가가려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도박을 혐오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도박과 관련된 자극(장소, 사람, 시간 등)을 피하게 되어 도박과 무관한 삶을 살게 됩니다.
도박에 중독되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현재 자신이 어떤 단계에 속해 있는지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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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정말 도박에 중독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도박자가 의외로 꽤 많습니다. 도박 중독을 전문으로 다루는 기관에 가족과 함께 나올 정도라면 거의 대부분 도박에 중독된 상태가 맞지만 두드러진 신체적 금단 증상도 없고 일이 터진 이후로는 도박을 하고 싶은 충동도 별로 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도박 중독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 끝까지 도박 중독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한 몫 할 겁니다.
그럴 때 저는 브레이크가 없는 차의 비유를 들곤 합니다.
도박에 중독되었다는 것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언제든 원하는 때에 차를 멈출 수 있다면 도박 중독은 아닌 것이죠. 물론 처음에는 주 브레이크가 고장나도 사이드 브레이크로 어찌어찌 멈출 수도 있겠지만 도박을 계속한다면 결국은 모든 브레이크가 고장나게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문제니까요. 그러니 결국은 차체로 어딘가를 들이받고 큰 사고를 내야 멈출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이 도박 중독인지 잘 모르겠다면 한번 생각해보세요. 한참 도박에 열중하고 있을 때, 운이 좋아서 큰 돈을 따고 있을 때, 아니면 마음먹은 것보다 손실이 커졌을 때, 바로 그 순간 차를 멈추고 내릴 수 있는지를요.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이미 도박에 중독된 상태인 겁니다.
이것은 일단 도박에 중독되면 나중에 자제력을 회복한다해도 자신의 책임 하에 도박을 즐기는 단계(responsible gambling stage)로 넘어가기가 어려운 이유와도 상관이 있습니다.
일단 시동을 걸고 나면 멈출 수가 없기 때문에 아예 그 차에 타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왜냐하면 도박 중독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를 타는 것과 같으니까요.
전혀 다른 차로 바꿔타는 것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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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했을 때 도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더라도 단기적으로는 그 공허감을 메우고 장기적으로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본인에게 맞는 좋은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하지만 도박에 빠진 이후로 이전에 즐기던 취미도 손을 놨고 새롭게 뭔가에 흥미를 가져보려고 해도 어떤 것을 해 봐야 할 지 마땅한 것을 찾을 수 없어 고민하는 도박자가 많더군요.
그래서 이전에 몇 차례 쓴 관련글을 모아서 도박 중독자에게 좋은 취미를 선택하는 기준을 총정리해봤습니다.
1. 머리보다 몸을 쓰는 취미가 좋다
: 도박 중독자는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을 만큼 몸보다는 머리를 압도적으로 쓰는 활동이 도박이니만큼 이와 반대로 머리보다는 몸을 많이 쓰는 취미가 좋습니다. 단적으로 비교하자면 독서보다는 운동이 도박 중독자에게 더 낫습니다.
2.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취미가 좋다
: 도박은 대개 혼자 하는 활동입니다. 물론 포커나 화투판처럼 다른 도박자와 함께 하는 도박도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하면 그런 도박도 알고 보면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죠. 외롭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혼자만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취미가 좋습니다. 운동을 예로 들자면 혼자 하는 등산 보다는 조기 축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축구를 즐기는 것이 더 낫습니다.
3.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취미가 좋다
: 도박은 대부분 속성 상 속도가 빠르고 결과가 단숨에 결정되는 활동입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자에게 왠만한 취미는 속이 터질 정도로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더라도 도박의 속성과 반대되는 정적인 취미가 도박 중독자에게는 유익합니다.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하는 것보다는 낚시나 명상처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거나 자신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정적인 취미가 더 낫습니다.
4. 소비하는 것보다는 생산하는 취미가 좋다
: 도박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활동입니다. 그것도 모든 것을 압도할 정도로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를 요구하는 활동이죠. 그래서 이런 강박적인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려면 뭔가를 재배하거나 만드는 건설적인 취미 생활이 좋습니다.
5. 이기적인 것보다는 이타적인 취미가 좋다
: 도박은 철저히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활동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재정적 피해와 상처를 주는 것이죠. 그래서 가능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사용하는 봉사 활동과 같은 취미가 좋습니다. 특히 봉사 활동은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기 때문에 도박 중독자의 낮은 자존감을 높여주는데도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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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에서 회복된 분들이 제게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게 된 전환점이 바로 핑계를 대지 않게 된 이후부터 였다는거죠.
그 전까지는 도박 중독의 이유를 자꾸 밖에서 찾았다고 합니다.
' 아버지가 젊었을 때 한 때 도박에 미쳤다고 하니 나도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가보다. 피는 못 속이는거지'' 회사 동료가 경마장에 놀러가자고 꼬시지만 않았어도 내가 요 모양 요 꼴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내가 처음 재발했을 때 아내가 따뜻하게 받아주고 용서해주기만 했어도'' 내 직업이 자유로운 영업직이 아니었다면'' 부모님이 이 빚을 한번만 더 갚아주셨어도'' 국가가 경마장을 운영하지만 않았어도'' 스포츠 토토 판매점이 우리집 앞에만 없었어도' 등등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같으신가요?
물론 이런 저런 이유로 내가 도박에 중독될 가능성이 커지기는 했을 겁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위험한 조건인데도 도박에 중독되지 않는 사람이 분명 있고 빠져들어도 나보다 한결 수월하게 빠져나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도박에 중독되어 이 고통을 겪고 있는걸까요?
