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다음 책
20세기 정신의학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Morgan Scott Peck의 고전 3부작 중 첫 작품인 '아직도 가야 할 길'입니다.
1978년에 1쇄를 찍었으니 거의 30년이 되어가는 고전임에도 '성경'과 독자수를 다투는 명저인데 저는 부끄럽게도 최근에야 읽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2권 '끝나지 않은 여행'과 3권 '그리고 저 너머에'를 구입했습니다. 그만큼 좋습니다.
스캇 펙은 이 책의 서두에서 '인생은 고해이며 문제와 고통에 직면하는 것'이라는 용기있는 한 마디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통을 이겨내는 기술로 '즐거운 일은 나중에 하자', '책임을 질 것', '진실할 것', '융통성을 가질 것'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기술을 사용하고자 하는 중요한 의지로 '사랑'이라는 핵심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너무나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스캇 펙이 제시하는 예와 너무도 명쾌하게 연결되거니와 이는 정말 오랫동안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인간이 아니라면 도달하기 어려운 통찰과 이해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사랑'이라는 너무나 흔해빠진(?) 개념도 스캇 펙이 재정의하니 새롭고 참신하게 느껴집니다. 낭만적인 사랑 뿐 아니라 자기 희생, 의존성의 개념까지 다루고 있어 흡사 사랑에 대한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입니다.
3부 '성장과 종교', 4부 '은총'은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1부 '훈련'과 2부 '사랑'만 놓고 본다고 해도 읽을 가치가 충분합니다.
초.초.초. 강력 추천합니다. 임상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는 두 말할 것 없고 모든 분들이 한번쯤 읽고 깨달음을 얻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결혼을 앞둔 분, 부모가 되는 것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하드 커버임에도 가볍고 작은 크기라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좋습니다. 손맛도 좋아요. ^^b
닫기
* 대다수의 아이들이 즐거운 일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일을 나중에 할 수 있도록 그 능력을 길러주려면, 부모 스스로가 자기 훈련이 잘 된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하다. 그런데 모델 역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궁극적으로 말하면 사랑이 전부다.* 어떤 이들이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그들이 인생에서 필요한 지적, 사회적, 영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도무지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삶의 문제를 그때그때 해결해 나가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이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그것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든 문제의 주체인 당사자가 이 문제에 대하여 책임을 지기 전까지 그 문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대다수의 환자에게 존재하는 '무기력함'은 자유로 인한 고통을 피하고 싶은 욕망에서 생겨난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삶이나 문제에 대해 책임질 줄 모른다. 그들이 느끼는 무기력감은 사실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통을 견디지 못한다면 어떻게 환자가 현실과 대결하는 괴로움을 견뎌내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앞서가는 만큼만 남을 인도할 수 있는 것이다. *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남을 사랑할 수도 없다. 또 자기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자기 자녀가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도록 훈련시킬 수도 없다. * 분별없이 주기만 하는 파괴적인 양육의 이면에는 많은 동기가 숨어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분명히 공통적인 근본 원인이 있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정신적인 요구와는 상관 없이 자신의 욕구만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마조히즘은 또 하나의 중요한 오해, 즉 사랑은 자기 희생이라는 잘못된 개념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런 믿음의 힘으로 마조히스트는 학대를 참아내는 것을 자기 희생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사랑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적개심은 무의식 속에 묻힐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사랑이란 하나의 행동이고 하나의 활동이라고 말했다. 사랑에 대한 마지막 그릇된 오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랑은 느낌이 아니다. 나는 사랑에 대해 정의하기를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키려는 의지'라고 했다. 진정한 사랑은 감정적이기보다는 의지적인 것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녔기 때문이다. 사랑은 우리 자신의 확대를 요구하기 때문에 언제나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행동을 행하면서 노력과 용기가 가미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여기에 예외란 없다. * 자신이 근본적인 외로움에 겁을 먹으며 서로 하나가 되는 결혼에만 탐닉하는 사람들은 훌륭한 결혼 생활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 성공적인 정신치료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그저 듣기 좋은 이야기만을 들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치료는 항상 정직해야 할 필요가 있다. * 간단히 말하면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정신 치료의 근본적 요소는 사랑이다. 고작 '따뜻함', '감정이입' 정도가 아니다. 오히려 치료자가 치료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환자를 사랑하는 것이 필수다. *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 소우주로부터 도피하기 위하여 그리고 문화라는 소우주로부터 도피하기 위하여, 또 부모가 우리에게 물려 준 반쪽 진리로부터 도피하기 위하여 우리는 지금까지 배워 온 것에 대해서 회의를 품어야 한다. 이것이 기본적인 태도다.* 우리는 사람들이 왜 정신질환에 빠지는 가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알지만, 어떻게 사람들이 정신적 외상을 이겨내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 내 경험을 보아도 정신질환이 무의식의 소산이 아니라고 하는 융의 견해는 분명 옳다. 정신질환은 오히려 의식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거나 의식과 무의식의 부조화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 실수는 모든 억압된 감정을 드러낸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실수는 우리가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는 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 영혼의 성숙에 궁극적으로 장애가 되는 오직 단 하나의 장애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게으름'이다. 대다수의 환자들 중 열에 아홉이 심리치료를 시작하고서 다 끝내지도 못한 채 그만둔다. 그 이유가 바로 두려움과 게으름 때문이다. * 증후군과 질병은 동일한 현상이 아니다. 질병은 증후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생겨난다. 증후군은 병이 아니라 치료의 단서이다. 원하지 않아도 증후군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그것이 은총의 한 양상임을 말해준다. 이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무의식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자신을 점검하며 재정비할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메시지 말이다. * 대부분의 환자는 자신이 정신 요법의 과정 동안에 자신의 상태와 회복에 관해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처음에는 정신 요법에 대해 아무리 열광하던 사람이라 해도 금방 상담을 그만두어 버린다. 그들은 두 번 다시 남을 비난하지 않는 건강한 삶보다도 신들을 비난해 가면서 병든 채로 살아가는 편을 택한다. * 나는 환자 자신의 성장하려는 의지야말로 정신 치료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 누구나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러려면 먼저 우리 자신을 사랑받을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며 또한 사랑받을 준비가 되어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자신을 잘 훈련하여 사랑을 베푸는 사람으로 만들어 감으로써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랑받고자 노력한다 해서 - 사랑받고자 원한다 해서 -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럴 때 오히려 우리는 의존적이 되고 거머리같이 되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과는 더욱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보답을 받고자 하는 원초적 욕망 없이 자신과 타인을 잘 보살핀다면 우리는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 될 것이다. * 종교 의례는 도움은 되지만 가는 방법 자체는 아니다. 어떤 말로도, 어떤 가르침으로도 영적인 순례자가 자신의 길을 택하여 노력하고 고뇌하면서 하느님과 하나되기 위해 자기 삶의 고유한 환경을 극복하며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덜어주지는 못한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