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길냥이들에게는 혹독한 계절이지만 집냥이들에게는 식빵굽기와 등지짐의 계절이지요. 두툼한 겨울용 침구로 바꾼 후부터 낮 시간에는 침대가 냥이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사진 가운데 이불 밑으로 불룩하게 보이는 건 일종의 겨울용 죽부인입니다. 긴 봉처럼 생겼기 때문에 세 마리 모두 거기에 몸을 붙여 기대고 잠들었습니다.
까미양까지 올라와서 한 큐에 찍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네 마리가 한 프레임에 들어오는 건 아주 드문 상황이기 때문에 언감생심이죠.
똘똘군은 뜨신 바닥에서는 배를 뒤집고 딩굴딩굴하는 시간이 많지만 이불 위에서는 몸을 말고 얌전히 자는 편입니다. 사실
9월 근황 때 보여드린 것처럼 이불 위보다는 이불 속을 더 좋아하는 편이죠.
도림군도 기지개를 켤 때나 스트레칭을 할 때는 허허실실이지만 잘 때는 똘똘군과 마찬가지로 얌전하게 자는 편입니다. 사실 도림군의 잠잘 때 베스트 포즈는 양쪽 앞발로 얼굴을 가리고 자는거죠.
사실 세상 편하게 자는 건 막내인 미미양 뿐입니다. 누가 뭐라든 지 편한대로 딩굴딩굴이죠. 잠에 취해 있을 때는 배를 만져도 신경 안 씁니다.
가끔은 난도 3.0의 다이빙 자세로 자기도 합니다.
까미양이 빠진 게 아쉬워 보너스 샷~ 까미양은 한동안 택배 박스에 들어있던 비닐에 꽂혀서 잘 놀았는데 똘똘군이 비닐을 차지하니 바로 옆에 엎드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4남매는 겨울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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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먐미와 댕댕이 등 털이 많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사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나름 털이 잘 안 붙는 재질의 옷과 침구로 바꾸지만 그렇다고 털이 전혀 안 붙지는 않으니까요. 특히 겨울에는 습도가 낮아 정전기가 잘 생기니 고민이 더 커집니다.
그래서 SNS에서 신박하다고 입소문을 탄 Fur Wizard를 구입했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제품명에 따라 Tornado나 Hurricane이 붙더군요. 털을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한 털 제거 기능을 가졌다고 해서 붙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
Fur Wizard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왼쪽은 수납기이고 오른쪽이 털을 떼어내는 도구인데 예전에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던 '옷솔'처럼 생겼습니다. 사실 똑같은 기능이고요. 그래서 양면이지만 한쪽 방향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이것도 살짝 불편하지만 기능 상 그럴 수 밖에 없으니 이건 불평하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옷이나 침구 등을 빗질하듯 사용한 뒤 보시는 것처럼 수납기에 넣은 다음 빼면 마찰에 의해 털이 분리되어 수납기 안쪽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는 원리입니다.
수납기의 내부에 양쪽으로 동일한 재질의 쿠션이 장착되어 있어서 수납기에 넣었다 빼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마찰 때문에 털이 딸려나오지 않고 수납기 안에 남게 됩니다. 잘 안 떨어지는 털은 솔을 두 세 번 넣었다 뺐다 하면 됩니다.
아래에 쌓인 털은 수납기의 바닥이 분리되기 때문에 나중에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됩니다. 특별히 필터가 필요한 물건도 아니고 구조도 단순한 제품이죠.
이건 사은품으로 주는 휴대용 Fur Wizard입니다. 본품이 집에 두고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이건 여행이나 외출 시 갖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직장에 가져다 놓고 퇴근할 때 옷을 터는 용도로 사용 중입니다.
휴대용이라서 그런지 이건 수납기와 솔이 분리되지 않고 붙어 있습니다.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분리하나 안 하나 기능 상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본품과 여행용의 크기 비교입니다. 대략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아시겠지요?
이베이에서 무료 배송 조건으로 22.99불에 팔고 있어서 부담없이 샀습니다만 장, 단점이 명확하고 구매를 추천드릴 수준의 제품은 아닙니다.
* 장점- 옷, 침구 재질에 따라 털이 아주 잘 떨어지기도 함(제 경우는 저렴한 가격의 롱코트;;;)
- 구조가 단순하고 분해가 간편해 청소가 편리함
- 고장이 나도 아깝지 않은 저렴한 가격
* 단점
- 솔의 마찰면이 거칠기 때문에 상하기 쉬운 옷이나 침구에는 사용 비추.
- 정전기가 발생할 정도로 습도가 낮은 곳에서는 솔을 수납기에 넣었다 빼도 털이 깔끔하게 분리되지 않음
- 털이 쌓이는 바닥면이 좀 쉽게 분리되는 편이기 때문에 갑자기 분리되면 모아둔 털이 날리는 참사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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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있는 냥이 중 셋째인 까미양은 여러모로 오해를 많이 받는 아이입니다. 원래 검은 고양이가 재수없다는 속설이 있어서 사람들이 꺼리는데다(그래서인지 개도 그렇고 고양이도 올블랙들은 입양이 잘 안 됩니다) 임시 보호 상태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마음을 잘 안 주는 바람에 저희 집에 와서도 집사들이 마음 고생을 좀 했습니다.
집사들 손을 피하지 않고 집에 들어가면 다리에 몸을 부비거나 잘 때 침대에 올라와 몸을 붙이고 함께 자게 된 것도 올해 봄이 지나고 나서 부터입니다.
올블랙이다보니 사진을 찍어도 온통 시커멓게밖에 안 나오기 때문에 까미양의 매력을 잘 아는 저로서는 안타까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평소에야 이 사진처럼 졸린 눈을 하고 있지만,
까샤까샤 같은 장난감이라도 꺼낼라치면 눈이 휘둥그레해서 안면이 돌출된 호기심 표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보통은 누가 지나가든 신경 안 쓰고 헤벌레하고 퍼질러 있지만,
가끔은 이처럼 요염한 앞으로 나란히 자세로 앉아서 집사들을 지그시 쳐다보기도 하지요.
앞으로 까미양의 귀여운 모습이나 망가진 모습들도 자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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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의 반려묘하고만 사는 집사댁에서는 고양이들의 '역동'을 잘 모르시겠지만 다묘 가정에서는 다양한 의존, 갈등, 야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에는 집에 온 순서대로 똘똘군, 도림군, 까미양, 미미양, 이렇게 네 마리의 고양이가 있는데,
1)
똘똘군은 도림군을 싫어합니다. 도림군이 자기 근처만 와도 냥냥 거리면서 위협하고 가끔 맘에 들지 않으면 쥐 잡듯이 사냥을 하기도 해서 집사들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도림군은 PKD라서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거든요)
2)
도림군은 까미양을 싫어합니다. 까미양이 처음에 입양되어 왔을 때 적응을 잘 못해서 여기저기 응가를 묻히고 다니는 바람에 깔끔한 도림군에게 찍혔거든요. 그 때 이후로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서 까미양이 도림군 근처에 접근하면 역시나 도림군이 하악질로 위협합니다. 가끔 왕주먹으로 때리기도 해요. 손이 느려서 까미양이 잘 맞지는 않지만.
3)
똘똘군은 미미양을 귀찮아합니다. 미미양이 저희 집 대표 미친냥이라서 여기저기 집적거리고 귀찮게 하기 때문에 조용히 우아하게 사는 똘똘군 입장에서는 미미양을 피해다니는 편이죠. 미미양을 괴롭히지는 않습니다만.
4)
똘똘군은 까미양을 예뻐합니다. 까미양이 똘똘군에게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하고 가끔 지나다닐 때 서로 그루밍을 해 주기도 하죠. 물론 똘똘군은 어렸을 때부터 혼자 자라서 까미양과 부둥켜안고 자는 일 따위는 없습니다.
5)
까미양은 미미양을 받아줍니다. 둘은 집사가 장난감으로 놀아주면 같이 노는 놀이동무라고 할 수 있는데 까미양의 장난이 도를 지나치면(어딜 물기라도 하면) 깽깽 하면서도 까미양이 참아줍니다. 까미양이 워낙 순둥이거든요.
6)
도림군은 미미양과 서로 편안합니다. 미미양이 장난을 심하게 치면 도림군도 도망다니지만 그래도 근처에서 함께 자는 사이는 이 둘이 유일합니다. 똘똘군이 까미양 근처에서 잘 때도 드물게 있지만 그래도 다른 호박방석, 상자에서 각자 자기 때문에 더블 베드가 아닌 트윈 베드 친구라고 할 수 있죠.
고양이는 원래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지만 작은 변화는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가끔은 가구 배치를 바꾸거나 새로운 장난감,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좋죠. 최근에 침실에 있는 화장대의 위치를 옮겼더니 도림군과 미미양이 아주 좋아하길래 호박 방석을 하나 올려줬더니,
아침에 일어나 보니 도림군과 미미양이 사이좋게 자고 있더군요. 몰래 찍으려고 했는데 미미양이 눈치채고 눈을 뜨는 바람에 걸렸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미미양이 더 작아 보이지만 현재 저희 집 냥이 중 미미양이 체중킹입니다. 저 늘어진 핑크 뱃살을 보세요. ㅠ.ㅠ
아마도 미미양이 먼저 호박 방석에 올라가 잠든 다음에 도림군이 나중에 곁에서 잠을 청한 것 같습니다. 미미양은 아침 그루밍을 시작했습니다. 도림군은 뒷발이 밖으로 빠져 나와 있는 걸 보니 잠이 깊이 든 것 같고요.
각도를 바꾸니 미미양 몸집도 만만치 않네요. 머리가 워낙 작아서 저도 가끔씩 잊곤 합니다;;;;
도림군이 PKD 진단을 받은 뒤 사료도 바꾸고 영양제도 매일 급여하면서 지켜보고 있는데 체중이 빠져서 몸이 가벼워 그런지 몰라도 활력이 돌아와서 요새 귀여움 포텐이 매일 터지거든요. 모쪼록 더 악화되지 않고 이대로 쭈욱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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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리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사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간식이 되었든 고양이 용품이 되었든 구하기만 하면 가리지 않고 너무나 잘 먹고 잘 이용하는 냥이들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뿌듯하고 보람되거든요.
예전에 만든 호박 방석이 낡기도 했고 도림군의 잦은 오줌테러 때문에 교체할 때가 되었기에 핸드메이드로 예쁜 호박 방석을 만드는 분을 수소문하여 구매하여 최근에 받았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짱짱하더군요.
개시하자마자 낼름 들어가는 걸 보니 똘똘군은 아주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표정이 므흣하네요. 바닥이 까끌까끌한 재질이라서 잘 미끌어지지 않고 안정적입니다.
그에 비해 도림군은 표정이 편안하지 않네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안의 방석을 두꺼운 쿠션으로 두른 형태라서 아늑하기는 하지만 도림군은 쿠션감 때문인지 아직까지는 꾹꾹이 용으로만 열심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꾹꾹이 용 담요를 버렸는데 대용품을 제대로 찾은 것 같네요.
아직 까미양과 미미양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익숙해지면 열심히 사용해 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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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몽골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간략하게 요약한 겁니다. 어떤 내용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니 몽골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만 하세요.
* 인터넷 환경
: 론플에는 몽골의 인터넷 환경이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와이파이는 커녕 휴대폰도 안 터집니다. 고비 사막의 경우는 몽골 최고의 숙소인 Three Camel Lodge에서도 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신호를 잡으려고 차를 타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도 속도가 느려 동영상 업로드는 상상도 못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에요. 홉스굴 Ashihai resort에서는 조식 뷔페로 이용하는 리조트 내 카페에서만 인터넷이 부분적으로 가능했는데 속도가 워낙 느려서 이미지 검색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포켓 와이파이, 로밍은 물론이고 심 카드를 사와도 소용 없을 겁니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 몽골 사람
: 무뚝뚝해 보이지만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들은 UB(울란바타르를 보통 이렇게 부릅니다. 그냥 시티라고도 해요) 사람들은 돈을 밝힌다고 하지만 우리 수준에서 봐도 별로 그래보이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외국 여행자에게 바가지 씌우는 게 몸에 배어 있는 불법 택시 기사들 뿐이었습니다.
* 치안
: 중범죄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소매치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솜씨가 아주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이 드나드는 펍에서도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탁자마다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현지인들도 뒤로 메는 가방은 잘 안 멘다고 할 정도에요. 사람들로 붐비는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면 오히려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위험은 길을 건널 때 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운전을 험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교통 신호를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녹색불로 바뀌었다고 그냥 건너면 안 되고 반드시 좌우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호 없이 끼어들기, 중앙선 유턴 같은 건 그냥 하는 수준이거든요.
* 택시
: 공인 택시는 2~3개의 택시 회사에서만 운영하며 이것도 국가에서 승인하는 면허 제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택시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현지인들은 그냥 길가에서 손을 흔들어 차를 세워 요금을 흥정하고 타고 다닙니다. 문제는 외국인의 경우 적정 요금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바가지를 쓰기 쉬워서 숙소에서 이동할 때 미리 호텔 직원들에게 적정 금액을 물어두고 타기 전에 흥정을 해서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론플에는 불법 택시 기사가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겼다는 말이 나오지만 밤 늦게 타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럴 위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공공 교통 수단
: 울란바타르의 경우 택시, 버스, 저상 버스, 전차까지 다양한 교통 수단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복잡하고 소매치기의 온상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용을 권장할 수 없습니다. 또한 교통편이 많지 않아 현지인들도 대부분 자기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평일 교통 혼잡도가 매우 높습니다. 울란바타르 시내는 항상 붐비는 편이고 출, 퇴근 시간에는 보행 속도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차가 심하게 막힙니다.
