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묘생인데도 어떤 냥이들은 길냥이로 태어나 죽도록 고생만 하고 겨우 구조되어 입양에 이르더라도 뒤늦게 중병에 걸리는 걸 보면 하늘이 참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정마온니 같은 분에게 구조되어 길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며칠 전에
모찌군의 6주기를 맞았는데 보통 이때쯤 동물 관련 후원을 하곤 했죠. 그래서 '고순이'의 치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도 작은 힘을 보탰습니다.
정마온니네 후원 계좌는 아래와 같습니다.
신한 110-207-901233(예금주 : 정미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능한 한 후원글을 올리지 않으려고 하신다기에 블로그에도 계좌번호를 보기 쉽지 않아서 도움을 주실 분들을 위해 부득이하게 제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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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분 중에 '정마온니'라고 계십니다. 냥냥이 세계에서는 나름 유명한 분인데 길냥이 밥셔틀과 구조, 임보, 입양을 주로 하시죠.
한 다리 건너서 전해 듣는 정보만 들어도 정말 대단한 분인 것이, 아무리 본인이 좋아서 한다고 해도 어떻게 저렇게 길냥이에게 헌신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드한 일을 아무런 댓가없이 오랫동안 자발적으로 하고 계시죠.
저희 집 넷째인
'까미' 입양 때 인연이 되어 가끔 소식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부정기적으로 후원도 하곤 했는데 최근에 8년 동안 챙겨주던 '삼순이'라는 길냥이를 응급 구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심한 구내염에 걸려 그냥 두면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널 것이 뻔했기에 어쩔 수 없이 구조를 했고 너무 상태가 안 좋아 전체 발치까지 했는데 치료비가 250만 원이 넘게 나와 후원 모금 포스팅이 올라왔기에 저도 1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십시일반 후원하는 분들이 많아 금방 마감되었고요.
모찌군 3주기 때 못한 후원을 뒤늦게 했는데 삼순이의 경과가 좋고 임보처에서도 잘 적응하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삼순아, 이제 꽃길만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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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에 마음으로 입양한
첫 가족이었던 모찌군을 고양이별로 떠나 보낸 뒤 제게는 약간 강박 비슷한 증상이 생겼습니다.
우선 아침 저녁으로 갈아주는 냥이들 물그릇 4개를 모두 도자기로 바꾸고 물을 갈아 줄 때마다 매번
휴대용 살균기인 SteriPEN으로 반드시 자외선 살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정수까지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안 좋다고 해서 살균만 합니다.
그 다음에는 애들이 매일 올라가는 캣타워와 잠자리, 쉴 때 사용하는 방석과 화장실까지 집안 청소를 할 때마다 지금 소개드리는 가정용 자외선 살균기로 자외선 소독을 하고 있습니다.
집을 떠난 적이 거의 없는 모찌군이 췌장염 때문에 고양이 별로 갔기 때문에 최소한 집안 만큼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최소화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해충 구제 때문에 서비스를 받고 있는 세스코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점검을 나올 때 방제 직원이 사용하는 걸 눈 여겨 봐 두었다가 구매한거지요.
국내 업체인 엔퓨텍에서 만든 가정용 살균기 퓨라이트 XD입니다. 집먼지 진드기 박멸에 효과적이라고 해서 시중에서는 진드기 방망이로 더 많이 불리는 제품이죠. 꼭 교통 통제할 때 사용하는 경광봉처럼 생겼습니다.
제원이 530 x 80 x 60mm니까 길이가 50cm가 넘습니다. 생각보다 크지만 본체 재질이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453g의 무게가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계속 들고 다니면서 살균을 하려면 손목에 부담이 되기는 하지요.
퓨라이트는 8W의 UV-C램프를 사용합니다. ED와 XD 제품군으로 나뉘는데 XD가 조금 더 상위 레벨입니다. 퓨라이트 XD는 보시는 것처럼 자외선 램프를 UV Band Pass Filter라고 부르는 검은색의 특수 필터로 감쌌는데 이 필터는 가시광선을 차단하여 집먼지 진드기가 자외선이 쪼이는지 모르도록 방심하게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램프 수명은 8,000시간이라고 하네요.
20초 이상 비추었을 때 99.9%의 살균력을 보인다고 합니다.
손에 들고 필요한 부분을 비추면서 사용해도 되지만 집안 구석구석 사용하기에는 아무래도 손목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삼각대에 연결해서 거치한 뒤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케냐 여행 때 요긴했던 SLIK 미니 삼각대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력은 12V 어댑터를 연결해 공급받는데 1,100mAh의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충전시켜 두었다가 휴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완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정도이고 한번 충전하면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53.7nm 살균 최적 자외선을 사용한다고 해도 자외선을 직접 쬐거나 눈에 비추면 홍반이나 자외선 안염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안전 버튼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0.35초 안에 두 번 연속으로 눌러야 작동하기 때문에 소근육이 그 정도로 발달하지 않은 미취학 아동이 잘못 사용할 위험을 줄였습니다. 두 번 연속으로 누르면 보시는 것처럼 5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모드로 작동됩니다.
세 번 연속 누르면 2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드로 바뀝니다. 다시 한 번을 누르면 작동을 멈추고요. 5분, 2시간 작동 모드에서는 10초마다 삑삑하는 경고음을 내서 작동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4번 연속으로 작동 버튼을 누르면 무제한 사용 모드가 됩니다. 보통 어댑터를 연결해서 방 전체를 살균할 때 사용하는데 저는 청소하느라 왔다갔다 하면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중에 사용하려고 이 모드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건 퓨라이트 에어 XD라고 퓨라이트 XD를 결합하여 공기 살균기로 사용하는 겁니다. 원래는 함께 구매하는 것인데 제가 퓨라이트 XD를 살 때는 품절이어서 최근에 본체만 따로 구매했어요. 퓨라이트 XD를 보시는 것처럼 장착한 뒤 작동을 시키고 전원을 올리면,
전원 버튼이 있는 아래 거치대 쪽에서 공기를 흡입한 뒤 끌어올려 퓨라이트 XD를 통과시키면서 공기를 살균한 뒤 위로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건 아니고 오로지 바이러스와 세균만 자외선 살균해서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일반 공기청정기와 함께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대신 필터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 전기료 외에는 추가 유지 비용이 들지 않겠죠.
평소에는 공기 살균기로 사용하다가 청소할 때는 분리하여 표적 살균을 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살짝 청소 강박인 분들은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은 물건입니다.
* 장점 - 강력한 살균력
- 휴대성과 사용 편이성
- 국내 거의 유일한 공기 살균기능
* 단점-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2017년 3월 24일 기준 자사 공식쇼핑몰에서 188,000원에 판매)
- 가벼움과 맞바꾼, 없어 보이는 디자인과 만듦새(아무리 봐도 고급스럽지는 않음)
- 방전 속도가 너무 빠름. 완충해도 2~3일이면 완전 방전되어 사용할 때마다 충전해야 함
- 퓨라이트 XD를 분리하여 살균할 때 가구 모서리 등에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 요망. 램프가 깨질 위험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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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2015년 결산 포스팅을 봤는데 계획대로 잘 된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네요.
계획대로 된 것은 상반기에 몽골, 하반기에 대만 여행을 다녀오는 것으로 잘 다녀왔습니다. 그 사이에 호주 출장까지 잡히는 바람에 올해는 예상치 않게 세 나라를 경험했네요. 하지만 이런 일이 제 생전에 많지는 않겠지요.
계획대로 안 된 것은 별러 왔던 책을 올해도 역시나 출판하지 못한 것(너무 바빠서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해 봅니다)과 반려묘나 집사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첫 가족이었던 모찌군이 불시에 고양이 별로 돌아가버린 일입니다. 입양을 보내려고 했던 미미양이 그대로 눌러앉는 바람에 가족의 일원이 된 것은 기쁘지만 모찌군과 헤어지게 된 슬픔이 결코 상쇄되지는 않더군요. 모찌군을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2016년은 별다른 일 없이 잘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슬펐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는 2016년에 46권의 책과 6편의 영화(사실 여행 다니면서 기내에서 본 영화의 수도 만만치 않지만 워낙 본 영화가 적은 건 사실입니다)를 읽고 감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찌군을 잃은 일이 가장 큰 일이었지만 세상이 뒤집힐 만큼 큰 일도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일로 인해 세상이 근본적으로 좋아질거라고 믿지는 않습니만 조금은 균형을 찾는 방향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2017년은 그 균형을 많이 회복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정유년 한 해 마음의 평안과 육신의 즐거움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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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양과 미미양이 새로 가족이 되고 모찌군이 고양이별로 돌아간 이후 워낙 정신이 없기도 하고 사진과 동영상이 쌓이는 속도가 너무 빨라 정리할 시간도 없어 그동안 포스팅이 뜸했는데 어제 저희 집 냥이들 근황이 궁금하다고 댓글을 남기신 분이 계셔서 이 참에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최근 근황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귀엽고 웃긴 사진들도 많으나 그 아이템들은 차차 정리해서 올려드리기로 하고 이 글은 저희집 냥이들 근황을 궁금하게 여기시는 분들을 위한 증명사진용 포스팅입니다. 그래서 좀 진지합니다(궁서체는 아니고요;;;).
