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전에 올린 포스팅 중에
'심리평가보고서 작성의 ABC'라는 글이 있습니다.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 쓸 것인지 참고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B(기술, description), A -> B(설명, explanation), B -> C(예측, prediction)를 염두에 두고 쓰면 좋다는 내용이었죠.
물론 A -> B -> C를 모두 담아낼 수 있으면 가장 좋은 심리평가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수검자의 현재 심리 상태 뿐 아니라 이러한 상태를 야기한 가장 신빙성 있는 원인을 찾아 설명하고, 게다가 향후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러한 상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측한 후 어떠한 개입을 해야 하는지, 제언까지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결국 평가자는 심리평가의 어떤 요소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인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기술하는 것에 주안점을 둘 것인지, 가설을 검증해 원인을 밝혀내는 쪽에 집중할 것인지, 경과의 진행 여부를 추적하기 위해 최대한 가능성이 높은 예측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굳이 선택을 해야 한다면 상담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심리평가에만 주력하는 임상가들과 달리 상담자는 주로 하는 업무가 상담이고 심리평가는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에서 실시하게 됩니다.
저는 상담자가 심리평가를 실시한 후 심리평가보고서를 쓸 때 A -> B 보다는 B -> C에 집중하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사람의 심리는 물리적인 현상이 아니라서 정확한 인과 관계를 밝히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설사 가능하더라도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명하게 드러나지도 않는 원인 찾기에만 집착하다보면 검사 결과가 아닌 상담 내용이나 배경 정보 등의 비검사 결과를 갖고 소설을 쓰게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A -> B가 아닌 B -> C에 집중한다는 건 수검자에게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고, 그러한 어려움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까지 진행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개입을 해야 하는지를 다루겠다는 것이니, 내담자를 도와 내담자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상담자의 마음 자세와 맞기도 하고 무엇보다 수검자의 심리 상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예측하려면 변별 가설을 정확하게 세워야 하기 때문에 심리평가를 위한 가설 설정을 위한 공부에도 절로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상담자는 심리평가보고서를 쓸 때 A -> B 보다는 B -> C를 좀 더 비중있게 다루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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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학 저술가 데이비드 오웰이 쓴 '거의 모든 것의 미래(Apollo's Arrow, 2010)'를 북 크로싱합니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예측모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도 답게 날씨, 건강, 경제, 이렇게 세 분야에서 예측이 가능한지를 최신 연구에 근거해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책입니다.
예측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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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의 최종 결과는 심리평가보고서입니다.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심리평가를 실시한 것이 아닙니다.
어쨌거나 심리평가보고서가 심리평가의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니만큼 심리평가를 실시한 이유를 정확히 알고 실시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의뢰 사유를 명확히 한 상태에서 심리평가를 실시했어야 합니다. 변별 진단을 위해서인지, 지적 장애 판정을 위한 지능 지수 산출이 필요해서인지, 현재 피검자가 경험하고 있는 우울감이 어느 정도로 심한 것인지 등등.
그런데 그냥 단순히 의뢰 사유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피검자를 괴롭힌(?) 댓가로는 뭔가 부족하죠. 그래서 다음과 같은 이유를 생각하면서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면 좋습니다.
일명 ABC 모델에 맞춘 심리평가보고서 작성입니다. 인지 행동 치료의 ABC 모형과는 상관없습니다. 그냥 구분을 쉽게 하기 위해 가져다 쓴 것 뿐입니다.
A -> B -> C
A: Explanation(설명)
B: Description(기술)
C: Prediction(예측)
가장 먼저 설명드릴 부분은 B입니다. 기술(description)하기 위해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현재 피검자가 다양한 심리측정영역에서 어떤 상태인지를 기술하는 것이죠. 지능이 얼마이고, 정서 상태는 어떻고, 주의력은 어떻고 등등. 아무리 엉터리 보고서라도 B에 해당하는 기술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근거에 기반해야 합니다. 기술도 제대로 되지 않은 걸 심리평가보고서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 다음은 A입니다. 설명(Explanation)을 하기 위해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겁니다. 단순히 피검자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기술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추론과 가설을 설정하고 심리검사 결과를 통해 검증해서 원인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겁니다. 왜 이 피검자에게 발표 불안이 생겼는지, tic 증상이 왜 더 심해지는지 등에 대한 원인을 알려주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좋은 심리평가보고서는 최소한 B(기술)와 A(설명)가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C입니다. 예측(Prediction)까지 하는 것이죠. 현재 피검자의 심리 상태 기술과 원인 설명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상태가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지,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어떠한 개입을 해야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예상과 제언 부분까지 포함하는 것이 C에 해당합니다.
A, B, C 모두를 포함할 수는 없다고 해도 최소한 B, 가능하면 A -> B, 목표는 A -> B -> C를 모두 포함하게끔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토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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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앨빈 토플러, 아서 클라크와 함께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꼽히는 W. Warren Wager가 쓴 책입니다.
안타깝게도 2004년에 타계한 저자는 이미 1974년부터 재직하던 빙엄턴 대학에서 미래학 강의를 해왔고 평생에 걸친 미래사 연구의 정수를 담아 1989년에 이 책의 초판을 펴냈습니다. 이후 1992년과 1999년 두 번에 걸쳐 개정판을 냈는데 이 책은 작고하기 5년 전인 1999년에 마지막으로 개정한 3판을 번역한 책입니다.
앨빈 토플러를 비롯한 다른 미래학자와 달리 와거 교수는 논픽션 같은 픽션 스타일로 이 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딱딱한 미래 예측을 예상했던 사람들은 살짝 놀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냥 소설 같거든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기간은 1995년에서 2200년까지이며 3부작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1부는 자본주의 세계 경제 하에 있는 인류에게 닥칠 여섯 가지 재앙을 실감나게 예언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대안적인 세계 질서로 사회주의 세계 정부를 상정하고 있고 3부에서는 소규모, 분권화, 공동체에 기반한 새로운 유토피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2012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볼 때 어떤 예측은 이미 틀린 것도 있고 얼핏 생각하기에도 앞으로 인류에게 일어날 것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는 내용도 꽤 있습니다만 그래도 평생을 미래학 연구에 몸바친 석학의 모든 것이 담겨있기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드는 예측도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청 두꺼운 책인데도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읽힙니다.
다만 저자가 서문에서 자신이 쓴 이 시나리오는 어떤 예측적 주장도 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고 있기에 그냥 공상과학 소설을 한 권 읽는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전문적인 SF 소설가라고 해도 이 정도로 치밀한 책을 쓰려면 고생깨나 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구성이 탄탄합니다.
인류의 미래 모습을 미리 경험하고 싶은 분들보다는 앞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고픈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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