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최소한 겉으로는 이분법을 찬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씁니다. 이분법에 입각한 사고를 하는 인물은 너무 극단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좀 더 온건한, 좀 더 유연한, 좀 더 포용적인 위치에 있는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고 싶어하죠.
하지만 이분법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우리 삶에 속속들이 파고 들어 체화된 나머지 자신이 이분법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거든요.
이 책에서는 우리의 사유체계와 일상 속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양극단'의 대립구도인 이분법을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 친미와 반미, 친일과 반일, 체제수호적 통일과 반체제적 통일, 국가와 개인, 공익과 사익, 중앙과 지방, 남성과 여성이 그것입니다. 익숙한 주제도 있고 조금은 낯설어서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이분법도 있습니다.
권용립(경성대 국제정치학 교수), 김진호(당대비평 편집주간), 김창엽(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김현민(홍익대 사진과 석사), 박홍규(영남대 법학과 교수), 윤평중(한신대 철학과 교수), 윤해동(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이우영(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황정미(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집필진입니다.
계간지 '당대비평'에서 단행본 시리즈로 내놓은 '당비생각' 중 한 권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04년에 나온 책이라서 시대 배경을 고려하고 읽어야 하고 쉬운 글체는 아니어서 읽을 때 집중이 필요한 책입니다.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지만 성별 이분법을 다룬 '성(性) 대결, 그 신화를 넘어서' 글꼭지에 담긴 문제들이 그 이후로 거의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깨달음에서 한숨이 나옵니다.
본인의 이분법적 사고 경향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지인께서 북 크로싱 해 주셔서 이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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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당대비평 편집위원회에서 단행본으로 내놓은 기획작으로 87년 이후 민주화는 과연 실패하였는가에 대한 화두를 정치, 법, 문화, 종교, 노동계, 언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논객들의 입을 빌어 분석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함께 한 필진은 다음과 같습니다(2007년 기준).
김우창 :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 :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상길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김두식 : 경북대 법대 교수
권인숙 :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
방현석 : 소설가,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호기 :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장하준 :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
김성태 : 자유기고가
임지현 : 한양대 사학과 교수
박노자 : 오슬로 국립대 교수(한국학)
김기봉 : 경기대 사학과 교수
김진호 :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이국운 : 한동대 법학과 교수
조계완 : 한겨레 21 기자
임영호 :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서동진 : 문화평론가
우석훈 : 성공회대 외래교수
보시다시피 꽤 쟁쟁한 분들도 많고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분들이 참여했더군요.
2007년이면 아직 참여정부 시절이고 MB 집권 전이기 때문에 어떻게 분석을 했고 어떤 전망들을 내놓았을까 궁금했는데 MB 이후 박근혜 정권인 지금에서 읽어도 통찰력있는 글꼭지들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김두식 교수의 '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 박노자, 임지현 교수의 대담인 '외길이 아닌 여러 갈래의 민주주의', 그리고 권인숙 교수의 '6월 민주화 항쟁, 그 이후에 찾은 질문들'이 특히 좋았습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들이 많았어요.
아 물론 전혀 동의할 수 없는 글(대표적인 것이 서동진 문화평론가의 '민주화 이후의 문화와 진보를 생각하며')도 있습니다. 평론가에 대한 제 선입견을 한층 강하게 만든 어이없는 글이었네요.
386 세대도 아니고 87년 민주화 항쟁의 핵심에서 살짝 벗어난 시기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지만 그래도 알건 알아야하겠기에 생각을 좀 넓혀보자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 독서였습니다.
세대가 어찌되었든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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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연의 영역'이 되어버린 자본주의를 '자유의 영역'인 민주주의가 충분히 견제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지 못한 실패의 파장은 너무도 컸다. 그것을 10년 뒤, 또 20년 뒤에 거듭 안타까워했어야 할 만큼.
* 우리나라 경제 정책은 분배의 문제도 전부 성장을 통해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합니다.
