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의 띠지에는 배우인 나탈리 포트만의 '이 책은 내가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라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그냥 출판사의 홍보 전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녀의 말에 동의하게 되더군요.
그동안 저도 이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관련 책들을 꽤 많이 소개해 왔습니다.
육식주의의 위험성과 폐해를 고발하는 책으로는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2010)'를, 도덕철학의 관점에서 살펴본 동물권리에 대해서는
'동물의 역습(2002)'과
'동물권리선언(2010)'을, 채식과 관련해서는
'희망의 밥상(2005)'과
'채식의 유혹(2012)'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을 소개드렸죠. 모두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좋은 책들입니다.
하지만 채식주의자이자 촉망받는 소설가인 Jonathan Safran Foer가 쓴 첫번째 논픽션인 이 책만큼 강한 임팩트를 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동물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포괄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가장 적절한 입문서입니다. 그것이 공장식 축산에 대한 것이든, 동물 권리에 대한 것이든, 윤리적 문제에 대한 것이든, 다양한 딜레마에 대한 것이든 간에 궁금해 하는 거의 모든 것에 대한 내용을 이 책 속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방대한 자료를 수록하고 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이런 류의 책이 당면한 어려움은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서 읽고, 정작 읽었으면 하는 사람들은 애써 외면한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다들 동물이 고통받지 않을 권리보다는 내가 고기를 먹어야 하는 욕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슬픕니다.
그래도 동물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한번쯤 고민해 보고 싶은 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생겼으면 하는 의미에서 꿋꿋하게 계속 소개하렵니다.
문체가 다소 냉소적이기는 하지만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좋은 책입니다.
닫기
* 중요한 게 아무것도 없다면, 지켜야 할 것도 없는 법이다.
*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 음식 선택에 대해 논할 때 전부 아니면 전무 라는 틀에 기대는 것 같다. 다른 윤리적 영역에는 절대 적용하지 않을 사고방식이다.
* 수치는 우리가 눈앞의 만족을 위하여 아직 완전히는 아닐지라도, 거의 완전히 사회적 기대와 타인에 대한 의무를 망각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 카프카가 보기에 동물의 몸에는 우리들 안에서 우리가 잊고 싶어 하는 모든 부분들에 대한 망각이 덧씌워져 있었다. 우리가 우리의 본성 중 어떤 부분을 부인하고 싶을 때는 그것을 '동물적 본성'이라 부르면 된다. 그러면 그 본성이 억눌리거나 감추어진다.
* 닭의 기대 수명은 15~20년이었지만, 요즘 육계는 보통 대략 6주 만에 도살된다.
* 미국에서 태어나는 산란계들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평아리들은 1년에 2억 5천만 마리 이상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당한다.
* 새우 0.5킬로그램 당 12킬로그램만큼의 다른 동물들이 죽어서 다시 바다로 던져진다. 참치의 경우는 통상 145종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게 된다.
* 공통 농업 면제법(Common Farming Exemptions)은 그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라면, 가축을 사육하는 어떤 방식이든 다 법적으로 허용한다. 다시 말해서 농부들이 상상할 수 있는 어떤 잔인한 관습이라도 산업에서 채택한다면 자동적으로 합법적인 것이 된다는 뜻이다.
* 육식을 가려서 하는 것이 채식주의보다 식탁 친교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입힌다. 모임의 주인 노릇을 하게 되는 경우라면 어떨까? 육식을 가려하는 사람들도 채식주의자용 음식은 먹지만, 역의 경우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 식탁 친교를 두텁게 하는 데 더 도움이 될까? 식탁 친교는 우리 입에 넣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서로 다른 것을 믿을 때 조차도, 우리가 믿는 것을 놓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리 앞에 차려진 음식보다도 더 우정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미국 50개 주 대부분이 다우너 소를 며칠이고 방치해 저절로 죽게 하거나 산 채로 대형 쓰레기통에 던져 넣어도 전혀 법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
* 어떤 동물이든 구해 주거나 자비롭게 죽여 주거나 둘 중 하나는 해 주어야 한다.
* 가축 부문은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18퍼센트를 차지하며, 이는 차, 트럭, 비행기, 열차, 배를 비롯한 전체 운송 수단 부문보다 약 40%나 더 많은 것이다. 잡식주의자들은 채식주의자들보다 7배나 많은 온실 가스를 방출한다.
* 간단히 말하자면, 공장식 축산 동물 제품을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이라면, 그 단어를 본래 의미와 분리하지 않고서는 환경보호주의자라고 자처할 수 없다는 얘기다.
