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심리평가 결과를 보면 TCI 자율성 점수가 낮은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율성, 연대감이 성격 미발달 상태를 반영하고 특히 자율성의 설명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성격 미발달 문제가 기저에 깔려 있는 내담자일수록 단기 상담으로 접근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런데 자율성이 낮은 내담자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단기 상담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면 대학교의 학생상담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을 평가하면 특이하게도 명문대에 재학 중인 학생일수록 TCI의 책임감 하위차원이 낮은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들 중 자율성이 낮은 경우야 흔한 일이지만 왜 명문대 학생일수록 책임감이 더 낮을까요?
명문대 학생이라면 엄청난 경쟁을 뚫은 우수한 지적 능력의 소유자이므로 일반대 학생에 비해 잘 적응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TCI 자율성 성격 중 책임감은 '선택', '조율', '책임'의 3요소로 구성됩니다. 자신의 태도, 행동 등을 본인의 의사결정에 의해 '선택'하고 그 선택으로 인한 과정을 '조율'하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그 결과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임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이죠. 이 3요소가 유기적으로 잘 진행되어야 책임감이 발달하게 됩니다.
문제는 명문대 학생일수록 책임감의 첫 번째 요소인 '선택'의 권한이 자신에게 없습니다. 우수한 지적 능력과 재능으로 인해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고 본인의 기질과 적성에 맞는 학교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원하거나 요구하는 학과에 진학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선택한 길이 아니니 결과가 어떻든 선택을 강요한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감 점수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살아오면서 자신의 원하는 걸 성취하기 위해 부모의 명을 거역하고 저항하여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 적이 있는지 물어보는 게 유용합니다. 명문대생일수록 그런 경험이 전무한 걸 알게되실 겁니다.
자율성은 저항(방종 말고)의 에너지를 먹고 자라는 겁니다.
덧. 그럼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는 명문대 학생들은 어떨까요? 이 글의 내용과 반대로 책임감 하위차원만 유독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MMPI-2의 Re 척도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도 많고요. 과도한 책임감을 강요당하기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건 이것대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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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2탄 격으로 '연대감'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대감이 낮을 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봐야 합니다.
1. 자율성도 낮은 경우 : LLL, LLM, LLH 유형
2. 자율성은 높은 경우 : HLL, HLM, HLH 유형
1번 경우는 낮은 자율성을 내버려둔 채 연대감만 향상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자율성 증진이 우선입니다. 자율성이 안정권으로 향상된 이후에 연대감 발달을 고민해야 합니다. 자율성 미발달 상태를 그대로 둔 채 연대감만 상승하는 경우 LHL, LHM, LHH 계열로 발달해 의존성만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번 경우처럼 자율성은 충분히 발달했는데 연대감 발달이 지연된 경우여야 비로소 연대감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자율성 증진이 먼저, 그 다음이 연대감입니다.
자율성이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 경우만 말씀드렸지만 medium 수준으로 발달한 MLL, MLM, MLH 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연대감이 low level로 낮은 수준이라면 역시나 건강한 성격이 아니어서 결국은 연대감을 발달시켜야 합니다. 자율성, 연대감은 모두 최소 medium level(백분위 30% 이상)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발달 지연된 하위차원이 무엇이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공감(역지사지 능력) 수준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roly playing을 통해 끊임없이 상대방 입장 생각하기를 연습하는 게 중요합니다. 왜 공감 하위차원이 핵심이냐 하면 의도적인 노력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가장 손쉬운 영역이고 공감이 어려우면 다른 하위차원을 변화시키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타성이 낮은 경우에는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의 이해와 함께 의도적인 이타적 행동 시도하기 등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는 HLL, HLM, MLL 계열의 내담자에게 효과적인데 일단 이타적 행동을 시도하고 나면 이기적인 성격과 인지 부조화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미 저지른 행동은 취소할 수 없으므로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조작함으로써 자신을 이타적인 사람이라고 서서히 믿게 됩니다. 물론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요하죠. 저는 상담할 때 이타성이 낮은 내담자에게 가벼운 부탁과 고마움을 끊임없이 표현해서 계속 인지 부조화 상태를 만들었습니다.
