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시지만 4번 척도가 반사회성을 측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아래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을 드렸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고요.
우리나라에서 4번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는 대개 부모-자녀 관계 문제 때문이지만 예외 경우가 있기 때문에 Pd1, Pd2 소척도를 연결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4번 척도가 유의미 상승하는 경우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Pd4, Pd5 소척도의 유의미 상승
2. Pd1 소척도의 유의미 상승
:
'MMPI-2/A Pd1, fam1(A-fam1) 소척도의 차이'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Pd1 소척도의 상승은 원 가족 갈등, 그 중에서도 부모와 본인의 직접 갈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최소한 원 가족 내 부모-자녀 관계 문제가 있는 겁니다. 당연히 애착 외상을 의심할 정도의 상태라면 Pd1과 함께 Pd4, Pd5 소척도도 유의미 상승하게 됩니다. 왜 Pd2 소척도는 상승하지 않느냐면 애착 외상의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권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3. Pd2 소척도의 단독 유의미 상승
:
'MMPI-A만으로 품행장애 변별하는 법'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Pd2 소척도의 단독 유의미 상승은 반사회성 기질 내지는 성격 문제를 시사합니다. 4번 척도가 보통 가정 불화 때문에 상승하는데 Pd2 소척도의 단독 유의미 상승만큼은 반사회성을 먼저 변별해야 합니다. Pd1 소척도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외부의 권위 대상과는 충돌하지만 반사회성 기질을 물려준 부모에게는 반항하지 않는 걸 의미합니다. 만약 반사회성 기질/성격이 맞고 Pd1, Pd2 소척도가 모두 유의미 상승했다면 그야말로 막장으로 갔다는 이야기(자신에게 기질을 물려준 부모도 몰라보고 들이받는다는 이야기)이니 다른 행동화 척도도 모두 상승하고 있을테고 여러 가지 문제가 동반될 겁니다.
최소한 4번 척도를 해석할 때는 이 세 가지 경우만큼은 꼭 알아두셔야 합니다. 현장에서 워낙 자주 보게 될테니까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827
TCI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기질이 상극인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아래와 같이 여러 차례 했습니다.
서로 상극인 기질은 정상적이라면 절대로 서로에게 끌리지 않지만 성격 역동에 의해 상극인 기질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에 끌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강박성(LHL)과 연극성(HLH)은 관심을 공유하기 때문에, 반사회성(HLL)과 의존성(LHH)은 힘에 대한 끌림을 공유하기 때문에, 자기애성(HMH)과 뱀파이어(LML)는 'Self-centeredness'를 공유하기 때문에, '고립된-겁많은 기질(MHL)'과 '잘속는-영웅적 기질(MLH)'은 위험에 대한 예민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끌리는 겁니다.
물론 이러한 끌림은 각자 건강하게 발달하지 못한 성격이 기질을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외부에서 충족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병리적인 끌림입니다. 그래서 끝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결혼을 전제로 한 진지한 만남을 가지려 한다면 TCI, MMPI 정도는 해서 심리적으로 건강한지, 기질 궁합은 맞는지 확인해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말씀하실 수 있지만 부부 상담이나 커플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남녀 중 기질이 상극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면 그런 이야기를 못하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내용과 관련해서는 꽤 진지한 편입니다. 사주 궁합도 보고, 별점도 보고, 타로 카드점도 보면서 TCI, MMPI는 왜 안 된다는 겁니까?
도저히 TCI, MMPI를 하자고는 못하겠다면 최소한 그동안 자신이 실패한 연애들을 분석하는 일 정도는 하는 게 좋습니다. 뭔가 동일한 스타일의 사람에게만 끌리고, 그 끝이 항상 안 좋았다면 상극인 기질에 끌리는 문제일 수 있으니까요. 만약에 그렇다면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이 문제 해결 없인 앞으로의 연애는 볼 장 다봤다고 봐도 별로 틀리지 않을 겁니다.
덧. 둘 다 건강한 성격이라면 상극인 기질끼리도 잘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절대로 서로에게 끌리지 않습니다. 애초에 고래족이 원숭이족에게 끌릴 리가 없으니까요(
'당신은 원숭이족인가, 고래족인가' 포스팅 참조).
태그 -
MMPI,
TCI,
강박성,
고래족,
고립된-겁많은,
기질,
반사회성,
뱀파이어,
상극,
연극성,
원숭이족,
의존성,
자기애성,
잘속는-영웅적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340
2019년 말에
'TCI로 살펴보는 C군 성격의 차이'라는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포스팅의 2탄 격입니다. 이 글이 올라왔다는 건 A군 성격을 다루는 3탄도 올라온다는 이야기죠.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거나 DSM-5 기준으로 B군에 속하는 성격은 반사회성, 자기애성, 연극성, 경계성입니다.
