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현재 마르크스에서 들뢰즈, 마키아벨리부터 스피노자를 아우르는 최고의 지성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안토니오 네그리의 2004년 저작입니다.
안토니오 네그리는 1960년대 후반 아우또노미아 사상을 발전시켰으며 1979년 테러 단체 '붉은 여단'의 수뇌부라는 혐의로 체포 수감되었다가 프랑스로 망명한 뒤 정치과학을 강의하였고 1997년 이탈리아로 돌아가 구속된 후 2003년에 자유의 몸이 된 석학입니다. 이 책은 석방된 이듬해에 나온 저작이고요.
사실 이 책은 2000년에 나온 '제국'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 이 책에서 네그리 또한 '제국'과 함께 읽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제국'에서는 제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전지구적 질서가 출현하고 있으며 그것은 해외 영토로 확장된 국민국가 주권에 기초를 두고서 근대 권력들에 의해 실천되었던 제국주의라는 용어로는 현재의 전지구적 질서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소위 네트워크 권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초국적 기관들, 거대 자본주의 기업들, 제국적이지만 제국주의적이지 않은 새로운 권력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 책에서 네그리는 제국 내부에서 자라고 있는 살아 있는 대안인 '다중'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네그리가 '제국', '다중'을 통해 토머스 홉스가 '시민'에서 '리바이어던'으로 나아갔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네그리는 영원한 전쟁에 의해 오염된 전지구적 질서를 지배하는 제국과 대안인 다중을 설명하기 위해 전반부에서는 '전쟁'에 대해, 그 다음에 이 책의 핵심 개념인 '다중'에 대해,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 민주주의, 특히 다중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제국'을 읽고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 조차도 따라가기 힘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제국'을 읽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에서 대여해 읽은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특히 2016년 4월 13일 현재 이 책은 품절 상태이므로 읽고 싶으신 분은 국민도서관을 이용해주세요~
태그 -
네그리,
네트워크 권력,
다중,
들뢰즈,
마르크스,
마키아벨리,
붉은 여단,
스피노자,
아우또노미아,
안토니오 네그리,
전지구적 질서,
제국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139
★★★★☆
이미지 출처 :
YES24
슬라보예 지젝이 현존하는 철학계의 이단아이자 이슈 메이커라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이 사람은 라캉, 마르크스, 헤겔을 접목한 철학으로도 유명하고 대중 문화로 철학을 더럽히는 'MTV' 철학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것으로도 유명하죠.
영어로만 이미 60권이 넘는 단행본을 출간했고 국내에도 30종이 넘는 저작이 번역 소개되었으며 지금도 매년 2~3권의 책을 쓸 정도의 생산성 넘치는 다작가입니다.
이 책은 폭력에 대한 슬라보예 지젝의 성찰을 정리한 겁니다. 폭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을 뒤집어 과연 무엇이 폭력인가라고 되묻는 삐딱하면서도 참신한 그만의 생각들로 가득합니다.
이 책을 번역한 이들 중 '로쟈의 저공비행'으로 유명한 이현우 선생이 잘 요약했듯이
폭력에 대한 관심이 눈에 보이는 '주관적 폭력'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객관적 폭력', 즉 '상징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에 두어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폭력이란 말이 즉각적으로 떠올려주는 상투적 '이미지'에서 한 걸음 물러날 때만, 우리는 폭력에 대해 본격적으로 사유,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지젝의 주장이자 제안입니다.
프로파간다의 수단으로 오늘도 수많은 미디어들이 폭격하듯이 쏟아내는 폭력의 이미지들을 우리는 얼마나 여과없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한 편으로는 동정하면서, 한 편으로는 분노하면서 말이죠. 그 내면에 자리잡은, 그 행간에 숨은 의미를 분석하고 신중하게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소수일까요?
