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에
여수 여행을 간 김에 보성 대한다원에 들렀을 때 꽤 비싼 가격으로 우전차를 사 온 적이 있습니다. 8월 쯤에
소개 포스팅을 했죠.
그 때도 말씀을 드렸지만 우전차는 절기 중 곡우(음력 4월 20일) 이전에 딴 새 찻잎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비싸기는 하지만 그 때 마신 차맛이 잊혀지지 않아 항상 다시 한번 마셔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펀샵과 연결된 먹을거리 사이트인 락식에서 한정판매 우전차가 나왔기에 후다닥 달려가서 구매했습니다.
녹차의 본 고장인 보성에서 무농약으로 기른 특품 우전차입니다. 국제유기인증을 받아 유기농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국내의 유기농 인증은 못 받은 것 같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무농약 인증을 받은 것 같네요.
100g에 77,000 원으로 여수 여행 때 제가 사온 가격과 동일합니다. 할인을 받았지만 역시나 만만한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락식 게시판에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댓글이 넘치는 걸 보면 거래되는 수제 우전차 가격 자체가 워낙 비싼 것 같습니다.
단정하게 잘 포장되어 있습니다. 100g 단일 포장이라서 소분해서 반은 집에서 마시고 반은 직장에 가져가서 마시고 있습니다.
곡우 이전의 새싹을 일일이 손으로 채취하여 덖은 찻잎입니다. 일반 녹차와 달리 찻물이 노랑에 가까운 연두빛이며 향이 청아하고 무엇보다 맛이 아주 순하고 부드러운 게 우전차의 특징입니다.
녹차는 제다법에 따라 수제차, 반수제차, 기계차로 구분되는데 이 녹차는 전통 제다법에 따라 솥 덖기부터 가향 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사람의 손에만 의존하는 수제차입니다.
용기의 뒷면에는 차 다리는 법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100도로 끓인 물을 70~80도로 식힌 후 2g 정도의 찻잎을 다관에 넣고 1분 30초 정도 우려서 마시면 됩니다. 우전차는 2~3회 재탕해도 차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죠.
한번 우전차를 맛보면 다른 녹차를 마시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차맛이 훌륭합니다. 물론 가격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1년에 한번 정도는 나름의 사치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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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여수 여행을 갔을 때 들른
보성 대한다업에서 개인적으로 후덜덜한 가격으로 사 온 우전차입니다. 우전차라는 건 곡우(穀雨) 전후로 딴 찻잎으로 만든 차를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 자생차의 경우 기후 상 곡우 전에 딸 수 있을 정도로 찻잎이 성숙해지지 못하기 때문에 차에서 나는 풋비린내를 우선하는 일본에서 말하는 우전차와는 개념이 좀 다릅니다만...
어쨌거나 대한다업에서는 티백 우전차와 찻잎으로 된 우전차를 파는데 티백 우전차는 보통 작년 찻잎으로 만든 것이고 찻잎으로 판매하는 우전차는 올해 갓 딴 찻잎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가격 차이가 엄청나죠.
보시는 것이 50g 단위 소포장인데 이거 2개에 77,000 원이나 합니다. 물론 우려내 보면 알지만 50g이라고 해도 적은 양은 아닙니다. 꽤 오래 마실 수 있어요.
제가 갔을 때 티백 우전차는 2014년 산이었는데 티백 20개가 든 것이 16,000 원 정도 했습니다. 다원에서는 올해 우전차를 미는 분위기였습니다만;;;;;
저도 차 맛을 세밀하게 구분할 정도의 미각 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티백 우전차를 사도 됐기는 했을텐데 다시 보성에 갈 일이 있을까 싶어 간 김에 조금 무리해서 사 본 겁니다. 그래도 부담되어 같이 여행했던 커플과 나눴지요.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평소에 마시던 녹차에 비해 찻잎이 조금 더 가늘고 작으며 색깔은 더 짙은 느낌입니다.
차를 내릴 때는 1인 분에 1~2g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니 50g이면 25~50번은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특히 우전차는 재탕을 해서도 마시기 때문에 생각보다 오래 마실 수 있죠.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즐기고 있습니다만 아직 많이 남았어요. :)
이 우전차는 다원에 들렀을 때에도 마셔보고 검증을 한 뒤에 구입을 한 것이기 때문에 맛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역시나 향이 좋네요. 마실 때마다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또 다시 구매해서 마시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집에 다른 차도 워낙 많아서 말이죠;;;), 녹차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드셔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차인 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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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내리고 자서 그런지 아님 황토 바닥에서 잤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간만에 푹 잤습니다.
보일러를 끄고 잤는데도 이불이 푹신하고 따뜻해서 그런지 몸도 배기지 않네요.
8시 30분 쯤 일어나 샤워하고 어제 밤에 들어오면서 장을 봐 온 빵과 과일, 커피로 펜션 밖 테이블에 앉아 여수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아침 식사를 즐겼습니다. 일정이 빡빡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여유를 부렸죠.
짐을 정리하고 주인장께 체크아웃 문자를 보내고 녹차밭을 둘러보기 위해 보성으로 향했습니다.
여수에서 보성까지는 차량으로 대략 1시간 남짓 걸립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보성의 녹차밭은 처음입니다. 가보고 싶다 생각은 여러번 했지만 평생 처음으로 가는 겁니다.