반사회성, 자기애성, 연극성, 경계성은 TCI에서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 반사회성 : HLL
* 자기애성 : HMH
* 연 극 성 : HLH
* 경 계 성 : HHL -> 수동-공격성 : HHH
B군은 자극추구기질이 높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제가 TCI 강의를 할 때 자극추구기질이 높은 수준이라는 걸 엑셀레이터를 밟는 운전 습관이 있다는 것에 비유해서 설명하곤 합니다. 그만큼 자극추구기질이 높은 사람은 대체로 호기심이 많고 매사에 활력이 넘치며 의사 결정이 빠르고 뭔가에 빠지면 끝을 보는 모습을 보이죠.
그래서 B군의 기질을 가진 사람에게 공통된 가장 강력한 행동 동기는 지루하고 반복적인 상황을 피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럼 B군 기질 들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하는 건 반사회성입니다. 반사회성은 나머지 B군 기질들과 많이 다릅니다. 자기애성, 연극성, 수동-공격성은 자극추구기질 뿐 아니라 사회적 민감성 기질도 동시에 높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반사회성은 이들과 자극추구기질이 높다는 공통점만 공유할 뿐 나머지는 다르기 때문에 약간 별종처럼 보일 정도로 독특합니다.
물론 연극성과는 위험회피기질이 낮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사회적 민감성이 반대라서 실생활에서 보이는 모습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 반사회성 : HLL
* 연 극 성 : HLH
반사회성은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마음껏 행동하는 반면(사회적 민감성이 낮으니 다른 사람을 1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연극성은 사람들의 관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을 많이 씁니다(사회적 민감성이 높아서 평판에 아주 예민합니다). 반사회성이 거리의 폭주족이라면 연극성은 F1 그랑프리 선수에 비유할 수 있죠.
그럼 연극성, 자기애성, 수동-공격성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연 극 성 : HLH
* 자 기 애 성 : HMH
* 수동-공격성 : HHH
보시는 것처럼 이 세 기질은 모두 자극추구기질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동시에 높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엑셀레이터를 마음껏 밟으면서도 사람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특징을 공유하는 것이죠. 이 세 기질의 차이점은 위험회피기질의 수준에 있습니다.
연극성 기질은 앞에서 반사회성 기질과 비교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엑셀레이터는 마음껏 밟고 브레이크는 전혀 밟지 않지만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건 수동-공격성 기질도 마찬가지지만 위험회피기질이 연극성 기질과 상반되기 때문에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으니 엔진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고 접근-회피 갈등이 매우 심한데 사회적 민감성도 높아 이러한 갈등이 대인 관계에서 주로 나타나게 됩니다.
자기애성 기질은 연극성과 수동-공격성의 중간 수준이기 때문에 하위차원들의 방향에 따라 연극성처럼 돌진하는 과감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수동-공격성처럼 우왕좌왕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애성 기질은 하위차원 분석을 주의깊게 해야 합니다.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B군 기질의 공통점 : 자극추구기질이 높아서 지루함을 피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행동 동기임
* B군 기질의 차이점
- 반사회성 기질은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아서 나머지 B군 기질과 달리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음
- 연극성, 자기애성, 수동-공격성 기질은 자극추구,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위험회피기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연극성이 가장 과감하고 겁이 없으며 수동-공격성이 접근-회피 갈등이 가장 심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임.
태그 -
B군,
HHH,
HHL,
HLH,
HLL,
HMH,
TCI,
경계성,
반사회성,
수동-공격성,
연극성,
자기애성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142
다른 성격 장애에 비해 반사회성 성격 장애는 상담 현장에서도 보기 쉽지 않습니다. 성격 역동의 특성 상 기능이 좋은 반사회성 성격 장애는 다른 사람을 착취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지 않거든요. 하지만 기능이 좋지 않은 반사회성 성격 장애는 다릅니다. 최근에 기능이 좋지 않은 반사회성 성격 장애 케이스를 보게 된 참에 정리를 해 봅니다.
기능이 좋지 않은(단순히 지능이 낮다거나 사회 부적응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말이 아니라 심리 상태가 불안정할 정도로 damage를 입은 경우를 말합니다) 반사회성 성격 장애가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상담을 받으러 왔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건 뭘까요?
바로 자살 위험성입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반사회성 성격 장애의 자살 위험성은 의외로 굉장히 높은 편이고 자살 시도를 했을 때도 성공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이를 다른 B군 성격 장애의 양상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연극성(HLH) 성격 장애는 가장 중요한 역동이 최대한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게다가 위험회피기질도 낮아서 두려움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자살 시도 빈도는 가장 높고 자살에 대한 보고도 많지만 대개는 제스쳐(gesture)에 그칩니다. 왜냐하면 자살 시도의 의도 자체가 죽음으로 고통을 끝내려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의 관심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가장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 상 자살 위험성은 가장 낮은 편입니다.