타인수용, 관대함, 공평 발달 지연은 보통 욕구 좌절, 특히 원 가족 내 애착 외상, 차별 대우, sibling rivalry 등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충분한 타당화와 이해, 수용이 우선입니다. 타당화 없이 섣불리 향상시키려고 하면 역효과가 나게 됩니다. 특히 자율성이 낮으면서 타인수용, 관대함, 공평까지 낮은 수준일 때는 타당화가 생각보다 더 긴 시간동안 진행되어야 합니다.
각 하위차원에 대한 설명만 드렸지만 연대감 하위차원도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나는데다 기질, 성격 유형도 고려해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감을 잡기 위해 참고만 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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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T 내용 척도는 '부정적 치료 지표'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서인지 몰라도 많은 임상가들이 해석에 곤란을 겪는 대표적인 척도 중 하나입니다.
TRT 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면 왠지 내담자가 협조적이지 않고 치료에 저항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의외로 TRT 척도 상승이 치료에 대한 저항이나 치료 실패의 예측 인자로 해석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TRT 척도보다 오히려 L, K, S처럼 방어적 응답 경향성을 측정하는 타당도 척도나 FBS처럼 이차 이득 가능성을 드러내는 척도들이 상승하는 게 상담 효과에 더 부정적입니다.
TRT 내용 척도가 상승할 때 '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만 유의미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먼저 설명드렸던 것이고 오늘은 TRT1(낮은 동기), TRT2(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를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낮은 동기' 소척도가 유의미할 때 확인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Sc4(자아통합결여-동기적), DEP1(동기 결여) 소척도들의 유의미 상승
: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소척도들이 많을수록 목표 상실로 인한 동기 저하일 가능성이 큽니다. WRK, Mt(대학생인 경우) 척도가 유의미할수록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특히 TCI 자율성 성격의 '목적의식' 하위차원까지 -1SD 이하로 낮다면 거의 확실하게 진로 적성 코칭이 필요한 내담자로 봐도 됩니다.
그러니까 TRT1(낮은 동기) 소척도가 유의미할 때 치료에 대한 동기가 낮다고 해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가족에 의해 억지로 끌려왔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낮은 자기개방' 소척도는 '낮은 동기' 소척도보다 유의미 상승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는 TCI의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수검자들이 상담 현장에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TRT2 소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할 때 확인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TCI 사회적 민감성 기질 중 '정서적 개방성' 하위차원이 -1SD 이하로 낮은 지
: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낮은 기질 유형은 LLL, LML, HHL, HML, HLL, LHL, MHL 등 A, B, C군을 막론하고 엄청 많은데다 특히 LHL, MHL 기질 유형이 많이 방문하는데 이 중 정서적 개방성이 낮다는 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원래부터(기질적으로)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TRT2(낮은 자기개방) 소척도가 유의미할 때 상담자와 라포 형성이 안 되어 감정을 개방하지 않아 접촉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감정을 개방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기질의 소유자라고 해석해야 합니다.
사실 상 우리나라 상담/임상 현장에서 TRT는 치료/상담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굳이 그걸 확인하고 싶으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타당도 척도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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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성 성격 장애는 성격 장애군 중에서도 치료가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오죽했으면 남자 반사회성 성격 장애의 경우 나이가 듦에 따라 여성 호르몬 수치가 증가하면서 자연적으로 반사회성이 약화되는 걸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왔을까요;;;;;
그렇다고 손을 놓고 마냥 앉아 있을 수는 없으니 뭐라고 해봐야겠지요. 그럼 뭘 해야할까요? 그 답을 TCI에서 찾아보겠습니다.
