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12/16 아이를 잘 키운다는 의미
- 2015/01/11 [북 크로싱]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2010)(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5/01/09 [서적]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2010)
- 2014/09/15 [서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ナミヤ雜貨店の奇蹟, 2012) (6)
- 2014/07/12 [북 크로싱] 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The Scrap, 1987)(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4/07/02 [서적] 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The Scrap, 1987)
- 2014/01/17 [북 크로싱]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色彩を持たない 多崎つくると,彼の巡禮の年, 2013)(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4)
- 2013/12/11 [서적]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色彩を持たない 多崎つくると,彼の巡禮の年, 2013) (2)
- 2013/09/23 [서적]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 첫번째 무라카미 라디오(村上ラヂオ, 2001) (2)
- 2013/06/19 [북 크로싱]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サラダ好きのライオン: 村上ラヂオ3, 2012)(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13/06/09 [서적]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サラダ好きのライオン: 村上ラヂオ3, 2012) (4)
- 2013/03/16 [북 크로싱]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1983)(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3/02/28 [서적]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1983) (2)
- 2013/01/18 [서적] 영원의 아이(永遠の仔, 1999) (16)
- 2012/12/29 [서적] 남쪽으로 튀어 1, 2(サウスバウンド,2005) (4)
- 2012/11/14 [북 크로싱] 소울메이트(夢で會ましょう, 2007)(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12/11/01 [서적] 소울메이트(夢で會ましょう, 2007) (2)
- 2012/07/13 [북 크로싱]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村上ラヂオ(2)おおきなかぶ,むずかしいアボカド, 2011)(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26)
- 2012/07/07 [서적]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村上ラヂオ(2)おおきなかぶ,むずかしいアボカド, 2011) (2)
- 2012/01/10 [북 크로싱] 2012년 1월 :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村上春樹 雜文集, 2011)(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35)
- 2012/01/06 [서적]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村上春樹 雜文集, 2011) (6)
- 2010/10/15 [서적] 허수아비춤(2010)
- 2010/09/28 [서적] 나는 고양이로소이다(吾輩は猫である, 1905)
- 2010/09/17 [북 크로싱] 1Q84 3(Ichi-Kew-Hachi-Yon 3, 2010)(월덴3에 보관 중) (36)
- 2010/08/25 [서적] 1Q84 3(Ichi-Kew-Hachi-Yon 3, 2010)
- 2009/10/19 [북 크로싱] 1Q84 1,2(Ichi-Kew-Hachi-Yon, 2009)(월덴3에 보관 중) (60)
- 2009/10/18 [서적] 1Q84(Ichi-Kew-Hachi-Yon, 2009) (6)
- 2008/08/23 [북 크로싱] 승리보다 소중한 것(Sydney!, 2001)(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6)
- 2008/08/23 [서적] 승리보다 소중한 것(Sydney!, 2001) (2)
- 2006/02/11 [서적] 해변의 카프카(Kafka on the Shore)
시작부터 여담이지만 저는 아이 문제로 심리평가나 상담을 받으러 온 부모의 문장완성검사에서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하게 키우는 것'이라는 응답을 발견하면 주의하는 편입니다. 경험적으로 부모-자녀 관계가 문제인 가정이 많았거든요.
문구 자체만 놓고 보면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부모의 자기 다짐처럼 느껴지기에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사실 저 문장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우선 아이의 기질, 아이가 바라는 것, 아이가 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습니다.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내 아이를 이렇게 저렇게 키우겠다는 다짐 속에는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욕구와 희망과 꿈이 들어갈 자리가 거의 없는거지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았다손쳐도 부모의 기준에 부합해야만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모의 기대와 욕심이 먼저, 아이의 욕구와 꿈은 나중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아이의 행복이 우선적인 기준이 아닌 자신의 대리 만족을 위한 욕구의 투사 대상으로써 아이를 바라보게 됩니다. '내가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해서 하고 싶은 공부를 맘껏 못했으니 우리 아이는 그런 걱정 안 하고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있게 하자'고만 욕심낸다면 정작 아이가 공부 대신 다른 것을 하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하고 지원하지 못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내 대신' '내가 못한'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이런 투사는 아이와 부모 모두를 병들게 합니다. 정말 불행한 일이죠.
다음으로는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이라는 질문은 내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넓게는 나에게 삶의 의미가 되는 것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다짐이 가장 바라는 것인 부모는 자신에 대한 바로 그것이 없습니다.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없고 나와 다른 존재인 내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기대'를 하게 되고 제가 예전에 했던 포스팅(
관계는 '기대' 때문에 망하고,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에서처럼 부모-자녀 관계를 망치게 됩니다.
칼릴 지브란이 자신의 시(
'자녀는 부모가 키우는 분재가 아니라 스스로 크는 소나무이어야 합니다' 포스팅 참고)에서 말했듯이 부모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줄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참 부모의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나와 다른 생각, 다른 꿈, 다른 희망을 품고 있다면 세계적인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처럼 다른 북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나와 같은 북 소리를 듣고 같은 박자에 흥을 느끼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다른 리듬을 타는 내 아이를 보는 것도 즐겁고 보람된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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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초 연작 소설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2010)'를 북 크로싱합니다.
1995년 일본을 강타한 고베 대지진을 모티브로 연결된 6편의 단편 소설이 실린 책입니다.
각 소설이 워낙 개성이 넘치는 작품인데다 하루키 특유의 1인칭 시점이 아닌 3인칭 시점으로 씌여져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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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이 2000년에 내놓은 무라카미 하루키 최초의 연작 소설입니다. 1979년에 데뷔한 뒤 거의 4개월마다 작품 하나씩을 내놓는 다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임에도 연작 소설은 이 작품이 처음이죠. 게다가 1인칭 시점이 특징인 여느 하루키 소설과 달리 3인칭 시점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6개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이 단편들 모두는 1995년 고베를 강타해 사망자 수만 6천여 명이 넘는 대참사였던 고베 대지진이 작품 속에 등장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베 대지진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각각의 작품은 서로 연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각 단편 내에서도 고베 대지진은 배경과 같은 역할을 할 뿐 전면으로 등장해서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고베 대지진이냐는 궁금증이 생길 법 한데, 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작품들은 모두 고베 대지진이 발생한 지 1개월 후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로부터 1개월 뒤에는 옴진리교도에 의한 도쿄 지하철 사린 살포 사건이 발생하게 되죠.