이에 비해 자기애성(HMH) 성격 장애는 자기애 상처(Narcissistic Injury)의 고통을 둔화시키려고 자살 시도를 합니다. 일반적으로 자기애성 성격 장애는 평소 죽음에 대해 숙고하지 않지만 자기애 상처를 심하게 입은 경우 이 상처를 곰씹는 것보다는 자신을 해함으로써 고통을 견디는 것이 더 낫다고 믿기 때문에 자해를 하는 빈도가 높고(연극성 성격에 비해서도 자해 심각도가 높은 편입니다) 자살 시도까지 연결되는 경우는 죽으려는 의도가 없음에도 선택하는 도구의 치명도(fatality)가 높기 때문에 자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연극성 성격이 손목을 긋는다면 자기애성 성격은 목을 긋는 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도가 지나쳐 사망하는 경우이죠.
마지막으로 반사회성(HLL) 성격은 연극성이나 자기애성과 달리 사회적 민감성이 낮은 유형이므로 다른 사람을 개의치 않습니다. 반사회성 성격이 자살을 고려하는 이유는 자신의 평판과 명예, 지위가 추락하는 걸 참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살 도구도 가장 치명적인 걸 택하기 쉽고 다른 사람의 이목을 고려하는 다른 B군 성격과 달리 사후에 자신이 자신이 어떻게 보이든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목을 매거나 투신처럼 육신의 손상 정도가 큰 방법을 택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자살 위험성을 기준으로 대략 순위를 매기면,
반사회성 > 자기애성(수동-공격성) > 연극성 순이 됩니다.
그러므로 B군 성격인 내담자를 상담하실 때는 겉으로 느껴지는 느낌과 자살 위험성이 반대 방향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5077
연애와 관련해서 서로 반대인 성향의 사람에게 끌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심리학에서는 유사성의 원리(principle of similarity)에 의해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고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반대 성향의 사람에게 끌리고, 연애를 하다가 결혼까지 이르는 커플들이 실제로 많거든요. 대체 왜 반대 성향의 사람에게 끌리는 걸까요? 그냥 자신과 너무 다른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이는 사실 반대처럼 보이는 성향 안에 공통점이 있고 그 공통점 때문에 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TCI의 기질 유형을 통해 이를 증명해 보고자 합니다.
사실 예전에
'MMPI-2/A의 Hy 척도 상승 시 연극성 성격이 아닌 이유' 포스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 때는 MMPI-2/A의 특정 척도가 상승했을 때 원래 그 척도가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반대의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면 오늘 이야기는 반대되는 기질은 서로에게 끌린다는 내용입니다.
위의 포스팅에서 예로 들었던 강박성-연극성 기질 조합의 예를 먼저 설명해보지요.
TCI에서는 기질과 성격 모두 spectrum의 측면에서 서로 반대되는 상극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합이 생깁니다.
강박성(LHL) <-> 연극성(HLH)
강박성 기질의 상극은 연극성입니다. 이는 유형 코드를 뒤집으면 간단히 알 수 있습니다. 신기한 건 실제로 강박성 기질의 남자와 연극성 기질의 여자가 부부의 연을 맺거나 사귀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기질에 끌리는거지요. 강박성은 C군이고 연극성은 B군이니 Cluster 자체가 다를 것 같지만 이 두 기질은 모두 '관심'이라는 핵심 공통 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연극성에게 관심은 '애정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강박성에게 관심은 '안전 욕구'를 충족시켜주지만 어쨌든 '관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공통적입니다.
물론 이 상반되는 기질의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했을 때 둘 다 성격이 잘 발달되어 기질을 매끄럽게 조절한다면 관심을 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다르다고 해도 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 공통 분모를 맞춰가면서 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성격 미발달로 인해 내면 아이가 미성숙할 때는 자신의 욕구만 중요하게 생각함으로써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밀월 단계가 끝나면 곧바로 전쟁이 시작되는거지요.
그럼 다음 조합도 살펴보겠습니다. 두 번째 조합은 반사회성-의존성 기질입니다.