* 본능은 동물의 행동이 너무 지나치게 지능적일 때마다 동물의 그 선택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 KFC는 복지를 보장하겠노라고 약속한 공급 업체들과 거래를 한다. 하지만 KFC가 말해 주지 않는 사실은 공급 업체들이 관행적으로 무엇을 복지로 간주하는가이다.
* PETA는 그들의 진지한 이상('동물은 먹거나, 입거나, 실험을 하거나, 오락거리로 이용할 수 있는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다')을 실현하는데 집중한다. 놀랄 사람들도 많겠지만 PETA는 안락사에 찬성한다. 예를 들어 개를 개 사육장에서 살게 할지 안락사를 시킬지 둘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PETA는 후자를 택할 뿐 아니라 그 편을 옹호한다. 그들을 죽이는 것에 반대하지만, 고통을 주는 것은 더 반대한다.
* 우리는 동물을 나무토막처럼 다루는 것이 정상이고, 동물을 동물답게 다루는 것이 극단적인 행동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동물이 고통 받지 않고 살아갈 권리보다 우리가 동물을 먹을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사회가 썩어 들어가는 거예요. 그냥 짐작으로 하는 말이 아니에요. 그게 우리의 현실이에요.
* 사람들은 동물에 관심이 있어요. 난 그렇게 믿습니다. 그저 알고 싶은 마음이 없거나 돈을 내고 싶지 않을 따름이지요.
* 닭을 상자에 넣을 때 노동자 한 명 당 3.5분에 105마리를 처리하는 속도가 요구되는데, 이 정도 속도로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새들을 거칠게 다루게 된다. 도축장에 살아서 도착하는 새들 중 대략 30% 정도는 프랑켄슈타인 유전학과 거친 처우에 대한 결과로 뼈가 막 부러진 상태이다.
* '소비자 보고서'에 발표된 조사를 보면, (유기농과 무항생제 브랜드까지 포함한) 모든 닭고기의 83%가 구입 시점에 캄필로박터균이나 살로넬라균에 감염되어 있다.
* 누군가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촬영한 필름을 보여 주겠다고 한다면, 그것이 공포 영화이리라는 것을 다들 안다. 우리가 공장식 축산 고기를 먹을 때 문자 그대로 고문당한 살을 먹고 사는 것이다.
* 지구 육지의 3분의 1에 가까운 면적을 가축들이 차지한다.
* 스트레스를 받는 동물들은 산을 더 많이 분비하는데, 이는 실제로 우리 위 속의 산이 고기를 분해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동물들의 근육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 우리는 가장 인공적인 환경이 아니면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없는 생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는 현대의 유전학 지식의 가공할 힘을 더 고통 받는 동물들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적으로 쓰고 있다.
* 미국의 농장 동물들은 인간보다 130배나 더 많은 배설물을 내놓는다. 이 똥이 오염시키는 힘은 도시 하수보다 160배나 더 크다.
* 돼지 축사들 중 한 곳에 들어갔을 때 정전이 된다면 누구라도 몇 분 이내에 질식사하게 된다.
* 일부의 주장처럼 연어 양식은 자연산 연어에 대한 수요를 줄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자연산 연어에 댛나 국제적 착취와 수요를 늘리는 역할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산 연어의 포획량은 1988년에서 1997년까지 연어 양식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과 똑같이 27% 늘어났다.
* 연어와 다른 양식 어종들을 괴롭히는 주된 근원은 더러운 물에 창궐하는 바다물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이는 개방성 창상을 만들고, 때로는 물고기의 얼굴을 뼈까지 파먹고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죽음의 왕관'으로 알려질 만큼 흔한 현상이다. 연어 양식장 한 곳에서만 자연 상태에서보다 3만 배나 더 많은 바다물이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조건에서 살아남은 물고기들(연어 산업에서 사망률 10~30% 정도는 흔하다)은 도살을 위해 수송할 동안 배설물을 줄이기 위해 7~10일 동안 굶긴 다음, 아가미를 베어 내고 수조에 던져 넣어 피를 흘리다 죽게 한다. 물고기들은 의식이 있을 때 도살되는 경우도 많으며, 고통으로 경련을 일으키면서 죽어 간다.
* 트롤망 어선에서는 다른 수백 가지 종들이 몇 시간 동안이나 함께 짓뭉개지고, 산호에 베이고, 바위에 패대기쳐진다. 그런 다음 물속에서 끌어 올려져서 고통스러운 감압을 겪는다(감압 때문에 종종 물고기들의 눈이 튀어나오거나 내부 기관이 입으로 빠져나온다).