지젝은 폭력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쁜 것으로 매도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탁월한 이데올로기적 조작이자 사회적 폭력이 가진 근본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일종의 신비화 꼼수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의 한글판 부제가 '폭력에 대한 6가지 삐딱한 성찰'인데 적절한 네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이라는 현상을 슬라보예 지젝다운 시각에서 삐딱하게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상당히 어려울 걸로 각오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쉽게 읽히네요.
닫기
* 자유민주주의가 실상은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때에만 진정으로 반자본주의적이 될 수 있다.
* 어떤 상황에서는, 즉각 참여하고자 하는 충동에 저항하는 것, 끈기 있고 비판적인 분석을 사용하여 '일단 기다리면서 두고 보는' 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진정으로 '실제적인' 일일 때도 있다.
* 미디어가 쏟아내는 폭력의 이미지들에 파묻혀 있을 때 우리가 오늘 해야 할 일도 바로 그것이다. 무엇이 이 폭력을 초래하는지, 우리는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 오늘날 지배적인, 관용적 자유주의자들이 가진 주된 관심사는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폭력(대량 학살, 테러)에서 이데올로기적 폭력(인종주의, 선동, 성차별)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폭력에 반대하는 것인 듯하다.
* 포스트모던 좌파의 좌장인 안토니오 네그리 자신이 디지털 자본주의는 공산주의의 모든 요소들을 요약하여 담고 있다며 찬양하고 있지 않은가.
* 우리가 내면의 삶에 대한 우리의 경험, 우리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거짓말이다. 진실은 외부에, 우리가 하는 행동 속에 있다.
*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라는 성 바울의 유명한 말처럼 기독교 윤리는 전 인류를 포용한다는 자세를 취하지만, 그럼으로써 동시에 기독교 공동체 안에 포함되려하지 않는 이들을 철저하게 배제한다.
* 문제는 문화적 차이(자신의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가 아니라, 정반대로 근본주의자들이 이미 우리와 같아졌다는 사실, 그들은 이미 우리의 기준을 내재화했으며 자기 자신을 그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실제로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행복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한다는 서구적 언어를 바탕으로 티베트 불교를 정당화하는 달라이 라마야말로 이 점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역설적이지만, 근본주의자들에게 정말로 부족한 것은 바로 진짜 '인종주의자' 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우월성에 대한 확신이다.
* 이기주의적인 자기애의 진짜 반대말은 이타주의, 즉 공익에 대한 고려가 아니라 부러움과 원한이고, 바로 이 부러움과 원한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나는 나의 이익에 반하여 행동하게 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받아들일 만하다고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자본주의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있다. 사람들은 내가 실패한 것이 나의 열등한 자질 때문이 아니라 우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실패를 훨씬 쉽게 견딜 수 있는 얘기다.
* 전지구적 자본주의는 그 유명한 '자유로운 순환' 의 물꼬를 텄지만, 여기서 자유롭게 순환하는 것은 '사물들'(상품들)에 국한되며, '사람들'의 순환은 점점 더 많은 통제를 받고 있다.
* 근본주의자들은 신의 의지를 따르고 구원을 받기 위해 선행(자기가 선행이라 여기는)을 한다. 하지만 무신론자들은 그저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에 선행을 한다.
* 흄이 보기에 하느님을 진정으로 경배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은 하느님의 존재를 무시한 채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 실제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택의 자유라는 것은 단지 우리가 억압과 착취에 동의했음을 의미하는 형식적 제스처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
* 오늘날 진짜 위협적인 것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유사-능동성이다. 곧 '행동하라'는 요구, '참여하라'는 요구, 현재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걸 감추라는 요구다. 사람들은 늘 개입하면서 '뭔가를 한다', 학자들은 학자들대로 무의미한 논쟁에 참여한다. 진정 어려운 일은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고 철회하는 것이다. 권력을 쥔 자들은 설사 그것이 '비판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침묵보다는 참여와 대화를 더 좋아한다. 우리를 대화에 끌어들여서 우리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길한 수동성을 깨뜨려버리기 위해서다. 그런 면에서 유권자들의 기권은 진정한 정치적 행위인 셈이다.