반사회성(HLL) <-> 의존성(LHH)
보시다시피 반사회성과 의존성 기질도 서로 상극입니다. 반사회성 남성과 의존성 여성이 사귀거나 결혼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힘(power)'을 원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사회성 기질에게 힘은 상대방을 착취하여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필요하지만 의존성 기질에게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힘이 필요합니다. 반사회성 기질은 자신이 힘을 갖고 싶어하지만 의존성 기질은 힘을 가진 사람에게 의존하고 싶어합니다. 반사회성 기질은 자신이 힘을 휘두를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의존성 기질에게 매력을 느끼고 의존성 기질은 반사회성 기질이 그 힘을 자신을 보호하는데 사용할 거라고 생각(사실은 착각)하기 때문에 강한 반사회성 기질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물론 이 기질의 조합도 둘 중 한 사람이라도 미성숙하다면 파국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데 의존성 기질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강압하는데 힘을 사용하는 반사회성 기질에게 속았다고 느끼게 되고 반사회성 기질은 자신에게 매달림으로써 자신이 힘을 마음대로 사용하는데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의존성 기질에게 금방 질리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조합을 더 보겠습니다. 자기애성-뱀파이어 기질입니다.
자기애성(HMH) <-> 뱀파이어(LML)
뱀파이어 기질은 제가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닉네임 같은 것으로 정식 명칭은 Self-effacing 기질입니다. 저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뱀파이어 하면 흡혈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에 '은둔자' 기질이라고 이해하시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기질의 공통점은 'Self-centeredness'입니다. 이 두 기질의 소유자들은 자신과 자신의 행동에만 관심을 둡니다. 그래서 뱀파이어 남성과 자기애성 여성이 서로에게 잘 끌리는 편이죠. 뱀파이어 기질은 자꾸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기애성 기질이 자신의 'Self-centeredness'를 수용하는 걸 마음에 들어합니다. 자기애성 기질은 자신을 재수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뱀파이어 기질이 자신의 'Self-centeredness'를 인정해 줬다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두 기질의 차이는 방향성에 있죠. 뱀파이어 기질의 'Self-centeredness'는 오로지 자신을 향한 겁니다. 자극추구,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기 때문에 다른 사람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걸 조용히 혼자 할 수 있게 놔두는게 중요합니다. 이와 달리 자기애성 기질의 'Self-centeredness'는 다른 사람을 향해 있습니다. 자극추구와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높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추앙을 받고 싶어합니다. 그러니 이들 중 미성숙한 성격의 소유자가 있다면 곧 이들은 자신들이 큰 착오를 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뱀파이어 기질은 끊임없이 자신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자기애성 기질에게 넌더리가 날테고 자기애성 기질은 맨날 자기 방에 처박혀 자신에게는 신경쓰지 않는 뱀파이어 기질 때문에 narcissistic injury를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상반된 기질 유형의 조합을 통해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통설을 증명해 봤는데 상극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핵심 개념이 관계를 파국으로 이끌지 않도록 조율하려면 결국은 두 사람 모두 성숙한 성격이어야 하므로 기질 상의 차이보다는 성격의 성숙함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태그 -
HLH,
HLL,
HMH,
LHH,
LHL,
LML,
principle of similarity,
Self-centeredness,
강박성,
기질,
반사회성,
뱀파이어,
성격,
연극성,
유사성의 원리,
의존성,
임상,
자기애성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994
AGGR 성격 병리 척도는 1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높은 점수는 목표 달성을 위해 사전에 계획된 도구적 공격성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방어적이거나 반응적인 공격성을 충동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닌 반사회적 의미의 공격성을 측정하는 것이죠.
MMPI-2 뿐 아니라 MMPI-A에서도 AGGR 성격 병리 척도가 상승하는 건 공세적이고(offensive), 도구적인(instrumental) 공격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척도에서 65T 이상의 높은 점수를 얻는 청소년들은 폭행, 공격 등의 비행 행동을 저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AGGR 척도는 Morey 등(1985)이 제작한 성격장애 척도 중에서 자기애성, 연극성, 반사회성 척도와 유의미한 상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들은 모두 TCI에서 자극추구기질이 높은 유형이죠. 특히 Wygant와 Sellbom(2012)에 따르면 AGGR 척도는 반사회성향과 강한 상관을 보인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AGGR 성격 병리 척도는 일반적인 공격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척도인 ANG, TPA, Ho 척도와 상관이 유의미하지 않거나 매우 낮습니다. 즉, 공통 요인이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따라서 AGGR 척도는 격렬한 분노보다는 우월감, 주도성, 가학성, 복수심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잔인한 분노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AGGR 성격 병리 척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해석 전략을 제안합니다.
1. AGGR 척도의 단독 상승
: 타당도, 임상, 재구성 임상, 내용 척도 모두 정상 수준으로 해석할 내용이 거의 없어 보일 때 AGGR 척도만 단독으로 65T 이상 상승했다면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는 건 반사회성 성격 장애입니다. 타당한 profile이고 객관적이든 주관적이든 심리적 불편감을 전혀 호소하지 않았다는 건 자아 동질적(ego syntonic)이라는 이야기이고 이는 성격 장애를 의심해야 하는 중요한 sign입니다. 실제로 TCI를 추가 실시해 보면 반사회성 성격 장애인 경우가 많습니다.