첫째 똘똘군입니다. 일부러 근엄한 사진을 골랐지만 사실 요새 똘똘군은 애교 작렬입니다. 첫째라는 체통도 잊고 맨날 애옹거리면서 부비적거리는 게 일이죠.
셋째 도림군의 최근 모습입니다. 요새 가장 귀염 터지는 게 도림군이에요. 물론 이 사진은 가장 근엄(?)한 것으로 골랐습니다만....
넷째 까미양입니다. 올블랙이 원래 사진빨이 잘 안 받기로 유명합니다만 이 사진에서는 자세도 꾸부정하게 취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뚱냥이로 나왔습니다. 표정도 시큰둥하네요. 앞발이 하얀 것을 보니 방금 화장실을 다녀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ㅠ.ㅠ
막내 미미양입니다. 제 안경을 떨어뜨리기 직전 사진으로 추정(ㅡㅡ;;;)되는데 보기에는 시크해보이지만 요새 보이는 것마다 물어뜯고 다니는 통에 집안 세간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미미야 제발~~~ ㅠ.ㅠ
도림군이 배경으로 찬조 출연했습니다. 아마도 위의 도림군 사진도 이 때 찍은 것 같습니다.
다행히 네 마리 모두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만 까미양의 잇몸에 염증이 좀 심한 것 같아 다음 주 쯤에 병원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앞으로 시간 나는대로 네 냥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자주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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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생 처음으로 입양한 첫 가족 모찌군이 제게는 너무나 짧은 6살의 묘생을 마치고 고양이별로 돌아갔습니다.
월덴 3를 만든 이후 1일 1포스팅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해왔기에 여기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글이 안 올라오나 궁금해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지지난 일주일은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지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 일주일은 가장 슬픈 시간이었고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듯 하여 의학적인 처치 경과만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닫기
* 언제부터인가 모찌군의 체중이 계속 감소하는 걸 알아차림
: 까미양, 미미양이 연달아 가족이 되는 바람에 확실히 스트레스를 받았을테고 Urinary S/O 사료를 오리진 캣 앤 키튼으로 바꿔 새로운 사료에 적응하느라 식욕이 일시 감소되었을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이미 췌장염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집사님들은 저처럼 뼈아픈 실수하지 마시고 냥이들의 체중이 자꾸 줄어든다면 반드시 이유를 찾아내셔야 합니다. 그냥 줄어드는 체중이란 건 없어요.
* 4월 15일. 병원방문하여 종합혈액검사하였으나 이상 없음
: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체중 감소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의사 소견 하에 수액 맞추고 귀가. 수액 탓인지 일시적으로 활력이 돌아옴. 하지만 여전히 식욕은 그대로임.
* 5월 2일. 입 안의 살을 잘못 씹어 출혈 발생. 병원 방문하여 처치받고 약만 처방 받아 귀가.
* 5.5kg였던 몸무게가 4kg까지 감소, 원래 움직임이 많지 않은 성향이라 활력 감소를 집사들이 못 알아차림
* 5월 9일. 사료를 손으로 먹여도 거부하기에 입 속 상처에 염증이 생겨 못 먹는 것으로 짐작하고 처치받으려고 병원 방문
- 종합혈액검사 상 혈당, 염증 등 각종 수치 비정상, A/G ratio 0.38. 한 달 전과 완전히 다른 결과
- 초음파 검사 결과 상 복수 소견, 복수 추출하여 도말 검사 결과 탁도 높음.
- 고양이에게 가장 무서운 병인 전염성 습식 복막염(FIP) 의심 하에 긴급 입원
- 췌장염 키트, 기타 전염성 질병 키트 모두 negative
- 만성 당뇨 확인 위해 플락토사민 검사 미국에 의뢰
: 나중에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췌장염(특히 만성 췌장염)은 별다른 임상 증상이 없는데다 종합혈액검사나 췌장염 키트 등에도 별다른 이상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검사 수치 상에 잡히게 되었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수 있습니다. 전염성 복막염 수준은 아니지만 췌장염도 굉장히 무서운 병이에요.
* 5월 10일. 식욕은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활력은 여전히 없음. 수액으로 전해질 균형 유지
- 6세 이상, 고혈당, 구토, 설사, 신경 이상, 안질환 증상 없어 정확한 진단 어려운 상태
* 5월 11일. 혈당 계속 증가로 한 때 490까지 치솟음. 플락토사민 결과 만성 당뇨 확진되어 인슐린 투입
* 5월 12일. 인슐린 저항성은 없어 혈당 control은 잘 되고 있음. 야간 면회 때 숨이 고르지 않은 것 확인
- 아무래도 임상 증상이 췌장염 같아 췌장염 키트 다시 해 달라고 요청. 검사 결과 positive로 만성 췌장염과 당뇨 최종 진단
* 5월 13일.
- 오전 흉부 엑스레이 결과 폐에 약간의 기능 이상 발견
- 오후 급격하게 상태 악화되어 집사 호출. 오후 5시 50분 경 심정지
이 모든 일이 불과 5일 동안에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도 제대로 손을 써 보지 못하고 보냈습니다.
월요일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였던 병원에 긴급 입원하게 되면서 모찌는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병원에서 삶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5월 13일에 병원측의 긴급 연락을 받고 헐레벌떡 도착했을 때 이미 모찌는 수술대 위에서 3차 심폐소생술 중이었습니다. 이미 동공이 확대된 상태로 저를 알아보지 못했고 빈맥을 유발하는 약물이 세 번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살려놓으려고 그런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오는 중에 알았다면 더 이상 고통을 주지 말고 안락사 시키라고 부탁했을 겁니다. 이것도 피 토할 정도로 후회하는 점 중 하나입니다.
다른 집사도 거의 도착 직전이었지만 더 이상 모찌가 떠나는 걸 붙잡고 고통을 연장할 수 없어서 페이스타임으로 연결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모찌를 보냈습니다. 모찌가 외롭게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둘이서 울며 불며 사랑한다, 함께 해서 고맙다고 외쳤고 담당 의사는 의식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기 때문에 모찌에게도 들렸을거라고 위로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모찌가 저희 목소리를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은 거라지만 모찌를 경황없이 보내고 정신을 어느정도 추스리고 난 뒤 뒤돌아보면 지금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병원측에서 FIP 가능성이 크다고 했을 때 아무런 의심없이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앉아서 시간을 보낸 것
: 이미 상태가 많이 악화된 다음에 찾아보니 아무래도 만성 췌장염 같아서 검사를 다시 해 보자고 고집을 부렸는데 결국 제 의심이 맞았죠. 그 당시까지 병원에서는 췌장염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염증 치료만 하고 있었죠. 제가 조금만 더 공부하고 일찍 의심했으면 모찌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 12일 밤에 면회 갔을 때 모찌가 기운 없어 하면서도 자꾸 케이지에서 나오려고 애를 쓰는 게 눈에 밟히면서도 집에 데려가고 싶다고 고집을 못 부렸는데 모찌가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집에 가고 싶어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봤자 다음 날 상태가 나빠졌을 때 모찌를 들고 병원으로 뛰어와서 병원에서 보냈겠지만 그래도 하룻밤은 익숙한 집에서 보낼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병원에서 보냈더라도 품안에 안고 임종을 맞을 수 있었을텐데요....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3. 오전에 모찌의 상태가 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여전히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악화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미리 각오하고 있었다면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가기 전에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하지 말고 보내주라고 일러둘 수 있었을 겁니다.