* 실질적 개선을 원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개혁이 아니라 '무정치적' 사회적 생산관계에서의 변화다.
* 바디우가 오늘날 궁극적인 적의 이름이 자본주의, 제국, 착취 혹은 이와 유사한 어떤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라고 한 것은 옳다. 왜냐하면 민주주의의 메커니즘을 모든 변화를 이루는데 궁극적 프레임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환상이고, 바로 이 환상이 자본주의적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는 것이기 때문이다.
* 부르주아 민주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이처럼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핵심이다. 왜냐하면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핵심은 국가 권력을 장악하여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외부에서 바로 그 국가와의 거리를 두는 상태를 지속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국가를 도구로 이용해서 말이다.
* 간단히 말해서 폭력은 탈신비화돼야 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객관적 폭력,
구조적 폭력,
디지털 자본주의,
라캉,
로쟈의 저공비행,
마르크스,
바디우,
상징적 폭력,
슬라보예 지젝,
슬로베니아,
안토니오 네그리,
이현우,
주관적 폭력,
철학,
폭력이란 무엇인가,
프로파간다,
헤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490
★★☆☆☆
이미지 출처 :
YES24
'뉴 레프트 리뷰'는 1960년 영국에서 창간된 격월간 잡지로 좌파 진보운동의 나팔수(좋은 의미에서) 역할을 하는 잡지입니다. 진보 좌파를 대표하는 잡지임에도 마르크스 이론의 취약점을 자기 반성하는 stance를 취하는 글이 많이 실리는 것이 특징이죠. 일베에 서식하는 인간들이 볼 때에는 완전 빨갱이 책일 겁니다.
하지만 에릭 홉스봄, 레비 스트로스, 장-폴 사르트르, 루이 알튀세르, 자크 라캉 등 지성계와 문화계를 이끄는 거장들의 글이 자주 실리는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이 책은 2000년 부터 2008년까지 실렸던 글 중에서 18개를 뽑아 엮었으며 잡지 본연의 취지를 살려 정치, 이론, 문화라는 세 영역에 따라 구분하였다고 합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부 세계정세의 현황
1. 21세기 세계는 어디로 가는가 ― 페리 앤더슨
2. 세계 경제위기의 신호탄, 서브프라임 위기 ― 로빈 블랙번
3. 신자유주의에 포섭된 로크적 유럽? ― 키스 반 데어 페일
4. 미국에 종속된 역사 속의 유엔 ― 피터 고언
5. 세계경제의 남반구 목조르기 ― 로버트 웨이드
제2부 각 지역의 쟁점들
6. 미국의 이라크 점령 이후 중동 정세 ― 타리크 알리
7. 탈정치화된 정치, 동에서 서로 ― 왕후이
8. 두바이의 공포와 돈 ― 마이크 데이비스
9. 실험되는 가치들 : 인도의 임상실험과 잉여건강 ― 커식 선더 라한
10. (대담) 티베트인의 정체성과 중국 ― 체링 샤카
제3부 정치사상의 재구성
11. 사르코지라는 이름이 뜻하는 것 : 공산주의적 가설 ― 알랭 바디우
12. 매체론으로 본 사회주의의 역사 ― 레지 드브레
13. 생명정치적인 것의 벡터들 ― 맬컴 불
14. 세계화되는 현실에서의 정의, 새로운 틀구성 ― 낸시 프레이저
제4부 자본주의와 미학
15. 미학 혁명과 그 결과 : 자율성과 타율성의 서사 만들기 ― 자크 랑시에르
16. 문화적 포장지로서의 예술 : 일본의 터미널 데파트 ― 우친타오
17. 자본주의와 형식 ― 테리 이글턴
제5부 회고
18. (회고) 격변의 시대 이탈리아의 정치와 삶 : 밀라노에서 온 동지 ― 로사나 로산다
좋은 글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피터 고언이 쓴 '미국에 종속된 역사 속의 유엔'과 레지 드브레가 쓴 '매체론으로 본 사회주의의 역사'가 제일 좋았습니다.