2. AGGR 척도 이외의 다른 척도도 동반 상승
: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 장애가 아닐 경우에도 AGGR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할 수 있는데 이 때는 다른 척도도 함께 상승합니다. 해석의 포인트는 어떤 척도가 함께 상승하느냐가 아니라 AGGR 척도가 단독 상승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입니다. 그러니까 반사회성 성격 장애가 아닌데 왜 AGGR 척도가 상승하냐인 것이죠. 이는 TCI 자극추구기질이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특히 '자유 분방' 하위차원이 1SD 이상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위에서 AGGR 척도가 ANG, Ho 척도와 상관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말씀드렸지만 AGGR 척도가 반사회성 성격 장애를 시사하지 않을 때는 ANG, Ho 척도도 함께 상승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결과가 그저 분노 조절이 어려운 기질 상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당연히 자율성, 연대감도 낮아서 이러한 기질 상의 취약성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에 AGGR 척도가 유의미한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AGGR이 DISC 성격 병리 척도와 동반 상승할 경우 대부분의 문헌에서는 이를 굉장히 병리적으로 해석하지만(PSYC 척도까지 상승하면 더더욱) 2번 해석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단지 자극추구기질의 상승(AGGR은 자유분방, DISC는 충동성)을 반영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성격이 기질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다면 여러가지 행동화 문제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요.
그러니 AGGR 척도만 단독 상승한 것이냐, 다른 척도와 동반 상승한 것이냐에 따라 다른 해석 전략을 적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995
MMPI-2의 많은 척도 중 가장 많은 오해를 받고 지금까지도 곧잘 잘못 해석되는 척도를 꼽으라면 단연코 Pd(4번) 척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 MMPI를 사용할 때 4번 척도가 70T로 단독 상승했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반사회성 성격(내지는 성격 장애까지)으로 formulation하던 무식한 시절도 있었죠. 지금도 4 spike code pattern을 반사회성 성격으로 생각하는 임상가가 계시다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병원의 응급 장면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기능 수준을 유지하는 반사회성 성격 장애라면 MMPI-2의 결과만으로 진단하는 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최소한 TCI 결과로 교차 검증하셔야 하고, 그래도
반사회성 성격 문제를 의심케 하는 척도를 하나만 추천하라면 저는 성격 병리 척도 중 AGGR을 꼽겠습니다(거기에 Pd3 소척도의 하강과 매우 낮은 수준의 R 보충 척도까지 나타난다면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NEGE, INTR 성격 병리 척도는 상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행동화 경향이 있다면 DISC 척도 정도는 동반 상승할 수 있지만요. 오히려
Pd 척도가 단독 상승했다면 성격 문제보다는 아래 경우와 같은 상황적 스트레스를 먼저 의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4번 척도가 단독 상승했을 때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면 반드시 임상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하셔야 합니다.
상담 장면에서는 거의 대부분 Pd1(가정 불화) 척도가 압도적으로 상승하고 간혹 Pd2(권위 불화)가 동반 상승하는데 전자는 family problem이고 후자는 trouble maker가 아버지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간혹
Pd4(사회적 소외), Pd5(내적 소외) 두 척도가 4번 단독 상승 profile을 견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애착 외상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Pd4는 광범위한 불신(Pa척도와 중복되는 문항이 많음), Pd5는 삶을 즐길 역량을 제한하는 죄책감을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D척도의 소척도 연결 분석 결과를 함께 보시는 게 좋습니다.
RC4 재구성 임상척도는 Pd(4) 척도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반사회성을 측정할 것(척도 이름이 반사회적 행동으로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사실은 ASP2와 상관이 높음)처럼 보이지만 그건 이어서 설명할 ASP 척도가 함께 상승했을 때나 그렇고 ASP 척도가 정상 수준이라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냥 4번 척도의 소척도 연결 분석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정도가 커진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4번 단독 상승인데 Pd1 척도만 70T 이상이고 RC4 척도도 70T 이상이라면 그냥 가정 불화나 부모-자녀 관계 문제로 해석하면 됩니다.
