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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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감독의 2014년 작입니다.
영화광이 아니라면 잘 모를 이 긴 이름의 감독은 '아모레스 페로스'라는 작품으로 2000년 깐느 영화제 비평가 주간 그랑프리를 비롯해 세계 영화제의 주요상을 휩쓸면서 화려하게 데뷔를 했고 2003년에는 숀 펜과 '21그램'을 찍고, 2006년에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바벨'로 칸느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까지 수상한 실력파입니다.
영상미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자기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살아있는 영화를 만드는 걸로 유명한데 2014년 작 '버드맨'에서 다시 한번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죠. 이 영화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4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배트맨의 원조 히어로 마이클 키튼이 일생 일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지만(원조 배트맨이 은퇴한 버드맨을 연기하다니 이거 감독이 의도한 건가요?) 스티븐 호킹과 120% 싱크로율을 보여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에게 밀렸습니다;;;;
이 감독의 작품들이 하나같이 좀 어렵기 때문에 버드맨도 그럴꺼라 예상은 했지만 확실히 쉬운 영화는 아니네요. 현실과 환상이 잘 구분되지 않기도 하고 배우들의 연기선도 잘 따라가야 길을 잃지 않습니다.
영상미도, 배우들의 내면 연기도 좋았지만 사실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BGM으로 깔리는 드럼 연주였는데요. 버드맨으로 화했을 때의 달달한 배경 음악과 분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몰입도를 증폭시킵니다. 특히 갈등의 고조를 신호하는 확실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백 스테이지의 어두운 통로를 따라가면 울려 퍼지는 드럼 솔로는 정말 최고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들으면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아직 위플래쉬를 못 봤는데 그 광기의 드럼 연주를 듣기 전에 이 영화를 먼저 봐서 다행이네요.
덧. 그건 그렇고 포스터의 버드맨은 왠지 독수리 5형제의 2호를 닮은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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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 3에서도 그렇고 사적인 자리에서도 그렇고 제 군 복무 시절 병과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것 같은데 사실 저는 기갑 병과 출신입니다. 주특기가 전차는 아니고 장갑차 조종수였지만요. 광주기갑학교에서는 K288 장갑차를 몰면서 후반기 교육을 받았고요.
그래서 왠지 모르게 이 영화에서 풍기는 느낌이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무한궤도라고 불리는 캐터필러도 그렇고 전세계 기갑 병과의 공통마크인 삼색 삼각형도 그렇고요. 영화에서 대전차 지뢰를 밟아서 Fury의 궤도가 끊어졌을 때는 저도 모르게 안구에 습기가. ㅠ.ㅠ
이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16년 만에 돌아온 묵직한 전쟁 영화라는 평을 듣고 있는데 전차(일반인들은 탱크라고 하지만 기갑병은 전차라고 부릅니다)가 주는 남성미도 그렇거니와 '워 대디'로 분한 브래드 피트와 전차의 캐미가 멋지거든요.
최근 헐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성, 로건 레먼이 전쟁의 참상을 겪으면서 여리디 여린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연기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포수 '바이블' 역할을 맡은 샤이아 라보프의 연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전쟁의 공포를 워 대디를 향한 무한 신뢰와 신앙으로 극복하고자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흠칫흠칫 묻어나오는 두려움을 잘 표현했거든요.
전투 장면이 여러 번 나오지만 티거 전차와 일대 일로 맞붙은 게 가장 숨막히더군요. 100mm 전면 장갑판으로 무장되어 있어 셔먼 전차의 76mm 주포로는 관통할 수가 없거든요. 그나마 한 대 뿐이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죠.