하루키 문학을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하루키가 지진이라는 대량의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천재와 이후 발생하는 무차별 대량 살인사건인 인재를 연결하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닌가 해석하고 있죠.
실제로 하루키 선생은 지하철 독가스 사린 사건 이후 피해자 수십 명을 일년 간에 걸쳐 인터뷰하여 777페이지에 달하는 대작 '언더그라운드'를 내놓습니다.
이 책에 실린 6편의 단편들은 각각 개성이 충만하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1인칭 시점이 아닌데도 하루키 문체의 맛을 잃지 않아 더욱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요.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 '다리미가 있는 풍경',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타일랜드',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벌꿀 파이' 모두 제각기 색다른 맛이 있습니다.
제목을 내용과 상관없이 그냥 대충(?) 지어 붙이는 하루키 선생의 버릇대로 제목만 봐서는 대체 어떤 내용인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용의 재미만큼은 보장합니다. 저도 하루키 선생의 연작 소설은 처음인지라 호기심을 갖고 읽었는데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하루키 팬이라면 확실히 마음에 드실 겁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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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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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죠(맹세코 저는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와 히라노 게이치로를 헷갈리지 않을까요? ^^
노파심에 말씀을 드리자면 히라노 게이치로는
'일식'으로 1999년 아쿠타가와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걸출한 작가로 월덴 3에서도
'달',
'장송' 등의 소설과
'책을 읽는 방법(2006)' 같은 독특한 책까지 소개를 드린 바 있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그에 비해 히가시노 게이고는 제가 좋아하는 류의 작가가 아닙니다. 그나마 소프트하다(?)고 할 수 있는 134회 나오키 상 수상작인, '용의자 X의 헌신'은 영화로만 봤고 그 외 나머지 작품들은 대부분 살인 사건을 다루는 추리물이라서 그냥 통과했거든요.
그런데 어찌 보면 가장 히가시노 게이고 답지 않다고 평가되는 작품인 이 소설은 올해 제가 읽은 소설 중 최고의 흡인력을 자랑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전혀 내용을 짐작할 수 없기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내용은 소개하지 못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매 특허라고 할 수 있는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에 더해 독특함까지 장착해서 도무지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존 팬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실 지 모르겠으나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니까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번역하신 양윤옥 선생이 강조해서 언급했듯이 범죄자의 컴컴한 악의 대신 인간 내면에 잠재한 선의에 대한 믿음이 있고 모든 세대를 감동에 빠뜨리는 기적에 대한 완벽한 구성이 있습니다.
강추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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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이 1982년 봄부터 1986년 2월까지 약 4년에 걸쳐 '스포츠 그래픽 넘버'라는 잡지에 연재한 글을 책으로 엮은 '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1987)'를 북 크로싱합니다.
1980년대의 우리나라 사회를 그리워 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 당시 자잘한 문화적 소품에 대해 추억하는 분들은 많을 것 같습니다.
미국 문화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더더욱 즐거운 독서가 될 것 같지만 저는 아니었기에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맛깔나는 글솜씨도 충분히 즐길 수 없는 아쉬움이 있네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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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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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이콧 하는 문학동네가 탐욕스럽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들을 사들이는 절망스러운 와중에도 비채 출판사가 숨어 있는 그의 책들을 발굴해주어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하루키의 신작 소설집 '여자가 없는 남자들'의 국내 판권을 문학동네가 2억 5천만 원에 사들였다는 우울한 소식을 들었죠. 아 짜증나~
어쨌거나 이 책은 1982년 봄부터 1986년 2월까지 약 4년에 걸쳐 '스포츠 그래픽 넘버'에 장기연재한 글들을 엮어서 내놓은 책입니다. '에스콰이어', '뉴요커', '라이프', '피플', '뉴욕', '롤링스톤' 등의 잡지를 모아서 보내주면 읽다가 재미있을 법한 기사를 발견하면 스크랩해서 그걸 바탕으로 원고를 쓴 뒤 연재한거죠. 이 책에는 총 81편의 원고가 실려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말마따나 거저먹는 즐거운 일이었기에 어떤 글이든 일년 이상 계속 쓰면 질리는 성향이 있는데도 4년 이상 썼다고 하네요.
이 책에 실린 1980년 대를 풍미했던 사건과 인물을 꼽아보자면,
빌리 조엘, 로키, 존 어빙, ET, 말보로, 카렌 카펜터, 스타워즈, 정크 시대, LA 올림픽, 마이클 잭슨, 스크래블 게임, 브레이크 댄스, 고스트 버스터즈, 제시카 랭, 인디애나 존스, 콜라 전쟁, 에릭 시걸...
개인적으로 1980년 대는 제게도 익숙한 내용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비교적 잘 아는 걸 골라도 이 정도가 다 입니다. 의외로 미국 문화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많아서 그런지 생소한 부분이 많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무라카미 하루키식의 맛깔나는 글솜씨는 여전하지만 푹 빠진 채 읽을 수는 없었습니다.
1980년 대의 미국 문화에 어느 정도 익숙한 분들에게만 추천드릴 수 있는 책이네요.
닫기
*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는 절대로 레코딩하지 않아요. 안 그러면 그 노래가 크게 히트할 경우 죽을 때까지 불러야 하니까. 그런 건 싫습니다.
* 당연한 얘기지만, 시대는 점점 희미해진다.
* 어디까지나 일반론이지만, 공포소설작가가 진지하게 공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거나, 유머소설작가가 진지하게 유머란 무엇인가 생각하기 시작하면 만사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 서핑의 훌륭한 점은 그것이 개인적인 스포츠라는 것이다. 서핑은 사람에게 순수한 의미의 정직함을 요구하며, 서핑을 통해 사람은 자신의 존재를 응시하게 된다. 파도 앞에 서면 사람은 다양한 공포와 직면한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을 배운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정신치료다.