구입한 지 상당히 오래된 책인데 이제서야 다 읽었네요.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진도를 뺄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에 이미 3권까지 나왔네요.
이 책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번역의 quality 조절이 잘 되지 않은건지 쉽게 읽히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의 격차가 굉장히 많이 납니다. 그래서 높게 평가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 지식 수준의 격차일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ㅠ.ㅠ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낸시 프레이저,
뉴 레브프 리뷰,
레비 스트로스,
레지 드브레,
로버트 웨이드,
로빈 블랙번,
로사나 로산다,
루이 알튀세르,
마르크스,
마이크 데이비스,
맬컴 불,
문화,
알랭 바디우,
에릭 홉스봄,
왕후이,
우친타오,
이론,
자크 라캉,
자크 랑시에르,
잡지,
장-폴 사르트르,
정치,
좌파,
진보,
체링 샤카,
커식 선더 라한,
키스 반 데어 페일,
타리크 알리,
테리 이글턴,
페리 앤더슨,
피터 고언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211
20세기를 대표하는 진보적 경제학자 중 한 명인 John Kenneth Galbraith가 1977년에 쓴 '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Uncertainty, 1977)'를 북 크로싱합니다.
경제 사상사가 주된 내용이라서 애덤 스미스, 리카르도, 맬서스, 스펜서, 베블런, 마르크스, 레닌 등 거장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흥신문화사의 고전 시리즈 중 한 권인데 2010년 7월에 중판으로 나온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태그 -
Book Crossing,
John Kenneth Galbraith,
The Age of Uncertainty,
경제 사상사,
레닌,
리카르도,
마르크스,
맬서스,
베블런,
북 크로싱,
북크로싱,
불확실성의 시대,
스펜서,
애덤 스미스,
흥신문화사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194
★★★☆☆
이미지 출처 :
YES24
20세기를 대표하는 진보적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John Kenneth Galbraith가 1977년에 내놓은 책입니다. 1970년 대에 영국 BBC 방송국에서 일반인들이 경제 사상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TV 프로그램에서 다룬 내용을 책으로 묶어 내놓은 것이죠.
경제 사상사가 주 내용이라서 그런지 애덤 스미스, 리카르도, 맬서스, 스펜서, 베블런, 마르크스, 레닌 등 기라성같은 거장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경제 사상사의 측면에서 대가들의 족적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자의 말에 따르면 근대 경제학자가 자본주의를 문제삼는 방법에는 대체로 세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이론경제학의 연구 범위 밖으로 밀어내어 아예 학문적 연구대상으로 삼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좁은 의미인 경제이론의 연구대상으로 보지 않고 넓은 의미의 경제학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간주하는 것, 마지막으로 셋째는 정책론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입장에서 근대경제이론의 도구를 필요에 따라 이용은 하지만 동시에 현존 제도의 특징을 현상에 따라 해명하려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첫째 부류에 속하는 학자로 힉스와 사무엘슨이 있고 둘째 부류에 속하는 학자로 슘페터, 셋째 부류에 한센과 겔브레이스가 속한다고 합니다. 갤브레이스는 소수 거대 기업에 대한 제어력을 같은 판매자의 경쟁에서 찾지 않고 최종 소비자 또는 노동조합에서 발견하여 이를 '대항력' 이론으로 정립한 바도 있죠.
이 책은 흥신문화사의 고전 시리즈 중 한 권인데 1995년에 초판, 2010년 7월에 중판을 찍었습니다. 포스팅에 이미지로 사용한 겉표지가 제가 갖고 있는 책과 다른 것을 보고 검색해보니 2011년 5월에 또 새로운 판을 찍었나 보네요. 쉽지 않은 책인데도 의외로 많은 분들이 보나 봅니다.