* 동물
: 울란바타르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 꽤 있어서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시골, 특히 유목민의 경우는 대부분 개를 방범견으로 기르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사나우며 외지인이 다가가면 무섭게 짖고 물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몽골 지방 여행을 할 때 꼭 익혀야 하는 현지어가 '노호이 호르'(개를 좀 잡아주세요)라고 하니 말 다했지요. 상대적으로 고양이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여행 중 유목민 게르에서 딱 한 마리 보았는데 쥐를 잡는 목적으로 함께 사는 수준입니다. 시골에는 소, 양, 염소, 말, 낙타 등이 많이 있으나 방목해서 기르는 가축의 수준이고 반려동물은 아닙니다.
* 벌레
: 고비 지역에서 모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여행 내내 모기는 한번도 못 봤고 물리지도 않았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전자 모기향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어요. 다만 고비에서 저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까지 모기가 극성이었고 도착하기 며칠 전에 다행히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고비 사막으로 내려가시는 분들은 그래도 준비를 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홉스굴 지역에는 호숫가 주변에 각다귀가 많지만 피해가면 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몽골 여행 내내 짜증나게 만들었던 벌레는 고비에서도, 홉스굴에서도 파리였습니다. 달려들기까지는 않지만 앵앵 소리가 거의 진주만 폭격기 수준의 소음이기 때문에 굉장히 거슬립니다.
* 돈
: 동전은 없으며 최대 2만부터 1만, 1천, 500, 100, 50까지 지폐만 있습니다. 단위가 투그릭인데 100, 50투그릭 지폐를 제외하고는 모든 얼굴이 칭기즈칸이기 때문에 헷갈리지 않게 숫자를 잘 확인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현지에서 투그릭을 쓸 때 상대방이 거스름돈이 없는 경우가 많으니(심지어 대형 리조트에서도) 잔돈을 받으면 최대한 확보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낼 때, 팁을 줄 때에도 잔돈이 필요하거든요.
* 생수
: 숙소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다른데 울란바타르의 캠핀스키 호텔 같은 경우는 매일 500미리 생수를 두 병씩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물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비 사막에 있는 Three Camel Lodge의 경우 Eco Lodge이기 때문에 PET병의 사용을 자제하므로 매일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2리터씩 제공하더군요. 역시 가져간 텀블러에 담아서 다니는 걸로 충분했고 가이드가 차량에서 따로 물을 준비해 두었기 때문에 일부러 물을 챙길 필요는 없었습니다. 홉스굴 지역의 Ashihai Resort는 뜨거운 물은 수시로 제공하지만 찬물은 없어서 생수를 마시려면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격이 700미리 한 병에 3,000투그릭이나 해서 놀랐죠. 즉 케바케입니다. 울란바타르에서는 마켓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지방의 경우는 마켓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기 때문에 숙소를 예약할 때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몽골은 여름철 습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은 대신 충분한 수분 섭취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조금만 물 마시는 걸 게을리 하면 탈수 증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음식
: 몽골은 고기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음식에 고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채식주의자는 음식 선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호텔급 숙소나 레스토랑에서는 따로 채식 메뉴가 있지만 local restaurant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울란바타르를 벗어나면 채식 메뉴를 주문해도 원래 있던 메뉴 중 고기를 밥으로 대체해 주는 수준입니다. Three Camel Lodge에서는 매우 훌륭한 채식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사실상 몽골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 마켓에서 장을 봐도 과일과 채소는 매우 비싸기 때문(한국과 비슷하거나 비싼 경우가 많음)에 배낭 여행자가 채식 음식을 챙겨 먹으면서 다니기는 쉽지 않습니다.
* 전기
: 220V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의 사용에 문제가 없으나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인 조명은 태양열 발전이나 풍력 발전을 통해 공급받지만 전자 기기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은 인근 도시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고비 지역은 달란자드가드, 홉스굴 지역은 므릉시에 문제가 생기면 끊깁니다. 제가 여행하던 시기에도 고비 지역은 꽤 자주, 홉스굴 지역은 한 번 전기가 끊겼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비롯해 전자 기기를 수시로 충전하는 것을 잊지 마시고 무엇보다 보조 베터리를 반드시 가져가세요. 보조 베터리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할 겁니다.
* 팁
: 몽골에는 원래 팁 문화가 없지만 관광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숙소의 메이크 업 비용이나 드라이버에게 적정 수준의 수고비를 주는 정도는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식당에서 팁을 남겨 놓고 나오거나 할 필요는 없어요. 울란바타르의 경우는 계산서에 기본적인 세금이 따로 붙어 나오는데다 특이하게도 도시세(1%)라는 항목도 있어서 메뉴판에 적혀 있는 금액에 비해 최종 지불하는 금액 차이가 꽤 납니다. 다만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일반직의 한달 월급이 50만 투그릭에 불과하다고 하니 육체 노동을 하는 분들에게 팁을 주는 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저는 가능하면 일부로라도 수고비를 챙겨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선물
: 기념품으로 가죽이나 털로 된 제품이 인기 있으며 가격도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다만 가죽 처리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 매장에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잘 확인하고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반대로 비건이라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세공품은 조잡하거나 너무 화려하여 기념품으로 부적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몽골의 초원 풍경을 그린 작은 그림이 괜찮아서 몇 장 구입했습니다(국영 백화점 7층 기념품점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한다면 몽골 보드카(칭기스 골드 라벨)도 추천할 만합니다.
* 날씨
: 일교차가 크기로 유명(실제로 몽골은 연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35도까지 올라가고 반대로 겨울에는 영하 40도 이하까지 떨어집니다)하여 지역에 따라 여름철 기준으로 낮을 때는 15도에서 높을 때는 35도까지 오르내리므로 여름철에 여행을 한다고 해도 한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준비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반바지부터 윈드 브레이커까지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대부분 옷으로 채워집니다.
* 에어컨
: 울란바타르를 제외하면 에어컨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도 호텔 정도가 아니라면 에어컨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건 새로 지은 건물의 샵 정도입니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표적인 곳인 국영 백화점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덥습니다. 시골에서는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고비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낮에도 그늘만 들어가면 견딜 만하고 홉스굴 지역은 온도 자체가 낮아서 그렇게 덥지 않습니다. 또한 고비나 홉스굴 모두 밤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가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습도도 낮아서 탈수가 오기 쉬우니 그야말로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ㅡㅡ;;;;
* 도로 사정
: 울란바타르 시내는 모든 도로가 포장되어 있으나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며 교외로 가면 비포장 도로가 많습니다. 다행히 테를지 지역까지는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어서 당일 투어를 다녀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습니다. 울란바타르에서 홉스굴까지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어 3년 전의 20시간에서 현재는 하루 만에 차량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므릉에서 하츠갈로 가는 도로는 아직 포장이 안 된 곳이 많아서 4륜 구동 차량이 필요합니다. 고비 지역은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공항만 벗어나면 곧바로 길도 없는 비포장이니까요.
* 여행 준비
: 울란바타르, 홉스굴, 고비 모두 가이드가 없으면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교통편 이용과 음식(비건이라면 특히) 주문에서 애로 사항이 꽃필 수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섭외를 완료하거나 최소한 현지에서라도 가이드를 꼭 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가이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영어 가이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 언어
: 몽골어는 우리 말과 어순이 동일해 말을 배우기 쉽다고 하지만 그건 문법의 이야기이고 발음이 아주 헬 수준으로 어렵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해도 제대로 발음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울란바타르에서는 그나마 영문 병기가 되어 있어 괜찮지만 지방으로 가면 키릴 문자만으로 표기되어 있어 아주 답답함(가이드가 꼭 필요한 이유 중 하나). 몽골에는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고 한류 때문에 한국말을 할 줄 알거나 최소한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사람이 굉장히 많으니 말조심해야 합니다. 몽골이나 몽골 사람을 비하하는 말을 공공 장소에서는 안 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 한류
: 현재 개발붐(울란바타르 전역이 공사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고 한류 때문에(한국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는 몽골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함) 한국을 모방하는 게 많습니다. 아파트 건축 스타일, 옷차림, 화장법도 많이 비슷하고 울란바타르 시내에는 한국 음식점과 수퍼마켓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 간판도 가끔 보여요. 울란바타르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보면 옷차림의 미묘한 차이만 빼면 서울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들과 거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합니다.
* 환경
: 몽골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샤머니즘의 영향 때문인지 대부분이 불교 신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환경 보호가 몸에 배어 있어 가이드들이 눈에 띄는 족족 쓰레기를 주을 정도입니다. 가축도 거의 방목으로 기르며 공장식 축산을 싫어합니다. 도축할 때도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네요.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의 개발 지상주의를 도입하면서 지나치게 급속하게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 빈부격차
: 부패가 심하여 몇몇의 기업가와 국회의원들이 부를 독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데 생활 물가가 서울에 근접하는데 비해 소득 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서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말로 힘들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은 매우 머리가 좋거나 집안의 배경이 좋아야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체감하는 수준이더군요. 우리나라의 판박이 같은 상황이라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 중독
: 몽골인들이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로 론플에서도 취한 사람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고 조심하라고 대놓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알코올 중독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며 도박을 즐기는 몽골인도 굉장히 많다고 하니 숨겨진 도박 중독자의 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나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낮은 수준이고 무엇보다 전문가가 전무해서 제대로 care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 문
: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이 매우 협소해서 처음 봤을 때 대체 손님이 들어오라고 만든 것인가 의심이 될 정도였습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게 만들거든요. 문을 자그마하게 만드는 이유는 혹독한 겨울 때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 시차
: 원래 시차가 1시간에 불과한데다 여름철에는 서머타임 제도가 있어 시차가 없습니다. 한국 시간과 동일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 환전
: 울란바타르 시내 곳곳에 사설 환전소가 있으며 국영 백화점 1층에도 환전소가 있습니다. 호텔에서 환전을 하나 국영 백화점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나 100불 당 500원 정도의 환율 차이만 있기 때문에 아주 큰 돈을 바꾸지 않는 이상 편한 곳에서 해도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몽골 투그릭은 국내에서 재환전할 수 없으므로 비용을 잘 계산하여 중간중간에 환전하고 다 써야 합니다. 투그릭으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달러가 가장 좋으며 100불 짜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100불짜리 달러만 준비해 가면 됩니다. 관광지에서는 간혹 달러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투그릭을 선호하기 때문에 적절히 환전하고 남은 돈 없이 현지에서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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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생 처음으로 입양한 첫 가족 모찌군이 제게는 너무나 짧은 6살의 묘생을 마치고 고양이별로 돌아갔습니다.
월덴 3를 만든 이후 1일 1포스팅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해왔기에 여기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왜 이렇게 오랫동안 글이 안 올라오나 궁금해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지지난 일주일은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지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 일주일은 가장 슬픈 시간이었고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듯 하여 의학적인 처치 경과만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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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모찌군의 체중이 계속 감소하는 걸 알아차림
: 까미양, 미미양이 연달아 가족이 되는 바람에 확실히 스트레스를 받았을테고 Urinary S/O 사료를 오리진 캣 앤 키튼으로 바꿔 새로운 사료에 적응하느라 식욕이 일시 감소되었을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이미 췌장염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집사님들은 저처럼 뼈아픈 실수하지 마시고 냥이들의 체중이 자꾸 줄어든다면 반드시 이유를 찾아내셔야 합니다. 그냥 줄어드는 체중이란 건 없어요.
* 4월 15일. 병원방문하여 종합혈액검사하였으나 이상 없음
: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고 체중 감소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의사 소견 하에 수액 맞추고 귀가. 수액 탓인지 일시적으로 활력이 돌아옴. 하지만 여전히 식욕은 그대로임.
* 5월 2일. 입 안의 살을 잘못 씹어 출혈 발생. 병원 방문하여 처치받고 약만 처방 받아 귀가.
* 5.5kg였던 몸무게가 4kg까지 감소, 원래 움직임이 많지 않은 성향이라 활력 감소를 집사들이 못 알아차림
* 5월 9일. 사료를 손으로 먹여도 거부하기에 입 속 상처에 염증이 생겨 못 먹는 것으로 짐작하고 처치받으려고 병원 방문
- 종합혈액검사 상 혈당, 염증 등 각종 수치 비정상, A/G ratio 0.38. 한 달 전과 완전히 다른 결과
- 초음파 검사 결과 상 복수 소견, 복수 추출하여 도말 검사 결과 탁도 높음.
- 고양이에게 가장 무서운 병인 전염성 습식 복막염(FIP) 의심 하에 긴급 입원
- 췌장염 키트, 기타 전염성 질병 키트 모두 negative
- 만성 당뇨 확인 위해 플락토사민 검사 미국에 의뢰
: 나중에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췌장염(특히 만성 췌장염)은 별다른 임상 증상이 없는데다 종합혈액검사나 췌장염 키트 등에도 별다른 이상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검사 수치 상에 잡히게 되었을 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수 있습니다. 전염성 복막염 수준은 아니지만 췌장염도 굉장히 무서운 병이에요.
* 5월 10일. 식욕은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활력은 여전히 없음. 수액으로 전해질 균형 유지
- 6세 이상, 고혈당, 구토, 설사, 신경 이상, 안질환 증상 없어 정확한 진단 어려운 상태
* 5월 11일. 혈당 계속 증가로 한 때 490까지 치솟음. 플락토사민 결과 만성 당뇨 확진되어 인슐린 투입
* 5월 12일. 인슐린 저항성은 없어 혈당 control은 잘 되고 있음. 야간 면회 때 숨이 고르지 않은 것 확인
- 아무래도 임상 증상이 췌장염 같아 췌장염 키트 다시 해 달라고 요청. 검사 결과 positive로 만성 췌장염과 당뇨 최종 진단
* 5월 13일.