설사 내가 도박에 중독된 이유를 찾는다고 해도 뭐가 달라지나요?
자신이 도박에 중독된 이유를 밖에서 찾는다면 무수히 많은 가능한 이유들이 있을텐데 정작 자신이 도박에 중독된 진짜 이유를 찾을 수도 없거니와 찾아도 내가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오는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 이상 핑계대지 마세요. 서운할 수도 있고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그런겁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요. 왜 하필 나냐고 울분을 토해봤자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도박을 선택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고 이 구덩이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야할지만 생각하세요. 누가 나를 이 구덩이에 떠밀었는지 생각하는 대신 말이죠.
그건 일단 이 구덩이를 탈출하고 난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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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초반에 도박 중독자의 가족은 도박 때문에 생긴 여러가지 문제(법적, 경제적, 관계 등에 대해 상담자의 조언을 간절히 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주제로 쉽게 돌아가곤 합니다.
그런데 정작 도박에 중독된 도박자는 상담자에게 도박을 그만두기 위한 방법을 묻지 않습니다. 도박빚을 해결하는 방법,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방법, 배우자가 자신을 버리지 않도록 점수 따는 방법 등에 대해서만 궁금해 합니다.
물론 도박자가 도박 때문에 생긴 이런저런 문제들때문에 아프고 힘이 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문제들은 근본적인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도박에 중독되었음을 인정하지 않고 통제력을 상실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고통입니다.
도박에서 벗어나는 것, 탈도박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지 않는 한 이 고통은 또 다시 반복될 겁니다. 근본적인 문제인 도박을 그만두는 것에 성공하지 않으면 아무리 관련된 주변 문제를 해결해도 소용 없습니다.
오히려 진짜 근원인 도박 중독을 내버려두고 통증만 완화하겠다고 진통제를 먹고 연고만 바른다면 통증이 없어지는 즉시 치유를 중단하고픈 마음때문에 상담을 중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악몽 같은 시간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죠.
도박에 중독되어 생긴 이런저런 문제를 모두, 당장 해결하고 싶겠지만 도박을 그만두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앞에 두어야 합니다. 나머지 일은 뒤로 미루세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탈도박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탈도박하지 않는 이상 나머지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여도 정말로 해결된 것이 아니니까요.
명심하세요. 탈도박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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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빠지게 하는 대표적인 정신적 요인들의 영문 앞자를 묶어서 현장의 상담자들은 HALT라고 부릅니다.
바로
Hunger(배고픔),
Anger(분노감),
Loneliness(외로움),
Tiredness(피곤함)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네 가지 상태에 노출되게 되면 중독에 빠지게 될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볼 때 H.A.L.T.는 단순히 중독에 빠지는 위험 요인인 것 뿐 아니라 탈도박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게 만드는 재발 요인으로도 작용합니다.
배고픔과 분노감, 외로움, 피곤함은 모두 부정적인 정서 자체이거나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는 선행 요인으로 이러한 부정적인 정서를 해소하고자 하는 후속 행동을 야기하는데 도박 중독자의 경우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행동이 바로 도박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배가 고프다고 곧바로 도박을 하고 싶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배가 고프면 정서적 허기를 느끼기 쉽고 그러한 정서적 허기를 달래기 위해 도박을 하고 싶어집니다.
배우자나 부모 등 가족이나 지인과 다툼을 겪고 나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자기 파괴적인 행동 방식으로 도박을 선택하는 도박 중독자가 많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한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 편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서 외로움을 느끼면 위로를 받거나 외로움을 잊기 위해 회피형 도박자(escape gambler)들은 흔히 다시 도박에 손을 대곤 합니다.
피곤함을 느끼면 도박 생각조차도 안 날 것 같지만 육체 노동을 하는 노동자가 하루의 피로를 잊기 위해 한 잔 술을 마시듯이 신체적인 피곤을 잊기 위해 도박을 선택하는 도박 중독자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도박을 할 때 각성되는 느낌이 몸에 활력이 돌아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죠.
따라서 HALT 상태인 도박 중독자는 도박 행동으로 연결되기 전에 각각의 문제를 건강한 방법으로 즉시 해결해야 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배고픔! 분노감! 외로움!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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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이 말은 다름 아닌 가족, 특히 배우자가 도박 중독자에게 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모든 배우자가 도박자에게 이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많은 배우자가 이와 비슷한 말을 하거나 직접 행동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말이 옳은 것도 아니고 도박 중독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는 말도 아니지만 그만큼 도박 중독으로 인해 가족이 받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 짧은 말에는 도박 중독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이 말을 하는 가족은 도박 중독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자는 죄를 저지른 죄인이니 회개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도박 중독이 죄라는 생각의 가장 큰 문제는 도박 중독이 아닌 도박 중독자를 원인으로 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도박자를 공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박 중독의 치유는 도박자와 힘을 함쳐 도박 중독을 공격해야 가능한데 도박 중독을 죄라고 생각하게 되면 이런 협동이 불가능해집니다.
둘째, 이 말을 하는 가족은 상호 의존의 덫에 걸려 있습니다. 당신이 도박에 중독되어 내 삶을 망가뜨린 만큼 나도 당신의 삶을 좌지우지해야겠고 당신은 그걸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이 내면에 깔려 있는 것인데 얼핏 자신이 통제권을 가지겠다는 시도처럼 보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통제하고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택과 책임에 기반한 자립은 점점 더 어렵게 됩니다.