* 나는 원래 남들 앞에서 얘기하고, 개인기를 보이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앞으로 꾸역꾸역 나올, 찰거머리 같은 언론의 논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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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내놓은 장편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色彩を持たない 多崎つくると,彼の巡禮の年, 2013)'를 북 크로싱합니다.
개인적으로 1987년에 나온 '노르웨이의 숲'의 계보를 잇는 진정한 하루키류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읽으면서 마냥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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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3년 만에 내놓은 장편 소설이고 일본에서만 초판을 50만 부나 찍어내 베스트셀러의 대부분 기록을 갈아치운 화제작입니다.
자타 공인 하루키빠이면서도 책 소개할 때마다 소설보다는 오히려 에세이를 애정한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로 제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세계는 1987년에 발표한 '노르웨이의 숲' 이후로 시간이 멈추었습니다. 물론 2009년에 나온 1Q84도 좋은 소설이고 개인적으로 별 5개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하루키 소설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 소설로 인해 멈추었던 제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사람에 따라 호오가 굉장히 심하게 갈리는데, 싫어하는 분들은 팝 소설이라고 부르며 깊이가 없다고 평가하는 반면, 저처럼 좋아하는 분들은 등장인물의 세심한 심리묘사와 그만의 맛깔스러운 문체에 열광하곤 하죠.
소설의 내용을 요약해서 여기에 설명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선생의 차기작을 기다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노벨 문학상을 타든 말든 그건 별로 기다리지 않습니다만(괜히 원하지도 않는 당사자를 괴롭히는 꼴이 될 것 같아서 말이죠) 이 소설같은 작품을 꼭 또 써주기를 바랍니다.
하루키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특히 노르웨이의 숲을 즐겁게 읽으셨던 분이라면 이 소설은 꼭 읽으셔야 합니다. 뭐 알아서들 찾아서 읽으셨겠지만.. ㅡㅡ;;;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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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데 큰 영향을 미친 책이 두 권 있는데 하나는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2000)'이고 다른 한 권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상실의 시대'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저는 노르웨이의 숲 번역본으로 읽었고 아직도 상실의 시대보다는 노르웨이의 숲이 내용에 더 걸맞는 제목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제 인생을 바꿔놓은 절반의 공헌자라고 해도 이후로 하루키빠가 되어 신간을 사려고 줄을 서거나 한정판을 구매하려고 애를 쓰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 하루키의 모든 작품을 다 읽은 것도 아니고요(대부분 읽기는 했습니다만;;;).
노르웨이의 숲이 워낙 강한 영향을 제게 미쳤다고는 해도 사실 저는 소설보다는 그의 에세이를 더 아끼는 편이라서 소설은 안 읽어도 에세이는 가능하면 다 읽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의 에세이를 읽고 있노라면 '살아서 다행이다. 행복하구나'하는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거든요.
서론이 길었는데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일하게 연재를 허락했던 '앙앙'이라는 잡지의 에세이들을 모아서 책으로 묶은 것입니다. 원래 이 책이 제일 먼저 나왔지만 우리나라에는 두 번째 책인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가 먼저 소개되었고 다음에 이 책이 나왔고 마지막으로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가 출시되었습니다. 2-1-3의 순서로 나온거지요. 그런데다 저는 2-3-1의 순서로 읽었으니 그야말로 제멋대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물로 세 권이 나왔다면 아무래도 impact가 있는 첫 번째 책이나 대미를 장식하는 세 번째 책이 가장 재미있게 마련인데 저는 세 권 중에서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더 재미있었습니다.
세 권 다 재미있지만 이 책이 가장 하루키스럽다고나 할까요? 제가 '에헤라디야~'정신이라고 부르는 하루키 특유의 해학과 위트가 넘칩니다. 아무래도 연재를 허락하고나서 의욕이 가장 충천한 상태에서 쓴 초기 에세이들을 1년 동안 모은 책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아쉽게도 하루만에 다 읽었습니다만 읽으면서 몇 번이나 키득거리고, 고개를 주억거리고, 마음이 포근해지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키 팬들은 알아서 찾아서 읽으시겠지만 하루키 팬이 아닌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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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렴이 없는 음악은 '함께할 곳'이 없어 그런지 묘하게 지친다.
* '새삼 절감하는' 한 가지 한 가지가 모여 우리 인생의 골격을 형성해가는 것 같다.
* 인생은 남의 사정과는 상관없이 멋대로 흘러간다.
* 항상 옆에 작은 동물이 있을 때처럼 온화한 표정으로 즐겁게 세월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
* 수동변속기는 마치 따뜻한 나이프로 버터를 자를 때처럼 부드러웠다.
* 줄곧 소설을 써왔지만 글쓸 때 역시 그런 '감정의 기억'이란 몹시 소중하다.
*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깊은 상처가 되는가 하면, 잘못된 칭찬을 받는 것일 터다. 인간이란 칭찬에 부응하고자 무리하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본래의 자신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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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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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에세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サラダ好きのライオン: 村上ラヂオ3, 2012)'를 북 크로싱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일하게 잡지 연재한 패션잡지 '앙앙'의 103회부터 마지막 153회차 에피소드까지 엮어 낸 무라카미 라디오 세 번째 책입니다.
전에 소개드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2011)'에 비해 촌철살인의 유머는 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재미난 상식이나 일화가 늘어서 읽는 재미는 여전히 쏠쏠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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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2011)'를 소개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을 때면 떠오르는 심상 중 하나가 고양이와 미식가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 아예 하루키는 에세이를 쓰다 보면 '꼭' 쓰게 되는 주제가 있는데 바로 고양이와 음악과 채소라고 털어놓고(?) 있습니다(살짝 여자도 덧붙이기는 했습니다만... ^^).