함께 살고 있었던 다섯 마리의 냥이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모찌는 제게 더욱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상실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함께 살겠다고 입양을 결심한 첫 고양이였거든요. 페르시안종의 특성 상 매사에 어설픈 것도 마음을 끌었습니다. 그루밍도 잘 못하고 가끔 응가를 묻히기도 해서 비상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고요.
모든 페르시안종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4차원인 고양이였어요. 뜬금없이 벽을 보고 한참동안 서 있다든가, 물을 두려워하지 않아 싱크대의 흐르는 물에 머리를 적시면서 물을 마신다든가 하는 일이 많았죠.
신장이 좋지 않아 요로 성형술을 받기도 했고 치아도 좋지 않아서 약도 자주 먹었죠.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라서 모찌를 지켜보고 있으면 항상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다섯 마리 중 제일 먼저 고양이별로 갈 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빨리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모찌는 평화주의자라서 집에 있는 다른 고양이들과 두루두루 잘 지냈습니다. 똘똘군은 혼자 오래 살아서 그런지 고양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도림군과 미미양을 싫어하고 까미양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모찌만큼은 곁을 주고 가끔 그루밍도 해 주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찌가 떠난 지금 똘똘군이 한층 더 예민해진 것 같습니다. 집사들 곁을 떠나지 않아요. 똘똘군도 뭔가를 아는 걸까요?
도림군과 까미양도 서로 싫어하고 싸우지만 유독 모찌 만큼은 모든 고양이들하고 사이가 좋았습니다. 아무도 모찌를 싫어하지 않고 괴롭히지도 않고 편안하게 생각했죠. 그래서 사진 정리를 하면서 보니 모찌와 다른 고양이들이 함께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사진이 많더군요.
병원에 입원하기 전 집에서 찍은 거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여름을 대비하여 털을 밀었기 때문에 좀 말라보인다고만 여겼는데 지금 보니 표정이 확실히 불편하고 지친 모습이네요. 그 때는 모찌가 얼마나 고통받았을지 짐작도 못했습니다. 참으로 무심한 집사였지요.
지금 저는 불가지론자이기 때문에 사후 세계의 존재 가능성을 별로 믿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고양이별이 정말 존재하면 좋겠습니다. 거기에서는 모찌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편안히 지낼 수 있을테니까요.
모찌야~ 6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너와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어. 너도 우리와 함께 살아서 행복했었는지 미칠듯이 궁금한데 물어볼 방법이 없네.
네가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너무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로 반성도 많이 했어. 남은 형제들 건강은 좀 더 꼼꼼히 챙길게. 네가 미처 살지 못했던 묘생까지 더해서 더 건강하게 살다가 갈 수 있도록 아빠가 최선을 다할께. 나중에 고양이별에서 만나면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걔네들에게 꼭 물어봐 줘.
널 보고 싶은 마음도, 뼈저린 후회도, 가슴을 후벼파는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혀져가겠지만 결코 익숙해질 것 같지는 않아. 익숙해지고 싶지도 않고.
계속 사랑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한다. 모찌야.
덧. 모찌군은 석가탄신일인 5월 14일에
'페트 나라'에서 장례식을 잘 치렀습니다. 집사들 고생 안 시키려고 그랬는지 날씨도 화창하고 미세먼지도 없었네요. 참고로 반려동물 장례를 치를 분들은 페트 나라 추천합니다. 바가지도 없고 끝까지 정중하게 잘 대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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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 때
'싱가포르 여행 때는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해서 새벽부터 서둘렀는데 이번 여행은 오후 2시 50분 출발 비행기라서 한결 여유가 있다'고 입방정을 떨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노르웨이 여행도 10시 2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새벽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거든요. 혹시 몰라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과일 한 쪽 먹고 바로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크로아티아 여행 때는 도림군이 데려가 달라고 시위를 하더니 이번에는 모찌군이 바톤을 넘겨 받았습니다.
똘똘군도 질세라 합류하네요. ^^
짐을 싸느라 새벽 1시 30분에야 잠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리 짐을 싸 놓으니 아침에 부랴부랴 나오는 일은 없네요.
최근의 여행에서는
공항버스 리무진을 이용(90분 소요)하거나 택시를 이용(50분 소요)했습니다만 이번 노르웨이 여행 때는 공항 철도를 이용(70분 소요)해 인천 공항으로 갔습니다.
공항 철도는 공항버스 리무진보다 빠르고 쾌적하기는 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홍대입구역에서 갈아탈 때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저도 7시 29분차를 놓치는 바람에 10분 뒤에 오는 열차를 탈 수 밖에 없었죠.
8시 30분 쯤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버스 리무진의 경우에는 내려서 청사 안으로 들어가면 곧바로 체크인 카운터로 연결되지만 공항 철도는 내려서 한 층 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처럼 짐이 많거나 캐리어가 크면 조금 불편합니다. 참고하시고요.
아직 휴가 기간 전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붐비지는 않네요.
일찍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핀 에어가 만석이라 좌석을 붙여서 발권하지 못하고 대각선으로 떨어진 자리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다른 승객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부담이... 아무리 바빠도 온라인으로 발권하는 게 마음이 편하죠.
가져간 큰 캐리어 1개와 작은 캐리어 1개는 수화물로 부치고 카메라 장비가 든 가방만 챙겼습니다. 사실 카메라 장비 가방 무게만 10kg이 넘기 때문에 항공사 측에서 무게를 재 보자고 했으면 걸렸을텐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더군요.
체크인을 하자마자 들어갔는데도 보안 검색대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했습니다. 인천 공항도 검색 절차가 조금 철저해진 것 같기도 하네요.
어르신들 선물로 미리 사 둔 면세품을 찾으려고 하니 126번 탑승동이라며 이동한 뒤 거기에서 찾으라고 합니다.
외곽 탑승동 면세품 인도장은 121과 122 탑승동 사이에 있습니다. 면세품을 찾고 나니 정작 아침을 먹을 시간이 부족하네요. 10시 20분 출발인데 핀 에어는 9시 30분부터 탑승을 시작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못 먹고 비행기에 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행기에 올라 보니 맨 뒷 좌석으로 배정했더군요. AY0042편은 제가 선호하는 2-4-2 배열 비행기로 오른쪽 뒤의 두 자리 중 통로 쪽에 앉은 젊은 여성분(헬싱키에 사는 교포 2세인 듯 했습니다)에게 어렵게 부탁했는데(정 안 되면 창가쪽으로 들어가 주시면 고맙겠다고까지 부탁하려고 했는데), 흔쾌히 바꿔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사실 한국말을 잘 못하시는 분이었는데 제 어눌한 영어에도 두 말 않고 바꿔주셔서 좀 놀랐습니다.
덕분에 창가 두 자리에 앉아서 편하게 올 수 있었죠. 알고 보니 좌석을 바꿔 주신 분도 비건이더군요. 아무래도 서빙을 편하게 하기 위해 비건들을 맨 뒷자리로 몰아 넣은 듯;;;
핀 에어는 전반적으로 좌석 간격이 조금 좁은 듯 느껴지지만 맨 오른쪽 뒷 좌석이라 시트가 뒤로 많이 제껴지기 때문에 큰 불편없이 갔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비교적 깨끗한 신형 항공기 같았습니다. 정면에 개인 터치 스크린도 있고요. 하지만 아쉽게도 USB 충전 단자는 없었습니다.
이륙 후 한 시간 정도 비행한 후에 스넥과 음료가 서빙되었습니다. 짭짤한 맛과 달달한 맛이 섞인 스넥을 안주로
핀란드 Karhu 맥주를 마셨습니다. 예전에 쿠바 여행 때 마리아 라 고르다 해변에서 마신 맥주와 비슷한 디자인인 듯 한데.... 어쨌거나 5.3% 도수의 맥주로 목넘김도 깔끔하고 향도 좋은 편이네요.
기내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로 추천합니다. 핀 에어를 이용하는 분들은 드셔보세요.
스넥과 음료가 서빙된 후 곧바로 점심 식사가 나왔습니다. 받아보니 비건식이 아니더군요.
대부분의 항공사에서 힌두식은 비건식인데 핀 에어는 예외입니다. 힌두식으로 요리된 고기가 들어가네요. 치킨도 그렇고 커리에 양고기도 들어간 듯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볼 걸 그랬네요. 결국 한 숟가락도 못 먹고 샐러드와 빵, 과일만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이 실패를 거울 삼아 돌아오는 항공편의 기내식은 비건식으로 변경해서 제대로 먹었죠.