* 성장이냐 복지냐,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사회 공동체를 성장에 종속시키느냐, 아니면 공동체의 필요를 충족하는 가치에 중심을 두느냐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도덕의 강조는 분명 억압적인 담론입니다. 권력자나 시장에서 경제적인 강자들이 국가의 이익이나 전체 사회, 공공의 이익을 강조하면서 작은 이익이나 갈등의 분출을 억압하고 대안을 막는데 사용하면서 도덕이 이데올로기적인 기능을 합니다.
*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적 특수성으로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재정권이 경제 분야에서는 지극히 개입주의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제한하는 것이 민주주의적이고 심지어는 '진보적'인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 우리는 늘 정의로웠다, 우리는 늘 피해자였다, 우리는 가해자일 수 없다와 같은 말처럼 집단을 구별화시키고, 통합시키고, 집단으로서의 명분을 부여하는 데 집단적 정의감만큼 효과적인 게 없습니다.
*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은 프랑스 혁명 이래로 역사와 사회를 독해하는 오래된 문법이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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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은 이상 우리는 누구나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 가능하면 힘들지 않은 일, 하면서 재미있는 일, 남들보다 보람있고 좋은 평가를 받는 일을 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경제가 많이 어려워져서 일할 수 있는 자리만 주어져도 감지덕지인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평생 해야 할 일이라면 가능하면 위에서 나열한 특성들을 갖춘 일을 누구나 하고 싶을 겁니다.
심리학이 인기 있는 분야가 된 지금 심리학을 공부해서 심리학으로 먹고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했고 그러다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분들의 문의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픈 사람들은 심리학으로 큰 돈을 벌기는 어렵다는 정도는 대체로 알고 물어봅니다. 궁금한 건 이거죠. 자신이 지금 갖고 있는 호기심과 설레임, 열정을 계속 유지하면서 심리학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가.
보수 수준, 직업의 안정성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다분히 심리적인 속성만 놓고 본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재미나 보람, 열정을 주는 일을 찾아 헤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건 파랑새를 찾는 것과 같거든요.
우리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을 해도, 아무리 흥분되는 모험을 해도 그러한 즐거움을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다음과 같은 기준이 평생 할 일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질리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가'입니다.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 쉬운 부분과 힘든 부분을 갖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비율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질리지만 않을 수 있다면 결국은 그 안에서 다시 긍정적인 내용, 쉬운 내용, 즐거운 내용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제게는 심리학이 그렇고, 여행이 그렇고, 블로깅이 그렇고, 고양이가 그렇습니다.
심리학과 여행과 블로깅, 그리고 고양이는 질리지 않더군요. 아직까지는요.
그러니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을 한 방에 찾아주는 일을 찾기보다는 질리지 않아서 계속 꾸준히 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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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 선생의 글은 월덴 3에서도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2005)'와
'예수전(2009)'을 통해 두어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김규항 선생은 진보로 평가되는 인물들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항상 말씀드리지만 김규항 선생의 글에 대한 평가는 제 높은 선호도를 어느 정도 감안하여 보셔야 합니다.
이 책은 2005년 8월부터 2010년 3월까지 각종 매체에 실린 기고글과 일기, 각종 단상을 모아서 펴낸 것입니다. 연도 별로 글꼭지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왜냐?
