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템핑은 적당한 추출 부하가 필요하다고 하는 에스프레소 추출 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입니다만(물론
템핑따위보다는 배전두의 퀄리티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에스프레소가 아닌 워터 드립할 때 템핑 주의점에 대한 겁니다.
지난 번에 포스팅한
'띠아모 워터드립 커피 메이커'의 경우 한번에 최대로 담을 수 있는 분쇄된 원두의 양이 대략 100g입니다. 최대로 담으면 1리터에서 1.2리터의 더치 커피가 추출되는 것이죠.
그런데 워터 드립의 경우 커피를 담을 때 추출하려고 하는 양을 한꺼번에 담고 템핑을 한번만 하면 아무런 문제없이 추출이 되고 나중에 일명 '커피 케이크'도 완벽하게 나오는데, 소량을 담고 템핑하고 다시 커피를 추가하고 다시 템핑하는 식으로 몇 차례에 걸쳐 템핑을 하게 되면(좀 더 단단하게 템핑이 되는 것이죠)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너무 촘촘하게 템핑이 되어 워터 드립을 할 때 커피가 밸브를 통해 내려오는 물을 많이 머금어서 추출되는 더치 커피의 양도 적고, 무엇보다 나중에 커피 찌꺼기를 필터에서 빼낼 때 애를 먹게 됩니다. '커피 케이크'가 깔끔하게 분리되지 않습니다. 심하면 스푼으로 퍼내야 하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양을 한꺼번에 워터 드립할 때에는 몇 차례에 걸쳐서 템핑을 하지 말고 마지막 순서로 한번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덧. 원두의 종류에 따라 다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 경우는 브라질 산토스를 워터 드립하다 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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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원두 커피를 갈아 핸드 드립해서 마시는 커피향이야 두 말할 나위 없이 좋지만 문제는 여름에는 그게 그렇게 귀찮고 덥고, 덥고 귀찮고, 덥고 덥고, 귀찮고 귀찮다는 거;;;;;;
게다가 그렇게 내린 커피를 다시 아이스 커피로 만들어서 텀블러에 담아 가져간다는 건 귀찮음 X 100이죠;;;;;
그렇다고 이 더운 여름에 뜨거운 커피를 그냥 마실 수도 없고 매일 아이스 커피를 사서 마시자니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어서 그동안 계속 침 흘리면서 노리고 있던 더치 커피 메이커를 이참에 구매했습니다.
보통 더치 커피 메이커의 가격대는 상당히 고가에서 형성되는데 띠아모 워터드립 커피 메이커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모양새입니다. 지지대를 원목으로 고상하게 처리한 것도 아니고요. 프레임과 금속 필터를 비롯한 금속 부분은 모두 스테인레스 스틸이고 유리 재질은 모두 내열 유리입니다. 서버 플라스크의 뚜껑이 폴리프로필렌이고 물탱크와 커피로드를 연결하는 부품이 실리콘인 것을 제외하고는 내열 유리와 스테인레스 스틸로만 제조되어 있어 세척도 용이하고 보관도 편리합니다.
높이는 54cm 정도 되기 때문에 식탁이나 싱크대에 올려놓고 사용해도 크게 부담없는 크기입니다....만 저는 고양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침실에서 드립하고 있습니다. ㅠ.ㅠ
보시는 것이 서버 플라스크입니다. 최대 용량 1200ml로 약 8~10인 분 분량입니다. 서버 플라스크의 윗부분에 장착되어 있는 것이 스테인레스 스틸로 된 금속 필터입니다. 아래에 원형 드립 필터를 깔아주고 분쇄(모카포트용과 일반 드립용의 중간 크기로 조금 가늘게 분쇄하면 됩니다. 카페에서 살 때에는 더치 커피용으로 분쇄해 달라고 하면 되죠)한 커피를 담고 템퍼로 콩콩 눌러서 템핑을 해 준 뒤 맨 위에 원형 드립 필터를 다시 덮어줍니다. 금속 필터는 대략 100g 정도를 담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상단 물탱크에 물을 담습니다. 워터 드립은 찬물로 할수록 더 깊은 향이 우러나는데 저는 더 시원하게 만들기 위해 얼음도 충분히 넣어줍니다.
이것이 워터 드립 커피 메이커의 핵심 부품인 밸브입니다. 밸브를 조정해 물이 떨어지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이 속도에 따라 맛의 차이가 생기니 그야말로 중요한 부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보통 2초에 한방울 씩 떨어지게 설정해 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드립하는데 대략 8시간에서 12시간 정도 소요가 됩니다. 아침에 걸어놓고 외출했다가 밤에 돌아오면 드립이 끝나있죠.
그 다음에 이걸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48시간 정도 숙성한 뒤 마시면..... 캬~~~
아이스 커피와는 맛과 향이 전혀 다른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왜 더치 커피를 커피의 와인, 커피의 눈물이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는 깊은 맛입니다.
커피, 특히 아이스 커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 구매를 고려해 보셔도 좋습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장점- 적절한 크기
- 합리적인 가격
- 부품 세척 용이
- 사용하기 편리
* 단점- 금속 필터에 커피를 채운 후 스템핑을 하려면 템퍼를 별도 구매해야 함(비싸지는 않으나 따로 구매하려면 귀찮음)
- 부품 세척은 쉬운 편이나 서버 플라스크만큼은 입구가 좁아 플라스크 안쪽을 구석구석 닦기 조금 불편
- 서버 플라스크의 입구 주둥이가 넓어서 목이 좁은 병에 커피를 옮겨 담을 때 처음에 요령이 다소 필요
- 물 속도를 조절하는 밸브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 제 시간에 드립이 끝나지 않기도 함(3초에 1방울보다 빠르게 떨어지도록 설정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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