TCI에서 반사회성 기질은 HLL 유형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성격 유형과 조합될 수 있지만 반사회성 기질의 경우 상담실에 내방하는 많은 내담자들의 성격 유형과 반대로 자율성이 높고 연대감이 낮은 유형의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자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하는 많은 내담자들과 달리 연대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거죠. 기질을 바꿀 수는 없고 자율성을 낮춰서도 안 되니 연대감을 올려 사회에 적응하고 살게 하는 것이 일차적인 치료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연대감의 하위차원으로는 타인수용, 공감, 이타성, 관대함, 공평이 있습니다. 자기 수용이나 자기 일치처럼 실존적인 영역을 다뤄야 하는 하위차원이 많은 자율성에 비해 연대감을 올리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그 이유는 연대감 하위차원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역지사지의 영역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사회성 기질답게 당연히 그러한 역지사지 노력에 저항하지만 좀 더 큰 이익 실현을 위해 연대감이 있는 척 연기하도록 연습함으로써 인지 부조화를 유발하는 것도 효과적인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대감이 상승하게 되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까지 도달할까요? 이는 각 성격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1) 자기초월이 높은 유형 : HLH
: 편집성(HLH) 성격 유형의 반사회성 성격 장애는 연대감이 증가하면 독창적인(HMH) 유형을 거쳐 창의적인(HHH) 유형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피해 의식과 관계 사고를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활용하게 바뀌는 것이죠. 따라서 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해 반사회성이 누그러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2) 자기초월이 중간인 유형 : HLM
: 괴롭히는(HLM) 성격 유형의 반사회성 성격 장애는 연대감이 증가하면 과도기인 HMM 유형을 거쳐 성숙한(HHM) 유형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괴롭히는 유형은 성장 과정에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고 악독해진 성격 유형이라서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수용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한 성격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3) 자기초월이 낮은 유형 : HLL
: 독재적인(HLL) 성격 유형은 가장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 장애이나 자기초월이 낮은 만큼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기초월이 높은 유형에 비해 연대감을 높이기 쉬운 편입니다. 연대감을 높이는 게 자신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다 준다는 걸 쉽게 받아들이니까요. 그래서 연대감이 조금만 높아져도 논리적인(HML) 성격이 되고 연대감을 더 높인다면 조직화된(HHL) 성격이 되어 매사에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성격이 됩니다. 오히려 연대감이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조율을 잘 하는 게 중요한 성격 유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독재적인 성격에서 신뢰로운 성격으로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경우는 별로 없었고 연대감을 높이면 자율성이 조금 내려와서 MML 유형이 되는 게 더 흔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 정도만 되면 반사회성 기질의 소유자라고 해도 대인 관계 갈등을 줄이면서 사회 생활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더군요.
반사회성 기질과 조합을 이루는 대표적인 3가지 성격 유형의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결국 반사회성 성격 장애 치료의 핵심은 연대감을 높이는 것이고 이 때 어떤 성격 유형이냐에 따라 다른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상담자는 이에 따라 치료 전략을 세밀하게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포스팅의 핵심입니다. 굳이 반사회성 기질이 아니더라도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을 향상시킬 때 연대감 증진이 중요하므로 나중에 연대감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별도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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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보니 제목이 지나치게 거창한데 그만큼 현장의 상담자라면 꼭 알아야 할 내용이기에 어그로를 좀 끌도록 하겠습니다.
제게 심리평가 supervision을 받으시는 선생님들은 제가 '일' 영역을 탐색하고 이 문제로 내방하는 내담자에게 진로 적성 코칭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 우선 진로 적성 코칭이 필요한 내담자를 심리평가를 통해 어떻게 찾아내는지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 TCI/JTCI
- 자율성 성격 중 '목적의식' 하위차원 -1SD 이하
- 자기초월 성격 중 '창조적 자기 망각' 하위차원이 +1SD 이상인데 예체능 전공 또는 직업이 아닌 경우
* MMPI-2/A 공통 : 동기 척도 3총사(Sc4, (A)-DEP1, (A)-TRT1) 중 65T 이상인 척도가 많을 때
* MMPI-2 : WRK 내용 척도 65T 이상
* MMPI-A : A-las2(주도성 결여) 내용 소척도 65T 이상(A-las1 소척도 점수가 낮을수록 유의미)
당연히 의미있는 결과들이 많을수록 진로 적성 코칭이 필요한 내담자입니다.