정작 반사회성 문제를 드러내는 건 ASP 내용 척도입니다. ASP 척도가 반사회성 구성 개념을 가장 잘 반영하거든요. 심하게 말하면 ASP 척도가 뜨지 않으면 반사회성 문제는 고려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AGGR 척도가 상승하거나 TCI에서 반사회성 기질이 관찰되는 경우는 예외). 이 때도 내용 소척도 연결 분석을 해야 하는데
ASP1(반사회적 태도)가 ASP2(반사회적 행동)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상담 현장에서 ASP 내용 척도가 상승할 때는 ASP2 때문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러니까 반사회적 태도나 가치관 등은 없지만 겉으로만 여러가지 문제 행동을 보이는 건데
이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가설은 '파괴적 관심 끌기'입니다. 특히 Hy2척도가 40T이하 또는 60T 이상이거나 HEA2가 70T 이상이라면 파괴적 관심 끌기일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자, 이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 반사회성 성격 문제(장애)를 의심해야 하는 MMPI-2 profile
- Pd, RC4, ASP가 전혀 상승하지 않지만 TCI에서 반사회성 기질(내지는 성격 장애)로 평가
- AGGR 성격 병리 척도 단독 상승(DISC 상승, R 하강, Pd3 하강 조합일수록 행동화 위험 증가)
- ASP 내용 척도 상승(ASP1 소척도 상승 필수) : 드묾
* 반사회성 성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닌 MMPI-2 profile
- Pd(4) 척도 상승 + RC4 척도 상승 + ASP 척도 상승(ASP2 척도만 70T이상, ASP1 척도는 정상)
: 실제 문제의 원인은 Pd척도의 소척도 연결 분석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음. Pd1 단독 상승이면 가정 불화 문제이고 ASP2 소척도 상승이 동반되면 파괴적 관심 끌기 의심
태그 -
AGGR,
ASP,
ASP1,
ASP2,
HEA2,
Hy2,
MMPI,
MMPI-2,
Pd,
Pd1,
Pd2,
Pd3,
Pd4,
Pd5,
R,
RC4,
반사회성,
반사회적 성격,
반사회적 태도,
반사회적 행동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602
개인적으로 종합심리평가에 포함된 6가지 검사 도구만으로는 성격장애를 진단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로샤와 TAT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함)하기에 대안 중 하나로 TCI를 추천하곤 합니다.
Cloninger가 애시당초 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 차원의 조합을 통해 전통적인 성격장애 진단 가능성을 타진했죠. 이 중에는 DSM 체계에 속하는 성격 장애가 5개(
반사회성, 연극성, 경계선, 분열성, 강박성)나 포함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TCI와 MMPI-2의 조합으로 진단하고, 또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CI에서
반사회성 성격장애 기질 유형은 HLL 유형입니다.
자극추구 : High
위험회피 : Low
사회적민감성: Low
물론 HLL 기질은 모험가 타입도 포함하기 때문에 각 기질의 점수가 극단적으로 높을 때에 한해 반사회성 성격장애로 진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 경험 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이면서 점수가 높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더군요. 대개 극단적인 백분위값을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극단값을 갖는 HLL 기질 유형은 모두 반사회성 성격장애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 상으로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TCI 성격 유형은 다시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이 조금씩 다릅니다. 성격 차원도 자율성은 극단적으로 높고, 연대감은 극단적으로 낮은 것은 공통적이며 자기초월 차원의 차이에 따라 양상이 달리 나타납니다.
1. HLH 성격 유형 : 편집성(paranoid)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High
HLH 성격 유형은 얼핏 보면 편집성 성격장애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처음 볼 때는 살짝 헷갈립니다. 상담을 요청하는 이유도 대부분은 관계사고나 피해의식 때문이며 심한 경우는 박해망상의 수준을 보이기도 합니다. 일이 잘못되면 관계사고의 대상인 사람에게 모든 원인을 귀인하고 책임을 돌려 탓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민원 제기, 법적 소송 등으로 물의를 일으킵니다. 특정 인물들이 나름의 비밀 결사를 만들어서 자신을 의도적으로 박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이유는 자신이 너무 공정하고 착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2. HLM 성격 유형 : 괴롭히는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Medium
자기초월 차원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고 있어 겉보기에는 별로 문제없는 듯 보이지만 자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아랫사람을 희생시켜도 된다는 식이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이면서도 일의 성공을 위해서라고 둘러대지만 정작 성공하고 나면 자신의 공헌만을 뻥튀기하고 다른 사람의 노력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승부욕이 매우 강해서 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며 동료, 후배, 부하 직원 할 것 없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입니다. 그래도 아래의 HLL 유형처럼 노골적으로 거만하지는 않습니다.
3. HLL 성격 유형 : 독재적인(Autocratic)
자율성 : High
연대감 : Low
자기초월 : Low
말 그대로 독재자의 면모를 보이는 유형입니다. 자기초월 차원이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지극히 속물적이며 자기 중심적이고 권위적인 특성을 많이 보입니다. 목적 의식이 분명하고 목표 지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일이 잘 돌아갈 때는 자신의 행동을 효율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굉장히 능력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관대함이나 참을성이 거의 없고 실수를 잘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혹독히 처벌하는(그러면서도 자신은 절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전형적인 화이트 컬러 반사회성 성격장애가 바로 이런 사람이죠.