- 오전 흉부 엑스레이 결과 폐에 약간의 기능 이상 발견
- 오후 급격하게 상태 악화되어 집사 호출. 오후 5시 50분 경 심정지
이 모든 일이 불과 5일 동안에 벌어진 일입니다. 병원도 제대로 손을 써 보지 못하고 보냈습니다.
월요일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였던 병원에 긴급 입원하게 되면서 모찌는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병원에서 삶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5월 13일에 병원측의 긴급 연락을 받고 헐레벌떡 도착했을 때 이미 모찌는 수술대 위에서 3차 심폐소생술 중이었습니다. 이미 동공이 확대된 상태로 저를 알아보지 못했고 빈맥을 유발하는 약물이 세 번째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살려놓으려고 그런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오는 중에 알았다면 더 이상 고통을 주지 말고 안락사 시키라고 부탁했을 겁니다. 이것도 피 토할 정도로 후회하는 점 중 하나입니다.
다른 집사도 거의 도착 직전이었지만 더 이상 모찌가 떠나는 걸 붙잡고 고통을 연장할 수 없어서 페이스타임으로 연결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모찌를 보냈습니다. 모찌가 외롭게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둘이서 울며 불며 사랑한다, 함께 해서 고맙다고 외쳤고 담당 의사는 의식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기 때문에 모찌에게도 들렸을거라고 위로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모찌가 저희 목소리를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은 거라지만 모찌를 경황없이 보내고 정신을 어느정도 추스리고 난 뒤 뒤돌아보면 지금도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되는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병원측에서 FIP 가능성이 크다고 했을 때 아무런 의심없이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앉아서 시간을 보낸 것
: 이미 상태가 많이 악화된 다음에 찾아보니 아무래도 만성 췌장염 같아서 검사를 다시 해 보자고 고집을 부렸는데 결국 제 의심이 맞았죠. 그 당시까지 병원에서는 췌장염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염증 치료만 하고 있었죠. 제가 조금만 더 공부하고 일찍 의심했으면 모찌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 12일 밤에 면회 갔을 때 모찌가 기운 없어 하면서도 자꾸 케이지에서 나오려고 애를 쓰는 게 눈에 밟히면서도 집에 데려가고 싶다고 고집을 못 부렸는데 모찌가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고 집에 가고 싶어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봤자 다음 날 상태가 나빠졌을 때 모찌를 들고 병원으로 뛰어와서 병원에서 보냈겠지만 그래도 하룻밤은 익숙한 집에서 보낼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병원에서 보냈더라도 품안에 안고 임종을 맞을 수 있었을텐데요.... 가장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3. 오전에 모찌의 상태가 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여전히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악화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미리 각오하고 있었다면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가기 전에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하지 말고 보내주라고 일러둘 수 있었을 겁니다.
함께 살고 있었던 다섯 마리의 냥이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모찌는 제게 더욱 특별한 아이였습니다. 상실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함께 살겠다고 입양을 결심한 첫 고양이였거든요. 페르시안종의 특성 상 매사에 어설픈 것도 마음을 끌었습니다. 그루밍도 잘 못하고 가끔 응가를 묻히기도 해서 비상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고요.
모든 페르시안종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4차원인 고양이였어요. 뜬금없이 벽을 보고 한참동안 서 있다든가, 물을 두려워하지 않아 싱크대의 흐르는 물에 머리를 적시면서 물을 마신다든가 하는 일이 많았죠.
신장이 좋지 않아 요로 성형술을 받기도 했고 치아도 좋지 않아서 약도 자주 먹었죠. 몸이 건강한 편이 아니라서 모찌를 지켜보고 있으면 항상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래서 다섯 마리 중 제일 먼저 고양이별로 갈 거라고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빨리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모찌는 평화주의자라서 집에 있는 다른 고양이들과 두루두루 잘 지냈습니다. 똘똘군은 혼자 오래 살아서 그런지 고양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도림군과 미미양을 싫어하고 까미양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지만 모찌만큼은 곁을 주고 가끔 그루밍도 해 주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찌가 떠난 지금 똘똘군이 한층 더 예민해진 것 같습니다. 집사들 곁을 떠나지 않아요. 똘똘군도 뭔가를 아는 걸까요?
도림군과 까미양도 서로 싫어하고 싸우지만 유독 모찌 만큼은 모든 고양이들하고 사이가 좋았습니다. 아무도 모찌를 싫어하지 않고 괴롭히지도 않고 편안하게 생각했죠. 그래서 사진 정리를 하면서 보니 모찌와 다른 고양이들이 함께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사진이 많더군요.
병원에 입원하기 전 집에서 찍은 거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여름을 대비하여 털을 밀었기 때문에 좀 말라보인다고만 여겼는데 지금 보니 표정이 확실히 불편하고 지친 모습이네요. 그 때는 모찌가 얼마나 고통받았을지 짐작도 못했습니다. 참으로 무심한 집사였지요.
지금 저는 불가지론자이기 때문에 사후 세계의 존재 가능성을 별로 믿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고양이별이 정말 존재하면 좋겠습니다. 거기에서는 모찌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편안히 지낼 수 있을테니까요.
모찌야~ 6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너와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어. 너도 우리와 함께 살아서 행복했었는지 미칠듯이 궁금한데 물어볼 방법이 없네.
네가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너무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로 반성도 많이 했어. 남은 형제들 건강은 좀 더 꼼꼼히 챙길게. 네가 미처 살지 못했던 묘생까지 더해서 더 건강하게 살다가 갈 수 있도록 아빠가 최선을 다할께. 나중에 고양이별에서 만나면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걔네들에게 꼭 물어봐 줘.
널 보고 싶은 마음도, 뼈저린 후회도, 가슴을 후벼파는 고통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혀져가겠지만 결코 익숙해질 것 같지는 않아. 익숙해지고 싶지도 않고.
계속 사랑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한다. 모찌야.
덧. 모찌군은 석가탄신일인 5월 14일에
'페트 나라'에서 장례식을 잘 치렀습니다. 집사들 고생 안 시키려고 그랬는지 날씨도 화창하고 미세먼지도 없었네요. 참고로 반려동물 장례를 치를 분들은 페트 나라 추천합니다. 바가지도 없고 끝까지 정중하게 잘 대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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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종 중 러블(러시안 블루)은 기럭지가 긴 편에 속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기지개를 켜도 남다릅니다.
처음은 뜨뜻한 바닥에 등을 지지려는 것처럼 발라당 드러누워 이리저리 딩굴거리는 걸로 시작하는데,
몇 번을 딩굴거리다가는 여지없이 기지개를 켭니다. 이 때 뒷발을 받쳐주기라도 하면 몸을 주~욱 늘이면서 앞으로 이동하기도 하죠;;;
아웅~ 시원하다~
잉? 뭘 보고 있었냥?
뻘쭘하다옹~
기지개 콤보가 시작되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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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굳이 냥덕이 아니더라도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사라면 고양이에 대한 공부는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저도 그동안 고양이에 대한 책을 어지간히 읽어왔다고 생각하는데,
*
인기 고양이 도감 48(2005)
*
고양이에게 / 고양이가 왔다(2011)
*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고양이 100(2007)
*
인간 수컷은 필요 없어(2001)
*
파리에 간 고양이(2006)
*
고양이 질병사전(2009)
*
고양이 집사 자격 시험(2009)
*
내 고양이 오래 살게 하는 50가지 방법(2009)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
*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2010)
*
고양이가 원하는 고양이 기르기(2003)
*
고양이 탐구생활(2007)
*
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고양이(2008)
*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2009)
*
고양이가 기가 막혀(2003)
꼽아보니 꽤 많네요. 이 중에 고양이에 대한 에세이도 있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모든 책이 고양이 돌봄에 대한 책이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시중에 나와 있는 관련 책은 거의 대부분 읽거나 살펴봤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이런 제 노력을 허무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오매불망 찾고 있었던 고양이 돌봄 책의 조건은 '고양이 전문 수의사' + '실제로 고양이를 기르고 있을 것' 조합인데 이 책 이전에도 그랬고 이후로도 이 조합을 충족하는 책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고양이와 함께 살고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지인에게 이 책을 처음 선물 받았을 때 디자인이 너무 소박(?)하여 자가 출판으로 낸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네이버의 반려동물 분야에서 파워블로거로 유명한 수의사 김병목 선생님이 쓴 책이더군요. 저자 사인판으로 받았습니다. ^^
감히 말씀드리지만
고양이 돌봄 분야에서 모든 책을 올킬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저처럼 멀리 돌아오실 필요 없이 이 책 한 권이면 됩니다. 그 정도로 꼼꼼하고 유익하며 재미있기까지 한 책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1교시 : 데려온다
* 2교시 : 먹인다
* 3교시 : 생활한다
* 4교시 : 행동을 이해한다
* 5교시 : 가족을 늘린다
* 6교시 : 건강을 돌본다
보시는 것처럼 목차마저도 초등학생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입말로 썼습니다. 게다가 책 곳곳에 포진된 삽화, 만화, 사진들 덕분에 읽기에 편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당연히 정확하면서도 방대한 정보량인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고양이 돌보기는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합니다.
수익금의 일부를 길고양이 돕는 일에 후원한다니 더욱 반가운 책이네요.
집사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닫기
* 고양이 알러지
- 주된 원인은 고양이의 침과 피부의 피지(피부를 덮는 기름기 있는 분비물)
- 시베리안, 러시안 블루가 알러지를 덜 일으키는 품종으로 유명
- 수컷보다는 암컷이, 수컷도 중성화하면, 밝은 색 털의 고양이일수록 알러지를 덜 일으킴
* 빗질 후 목욕을 해 주면 털이 한결 잘 정리됨
* 고양이를 처음 키우거나, 집에 어린이나 웃어른이 있다면 성묘 입양을, 여건(시간, 비용, 공간)이 된다면 다자녀 입양을 추천
* 월덴지기가 몰랐던 용어
- 업둥이 : 길에서 데려온(업어온) 고양이
- 냥타쿠 : 고양이에 열중하는 열성 집사를 이르는 말
- 곤냥마마 : 기르는 고양이를 높여 부르는 말
- 채터링(chattering) : 사냥감에 관심을 보이며 "걀걀" 소리를 내는 것
* 고양이 입장에서 이동장은 크고 환기가 잘 되는 것이 좋음
* 고양이가 사용할 그릇은 먹을 때 고양이 수염이 닿지 않는, 깊지 않은 것이 좋음
* 고양이 빗
- 슬리커 : 촘촘하고 단단한 빗. 엉키고 뭉친 털을 풀 때 사용(장모용)
- 브러시 : 촘촘하지 않고 부드러운 빗. 결을 따라 털을 빗어줌(장모용)
- 쉐드브러시 : 느슨하거나 빠진 털을 제거하는 매우 촘촘한 빗(단모용)
* 고양이 샴푸
- 프루너스(고양이용) 추천
- 장모종은 컨디셔너도 써주면 좋음
- 목욕을 너무 싫어하면 드라이(파우더) 샴푸도 유용
- 사람 샴푸는 약산성이라서 중성인 고양이 피부에 사용하면 피부막이 자극을 받게 됨
* 고양이 칫솔
- 버박 C.E.T. 고양이용 칫솔과 치약 추천
* 집안 구조나 환경을 바꿀 땐 적응할 수 있게 조금씩 천천히
* 고양이가 절대로 먹으면 안 되는 식물
: 백합, 아젤리아, 디펜바키아, 까마중, 금낭화, 주목
* 고양이 이동하기
- 출발하기 2~3시간 전 소식(사료 5~10알 정도만 먹인다)하고 도착 후 바로 밥을 줌
- 천이나 수건으로 이동장을 덮으면 시야를 가려 불안함을 더는데 좋음
* 고양이가 음식을 고르는 기준
- 영양이 풍무해도 향기가 별로라면 먹지 않는다(냄새가 가장 중요)
- 작은 알갱이의 질감, 새로운 모양의 먹이를 반기는 편이다
- 체온에 가까운 따뜻한 음식을 선호한다
- 신맛, 조미료맛을 좋아한다.