이 말은 결국 내 인생은 도박자인 당신에게 달려 있고 당신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절대로 나 스스로는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없다는 의존을 고백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 말을 하는 가족은 분노의 감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줬으니 나도 당신에게 상처를 주겠다는 말이며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보복의 심리에 기반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가족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보복한다고 해서 치유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을 뿐입니다. 이 문제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용서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죄인이니까 항상 나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무조건 내 말대로 해야 해'
이 말에 집착하고 매달릴수록 가족 본인의 치유와 회복은 점점 어렵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말은 하면 할수록 자신의 심장을 찌르는 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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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도박 중독자는 자신의 도박 문제를 누구에게, 언제, 얼마나 공개해야 하나'라는 글에서 도박 문제를 open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만 사실 왜 공개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말씀드리는 것이 빠졌더군요.
상담 초기에 도박 문제를 open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면 거의 대부분의 도박자들이 난감해하고 많은 경우 의구심을 표하기도 합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냥 자신이 도박에 중독되었고 그 결과로 많은 도박 빚이 생겼다는 걸 가족과 지인에게 알리면 무책임하게 그들을 충격 속에 몰아넣는 것이 아니냐고 말이죠.
우선 가족과 지인들을 충격 속에 몰아넣는 것은 맞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도박 중독이라는 건 상당히 생소하고 내 가족이나 아는 사람이 도박에 중독되었을거라는 걸 상상하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open을 미루면 미룰수록 그들이 받게 되는 충격의 강도가 더 크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을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공개하는 것이 낫습니다.
또한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는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도박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을 자발적으로 먹을 정도가 되면 이미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알아서 해결할 수 있었다면 치료를 받으러 오지도 않았을테고 공개할 마음도 먹지 않았겠지요. 즉, 자신의 도박 문제를 공개한다는 건 어차피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도박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은 공개하고 나서부터 보여도 됩니다. 시간은 충분하고 가족들은 자신의 도박 문제를 용기있게 open한 도박자를 기다려줍니다.
자, 그렇다면 도박 중독자가 자신의 도박 문제를 공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거짓말 엔진을 멈추기 위해서입니다.
도박 중독이 거짓말 병이라는 말씀은 이미 수 차례 드린 바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도박 중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고 도박에 심하게 중독될 수록 심한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도박 중독과 거짓말은 한 몸이나 다름없습니다. 도박 문제를 알리지 않고 감추면서 몰래 해결하려고 하면 도박 중독을 심화시키는 원천인 거짓말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open하고 나면 더 이상 거짓말 엔진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려는 자신이 혐오스러워지기 때문에 지긋지긋한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 더 이상 하고 싶은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말 엔진이 멈추었으니까요.
도박 문제를 공개하는 이유는 바로 거짓말 엔진을 멈추기 위해서입니다. 엔진을 멈추고 시동을 꺼야만 본네트를 열고 무엇이 문제인지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자신의 도박 문제를 가족과 지인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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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열이면 열 모두 돈과 깊이 관련되어 있고 도박자와 그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기는 것이 도박으로 인해 생긴 빚을 갚을 때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정서적 부담입니다.
아무리 대위 변제(도박자의 도박 빚을 가족이 대신 갚아주는 것)를 하지 않고 도박자 스스로 빚을 갚게 한다고 해도 돈을 버는 사람이 도박자 혼자이거나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도박자가 자신이 번 돈을 빚을 갚는데 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으면 가족들도 결국은 재정적인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됩니다.
재정 관리 능력이 상실된 도박자를 대신하여 배우자나 가족이 재무 관리를 책임진다고 하면 자신도 모르게 빚을 갚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특히 수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갚아야 할 빚이 많은 경우 일단 빚을 갚고 남은 돈(생활비로 하기에는 턱도 없이 모자란 돈)으로 어떻게든 생활을 꾸려가려고 아등바등하는데 그래서는 빚을 갚기도 전에 심신이 탈진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맞벌이 가정에서 부인이 200만 원을 벌고, 도박자가 300만 원을 번다고 가정해보죠. 도박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 매달 300만 원의 고정 지출이 있었고 갚아야 할 도박 빚이 매월 250만 원이라고 한다면 많은 가정에서 도박자가 번 돈 300만 원으로 일단 도박 빚 250만 원을 갚고 남은 돈 50만 원을 부인이 번 돈 200만 원에 합쳐서 생활비로 사용하는데 그러면 기본적으로 50만 원이 부족하게 됩니다. 물론 재무 진단을 다시 받고 긴축 재정에 돌입하게 되면 50만 원을 줄이는 건 어떻게든 가능하겠지만 채무 변제 기간이 길면 길수록 가족들(특히 배우자)의 불만이 극에 달하게 되어 채무 변제가 끝나고 난 뒤 참았던 불만과 분노가 폭발하여 오히려 더 큰 관계 갈등을 초래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빚을 갚는 기간이 3년이라고 가정하고 그 동안 화장품 하나, 옷 한벌 제대로 못 사고, 제대로 된 외식 한번 못하고 무조건 참는다면 그 3년의 기간이 가족들에게는 어떻게 기억될까요?
빚을 갚는 기간은 분명히 짧아지겠지만 이것이야말로 작은 것을 탐하려다 더 큰 것을 잃게 되는 '소탐대실'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도박 빚 갚기는 일반적인 빚 갚기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긴축 재정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출 내역을 꼼꼼히 살펴서 새는 돈이 없는지 재점검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빚을 갚는 것이 어렵다면 일단
생활비 확보가 우선입니다. 그리고 나서 빚 갚기에 모자라는 돈은 이율이 낮은 금융 상품으로 갈아타거나 정 안 되면 도박자가 투잡을 하거나 해서 메워야 합니다.