출판사인 리더스하우스의 편집자도 서두에서 이야기하고 있듯이 사회적 맥락을 알고 읽어야만 글 속의 함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책은 길게 소개할 필요가 없는 책입니다. 김규항 선생의 글은 읽을 때마다 저를 변화시킵니다. 제 삶을 더 낫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요즘 구설수에 많이 오르는 진모씨의 화려하지만 뒷맛 쓴 글빨과는 그래서 차원을 달리한다고 평가합니다. 김규항 선생의 글은 곰씹어 볼수록 달고 몸에도 이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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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을 더 낫게 만들지 않는다면, 나라는 인간을 더 낫게 만들지 않는다면, 내 글은 아무것도 아니다. * 상대를 선생님이라 부르는 건 그에게서 배우겠다는 것이다. 진정한 예의는 아래로만 혹은 위로만 흐르지 않는다. 진정한 예의는 아래로도 위로도 흐른다. 그럴 때 예의는 비로소 품위가 된다. * 예수를 따르는 모든 사람은 지배 체제와 불화할 수 밖에 없다. 지배 체제와 불화하지도 않으면서 예수를 말하는 건 가소로운 일이다. 그런 자들은 실은 예수의 명성을 빌려 제 말을 할 뿐이다. * 회개란 교회에 안 가던 사람이 교회에 나가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뒤집는 것'이다. * 지금 우리의 적은 군사 파시즘이나 그 잔재들이 아니라 새로운 파시즘, 자본의 파시즘입니다. * 세상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건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제대로 된 눈, 즉 교양이다. 물론 교양은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정직한 태도에 기반을 두는 것이다. * 결국 세상에 대한 견해나 태도는 세상을 세로로 나누려는 세력과 가로로 나누려는 세력 간의 대립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진보적인 태도나 견해란 민족이나 국가로 은폐된 세상을 애써 계급으로 나누어보려는, 그 실체를 보려는 노력에서 출발한다. 그런 노력의 가장 실제적인 방해물이 이른바 '국익'이다. 국익이란 실은 지배계급의 이익이라는 것, 인민에게 필요한 건 국익이 아니라 계급의 이익이라는 생각이 확산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 오늘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는 극우 세력이 아니라 바로 개혁 우파 세력이다. 개혁 세력은 수구 세력의 도움으로 진보로 포장할 수 있었고 개혁이 진보를 자처하니 극우파인 수구는 아주 멀쩡한 보수로 행세할 수 있었다. * 실천으로 드러낼 수 없다면 다른 게 아니다. * 지배계급은 언제나 인민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개념 흐리기'를 사용한다. * 가난은 적게 소유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몫을 늘리는 보다 정당한 삶이며, 적은 땅을 사용하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태움으로써 파괴되어가는 지구에 생명의 도리를 다하는 보다 품위 있는 삶이다. * 오늘 한국 사회가 미궁에 빠지게 된 가장 주요한 원인은 민주화가 실은 자본화(신자유주의화)였다는 것, 그리고 대개의 사람들이 그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민주화를 통해 국가권력이 자본을 거느리는(박정희가 이병철을 거느리는) 지배 체제에서 자본이 국가권력을 거느리는(이건희가 노무현을 거느리는) 지배 체제로 변화했다. * 비폭력주의는 서재나 연구실이 아니라 현장에서, 당사자의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폭력 현장의 아픔과 당사자의 고통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비폭력주의는 폭력의 가장 영향력 있는 옹호자이자 당사자에겐 폭력보다 더 가혹한 폭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목숨이 위협당하고 있지 않다면 진정한 비폭력주의자가 아닙니다. * 우리가 늘 잊곤 하는 사실은, 세상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강력한 힘은 보수 반동적인 태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만큼이라도 어딘데' 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 민주화 이후, 혹은 김대중 정권 이후 본격화한 신자유주의 광풍이 가져온 여러 사회 변화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건 거의 모든 한국인들이 자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 신앙은 '하느님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의 종교 행위'가 아니라 성령의 활동, 즉 '하느님이 진행하는 역사에 인간이 참여하는 행위'인 것이다. * 사회적 비판은 그 사회에서 가장 악한 세력이 아니라 '그 사회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주요한 세력'에 집중되어야 한다. * 나눔은 고통에 처한 사람에 대한 연민에, 그 고통스러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불의한 사회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더해질 때 비로소 그 최소한의 꼴을 갖춘다. 나눔은 적선이나 자선이 아니라, 적선과 자선이 없는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나눔은 세상을 '나눔의 체제'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나눔은, 내 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행동이다. * 자유주의 우파는 먹고살 만한 양식 있는 시민들을 대변하지만, 좌파는 시민이라 불리면서도 시민으로서 인간적, 사회적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 대다수 인민을 대변한다. * 진실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은 입에 발린 말은 하지 않는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존경이든. * 노예는 주인의 호사는 당연하게 여기면서 다른 노예의 나은 처지는 참질 못한다. * 자유주의자는 자신의 양심을 건사하는 일만으로도 건전할 수 있지만 좌파는 다른 이의 양심까지 지켜내야 건전할 수 있다. * 듣기 싫든 좋든 그 말이 맞는가 틀리는가에 집중하면 돼. 그래야 똑똑한 사람이다. * 다른 생각을 할 줄 아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을 실제 삶에 실천하는 것. 그것을 지성이라 부른다.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특히 친노(노빠라 부르기는 저도 참 싫군요)들께서는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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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빠가 아닙니다. 노빠가 아니라고 굳이 밝히는 사람이야말로 노빠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만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 FTA 정책도,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도 찬성하지 않으며 잘못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제 감정은 누군가 전직 대통령들을 몽땅 모아놓고 뒤통수에 권총의 방아쇠를 당겨 한 명씩 처단한다면 죽이지 말라고 말리고 싶은 정도?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샜는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도 특별한 감상은 없습니다. 그냥 말 잘하고 글 잘쓰고 똑똑한 사람이라는 정도.