* 고양이는 탄수화물 요구량이 없으므로 탄수화물 함량이 50% 이상인 건사료는 바람직하지 않다
* 주식캔과 간식캔의 차이
- 주식캔 : 대개 균일한 입자와 질감으로 되어 있음. 숟가락으로 뜨면 형체가 있지만 물에 넣으면 확 풀어짐
- 간식캔 : 살코기를 뭉쳐놓은 타입으로 되어 있음
* 비만의 위험
- 코숏이 비만의 위험이 큰 편
- 잡종이 순종에 비해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큼(약 2배)
* 고양이 화장실
- 모래는 3~5cm로 채운다
- 고양이는 무향인 모래를 선호
* 고양이와 놀아주기
: 10~15분 정도로 하루 2회 정도 놀아주면 좋음
* 고양이 목욕
- 고양이는 앞발로 그루밍할 때 턱을 잘 닦지 않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턱 부위를 특히 꼼꼼히 씻어야 함
- 장모종이라면 컨디셔너를 사용하면 좋은데 털을 부드럽게 해서 털뭉침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
* 고양이 임신 관련
- 임신 및 수유중인 암고양이를 영어로 'Queen'이라고 부름
- 가장 흔히 사용하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인 레볼루션과 외부 기생충 예방약인 프론트라인은 임신 또는 수유 중인 고양이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
- 임신한 고양이에게는 영양제 추가없이, 평소에 먹이던 좋은 사료를 충분히 먹이는 것이 가장 좋음
* 길고양이 돌보기
- 야행성이 유지되도록 해가 저문 후에 먹이를 준다
- 쉼터를 마련할 때는 짚이나 톱밥으로 깔개를 마련해 준다. 담요 수건 등은 젖으면 곰팡이가 생기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음
* 정기검진
- 예방학적으로 일년에 두 번 정도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것을 권고
- 방문 전 전화로 미리 예약하고 할큄에 대비하여 하루 전에 발톱을 깎아주면 좋다
- 입속 건강 점검은 필수 : 치과 질환은 매우 흔하며 특히 4~6세가 되면 더욱 심해짐
* 고양이 치과질환
- 잇몸에는 혈관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입 속에서 증식한 세균이 잇몸혈관을 타고 심장, 신장 등 내부장기를 감염시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 사람은 충치가 많고, 고양이와 개는 치주질환이 많다
* 응급 상황
- 고양이가 감전되었을 때는 사고 후 건강해 보이더라도 꼭 내원해야 한다. 페에 물이 차는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
- 일사병의 경우 얼음으로 직접 몸을 적시면 오히려 좋지 않다. 혈관이 수축하여 열 발산이 감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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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걸로만 따지면 샴이라든가 발리니즈 같은 묘종이 더하지만 중형묘인 러시안 블루도 기럭지가 긴데다 성향 자체도 수줍음을 많이 타고 예민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부산하지 않아 대체로 자태가 우아한 편이죠.
고양이들은 낯선 장소에서는 몸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발을 감추고 웅크린 채 선잠을 자지만 자신의 영역이고 편안하면 몸을 길게 눕힌 채 자기도 하고 더 하면 완전히 배를 위로 드러내고 잠들기도 합니다.
저희 집에 있는 세 마리 고양이 중에서 똘똘군이 서열이 제일 위이고 나이도 제일 많지만 몸무게는 가장 적게 나가고 슬림한데 이 사진에는 배의 털 때문에 좀 통통하게 나왔네요.
인기척에 깼네요. 뭔 소린지 소리가 나는 곳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러시안 블루는 중형묘 체구에 비해서도 머리가 정말 작아요. 소두에요.
앞발을 접지 않는 걸 보면 경계하는 건 아니네요.
러시안 블루는 움직임만 보면 살짝 퓨마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굉장히 애교가 많죠. 하지만 외모 때문에 무섭다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루밍을 할 때 찍은 거라서 혀가 입 밖으로 나왔는데도 눈은 좀 무섭게 보이네요;;;;
사실 좀 졸려서 멍한 건데 무섭게 보이는 겁니다만...
레어템 중 하나인 살짝 혀 나온 사진입니다. 아마도 그루밍하던 중에 자기 이름을 불리는 바람에 움직임을 갑자기 멈춘 채 찍혀서 그런 듯. 조만간 우아한 똘똘군이 망가진 사진도 방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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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보니 모찌군이 첫 목욕을 한 날이네요.
원래 페르시안 같은 장묘종은 목욕을 할 때 물에 젖으면 볼품이 없어지지만 이 당시 모찌군은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아기냥이라서 볼품이 없다기보다는 좀 애처로워보이는 모습이죠.
기본 흰 털이고 검은 털이 살짝살짝 나 있어서 그런지 얼굴이 물에 젖으니 tattoo를 한 것처럼 얼굴에 무늬가 그려지네요.
물에 젖으니 앳된 얼굴이 더 도드라지네요. 이 때는 몰랐는데 지금과 비교해 보면 눈 색깔이 더 진했더군요. 포스팅하면서 모찌군을 불러서 다시 확인하니 눈 색깔이 확실히 옅어졌습니다.
치즈 태비처럼 털 색깔이 밝은 고양이에 비해 모찌군처럼 털 색깔이 잿빛에 가까우면 물에 젖었을 때 안쓰럽게 느껴지죠. 털빨(?)이 죽으면서 원래의 앙상한 몸이 드러나거든요.
요새는 체중이 불어서 몸이 많이 커졌지만 이 당시만 해도 아직 애기냥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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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공장더불어 출판사의 김보경 대표가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권지형 선생과 함께 쓴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2010)'를 북 크로싱합니다.
'소개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임신과 함께 반려동물을 버리는 것이 일상화된 나라는 지구상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죠.
일반인들이 임신과 관련하여 반려동물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하나하나 바로잡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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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러시안 블루(이하 러블) 묘종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희집 첫째인 똘똘군은 고양이라기보다는 퓨마에 가까운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자세가 완전 퓨마 브랜드 로고~~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셋째인 도림군을 사냥하듯이 잡는 것도 그렇고요;;;;;;
예전에 황태를 간식으로 줬을 때나 장난감으로 놀아줄 때 보면 뒷발로만 일어서서 앞발로 능숙하게 채가는 적이 많습니다. 보시는 것과 같은 자세도 셋째인 도림군은 엄두도 못내는 것이죠. 물론 도림군도 축구를 할 때는 앞발을 능숙하게 사용합니다만....
그에 비해 모찌군은 항상 뭔가 2% 부족한 모습입니다. 뒷발을 까치발 드는 것도 어설프고, 앞발로 간식을 잡아채는 것도 어설프고 말이죠. 물론 이때는 아기 냥이라서 어설픈게 당연하지만 문제는 성묘가 되어서도 별로 개선되지 않는다는 거.
한 발로 날쌔게 채가기보다는 읍소하듯이 앞발 두개로 잡아서 입으로 어거지로 가져갑니다. 그게 더 귀엽기는 합니다만(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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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유기동물이 없을 수는 없지만
지구상에서 임신과 함께 반려동물을 버리는 것이 일상화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월덴 3에서도 몇 차례 소개를 드렸지만 책공장더불어는 동물에 대한 좋은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인데 이 책은 김보경 대표가 아예 집필에 참여해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권지형 선생과 함께 아기와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행복한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해 총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해당 사항이 없어서 그런가 저는 임신을 한다고 해서 반려동물을 버린다는 생각 자체를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고 도리어 놀랐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일반인들이 많이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모아놓은 것만 봐도 참 기가 차는 게 많은데,
* 개, 고양이를 키우면 임신이 안 된다
* 임신 중 개털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 고양이를 키우면 기형아를 낳는다
* 반려동물 때문에 입덧이 심해진다
* 신생아는 동물과 함께 살면 안 된다
* 개, 고양이 털 때문에 숨이 막혀 죽었다 ㅡㅡ;;;
* 개회충이 아이 눈을 실명시켰다
* 반려동물한테서 피부병이 옮았다
* 알러지가 있다면 동물을 무조건 없애야 한다
* 개, 고양이 때문에 아토피가 심해진다
* 개와 고양이는 균 덩어리이다 -> 사실 인간이야말로 온갖 균 덩어리. 엄마 아빠 입이 개 입보다 더러움;;;
* 개는 물고 고양이는 할퀴어서 위험하다
* 인수공통질병으로 개, 고양이의 병이 옮는다
* 반려동물에게 소홀해져 미안하니 없애는 것이 당연하다. ㅡㅡ;;;
이런걸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믿다니 인간은 참으로 무지몽매한 존재가 맞습니다.
이 책은 서문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철저히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위에 나열한 잘못된 상식들을 하나하나 논파하고 반박하는 형태로 씌여졌습니다.
저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습니다만 실상 유독 많이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고양이라서 특히 관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집안에 임산부가 생길 때 고양이가 버려지는 이유는 톡소플라스마의 유일한 완전숙주이기 때문인데,
1. 고양이와 반려인이 모두 톡소플라스마 항체(IgG)가 없어야 하고
2. 고양이가 '급성'으로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어 알을 배출하는 2주 동안
3. 그 알을 임신부가 '섭취'했을 경우에만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
이 모든 조건을 통과했다고 해도 태아가 감염될 확률은 초기 15%, 중기 25%, 후기 60%라고 합니다.
게다가 고양이는 그루밍을 하는 동물이라 대부분의 톡소플라스마 알이 그루밍 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반려인이 임신 기간 동안 고양이가 배출한 톡소플라스마 알에 접촉할 확률은 매우 낮죠. 더더군다나 집 안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는 밖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보다 확률이 더 낮습니다(화장실만 다른 사람이 대신 치워주는 것만으로도 거의 제로 수준).
사실 톡소플라스마가 걱정되는 반려인은 고양이를 내다버릴 것이 아니라 육회, 생선회, 생야채를 먹는 걸 더 조심하는게 맞습니다. 고양이를 내다버리면서 생선회를 얌냠하는 사람은 ㅂㅅ셀프인증하는 거나 다름없죠.
통계 자료로도 국내에서 반려동물에 의한 기형 출산은 사례도 거의 없고, 그 원인이 반려동물이라고 확인된 경우도 없다고 하네요.
뭐든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을 버려야 한다는 속설을 믿고 계신 분들은 필독하시고 믿지는 않지만 어른들의 압력을 버텨내는 것이 버거운 예비 산모와 신랑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닫기
* 고혈압 약 중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당뇨병 약, 항갑상선제 등은 기형 유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의사와 상담하여 대체약을 찾아야 한다.
* 톡소플라스마는 태반을 통과해서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생충으로 고양이가 기생충이 체내에서 생존과 번식을 모두 할 수 있는 유일한 완전숙주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 파충류 또는 양서류와 함께 사는 경우 살모넬라 감염은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어린이가 만 5세가 될 때까지는 기르지 않는 것이 좋다.
* 산모가 있는 방의 온도를 지나치게 높이면 점막을 건조시켜 회음부절개나 수술 부위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생아가 함께 있는 경우 실내 온도를 24~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생후 4~5개월부터 돌까지를 바이러스 감염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보는데 만 3세 이후에는 면역기능이 성인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발달하는 걸 알 수 있다.
* 보호자 없이 아기와 반려동물만 두는 일은 없도록 하자.
* 신생아란 생후 4주까지의 아기.
* 가습기는 세균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습도 조절은 젖은 수건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반려동물의 장염은 흔한 질병이 아니지만 사람에게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반려동물이 급성 장염 소견을 보이면 바로 격리시키고 동물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서 감염을 막아야 한다.
* 손가락이나 발가락 등의 관절 부위에 반려동물에 의해 상처가 났다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관절의 경우는 상처가 깊어 보이지 않아도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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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군이 집에 온 지 사흘 째 되던 날의 모습입니다. 고양이가 워낙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기는 해도 호기심의 대상은 묘종에 따라, 각 고양이에 따라 다른 듯 해요. 저건 널기 전 빨래를 담아두는 플라스틱 빨래 바구니인데 모찌군만 관심을 보이지 똘똘군과 도림군은 들어가지 않더라고요.
대부분의 고양이가 상자는 좋아하지만 빨래 바구니의 경우 원형이라서 흔들거리는데다 사방이 뚫려 있으니 안정감을 주는 형태는 아니거든요. 모찌군의 경우는 흔들거리는게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 것 같지만....
표정이 살짝 겁에 질린 듯 보이지만 페르시안 실버 태비의 어릴 적 모습이 대체로 저런 것 같더라고요. 전혀 긴장하거나 겁에 질린 상태가 아닙니다;;;; 밖에서 흔들고 있는 제 손에 집중하고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흔들거리니까 아예 누워 버립니다~
마카펜 하나 주니 좋다고 품에 끼고 드러누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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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캣'으로 유명한 권윤주 작가가 자신의 고양이 '나옹'과 함께 한 세월을 두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아시는 지 모르겠지만 권윤주 작가는 '귀차니즘'이라는 유행어와 '혼자 놀기', '카페 놀이'라는 놀이 문화를 퍼뜨린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지요.
1권인 '고양이에게'는 2005년에 출판되었고 6년 뒤인 2011년에 2권인 '고양이가 왔다'가 나왔습니다. 1권은 2권보다 조금 얇고 컬러로 된 그림과 삽화가 많은데 비해 2권은 뉴욕에서 나옹과 함께 살았던 5년의 이야기가 주로 실려 있어 텍스트 비중이 높고 두껍습니다.
구멍을 두 개 뚫은 상자를 뒤집어 쓴 독특한 모습으로 유명한 스노우 캣이 작가의 분신과 다름없는데 이 책에서는 고양이 '나옹'이 등장하는 바람에 작가는 중절모(?)를 쓴 캐릭터로 바뀌어 표현된 것이 특이하고요.
고양이 특유의 묘성도 묘성이지만 작가의 세밀한 감성과 관찰력이 빛을 발하는 그림책입니다.
참고로 이 책에 등장하는 나옹은 아메숏(아메리칸 숏헤어)으로 시크한 근엄냥입니다. 고양이는 십묘십색인 만큼 고양이 수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이 나올 수가 있지만 나옹군과 작가가 함께 살아온 이야기가 때로는 배꼽잡게 웃기다가도 때로는 가슴이 저릿저릿하게 동감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애묘인이라면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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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의 어린 시절은 금방 지나가버린다. 그럼 그 후에는? 고양이는 당신의 동반자로서 함께 사는 것이다. 그저 돌봐줘야 하는 귀여운 동물이 아니라 당신의 친구로서.
* 자고 있는 고양이에게 비키라고 말하는 건 쉽지 않다.
* 고양이와 등을 맞대고 누워본 적 있는가? 당신이 이 느낌을 안다면 당신은 이미 천국에 다다른 기분이 어떤 건지 알게 된 것이다. 당신은 그 느낌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장담한다.
