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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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뮤지컬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뮤지컬 영화는 좀 취향을 타는 편이라서 볼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최근에 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만 취향에 따라 호오가 극과 극으로 나뉠 것 같더군요.
'맘마미아'보다 뮤지컬 쪽에 더욱 가까운, 그야말로 영화 뮤지컬이더군요. 이건 그야말로 대사가 거의 나오지 않고 대화마저도 노래로 처리하는 수준이네요. 사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실제 공연처럼 느끼길 바랬던 톰 후퍼 감독의 연출이 녹아 있는 것이니 어찌 보면 당연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실제로 사상 최초로 촬영 현장을 Live로 녹음했다고 하니까요. 배우들이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부르면 촬영 현장 밖의 피아니스트들이 배우들의 감정과 속도에 맞춰 피아노 연주를 했다고 하네요.
뮤지컬을 좋아라하는 분이라면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노래 실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니... 토니상에 빛나는 휴 잭맨을 비롯하여 카네기 홀에서 공연한 경력이 있는 앤 해서웨이, 맘마미아에서 이미 인정받은 노래 실력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이 영화에서는 다른 배우들에 좀 가렸습니다. 워낙 음조가 높은 목소리라서 웅장한 노래에 안 어울리더군요)까지. 158분이 그리 길지 않을테지만 반대로 뮤지컬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상당히 지루하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앤 해서웨이는 너무 빨리 죽는게 안타까울 지경이었습니다. 처음 몸을 팔고 나서 부르는 노래는 너무나 처연해서 듣는 제 가슴이 찢어질 정도였는데 말이죠.
사실 노래만 놓고 보면 에포닌 역을 맡은 사만다 바크스와 시민군의 막내로 나오는 다니엘 허들스톤이 가장 훌륭했습니다. 사만다 바크스는 이번 영화가 본인의 첫 출연작이라는데 앞으로의 필모프래피가 기대되네요.
가장 안습인 것은 자베르 경감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였습니다. 눈빛 연기나 존재감 만으로도 화면을 압도하는 러셀 크로우도 노래만큼은 다른 배우들과 확연한 차이가 날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수준이라서 맨 마지막 몸을 던지기 전에 부르는 노래는 들으면서 언제 끝나나만 생각할 정도로 불안불안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 싶네요.
노래 말고 연기만 놓고 보면 단연코 헬레나 본햄 카터가 발군이었지요. 지나치게 무겁고 가라앉기 쉬운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아주 훌륭히 해내더군요.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보셔도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덧. 은식기를 훔친 장발장을 용서하는 미리엘 주교로 분한 콜 윌킨슨이야말로 뮤지컬 역사상 역대 최고의 장발장이라 불리는 배우라고 하네요.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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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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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포스터에는 '글래디에이터'의 10년 신화가 깨진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문고판이라도 로빈 후드를 책으로 읽었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속았다는 느낌을 줄 것 같아요. 의적 로빈 후드가 나오는 배경이 되는 영화라고 설명을 좀 해주던가... 셔우드 숲의 의적으로 활약하기 이전이니 화살보다 칼을 더 많이 휘두르는 것도 나중에야 이해가 되더이다.
빼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표적인 장면은 맨 마지막 전투씬에 마리온이 갑옷 입고 등장한 거. 마을을 습격한 고프리 일당과 싸우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는데 셔우드 숲에 있던 아이들까지 올망졸망 데리고 전장의 한가운데 나타난 거 보고 '아, 이건 정말 아니잖아' 싶었습니다. 대표적인 안습 연출~
솔직히 프랑스가 아무리 대군이라고 해도 거의 다 보병인데다 해안 상륙이라면 절벽 위에서 궁수가 화살비를 퍼붓고 아무런 은폐, 엄폐물도 없는 해안을 기병이 지나가면서 쓸어버리면 이건 뭐 덜덜덜. 그냥 학살극이지. 차라리
'300'처럼 바다를 새까맣게 배로 뒤덮어서 숫자로 어떻게 해 보든지. 마지막 전투씬 시작하기도 전에 프랑스 병사들이 불쌍해서 몰입이 전혀 안 되더군요. 나중에는 찌질이 존 왕이 칼 들고 앞장서서 열심히 싸우는 거 보고 감동했을 정도니... 이놈의 미필 정부는 너무 당연한 거 갖고도 감동하게 만드네요.
영화의 길이도 너무 길어서 편집할 때 2시간 정도로 슬림하게 쳐 냈으면 훨씬 더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입니다.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명대사 'Ask nicely'를 날리는 러셀 크로우와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 때문이지 감독이 영화를 잘 찍어서는 아닌 것 같아요.
딱히 흠을 잡으라면 위에 이야기한 안습 장면을 제외하고는 화면도 괜찮고, 전투씬도 괜찮고, 유머도 괜찮았는데 막상 추천을 하라면 매력적이지는 않은 그런 애매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별 3개 반으로 평가했습니다. 로빈 후드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이라면 볼 만 합니다만 로빈 후드와 그 당시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분께는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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