그 다음, 진로 적성 코칭의 구체적 방법에 대한 이야기인데 보통 많은 상담자들이 진로 적성 코칭을 하라고 하면 Holland, Strong 같은 관련 검사를 실시할 생각부터 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수검자의 적성, 흥미, 가치관에 대한 충분한 탐색 없이 이런 전문적인 검사를 실시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본인의 적성이라고 (잘못) 믿는 것을 투사함
2. 본인의 역동을 투사함
1번의 문제는 내담자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대로 법조인의 길을 걸었던 집안에서 판, 검사가 되라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성장한 내담자는 다른 길을 고민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이 길이 자신의 천직이라고 믿고 응답합니다. 그러니 결과가 실제 내담자의 적성과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1번보다 2번의 문제가 더 심각한데 예를 들어 애착 외상을 경험한 Delayed PTSD 내담자에게 Holland 검사를 시행한다고 해 보죠. 어릴 때 불안정 애착이 된데다 애정 결핍이 있는 내담자는 항상 정서적 허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돌봄 직업을 자신의 천직이라 믿기 쉽습니다. 그래서 Holland 검사에서 S(ocial)로 나오고 전공과 직업도 보육 교사, 유치원 선생님 등 돌봄 직업과 관련된 걸 선택하게 됩니다. 당연히 본인의 적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니 비판단적인 안전한 공간에서 자신의 적성에 대해 심사숙고를 해 본 적이 없는 내담자에게 Holland, Strong 같은 검사를 실시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겁니다. 이런 검사는 진로 적성 코칭의 맨 마지막 단계로 자신의 적성을 제대로 찾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시해야 하는 겁니다.
그럼 대체 진로 적성 코칭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막막해 하실 수 있겠죠. 제 생각에 진로 적성 코칭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그나마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자신의 진로 적성을 스스로 탐색해보지 않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도와줄 수는 없다는 겁니다.
아래는 제가 제 진로 적성을 탐색하면서 사용했던 방법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한 포스팅들이니 본인에게 맞는 지, 내담자에게 적용할 부분이 있는지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나열한 순서는 먼 과거에서부터 가까운 과거 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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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질 차원에서 '사회적 민감성'을 제외한 나머지 기질은 하위 차원의 동질성이 강한 편이어서 방향성이 비슷합니다(다 같이 높거나 다 같이 낮은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 그래서 분석하는 게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처음 보는 생경한 용어가 많다보니 익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말이죠. 그래서 기질 차원은 울면서 들어가서 웃으며 나오는 영역입니다.