그래서 상담 장면에서 만날 수 있는 경우 중에서는
HLL 기질 유형과 HLL 성격 유형 조합이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MMPI-2에서는 어떨까요? 미안하지만 범죄자가 아닌 사회 적응이 어느 정도 가능한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경우 흔히 예상하듯이 Pd2(권위불화) 임상 소척도, ASP1(반사회적 태도), ASP2(반사회적 행동) 내용 소척도가 상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척도들이 노골적으로 상승한 사람들은 이미 범죄 경력이 있거나 아예 교도소에 있거나 하겠죠. 당연히 상담을 받으러 오지도 않을 겁니다.
오히려 예상 밖으로 상승하는 척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성격병리척도 중 AGGR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고 특히 HLH 성격 유형인 경우 실제 행동화 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폭력을 휘두르지 않아도 신체적인 위협이나 협박을 흔히 사용합니다.
DISC 성격병리척도가 동반상승하면 더욱 위험.
HLL 성격 유형의 남성인 경우
GM, ES 보충척도가 동시 상승(70T 이상)한 경우 마초적 기질이 농후하고 굉장히 완고하며 고집 또한 세기 때문에 상담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겉으로는 순응적으로 보이지만(특히 S척도 상승 시), insight가 없기 때문에 상담 진행에 애로가 많습니다.
함께 살펴본 것처럼 MMPI-2만 갖고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진단하려고 한다면 굉장히 좌절스러운 결과를 맞게 됩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반사회성 관련 척도가 상승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진단은 TCI의 반사회성 기질과 HLH, HLM, HLL 성격 유형 조합으로 하고 MMPI-2를 통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이들이 어떤 행동 양상을 보일지에 초점을 맞추어 formulation하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입니다.
태그 -
AGGR,
Cloninger,
DSM,
ES,
formulation,
GM,
HLH,
HLL,
HLM,
insight,
MMPI-2,
S척도,
TAT,
TCI,
경계선,
관계사고,
로샤,
박해망상,
반사회성,
반사회성 성격장애,
분열성,
사회적 민감성,
상담자,
성격장애,
연극성,
위험 회피,
자극 추구,
종합심리평가,
편집성 성격장애,
피해의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737
작년 말에 한 포스팅(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TCI) 간단 요약')에서 살짝 말씀드린 것처럼 TCI는 Personality Problem이 있는 수검자를 변별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2012년 8월에 종합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건 굉장히 어렵고 또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
'과연 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가')을 쓴 적이 있는데 어찌 보면 TCI가 종합심리평가의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질 유형과 성격 유형 구분을 위해서는 각각 기질 차원 중 3개(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성격 차원 중 3개(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를 사용합니다. 3분 분할점을 채택하여 기질 유형과 성격 유형 모두 27개의 유형(3 X 3 X 3)으로 분류되죠.
3분 분할점의 T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구분 T점수 범위 비율
High(높음) 55<T 30%
Medium(중간) 45<=T<=55 40%
Low(낮음) T<45 30%
이 3분 분할점에 따라 각각 27개의 기질 유형과 성격 유형이 나오고 그 중 전통적인 성격 장애 범주를 기질 유형에 따라 나누면,
자극 추구 위험 회피 사회적 민감성
반사회성(Antisocial) H L L
연극성(Histrionic) H L H
수동공격성(Passive-Aggressive) H H H
경계선(Borderline) H H L
강박성(Obsessional) L H L
분열성(Schizoid) L L L
안정된(Staid) L L H
수동의존성(Passive-Dependent) L H H
처럼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질 유형만 갖고 성격 장애를 진단할 수는 없고 성격의 성숙도(개인의 적응도, 성격 장애의 심각도)는 성격 척도 점수(자율성과 연대감)에 기초하여 판단합니다. 즉, 자율성 및 연대감 점수가 개인의 행동이 적응적인지 아닌지(혹은 성숙한지 미성숙한지)를 결정하고, 기질 유형이 개인의 행동 양식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TCI를 활용해 성격 문제를 평가할 때 먼저 성격 척도 중 자율성과 연대감 점수에 기초하여 개인의 성숙도와 성격 장애 가능성을 평가하고, 성격 장애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개인의 기질 유형을 통해 성격 장애의 하위 유형을 판단하게 됩니다.