* 70센티미터 길이의 양식 연어가 욕조 한 개 크기와 맞먹는 곳에서 일생을 보내며, 그 곳은 오염이 너무 심해서 물고기의 눈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 '인도적' 고기 생산에 대한 기준 대부분의 문제는 오로지 동물들이 고통을 겪지 않게 하는 데에만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그건 말할 필요조차 없어야 해요. 어느 농장에서도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요.
* 산업화된 고기를 먹으려면 아예 모르거나, 혹은 잊어버리는 거의 영웅적 행동이 필요하다. 그 동물이 죽었다는 사실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죽었는지를 잊어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 우리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진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하셨나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될 사람들이다.
* 도축장의 존재와 싸움터를 연관지은 톨스토이의 주장은 유명하다. 좋다, 우리가 고기를 먹는다고 전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야 할 전쟁도 있다. 하지만 동정심은 쓰면 쓸수록 더 강해지는 근육과 같다. 반복적으로 잔인성보다 친절함을 선택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 공장식 축산은 비합리적 경제성 때문에 언젠가는 종말에 이를 것이다. 공장식 축산은 근본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 지구는 개가 벼룩을 털어 내듯 결국은 공장식 축산을 털어 낼 것이다. 유일한 문제는 우리도 함께 털려 나가게 될 것인가이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태그 -
Jonathan Safran Foer,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
나탈리 포트만,
동물,
동물권리,
동물권리선언,
육식주의,
채식,
채식의 유혹,
채식주의자,
희망의 밥상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345
★★★★☆
이미지 출처 :
YES24
육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은 대개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과학자가 쓴 육식의 위험(
'죽음의 밥상'), 철학자가 쓴 동물의 권리(
'동물권리선언'), 채식주의자가 쓴 채식 예찬론(
'채식의 유혹') 등이죠. '죽음의 밥상'은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가 썼고 '동물권리선언'은 진화생물학자인 마크 베코프가 썼으니 matching이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죽음의 밥상', '동물권리선언', '채식의 유혹'은 모두 아주 좋은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제 나름의 세 분류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독특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사회 심리학자인 멜라니 조이가 썼거든요.
물론 이 책에도 예의 육식이 얼마나 인간의 건강과 자연 환경에 해로운지에 대한 과학적 고찰이 서두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왜 육식을 고집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꽤 독특하죠? 방어 기제나 인지 부조화 등 심리학에서 차용한 개념들은 그다지 새롭지 않고 익숙했지만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은 확실히 설득력이 있더군요. 흥미로운 독서였습니다.
육식주의를 비판하는 책에는 어김없지만 이 책에도 역시나 빠짐없이 우리나라 모란 시장의 개고기 도축 실태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 르포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제목으로 '이 역겹고 악마적인 고문'이 달려 있네요. 참 창피한 일입니다.
200여 페이지에 불과한 얇은 책이지만 육식주의의 폐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이라도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이나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책입니다.
그건 그렇고 모멘토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에는 청소년권장도서 마크가 붙어 있던데 청소년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선정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육식주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청소년이 읽었을 경우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거든요.
닫기
* 특정 동물에 대한 우리의 느낌과 그들을 대하는 방식은 그게 어떤 동물인가보다는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떠한가에 더 달려 있다.
* 우리의 가치 기준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불일치는 어느 정도의 도덕적 불편함을 불러온다. 이 불편을 완화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행동에 맞게 가치 기준을 바꾸는 것, 가치 기준에 맞게 행동을 바꾸는 것, 아니면 행동에 대한 '인식'을 바꿈으로써 그것이 가치 기준에 맞는 '듯해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고기에 대한 우리의 스키마는 바로 이 세 번째 선택에서 형성된다. 가장 중요한 도구는 '정신적 마비(psychic numbing)'다.
* 선택임에도 선택이 아닌 듯이 보이는 것은 육식주의의 비가시성 때문이다.
* 현실을 왜곡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정이다. 상징적 비가시성은 방어기제인 '회피(avoidance)'에 의해 가능해진다. 회피는 부정의 한 형태다.
* 2006년 제정된 동물기업테러법-위헌이라고 격렬하게 비판받았던 법-에 따르면 '동물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동은 불법'이다.