비교가 좀 우습기는 하지만 글 잘쓰는 세 사람, 장하준, 유시민, 진중권을 한 자리에서 평가해 본다면 제 개인적인 거리감은,
장하준 ------------------------------- 유시민 ----------- 진중권
정도 됩니다. 실제로 유시민은 이 책에서 장하준 교수와도 분명히 선을 긋고 있더군요.
그러면 왜 이 책을 샀느냐,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너무 쉽게 얻어졌으며 그 댓가를 충분히 치르지 못했다는 유시민 전 장관의 진단에 동의(책 제목인 후불제 민주주의가 이런 의미에서 붙여졌죠)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근원적인 기초인 헌법을 어떻게 디벼봤는지 궁금해서였습니다.
이 책은 유시민 전 장관이 자신을, 기존의 정보와 자료를 먹기 좋게 취합하고 양념해서 내놓는 '지식소매상'이라고 소개했듯이 그야말로 헌법을 일반인 누구나 먹기 좋게 잘 요리해 놓은 책입니다.
행복, 자유, 주권, 존재와 당위, 진보와 보수, 파시즘, 경쟁, 국가, 복지, 애국자, 국가 정체성, 법치주의, 종교, 인권 등 그야말로 민주주의에 속하는 요소들을 헌법을 갖고 감칠맛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글솜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정도에서 그쳤으면 별 5개로 평가하려고 했는데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한 개 깎았습니다. ^^;;;
글 속에서 2MB 정부의 역주행에 대한 분노가 잘 갈무리되지 못하고 묻어나는 건 그래도 순수하다고 이해할 만 한데, 장하준, 최장집 교수의 견해를 흠집내면서까지 참여정부의 공을 방어하려고 시도하는 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조중동문'의 음해 공작으로 국민의 오해를 듬뿍 받은 것에 대한 억울함은 이해하나 수필집을 읽다가 갑자기 대자보가 끼어든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쪼~금 불편하더군요.
그래도 후반부에 우리나라 정치 풍토와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속살 그대로 폭로하는 내용들은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유시민 전 장관의 생각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간에 이 암울한 민주주의 역주행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들에게 일독을 권하고픈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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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MB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는지 궁금하십니까? 왜 공정택이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되었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면 이 책을 보십시오(무슨 약장수도 아니고... -_-;;;)
타는 듯한 갈증을 달래주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지만 한 모금의 시원한 청량음료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은
'리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딱 한번 읽은 책이라서 상태는 양호합니다. 다만 밑줄 그은 부분이 좀 많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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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 교육감 선거 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따르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현상을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하던 차에 미국의 진보 세력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이유에 대해 탁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책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프레임(frame)'이었습니다.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것은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고 프레임은 언어로 작동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을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가 요구된다는 것이죠. 그러니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르게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의 보수 세력은 '엄격한 아버지의 가족(strict father family)' 가치관을 따르고 진보 세력은 '자상한 부모의 가족(nurturant parents family)' 가치관을 따른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경우 이 모델로 상당히 많은 정치 현상이 명쾌하게 설명됩니다.