해석 지침을 제시한다면
자율성 및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가 모두 30점 미만이거나 자율성과 연대감의 합산(TCI 결과지에 SC로 표시) 백분위 점수가 30점 미만인 경우, 적응상의 어려움을 보이고 미성숙하여 성격 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그 다음에 성격 장애의 구체적인 하위 유형은 기질 유형을 통해 판단하면 되고요.
그래서 성격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수검자에게는 선별 검사 도구로 TCI를 활용하여 일차 변별 진단을 해 보고 종합심리평가의 검사 도구를 활용해 내면의 역동을 기술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출처 : '기질 및 성격검사 매뉴얼 by (주) 마음사랑'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태그 -
Personality Problem,
TCI,
강박성,
경계선,
기질 유형,
반사회성,
변별 진단,
분열성,
사회적 민감성,
선결 검사 도구,
성격 유형,
성격 장애,
수동공격성,
수동의존성,
심리검사,
안정된,
연극성,
연대감,
위험 회피,
자극 추구,
자기 초월,
자율성,
종합심리평가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514
★★★★★
이미지 출처 :
YES24
제가 현장에서 심리치료 및 상담을 하는 임상가들에게 반드시 읽어볼 것(+소장)을 권하는 치료전문가용 서적 3종 세트가 있습니다.
지금 소개를 드리는 '정신분석적 진단'과 이전에 소개한 '
정신분석적 심리치료(2007)', '
정신분석적 사례이해(1999)'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 권의 책을 쓴 Nancy McWilliams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치료자 중 한 사람이면서 제 role model 중 한 명입니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어떤 교재도 치료의 효율성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경험한 심리치료가 주는 그런 종류의 마음 깊숙이 느껴지는 믿음을 제공해 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제가 이런 태도 때문에 Nancy McWilliams를 좋아합니다. ^^
Nancy McWilliams가 정신역동적 접근을 하는 치료자이기 때문에 그녀의 책 3권이 모두 '정신분석적'이라는 제목을 달고 출판되었지만 사실 상 그녀의 책은 오랜 임상경험이 녹아 있는 개념 충만한 책이기 때문에 자신의 직업 정체성이 정신분석과 전혀 상관이 없더라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제목 때문에 이 좋은 책을 접할 기회를 얻지 못한 분들도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Nancy McWilliams의 책 중 이 책이 가장 먼저 나온 책인데도 국내에는 가장 늦게 소개가 되어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특정한 흐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책을 쓴 순서대로 '진단' -> '사례 이해' -> '치료'의 순으로 읽었다면 맥락에 기초한 공부를 할 때 더 큰 도움을 받았을 것 같거든요.
앞서 번역된 다른 두 권의 책과 달리 '정남운', '이기련' 선생님이 번역을 하셨는데 '
지금-여기에서의 전이분석(1993)'에서 보여주신 깔끔한 번역 실력을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셔서 원래 Nancy McWilliams가 책을 쉽게 쓰는 편이기도 하지만 더욱 이해하기 좋게 나왔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1부에서는 진단이 왜 필요한지(정신역동적 접근을 하는 치료자라면 다소 뜻밖인 주장)에 대해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이 부분도 재미있습니다)하고 있고 성격 구조에 대해 발달 수준과 그 임상적 함의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 특징적인 것은 일차적(원시적) 방어 기제와 이차적(상위) 방위 기제를 아주 상세하게 설명한 것인데 풍부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어 방어 기제를 이해하는데 있어 더 할 나위없이 좋은 책입니다.
2부에서는 반사회성 성격, 자기애성 성격, 분열성 성격, 편집성 성격, 우울성 성격과 조증 성격, 피학성 성격, 강박성 성격, 연극성 성격, 해리성 성격 등 주요 성격을 '추동', '기질', '방어 기제', '대상관계', '자기', '전이와 역전이', '치료적 함의', '감별진단'의 구분에 따라 현장 치료자들이 확실히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현장에서 성격 문제를 가진 내담자를 많이 만나지만 성격 문제에 대해 참고할 만한 서적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 책 한 권이면 기본적인 감을 잡는데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Nancy McWilliams의 책을 소개할 때마다 제가 정신역동적 접근을 따르지 않는 치료자라고 해도 꼭 필독하시라고 말씀을 드립니다만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장 가치 천만 점의 책이며 임상가라면 꼭 한번은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으로 강추합니다.
덧. 이 책은 새 책으로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태그 -
Nancy McWilliams,
Psychoanalytic Diagnosis,
감별진단,
강박성,
기질,
대상관계,
반사회성,
방어 기제,
분열성,
상담자,
성격,
성격 구조,
성격 장애,
역전이,
연극성,
우울성,
이기련,
자기,
자기애성,
전이,
정남운,
정신분석적 진단,
정신역동적 접근,
조증,
추동,
치료자,
편집성,
피학성,
해리성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