* 젖을 떼는 시기는 해당 가축뿐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목장 사람에게도 가장 괴로운 때일 것이다. 송아지와 헤어진 어미 소는 몇 날이고 큰소리로 울부짖는다. 송아지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곧잘 병에 걸린다. 수의사들은 젖떼기를 가장 큰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생각한다.
* 자연 상태에서 10년까지 살 수 있는 가금류가 공장식 농장에서는 닭이 7주, 칠면조는 16주 밖에 살지 못한다.
* 인도적 도축법은 가축을 죽이기 전에 의식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가금류는 거기서 제외됐기 때문에 의식이 완전한 상태에서 도살된다.
* 17세기 철학자 제러미 벤담은 동물을 인도적으로 대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질문해야 할 점은 '그들에게 이성이 있는가?'도 '그들이 말을 할 수 있는가?'도 아니고,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이다"
* 부자연스럽게 알을 많이 낳도록 하는 인공적 조작의 또 다른 결과는 자궁탈출 현상이다. 달걀이 자궁벽에 들러붙을 경우, 알을 낳을 때 자궁까지 같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자궁을 몸 안으로 다시 넣어주지 않으면 다른 닭들이 그걸 쪼아 결국 출혈이나 감염으로 죽는다. 이럴 경우 닭이 죽기까지 보통 이틀이 걸린다.
* 낙농산업의 '쓸모없는 부산물'인 매년 100만 마리의 수송아지가 당하는 끔찍한 일들을 알게 될 때 많은 미국인이 받을 충격을 상상해 보라. 사실 낙농산업이 아니라면 송아지 고기 업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젖소가 낳은 수송아지는 낙농업자에게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버려진다.
* 바다 생물의 지능에 관한 연구에서는 물고기가 자신이 경험하는 것을 금방 잊어버리기는 커녕 최소한 3개월 동안 기억한다는 증거가 나와 있다.
* 사람보다 오래 살기도 하는 바닷가재는 더듬이에 400종류가 넘는 화학수용체가 있어서 이를 통해 다른 동물의 성별, 종, 심지어 기분까지 탐지해 낸다고 한다.
* 서울 근교 모란 야시장의 줄줄이 늘어선 가게 뒤쪽에는 먹기에 가장 좋은 나이로 치는 8개월짜리 강아지들이 서너 층으로 용접해 놓은 작은 개장들 안에 들어 있다.
* 모든 암과 심혈관 질환, 기타 퇴행성 질환의 대부분, 아마도 80% 내지 90%는, 적어도 아주 고령이 될 떄가지는 단순히 식물 위주의(채식주의) 식사를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 콜린 캠벨(코넬대 영양생화학 명예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차이나 스터디'의 저자. 차이나 스터디는 건강과 영양에 관한 연구서 중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육류를 먹는 일은 '정상이며(normal), 자연스럽고(natural), 필요하다(necessary)'는 것이다. 3N은 아프리카인들의 노예화에서부터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에 이르는 모든 착취적인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돼 왔다.
* 지식의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안다는 환상이다. - 스티븐 호킹(영국의 물리학자)
* 동물을 보는데는 내가 '인식의 트리오(cognitive trio)'라고 부르는 세 가지 방어기제가 개입한다. 인식의 트리오란 '대상화', '몰개성화', '이분화'를 말한다.
* 운동은 증언자의 수가 임계질량이라 할 수준을 넘어설 때 성공한다. 사실 육식주의를 방어하는 메커니즘의 유일한 목적은 증언을 막는 것이다.
* 해리는 육식주의의 가장 중요한 방어기제로서 정신적 마비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 채식주의 운동가 에디 라마(Eddie Lama)가 지적하듯이 "동물들이 앞으로도 계속 고통 받고 죽어 가리라는 걸 나는 안다. 하지만 그게 '나' 때문은 아니도록 해야 한다.
* 진실을 바로 보고 증언하는 데 저항감을 갖는 이유 중 마지막이자 보다 근본적인 게 있다. 우리가 이제 동물을 죽이고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인간으로서의 우리 정체성이 문제시된다는 점이다. 증언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이른바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의 그물망을 구성하는 무수한 가닥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만들지 않는가. 인간의 우월성을 믿는 우리의 의식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증언은 인간이 자연 세계 전체와 서로 연계되어 있음을 인정하게 만든다. 우리 종이 수천 년에 걸쳐 온갖 필설로 애써 부인해 온 그 상호 연결성을.
* 중립은 압제자를 돕지 절대로 희생자를 돕지 않는다. 침묵은 괴롭히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결코 괴롭힘을 당하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다.