이 책은 패션잡지 '앙앙'의 103회부터 마지막 153회(2012년 3월 28일자)차 에피소드를 한 권으로 엮은 것입니다. 앙앙에 연재한 에세이를 묶은 책은 총 3권이 나왔는데 1권이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이게 2권보다 늦게 출판되는 바람에 도리어 이걸 아직 못 읽었습니다), 2권이 작년 7월에 소개 드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2011)'이고 이 책이 마지막 3권입니다.
재미있는 건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십 년 동안 '앙앙'을 제외한 어떤 잡지에도 연재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앙앙'의 독자는 대부분 젊은 여성이고 자신은 아저씨이니 '공통된 화제 따위 없다'고 마음먹으면 되레 쓰고 싶은 것을 편하게 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그냥 자신이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자유롭고 즐겁게 줄줄 써나가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 비해 촌철살인격의 풍자는 좀 줄어들었지만 대신 흔히 듣기 어려운 일화나 풍물 소개가 늘어서 역시나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하루키의 에세이가 재미있고 마음에 와 닿는지 좀 생각을 해 봤는데 저랑 비슷한 점이 꽤 많더군요. 고양이, 재즈, 샐러드, 여행, 운동(하루키씨는 달리기, 저는 트래킹)을 좋아하고 낯가림이 심하고, 하기 싫은 것은 될 수 있는 한 하지 않으려 하고, 형식이나 예의범절에 구애받는 걸 싫어하는 것 등등.
아무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익숙한 이야기를 하고,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콕 집어 이야기를 해 주니 시원하고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도 곧 구매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들께는 일부러 소개드릴 필요가 없겠지요. 이미 읽으셨거나 배송을 기다리고 계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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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트 보거네트의 소설에 '사랑은 가도 친절은 남는다'는 말이 있다. 이것도 아주 멋있죠. * 나이 먹는 것을 여러 가지를 잃어가는 과정으로 보는가, 혹은 여러 가지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보는가에 따라 인생의 퀄리티는 한참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가능성의 저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저축의 온기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때로 우리의 춥디추운 인생을 서서히 훈훈하게 해준다. * 에세이를 연재하다보면 '꼭 쓰게 되는' 토픽이 몇 가지 나온다. 내 경우, 고양이와 음악과 채소 이야기가 아무래도 많다. 역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는 것은 즐거우니까. 기본적으로 싫어하는 것, 좋아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되도록 생각하지 않기로, 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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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1983년에 발간한 소설집 '캥거루 날씨'를 새롭게 번역해 2009년에 출판한 단편소설집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1983)'를 북 크로싱합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약 2년 간 작은 잡지에 연재한 단편들을 모은 책인데 무라카미 하루키 초기의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소설은 어떤 스타일인지 궁금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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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걸작선'이 절판됨에 따라 1983년 발간된 소설집인 '캥거루 날씨'를 새롭게 번역해 2009년에 출판한 단편소설집입니다.
18개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으며 1981년 4월부터 1983년 3월에 걸쳐 작은 잡지에 연재한 것들을 모은 것입니다. '도서관 기담'을 제외한 모든 작품이 400자 원고지로 8매에서 14매 정도이니 초단편 분량의 소설이죠.
무라카미 하루키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뜨게 만든 '노르웨이의 숲'이 1987년에 나왔으니 이 단편집에 실린 소설들은 그야말로 하루키의 초기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완숙한 감칠맛은 덜한 대신 풋풋하고 싱그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아주 매력적이에요.
18편의 작품 중 제가 특히 마음에 든 것은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였는데 우연인지 출판사에서도 그걸 번역서의 제목으로 사용했네요. 그 밖에 '거울'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전통적인 작풍은 아니지만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호오가 극명하게 갈리는 편인데 저는 거의 빠돌이 수준인 반면에 아주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서 이런 느낌이 날 수도 있구나 하는 걸 경험하고픈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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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에 샐러드와 빵이 나왔다. 퍽이나 긴 여정을 거쳐 잘도 여기까지 왔구나 싶은 느낌이 드는 빵이었다.
* 옷가방도 없이 알지 못하는 거리에 내동댕이쳐진 기분이었다.
* 삿포로 거리에서 눈은 그다지 로맨틱한 존재가 아니라 평판이 안 좋은 친척 같아 보인다.
* 우리가 모두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서 십 분씩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세계는 훨씬 더 멋진 곳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신칸센의 차창에 비치는 풍경은 언제나 똑같다. 그것은 억지로 절개되어 맥락도 없이 일직선으로 늘어선 메마른 풍경이다.
* 아침 햇살, 커피 향기, 사람들의 잠기 어린 눈, 아직 손상받지 않은 하루...
* 달의 뒤쪽까지 가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 스파게티라는 건 혼자서 먹어야 하는 요리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유 따위는 알 수 없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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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읽은 심리 문제를 다룬 소설 중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강력 추천부터 한방 날리고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작가로 무라카미 하루키, 히라노 게이치로, 오쿠다 히데오 3명을 꼽곤 했는데 오늘부터 덴도 아라타를 추가합니다.
덴도 아라타는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본인도 그런 문제로 상처받은 기억이 있지 않나 의심될 정도로)로 가정 내 아동 학대, 성범죄, 학교 폭력 등의 사회 문제에 천착하는 작가로 하나의 작품을 쓸 때마다 모든 등장 인물과 배경, 장소 등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설정해서 현실과 같이 만들어놓지 않으면 집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1996년에 등단했는데도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이 몇 편 안 됩니다. 움베르토 에코와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네요.
그 중에서도 영원의 아이는 무려 5년 8개 월이나 걸린 과작으로 작가 스스로도 상처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안은 채로 축하해야 마땅할 장소에서 행복하라고 말하며 웃는 게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97년 경부터 집 밖으로 거의 나올 수가 없었고 긴장성 두통, 불면으로 힘들어하며 집필을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악전고투 끝에 나온 책이어서 그런지 1,560페이지나 되는 엄청난 분량의 소설(2권의 하드커버)인데도 그야말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 속에서 정신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인물, 장소, 분위기의 묘사가 생생한 건 두 말 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도 각 등장 인물의 마음이 그대로 달라붙어 희노애락을 동일 시점에서 똑같이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걸 알고 꽤 많은 트위터 친구분들이 자신에게 치유가 되는 좋은 책이었노라고 멘션을 주셨는데 무슨 말씀인지 이제 확실히 이해가 됩니다. 학대받은 상처가 없는 저도 치유되었거든요.