이번 여행은 제가 일정을 짜지 않고 몽땅 떠넘겼기 때문에 마음의 부담도 없었죠. 함께 간 사람들이 고른 곳은 대한다원입니다. 보성에는 다원이 꽤 많지만 대한다원의 규모가 가장 크고 보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라서 골랐다고 합니다.
개방시간을 보니 하계에는 새벽 5시부터 문을 여는데 새벽에 들르는 녹차밭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네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구로 올라가는 길 또한 운치 있습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관광버스를 대절한 단체 관광객들도 거의 없어서 호젓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일행이 원래 이 길은 본래 사람으로 메워져서 앞 사람 뒤통수만 보고 걷는 길이라고 혀를 내두르던데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진입로를 따라 걷다가 문득 옆으로 눈을 돌렸을 때 들어온 풍경입니다. 눈부시게 푸르르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눈이 부실 정도네요.
입구만 보면 다원이라기보다는 공원이나 사적지 같은 느낌입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대한다원이 그렇게 넓은줄은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단체가 아닌 경우 자가용을 타고 오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실 수도 있습니다. 다원에서 보성시외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나 봅니다. 다원에서 나가는 버스 시간표인 것 같은데 배치가 이상해서 한 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입구에서 매표소까지의 공간을 빼고 그 뒤로만 봐도 면적이 상당히 넓다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대한다원을 둘러보는 코스는 최소 20분에서 최대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그냥 발 닿는대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만;;;;;
매표소에 도착해 보니 평일이라서 그런지 매표소가 닫혀 있고 자동판매기로만 입장권을 구매하게 되어 있더군요.
입장료는 1인 당 4,000 원입니다. 살짝 비싸다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지만 정작 제가 기분이 상한 건 카드가 안 되고 현금으로만 구매해야 하더군요. 현금영수증도 안 되니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건가요?
대한다원은 관록있는 다원답게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찻잎을 수확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푸르름이 덜 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비탈길에 둔덕을 내어 차나무를 심었는데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합니다.
요기가 기억도 잘 안 나는 SK 텔레콤의 '스님과 수녀' CF를 촬영한 장소 부근입니다. 어떤 CF였는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광고판이라도 좀 설치해주지;;; 어렴풋이 기억이 날 것도 같습니다만 컨셉이나 시놉시스는 떠오르는데 정작 중요한 배경 장면이 기억나지 않네요.
풍광도 훌륭합니다. 녹차밭의 풍경도 마음에 들었지만 저는 녹차밭을 에워싸고 있는 숲의 다채로운 색깔과 모습이 더 좋더군요.
대한다원을 한 눈에 내려다보는 바다전망대로 오르는 길인데 오르는 계단이 가팔라서 어르신들은 힘드실 것 같습니다. 왼쪽 길에 사람 보이시죠? 그 정도 규모입니다.
꽤 높이 올라왔습니다. 숲의 녹음이 더 짙어 보입니다.
전망대 이름이 왜 바다전망대인가 궁금했는데 올라와 보니 멀리 바다가 보이네요. 근데 너무 힘들어요. ㅠ.ㅠ 오랜만에 심장에 무리가 갈 정도로 빠르게 올랐더니 근육이 터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바람이 시원해서 기분은 좋네요.
이정표를 보면 왔던 길로 돌아 내려갈 수도 있지만 편백나무숲 방향으로도 내려갈 수 있기에 그리로 향했는데 보시는 것 같은 계곡물로 길이 젖어 미끄럽습니다. 역시나 어르신들은 내려오시기 어렵겠네요.
그래도 삼림욕은 제대로 한 듯 합니다.
편백나무숲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녹차를 활용한 음식을 파는데 거기에서 녹차 비빔밥과 녹차 냉면을 먹었습니다.
녹차 비빔밥은 6,000 원, 녹차 냉면은 7,000 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반적인 관광지와 비교해 볼 때 비싼 편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꼭 드셔보라고 추천할 만한 수준의 맛은 아닙니다. 그저 먹을 만 합니다.
음식점 바로 옆에 녹차 시음도 하고 구입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우전차를 1인 당 1,000 원만 내면 마실 수 있습니다. 차는 3회 정도 우려먹을 수 있어서 가성비가 훌륭하죠. 차맛도 좋습니다. 대한다원을 가실거라면 그냥 차밭만 둘러보고 나가지 마시고 꼭 시음도 해 보세요. 추천합니다.
다만
녹차 아이스크림은 비추입니다. 한 개 가격이 2,000 원인데 기대했던 것보다 녹차맛이 안 나는 것은 물론이고 분유맛이 나는데다 결정적으로 재료를 섞을 때 수돗물을 사용하는 걸 우연히 목격했거든요(다 먹고나서 보게 됨;;;;).
우전차 맛이 너무 훌륭하기에
2014년 산 티백 우전차(20티백, 16,000 원)하고
올해 우전차 찻잎(100g, 77,000 원)을 질렀습니다. 아무리 갓 딴 찻잎이라고 해도 100g에 77,000 원이라면 손이 덜덜 떨리는 금액인데 50g 단위로 소포장이 되어 있어 함께 간 커플과 나눴습니다.
다시 여수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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