* 모든 사람들이 다 고양이를 좋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생명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대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비참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두 가지는 고양이와 음악이죠" - 슈바이처
* 지금도 이런 후회나 하고 있다. 고양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
* 반려동물이 가장 많이 보는 반려인의 모습은 뒷모습이라고 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2권이 한 세트인고로 한 세트를 통째로 북 크로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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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이자 번역가인 고 요네하라 마리 선생이 쓴 책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와 비슷한 책을 기대하고 구입했으나 소설은 아니었고 오히려 이우일 만화가의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2010)'에 가깝더군요.
1998년에 이 책을 위한 첫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고양이 6마리, 개 1마리, 사람 2명으로 시작한 가족 구성이 후기를 쓸 때쯤인 2000년 말에는 고양이 5마리, 개 2마리, 사람 2명으로 바뀌었네요.
요네하라 마리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는데 이 책에는 그녀가 2006년 5월 난소암으로 유명을 달리할 때까지 함께 살았던 고양이와 개들과의 인연이 담겨 있습니다. 주로 유기묘와 유기견을 데려오지만 모스크바에서 입양을 해 온 페르시안 블루 고양이 두 마리의 사연도 있습니다. 요절복통 반려동물 일기라고 할 수 있지요.
처음에는 공감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저자 말마따나 관련 서적을 엄청나게 탐독했다면서 이 사람은 보통 덤벙대는게 아닙니다. 반려동물 때문에 생기는 문제처럼 보이는 90% 이상이 사실은 저자의 잘못이고 그 때문에 오히려 반려동물들의 고생이 말이 아닙니다. 통역일을 하러 갔다가 너무 귀여워서 충동적으로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집에 도착해보니 단기간이기는 하지만 함께 살고 있던 고모는 고양이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이고 차일피일 중성화 수술을 미루다 암컷 고양이가 덜컥 임신을 하지 않나, 고양이들이 겨우 집에 적응했는데 유기견을 데려오지를 않나(개 때문에 고양이들이 좋아하던 마당 산책을 못 나가게 됩니다), 러시아에서 충동적으로 입양해서 데려온 새끼 고양이들 때문에 결국 원래 있던 고양이 한 마리가 가출했다가 겨우 돌아왔고 이후 성격도 변합니다. 입양한 유기견 겐은 천둥을 무서워하는 특징이 있는데 그걸 알면서도 밤새 번역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다가 결국 공황 상태에 빠져 뛰쳐나가 버린 겐을 영영 잃어버리게 됩니다. 제가 볼 때 이 사람은 반려동물을 키울 자세가 안 된 사람이에요. 경제력만 있으면 뭐 합니까? 게다가 결과가 좋았으니(좋기는 개뿔~) 다 좋은거라는 자기 합리화의 귀재입니다.
게다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니나라는 러시아 애묘가 협회 회장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은 무려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입니다. 그냥 교감하는 게 아니라 온 동네의 고양이들과 야옹 니야옹 거리면서 대화를 나누고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저자에게 들려줍니다. 자기가 말하지도 않은 정보를 니나가 알아냈다고 호들갑을 떨며 놀라는 꼴이라니.... 일기에서 시작해서 에세이로 가다가 결국 심령 SF로 빠지네요;;;
즐겁게 읽기 시작했다가 떨떠름하게 끝난 독서에서 제가 제일 궁금한 건 2006년에 저자가 작고한 이후에 남은 반려동물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입니다. 저자의 어머니는 당시부터 이미 치매에 걸려 있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분이었고 당사자는 평생 독신이었으니 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주변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은 모두 이미 엄청난 수의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뿐이어서 남은 반려동물들을 더 데려갈 수가 없었거든요. 혹시라도 보호소에 넘겨져 안락사 당하지는 않았는지 엄청 걱정되더군요.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덤벙거리는 성격을 보면 사후 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 안 해놨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지 않는 분이라면 재미난 책 한 권 읽는다고 가볍게 넘어갈 수 있으나 고양이나 개와 함께 살고 있는 반려인이라면 혈압이 올라 뒷목을 잡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 북 크로싱 신청할 때 신중하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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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과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바람을 싫어하기 때문에 선풍기도, 에어컨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철 더위가 시작되면 대개 현관 바닥이나 책상 밑, 욕실 바닥에 엎드려서 여름을 나지요.
이 세 군데 장소는 모두 먼지가 많거나 머리카락이 뭉쳐 있는 등 지저분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ㅠ.ㅠ
가장 더위를 많이 타는 모찌군(페르시안 실버 태비)은 손수건을 물에 적셔 몸에 덮어주면 좋아해서 다행이지만 그것도 하루종일 돌봐줄 수 있는 휴일에나 가능한 일이지 평소에는 집을 계속 비우니 그것도 어렵습니다. 다른 두 마리도 마찬가지고요. 아무리 고양이가 하루종일 잠을 자는 동물이라고는 해도 요즘과 같은 폭염에는 맥을 못 추더군요.
세 마리나 되는 냥이들이 더위에 헐떡이는 거 보는 것도 참 못할 짓이더군요. 그래서 큰 마음 먹고 피서 용품을 사 줬습니다.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장 대리석이 아니라 내장 인테리어용으로 사용하는 천연 대리석으로 만든 매트입니다. 보시는 건 마론 엠페라도 라이트라고 하는 겁니다.
100% 자연 원석으로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열을 흡수해서 서서히 식기 때문에 온돌 역할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더워지더라도 찬 물수건으로 한번 닦아 주면 금방 다시 차가워지고요.
크기가 좀 더 작은 것도 있지만 저희 집 냥이들이 누울 때 널부러지는 특성 상 공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아예 가장 큰 것(670mm X 670mm X 38mm)으로 두 개 주문했습니다.
잘 깨지는 재질이라 각각 단독 배송되어 왔네요. 둘 중의 하나는 처음부터 깨져왔기에 연락을 해서 교체 받았습니다.
마론 엠페라도 라이트는 PC가 있는 방 구석에 설치했는데 첫째 똘똘군이 주로 애용합니다. 똘똘군은 러블 중에서도 다리가 긴 편인데도 공간이 충분하네요. 공간이 충분하다고 해서 두 마리가 동시에 올라가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만.....
마론 엠페라도 다크는 거실 싱크대 구석에 설치했는데 똘똘군은 이것도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셋째 도림군도 가끔 올라가기는 하는데 거실에 있는 매트는 너무 탁 트인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PC가 있는 방에 놔 둔 마론 엠페라도 라이트를 더 좋아하는 편이죠. 자발적으로 올라간 걸 찍기는 했습니다만 표정이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죠?
둘째 모찌군이 마론 엠페라도 다크 매트에 올라가 있는 모습입니다. 이 매트를 산 가장 큰 이유인 모찌군은 사실상 매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여전히 욕실 세면대 아래를 가장 좋아한다는;;;;). 저희집 냥이들은 냥이 용품을 살 때마다 대부분 외면하지 않고 좋아라 사용해서 이 집사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는데 이 매트만큼은 복불복이네요.
천연 대리석 매트인데다 깨지지 않도록 모서리를 마감 처리하고 뒷부분에는 완충제까지 들어있기 때문에 가격이 장 당 1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피서 용품인데 함께 사는 냥이가 외면하면 집사가 경제적인 타격 및 가슴에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신중히 알아보고 구매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도박하는 심정(?)으로 질렀습니다만;;;;;;;;
그래도 꽤 잘 이용하는 것 같아서 잘 샀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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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론 엠페라도 다크,
마론 엠페라도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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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 스톤,
여름,
천연 대리석 매트,
페르시안 실버 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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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사들은 더 민감합니다. 고양이가 워낙 아픈 티를 잘 내지 않는 동물인데다 빨리 낌새를 못 채면 금방 위험해지는 질병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그래서 고양이에 대해 다룬 좋은 책으로 예전에 소개한
'고양이 탐구 생활 : 고양이에 관한 잡다한 지식 사전(2007)'과
'내 고양이 오래 살게 하는 50가지 방법(2009)' 등이 이미 나와 있지만 병원에 데려가기 전에 증세와 병명으로 알아보는 고양이 질병에 대한 책도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구입했습니다.
고양이가 보일 수 있는 흔한 증세로
1. 구토
2. 설사
3. 몸을 긁는다
4. 식욕부진
5. 움직이지 않는다
6. 배변 문제
7. 체중 저하
8. 복부팽만
9. 만지면 싫어한다
10. 몸의 응어리
11. 걸음걸이가 이상하다
12. 귀를 자주 긁는다
13. 눈곱이 낀다
14. 재채기가 잦다
15. 왕성한 식욕
16. 물을 많이 마신다
17. 상처가 낫지 않는다
18. 경련, 발작
19. 호흡곤란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3대 고양이 성인병과 노령병도 소개하고 있고요. 덤으로 '고양이를 기르는 방법에 따른 위험도 체크'와 부록으로 '고양이 행동학'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을 목록으로 잘 정리해서 제시한 것은 좋은데 이러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병들이 너무 많아서 좀 혼란스럽더군요. 질병의 목록보다 예방이나 치료법에 대한 내용이 상대적으로 너무 적은 것도 좀 아쉬웠습니다.
저는 오히려 고양이를 기르는 환경에 대한 위험도 체크가 훨씬 유용하더군요. 살충제, 새집증후군, 아로마테라피도 중독에 취약한 고양이에게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는 걸 새롭게 알았습니다.
집사라면 응급 상황에 도움이 되게끔 한 권쯤 소장하는 것도 고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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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는 고양이의 체중 X 80kcal이다.
* 고양이는 온도 변화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동물이다. 실내에서 기르기 때문에 온도 관리가 잘 되는 환경에서 사는 것처럼 보이는 고양이도 이른 봄이나 초가을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간질성 방광염(만성 방광염)이 잘 나타난다.
* 실 형태의 물질을 삼켜 폐쇄성 장폐색이 되면 고양이는 계속해서 심하게 구토를 하는데 실의 한쪽은 혀뿌리나 유문에 고정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장의 연동 운동으로 움직이려 하지만 움직이지 않고 장을 주름 모양으로 고정시키면 소화관에 천공(구멍)을 만들어 결국 고양이가 죽게 된다. 따라서 고양이 주변에 잘못해서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기호품(셀로판, 실, 비닐봉투)을 방치하면 안 된다. 특히 4개월에서 2~3세까지의 어린 고양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 고양이는 중독이 잘 되는 동물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소염, 진통제로 많이 사용하는 약제이지만 고양이가 먹게 되면 적혈구를 파괴해 메트해모글로빈혈증, 하인츠 소체 용혈성 빈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 고양이가 있는 집에서는 공기 정화기와 싸이클론형 청소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방광염으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도 구토를 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잔뇨감과 통증을 동반한 배변의 어려움 때문에 구토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 밭이라고 하면 언뜻 생각하기에 고양이에게 좋은 환경 같다. 그러나 계절에 따라 농약이나 제초제를 뿌리기 때문에 중독이 되기 쉬워 고양이에게 위험하다. 더욱이 밭은 흙을 파며 놀기 좋은 환경으로 고양이가 좋아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피부에 붉은 뾰루지가 생겨서 조금 부풀어 올라 있고 마른 부스럼과 딱지가 생겼으면 고양이가 비교적 잘 걸리는 피부염이다. 고양이 속립성 피부염으로 불리는 이 염증은 벼룩에 물렸을 때의 교상과민증, 아토피, 알레르기 등이 원인이 되어 생긴다. 고양이는 앞발과 뒷발 외에도 혀와 이를 사용하여 몸속을 긁으니까 피부에 염증이 생기면 재빨리 발견하여 치료해주는 것이 좋다. 일단 긁기 시작하면 원래의 병변을 알 수 없게 되고 발톱과 입으로 핥고 깨물어서 세균에 의한 이차감염을 일으킨다. 이차감염을 일으키면 완치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다.
* 파파야나 망고 같은 과일은 고양이 피부에 닿으면 가려움증을 일으키므로 주의한다.
* 실내에서 화학물질 냄새가 날 때 사람이 맡을만한 정도여도 고양이를 실내에 두는 것은 위험하다. 사람은 냄새를 잘 느끼지 못해도 고양이는 접착제나 화학소재가 있는 환경에 노출되면 식욕부진을 일으킨다.
* 헤르페스바이러스는 감염력이 강해서 한 마리만 감염되어도 같은 공간에 있는 거의 모든 고양이가 감염된다. 다행히 백신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전염병이다.
* 침을 흘리는 것도 충치가 있는 고양이의 특징 중 하나이다. 충치가 있으면 고양이는 통증 때문에 그루밍을 제대로 못해서 털이 부스스해진다. 충치 때문에 식욕부진이 되었을 때 그대로 방치하면 굶어죽기도 한다.
* 고양이의 방광염은 일반적으로 비세균성이기 때문에 사람의 방광염처럼 세균 감염은 없다.
* 고양이가 비만으로 운동부족이면 결정이 생기는 경향이 있으므로 고양이의 적절한 체중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 물감은 고양이가 직접 핥지 않아도 몸에 묻으면 그것을 없애기 위해 묻은 것을 핥으므로 위험하다.
* 다뇨와 다갈은 고양이 당뇨병의 주요 증상이다.
* 고양이가 10세가 넘으면 암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고양이의 암은 진행이 빠르고 악성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고양이는 종양이나 암이 생기면 영양실조에 걸린다.