당연히 빚을 갚는 기간은 앞서의 경우보다 오래 걸리겠지만 그래야 가족들이 빚 갚는 기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잃지 않고 도박자도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덜 수 있고 좀 더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도박 빚 갚기에 임하게 됩니다.
그러니 재정 진단을 해서 적절한 긴축 재정 방안을 마련한 뒤 기본적인 생활비를 확보하고 남은 돈으로 도박 빚을 갚아나가도록 하세요. 그것이 합리적으로 도박 빚을 갚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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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지막으로 사감위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린 것이 2010년 9월(관련글:
'사감위 너나 잘 하세요')이니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그동안 사감위가 일을 잘해서 비판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글을 안 올린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바빴고 뭐 제가 떠든다고 듣는 것 같지도 않기에 그냥 무시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독예방치유센터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짤리는 등 내우외환때문에 정신이 없었을테니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싶지 않아서 참고 있었던 것도 있고요.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최근에 사감위의 헛발질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요새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도박중독 예방을 위한 극장 광고를 제작하고 있는데 그게 사감위에서 난도질당했습니다. 내용인즉슨 광고에 삽입된 도박 이미지를 모두 삭제하고 문자로만 노출하도록 하라는 것이죠. 아니, 극장 광고가 30초에 불과한데 이미지를 빼고 문자로만 도박중독 예방 광고를 하라는게 말이나 됩니까?
게다가 이 광고의 컨셉이 '사랑에 빠진다면'-'프로포즈 하면 되고', '이가 빠진다면'-'치과에 가면 되고', '머리가 빠진다면'-'가발을 쓰면 되고', '도박에 빠진다면'-'~에서 상담을 받으면 되고'와 같은 식으로 연결하는 것인데 '사랑에 빠진다면'에 삽입된 이미지의 간접 키스 장면이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고 그게 도박과 연결되면 예방이 아닌 도박을 오히려 부추기는 역할을 할 수 있으니 키스 장면도 빼라고 했답니다. 누가 그런 의견을 냈는지 모르겠으나 머리가 있는 사람인지 의심스럽네요.
요새 말이 많은 방통위에서도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깔끔하게 통과된 광고를, 그것도 도박 중독 전문가 4인이 자문해서 3차례의 회의와 시사회를 거쳐 제작한 광고를 이런 말도 되지 않은 이유를 들어 난도질하다니요.
저는 방통위 위에 사감위가 심의기구로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사감위 자체 조직인지, 아니면 민간 위원회에서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도박중독에 대한 몰이해와 몰상식으로 무장한 이런 사람들이 무슨 도박중독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앉아 있는지 한심할 따름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아주 대박을 터뜨려 주셨는데 내년에는 또 어떤 삽질을 할 지 두고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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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충동에 대처하는 1단계 방법으로 '회피'와 '대치' 전략을 많이 사용합니다(
'도박 충동에 대처하는 1단계 방법 : 회피와 대치')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회피'는 도박을 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과 조건을 피하는 것이고 '대치'는 도박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죠.
사실 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도박을 하지 않으려고 부지불식간에 이런 전략을 사용하곤 합니다.
"주말에 경마장에 가지 않으려고 친구들과 등산을 다녔어요"
"도박 친구들을 피하려고 일부러 회사에서 야근했어요"
"카지노에 안 가려고 이사를 갔어요"
그런데 왜 나름대로 노력한 회피와 대치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까요? 효과를 발휘했다면 전문기관의 도움을 청하러 오지도 않았겠지요.
그건 회피와 대치 전략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몸이 착각할 때까지 완전히 몸에 배도록 습관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5년 동안 매주 일요일마다 경마를 하러 오전 10시에 집을 나섰던 도박자가 있다고 해 보죠. 이 도박자의 몸에는 꾸준히 반복된 행동 패턴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오전 10시만 되면 몸이 근질근질하고 어디론가 나가고 싶어지는게 당연합니다. 그 전날 아무리 술을 마셔도 그 시간이 되면 눈이 번쩍 띄였다는 경험을 보고하는 도박자도 많습니다. 그러니 그 시간에는 이미 산행 중이게끔 오전 8시에 집을 나서는 등의 행동을
상당히 오랫동안 규칙적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머리에 새기는 것이 아니라 몸에 새겨야 합니다.
저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밤 9시 30분에서 10시 사이에 운동을 나가 7km 정도를 걷는데 이제는 운동을 안 나가면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이렇게 될 때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입했죠. 회피와 대치 전략을 몸에 새기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도박 습관을 깨기 위해서는 뇌가 착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예에서 오전 10시에 혼자 집을 나와 버스를 타고 경마장에 갔고 대개 10만 원 정도를 들고 갔다면 외출 시간대를 달리하는 것은 물론, 등산을 해도 다른 사람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거나 소지하는 금액도 3만 원으로 바꾸는 등 기존의 습관과 연관되어 있는 요인들에 변화를 줘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습관이 좀 더 빨리 정착됩니다.
목적지가 경마장이 아닌 관악산으로만 바뀌었을 뿐 외출하는 시간도 10시로 동일하고, 등산도 혼자 하고, 관악산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10만 원을 소지하는 패턴까지 똑같다면 새로운 패턴이 몸에 배는 것이 아무래도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도박을 그만두고 건강한 습관을 몸에 배게 하기 위한 '회피와 대치' 전략을 성공시키려면,
1) 건강한 습관이 머리가 아닌 몸에 밸 때까지 상당한 시간동안 꾸준히 해야 한다2) 소지한 금전의 액수, 동행자 유무, 외출 시간, 외출 장소 등을 변화시켜 뇌를 혼란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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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도박 중독자라는 사실을 내면에서부터 인정하고 치유 과정을 시작하는 도박자가 거의 없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중독이 그렇지만 도박 중독은 특히 이런 병식의 부족이 심한 편이죠. 겉으로는 자신에게 도박 문제가 있다고 시인하지만 속으로는 이를 인정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이차적인 이득을 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치유가 상당히 더딘 편이죠.