꼭 읽으셨으면 하는 대상군은 부모-자녀 관계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입니다. PTSD due to Family Problem을 다루는 임상가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꼭 읽으세요.
덧. 가정 학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은 수잔 포워드의
'독이 되는 부모'를 읽고 나서 이 소설을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덧2. 덴도 아라타의 책은 국내에도 몇 작품이 번역되어 있지만 고독의 노랫소리, 애도하는 사람은 제가 보이콧하는 문학동네에서 출판되어 저는 읽을 수가 없네요. '가족 사냥'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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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오쿠다 히데오는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작가입니다. 131회 나오키 상을 수상한
'공중그네(2004)'도 있었고 비교적 최근인 2010년에는
'올림픽의 몸값(2008)'도 소개를 했었죠.
올림픽의 몸값을 소개하는 포스팅에도 썼지만 오쿠다 히데오는 무라카미 하루키, 히라노 게이치로와 함께 제가 좋아하는 3대 일본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세 작가는 공통점이 거의 없어 보이는 전혀 상반된 캐릭터입니다만...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읽으면 항상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만화 'GTO'가 떠오르거든요;;;;
이 작품은 공중그네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듬해인 2005년에 선을 보였습니다. 3년 뒤 '올림픽의 몸값'에서는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엽기성과 코믹함이 사라져서 개인적으로 살짝 실망했는데 남쪽으로 튀어는 오히려 작가의 유머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인 양윤옥 선생이 번역하셔서 글 맛은 염려할 것 없고요.
사실 이 작품은 역자 후기에도 있지만 '진지함'과 '명랑성'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사회주의가 이미 구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21세기 일본에서 혁명 세대들은 모두 어디 갔는지 궁금했던 것에서 시작(우리나라의 386세대의 행방과 비슷하게 느껴지죠)해 제도권 교육의 맹점, 시민운동의 허구성, 자본주의 체제의 무한 경쟁과 같은 사회 문제들을 무리없이 버무려서 잘 비벼놓은 작품입니다.
일본에서는 2006년도 전국 서점직원들이 뽑은 가장 권하고 싶은 책 '2006 서점대상'과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의 스탭들이 뽑은 '올해의 책' 베스트 1위에 당당히 선정된 걸작입니다.
내년에 임순례 감독이 영화화해 개봉한다고 하니 미리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기파 배우인 김윤석씨가 주연을 한다고 하니(아마도 아버지인 우에하라 이치로 역할일 듯)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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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에게는 어른들의 사정이 있는 법이다. 나는 그저 열한 살의 영역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다.
* 이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풀려나가는 건 아니다. 한 가족이라 해도 저마다 따로 살아가는 것이다.
* 상식에서 벗어난다는 건 어딘가 유쾌한 일이었다.
* 따스한 기분이 되었다. 이별은 쓸쓸한 것이 아니다. 서로 만나 함께 어울리다가 와 닿게 된 결승점이다.
* 깨끗한 이별이었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센티멘털한 기분에 빠지는 건 대부분 어른들이다. 어린이에게는 과거보다 미래가 훨씬 더 크다. 센티멘털한 기분에 빠질 틈이 없는 것이다.
* 소형 트럭의 짐칸에 올라탄 여자애들은 그야말로 여름 그 자체처럼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한 발 빠르게 여름방학이 찾아온 것 같았다.
* 이 사회는 새로운 역사도 만들지 않고 사람을 구원해주지도 않아. 정의도 아니고 기준도 아니야. 사회란 건 싸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안해줄 뿐이야.
*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철저히 싸워. 져도 좋으니까 싸워.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덧. 올림픽의 몸값을 북 크로싱할 때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작품을 소개해 달라는 댓글이 달려서 이 책 이야기를 했는데 드디어 소개합니다. 북 크로싱도 할 예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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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명 카피라이터 이토이 시게사토와 함께 쓴 잡문집(?) '소울메이트(夢で會ましょう, 2007)'를 북 크로싱합니다.
외래어를 죽 늘어놓고 무라카미 하루키와 이토이 시게사토가 번갈아가며 그 외래어에 대해 아무 이야기나 손 가는대로 쓴 이야기를 모은 책입니다.
상당히 기발한 내용이 많습니다만 잔잔하면서도 해학이 넘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을 안겨줄 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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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1980년대를 풍미했던 명 카피라이터 이토이 시게사토와 함께 쓴 잡문집(?)입니다.
한국에는 소울메이트라는 생뚱맞은 이름으로 번역되었지만 원제는 '꿈에서 만납시다'입니다. 외래어를 죽 늘어놓고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그 외래어에 대한 아무 이야기나 써서 모은 책입니다.
읽어보면 서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도 대담집도 아니고 에세이집도 아닌 이상한 책이라고 한 이유를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한국어판은 '아이젠하워;로 시작해서 '멍멍'으로 끝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촌철살인 해학이 빛을 바랠 정도로 이토이 시게사토의 똘끼(!!)가 워낙 충만합니다. 안드로메다 저리 가라는 내용이 많습니다. 내용만 보고서도 둘 중 누가 쓴 것인지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의 차이가 크더군요.
사실 저는 올해 읽은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2011)'나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2011)'과 비슷한 내용을 기대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망했지만 독특한 내용에 열광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있을까??).
워낙 상상을 초월하는 기이한 내용들이 많아서 좀 그렇지만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인터뷰'편과 이토이 시게사토가 쓴 '택시'편 만큼은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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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나온 반가운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村上ラヂオ(2)おおきなかぶ,むずかしいアボカド, 2011)'
를 북 크로싱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팬들에게는 필독서(제가 이런 말씀 안 드려도 알아서 챙겨 보시겠지만)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라도 읽으면 기분이 슬며시 좋아지는 에세이집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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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맛있는 음식(그것도 오랫동안 바랬던)을 먹을 때에는 한 입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 것이 아까워 입속의 맛을 음미하면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습니까?