아침도 제대로 못 먹은 빈 속을 맥주로 채운데다 점심도 부실하게 먹어서 그런지 갑자기 두통이 시작되더군요. 상비약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수화물로 부친 짐에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현지인 승무원에게 기내 상비약을 부탁하니 없다고 합니다(응? 기내에 상비약이 없다고?). 결국 자기가 먹는 두통약을 가져다 주네요.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아쉬운 김에 받아서 감사히 먹었습니다.
착륙 1시간 전 쯤에 저녁 식사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한쪽에는 새우가 들어있어서 못 먹었지만 다른 쪽 커리에는 브로컬리만 들어 있어서 점심 기내식보다는 조금 더 먹을 수 있었죠. 우리나라 국적기처럼 기내식이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구성이 단순한 편입니다. 맛은 괜찮아요.
사진만 보면 순조롭게 비행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종사가 상당히 조종을 험하게 하는지라 급선회, 급하강이 꽤 많아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저는 약간 어지럽기까지 하더군요. 핀 에어가 원래 이렇게 비행을 험하게 하는지 이 노선만 이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운이 없게도 기내식이 나올 때마다 난기류를 통과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려서 뭘 먹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전 10시 20분에 이륙해서 핀란드 헬싱키 국제공항에 오후 2시에 정확하게 착륙했습니다. 비행 시간이 대략 9시간 20분 정도 되는데 제 생각에 딱 좋은 정도의 체공 시간인 것 같습니다. 저는 10시간이 넘으면 그 때부터 힘들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핀 에어에 대한 개인적으로 평가해본다면 기내식 선택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신형 비행기라 깨끗하고 서비스도 효율적이었습니다. 난기류 통과가 많아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현지 여승무원들이 모두 나이가 지긋한 노련한 베테랑들이어서 믿음이 가더군요. 게다가 무엇보다 시간 절약에 좋네요. 다른 노선도 다시 이용할 생각이 있습니다.
transfer를 위해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 내렸습니다. 유럽의 허브 공항 중 하나답게 꽤 넓습니다.
보안 검색은 그리 까다롭지 않은데 출국 심사가 의외로 까다롭더군요. 복사가 잘 안 된다면서 여권 커버를 벗겨서 달라고 하지를 않나, 여행지, 여행 기간, 어디어디를 들르는지 꼬치꼬치 물어봤습니다. 제가 불법 입국이라도 하게 생긴건지;;;;
노르웨이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24번 게이트에서 타기로 되어 있어 이동했습니다.
헬싱키 공항의 단점은 게이트 앞이 너무 좁아서 좌석도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겁니다. 승객이 많아지니 북새통이 따로 없네요. 게다가 모든 좌석을 카페테리아처럼 만들어놔서
그냥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별로 없습니다. 헬싱키 공항을 이용할 분들은 미리미리 해당 게이트로 이동해서 자리를 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헬싱키 공항에서 2시간 5분 정도 대기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은데다 헬싱키 공항에서도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기에 이메일도 확인하고 온라인 게임도 한 판하려고 전력선을 찾았는데...
심봤다~ 바로 옆 23번 게이트에 어댑터 뿐 아니라 USB 충전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충전하고 노트북도 연결해서 잘 썼습니다.
4시 5분 출발 비행기이고 3시 35분부터 탑승이 시작되기에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차가운 커피나 한 잔 마시려고 게이트 앞에 있는 간이 매점에 들렀는데 아이스 커피가 안 된다고 합니다. 이 날씨에 뜨거운 커피를 마셔야 하다니... ㅠ.ㅠ
500ml 생수 한 병(3.4유로)하고 아메리카노 1잔(3.7유로)을 주문했습니다. 유로화가 없어서 처음으로 유니온 페이 체크 카드로 결제를 시도했는데 안 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비자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다행히 미화로 결제되네요.
4시 15분쯤 이륙했습니다. 오슬로로 들어가는 비행기는 3-3 에어버스였는데 좌석 간 간격이 길어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잉 기종보다 에어버스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좌석 간 길이가 더 길어서 쾌적하거든요. 대신 개인용 모니터는 없네요. 단거리 노선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에서 노르웨이 오슬로 공항까지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됩니다. 이 노선의 승무원들도 역시 나이가 지긋한 분들입니다. 저는 젊고 예쁜 승무원보다 나이 지긋한 베테랑들을 더 좋아합니다. 부담이 없어서 그런가 아님 서비스가 더 노련해서 그런가 몰라도 마음이 더 편해지거든요.
중간에 음료 서비스가 한번 있는데
핀 에어의 이 노선을 이용하실 분들은 블루베리 주스를 드셔보세요. 보기보다 맛있습니다. 추천~ 음료를 제외한 과자 등의 스넥은 모두 유료라서 결제 후 드셔야 합니다;;;
구름 속을 통과할 때는 비도 많이 오고 해서 오슬로 날씨가 걱정되었는데,
구름만 벗어나면 해가 쨍쨍 비치는 걸 보면 날씨가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그랬고요.
구름이 양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게 참 예쁘네요.
비행기에서 바라본 노르웨이는 첫 인상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높은 건물이 없고 녹음이 우거진데다가 물도 많이 보이네요(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물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보고만 있어도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오후 4시 35분에 오슬로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4시 5분에 출발했고 비행 시간이 1시간 30분인데 왜 오후 4시 35분이냐 하면
노르웨이가 여름철에 서머타임을 적용하는 나라라서 그렇습니다.
공항에 내려 짐을 찾으러 가면서 보니 공항 바닥이 온통 오크 원목입니다. 헐~ 이 비싼 오크 원목으로 바닥을 깔다니.... 나무가 많은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바닥 뿐 아니라 계단 난간도 모두 오크 원목입니다.
짐을 찾으려고 기다리는 동안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baggage claim이 10분 정도 멈추더군요. 그동안 심심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보시는 건 baggage claim 바로 앞에 있는 면세점인데요. 꼭 마트 계산대처럼 생겼죠. 신기해서 알아보니
노르웨이가 주류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핀란드, 스웨덴 등 인접국가를 비행기로 다녀오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꼭 면세점에 들러 와인 등 술을 사 간답니다. 우리처럼 그냥 선물로 한 병, 두 병 사는 게 아니라 가족 수 최대 한도까지 맞춰서 바리바리 싸 들고 나갑니다. 자기가 마실 걸 사가는거죠.
그러는 동안 멈추었던 기계가 작동을 시작해 짐을 찾은 뒤 일단 공항 대합실로 나왔습니다.
헬싱키를 거쳐오면서 출국 심사를 엄격하게 받아서 그런지 별도의 입국심사는 없었습니다.
오슬로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스발바르로 올라갈 예정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 SAS 항공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Self로 체크인하는 키오스크를 이용할까 하다가 사람도 별로 없고 한가해 보이기에 비즈니스 체크인 카운터에 물어보니 그냥 여기에서 하라고 하더군요. 럭키~
방금 찾은 짐을 다시 부치고 면세구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오슬로 공항도 헬싱키 공항만큼은 아니지만 꽤 큽니다. 특징적인 것은 스넥바나 레스토랑이 한 구역에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네요. 덕분에 뭘 좀 먹으려고 공항을 샅샅이 뒤지며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ㅡㅡ;;;
결국 제가 먹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지 못하여 피자헛에서 베지 피자 3조각(144크로네), 마가리타 피자 1조각(48크로네), 콜라 한 잔(33크로네)으로 저녁 겸 먹었습니다. 도우가 얇아서 한 조각으로는 도저히 요기가 안 되더군요. 총 225크로네니까 우리 돈으로 3만 2천 원 정도 하네요;;; 드디어 초고물가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ㅠ.ㅠ
오슬로 공항도 그렇고 노르웨이의 공항에서는 특이하게도 공항 내 마트에서 바나나, 사과 등의 과일과 생화(응?)도 팝니다. 스발바르로 올라가는 비행 도중에 먹으려고 바나나 3개(10 X 3 = 30크로네), 사과 2개(10 X 2 = 20크로네), 트윅스 초코바(27크로네)를 샀습니다. 총 77크로네(11,000 원).
공항 내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도 있습니다. 다치지 않게 바닥을 우레탄으로 깔고 미끄럼틀을 비행기 모양으로 만들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이 때는 몰랐지만 노르웨이는 복지국가답게 아이들을 마음껏(?) 낳고 그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도 곳곳에 많더군요.