저는 요새 도박 중독자를 대상으로 한 집단 상담에 푹 빠져 있는데 개인 상담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치료적 역동을 체감하면서 전율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다음의 내용은 몇 주 전 집단 상담에서 나온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도박자들이 치유되면서 상담에 임하게 되는 자세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증언한 내용입니다.
1단계는 가족에 의해 억지로 끌려서 오는 단계입니다. 도박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어렴풋이 하고 있지만 가족들이 극성을 부린다고 생각하며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면 도박을 끊거나 조절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진정으로 상담을 받아 치유되고픈 마음이 거의 없습니다. 상담을 받지 않으면 이혼하겠다는 배우자의 협박이나 노부모의 간절한 애원에 못 이기는 척 오곤 합니다. 물론 상담이 제대로 진척될리가 만무하죠.
2단계는 도박으로 인한 문제를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고 가족과의 갈등이 격화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하는 단계입니다. 당장 도박 빚 독촉이라든가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이 심해져서 스트레스가 급증하고 이를 해소할 마땅한 방법도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담자의 도움을 받기 위해 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의 도박 문제가 이 모든 결과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인정하지 않으며 표면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상담을 종결하려고 하거나 자신이 다 나았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제가 볼 때 대부분의 실수(slip)나 재발(relapse)은 2단계와 3단계 사이에서 나타나는 것 같더군요.
3단계는 상담자가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고맙고 좋아서 오는 단계입니다. 도박 충동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고 가족 간 갈등도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그럼에도 아직은 상담을 종결할 자신이 없는 도박자가 이 단계에 많습니다. 사실 도박자가 자신의 도박 문제를 마음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나 사람이 주변에 없죠. 가족에게 이야기 해 봤자 가족을 걱정하게 만들거나 반대로 핀잔이나 듣기 일쑤라서 도박자를 지지적으로 대하는 사람은 상담자가 유일하다고까지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상담자는 항상 준비되어 있지만 이전 단계에서는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느라고 그런 상담자가 보이지 않을 뿐이죠. 상담자와 깊은 유대 관계를 맺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4단계는 자신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얼마나 행복한지, 얼마나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지 상담자에게 자랑하러, 상담자의 인정을 받고 싶어 오는 단계입니다. 그동안 상담자가 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삶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되돌아보게 되고 이제 자신이 상담자의 도움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구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단계이죠. 도박자가 이 단계에 이르면 상담자는 다소의 섭섭함을 느끼는 한편 상담 종결을 준비하게 됩니다.
상담을 받고 있는 도박자라면 본인이 어떤 단계에 속해 있는지 한번쯤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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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이 병이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도박 중독은 엄연히 미국 정신의학회 진단편람(DSM-IV, 1994)에 등재되어 있는 충동 조절 장애의 일종이니 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그것이 도박 중독자의 상습적인 거짓말과 무책임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족의 고통감을 덜어주므로 이롭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도박 중독을 병이라고 보면 도박자에게 낙인 효과로 작용해서 치유를 포기하고 자포자기할 위험성이 있고 또 중독의 공통 특성 상 자신의 문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하는 도박자의 경우에는 계속해서 부적응적인 행동의 원인을 병의 탓으로만 돌리면서 오히려 회복을 저해한다고 강변하는 쪽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절충적인 관점에서 가족에게는 도박 중독이 병이라고 설명하는 편이고 도박자에게는 굳이 병적 도박이니 충동 조절 장애의 일종이니 하는 진단을 붙이는 것이 별로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도박 중독이 병이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도박에 중독된 것에 대한 도박자의 책임은 없지만 치유의 길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하는 것이죠.
누구는 도박에 중독되고 누구는 절대로 도박에 중독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외국에서는 도박 중독을 치료하는 임상가도 도박에 중독된 임상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남녀노소 어느 누구도 도박 중독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절대로 도박에 중독되지 않을거라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도박에 중독된 것은 도박자의 자유 의지가 아니며 그렇다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듯이 도박자의 마음과 달리 어쩔 수 없이 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고 그 가운데 도박자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따름이죠. 이건 도박자에 대한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도박에 중독된 것에 대해 도박자보고 책임지라고 몰아붙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말입니다.
도박자가 도박에 중독된 것에 대해 책임이 없다 해도 여전히 치료를 받고 도박의 늪에서 빠져나와 회복의 길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는 책임이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온전히 도박자의 자유 의지에 달린 것이니까요.
도박 중독자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도박 문제가 별 것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계속 멸망의 구렁텅이로 자신을 밀어넣든지, 더 이상 도박을 하지 않고 자신의 참된 인생을 찾겠다고 결심하든지 말이죠.
그 선택은 온전히 도박자의 책임입니다.
도박에 중독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도박에서 빠져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옳은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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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은밀한 중독'이라 불리듯이 도박 중독은 모든 걸 감추고 숨으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치유 과정에서 가족들이 대위 변제를 하지 않고 버티는 것도 뒤로 숨어서 남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하고 무조건 의지하는 도박자를 책임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함이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박 문제를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도 문제를 감추고 자신이 모든 것을 뒤에서 조종하고자 하는 도박자의 시도를 무력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치유의 모든 것은 도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투명하고 떳떳하게 드러내는 것에 방향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도박자가 자신의 도박 문제를 더 이상 감추지 않고 부끄럽더라도 꿋꿋하게 이겨내겠다는 자세로 버티기 시작할 때 전환점이 생깁니다.