* 라디에이터(방열기)의 부동액으로 사용하는 에틸렌글리콜은 고양이가 좋아하는 달콤한 맛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고양이는 체중이 6kg이 넘으면 곧바로 운동량이 줄고 그러면서도 계속 먹기 때문에 체중이 계속 늘어난다. 비만은 당뇨병과 지방간을 불러오는 가장 큰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체중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비만은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며, 수술할 때 마취의 위험성과 수술 자체의 위험도도 높인다.
* 고양이에게 비타민 B1이 결핍되면 티아민 결핍증이 생기는데 운동 실조와 함께 보행운동 실조와 선회운동이 나타날 수 있다.
* 유전적 질환으로 달팽이관의 변성이 있는데 털이 하얀 고양이에게 주로 관찰되는 질환이다. 고양이는 난청이 되어도 정상적인 운동과 행동을 할 수 있어 알아차리기 힘들다.
* 고양이의 귀 손질법 : 손가락에 탈지면등을 감아서 귀의 분비물을 닦아낸다. 고양이는 귓구멍이 가늘어서 면봉을 넣으면 이도에 상처가 날 수 있다. 귀의 지방은 저절로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면봉을 사용했다가 오히려 분비물을 안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다.
* 바퀴벌레나 파리같은 해충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뿌리는 살충제는 간접적으로 고양이에게 살충제 중독을 일으킨다. 고양이가 살충제에 맞아 죽은 벌레를 먹거나 살충제를 뿌린 벽이나 바닥을 만져 중독된다.
* 고양이의 재채기는 대부분 비염 때문이다. 비염에 걸리면 코가 막히기 때문에 식욕도 떨어지게 된다.
* 눈물이 많이 분비되는 경우에 생각할 수 있는 질병은 결막염이다.
* 가정에서는 방향제나 향, 아로마테라피 같은 기화성 물질이 고양이의 결막을 자극할 수 있다.
* 과식은 질병을 가져오므로 고양이와 정신적 유대감을 쌓는 건 먹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노는 것으로 쌓는 것이 좋다.
*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특히 10세 이상의 고양이에게 많이 발병한다.
* 천식에 걸린 고양이는 몸을 낮추고 목을 앞으로 뺀 상태에서 캑캑하고 가볍게 기침을 하는데 아침에 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식욕은 평소와 다름없다.
* 고양이가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확률은 개보다 낮은 편이지만 감염되면 급성으로 치명적인 호흡기 장애를 일으키며 호흡곤란, 청색증, 입과 콧구멍에서 거품 등이 생기며 사망한다.
* 새끼 고양이는 생후 4개월까지는 어미고양이 품에서 형제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좋다.
* 긴 끈모양의 물건을 고양이가 갖고 노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면 치워두는 것이 현명하다.
* 고양이의 3대 성인병으로는 당뇨병, 심부전, 지방간을 들 수 있다. 5세 이전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5~10세 사이에 많이 발병한다.
* 8세부터 10세 이상의 고양이를 노령 고양이라고 한다. 고양이의 수명은 대체로 15세이므로 수명의 반이 지난 나이이다.
* 노령기 고양이의 신장 기능을 평가할 때는 인과 칼슘 측정을 반드시 포함시킨다.
*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 치아 관리를 하는데, 나이를 먹으면 치근이 밀려나거나 치주 포켓이 생겨서 그 부분에 '충치'가 생긴다. 포켓이 3mm이상이면 '발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포켓은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고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충치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 치석을 제거하면 치아 표면에 상처가 많이 생기므로 반드시 폴리싱(광택내기)을 해줘야 한다. 치석만 제거하고 그대로 두면 치구가 잘 생겨 결과적으로 치석이 빨리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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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애린원은 공경희 원장님이 운영하는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일반적인 동물 보호소는 일정 기간 동안 임시보호하다가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입양도 안 되면 거의 대부분 안락사시킵니다만 애린원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다는 건 보호하는 개들의 수가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입양보다는 돈 주고 사는 것에 익숙한 미개한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에서는 입양하는 수가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린원에 갈 곳 없는 몸을 의탁하는 개들의 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구글링을 해 보니 350마리에서 최대 3,000마리까지 검색이 되던데 350마리라고 해도 결코 적은 수가 아니죠. 개들을 보호할 기본적인 처소 유지비, 사료값, 화장실을 치워주는 정도의 지극히 기본적인 일만 해도 엄청난 비용과 수고가 필요할 겁니다.
대부분의 사설 동물보호소가 그렇지만 애린원도 2~3월이 가장 힘든 보릿고개에 해당하는 기간입니다. 게다가 올 겨울은 유난히 추웠지요. 그만큼 춥고 힘들었을 겁니다.
엊그제(3월 8일) 올라온 후원 요청글(
http://cafe.daum.net/aerinwon7942/Juw0/171)을 보니 역시나 사정이 많이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는 냥이 집사 신분이기는 합니다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힘을 좀 보탰습니다.
애린원 홈페이지(http://www.aerinwon.co.kr/)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원장님이 워낙 바쁘셔서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것 같고 오히려 다음 포털에 있는 카페(
http://cafe.daum.net/aerinwon7942)가 활성화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춥고 배고픈 애린원 강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실 분들을 찾습니다.
* 정기 후원 : 225050-56-083725(농협, 공경희)
* 사료 후원 : 725013-52-009296(농협, 김재동)
아래는 인증샷~
덧. 댓글 기부금 제도를 운영하면서 평소에 미리미리 모아놓으니 이런 일이 생겨도 큰 부담 없이 즉각 사용할 수 있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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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되면서 원서의 의도와 다른 낚시 제목이 붙은 책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징글징글하게 책 안 읽기로 유명한 한국 사회의 치열한 도서 시장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자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는 걸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은 번역서의 제목을 잘못 붙인 정도가 좀 심했습니다. 원제가 AnimalsLike Us인데 동물의 역습이라니요. 게다가 부제가 '학대받은 동물들의 반격이 시작되었다'가 뭡니까? 제목과 겉표지만 보면 딱 HIV바이러스나 에볼라, 광우병, 조류 독감 같은 질병 이야기를 하는 것 같잖아욧!!
저도 추천받은 책이 아니었다면 그냥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을텐데 이 책은 그런 책이 전혀 아닙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동물권리와 관련된 책 중 단연코 최고의 책입니다. 이 분야(?)에는 걸출한 책들이 워낙 많은데 제가 읽은 것만 대충 꼽아도
'희망의 밥상',
'채식의 유혹',
'코끼리는 아프다',
'죽음의 밥상' 등 꽤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위에 나열한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어느 정도 포함하면서도 조금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바로 도덕철학의 입장에서 말이죠.
그래서 다루고 있는 내용도
* 동물에게 마음이 있는가?
* 도덕모임
* 만물을 위한 정의
* 삶과 죽음의 가치
* 음식으로 먹기 위한 동물사육
* 동물실험
* 동물원
* 사냥
* 애완동물
* 동물권리운동
* 암흑세계의 변증법
처럼 매우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관통하는 내용은 아주 단순합니다. 바로 도덕철학의 관점에서 인간이 동물을 맘대로 가두고, 즐기고, 죽이고, 먹고, 실험하는 것이 전혀 옳지 않다는 것이죠.
저자는 이 책이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관한 책으로 지금의 방식과 바람직한 방식 차이의 커다란 격차에 관한 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 사육 뿐 아니라 동물 실험, 동물원, 사냥 등도 모두 철저히 무익하고 유해하기만 한거라는 것을 논증합니다. 도덕철학적으로 논증해 보면 동물이 인간과 다르기 때문에 차별받아야 할 이유따위는 전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엄청 재미있게 읽었으나 단 하나, 저자가 롤스의 정의론에 나오는 '무지의 장막(veil of ignorance)' 뒤 본래 자리(original position)를 공평한 자리(impartial position)로 응용해 전가의 보도처럼 지나치게 써먹는 것은 좀 그렇더군요. 사실 한계상황논증만으로도 인간이 동물을 차별해서 죽이고, 먹고, 실험하고, 가둬놓을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명분을 부술 수 있거든요. 뭐 공평한 자리가 워낙 강력한 도구이기는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도 계속 고기, 동물을 먹어야겠다는 분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릴 방법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을 정도로 설득력이 강한 책입니다. Vegan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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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카르트학파 과학자들은 동물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믿었다. 우리는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기꺼이, 전적으로 인정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전혀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
* 동물이 통증을 느낀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는 행동학적 근거, 심리학적 근거, 진화론적 근거가 있다.
- 행동학적 근거 : 통증을 일으킨다고 여기는 것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려는 행동
- 심리학적 근거 : 대부분의 동물의 몸속에는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아편 제제(엔돌핀)가 발견된다.
- 진화론적 근거 : 동물은 공통의 진화론적 역사를 갖고 있다.
* 동물들은 인간에 비해 인식력, 상상력, 추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통증으로 인한 고통이 실제로 사람보다 오히려 더 강하다.
* 동물에게 진정으로 욕망이 있다면 실천적 추론을 이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는 이러한 능력이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이러한 동물들에게 욕망이 있다는 주장에는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
* 아마도 의식은 도덕모임에 무엇이 속하고 무엇이 속하지 않는지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 사람들이 당신에게 주장하는 내용을 이용하여 논증을 펼쳐라.
* 우리가 지금 동물을 취급하는 방식이나 태도가 우리 자신들의 도덕공동체를 형성하는 근본적인 도덕원칙에 어긋난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일관성에 비춰 동물에 대한 행동과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럼 이 근본적인 도덕 원칙이란 무엇인가? 바로 평등원칙(principle of equality)과 응보원칙(principle of desert)이다. 평등원칙의 정확한 뜻은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만큼 자기도 배려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고 응보 원칙은 한 개인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로 그 사람을 비난(또는 칭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평등원칙은 단지 각각의 사람들이 가진 관심을 염두에 두라고 요구할 뿐이다. 응보원칙은 어떤 차이가 도덕적으로 적절치 않은 차이인지 말해준다. 어떤 차이들이 적절하지 않을까?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직접 획득하거나 유발하지 않은 차이를 말한다. 즉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차이들을 말한다. 따라서 "평등하게 배려받을 당신의 권리는 당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상황 때문에 제약되어서는 안 된다"
* 인간이라는 존재성 여부가 도덕적으로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 동물을 사람처럼 대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정당한 권리를 되돌려 줄 뿐이다.
* 한계상황논증(argument from marginal cases)은 우리에게 인간과 동물사이에 도덕적으로 적절한 차이라고 그동안 제시된 것들에 거의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논증방법을 제공한다. 어떤 것이든 스스로 물어보라. "모든 인간이 이것을 갖고 있는가?" 만약 "아니오"라는 대답이 나오거든 다시 물어보라. "그렇다면, 이것을 갖지 못한 인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구하기' 예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라고 물어서는 안 되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정상적으로 동물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모든 상황에서 인간을 구하는 것이 규범적으로 더 옳은 선택이라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거의 모든' 상황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항상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 경제에 파급효과가 미친다는 이유 때문에 정의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 공장형 가축산업의 최우선 규칙은 이것이다. "잘못된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환경을 더욱 나쁘게 만드는 것이다"
* 'Kosher' 즉, '유태인 율법에 맞는 제품'이라는 딱지를 붙이려면, 고기는 산 채로 죽인 동물에서 얻어야 한다.
* 아무리 낮게 조사된 수치에 따른다 하더라도 실험용으로 쓰이는 동물은 매년 1억 마리를 훨씬 넘는다.
* 동물실험에서 얻은 결과를 인간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비극적인, 심지어 치명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탈리도마이드는 임신한 여성의 아침 입덧을 완화하기 위한 항구토제인데 엄격한 동물실험을 한 후 시판되었으나 인간의 경우에는 태아에 심각한 기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많은 생체실험이 인간의 절실한 관심을 증진하려는 '목표'는 커녕 그러한 '의도'도 없다. 또한 많은 생체실험이 인간의 절실한 관심을 증진하려는 것이 할지라도 그만큼의 '효과'가 없다. 동물은 해부학, 생리학, 유전학, 면역학, 조직학의 측면에서 인간과 다르다. 그리고 생체실험은 인간의 절실한 관심을 증진하는데 전혀 '필요'없는 것일 때가 많다. 실험에서 얻어내려는 정보가 이미 존재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대다수의 동물원들이 거의 번식프로그램을 실시하지 않으며 실시한다 해도 위험에 처하지 않은 동물들만 주로 한다.
* 반려동물을 입양한다는 행위는 그 동물의 욕구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다.
* 우리가 음식으로 사용하는 대다수의 가축(소, 돼지, 닭, 양)을 모두 합하여 평균을 냈을 때, 일반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단백질 전환비율은 10대 1 정도다. 다시 말해서 동물성 단백질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 식물성 단백질 10킬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 전체 미국에서 사용되는 물의 절반 이상이 가축에게 쓰인다.
각 장의 서두에 다룰 핵심 내용을 impact있게 보여주고 각 장의 말미에서 다시 한번 요약하고 있어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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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달리 요새는 분위기가 동물은 사는 것이 아니라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라서 반려동물의 품종을 따져서 거액을 주고 사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건 만만치 않은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제가 이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반려동물을 입양해서 함께 사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저랑 함께 사는 반려동물은 고양이뿐이니 제가 아는 고양이만 대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고양이 카페에서 분양을 할 때에도 입양 대상자를 선정할 때 반드시 포함되는 기준에 경제적인 여력이 있습니다. 귀엽다고 무턱대고 입양했다가 경제적인 부분을 감당하지 못해 파양하게 되면 애꿎은 동물들이 피해를 당하게 되니까요.
