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맥도널드에서 스웨덴 한정으로 11월 말까지 비건 버거(일명 맥비건)를 판매하며 그 결과에 따라 세계 전 지점으로 메뉴 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전해듣고 한껏 고무되었는데 점심 때 쯤 반려인이 스무디킹도 비건 베이커리를 오픈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직은 턱도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비건들의 선택권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당연하겠지만 스무디킹의 비건 베이커리는 우유, 달걀, 버터를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성 재료의 미사용, GMO 미사용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 영국 채식협회의 인증을 획득했다고 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신 메뉴 두 가지를 구매해서 시식해 봤습니다.
블루베리 크럼블 케익(4,000 원)입니다. 통 블루베리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식감은 괜찮은 편이지만 설탕이 많이 들어갔는지 너무 단 것이 단점입니다.
당근 호두 머핀(3,100 원)인데 맛은 괜찮지만 블루베리 크럼블 케익과는 반대로 식감이 너무 퍽퍽합니다.
매장에서 따뜻하게 데운 메뉴를 맛본 반려인 말로는 기대보다 맛있었다고 하는데 저는 식은 상태의 케익을 맛보았기 때문에 퍼석거리는 식감이 강해서 살짝 비호감이었습니다.
가능하면 매장에서 음료와 함께 따뜻하게 즐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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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들이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는 곳의 수가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는 곳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비건들에게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비건 전용 레스토랑의 메뉴는 구성 자체가 아무래도 비채식인들에게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비건과 비채식인이 함께 식사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음식도 맛나고 분위기도 깔끔한 음식점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살롱 딜리셔스는 발군이라고 할 수 있죠.
살롱 딜리셔스(Salon Delicious)의 가장 큰 문제는 겉에서 보기에 전혀 들어가보고 싶은 비쥬얼이 아니라는 겁니다;;; 상호도 창문에 있는 네온사인 하나가 유일해서 처음 오는 분들은 대체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짐작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많이 봐줘야 술집 비슷해 보이거든요.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정면에 오픈 주방도 보이고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항상 있기 때문에 '아 레스토랑이구나'하고 알게 됩니다. 그래도 여전히 뭐 하던 가게를 개조한 것인지 궁금증은 생기네요.
이 날 굉장히 시장했던 상태인데다 비건이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지 않은지라 그런 곳을 만나면 무리하게 이것저것 시키는 병이 또 도졌습니다.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먼저 나오는 토마토 스프와 식전빵입니다. 무엇을 주문하든 무조건 나오는 것 같은데 이게 나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음식량을 조절해서 주문했겠습니다만 이미 늦었습니다. ㅠ.ㅠ
스프는 양이 많지 않은 대신 향미가 강하고 식욕을 확 돋울 정도로 간이 좀 센 편이었습니다. 혀가 워밍업되는 느낌이라서 저는 좋았습니다.
식전빵은 식감이 좋고 따뜻해서 다음으로 나올 음식이 기대되더군요.
맨 먼저 나온 콘또띠아 버섯 샐러드(14,000원)입니다. 옥수수 또띠아 위에 버섯과 방울 토마토, 각종 채소와 루꼴라를 올린 비쥬얼입니다. 피자처럼 나와서 처음에는 주문이 잘못 들어간 줄 알았습니다. 식전 샐러드로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요리 대신 주문해도 충분합니다. 다른 요리가 많아 남기는 바람에 결국 포장해서 집으로 갖고 왔습니다. 맛은 좀 짭짤한 편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맛있었습니다만. 다시 주문할 의사 있습니다.
비건들에게
살롱 딜리셔스의 주력 메뉴로 널리 알려져 있는 비건 버거(9,000원)입니다.
3,500원을 추가하면 세트 메뉴로 주문할 수 있는데 감자 튀김과 탄산 음료가 함께 나옵니다(점심 시간에는 감자 튀김 기본 제공). 버거는 패티가 마음에 들었는데 너무 퍽퍽하지도 않고 비린내도 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식감이 괜찮았습니다. 대신
빵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흡사 고등학교 매점에서 파는 햄버거에 사용하는 빵 같더군요.
오히려
기대 이상이었던 건 감자 튀김이었습니다. 너무 기름지지도, 너무 퍼석거리지 않으면서도 너무 짜지 않은 게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따로 메뉴를 만들어서 맥주 안주로 팔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메뉴를 보니 쌀롱치즈포테이토라는 12,000 원짜리 메뉴가 따로 있네요. 역시나.
코코넛 크림 파스타(13,000 원)입니다. 고명으로 얹은 루꼴라도 아주 신선하지만 면발이 탱탱하고 잘 삶아져서 맛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살롱 딜리셔스의 음식은 식감이 훌륭한 편이네요. 코코넛 크림은 첫맛은 좀 느끼하지만 먹을수록 혀에 착착 감기는 뒷맛이 매력적입니다. 나중에 빵을 찍어 먹어도 맛있겠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이 날 먹은 음식 전체샷입니다. 모든 음식이 비건 메뉴인데 딱히 그런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맛과 식감을 자랑합니다. 그 덕에 무리할 정도로 과식한 날이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따로 표시가 되어 있어 선택하기 쉽습니다. 비채식인이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더 많기 때문에 함께 식사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습니다. 코코넛 커리도 유명하던데 다음에는 이걸 try해 볼 예정입니다.
살롱 딜리셔스의 영업 시간은 11시 30분에서 밤 11시까지(마지막 주문이 밤 10시)이며 오후 3시에서 5시까지는 break time입니다.
일요일이 휴무일이고요.
가시는 길은 합정역 8번 출구로 나와 마포한강 푸르지오 아파트를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끼고 돌아 두 블럭 정도 들어가면 됩니다.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한적하기 때문에 초행길에는 찾기 좀 어렵지만 일단 한번 가 본 뒤에는 다시 찾아가기에는 쉬운 곳입니다.
살롱 딜리셔스에서 식사 후 맥주로 입가심하면서 2차까지 달리셔도 좋고 식사만 하신 뒤 근처에 독특한 지하 공간으로 유명한 드립커피 전문점 'Belief Coffee Roasters'가 있으니 커피 한 잔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살롱 딜리셔스 추천합니다. 합정역을 비롯해 인근에 갈 일이 있을 때 애정하는 곳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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