단도박 모임(GA)에 나가고 전문기관에서 상담을 받는 건 도박자에게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닙니다. 어둠에서 사는 것에 익숙해 있는데 시간만 되면 억지로 햇볕에 노출시키는 것과 같은 불쾌감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도박 중독으로 인해 파생된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기미를 보이면 도박자는 상담 기관이든 단도박 모임이든 나가는 것이 꺼려집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이런 꺼림칙한 마음과 싸울 수 있을까요?
자신의 회복을 자랑하러 나가세요. 자주 나가는 단도박 모임의 협심자를 부러워하게 만드세요. 상담자를 경탄하게 만드세요.
절대로 도박을 끊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내가, 절대로 변화하지 못하고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못 나올 것 같았던 내가 이렇게 다시 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시동을 걸었노라고, 아직은 미약하지만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노라고 자랑하세요.
진정한 치유는 내면에서 시작되지만 자랑은 진정한 치유를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입니다. 거기에서부터 회복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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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도박 중독자와 그 가족을 상담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 몇 가지 깨달음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선택과 책임의 중요성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어른이 되라는 말을 자주 하거나 듣곤 합니다. 주로 철없이 구는 사람들에게 쓰는 말이죠. 그런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법에서 정한 성년이 되면 어른이 되는 것일까요? 어르신들 말씀처럼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면 어른이 되는 것일까요? 아님 주민등록증이 나오면 어른이 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어른이 된다고 말할 때에는 그런 외형적인 부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닐겁니다. 어른스럽게 행동하라는 것이죠. 그럼 어른스럽게 행동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어떻게 행동해야 어른스럽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저는 선택과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어른스러운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결과를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를 몸과 마음으로 책임지는 사람, 그런 사람을 우리는 어른스럽다고 하지 않나요?
제가 어른스럽다는 말을 앞에서 계속 했던 이유는 선택과 책임이 도박 중독 치유에 있어서도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도박 중독자는 도박을 하겠다는 선택만 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부정적인 결과(도박 빚, 신뢰가 깨지는 것, 법적 문제 등)는 책임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도박자가 도박에 따르는 부정적인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돕는 것이 치유의 제 1원칙이라고까지 하겠어요.
그런데
가족들은 반대로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은 도박의 결과를 도박자 대신 책임지는 것만 합니다. 물론 나름의 이유는 있습니다. 도박자가 채권자들에게 협박당하지 않게 하려고, 직장에서 쫓겨나는 것을 막으려고, 신용불량자가 되면 안 되니까, 감옥에 안 보내려고, 혹시라도 절망에 빠져 목숨을 버릴지 몰라서 등등. 하지만 결국 가족의 이러한 선택은 그 결과까지 심사숙고해서 나온 행동이 아니며 선택 없는(희생하는) 책임지기에 불과합니다.
도박자가 회복되려면 결국 자신의 도박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치유에 임하고 다시는 도박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가족 또한 도박자가 이러한 결심을 지킬 수 있도록 대신 책임지는 것을 중단하고 도박자가 치유의 길을 나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도박 중독자와 가족 모두 선택과 책임을 다하는 것, 그리고 그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것, 그것이 치유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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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박 중독자는 칭찬에 목마르다'라는 글에서 도박 중독자가 얼마나 가족들의 칭찬을 갈구하는지에 대해 쓴 적이 있습니다.
도박을 하지 않고 참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힘든 일인데 도박자는 가족의 인정과 용서를 받기 위해 집안 일을 돕거나 대소사에 신경을 쓰는 등의 갖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무심하게도 그런 도박자의 행동에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고 참는 것이라든가, 집안일을 돕는 것 등의 행동이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리 특별할 것이 없고 어찌보면 당연하기 때문에 도박자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생각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박에 빠지기 이전에는 가족들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던 도박자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새로 태어난 사람처럼 가족을 아끼고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면 눈에 띄지 않을리가 없지요. 그런데도 대부분의 가족들은 무심하고 칭찬에 인색합니다. 왜 일까요?
그건
가족들도 칭찬을 하고 싶지만 혹시라도 도박자가 교만해져서 변화하려는 긍정적인 노력을 멈추거나 만에 하나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강한 두려움이 아직도 마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앞선 글에서 저는 도박 중독자의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라도 칭찬을 해 주라고 가족분들께 주문했지만 이번에는 도박자들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그러한 두려움에서 가족들이 벗어나 마음껏 칭찬할 수 있을 때까지 조금만 참고 오히려 한 번 더 노력하라고요.
사람의 마음이 바뀌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제대로 바뀌기만 하면 그 변화는 터진 둑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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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박 중독자에게는 무엇보다도 미래가 중요하다'라는 글에서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도박 중독자의 문제를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미래를 보려고 하지 않는 도박 중독자의 시각과 미래에만 집착하는 가족의 시각 차이가 갈등의 악화 원인이라는 점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위에 링크한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도박 중독자는 미래를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잃어버린 과거의 미련에만 사로잡혀 허우적거리고 도박 중독의 늪에서 조금 빠져나오게 되면 그 때부터는 자신이 처한 현실만 바라보고 살려고 합니다. 그래서 미래를 내다보고 희망을 꿈꿀 수 있게 하는 것이 도박 중독 치료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됩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자의 가족들은 어떨까요?