그런 적이 없으시다고요? 저는 그런 적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정말 맛있는 음식은 아껴서 맨 마지막에 먹는 편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가 제게는 그런 음식입니다. 소설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 작가의 소설이 재미있어서겠지만 제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유는 소설 : 에세이 = 40 : 60에 가깝습니다. 에세이 비중이 오히려 더 큽니다. 물론 소설이 별로라는 말은 전혀 아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떠오르는 심상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고양이고, 다른 하나가 미식가입니다. 이 둘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듯 보이지만 둘 다 매우 섬세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지극히 섬세하면서도 유리 공예품을 만지는 것 같은 긴장감이 없어서 좋고 무엇보다도 봄날의 곰처럼 포근하고 따뜻한데다 위트가 넘쳐서 좋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게 아주 기분 좋거든요.
이 책은 앙앙(anan)이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칼럼의 한 해분을 모은 것입니다. 10년 전에도 이 잡지에 연재를 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그러니까 무려 10년 만에 나온 에세이집입니다. 1Q84를 탈고한 뒤 드디어 나왔네요.
맥주 회사에서 만드는 우롱차 같은 에세이지만 본인이 이야기하듯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맥주회사 우롱차를 목표로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써서 그런지 담백하고 깔끔합니다.
특히 매 에세이마다 말미에 저자의 깨알같은 코멘트가 달려 있는데 에세이 내용과 연결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만 어쨌거나 이게 또 재미있습니다.
구매 예약 공지가 뜨자마자 냉큼 신청해서 한 달이나 기다렸다가 6월 말에 드디어 받았습니다만 역시나 맛있는 음식을 아껴 두듯이 다른 책을 두 권이나 읽을 동안 참았다가 읽었습니다. 역시나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훌륭한 우롱차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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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다음에 또'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레스토랑의 테이블 너머로 맞은편 여성의 손에 가만히 내 손을 포개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타당하고 자연스럽고 예의바른 행동의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를테면 숙녀를 위해 문을 열어 그대로 잡고 있는 것과 같은.* 아,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 하면 수집(마음을 쏟는 대상)할 때의 문제는 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그걸 이해하고 사랑하는가, 그런 기억이 당신 안에 얼마나 선명히 머물러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진짜 의미일 것이다. * 여행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로 귀찮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힘내서 떠난 만큼의 가치가 있다. * 나는 소설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잘 쓰진 않지만, 가끔 실제 일을 쓰면 곧잘 '그건 거짓말이다'라고 비난받는다. 어째서일까? 나한테 무슨 인격적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소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자신이 직접 겪어봐야 비로소 가슴속 깊이까지 확실하게 와닿을 것이다. * 뭐, 별로 상관없지만.* 나는 학교에서 영어와 독일어를 배우고 개인적으로 프랑스어, 스페인어, 터키어, 그리스어를 공부했지만, 간신히 익힌 것은 영어뿐. 나머지는 거의 잊어버렸다. 지금 당장 튀어나오는 프랑스어는 "생맥주 주세요"와 "그건 내 탓이 아냐" 정도(대체 이건 무슨 조합인가?)* 겨우 레코드 한 장 가지고 이만큼 스트레이트로 흥분하다니 이것도 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생각하지 않는다고요? 예, 뭐 그래도 상관없지만. * 이타미 공항에 글리코의 달리기 선수 간판이 있고, '나와 함께 사진 찍지 않을래요?'라고 적혀 있었다. 당연히 찍었다. * 사람은 때로 안고 있는 슬픔과 고통을 음악에 실어 그것의 무게로 제 자신이 낱낱이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음악에는 그런 실용적인 기능이 있다.
덧. 이 책의 삽화를 그린 오하시 아유미도 업계에서는 상당한 대가이지만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풍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가볍고 위트있게 그렸어야... 뭐, 어쩔 수 없겠죠. 이미 나왔으니...
덧2. 220페이지 밖에 안 되는 책을 13,000원이나 받으려면 양장본으로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제본의 질은 좀 더 신경썼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맨 앞 장이 벌써 갈라지려고 합니다. 속상하네요.
덧3.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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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잡문집(村上春樹 雜文集, 2011)'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장편소설을 주력 분야로 하는 작가지만 오히려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됩니다. 저도 그 중의 한 명이고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담백한 에세이와 그의 면면을 엿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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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의심많은 회의주의자이자 냉소주의자인 제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닥치고 추종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가 '본 조비'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본 조비는 제가 유일하게 모든 앨범을 사 모으는 밴드(가수?)인데 기분이 울적할 때(가 별로 없기는 하지만) 본 조비의 음악을 들으면 마술처럼 기분이 유쾌해집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이후로 광팬이 되어서 닥치는대로 모든 작품을 읽었는데(제가 왜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해변의 카프카' 소개글 참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주력 분야인 장편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1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은 닥치고 읽어야 하는 'must read' 아이템임에 틀림없지요.
30년 동안 여기저기에 써 두었던 다양한 글들을 '서문 해설 등', '인사말 메시지 등', '음악에 관하여', '(언더 그라운드)에 관하여', '번역하는 것, 번역되는 것', '인물에 관하여', '눈으로 본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 '질문과 그 대답', '짧은 픽션', '소설을 쓴다는 것', '해설 대담'이라는 주제로 묶어서 출판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야말로 하루키라는 남자를 양파처럼 맛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생각이 새삼 들었는데,
1. 이 사람은 참 고양이 같은 남자로구나(실제로 고양이와 살았고 아마 지금도 함께 살고 있을 겁니다)2. 이 사람 (보기와 달리) 참 마음이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구나3. 이 사람 참 겸손한 사람이구나
마음의 구성 성분이라는 것이 있다면 제게 팔할이 넘을 것이 분명한 회의와 냉소는 하루키에게는 아예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긍정과 낙관으로 가득찬 사람 같거든요. 그래서 많이 부럽습니다.