상당히 오래된 책인데도 번역이 잘 된 편이라서 쉽게 읽힙니다(뒤로 가면서 번역투가 달라지고 뭉개지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만). 경제 사상사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하는 책입니다.
닫기
* 권좌에 앉아 있는 권력자들은 그들의 특권이 타인에게 아무리 무법적인 것으로 보이더라도 하늘이 내려주신 권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부정에 대한 가난한 사람들의 감수성은 부자의 주관으로 생각해 볼 때 자신들의 감수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프랑스 혁명 이전의 실정은 바로 이러했다. 이리하여 위로부터의 개혁이 불가능하게 되자 아래로부터의 혁명은 피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 애덤 스미스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일 현재 법인기업으로 불리고 있는 주식회사를 강력하게 반대하였다.
* 애덤 스미스가 죽은 후 25년 뒤에 노동가치설과 다산성 개념은 런던에 살고 있었던 두 명의 친한 친구, 데이비드 리카르도와 토머스 맬서스에 의해 계승되었다. 경제학이 '음울한 학문'이 된 것은 맬서스와 리카르도의 출현 이후의 일이었다.
* 농촌이나 공장의 여러 가지 다른 생산물들은 리카르도의 이른바 최소한도의 영양만을 섭취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각각 다른 노동량을 요구하며 그 노동량이 생산물간의 상대적 가치를 결정한다. 이것이 노동가치설이다.
* 위대한 사회 다윈주의자로써 세상에 알려져 있는 허버트 스펜서는 특권 계급의 출현을 설명했는데 적자생존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다윈의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스펜서에게서 나온 말이다.
* 투자가(다른 자본가)를 수탈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의 입에 불쾌한 뒷맛을 남긴다. 그러나 일반 대중의 수탈- 대중을 전체로 해서 수탈하는 것 -은 그 당시에는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에는 높은 존경과 큰 사회적 영예를 획득하게 되었다. 그 뛰어난 창업자의 대부분은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에도 나무랄 데 없는, 신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었다.
* 베블런의 첫 작품이면서 가장 위대한 저서인 '유한계급론'은 세기가 바뀌기 직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은 지대단일과세주의를 강력히 주장했던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과 더불어 전세기 이래 미국에 있어서의 사회평론 분야의 2대 거작이다.
* 계급 없는 사회의 최초의 징조는 바로 하인계급의 소멸이다.
* 개량주의는 혁명의 장애물이다.
* 제1차 세계대전에서 해체된 것은 계급구조와 이에 따르는 권력의 행사였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BBC,
John Kenneth Galbraith,
겔브레이스,
경제학,
경제학자,
근대경제이론,
다윈주의자,
데이비드 리카르도,
레닌,
마르크스,
베블런,
사무엘슨,
슘페터,
애덤 스미스,
유한계급론,
이론경제학,
진보와 빈곤,
토머스 맬서스,
한센,
허버트 스펜서,
헨리 조지,
흥신문화사,
힉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184
★★☆☆☆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책에 대한 박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이 책을 제대로 이해 못한 제 지적 능력의 부족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우선 밝혀 둡니다.
일찌기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일독하는데 실패한터라 '인문학계의
무라카미 하루키사카모토 류이치(트친님의 지적을 받고 이게 더 적절한 것 같아서 수정~)'로 불리는 가라타니 고진의 대표작인 이 책의 득을 좀 보려는 불손한 마음을 품고 독서를 시작했는데 제 사유의 얄팍함만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그래도 끝까지 읽기는 읽었습니다!)