전차전을 보면서 폐소공포까지 느꼈다는 관람평이 많던데 저는 오히려 셔먼 전차의 내부가 너무 넓어서 놀랐습니다. 장갑판이 두껍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아마 현대 전차의 내부를 보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브래드 피트 정도의 몸집으로는 들어가기도 힘들죠. 내부가 너무 협소해서 기갑병은 체구가 왜소한 병력 중에서 선발할 정도니까요. 그래서 기본 화기도 권총입니다. 군 생활 할 때 장교들이 굉장히 기분 나빠했죠. 기갑병과의 병력은 이등병도 권총에 항공잠바를 지급받으니까요.
전투씬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못 미치지만 저는 예전 군 생활을 추억하면서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갑병과 출신에게는 추천드리고 밀덕이나 전차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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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패터슨 감독의 2004년 작 트로이(Troy)입니다.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봤습니다.
볼프강 패터슨 감독은 아웃 브레이크(1995), 에어포스 원(1997), 퍼펙트 스톰(2000) 등의 영화를 감독했는데 재난영화 전문 감독답게 이 영화 이후에 포세이돈이라는 타이타닉 같은 재난 영화를 한 편 더 감독했지만 2006년 이후로는 아직까지 새로운 작품이 없습니다.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인 Plan B 엔터테인먼트의 첫 제작 영화가 바로 이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찰리와 초컬릿 공장(2005)', '디파티드(2006)', '킥 애스(2010)' 등을 잇달아 제작해서 꽤 성공했습니다. 브래드 피트는 제작사의 이름처럼 영상화가 어렵거나 인상적인 실력을 지닌 신인감독이 맡아 제작하는 작품들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죠.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가 제작한 영화라서 그런지 브래드 피트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배역이자 가장 멋지게 나오는 아킬레스 역을 맡았죠. 올랜도 블룸이 트로이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고가는 철딱서니 파리스 왕자 역을 맡았는데 아직 연기의 물이 덜 올랐던 시기라서 그런지 조금 어설픕니다. 그래도 헥토르 역의 에릭 바나를 비롯해 브렌든 글리슨, 브라이언 콕스, 피터 오툴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뒤를 받쳐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연기는 볼 만 했습니다.
하지만 나름 전쟁영화인데도 스케일이 생각보다 작은데다 워낙 내용이 뻔한 트로이 전쟁이라서 참신함이 없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뭐가 어떻게 될 것인지 뻔히 보여서 기대감이 사라지더군요.
그래서 별로 좋게 평가하기 어렵더군요. 그저 아킬레스 킹왕짱~ 뭐 이런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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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예전에 남북전쟁 이전에는 남부와 북부에서 살던 흑인들의 처지가 완전히 다를테니 북부에서 자유롭게 살던 흑인들을 남부로 납치해서 팔아먹는 놈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잠시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 일이 있었더군요;;;;;
1808년에 노예 수입이 금지된 것과 상반되게 1790년에 6개에 불과하던 노예주는 계속 늘고 있었기 때문(링컨이 노예해방을 선언하던 1863년에는 15개까지 늘어났음)에 노예 수요가 부족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죠.
그래서 미국 내 자유주에서 흑인 자유인을 노예주로 납치해 와 팔아먹는 납치 사건이 횡행하게 됩니다.
왕년의 명배우 스티브 맥퀸이 감독하여 만들어 내 이 묵직한 영화는 바로 이 납치 사건 실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유주인 뉴욕주에서 바이올린 연주가로 활약하면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던 솔로몬 노섭이라는 자유인이 1941년 백인들에게 공연 제안(사실은 미끼)을 받고 따라간 워싱턴에서 납치되어 루이지애나로 팔려가 하루 아침에 노예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12년의 지옥같은 생활을 견디고 노예제에 반대하던 한 백인 캐나다인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구출되면서 1853년 1월 가족의 품으로 귀환하게 되고 1년 뒤 동명 소설을 출판하게 되죠. 이 영화는 그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솔로몬 노섭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캐나다인으로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는데 브래드 피트가 운영하는 제작사 플랜 비가 바로 이 영화를 만든 제작사입니다.