하루키는 관찰력이 워낙 뛰어난 사람이기도 하지만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심미안이 아주 발달되어 있어서 하루키처럼 살 수만 있다면 사는게 얼마나 알차고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에 제 가슴이 다 두근거릴 정도라니까요.
소설과 관련해서는 하루키만의 소설관이랄까, 세계관이랄까 하는 걸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사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으면서 좀 당혹스러웠는데 이 책을 보면서 혼란스러웠던 머리가 정리되었거든요.
소설을 쓸 때 마음에 새겨 놓고 있다는
'혹시 여기에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쳐서 깨지는 알이 있다면, 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는 생각과
"나는 비교적 다림질에 자신이 있다, 라고 할까 적어도 내 셔츠는 내 손으로 다려 입는다. 그렇게 하는 까닭은 그게 당연하기 때문이다"라는 삶의 자세가 저랑 비슷한 걸 확인한 것이 특히 좋았습니다.
모든 글 꼭지가 다 마음에 들지만 특히 '음악에 관하여'에 속한 글들이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번역자인 이영미씨가 번역을 해서 그런지 매끄럽고 읽기 편합니다. 하루키팬이라면 이런 책을 놓칠리가 없을테니 하루키를 잘 모르는 분들께도 추천드리고 싶네요. 읽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덧. 완소 하루키가 어느새 환갑이 넘었다니 뭔가 아쉽고 슬프고 그렇습니다. 생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걸 보고 싶은데 말이죠. 시간이 야속하게도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네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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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8~9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완독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책장이라도 뒤적여봤을 '태백산맥', '아리랑'을 단 한 장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제가 조정래 선생의 것 중 처음으로 접하는 작품입니다.
얼마 전에 이 책을 출판하는 기념으로 인터뷰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제가 바로 조정래 선생이 얄팍하다고 경계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빠돌이라서 그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는 조정래 선생의 글투가 다소 투박하고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래도 오랜만에 읽는 우리나라 대작가의 소설이라서 잘 읽었어요).
사실 조정래 선생 정도의 위치에 계신 분이라면 이런저런 압력을 많이 받으실 수 있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정면으로 다룬 이런 책을 쓰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우실 수 있어서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만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비판의 날이 좀 무딘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전에 소개했던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와 묶어서 파는 프로모션을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등장 인물을 맞추어가면서 읽는 재미가 참 쏠쏠하거든요. 조정래 선생이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고 이 책을 쓰셨나 싶을 정도로 싱크로율이 높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조정래 선생이 안타까워하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저도 간절히 염원하고 있기 때문에 조정래 선생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어 작품성에 대해 개인적인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예약 판매로 질렀습니다.
그래서 조정래 선생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이 도착했네요. ^^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으실 정도로 경제민주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추천할 만한 소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논픽션으로 분류했습니다만(웃음).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설마 한정판이라고 꿀꺽 하실 분은 없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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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릴 정도의 존재감을 가진 거장입니다. 1,000엔짜리 지폐에 떡하니 얼굴이 박혀 있는 것을 보면 일본에서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지요.
일본의 국민 작가 중 한 사람인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문부성의 국비 장학생 1호로 영국에 유학을 다녀올 정도의 수재였는데 그의 재능을 신이 질투했는지 인생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직에 계속 몸을 담지도 못했고 결혼 생활도 불행했으며 다양한 지병으로 고생을 했지요. 끝내는 49세의 창창한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처녀작이자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으로 고양이를 화자로 해서 인간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한, 해학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읽다보면 온통 인간을 비판한 내용인데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더군요. ^^
고양이와 함께 사는(저는 고양이를 키운다는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알려진 책이기도 하고 이 책을 토대로 해서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전에 소개한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을 쓴 만화가 이우일도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여러가지 번역본이 나와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많이 번역한 유유정씨의 번역체가 마음에 들어 문학과 사상사의 책을 구입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재기 발랄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를 감상하는 맛은 확실히 좋았지만 일단 옛체로 씌여 있기 때문인지 이해가 쉽지 않아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게다가 분량도 500페이지가 넘다 보니 속도가 영 나지 않더군요.
모름지기 소설이라는 것이 고민하면서 읽는 책은 아닐텐데 진도가 나가지 않으니 나중에는 동력이 떨어져서 힘이 들더군요. 일본 고전 문학의 문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각오를 좀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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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 3권(Ichi-Kew-Hachi-Yon 3, 2010)을 북 크로싱합니다.
740페이지나 되는 분량인데도 엄청나게 속도감있게 읽힙니다.
개인적으로 4권이 나올 지 매우 궁금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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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1Q84를 읽었을 때에는 3권이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2권 말미에서 결말이 좀 미심쩍기는 했지만 하루키가 독자를 위해 일부러 남겨 둔 여백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권을 읽고 나니 왠지 4권이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려.
1, 2권 합쳐 분량이 1,200페이지에 달했는데 이 책도 740페이지나 되니 결코 만만한 양이 아닙니다. 하지만 워낙 속도감이 있는 책인데다 3편에서는 아오마메와 덴고의 만남을 위한 숨막히는 기다림이 묘사되기 때문에 속도가 더 빠릅니다. 속도감에 취해서 읽었어요~
게다가 1984년과 1Q84년의 묘한 겹침이 아오마메와 덴고의 주변 인물을 통해 반영되는 것 같아 1, 2권에서 작가가 숨겨놓았던 복선들이 3편에서 드디어 주욱 연결되는 느낌입니다.
1, 2권을 읽은 게 작년 10월이니 거의 10개월이나 시간이 지나 처음에는 누가 누구인지도 헷갈리지만 그럼에도 읽는데 전혀 지장없습니다. 금방 기억이 납니다. ^^
1Q84의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들 중에 매트릭스의 알약을 삼킨 것처럼 이질감을 느끼는 인간은 죽거나 아니면 자신이 원래 있던 1984년의 세계로 돌아가야 하더군요. 달이 하나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 어찌나 반가운지...