그렇다면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뭔 돈이 그렇게 많이 들어갈까요?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사람의 아기를 기준으로 보면 그 비용이라는 것도 하찮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습게 볼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이 포스팅의 핵심입니다.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면 반드시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으로는 화장실 비용(주로 모래)과 사료(또는 캔 등) 비용입니다. 주인에 따라 저가의 사료, 저가의 모래를 사용해서 비용을 절약할 수는 있습니다만 품질이 좋지 않은 사료와 모래를 쓰게 되면 고양이의 건강에 좋지 않아 뒤에 설명드릴 의료비가 상승하게 되니 결국 조삼모사격이 됩니다.
저희 집의 경우에는 세 고양이가 모두 신장, 방광이 안 좋은 편이라서 스테인레스 급수기를 사용하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정수 필터(5,000원) 교체 비용이 추가됩니다. 뭐 그냥 수돗물을 먹여도 된다고 하시면 이 비용은 빠지겠지요. 제가 사는 아파트는 낡아서 수돗물을 받아보면 부유 물질이 눈에 보이는 수준이고 탁도도 높아서 도저히 그냥은 못 먹이겠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정수기를 이용합니다.
그 밖에 일 년에 한번씩 종합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하고요. 모기가 창궐하는 시즌이 되면 심장사상충 예방 키트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상당히 비쌉니다. 그리고 소소하게는 치약(나중에 치과 질환으로 큰 돈 안 들이려면 고양이도 가끔씩 이빨을 닦아줘야 합니다), 귀를 청소하기 위한 세정제(아무리 고양이라도 귓속은 그루밍하지 못하거든요)도 사야 하고요. 장난감이나 캣타워, 간식 등의 구입 비용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니 빼겠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반려동물이 그렇지만 고양이도 먹고 싸고 노는데 드는 비용은 어떻게든 아낄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갑작스럽게 지출되는 의료비입니다. 당연히 보험이 되지 않으며(곧 반려동물 보험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있습니다만), 부가세까지 부과되기 때문에 비용이 그야말로 살 떨리는 수준입니다.
일단 동물병원에 가서 촉진하고 소변 검사하고 약 한번 받으면 몇 만 원은 기본이고 시술이나 처치라도 받을라치면 10만 원이 넘어가는 건 일도 아닙니다.
최근에 저희 집 둘째인 모찌(페르시안 실버 태비)가 방광에 슬러지가 많이 쌓여 요도 폐쇄가 되었는데 카테타를 연결해서 빼내는 것이 실패하여 결국 요도 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물론 큰 수술이기는 했지만 수술 후 일주일 입원하는데 비용이 154만 원이나 나왔습니다.
셋째인 도림군을 입양할 당시 탈장 수술을 했을 때에도 유기동물 수술 할인을 해 주는 고마운 병원에서 해서 50만 원에 그쳤지 정식으로 다 받았으면 100만 원은 훌쩍 넘었을 겁니다.
사람의 경우 이렇게 큰 비용이 발생하는 수술이나 입원을 해야 할 일이 별로 없지만 반려동물은 의외로 자주 생깁니다. 이런 일이 일년에 한 번만 생겨도 경제적으로 보통 큰 타격이 아니죠.
그래서 저희는 아예 계정을 따로 만들어 매달 30만 원씩 떼놓습니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사료, 모래값 뿐 아니라 갑자기 필요한 의료비도 평소에 모아둘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비를 지출하지 않았을 때에는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사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월 평균 15~20만 원 정도 되더군요. 그래서 예비비로 10만 원 정도는 더 모아두기로 했습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갈 때까지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좋겠지만 그런 행운이 따르는 반려동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이 걸리는 병 때문에 지출하게 되는 의료비는 절대로 만만치 않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러니 반려동물 입양을 고려하고 계신 분들은 그 반려동물이 나이들고 아파서 엄청난 치료비가 나왔을 때에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여력(마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이 자신에게 있는지도 반드시 심사숙고하셔야 하고 이미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분이라면 나중을 대비해 적금이나 별도 계정을 만드는 걸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건 경제적으로도 절대 만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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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공장더불어'는 동물에 관한 책을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입니다.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처럼 출판사 대표가 직접 쓴 좋은 책도 있고 '펫로스 반려동물의 죽음'(구매하고 독서 대기 중)처럼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준비를 위해 읽어야 하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도 역시 책공장더불어에서 내놓은 책입니다. 저는 냥이들과 함께 산 것이 2010년부터였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지만 2007년에 역사상 최악의 사료 리콜 사태가 미국에서 일어났죠. 그 당시 미국산 수입사료를 먹이는 도그맘, 냥이집사들 중에서 시껍했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2007년에 중국에서 수입된 원료(멜라민)가 포함된 사료를 먹고 미국에서만 개, 고양이 수천 마리가 목숨을 잃었고 그로 인해 6,000만 포대의 건사료와 습식사료가 리콜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거든요. 그 사건의 내막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혀줍니다.
이 책의 저자인 Ann Martin은 개, 고양이 사료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가로 1990년부터 사료 시장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초판은 1997년에 나왔고 이 책은 2008년에 나온 3판을 번역했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반려동물에게 직접 요리를 해서 먹이는 현대인들은 극히 소수일 겁니다. 대부분 사료 회사에서 제조한 습식, 건식 사료를 사서 먹이죠. 그런데 과연 그 사료는 뭘로 만들어졌을까요? 광고처럼 영양많고 신선한 각종 동식물로 안전하게 제조되었을까요? 이 책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료는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료 성분표에 있는 육분(meat meal)의 재료로 개, 고양이의 사체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바로 렌더링 공장을 통해서죠. 렌더링 공장에서 하는 짓을 간단히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사체 처리를 하는 회사에서 나온 동물 사체, 안락사를 당한 개와 고양이 사체, 동물원에서 죽은 동물, 로드킬을 당했지만 땅에 묻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큰 동물, 식당이나 식료품 점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도축장에서 도축하고 남은 식용 부적합 판정을 받은 부위를 한데 모읍니다. -> 크레실 소독제(락스, 크레졸)와 시트로넬라 등의 화학적 변성제를 뿌립니다. 이들은 모두 독성 물질입니다. -> 이렇게 모은 온갖 쓰레기를 거대한 통에 넣고 찧습니다. -> 그 후에 104.4~132.2도에서 한 시간 가량 익히고 원심분리기로 분리해 표면에 뜬 기름기를 거둬냅니다. 이 기름이 바로 습식 캔을 땄을 때 개, 고양이를 유혹하는 지방입니다. -> 기름기를 제거한 후 남은 원료를 건조시키면 육분과 육골분이 만들어지는데 이걸 이용해 사료를 만듭니다.
경악과 충격이지요. 어떻게 이런 걸로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이 과정을 통제하는 기관이 없습니다. FDA에서 관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으며 미국 농림부(USDA)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료협회(PFI)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들이 자기 발등을 찧는 규제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까요?
저자는 문제 고발에서 그치지 않고 이 책의 말미에서 반려동물을 위해 안전하고 영양많은 음식을 조리해서 먹일 수 있도록 다양한 레서피(고양이를 위한 레서피 26가지, 개를 위한 레서피 28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그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들에게 유용한 정보지요. 실제로 생식으로 고양이를 먹이는 수고를 마다않는 집사들도 있으니까요.
이 책은 충격적인 고발과 유용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좋은 책이지만 저자가 채식에 대해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 별 하나를 뺐습니다. 저는 채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쨌거나 그냥 비싼 사료 먹이면 되겠지 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던 반려동물의 주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좋은 책입니다. 사료를 먹이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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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는 합법적으로 육골분(meat and bone meal)을 만들어 다른 지역에 보급하고, 개와 고양이의 사체가 섞인 잔여물은 양식장용 사료원료로 가공되어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 한국(?!!)에 수출한다.
* 육분은 도축장에서 렌더링 공장을 거쳐 사료공장으로 이송되고, 육류 부산물은 렌더링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도축장에서 사료 공장으로 바로 이송된다는 점이 다르다. 미국 사료 협회가 강조하는 깨끗한 고기란 '털이나 가죽, 내장과 같은 이질적인 부분이 없다'는 것에 불과하다.
* 고양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습식 캔에 들어가는 생선 부위는 생선머리, 꼬리, 지느러미, 뼈와 내장 등이다. 생선살은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
* 반려동물의 후각을 자극하는 주요 성분으로 반려동물의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사료에 지방을 직접 뿌리거나 다른 성분과 섞는데 인간이 먹지 못하는 폐유, 식당에서 나오는 유지가 주 공급원이고 또 하나의 주 공급원은 렌더링 공장에서 나오는 가축의 기름이다.
* BHA, BHT : 이 두 종류의 방부제는 지방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는 화학적인 항산화제로 이 방부제가 들어간 사료는 유통기한이 필요없을 정도이다. 발암물질로 의심된다.
* 에톡시퀸(ethoxyquin) : 동물 테스트에서 독성이 증명된 항산화 보존제. FDA 수의학센터에서 여전히 동물용 사료에 쓸 수 있는 방부제로 허가하고 있지만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 반려동물의 장례는 매장보다 화장이 좋다. 안락사된 개와 고양이 사체는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데 불법매립을 하게 되면 사체에 남아 있는 안락사 약품인 펜토바르비탈 나트륨이 야생동물을 죽음으로 몰고가기 때문이다. 펜토바르비탈 나트륨은 렌더링 과정의 고열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 동물병원에서 판매하는 여러 종류의 처방식, 비처방식 사료 등을 수의사의 권고만 믿고 먹이지 말 것. 동물영양학을 공부한 수의사의 수는 매우 적다. 수의사가 대학에 다닐 때 들은 영양학 강좌의 강사는 대부분 사료회사 소속이다. 정작 사람이 가는 병원에서는 이런 류의 식품 판매가 금지되어 있는데 동물병원에서는 가능한 것이 아이러니.
* 고양이들이 사료에서 얻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은 아르기닌, 히스티딘, 이소류신, 류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타우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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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채식을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고민하던 것이 바로 반려동물의 사료 문제였습니다.
주인은 채식을 하면서 반려동물에게 몸에 좋을리 없는 각종 부산물로 만든 쓰레기 같은 사료를 먹이는 것이 마음에 내내 걸렸거든요. 아무리 고급 사료를 먹인다고 해도 불편한 마음이 해소되지를 않았습니다.
사료를 못 믿는 집사 중에는 닭고기를 비롯한 재료를 사다가 직접 생식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그 닭도 역시 공장식 축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상 고양이가 육식 동물이기는 해도 건강한 육식을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함께 사는 세 마리의 고양이 중 두 마리가 신장 기능이 좋지 않아서 지금까지 처방 사료인 Urinary S/O를 먹여왔지만 생각난 김에 채식 사료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설마했는데 채식 사료가 있더군요. 반려동물 용품을 다루는 쇼핑몰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채식 쇼핑몰에서 주로 팝니다. 구하기 쉬운 것은 아니네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채식 사료는 대만(10% 이상이 채식 인구로 알려져 있는 나라)에서 만들어진 베지펫과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아미캣, 이렇게 2종이 있는데 아미캣은 정식 수입이 되지 않아 항공 특송을 해야 해서 가격도 많이 비싸고 통관 절차도 까다로워 지속적으로 구입하기 어렵더군요. 한번 익숙해지면 새로운 사료를 먹이는 것이 어려운 것이 고양이라서 구입 루트가 막히면 골치 아플 것 같아서 아미캣은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베지펫에서 새로 나온 Super Premium Vegepet 사료를 구매했습니다. 제가 구입한 쇼핑몰은 vegn.co.kr이에요.
1.8kg에 26,000원이라는 후덜덜한 가격을 자랑하는데 재료가 흐뭇하게도 온통 식물성입니다.
콩, 옥수수, 감자, 타피오카, 쌀, 귀리, 알팔파, 토코페롤, 비트 펄프, 아마씨, 참깨, 건조 해조류, 맥주효모, 토마토, 양배추, 당근, 로즈메리, 우엉, 사과, 크랜베리, 유카 추출물, 자몽 추출물, 파파야, 파인애플추출물, 낫도균, 유산균에 미네랄(인산칼슘, 젖산칼슘, 염화칼륨, 황산철, 산화아연, 황산구리, 산화망간, 아셀렌산나트륨), 복합비타민(염화콜린, 비타민 A, B2, B6, B12, D, C, E, 엽산, 비오틴, 니아신, 타우린)을 섞었네요.
별 모양으로 생긴 사료인데 기호성은 확실히 떨어지지만 일주일도 안 되어 쉽게 적응하더군요. 원래 반려동물이 좋아할수록 몸에는 좋지 않은 성분이 많이 들어간거지요. 100% 유기농 채식 사료인데 잘 먹습니다. 동물성 사료의 역겨운 노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고소한 냄새가 납니다. 시험 삼아 하나 먹어봤는데 맛있어요!!
사료를 바꿀 때에는 물을 안 마시거나 설사를 하는 문제가 항상 있었는데 이 사료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먹는 양은 확실히 줄었지만 훨씬 더 건강한 느낌이에요. 눈빛도 총총해지고 활동성도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 털 빛깔이 확실히 좋아지고 윤기가 난다는...
동물성 사료를 먹였을 때에는 맛동산 냄새가 인분 비슷했는데 채식 사료를 먹인 뒤에는 역겨운 냄새도 덜 합니다.
채식을 하는 반려동물이 훨씬 더 건강하고 오래 산다고 하는 연구 결과, 믿어 보렵니다.