도박 중독자와 정반대의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온통 신경을 미래에만 쏟고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만 걱정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정작 현재를 누리지 못합니다.
빚을 갚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 생각만 하고 한편으로는 도박자가 또 도박에 빠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할 뿐 자신들이 발 붙이고 살고 있는 현재에 눈을 돌려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합니다.
도박자는 미래를 보지 못하고 현재만 보고 살려고 하고 그 가족은 현재를 보지 못하고 미래만 걱정하면서 사는 것. 그것이 바로 도박자와 가족 간 갈등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도박자는 나보고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울이는 자신의 현재 노력을 가족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면서 억울해하고 가족들은 뻔히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외면하는 것처럼 보이는 도박자에게 분통을 터뜨리게 되는거지요.
그래서 도박자가 현재 뿐 아니라 미래를 예견하면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들이 지나치게 미래를 걱정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끔 현실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놓치지 않도록 챙겨주는 것이 도박 중독 치료의 중요한 일부분입니다.
시간에 대한 도박자와 가족의 시각 차이를 좁히는 일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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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박 빚은 어떻게 갚은 것이 좋은가, 한꺼번에 혹은 조금씩?'이라는 글에서 돈이 생길 때마다 그 때 그 때 갚아야 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도박 빚을 갚는데 있어 도박 중독 치유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갚는 법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고 믿거나 한번만 크게 따면 그만둘 수 있다고 착각하는 도박 중독자는 땀흘려 일해서 도박 빚을 갚는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하기 때문에 이미 도박 빚을 자신의 힘으로 노력해서 갚겠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치유의 진전이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박 중독자는 도박 빚을 갚을 때 한번에, 최대한 빨리 갚겠다고 서두릅니다.
도박 중독 치유에 도움이 되는 도박 빚 갚기의 원칙은 일반적인 도박 중독자의 생각과 정반대로 하는 겁니다. 즉 최대한 천천히 생길 때마다 갚는 것이죠.
첫째 원칙은 도박 빚을 가능한 한 천천히 갚는 것입니다. 평생 갚을 수 있다면 더 좋고요. 도박 중독의 무서움을 평생 실감할 수 있다면 그만큼 확실한 제동장치가 없을테니까요. 물론 도박자는 도박으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결과에 직면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갚은 뒤 잊어버리고 싶어하지만 그건 그다지 치료적이지 않습니다. 도박 중독자는 도박의 무서움을 충분히 실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천천히 갚아야 치료적이라고 무조건 오래 끌기만 하면 인생 전체가 도박에 의해 사로잡힌 것처럼 느껴져서 그야말로 살 맛이 없게 됩니다. 그래서 두 번째 원칙이 필요한 것이죠.
둘째 원칙은 돈이 생길 때마다 그 때 그 때 갚는 것입니다. 도박 빚이 생길 때 일단 빚이 생기면 그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어 빚이 급속도로 불어나듯이 그 반대 방향으로도 돈이 생길 때마다 갚아서 원금이 까이기 시작하면 붙는 이자가 줄고 그렇게 속도가 붙으면 빚을 갚아 나가는 것도 속도가 붙습니다. 그래서 대개 처음에 목표했던 빚 청산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질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원칙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도박자의 심적 부담이 줄고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게 되죠.
그래서 원금과 이자를 합쳐서 장기간에 걸쳐 분할 상환하는 방법이 가장
'치료적으로' 도박 빚을 갚는 방법입니다. 도박자는 이율이 낮은 대출을 일으켜 이율이 높은 빚을 한꺼번에 갚는 걸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으니) 도박으로 인해 생긴 빚 자체가 합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박 빚은 합리적으로 갚는 것이 아니라 치료적으로 갚아야 합니다.
중요한 원칙들이니 다시 한번 정리합니다. 도박 빚은 돈이 생기는 족족 그 때 그 때 갚아나가되 가능한 한 천천히 갚도록 하세요. 언뜻 들으면 모순되는 말처럼 들리지만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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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이 치유되면 도박 충동은 어떻게 될까요?
상담 초기에 대부분의 도박자들이 원하는 건 도박 충동이 완전히 없어져서 도박 생각 자체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합니다.
사람들 앞에 서기만 하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식은땀이 나고 앞이 캄캄해지는 발표 불안을 고치고 싶어 전문적인 도움을 찾은 사람이 원하는 것도 불안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지만 정작 상담자는 불안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견디고 발표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도박 중독이 치유된다고 해도 도박 충동은 완전히 없어지지 않습니다. 내면 깊은 곳 어디엔가 잠재되어 있고 도박자가 방심하고 마음을 푹 놓고 있으면 언제든 올라오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을 평생 관리가 필요한 병이라고 하는 것이죠.
도박 중독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고 하면 도박자 뿐 아니라 가족들도 절망스러운 표정을 짓곤 하는데 저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10년 전 쯤에 급성인후염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갔던 적이 있습니다. 고열에 탈진으로 굉장히 고생을 했지요. 그 때 담당 의사가 한번 급성인후염에 걸린 사람은 언제든 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컨디션에 신경을 많이 쓰고 매사에 무리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이후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현재는 그 때보다 훨씬 더 건강합니다.
이처럼 도박 충동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도박 충동이 어디엔가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도박을 멀리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제 2의 인생을 알차고 보람되게 살기 위해 신경쓰는 사람은 오히려 도박에 중독된 적이 없는 사람들보다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박 중독이 치유되면 충동은 어떻게 될까요?