딱 우리나라의 상황에 들어맞는 모델은 아니지만 시청 앞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조지 부시를 찬양하는 어르신네들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납득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은 힘이 있는 아버지요, 거역해서는 안 될 존재요, 거역하면 처벌을 받게 되니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체성과 가치관, 동일시하고 싶은 대상에게 투표를 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노동자 계급에 속하더라도 기득권 세력, 부자에게 동일시하고 있다면 한나라당에 아낌없이 표를 던지는 것입니다. 이건 그들이 불합리한 존재라서가 아니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사람들이 어느 하나의 정체성과 가치관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다른 모델이 작동하도록 프레임을 구성해야 합니다. 이번 광우병 쇠고기 사태에서 우리는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촛볼을 들었던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보았습니다. 이처럼 평소에는 수동적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가치관이 정치적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조지 레이코프는 20세기 언어학의 대가인 촘스키의 제자로 '언어학 전쟁'을 일으킨, 그 쪽 바닥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입니다. 촘스키가 인간의 감각 경험과 상관 없이 존재하는 보편적인 통사 법칙이 모든 언어의 기저에 존재하며, 이를 발견하는 것이 언어학의 목적이라는 입장이었던 데 반해, 레이코프는 언어가 본질적으로 마음의 작용이며 신체와 감각 기관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지요. 소위 합리주의와 경험주의의 한바탕 전쟁이었던 셈입니다. 뭐 실질적으로는 촘스키의 승리였다고 할 수 있지만 레이코프는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 '인지언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시하고 연구 결과를 정치 현상에 접목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은 제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 확실히 깨달았다는 것이죠. ^^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코끼리는 생각하면 안 돼'라고 이해해서 처음에 한참 헷갈렸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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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제목은 붙였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고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은 진실'을 읽으면서 제가 잘 몰랐던 혹은 헷갈렸던 용어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펀드 수수료와 보수 : 펀드 가입 시 가장 중요하게 체크해야 할 사항이죠.
-> 판매사의 입장에서는 해외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 국내 펀드를 파는 것보다 이윤이 많이 남습니다.
1. 수수료
: 펀드 운용과 판매에 대한 대가로 운용사와 판매사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일회성 비용임. 선취 수수료와 후취 수수료로 나뉨.
-> 장기 투자자에게는 선취 수수료가 유리하나 반대로 단기 투자자에게는 불리함.
2. 보수
: 펀드 관리에 대한 대가로 펀드 가입기간에 지속적으로 지불하는 비용이며 대부분 일별 계산하여 분기별로 정산함. 펀드 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는 대가로 받는 '운용 보수'와 펀드 자산을 보관, 관리해주는 대가로 수탁금융회사가 받는 '수탁 보수'가 있음.
* 금융회사 직원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
: 내부 징계. -_-;;;
* 역내 펀드와 역외 펀드
- 역외 펀드 :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해외에 적(주소)을 두고 있는 펀드. 환위험에 신경을 써야 함.
- 역내 펀드 :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국내에 적(주소)을 두고 있는 펀드. 환위험을 걱정할 필요 없음.
* 인덱스 펀드와 상장지수 펀드
- 인덱스 펀드 : 종합주가지수와 연동되어 지수가 오른 만큼 펀드 수익률이 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펀드
-> 일반 펀드에 비해 비용(수수료와 보수)이 저렴
- 상장지수 펀드
: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인덱스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는 펀드. 장기 주자에 이용하는 것이 좋음.
* ELS, ELF, ELD
- ELF : ELS를 펀드 형태로 만든 것. ELS와 마찬가지로 증권회사에서 판매. 예금자 보호, 원금 보장 안 됨.
- ELD : ELS를 예금 형태로 만든 것. 은행에서 판매. 예금자 보호, 원금 보장이 됨. 대신 수익률이 낮음.
* 공모 펀드와 사모 펀드
- 공모 펀드 :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방식
- 사모 펀드 :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금액을 모으는 방식
* 원리금균등상환 방식 VS. 원금균등상환 방식
- 원리금균등상환 방식 : 원금과 이자를 합해서 매월 동일한 금액을 상환하는 방법
- 원금균등상환 방식 : 원금은 대출기간 내내 균등하지만 이자는 매월 상환된 원금을 제외하고 상환하는 방법
-> 초기에 내는 부담은 더 크지만 매월 납입하는 금액이 줄어들게 됨. 훨씬 유리함.
출처 :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중 일부 내용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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