8시 35분 쯤에 SAS항공(스칸디나비아 항공)의 탑승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슬로 공항에서 2시간 20분 정도 대기했는데 사실 저는 그 때 한국에서 끝마치지 못한 일을 들고 온터라 와이파이 연결해서 파일 다운받고 작업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인지... 앞으로는 절대 안 하리라~~
근데 SAS는 보딩부터 좀 어설픕니다. 두 줄로 진행하는데도 손이 너무 느려서 좀처럼 줄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해서 보니 화장실에 재떨이가 달려있는 구형 기종이고 시트가 비닐이라서 오래 앉아 있으니 땀이 찰 지경이더군요. 무엇보다 에어컨이 엉망이라 푹푹 찝니다. 추워서 담요를 덮고 있어야 하는 요새 비행기들과 전혀 다르네요. 게다가 뜨거운 티백차를 제외하고는 주스 한 잔까지 모두 유료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 불평불만을 늘어놓냐 하면
오슬로 발 스발바르행 항공료가 무려 1인 당 64만 원이나 하거든요. 비행 시간이 3시간 가까이 된다는 걸 감안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죠.
3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밤 11시 50분 쯤 스발바르의 롱이어바이언(Longyearbyen) 공항에 착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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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영역에서는 평소와 달리 배를 드러내거나 자세가 풀어지는 등 경계를 느슨하게 하고 쉬기도 하죠.
2010년 당시의 모찌군은 유아냥이었는데다 기본 성질이 느긋하고 두려움을 잘 모르는 편이어서 집에 온 첫날부터 완벽 적응을 했지만요.
그래도 이렇게 쉽게 모니터 앞에서 널부러질 줄은 몰랐습니다;;;
아주 완전히 까부러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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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은 원래 움직이는 물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냥 본능 때문에 그렇죠. 물론 묘종에 따라 다르기는 합니다. 그래도 (어릴 때는) 거의 모든 고양이들이 움직이는 물체에 환장합니다. 왜 (어릴 때는) 이라고 단서를 달았냐 하면 나이가 들면서 고양이에 따라 움직임이 급격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릴 때 가능한 한 많이 놀아주세요.
어릴 때는 저도 악마의 장난감이라고 부르는 Cat Fishing Fly Toy를 가지고 자주 놀아줬는데. ㅠ.ㅠ
둘째인 모찌군도 어렸을 때에는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죠.
저 초집중하는 모습을 보세요. 사진기를 들이대고 찍든 말든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문제는 딱 거기까지라는 거... 펄쩍 뛰면서 잡으려고 하기는 커녕 냉큼 엎드려 버립니다. 모찌군도 아주 어린냥이었을 때는 공중 점프도 하고 그랬는데 말이죠. 그래도 눈은 안 떼는군요.
도림군도 집중하면 한 집중하는 냥이라지요~
가장 어려서 그런지 확실히 점프하네요. 제가 못 찍었습니다만;;;;
이 사진에는 자세가 정확히 안 나왔지만 도림군이 뭔가에 집중할 땐 이웃집 토토로 같은 자세가 나온답니다. 그건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아 저놈의 핑크코하고 하얀색 하트~
저희집 사냥 본능하면 뭐니뭐니해도 첫째 똘똘군이죠. 점프 전 단계입니다. 저렇게 호기심 떡살이 튀어나왔다는 건 점프가 임박했다는 신호에요.
보세요~ 무시무시한 점프력~ 아래에는 도림군이 대기 중이네요. 초점이 안 맞은 게 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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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후덜덜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조심해야 하는 문제라서 말이죠.
선상이물은 쉽게 말하면 길이가 긴 끈이나 실 등을 통칭하는 말인데 고양이가 삼키면 그야말로 큰일나게 됩니다.
대부분의 끈이나 실은 고양이의 위에서 녹지 않는데 이게 내려가 소장에서 펼쳐지면 소장이 아코디언처럼 주름이 접혀 폐색이 되는데 천공이 되거나 복막염으로 결국 죽게 됩니다.
문제는 고양이들이 이런 끈이나 실을 갖고 노는 걸 원체 좋아하는데다 삼키는 고양이도 많습니다.
저희 집의 경우는 모찌군과 도림군은 삼키는 경우까지는 별로 없는데 러시안 블루인 똘똘군이 실만 보면 환장하고 삼키는 통에 작년 여름에 개복 수술까지 했죠.
어제도 밤에 화장실을 다녀온 뒤 자세가 엉거주춤하여 뒤를 봤더니 끈으로 추정되는 게 항문에 튀어나와있더군요. 장 운동때문인지 금방 들어가서 안 보였지만 혹시 모르기 때문에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서 입원시키고 밤새 금식 후 오전에 조영촬영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만약 길이가 10cm보다 짧고 항문까지 거의 다 내려왔다면 자연스럽게 배설이 되겠지만 길이가 조금이라도 더 길거나 장에 펼쳐져 있다면 결국 수술해야 합니다.
똘똘군이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가능하면 집으로 데려오려고 했지만 자유 급식을 하는 통에 다른 두 마리까지 금식을 시킬 수가 없고 낮에 다시 병원을 방문할 수는 없어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하는 수 없이 입원을 시켰죠.
선상이물에 의한 장폐색은 고양이에게 아주 흔히 발생하는 문제인데다 일단 발생하면 여러모로 치명적(처치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이기 때문에 집사라면 집에 있는 모든 종류의 실이나 끈 종류는 철저히 치울 필요가 있겠습니다.
포장용 끈도 위험하고 스크래치를 위해 감아놓은 노끈이나 삼줄도 끄트머리가 덜렁거리면 고양이가 물어뜯어서 삼킬 수 있으니 아예 보는 족족 짧게 잘라버리는게 우환을 방지하는 길입니다.
집사님들은 명심하세요. 실이나 끈 등의 선상이물은 고양이의 목숨을 위협하는 아주 위험한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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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저희 집 둘째인 모찌군이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 고양이?')는 이야기는 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페르시안 묘종이 다 모찌군처럼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다른 페르시안 고양이를 본 적이 없으니), 모찌군은 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상관 자체를 안 하더군요.
그래서 세면대가 말라있건 젖어있건 간에 신경쓰지 않고 철푸덕 들어가 자리잡고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0년 6월의 모습이니 아직 아깽이일 때네요. 이 당시만 해도 세면대에 들어가 앉아도 남는 부분이 많았는데 쩝....
언제 비교샷 한번 올리겠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푸짐해졌는지 세면대가 꽉 차고도 살짝 모자라거든요. ㅠ ㅠ
물에 젖은 세면대에 드러눕지 말라고 한 마디 할라치면 '이 집사가 대체 왜 이러냥?'하는 표정으로 뚱하니 쳐다보곤 했답니다. 지금은 아예 목을 긁어달라고 뒤집기 신공을 펼치곤 합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기분이 좋은지 골골송을 부르며 지그시 눈을 감죠.
요새도 툭하면 세면대에 들어가 있는 통에 양치질 하나 하려고 해도 샤워꼭지에서 물을 받아 물 튀기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해야 합니다. 집사라면 그 정도 불편함이야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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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박스 사랑이야 익히 알려져 있지만 모찌군의 경우는 좀 유별납니다. 첫째인 똘똘군의 경우는 큰 상자가 아니면 굳이 들어가려고 안 하는데 모찌군은 크기와 상관없이 일단 들어가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는 셋째인 도림군과 비슷하지만 모찌군은 상자뿐 아니라 일단 뭐든지 막힌 곳이면 들어가려는 게 남다르죠.
집에 온 지 한 달이 채 안 된 때라서 그런지 아직 앳된 모습이죠. 앞발로 움켜쥐고 있는 건 헤어 드라이어 줄입니다;;;;
집사가 들고 있는 뭔가에 호기심 발동~
이게 뭐냥? 내꺼냥?
우왓~ 박스다~ 나 들어갈래~
(조금 좁은 것 같지 않냐?) 전혀 안 좁다 신경끄셈~
(얼렁 나와라~) 싫다능~
(암만 봐도 좁은 것 같은데?) 하나도 안 좁다니깐.... (박스가 뜯어지는데도?)
