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타칭(본인은 이렇게 불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니) 의학칼럼니스트인 허현회씨가 쓴 책입니다.
‘채식의 배신’에 뒤통수 맞은 여파가 워낙 커서 가능하면 논란이 되는 이런 류의 책은 당분간 안 읽으려고 했는데 간만에 회사 자료실에 들른 날 하필이면 신간으로 들어온 이 책이 공교롭게도 눈에 띄어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들은 따지고 보면 별로 특이할 것이 없는 평범한 것들 뿐입니다.
* 가능하면 병원과 약을 멀리해라* 유기농 자연 채식을 해라* 인체의 면역 체계와 재생 능력을 교란시키고 파괴하는 합성 화학 물질을 피해라* 지나치게 자주 건강 검진을 받지 말고, 방사능 등을 사용하는 검사를 자제해라
이런 이야기는 이미 이전에 많은 사람들, 특히 의사들이 많이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제가 월덴 3에 소개한 것만 해도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 의사가 된 후에야 알게 된(2007)',
'약이 사람을 죽인다(2003)',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2007)'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당연한 이런 이야기를 다시 꺼내면서 저자는 출처가 의심스러운 근거들을 바탕으로 무리한 주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예방 접종도 받지 말라든가 에이즈란 병 자체가 없다든가, 말라리아 기생충이 인간에게 전혀 해가 없다든가,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하면 모든 암은 100% 재발한다든가,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암을 예방하는데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고 오히려 합성 물질로 인해 각종 암을 유발한다든가 등등
저도 현대 의학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저자의 주장이 얼마나 신뢰로운 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건 좀 무리다 싶은 내용이 많습니다.
게다가 본인이 현대 의학에 기초한 치료를 받으면서 많은 고통을 받아 현대 의학, 주류 의사들, 제약 회사에 대한 불신이 지나쳐서인지 비판의 강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몇 번이나 강조해서 주류 의사들은 지하에 황금탑을 쌓으면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성토합니다. 그런데 이를 지나치게 감정적인 어투로 이야기하는 바람에 설득력만 더 떨어져 보입니다.
게다가 트위터에 모든 암은 화학 물질에 의해 발병하며 담배와 술은 몸에 이롭다고 주장을 한다든가, 물과 H2O, 염화나트륨과 소금은 다르다든가 하는 지엽적인 이야기(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 의도는 알겠지만)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내용의 진위가 아니라 References인데 거의 대부분의 출처가 ‘의사들이 해주지 않는 이야기’, ‘당신의 의사도 모르는 11가지 약의 비밀’, ‘나는 현대 의학을 믿지 않는다’와 같은 책의 내용을 2차 인용한 것들입니다. source의 신뢰성을 일일이 검증하고 인용한 것이 아니라서 트위터나 블로그에서 세세하게 깨지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은 외국 언론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자의적으로 편집, 왜곡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중이죠.
개인적으로 유기농 자연 채식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응급 상황이 아니면 병원과 약에 의지하는 대신 전통적인 자연 요법과 제 몸의 면역력을 믿으려고 하며 합성 화학 물질을 가능한 한 피하려고 애쓰고 있어서 이 책의 내용을 믿든 믿지 않든 저는 별로 영향이 없습니다만,
건강에 대한 개념이 확고히 서 있지 않은 사람들이 보면 상당히 흔들릴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은데 문제는 옥석구분이 안 되기 때문에 혼란만 야기한다는 겁니다. 진실과 거짓을 이렇게 뒤죽박죽 섞어 놓으면 대체 어쩌라는 말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엄청난 주장들을 해 놓고는 근거가 박약하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책은 추천 못 하겠습니다. 차라리 조만간 소개할 ‘기적의 밥상’이나 위에 소개한 책들을 읽으시는 것이 낫습니다. 위에 소개한 책들은 제가 평가하는 기준으로 대부분 별 4개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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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충치 치료하느라고 금으로 땜질을 한 흔적이 없는 것을 나름 자랑(?)으로 삼고 살아왔는데 정작 엉뚱한 곳에서 일이 터졌습니다.
저는 윗니와 아랫니가 정확하게 맞물리는 '부정교합'입니다. 보통은 윗니가 아랫니를 4mm정도 덮는 것이 정상이죠. 아랫턱이 돌출된 소위 '주걱턱'도 아니기 때문에 외관 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하악'이 발달한데다 '교압력'도 강하기 때문에 이빨의 마모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들어왔습니다.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다지 불편함도 못 느꼈는데 급기야 최근에 치아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올해 정기검진에서 50대에 임플란트를 하지 않으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즉시 교정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빙자한 선고를 받았습니다. ㅠ.ㅠ
그래서 요새 쥐가 콩방 드나들듯이 뻔질나게 치과를 드나들고 있습니다. 치아 교정이라는 것이 기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서 진단비로만 15~20만 원이 듭니다. 어제 진단을 받았는데 아랫턱에 교정기를 부착할 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이 참에 사랑니도 몽땅 빼자고 하네요. 다다음주에 왼쪽 위, 아래 사랑니를 뽑기로 했습니다. 그 다음 주에는 연달아 오른쪽 아래 사랑니를 빼자고 합니다. 저는 이제 죽었습니다. ㅠ.ㅠ
교정기는 9월 말에 휴가 여행을 다녀온 뒤에 설치하기로 했고요. 사랑니는 일찌감치 뽑아야 비행 압력으로 실밥이 터지는 일이 없다기에 8월 중으로 끝을 내기로 했습니다.
최소 6개월에서 1년을 교정기를 끼고 있어야 한다는데 비용도 일반 철제에서 레진, 세라믹으로 올라갈 수록 35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다양합니다. 미관 상 잘 보이지 않게 하려면 세라믹으로 해야 한다는데 비용이 정말 만만치가 않네요.
알바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 인건비를 몽땅 쓸어넣게 생겼습니다. 뭐 그래도 할 수 없지요. 나중에 치아가 다 갈려서 임플란트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싸니까요.
부정교합은 워낙 많아서 일반 성인의 70% 이상이라고 합니다. 나이 들어서 고생하지 않으려면 제 때 교정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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