* 다른 동물의 고기를 끊임없이 먹으면서도 그걸 제공한 생명체는 거의 생각지 않고, 평소 툭하면 들먹이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도 그때만은 어디론가 치워 버리는 '고기의 인간들'. 그 행태의 구조와 원천을 저자는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라는 키워드로 또렷이 풀어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이 책은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제작을 후원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 받은 책입니다.
태그 -
개고기,
동물권리선언,
마크 베코프,
멜라니 조이,
모멘토,
방어 기제,
사회심리학자,
육식,
육식주의,
인지 부조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죽음의 밥상,
채식,
채식의 유혹,
피터 싱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황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60
생태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마크 베코프가 쓴 '동물권리선언(The Animal Manifesto, 2010)'을 북 크로싱합니다.
'우리가 동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6가지 이유'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이타심과 공감 능력에 호소하면서도 동물 행동학과 생태학의 측면에서 수행된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인간의 이성에도 동시에 호소하는 책입니다.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연민과 온정을 지닌 존재인 동물에 인간이 포함된다는 마크 베코프의 견해에는 별로 동의하지 않지만 제가 읽은 이런 류의 책 중에서 가히 최고로 손 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5년 9월 20일 08:58 현재)
- 벨라님(독서 완료 & 보관 중) : 5월 8일(신청), 5월 11일(배송), 5월 26일(독서 시작), 6월 25일(독서 완료)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907
★★★★★
이미지 출처 :
YES24
콜로라도 대학교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명예 교수이며 현재는 제인 구달의 Roots & Shoots 프로그램의 대사직을 맡고 있는 마크 베코프(Marc Bekoff)가 쓴 책입니다.
이 책에는 '우리가 동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여섯 가지 이유'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 6가지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 첫 번째 이유 :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불어 산다
* 두 번째 이유 : 모든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
* 세 번째 이유 : 모든 동물은 온정을 느끼며 온정 받을 자격이 있다
* 네 번쨰 이유 :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경시로 이어진다
* 다섯 번째 이유 :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 여섯 번째 이유 : 온정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
이런 류의 책은 월덴 3에서도 자주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대개 둘 중 하나의 입장에서 쓰여지죠. 하나는 인간의 이타심과 공감 능력에 호소하는 감성적인 책이고 다른 하나는 동물 행동학이나 생태학의 측면에서 수행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이성을 설득하는 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책 중 이 책을 최고라고 평가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입장을 골고루, 균형잡힌 시각으로 소개하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크 베코프는 이 책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연민과 온정을 지닌 존재임을 믿고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수많은 연구 결과와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설득력있게 설파합니다.
동물들이 완전히 사라질지 모르는 참담한 현실과 그로 인해 인간 역시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어쩌면 생존마저 위협당할 수 있는 위기 상황 속에서 굳이 비건이 되지 않더라도, 유기동물을 입양하지 않더라도, 동물보호단체를 후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작지만 큰,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가능성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동물권리보호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을 고르라면 저는 이 책을 추천하겠습니다. 정말 좋은 책입니다.
닫기
* 단 한 명의 사람과 단 한 마리의 동물에 해당되는 가장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이는 우리가 동물들에게 보다 친절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발걸음이다.
*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당신은 왜 그렇게 동물들을 위해 일하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대답은 간단하다. 세계적으로 동물을 위해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사심 없이 일한다는 것이다. 동물을 위하는 것이 인간은 덜 위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종 우월주의(speciesism)는 우리가 동물을 학대하고 상습적으로 그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태도를 정당화시키는 이론이다.
* 동물 종들 사이에서 도구의 사용과 의식, 합리성이나 도덕 의식, 유머, 언어와 문화, 그리고 예술은 어느 정도 공유되는 것으로 더 이상 인간과 동물 사이의 차이를 규정하는데 사용되기 어렵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의 많은 부분은 그 본질보다는 정도에 있어서의 차이다.
* 포유류는 감정 처리에 중요한 뇌 구조에 있어서 인간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 인지 능력에 있어서 조류는 포유류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여겨진다.
* 게는 고통을 느끼고 그것을 기억한다.