자세 잡았네;;;;
아크로바틱하게 자는군요;;;;
아깽이인데도 뜯어질 정도의 크기라면 굉장히 작은 박스일텐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 들이밀고 봅니다. 돼냥이가 된 지금도 택배 박스라도 생기면 무조건 들어가려고 하죠. 그래서 어떤 택배 박스든 모찌군이 싫증을 느낄 때까지는 버리지 못하고 일단 놔 둘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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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는 똘똘군(첫째, 러시안 블루), 모찌군(둘째, 페르시안 실버 태비), 도림군(셋째, 메인쿤 혼혈 추정), 이렇게 세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삽니다.
모찌군이 제일 처음, 똘똘군이 며칠 차이로 집으로 왔고, 도림군은 4개월 뒤에 마지막으로 합류했죠.
그런데 집에 들어온 시차가 좀 있어서 그런지 똘똘군은 처음부터 모찌군에게는 관대했는데 도림군에게는 지금도 좀처럼 곁을 주지 않습니다. 도림군이 장난을 좀 심하게 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거의 사냥하듯이 족치는 바람에 애꿎은 똘똘군만 저에게 혼나곤 합니다. 그건 나중에 다른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기로 하고요.
똘똘군과 모찌군이 거실에 같이 누워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은 이런 모습을 보기가 어렵지만 2010년 5월에는 모찌군이 4개월 밖에 안 된 아기냥이라서 그런지 맨날 똘똘군만 졸졸 따라 다녔거든요.
무슨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하는 것 같죠?
똘똘군은 누워 있을 때 꼬리를 흔들흔들 흔드는게 버릇인데 모찌군에게는 그게 상당히 유혹적인 장난감처럼 보이나 봅니다.
똘똘군이 자리를 피해서 다시 누웠는데도 어느새 모찌군이 뒤로 따라 붙었네요;;;;
그러더니 어느새 앙~ 하고 똘똘군의 꼬리를 덥석 뭅니다. ㅡㅡ;;;
"크헉~ 이 녀석이 감히~~", "엥? 형아 내가 뭐어~"
"꼬리 물지 말라고~", "힝~ 알았다옹~"
그래도 간식을 먹을 땐 아까 언제 아웅다웅했는지 기억도 못하고 나란히 앉아서 사이좋게 기다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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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보니 모찌군이 첫 목욕을 한 날이네요.
원래 페르시안 같은 장묘종은 목욕을 할 때 물에 젖으면 볼품이 없어지지만 이 당시 모찌군은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아기냥이라서 볼품이 없다기보다는 좀 애처로워보이는 모습이죠.
기본 흰 털이고 검은 털이 살짝살짝 나 있어서 그런지 얼굴이 물에 젖으니 tattoo를 한 것처럼 얼굴에 무늬가 그려지네요.
물에 젖으니 앳된 얼굴이 더 도드라지네요. 이 때는 몰랐는데 지금과 비교해 보면 눈 색깔이 더 진했더군요. 포스팅하면서 모찌군을 불러서 다시 확인하니 눈 색깔이 확실히 옅어졌습니다.
치즈 태비처럼 털 색깔이 밝은 고양이에 비해 모찌군처럼 털 색깔이 잿빛에 가까우면 물에 젖었을 때 안쓰럽게 느껴지죠. 털빨(?)이 죽으면서 원래의 앙상한 몸이 드러나거든요.
요새는 체중이 불어서 몸이 많이 커졌지만 이 당시만 해도 아직 애기냥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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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도림군은 2010년 9월 말에 도림천으로 운동 나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탈장 아깽이를 구조해서 함께 살게 되었죠(관련글 :
'탈장 길냥이(도림이)를 구하다').
비록 탈장 수술은 성공했지만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었고 집으로 돌아 와서도 기존에 있던 똘똘군, 모찌군과 익숙해지느라 정신이 없었는데다 11월에 쿠바 여행이 겹치면서 사진을 찍을 여력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하는 도림군 사진은 그야말로 몇 장 없는 레어템입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기 전인데도 눈빛이 살아 있습니다. 턱선도 날렵하네요. 정말 그리운 그 때 그 모습. ㅡㅡ;;;
요건 이전에도 포스팅 한 적이 있는 사진인데 약간 나이 들어보이는 모습이지요. 괜히 한번 만져 보겠다고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간 도림군의 앞발 펀치를 각오해야 합니다. 수채구멍을 뒤질 때라서 아주 사나웠거든요.
비교샷 한 장. 모찌군의 갈기 트리밍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라 얼굴이 찐빵처럼 보입니다만 몸통 크기만 참고하세요. 도림군이 뚱냥이가 되기 이전의 모습입니다.
쿠바 여행 이후로 헤비급으로 승급해서 지금까지 체중을 계속 유지 중인데 최근에 모찌군이 몸을 많이 불렸으나 아직도 도림군에게는 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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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러시안 블루(이하 러블) 묘종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희집 첫째인 똘똘군은 고양이라기보다는 퓨마에 가까운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자세가 완전 퓨마 브랜드 로고~~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셋째인 도림군을 사냥하듯이 잡는 것도 그렇고요;;;;;;
예전에 황태를 간식으로 줬을 때나 장난감으로 놀아줄 때 보면 뒷발로만 일어서서 앞발로 능숙하게 채가는 적이 많습니다. 보시는 것과 같은 자세도 셋째인 도림군은 엄두도 못내는 것이죠. 물론 도림군도 축구를 할 때는 앞발을 능숙하게 사용합니다만....
그에 비해 모찌군은 항상 뭔가 2% 부족한 모습입니다. 뒷발을 까치발 드는 것도 어설프고, 앞발로 간식을 잡아채는 것도 어설프고 말이죠. 물론 이때는 아기 냥이라서 어설픈게 당연하지만 문제는 성묘가 되어서도 별로 개선되지 않는다는 거.
한 발로 날쌔게 채가기보다는 읍소하듯이 앞발 두개로 잡아서 입으로 어거지로 가져갑니다. 그게 더 귀엽기는 합니다만(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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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시 고양이는 고양이과 동물이라서(뭔가 어감이 좀 이상하다? @.@)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두 가지를 꼽자면 배가 강제로 드러나는 것(안전하다고 느껴서 스스로 드러눕는 것 말고)하고 발을 잡히는 것입니다.
둘 다 생존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렇죠. 배는 고양이의 신체 부위 중에서도 매우 취약한 부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배를 공격당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발을 잡히는 걸 싫어하는 이유도 발을 다치면 움직이지 못하거나 사냥을 할 수 없게 되어 굶어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집에서 함께 살려면 발톱을 깎아야 하기 때문에 집사라면 누구나 고양이의 발톱을 깎기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하죠. 당연히 저희 집에 함께 사는 세 마리 냥이(똘똘군, 모찌군, 도림군) 모두 발을 잡히는 건 싫어라 합니다. 똘똘군이 아주 조금 참아주는 정도랄까요?
그런데 배를 드러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도림군은 GR을 하고 똘똘군은 몸을 뒤틀지만 모찌군만큼은 보시는 것처럼 뒤집어도 전혀 싫어하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털을 트리밍하거나 뭔가 싫어하는 걸 억지로 더하지 않는 이상 편안하게 누워서 잠이 들기도 합니다.
앞발을 앞으로 나란히 자세로 한 채 얌전히 상당히 오랜 시간을 그대로 누워 있을 수도 있습니다. 페르시안 실버 태비는 그루밍이 서툴고 가끔 X를 묻히는 참사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어 가끔 X꼬 드레싱을 해 줘야 하는데 아주 유용한 자세죠. 아무리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해서 익숙해졌다고는 해도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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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군이 집에 온 지 사흘 째 되던 날의 모습입니다. 고양이가 워낙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기는 해도 호기심의 대상은 묘종에 따라, 각 고양이에 따라 다른 듯 해요. 저건 널기 전 빨래를 담아두는 플라스틱 빨래 바구니인데 모찌군만 관심을 보이지 똘똘군과 도림군은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대부분의 고양이가 상자는 좋아하지만 빨래 바구니의 경우 원형이라서 흔들거리는데다 사방이 뚫려 있으니 안정감을 주는 형태는 아니거든요. 모찌군의 경우는 흔들거리는게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 것 같지만....
표정이 살짝 겁에 질린 듯 보이지만 페르시안 실버 태비의 어릴 적 모습이 대체로 저런 것 같더라고요. 전혀 긴장하거나 겁에 질린 상태가 아닙니다;;;; 밖에서 흔들고 있는 제 손에 집중하고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흔들거리니까 아예 누워 버립니다~
마카펜 하나 주니 좋다고 품에 끼고 드러누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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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군이 저희 집 식구가 된 날(2010년 5월 2일)로부터 딱 이틀 지났을 때의 모습입니다. 그야말로 천방지축 아무것도 모르는 완전 애기냥이었죠.