3편을 읽으면서 결말이 궁금했는데 막상 읽고나니 4편이 나올 것 같은 예감에 아쉬우면서도 기대가 됩니다.
덧.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는 그다지 중요한 복선이 아니었어요. 쩝...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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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가 5년 만에 내놓은 장편 소설 1Q84를 북 크로싱합니다. IQ84가 아닙니다. -_-;;;
오랜만에 내놓은 소설인데도 필력과 흡입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12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1, 2권을 한꺼번에 북 크로싱하기 때문에 따로따로 신청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신청하시면 두 권이 한꺼번에 배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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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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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09년) 상세보기 오랜만의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책 서평에 '하루키'스타일...이라고 적어놨는데.. 그냥 일본소설 스타일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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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제게 매우 특별한 작가입니다. 세상에 훌륭한 작가는 많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멋진 글을 쓰는 작가도 많죠.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작가도 꽤 있을 겁니다.
하지만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충격 속에서 제 인생을 한 권의 책을 읽기 이전과 이후로 일도양단한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일합니다. 그 책이 바로 '노르웨이의 숲'이었고요.
그 경험 이후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제게 그냥 작가 이상의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무슨 의미인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요.
어쨌거나 하루키 빠돌이인 제가 이 책의 예약 판매 소식을 들었을 때, "IQ84라니 이거야 말로 나를 위한 소설 아닌가!!! 게다가 하루키가 썼다니 반드시 읽어야겠군"이라며 단숨에 예약 구매를 해 버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IQ84가 아닌 1Q84였더군요. -_-;;;
'어둠의 저편' 이후로 5년 만에 내놓은 장편이라서 그런지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네요. 일본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으로 팔려나가고 있더군요. '노르웨이의 숲'에 버금가는 인기입니다.
사실 1Q84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평론 고수들의 글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저는 그냥 패스하고요. 1Q84는 여자 킬러와 어리버리한 작가지망생, 그리고 천부적인 문학성을 지닌 신비로운 소녀를 세 축으로 해서 진행되는 판타지 소설(은 엄밀히 말하자면 아닙니다만)로 각 주인공의 이야기가 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권 합쳐 1,2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인데도 그야말로 쾌속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죠. 1권은 좀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2권은 정말 책장이 휙휙 넘어갈 정도로 읽는 맛이 좋습니다. 단, 결론은 많은 사람들이 3권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만큼 다소 맥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하루키의 이런 종결 방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기차의 지선처럼 각자 멀리서 흐르다가 어느 순간 속도를 내면서 한 지점에서 충돌하는 속도감이 그야말로 끝내줍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데 일조한 양윤옥 번역가의 손을 거친 책이라서 더 믿음이 갑니다. 그냥 마음 푹 놓고 읽어도 몰입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죠.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면 당연히 일독해야 할 책이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 아니라고 해도 언젠가 한번쯤은 읽어보셔야 할 책입니다.
맞습니다. 그냥 한번 읽어보시라는 말씀~ ^^;;;
덧. 예약 판매본을 구매한 사람에게만 선물로 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소설 속 주인공인 아오마메가 택시 안에서 듣던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부록 CD로 끼워주던데 개인적으로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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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참관기입니다.
여행기이면서 에세이이기도 하고 동시에 일기이기도 합니다. 뭐라 분류하기가 애매하기는 한데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책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이 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리뷰를 참고하시고요.
2008년 7월에 나온 이후 3쇄까지 찍은 책이지만 그래도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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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을 바꾸어 놓은 데 지대한 공헌을 세운 사람을 (굳이) 꼽으라면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쓴 피에르 쌍소와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이 두 사람은 제 삶을 목표 지향적 삶에서 체험 지향적 삶으로 바꾸어 놓은 일등 공신들입니다.
'저는 올림픽이 싫습니다'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이 오늘날의 올림픽은 상업주의에 완전히 오염되어 있습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sponsor의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되죠. 이 책에 나오는 시드니 올림픽만 해도 1,400만 불을 후원한 코카콜라가 모든 경기장에 펩시콜라를 갖고 들어갈 수 없도록 검문 검색을 했다는 웃기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주장하듯이 올림픽 경기를 이끄는 두 개의 엔진은 국가주의와 상업주의입니다. 이들에 의해 추진되는 올림픽은 더 이상 아마추어리즘의 대표가 아닙니다.
올림픽 특수에다가 제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글에, 거기에 제목까지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라면 도저히 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2001년에 나온 책을 베이징 올림픽 시즌에 맞춰 발빠르게 내놓은 출판사의 센스라니...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시드니 올림픽 참관기입니다. 여행기이면서 에세이이면서 동시에 일기이기도 합니다. 나름대로는 빡세게 썼다고 하지만(노트북까지 도난당하는 고초를 겪으면서 쓴 책이니...) 늘 그렇듯이 하루키 특유의 여유와 인생에 대한 즐김, 그리고 관조가 녹아나 있어 읽는 이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군데군데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해학도 여전합니다.
시드니 올림픽 기간 내내 무라카미 하루키는 '지루하다'고 투덜거립니다. 저는 (당연히) 시드니 올림픽을 보지 않았지만 동감합니다. 더 이상 순수한 열정과 순수의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려우니까요. 육상 400m 금메달리스트인 캐시 프리먼의 일화는 분명 감동을 주지만 역시나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사람들은 금메달이 몇 개인지, 우리나라가 몇 위인지 헤아리지만 그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쿠베르탱 남작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경쟁이다. 인생에서 필요한 것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후회 없이 싸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과연 우리는 지금 후회없이 싸우는 선수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는 걸까요? 금메달의 수가 국력인 양 착각하면서 피땀흘려 노력한 선수들을 총성없는 전쟁터로 생각 없이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승리보다 소중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좋아하실만한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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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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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에서 소개할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승리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책입니다. 일본 작가의 책이라고 하니까, 서평과는 별 관계가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일본, 혹은, 일본인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