엄청난 가격 부담을 질 수 있는 채식인 집사라면 한번 고려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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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터키 여행을 갔을 때 길고양이 뿐 아니라 참새들까지도 스스럼없이 사람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관련글 :
'[여행] 터키 여행 - 7월 16일(오전 호텔 Konuk Evi)') 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간디가 그랬지요.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그 나라 사람들의 의식 수준을 보여준다고.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길고양이는 도둑고양이고 울음 소리가 재수없으니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서 길냥맘들이 소중한 제 돈과 시간 들여 급식을 해도 해코지 당할까봐 눈치봐야 하고, 잊을만하면 온, 오프라인 할 것 없이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사건이 터지곤 하는 나라, 비싼 가격에 혈통 좋은 품종 따져가며 샀다가 병이라도 걸리면 헌신짝 내팽개치듯이 버리는 인간말종들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동물권 후진국이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소는 어떤가요? 주인을 잃고 생사의 고비를 넘나드는 유기동물들을 그저 인간의 편의에 따라 일정 기간 수용했다가 입양되지 않으면 예산 타령하면서 강제로 안락사시키는 수용소 아닌가요? 아니할 말로 노동 가치 없어지면 학살하는 죽음의 유태인 수용소와 다를게 뭡니까? 터무니없는 과장같지요?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유기동물은 약 10만 마리(사설 보호소 유기동물 미포함)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4만 6천 마리가 보호소에서 자연사 또는 안락사했습니다. 6.8%만이 주인을 찾았고, 25% 정도가 겨우 입양되었을 뿐 주인을 찾지 못하거나 입양되지 않은 유기동물에게 기다리는 운명은 죽음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만든 진주시 유기동물보호소 정기봉사팀의 노력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이런 노력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기봉사팀에 적은 성의를 보탰습니다.
아래는 인증샷.
후원이나 봉사 문의는 아래의 연락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진주시 유기동물보호소- 전화 : 055-749-5538-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집현면 신당리 623-2- 후원 계좌 : 농협 010-7197-0508-09(강보람: 몽몽언니)- 봉사문의 : 010-7197-0508(몽몽언니)
덧. 채식 + 생명사랑 + 착한 소비를 위한 잡지, 월간 <비건>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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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셋째 냥이인 도림군은 어렸을 때 길에서 구조해서 데려왔을 때부터 내부 장기가 그리 건강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더랬습니다.
작년에는 신장에 염증이 생겨 함께 사는 사람이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든 걸 예민하게 찾아내서 죽을 수도 있는 위기를 겨우 넘겼고요. 수의사가 신장이 원래 약한 편이니 물을 많이 먹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고양이가 싫은 걸 억지로 할리가 만무하잖아요. 어떻게 물을 많이 먹이냐고요. 그렇다고 목 마르게 만드는 사료를 먹일 수도 없고. ㅠ.ㅠ
생각 끝에 동물들이 고여 있는 물보다 흐르는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수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고양이들이 사용하는 물그릇으로는 플라스틱보다는 도자기나 유리가 좋기 때문에 그 동안에도 도자기로 된 물그릇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급수기는 대개 둘 중 하나더군요. 플라스틱 아니면 스테인레스. 당연히 스테인레스가 훨씬 더 비쌉니다. ㅠ.ㅠ
제가 구입한 드링크웰 360 스테인레스 급수기입니다. 지지대와 정수기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테인레스로 되어 있습니다.
용량은 3.5리터인데 반려동물이 중형견이거나 다묘 가정에 적합한 모델이죠. 가운데에는 활성탄 여과식의 탄소 필터가 장착되어 있어서 외부의 물이 펌프로 인해 가운데로 들어가 위로 빨려 올라가면서 여과된 물이 급수구를 통해 흘러나오는 방식입니다.
펌프를 가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기(220w)를 사용해야 합니다. 24시간 계속 물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고여있는 물보다 용존 산소량은 월등히 많겠지요. 소음은 거의 없고 물이 졸졸 흘러나오는 소리가 듣는 사람에 따라 꼭 정원의 분수 같아서 운치까지 있습니다.
급수구는 반려동물의 수에 따라 1~5개까지 가능(여러 개의 취향에 따라 갈아끼울 수 있습니다)한데 여러 군데에서 동시에 물이 흘러나오면 옆 급수구의 물에 닿을까봐 고양이들이 물 마실 때 너무 조심하더군요. 생각 끝에 그냥 급수구 하나짜리로 고정해 놓았습니다.
360이라고 쓰여 있는 뚜껑을 돌리면 흘러나오는 물의 양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최대로 열어놓으면 물이 급수기 밖으로 튈 수 있기 때문에 중간 정도로 해 놓는 것이 가장 좋더군요.
아파트에 살면서 수돗물을 먹이는 것(저희 집은 수돗물을 그릇에 받으면 뿌연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탁도가 좀 높은 편이라서 더 찜찜했거든요)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깨끗하게 여과된 물을 먹일 수 있어서 안심입니다.
몇 달 써보니 확실히 고양이들도 흐르는 물을 더 좋아하더군요. 도림군도 물을 먹는 빈도와 양이 확실히 늘었습니다. '감자' 크기도 많이 커졌고요. 뭐 그렇다고 세면대나 싱크대에서 물을 안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ㅡㅡ;;;
스테인레스라서 물때도 거의 끼지 않고 세척도 간편하네요. 그래도 고양이들이 새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씩은 물을 완전히 갈아 줍니다. 아무래도 사료 먹고 물을 마시면 사료의 기름기가 물에 뜨기 때문에 좀 귀찮아도 하루에 한 번은 갈아주는게 좋은 것 같거둔요.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간격으로 완전히 분해해서 세척하고요.
기능 면에서는 아주 만족스러운 제품인데 문제는 제품 가격과 탄소 필터 가격 모두 비싸다는 거.
가격 비교 사이트를 통해 사더라도 본체 가격이 10만 원 안쪽으로 구입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고가입니다. 탄소 필터도 3개 들이 한 박스에 15,000 원 정도 하는데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필터를 교체해야 하니 고정 비용이 한 달에 5천 원은 나간다는 이야기죠.
덮어놓고 사기에는 확실히 부담되는 가격입니다만 셋째 도림군이 물 마시는 걸 보기만 해도 흐뭇하기 때문에 저로서는 감수할 가치가 충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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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쥐에 비해 냥이들이 워낙 깔끔떠는 성격이기 때문에 청결 유지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만 아파트 생활을 하려면 어쨌거나 통풍과 제습을 위해 화장실을 베란다로 내놓아야 하는데 문제는 겨울이더군요.
바깥창은 물론이고 중간문까지 닫아야 겨우 실내 온도가 유지되는데 냥이들이 언제 화장실을 갈 지 모르니 어쩔 수 없이 중간문을 열어두어야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실내 온도 유지하자고 보일러를 계속 떼면 난방비를 감당할 수가 없을테고... 결국 작년에는 추운 겨울을 보내야했습니다. ㅠ.ㅠ
올해도 작년처럼 추위에 떨며 겨울을 나야 하나 걱정을 하던 차에 함께 사는 사람이 목공 솜씨를 발휘해 캣도어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 때까지 캣도어가 뭔지도 몰랐습니다(이놈의 무심한 집사~).
왜 외화를 보면 현관문에 강아지나 고양이만 드나들 수 있게 만든 작은 문 있잖아요. 그게 캣도어입니다. 물론 아파트에는 주로 베란다에 설치합니다.
보시는 것이 저희 집에 설치한 캣도어입니다. 중간문을 닫아도 아래의 구멍으로 냥이들이 드나들 수 있죠. 재질은 미송입니다.
베란다에서 본 모습입니다. 4개의 판을 경첩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하절기에는 떼어내 접어서 부피를 줄여서 보관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미국 개척 시대의 술집처럼 흔들거리는 나무 문을 달았는데 문이 무겁기도 하거니와 고양이들이 밀고 나갈 엄두를 못 내더군요. 그냥 벽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문이라는 걸 가르쳐 보려고 해 보았는데 안 되더군요. 결국 문을 떼어내고 천으로 막았습니다. 천으로만 막아도 외풍은 거의 안 들어옵니다.
보시는 것처럼 자유롭게 드나듭니다(털깎은 도림군;;;). 베란다에는 화장실 뿐 아니라 첫째 똘똘군과 셋째 도림군이 좋아라 하는 해바라기 장소가 있어서 출입이 잦거든요.
베란다 사이의 중간문에 딱 들어맞게끔 설계되어 있어 일단 끼우고 난 뒤에는 흔들거리지 않고 문을 닫아도 정확하게 맞물립니다.
예전에 쓰던 알마캣 캣타워가 살짝 가리는데도 고양이들이 드나드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캣도어를 설치하고 중간문을 닫으니 실내 온도차가 확연합니다. 냉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에요.
아파트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분이라면 최소한 동절기에는 캣도어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주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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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 오래 살게 하는 50가지 방법(2009)'과
'고양이 탐구생활 : 고양이에 관한 잡다한 지식 사전(2007)'을 지은 가토 요시코라는 분이 있습니다. 두 권 다 월덴 3에서 소개드린 바 있는 책입니다. 저는 이 분을 참 좋아하는데 주인의 책임감을 무엇보다도 중요시 생각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의 책 '내 고양이 오래 살게 하는 50가지 방법'을 보면 가장 중요한 주인의 자세로 고양이 보다 절대로 먼저 죽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는 것을 꼽고 있을 정도입니다.
아니할 말로 자식은 성장해서 독립하면 내가 죽어도 자신만의 삶을 영위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은 주인이 죽으면 곧바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잊혀지면 굶어 죽을 수도 있고 혹 주변 사람에게 늦지 않게 발견되어도 아무도 입양하지 않으면 유기묘 보호소로 보내져서 죽임을 당하게 되니까요. 저는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비행기 추락과 같은 불의의 사고로 저와 함께 사는 사람이 동시에 죽으면 남아 있는 세 마리의 고양이가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을 잠시나마 느끼곤 합니다. 물론 믿을 만한 탁묘인에게 고양이를 부탁하기는 하지만 몇 일만 고립되어도 생사의 위기를 넘나들 수 있을만큼 반려동물은 주인에게 전적으로 생명을 의탁하고 있기 때문에 무한 책임감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많은 고양이 인터넷 카페에서 어린 고양이를 분양할 때 미성년자를 배제하고 독립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 30대 이상의 성인을 선호합니다. 반려 동물은 샀다가 반품할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니까요. 그렇게 신중하게 주인을 골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파양을 하게 되는데 어떤 동물이라도 한번 파양을 당하게 되면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고 다시 새로운 주인을 신뢰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간혹 제가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사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어디에서 고양이를 예쁘다고 데려왔다가 여건 상 함께 살 수 없다고 저보고 입양하라고 말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화가 납니다. 제가 그렇게 동물을 좋아하면서도 반려동물을 입양하겠다고 결심하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는데 사람들은 어찌 그리 생명을 쉽게 생각하는걸까요?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서 자신의 영역을 침범받는 것에 대해 아주 예민합니다. 저희 집 셋째 도림이를 길에서 구조해서 데려왔을 때에도 범백이나 기타 길고양이가 걸릴 수 있는 질병이 원래 저희 집에 있던 똘똘군과 모찌에게 옮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했고 실제로 같이 살게 된 후 모찌가 갑자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는지 한밤중에 토하고 설사를 하는 바람에 함께 사는 사람이 혼비백산하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그 때 둘째를 잃는 줄 알았어요. 그 이후로 저는 세 마리가 모두 무지개 다리를 건너갈 때까지는 절대로 새로운 반려동물을 들이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원래 장기가 별로 좋지 않은 도림이가 빈뇨를 하는 걸 함께 사는 사람이 적시에 눈치챈 바람에 신장에 염증이 생겨 죽을 뻔한 걸 운 좋게 살리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사람은 자신이 불편한 걸 의사표현이라도 하지 반려동물은 여러가지 면에서 아주 취약합니다.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죠. 그냥 대충 갖고 놀다가 버리는 장난감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런 생각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싶은 분은 꼭 한번 이 포스팅의 맨 앞에 제가 쓴 가토 요시코의 말을 상기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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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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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에 소개드린
'고양이 탐구생활 : 고양이에 관한 잡다한 지식 사전(2007)'을 지은 가토 요시코가 2009년에 새롭게 내놓은 '내 고양이 행복하게 만드는 환경 및 건강 지침서'입니다.
'고양이 탐구생활'이 애묘인들이 고양이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는 50가지 질문을 정리한 일종의 FAQ라면 이 책은 반려동물인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갈 때까지 변함없이 사랑하고 지켜줄거라 다짐한 애묘인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도
1장. 내 고양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2장. 내 고양이의 쾌적한 생활을 위한 방법
3장. 내 고양이와 풍성한 유대관계를 맺는 방법
4장. 내 고양이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방법
5장. 행복한 노후를 위한 비결
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고양이와 집사의 관계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고 노령묘의 건강 관리라든가 장례에 대한 부분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부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양이보다 절대로 먼저 죽지 않겠다는 각오이다. 그것이 고양이의 일생에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라고 진지하게 강조하고 있어요.
저자가 굳이 강한 어투로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반려동물은 장난감이 아니잖아요. 저는 예전에 함께 사는 사람과 차를 타고 갈 때 사고가 나도 둘 다 한꺼번에 죽으면 안 된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애묘인들에게는 고양이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반려인으로서의 자세까지 다시 한번 살펴보게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참 좋은 책입니다.
가토 요시코의 책이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삽화가 아주 재미있고 귀엽기 때문에 읽는 맛 또한 탁월합니다.
애묘인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저도 소장하고 틈틈히 참고해야 할 책이기 때문에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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