아직 첫 목욕도 시키기 전이고 털 빗기기도 몰랐던 시절이라 털도 제멋대로 나 있습니다. 뭐 어릴 때는 무슨 꼴을 해도 귀여워요(야!!).
모찌군이 올라 앉아 있는 건 요가 매트인데 Wii Fit으로 운동할 때 아래층이 울릴까봐 샀던 겁니다. 이 당시만 해도 상태가 괜찮았지만 곧 냥이들 스크래처로 전락하는 바람에 하나는 너덜너덜해져서 결국 버렸고 다른 하나는 그나마 상태가 괜찮을 때 천으로 커버를 만들어서 씌우는 바람에 살아남았죠. ㅠ.ㅠ
표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린냥일 때는 호기심 작렬이라서 무슨 소리만 나도 항상 귀를 쫑긋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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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과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바람을 싫어하기 때문에 선풍기도, 에어컨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철 더위가 시작되면 대개 현관 바닥이나 책상 밑, 욕실 바닥에 엎드려서 여름을 나지요.
이 세 군데 장소는 모두 먼지가 많거나 머리카락이 뭉쳐 있는 등 지저분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ㅠ.ㅠ
가장 더위를 많이 타는 모찌군(페르시안 실버 태비)은 손수건을 물에 적셔 몸에 덮어주면 좋아해서 다행이지만 그것도 하루종일 돌봐줄 수 있는 휴일에나 가능한 일이지 평소에는 집을 계속 비우니 그것도 어렵습니다. 다른 두 마리도 마찬가지고요. 아무리 고양이가 하루종일 잠을 자는 동물이라고는 해도 요즘과 같은 폭염에는 맥을 못 추더군요.
세 마리나 되는 냥이들이 더위에 헐떡이는 거 보는 것도 참 못할 짓이더군요. 그래서 큰 마음 먹고 피서 용품을 사 줬습니다.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장 대리석이 아니라 내장 인테리어용으로 사용하는 천연 대리석으로 만든 매트입니다. 보시는 건 마론 엠페라도 라이트라고 하는 겁니다.
100% 자연 원석으로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열을 흡수해서 서서히 식기 때문에 온돌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워지더라도 찬 물수건으로 한번 닦아 주면 금방 다시 차가워지고요.
크기가 좀 더 작은 것도 있지만 저희 집 냥이들이 누울 때 널부러지는 특성 상 공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아예 가장 큰 것(670mm X 670mm X 38mm)으로 두 개 주문했습니다.
잘 깨지는 재질이라 각각 단독 배송되어 왔네요. 둘 중의 하나는 처음부터 깨져왔기에 연락을 해서 교체 받았습니다.
마론 엠페라도 라이트는 PC가 있는 방 구석에 설치했는데 첫째 똘똘군이 주로 애용합니다. 똘똘군은 러블 중에서도 다리가 긴 편인데도 공간이 충분하네요. 공간이 충분하다고 해서 두 마리가 동시에 올라가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만.....
마론 엠페라도 다크는 거실 싱크대 구석에 설치했는데 똘똘군은 이것도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셋째 도림군도 가끔 올라가기는 하는데 거실에 있는 매트는 너무 탁 트인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PC가 있는 방에 놔 둔 마론 엠페라도 라이트를 더 좋아하는 편이죠. 자발적으로 올라간 걸 찍기는 했습니다만 표정이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죠?
둘째 모찌군이 마론 엠페라도 다크 매트에 올라가 있는 모습입니다. 이 매트를 산 가장 큰 이유인 모찌군은 사실상 매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여전히 욕실 세면대 아래를 가장 좋아한다는;;;;). 저희집 냥이들은 냥이 용품을 살 때마다 대부분 외면하지 않고 좋아라 사용해서 이 집사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는데 이 매트만큼은 복불복이네요.
천연 대리석 매트인데다 깨지지 않도록 모서리를 마감 처리하고 뒷부분에는 완충제까지 들어있기 때문에 가격이 장 당 1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피서 용품인데 함께 사는 냥이가 외면하면 집사가 경제적인 타격 및 가슴에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신중히 알아보고 구매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도박하는 심정(?)으로 질렀습니다만;;;;;;;;
그래도 꽤 잘 이용하는 것 같아서 잘 샀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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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저희 집 셋째 냥이인 도림군이 신장에 문제가 생겨서 입원까지 하는 일이 있어 그 당시 간담이 서늘했는데 며칠 전 느즈막히 집에 들어가보니 평소라면 문 앞에서 탈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야 할 둘째 모찌군이 거실 구석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더군요.
깜짝 놀라 다가가서 안으려고 하니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더군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채고 그 늦은 밤에 24시간 문을 여는 동물 병원을 검색해 곧장 택시를 잡아타고 달려갔습니다.
결론인즉슨 방광에 '크리스탈'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결석이 생겨서 요도가 막혔으니 지금은 응급조치로 카테타를 삽입해 강제로 소변을 배출하게 했지만 한번 문제가 생기면 재발이 잘 되니 물을 많이 먹이는 정도로는 안 되고 앞으로는 처방식 사료만 먹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지금까지는 Natural Core의 Organic 95% 사료를 먹여왔는데 그날로 당장 Urinary S/O라는 처방식 사료로 바꾸었습니다.
문제는 기존에 가격 할인 좀 받아보겠다고 미리 사 둔 사료가 많이 남았다는 거. 섞어 먹여도 안 된다고 해서 천상 처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트위터를 통해 무려 70여 마리의 길냥이를 돌보신다는 분을 소개받아서 어제 집에 있는 사료를 몽땅 보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Natural Core Organic 95% 사료인데 400g짜리 11봉이나 남았더군요. ㅠ.ㅠ 왼쪽에 있는 건 운동 나가거나 할 때 만나는 길냥이들을 주려고 따로 구입해 둔 부스러기 사료인데 1kg짜리 2봉이고 가운데 위에 보이는 건 치석 제거용으로 사 둔 Dental Care용 사료인데 500g 한 봉지 중 절반 정도가 남았더군요.
그래도 담고나서 보니 박스로 하나 가득 됩니다.
워낙 돌보는 길냥이가 많아서 이 정도로는 코끼리 코에 비스킷이겠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이 분을 돕는 것에 관심있는 분들께 주소, 연락처를 알려드리고 싶지만 가족을 비롯한 주변 분들 몰래 하는 일이라 신변노출에 예민하시기 때문에 저도 이메일 주소만 공개합니다.
사료 등의 지원을 하고 싶은 분들은 goldwing2200@naver.com으로 먼저 연락을 해서 의향을 물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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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4년째 매년 하는 연말 결산 포스팅입니다.
2011년에 저는 93권의 책을 읽고 16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책은 2010년에 비해 23권을 더 읽었지만 영화는 좀 부진했네요. 대신 대부분의 영화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사실 책은 100권 넘게 읽었고 영화도 여행 다녀오면서 기내에서 본 것까지 합하면 2010년보다 많지만 아직 관련 포스팅을 못 했으니 나중에 2012년에 본 걸로 계산해야겠습니다.
그 밖에 2번의 해외 나들이(중국, 스페인)를 다녀왔고요.
2010년에 목표했던 책 번역은 다행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2012년에는 드디어 제 이름을 걸고 책도 한 권 나올 예정입니다.
그 밖에 해외아동후원 기관을 월드비젼에서 플랜 코리아로 바꾸었고 12월부터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의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인생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기록될 채식을 시작하여 Vegan이 되었습니다.
월덴 3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임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덧. 특별히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는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세 마리(똘똘군, 모찌군, 도림군)의 인사를 대신 전합니다.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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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돈 많은 집사들은 아예 집을 개조해서 벽에 고양이 계단을 설치하거나 대들보에 고양이 길을 만들기도 합니다만 저희에게 그건 언감생심이지만 그래도 캣타워 하나쯤은 제대로 된 것을 하나쯤 해주고 싶었는데 소원을 풀었습니다.