헐리우드의 상업성을 맨날 욕하면서도 그들의 저력에 탄복하게 되는 건 자신들의 치부를 낱낱이 드러내는 민감한 소재인데도 과감하게 만들어 내는 뚝심이 있기 때문이죠(물론 한편에는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을 것 같지만요).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명연기로 유명한 치웨텔 에지오포가 솔로몬 노섭 역을 맡아서 열연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인간적인 양심과 남부 백인 농장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갈등하는 역을 잘 소화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이 역을 따내기 위해 정식으로 오디션을 봤다고 합니다;;;), 뼛속까지 인종차별주의자인 악랄한 농장주 역할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 그리고 이 영화 한 편으로 일약 헐리우드가 주목하는 핫한 여배우로 뛰어오른 루피타 니뇽오의 연기도 소름 돋더군요.
묵직한 주제, 중후하면서도 강렬한 연기, 거기에 한스 짐머가 담아낸 아름다운 음악까지 뭐 하나 나무랄 곳이 없는 영화입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한 인간의 숭고한 투쟁을 다룬 영화 '노예 12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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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만 봐도 화려하기 짝이 없는 초 호화 배역을 자랑하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초반에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뒤로 가면서 아스트랄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에요.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본 뒤 그제서야 감독이 코엔 형제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는 '아항~ 그러면 그렇지'라고 무릎을 쳤다는...
그런데 왠지 코엔 형제의 영화 같지않은 이질감이 느껴졌어요. 복잡하면서도 치밀하게 얽힌 관계가 코엔 형제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뭔가 있을 법 하지 않은 상황에서 느닷없이 뒤통수를 치는 한 방이 장기인데 이 영화는 허무 개그 스타일(이거 스포일러라서 이야기를 할 수도 없으니)이에요.
오히려 이 영화에서 볼만한 건 브래드 피트와 조지 클루니의 연기 변신입니다. 브래드 피트가 100점, 조지 클루니가 80점 정도 되는데 브래드 피트는 정말 제대로에요. 사실 브래드 피트는 세븐 이후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대단한 변신을 보여줍니다.
그렇다고 해도 브래드 피트의 연기 변신을 보라고 추천은 못하겠네요.
보고 나면 확실히 허탈해지는 것만은 보장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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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로 태어나 갓난아이로 죽는다는 기상천외한 상상을 처음 소설로 쓴 사람을 알고 보니 바로 F. 스콧 피츠제럴드였네요. 그가 1920년대에 쓴 동명의 단편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정말 독특합니다. '포레스트 검프'의 각본을 쓴 에릭 로스가 각본 작업에 참여해서그런지 벤자민 버튼이라는 인물의 거꾸로 가는 인생을, 속도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매 순간 순간을 충분히 머무르면서 나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늙어서 태어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어려지는 것이니 점점 좋아지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계속 세상을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살아간다는 것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요?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의 힘에 의해 점점 멀어지는 느낌은 또 어떨까요? 그렇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사람의 심경은 어떨까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면서 알차게 살자" ^^;;;(결론이 어째 영~)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이상하게도 케이트 블란쳇과 틸다 스윈튼을 헷갈렸는데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전혀 다른 배우였더군요. 당연하지만... -_-;;;
케이트 블란쳇이 너무 예쁘게 나와서 그런지 확실히 구분할 수 있겠더군요. ^^;;
두 배우를 구분하게 되어서도 기쁘지만 둘 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데 한 작품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저는 원래 한 인물의 인생을 다루는 영화를 좋아합니다만 자칫 하면 늘어지거나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 상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휙휙 넘어가서 진지한 맛이 떨어지는데 이 영화는 편집을 잘해서 그런지 장면 장면의 군더더기가 하나 없고 매끄럽게 연결되는 것이 보면서도 참 좋았습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강력 추천합니다.
덧. 이 포스팅을 하면서 보니 '브래드 피트'가 63년 생이더군요. 세상에. 정말 심하게 동안이네요. 부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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