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완전히 시차 적응이 안 되었는지 새벽 5시 쯤에 저절로 깼습니다. 아침 샤워를 하면서 보니 다행히
이 호텔에는 헤어 드라이어가 있네요.
객실이 어느 구역에 있느냐에 따라 현관등의 동물이 다른데 저희가 묵은 603호는 플라멩고 구역이었습니다.
6시에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나이로비에서 숙박하는 한국인들은 모두 이 호텔에 묵는 지 그 넓은 식당에 있는 사람 절반이 한국 사람이네요;;;; 나머지는 중국인과 일본인들이고 서양인들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이 합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도 케냐에 오면 모두 이 호텔에 묵는다고 하네요.
케냐에서는 한국차를 거의 볼 수가 없는데(도요타, 닛산이 장악), 이 호텔만큼은 (당연히) 국산인 현대차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침 식당의 음식맛은 비교적 깔끔합니다만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이 많이 묵는 호텔이다보니 뷔페임에도 비건들이 먹을 음식 종류가 부족한 건 좀 아쉬웠습니다. 어차피 아침에는 거의 샐러드만 먹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배웅 나온 이승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체크아웃한 뒤 7시 30분 쯤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으로 출발했습니다.
나이로비는 흐리고 안개가 잔뜩 껴서 스산한 느낌입니다.
나이로비 시 외곽으로 나가면 고급 주택가들이 드문드문 있습니다만...
건축 기술이 덜 발달해서 그런건지 건축 현장만 보면 뭔가 좀 어설퍼 보이더군요. 사진만 보면 수평도 안 맞는 느낌;;;;
나이로비 시에서 멀어질수록 푸르름이 짙어집니다. 대신 날씨는 갤 생각을 안 하네요. 오히려 안개가 더 짙어지는 느낌적 느낌;;;;
나이로비에서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The Great Rift Valley입니다. 차로 1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해발 2,140미터나 됩니다.
왼쪽에 능선을 따라 나 있는 도로가 보입니다. 빨간 부분은 전망대 겸 기념품 샵이고요.
사진보다 전망이 꽤 훌륭합니다. 워낙 해발고도가 높은데다 앞을 가로막는 산이나 건물이 없어서 그런지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좀 춥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러시아에서나 쓸 것 같은 털모자를 파는 기념품 샵도 있습니다.
가이드 켄은 잠을 깬다고 기사 휴게실 같은 곳으로 차 마시러 갔고 저희는 그동안 굳었던 몸도 스트레칭으로 풀고 사진도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The Great Rift Valley에 있는 휴게소들의 화장실은 무료이나 물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물수건을 사용했죠. 케냐의 관광지라면 당연히 그렇지만 물가는 터무니없이 비쌉니다. 옥수수 구이 하나에 200실링이나 하거든요. 하나 사 먹을까 하고 물어봤다가 그만 학을 뗐습니다.
휴게소는 대부분 기념품 샵을 운영하는데 화장실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기념품을 팔아서 먹고 사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정말 비싸다는 거. 이승휘 대표가
휴게소의 기념품 샵만큼은 피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군요.
사파리 파크 호텔에 입점해 있던 기념품 샵에서 본 1,500실링짜리 Soap Stone 조각품을 무려 2,000실링에 팔고 있더군요. 완성도도 훨씬 더 떨어지는 데...
여행을 떠나기 전에 케냐가 아프리카의 대충 어디 쯤에 붙어 있는지만 확인하고 갔기 때문에 적도가 케냐를 지난다는 건 이 날 The Great Rift Valley에 있는 대형 아프리카 지도를 보고 알았습니다.
사람들이 앉는 바위에 케냐 국기와 얼룩말을 그려놨네요. 케냐 국기는 왠지 마사이 족의 방패처럼 생겼지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다시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으로 차를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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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스페인 여행은 10월이었고, 작년 라오스 여행은 12월에 다녀왔으니 여름철 성수기에 떠나는 여행은 꽤 오랜만이네요. 일부러 성수기를 피한 건 아니고 대상 국가의 여행하기 좋은 계절을 고르다 보니 오히려 여름철 성수기를 피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번 케냐 여행은 성수기가 6, 7, 8월이라서 2006년 터키 여행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여름철에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7월 29일에 떠나서 8월 9일에 돌아올 예정이니 8월 9일 아침부터는 정상적으로 통화 가능합니다. 물론 이메일 확인은 수시로 할 예정이니 용건이 있는 분들은 walden3@gmail.com으로 메일 주시면 가능한 한 빨리 연락 드리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나이로비를 시작으로 암보셀리 국립공원,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 나이바샤 국립공원을 거쳐 동아프리카 해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라무섬까지 돌아보고 올 예정입니다. 좋아하는 야생 동물을 실컷 보고 오겠네요.
조심해서 잘 다녀오겠습니다. ^______________^
-> 잘 다녀왔습니다. 평소에도 서늘하고 잘 때는 다소 쌀쌀하게 느껴지는 나라에서 여행 기간 동안 피서 잘 했는데 완전 동남아 날씨인 고국으로 돌아왔네요. ㅠㅜ 게다가 출발 하루 전에 나이로비 공항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24시간 지연되어 오늘 아침에서야 겨우 돌아와 부랴부랴 출근하는 잊지 못할 경험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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