그동안은 동생네에서 똘똘군을 데려올 때 업어온 알마캣 소형 캣타워를 사용했는데 세 녀석이 뛰고 난리를 치는 통에 맨 윗판이 휘어서 돌아간데다 아무래도 안정감이 떨어지더군요. 몇 달 전에는 청소를 하느라고 베란다쪽으로 치워놓은 것을 똘똘군이 뛰어오르다 넘어지는 바람에 큰 사기 화분이 깨지는 대형 사고가 나기도 했죠;;;
원래는 트릴로의 명품 캣타워를 살까 잠깐(아주 잠깐) 고민도 했으나 일단 가격이 풀 세트 기준으로 70만 원에 육박할만큼 후덜덜하고 실물을 봤는데 생각보다 작고 튼튼하지도 않게 생겨서리 그냥 제작하는게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지요.
우여곡절 끝에 함께 사는 사람의 목공 후배에게 하청을 줘서 하나 만들어버렸습니다.
거의 골리앗 크레인에 버금가는 캣타워의 위용~
천장 고정식 캣타워입니다. 좌4단, 우3단에 윗쪽을 브릿지로 연결한 형태입니다. 이게 최초 설치 후 스크래치를 위한 삼줄만 감아놓은 상태입니다.
오른쪽에 동생네에서 강탈해 온 알마캣 캣타워가 보이네요. 요새는 거의 냥이들이 도움닫기 발판으로만 사용한다는 우훗~
받침대는 바닥을 튼튼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발가락을 4개로 만들었어요. 가운데에는 홈이 뚫려 있어서 진공청소기로 털을 빨아들이는데도 편해요.
천장 고정식이라서 나무 패드를 대고 나사로 조여서 밀어 올리는 방식으로 고정했습니다. 천장 고정식 행거와 비슷한 원리에요. 아주 단단히 고정되더군요.
나무판을 붙여(집성이라고 하죠) 만들었기 때문에 쪼개지거나 휘지 말라고 뒷판에 결이 다른 방향으로 나무를 박아 넣어서 마감(상감이라고 하더군요)했습니다.
브릿지에는 6개의 구멍을 뚫었는데 쥐돌이나 끈을 매달 수 있습니다.
최소한 6kg이상의 성묘를 감당할 수 있도록 단단하고 두꺼운 홍송 집성목(원목)을 사용했고요.
아랫판에서 윗판으로 올라갈 때는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갈 수 있도록 교차해서 배치했습니다.
냥이들이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주 좋아하네요. 모찌군이 스크래치하는 모습입니다. 원래는 그냥 나무판이었는데 건너뛰다 미끄러질 염려가 있어서 천을 급조해서 붙였습니다. 미끄러짐은 한결 줄었지만 털을 자주 떼내야 하는 새로운 문제가... ㅠ.ㅠ
위에 누워 집사들을 내려다보다 살짝 잠이 든 똘똘군~
뭘 보냥~
각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았네요. 도림군은 어디 갔는지 안 보이는데 세 마리가 모두 캣타워에 올라가 있는 건 아주 드문 경우라서 사진에 담기가 아주 어려워요. ㅠ.ㅠ
보시는 것처럼 쥐돌이와 꿈틀이 장난감을 줄에 매어 달아 두었는데 저것도 의외로 참 좋아라합니다. 결국 쥐돌군은 떨어져서 어디론가 없어져 버렸다죠.
나중에 이사갈 때에는 나사를 풀어서 분해했다가 다시 설치하는 것이 일이겠지만 그래도 냥이들이 좋아하니 놀이터를 어렵게 마련한 보람이 있습니다.
나무의 원재료값으로 10만 원, 설계, 제작비, 공임, 설치비 20만 원으로 모두 합해서 30만 원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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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도림(도림천 근처에서 발견했다고 해서 지은 이름 ㅡㅡ;;;)출생연도 : 2010년 여름으로 추정성별 : 수컷종류 : 모름(아마도 노르웨지안 포레스트의 피가 살짝 섞였을 것으로 추정)성격 : 까칠(억지로 안으면 여전히 으르렁거림)
특징 : 궁디팡팡을 너무 좋아함. 집사가 계속할 수만 있으면 평생 받을 자세;;;
별명 : 도림큘라(윗송곳니 두 개가 거의 드라큘라 수준이라서)버릇 : 사료를 갖고 드리블하는 걸 좋아함(일명 도림축구)장점 : 세 녀석 중 유일하게 이름을 부르면 꼬리를 흔듦.단점 : 발톱을 깎으려면 10갑자 이상의 내공이 필요함. 거의 지랄발광 수준;;;;
좋아하는 온도 : 따뜻한 곳(이면서 푹신하면 땡큐~)
9월 말에 운동 중에 발견한 탈장 길냥이를 구해서 데려왔다는 포스팅을 한 적(
'탈장 길냥이(도림이)를 구하다')이 있습니다. 다행히 탈장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10월 초에 집으로 데려와서 2주 정도 적응 기간을 거쳐 지금은 완전히 식구가 되었답니다.
2주 동안 길냥이 특유의 왕성한 식탐 때문에 먹을 것만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들면서 으르렁거리고 배가 고프면 수채구멍과 쓰레기통 뒤지기를 마다하지 않아 사람을 질리게 만들더니 자유급식을 시작하면서 언제든 먹을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식탐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인간의 음식맛을 알고 있는 길냥이 출신이라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더군요. 물 뿌리기와 콧등치기 콤보로도 억제가 잘 안 됩니다. ㅡㅡ;;;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급격히 건강해져 늠름하게 변했답니다. 1.6kg에 불과하던 몸무게도 이제 곧 3kg을 넘어서게 될 것 같고요.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처음에는 좀 걱정했는데(항상 배가 뽈록~) 다행히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는 형들하고도 곧잘 뛰어놀고 오히려 활기로는 똘똘군과 모찌군을 압도하곤 합니다. 장난기가 많아서 한번 발동이 걸리면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습니다만 그 결과로 항상 집을 청소해야 하니 깨끗해지는 잇점도 있네요. ^^;;;
태생적으로 장이 비대해서 변비에 잘 걸리고, 탈장도 그 때문에 되었다고 하네요.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장이 취약하기 때문에 방귀를 자주 뀌고 냄새도 거의 독가스 수준이라서 빈도가 최근에 많이 줄기는 했지만 지금도 하루에 몇 차례씩 화생방 경보를 발령하곤 합니다. ㅠ.ㅠ
성묘인 똘똘군과 모찌군에 비해 맛동산도 거대해서 가히 독보적인 수준이죠. ㅡㅡ;;;
평소 생활하는 것을 보면 러블인 똘똘군보다는 페실인 모찌군과 비슷한 스타일의 냥이로 성장할 것 같아요.
아직도 길냥이의 습성이 남아 있어서 사람의 손길을 좀 꺼리는 편입니다.
배를 만질라치면 어김없이 깨물거든요. 이제는 배를 만져도 조금은 참아 줍니다.
그래도 무는 압력은 점점 줄고 있어서 곧 쓰다듬쓰다듬이 가능할 것 같아요.
생김새가 워낙 똘망똘망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핑크코가 아주 예술이에요(이런 팔불출 집사~).
아무리 일이 많고 피곤해도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는 막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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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고양이과 동물은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호랑이는 예외). 그런데 고양이와 살아 보니 고양이도 고양이 나름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러시안 블루종인 똘똘군은 물 한방울만 발에 닿아도 그 자리에서 탈탈 터는 유난을 떱니다. 목욕이라도 한 번 할라치면 아주 전쟁을 치를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페르시안 실버 태비종인 모찌군은 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더군요. 페르시안 실버 태비종이 다 그런지 아니면 모찌군의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보시는 것은 제가 세면을 마치고 난 세면대에 모찌군이 들어가있는 모습입니다. 온통 물이 흥건한데도 떡하니 들어가서 털퍼덕 자리를 잡았습니다. 당연히 물이 몸에 닿을텐데도 전혀 개의치 않네요.
보통의 고양이라면 물소리에 기겁을 하기 마련인데 자세히 보시면 샤워꼭지에서 찬 물이 쏟아지는 상황인데도 물방울이 욕조 바닥에 튀는 모양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_-;;;
집에 놀러온 사람들이 다들 신기해 하더군요.
모찌군은 목욕을 시킬 때에도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려 기분이 좋지 않음을 표시할 뿐 전혀 지랄발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목욕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몸이 흠뻑 젖으면 이내 포기하고 맙니다. ^^
한 마리라도 물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확실히 낫기는 합니다. 물론 똘똘군이 물을 싫어하는 정도가 두 마리 몫을 능가하니 결국은 마찬가지이기는 합니다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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