1970년대 일본의 신좌익 운동이 극적으로 붕괴되어 마르크스에 대한 회의론이 넘실대던 그 당시 마르크스를 새롭게 해석한 가라타니 고진의 시도 자체도 대단하지만 마르크스에서 '아직 사유되지 않은 것'을 가능성의 중심에 두고 해석해 나간 노력도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황'을 정책 실패로 야기된 예외적인 비상사태에 불과하다고 본 고전 경제학에 맞서 오히려 공황을 자본제경제의 고유한 측면으로 본 정신분석적 접근이 참신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하나 계급이 단지 경제적인 공통점만으로 성립하지 못하고 당파나 담론을 통해서만 계급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그러니 계급은 사실로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해독되어야 할 것으로 존재하겠지요.
저처럼 마르크스의 저작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추천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저처럼 헤매실 것이 분명하니까요. 최소한 자본론 정도는 일독한 분들만 도전하세요. ㅠㅜ
덧. 투정아닌 투정을 좀 부려보자면 제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마르크스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절반이 안 되는 120페이지에서 끝납니다. 나머지는 '역사에 대하여 - 다케다 다이준', '계급에 대하여 - 나쓰메 소세키론I', '문학에 대하여 - 나쓰메 소세키론II' 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책 한 권이 몽땅 마르크스 이야기였다고 해도 어차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겁니다만;;;;)?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769
한 쪽에 '자본론'이 있다면 반대편에는 '공산당 선언'이 있습니다.
공산주의 혁명을 촉구하는 팸플릿에 불과한, 공산당 선언에 깃든 깊은 뜻(?)을 강유원 선생이 쉽게 풀어 쓴 책입니다.
고전 읽기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고픈(표현 참 진부하다~)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0년 2월 19일 10:40 현재)
- LikeSpring님(독서 완료)
- 아줌마님(독서 완료 & 보관 중)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914
.
2009/08/12 16:47
.
1. 대학에 다닐 때 선생님 중 한 분의 말씀. "왜 공산주의가 옳다고 생각하나.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네. 쪽수가 많으니까 옳은 거야." 프롤레타리아의 숫자가 많으니까, 숫자가 적은 브루주아..
★★★☆☆
이미지 출처 :
YES24
참 좋은 세상입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자본론'이라도 들고 다니려면 주변을 두리번거려야 했는데 이제는 '공산당 선언'을 대놓고 읽을 수 있게 되었네요. 물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읽으니 확실히 '노친네'들의 눈초리는 따갑지만요. 그래도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요. 모쪼록 이런 '민주주의' 사회가 계속되어야 하는데 참 미래 전망이 암울합니다.
공산당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빨갱이', '이승복'이 떠오르는 분들은 절대로 읽지 않을 책이지만 이 책은 공산당에 가입하는 방법이나 자본주의를 전복시키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물론 공산주의 혁명을 촉구하는 팸플릿이기는 하지만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이 나온 1848년 당시의 자본주의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한번쯤 되새겨봄직 합니다.
몇 년 전에 뭣도 모르고 자본론을 집어들었다가 머리에 쥐가 나는 경험을 한 뒤로 이쪽 분야의 책에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강유원 선생이 쉽게 쓴 공산당 선언이 있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구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야간 교양강의를 책으로 엮었으니 당연히 일반인들에게 쉽게 쓴 책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제게는 그렇게 쉽지가 않더군요. 맥락과 행간을 잘 읽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입견을 어느 정도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죠.
소장 가치를 따질 정도의 책은 아니지만 고전 읽기를 통해 인생의 'what'보다는 'how'를 우선하고 싶은 분들은 한번쯤 일독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닫기
* 마르크스 사상의 배경을 이해하는 키워드 : 계몽주의, 교양* 마르크스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 이성, 역사, 노동* 마르크스가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는 도구 : 이성, 역사적 방법론* 마르크스 사상의 주요한 세 요소 : 이성, 역사적 방법, 물질적 활동 중심 -> 역사적 유물론* 자본주의 위기의 근본적 요인 : 과잉* 자본가들이 과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 전쟁, 새로운 시장을 획득하고 옛 시장을 철저히 착취하는 것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