*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에 사는 15세 소년이 금붕어의 기억력이 3초에 불과하다는 통념을 깼다. 금붕어는 최소한 6일 동안 경험에 대한 기억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 경험을 정기적으로 할 경우 무한정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 어떤 동물이 특정 환경에서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모든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동물이 무언가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 동물의 사고와 감정이 인간의 사고와 감정과 똑같은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과 동물의 감정 모두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 인간을 포함한 어떤 동물도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연민과 친절함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
* 다시 말하지만 동물은 도덕적으로 행동한다. 제시카 피어스와 나는 이를 야생의 정의(wild justice)라고 부른다. 이들은 옳고 그름을 구분한다. 실험실에서 우리에 갇힌 쥐 한 마리는 레버를 누르면 음식이 나오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면 다른 쥐가 전기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레버 누르기를 거부했다.
* 고통의 완화에 초점을 맞춘 별개의 연구에서 뉴욕 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의대의 캐런 앨런은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반려동물이 더 마음의 안정과 정신적 뒷받침을 제공할 수도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 당신은 방금 식사를 마쳤다. 아무리 도축장이 우리 눈에 안 띄는 곳에 감춰져 있다 해도 당신은 공모자다. - 랄프 왈도 에머슨 -
* 1960년 대 제인 구달은 자신이 연구하던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지어줌으로써 학계를 놀라게 했다. 구달은 자신의 연구를 전문 저널에 게재한다는 이유로 침팬지들에게 번호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거부했다. 그녀는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을 포함해 사람들이 동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게 했다. 우리가 이름을 가진 존재를 먹는다는 사실을 진정 깨닫게 될 때, 우리의 식습관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 우리가 먹는 음식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먹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럴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한 식용으로 기르는 동물에 대한 처우를 바꿔야 한다. 우리가 만일 어떤 동물들에게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요구에 걸맞는 존중심을 가지고 그들을 대해야 한다.
* 붉은 살코기와 유제품 섭취를 일 주일에 한 번으로 줄이는 것이 일 주일 내내 자기 지역 내의 농산물만 먹는 것보다 온실 가스 감소에 훨씬 더 크게 기여한다. 그 이유는 식량 생산에 따른 탄소 발자국이 푸드 마일 즉, 식량 수송 거리에 따른 탄소 발자국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고기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탄소 발자국은 채식주의자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 쥐나 생쥐와 같은 동물들은 연방 동물 복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통계에 포함조차 되지 않는다.
* 많은 동물들이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호수나 강의 수면 아래에서 모피를 노린 사냥꾼들이 놓아둔 덫에 걸려 죽고 있다. 수면 아래서 동물들의 다리를 붙잡고 있는 덫은 익사할 때까지 그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밍크나 머스크랫 그리고 비버와 같은 반수생 동물들은 특별한 산소 보존 매커니즘에 의해 잠수를 할 수 있게 적응되어 있다. 덫에 걸려 익사하는 경험은 극도로 공포스러운 것임에 틀림없다. 생물학자인 프레데릭 길버트와 노먼 고프튼은 덫에 걸린 동물들이 극도로 격렬히 몸부림쳤으며 밍크의 경우에는 죽기까지 4분, 머스크랫은 9분, 비버는 10~13분까지 버텨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밍크는 의식을 잃을 때까지 미친듯이 발버둥쳤는데 이는 극도의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표시다. 수면 아래의 덫에 걸려든 동물의 대부분은 3분 이상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의식을 잃는다.
* FDA에 따르면, 동물 실험을 통과한 100가지 의약품 가운데 92가지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약품 가운데 50% 이상은 동물 실험을 통해 예측하지 않았던 독성의 영향 때문에 회수된다. 동물 실험이 없어질 경우 약품은 실제 더 안전해질 것이다.
* 1990년대 중반, 나는 지도하는 학생들과 함께 덴버 동물원을 찾는 방문객의 20~25%가 동물을 흉내내거나 고함을 지르고 그들에게 무언가 던지면서 동물들을 조롱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 우리는 동물들의 '바람직한 복지'를 이야기할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동물의 관점으로 해명해야 한다.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 동물들은 사람들이 단순히 잔혹한 행위만을 중단해 주기만 원하는 게 아니다. 그들이 번성할 수 있는 온정적인 세상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 육식을 중단하면 화석 연료 소비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는데 그 양은 완전 채식주의자들의 경우 연간 250갤런에 이른다.
덧1. 이 책의 139페이지에 실려있는 놀라운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네요.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놓치지 마세요.
덧2. 이 책은 그야말로 완벽한데 반려동물 대신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를 쓴 것이 유일한 옥의 티네요.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Marc Bekoff,
동물,
동물 행동학,
동물권리선언,
동물보호단체,
마크 베코프,
비건,
생태학,
유기동물,
제인 구달,
진화생물학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