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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이은 주제 사라마구의 또 하나 걸작입니다.
상황 묘사보다는 심리 묘사에 더욱 치중한 바람에 내용 이해가 조금 더 어려워졌습니다. 문단을 잘 나누지 않고 대화를 따옴표로 처리하지 않는 작가의 문체 특성도 그 어려움에 여전히 한 몫 하고요. 흐름을 잘 타면서 읽어야 하는 소설이죠.
눈먼 자들의 도시가 가식적인 인간의 내면을 후벼팠다면 눈뜬 자들의 도시는 인간의 권력욕이 얼마나 추악한 지 낱낱이 드러냅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였던 수도에서 4년 뒤 실시된 어느 투표에서 70%가 넘는 시민들이 기권표도 아닌 백지표를 던집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장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죠. 브라보~ 우리나라 정치를 생각할 때마다 온 국민이 이렇게 정치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잠시 대리 만족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기존 정치세력은 이것을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와 위협으로 간주하고 원인 색출에 나섭니다. 나중에는 수도를 옮기고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봉쇄하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시민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일관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 와중에 4년 전 백색 실명 질병 당시 눈이 멀지 않았던 안과 의사의 아내와 이 문제의 관련성에 대한 투서가 날아듭니다. 당연히 전혀 관계가 없지만 이미 실컷 당황한 정부는 희생양이 필요하죠. 그래서 수사팀을 도시로 투입합니다. 정부의 명령은 사실 상 수사가 아니라 증거 조작이죠. 그리고 수사팀의 책임자인 경정이 이를 양심의 힘으로 거부합니다. 그리고.... (결말을 말씀드리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여기까지)
역자가 후기에서 날카롭게 지적하듯이 이 책은 "짖자, 개가 말했다. - 목소리들의 책에서 -'라는 문구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도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나는 개짖는 소리가 싫어"입니다. 저도 이 연결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대중이 눈을 뜬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짖는 소리가 싫은 일부의 비타협과 비동조만으로도 민주주의는 언제든 침해, 조작, 선동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민주주의의 참담한 현실만을 알려주고 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작가에게 서운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행동은 눈뜬 자들에게 맡겨진 것이겠지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백지표로 정치인들을 심판할 수 있을만큼 시민 의식이 성숙되었으면 좋겠네요.
강력 추천합니다. 특히 주제 사라마구의 팬이거나 눈먼 자들의 도시를 재미나게 읽은 분들에게.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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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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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돌이들의 백돌이를 찾아라.눈먼 자들의 도시. 그 4년후 얘기다. 투표로 시작한다. 결과는 백지투표 80%. 정부는 주동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찾지 못하고, 하루밤 사이에 도시를 비워..
★★★★☆
이미지 출처 : YES24
꽤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 '월덴 3'의 이름을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이 책 'Walden'에서 따온 거라고 생각하시더군요.
전에 '풍림화산'님이 물어본 적이 있어서 답변해 드린 적이 있지만 제 블로그 '월덴 3'는 Skinner라는 심리학자가 쓴 소설인 '월덴 투'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미 월덴 투가 있으니 나는 월덴 쓰리로 하지 뭐'라고 그냥 이름을 붙였다는... -_-;;; 매우 싱거운 이야기입니다. 뭐 그건 그렇고요.
이 책의 저자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이 책과 '시민의 불복종' 단 두 권의 책을 썼지만 에머슨을 능가하는 사상가로 추앙을 받는 사람입니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을 나온 엘리트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틀에 박힌 성공가도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고향인 콩코드 근처의 월든 호숫가에서 손수 집을 짓고 철저히 자급자족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살았던 2년을 기록한 책입니다.
93년에 첫 번역판이 나왔고 이 책은 개정 2판입니다. 소리소문 없이 사람들에게 읽히는 스테디 셀러이죠.
처음에는 완전한 자급자족의 생활이란 어떤 것일까에 대한 호기심으로 첫 장을 넘겼고, 초반에는 세상과 소비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위트에 감탄하며 읽었으며 중반에는 변화하는 월든 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동물에 대한 소로우의 아름다운 필치와 묘사를 즐겼고 마지막에는 사람이란 어떻게 사는가에 대한 소로우의 정신세계를 엿보는 즐거움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480페이지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읽는 동안 마치 아름다운 월든 호수에서 소로우와 함께 생활을 한 것 같아 멋진 휴가라도 다녀온 기분입니다.
정신없이 달려왔지만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점점 자신이 없어지는 분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 회의가 드는 분들,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새로운 길잡이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저는 제가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소로우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음률이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와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진심으로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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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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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삶과 시골의 삶을 생각하며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은 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이 책 속에는 아이들과 토론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주제들이 참 많다. 그러나 적당한 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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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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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leeyoon.com 참 궁금한것도 많지.. 스릴러나 공포영화를 보면 '너의 호기심이 죽음을 불렀다.' 라는 대사 참 많이 나오는데, 설마 호기심에 책 읽다가 죽지는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