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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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조니 뎁이 제가 아주 선호하는 배우는 아니라는 걸 먼저 전제하고 시작해야겠습니다. 제목도 오해할 수 있게 붙였으니;;;
왜 영화 소개글에 조니 뎁 이야기를 먼저 꺼냈냐하면 이 영화에는 헬레나 본햄 카터, 윌리엄 피츠너, 제임스 뱃지 데일, 베리 페퍼 등 개성 강하고 연기력 있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캐리비안의 해적이 사막에 간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별로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정작 주인공이어야 할 론 레인저 역을 맡은 아미 해머의 무존재감입니다. 론 레인저가 되기 전의 우유부단함과 경직된 도덕관이야 뭐 그럴 수 있다손 쳐도 론 레인저가 되고 난 이후에도 역시나 존재감이 별로입니다. 게다가 론 레인저가 되고 난 이후의 러닝 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클라이막스의 액션 장면을 소화하는데 모두 사용되어 주인공의 존재감을 살리는데 실패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영화에 중심이 없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슬픈 역사와 조니 뎁이 분한 '톤토'의 상처, 백인들의 탐욕, 정의를 수호하는 것은 법인가 주먹인가 하는 가치관 갈등에다가 액션씬까지 뒤죽박죽 뒤섞어서 정신이 없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재미 좀 봤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무대만 사막으로 옮겨 안전하게 가려다가 망한 작품입니다.
무려 2억 1천 5백만 불의 제작비를 쏟아 부었지만 열차 액션씬 두어 부분을 제외하고는 기억나는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헬레나 본햄 카터의 섹시한 다리 장총이 더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조니 뎁에게는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을 지 모르나 계속 비슷한 역할만 답습하면 연기의 무덤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개봉 예정인 트렌센던스(Transcendence)에서 꼭 부활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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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2007년 10월 31일 네이버 네티즌 평점 7.94점)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제작한 폴 해기스가 감독해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의 3개 부문을 석권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얼핏 보기에 인종 차별의 문제를 다룬 시사 영화같습니다. 아마도 폴 해기스는 인종 갈등의 문제를 다루려고 이 영화를 만들었을겁니다.
난데없이 나타난 두 명의 흑인 강도에게 자동차를 강탈당한, 부유한 백인 검사 부부,
검문 도중 백인 경찰에게 아내가 성추행을 당한 중산층 흑인 부부,
아버지의 병 수발이 힘들어 세상에 화풀이하는 백인 경찰과 양심을 지키려는 그의 파트너,
자물쇠를 바꾸고 총까지 구입하지만 결국은 가게를 털리고 마는 이란인,
열심히 살아가지만 편견에 힘들어 하는 멕시칸 열쇠수리공,
백인 주류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가족으로부터의 소외를 선택한 흑인 형사,
세상이 온통 흑인을 핍박한다고 생각하는 흑인 강도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는 친구
이 영화는 LA에 사는 이들이 36시간 동안 얽히고 설키면서 충돌(crash)하는 과정을 통해 겪게 되는 다양한 깨달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인종 차별보다 더 깊은 차원의 것을 다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신뢰(trust)'이죠.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할 때, 그것이 편견과 선입견에 근거할 때, 그것이 피부색, 사회적 지위든 뭐든 간에 언제나 비극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지니까요. 대개는 제 맘대로 되지도 않습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될 만큼 탄탄함을 자랑합니다. 마술사가 모든 끈이 연결된 것을 자랑스레 관중앞에 내놓듯이 모든 이들의 인연은 결국은 하나로 연결이 됩니다. 흡사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을 보는 것 같지요.
이 영화의 제작비는 고작 650만 불입니다. 게다가 제작 기간이 고작 35일입니다. 그런데도 산드라 블록,
레인 오버 미의 돈 치들, 맷 딜런, 프리즌 브레이크의 윌리엄 피츠너, 미이라의 브랜든 프레이저,
행복을 찾아서의 탠디 뉴튼,
브리치의 라이언 필립과 같은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제작비로는 산드라 블록의 개런티도 댈 수 없었을 것 같은데 이 어쩐 일일까요? 대본을 본 스타들이 너도나도 앞을 다투어 배역을 달라고 난리였다고 합니다. 결국 폴 해기스는 이들 스타들을 하나로 결집시켜 이 멋진 영화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제 12회 미국영화배우협회(SGA)는 이 영화에 '영화부문 최고의 캐스팅상'을 수여합니다.
인종 갈등과 '신뢰', 그리고 소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부여하는 영화, 크래쉬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그런데 이 영화 참 잘 나가다가 끝에서 한국인을 인신매매범에, 끝까지 돈만 밝히는 민족으로 묘사를 해 놓았더군요. 입맛이 참 씁니다. 맛난 곰탕을 거의 다 먹었는데 국에 떠 있는 바퀴벌레를 발견했을 때의 기분과 비슷하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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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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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쉬 (Crash) 감독 폴 해기스 출연 산드라 블록, 브렌든 프레이저(리차드 카봇), 돈 치들(그레이엄 워터스) 개봉 2004 미국, 독일, 112분 대중앞에 경직되고 튀는걸 원치않는 게, 꼬레안의 대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