물론 어디엔가 잠자코 숨죽이고 있겠지요. 다만 도박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관심이 별로 없어지기 때문에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도박에 대한 생각 자체가 나지 않게 됩니다. 상담자가 도박 충동에 대해 물어보면 그때서야 생활하면서 문득 도박에 대해 생각했던 경험을 보고하게 됩니다. 그만큼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지는 수준으로 감소되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 너무 전전긍긍할 필요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열심히 살면 됩니다. 그게 도박 중독 치유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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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은 도박을 하고 싶은 충동과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다는 착각 등에 의해 도박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병이지만 핵심 문제 중 하나는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시작은 도박 행동에 대한 통제력 상실이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도박 뿐 아니라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통제력을 상실하고 충동적으로 반응(의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하게 됩니다.
이 사실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알게 된 도박자는 상실되어 가는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한 행동들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족 흔들기'입니다.
치료가 시작되면 가족들은 상담자에게 배운대로 도박 행동의 결과를 도박자가 스스로 책임지도록 뒤로 물러나고 도박자와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두게 됩니다. 상당수의 도박자가 이러한 가족의 행동에 대해 격렬하게 반응하는데 이는 가족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된다는 두려움이 엄습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많은 도박자가 다시 도박에 손을 대는 실수를 하게 되고 그러고 난 다음에는 실수를 고백하고 다시 도박을 하지 않겠다며 가족을 회유하는데 이 때 가족들은 이러한 도박자의 회유에 동요하지 말고 기존에 배운 것처럼 도박자가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계속 거리를 둬야 합니다.
도박자의 실수에 절망하고 회유에 반응하게 되면 도박자는 다시금 도박에 손을 대게 된 이유와 재발 방지를 위한 고민을 하지 않고 가족을 회유하는 방법(각서 쓰기, 앞으로는 진짜 잘 하겠다는 휴대폰 문자 남발 등)의 효과성에 대해서만 고민을 하게 됩니다.
도박자가 도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유지하고 매사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강화를 할 필요가 있지만 다시금 도박에 손을 대거나 빚을 내거나 거짓말을 하는 등 가족을 흔들 목적으로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무반응으로 일관해야 합니다.
몸에 잘 듣는 약일수록 일시적으로 상태가 악화되는 명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니 도박자가 가족 흔들기를 하면 치료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더욱 일관된 자세로 버티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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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박 중독자들이 도박을 혼자서 합니다. 도박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이 좋지 않다보니 드러내놓고 도박을 할 수 없기 때문인 경우가 가장 많지만 간혹 분석을 요하는 종류의 도박을 하는 도박자는 혼자서 도박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마, 경정, 경륜처럼 분석을 요하는 도박에서도 도박장에서 만나 안면을 트고 함께 도박 친구가 되는 경우도 왕왕 있고 요새는 스포츠 토토처럼 분석이 필요한 도박도 불법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거나 함께 어울려 베팅하는 것을 선호하는 젊은 도박자가 늘면서 베팅을 함께 즐기는 도박자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주변에 함께 베팅을 하는 도박자가 있으면 당연히 도박을 그만두고자 할 때 도박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더 느끼게 됩니다. 도박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도박자에게 자꾸 도박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정보를 주겠다거나 혹은 달라며 조르는 경우가 많고 심하게는 같이 베팅하자고, 돈도 빌려줄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유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 도박자가 주변에 있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은 이제 도박을 그만할 것이고 치료도 받고 있다고 open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고백을 우습게 생각하거나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도박 친구들이 꽤 많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3단계 전략으로 단계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 1단계 : 자신의 상태를 분명하게 이야기할 것
: 이제 도박을 못하게 되었다고 하면 상대방은 도박을 하고 싶은데 장애물 때문에 못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몰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돈을 빌려주는 등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을 도와주려고만 합니다. 그러니 도박 때문에 인생이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으니 이제 더 이상은 도박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 2단계 : 엄살을 부릴 것
: 1단계에서 자신의 탈도박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는데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함께 도박을 하자고 설득하는 도박자에게는 도박 때문에 마누라에게 이혼당하게 생겼다든가, 개인 회생에 들어갈지도 모르는 위험한 재산 상태라든가, 회사에서 짤릴지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한숨을 쉬면서 내 인생이 망했다는 엄살을 부리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는 도박을 권하는 주변 도박자에게
죄책감을 야기하는 방법입니다.
* 3단계 : 도박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사정할 것
: 2단계에서 충분히 엄살을 떨었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거라든가 통제력을 잃지 않게끔 자신이 곁에서 잘 챙겨주겠다든가, 지금에 와서 네가 발을 빼면 나는 누구에게 정보를 얻느냐며 떼를 쓴다든가 하는 도박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마지막 3단계인 사정하기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오히려 내 도박 스타일을 네가 잘 아니 내가 도박을 끊을 수 있도록 나 좀 도와달라고 사정하는 것이죠. 거기에
덧붙여서 너도 함께 끊자고 설득하면 더욱 좋습니다.
이 정도까지 하면 대개는 뻘쭘해서 떨어져 나가게 마련인데 그럼에도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도박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정신줄을 놓은 도박자이고 이런 도박자는 대개 도박을 끊으려는 사람보다 상태가 더 심각한 중증 중독자이죠. 3단계 전략까지 통하지 않는 도박자는 현재로서는 희망이 별로 없습니다. 물귀신 작전을 쓰는 도박자를 떼어놓으려면 전화번호부터 바꾸고 연락을 끊고 다시 보지 않을 생각까지 하셔야 합니다. 안타깝지만 내가 먼저 살아야 도울 수 있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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