이와 반대로 성격 차원은 용어가 그다지 낯설지 않아서 처음에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지지만 방향이 반대로 갈리는 하위 차원들이 많기 때문에 분석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격 차원은 웃으며 들어가서 울면서 나오는 영역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성격의 하위차원은 해석에 있어 워낙 경우의 수가 많다보니 모든 걸 다 다룰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고 꼭 알아야 하는 조합을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 자율성 성격
: 상담실을 방문하는 내담자 중 자율성 하위차원이 낮은 경우가 많고 다른 성격 차원에 비해 하위차원의 동질성이 강한 편이라 해석이 어렵지 않은 편이지만 다음의 조합은 주의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다른 하위차원은 모두 -1SD 이하로 낮은데 '책임감' 하위차원만 낮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는 부모의 기대로 인해 과도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보통 MMPI-2에서 Re 척도가 함께 상승하거나 GM, GF 척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 연대감 성격
: 연대감 성격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조합은 '공감', '이타성' 하위차원은 높은데 '타인 수용'만 유의미하게 낮은 경우입니다. 얼핏 봐도 좀 이상한 모습이죠. 역지사지 능력도 괜찮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잘 하는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걸 못한다니 말이죠. 이건 그러한 공감 능력과 배려가 자신과 같은 in-group에 속한 사람들에 한정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니 outsider들에게는 오히려 더 가혹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조합이 나타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연대감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이런 선택적인 배려심을 발달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 자기초월 성격
: 자기초월 성격에서 많이 나타나는 조합 중 하나는
다른 하위차원에 비해 '창조적 자기망각' 하위차원만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건
'TCI 탐색적 흥분, 창조적 자기망각 하위 차원의 동시 상승이 의미하는 것'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체능 적성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있어서입니다.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이나 '영성 수용'까지 함께 상승하는 경우와 달리 '창조적 자기망각'만 유의미하게 상승할 때는 진로 적성에 초점을 맞춰 탐색하는 게 좋습니다. 또 다른 조합은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만 유의미하게 저하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원 점수가 0점 수준으로 낮게 나올 때가 많은데
'TCI 자기 초월 성격 중 우주만물과의 일체감 차원이 낮은 것은 어떤 의미인가' 포스팅에서 다룬 것처럼
애착 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탐색해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조적 자기망각' 하위차원은 낮은데('자의식' 하위차원이 높다는 이야기), '영성 수용' 하위 차원이 +1SD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로 종교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신앙심의 발로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자의식' 하위차원은 '회계사' 모드를 반영하기 때문에 종교 생활 등의 목적이 신앙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기복 신앙이거나 이민 사회 적응을 위해 한인 타운에 있는 교회에 출석하는 등, 현실적인 목적에 기반한 종교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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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H 성격 유형은 비조직화된(disorganized) 성격 또는 분열형(Schizotypal) 성격이라고 부릅니다.
자율성, 연대감이 모두 low level이기 때문에 당연히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제가 supervision 때마다 늘 이야기하곤 하는 내면 아이 성숙도가 낮은, 그러니까 성격 미발달 문제가 있는 유형입니다.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기 초월 성격'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초월 차원은 자율성을 발휘하는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에
'TCI/JTCI LLL 성격 유형의 이해 : 임상가용'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초월 차원이 낮은 경우는 형이하학적인 방향으로 대처하는 겁니다. LLL 유형은 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 차원이 모두 낮으므로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웅크려서 자신을 보호하듯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방식으로 현실적인 대처 방략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럼 이와 반대로 LLH 성격 유형은 낮은 자율성, 연대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냐 하면 자기 초월 차원을 높여서, 그러니까 형이상학적인 방향으로 대처하게 됩니다. LLL 유형이 지극히 현실적인 대처 방략을 선택한다면 LLH 유형은 지극히 이상적인 대처 방략을 선택하는데 극단적인 형태가 공상이나 자신만의 상상 세계로 도피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를 '비조직화된' 성격이라고 해석하고 어떤 경우를 '분열형' 성격이라고 해석할까요? 이걸 구분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데 TCI에서는 어떤 성격 장애인지를 변별할 때 DSM 기준으로 기질 유형 8개, 성격 유형 2개를 사용하는 데 그 성격 유형 2개 중 하나가 분열형 성격이기 때문입니다(남은 하나는 편집형).
이를 위해서는 하위 차원 분석이 필요한데 자기 초월 성격에는 '창조적 자기 망각 vs. 자의식',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 '영성 수용 vs. 합리적 유물론', 이렇게 3개의 하위 차원이 있습니다.
보통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은 자율성, 연대감이 낮아서 기질을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하위 차원만 높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창조적 자기 망각'이 견인하는 경우는 자신만의 상상이나 예술 세계에 몰입하고 '우주 만물과의 일체감'이 특히 높다면 사회 운동이나 활동을 통해, '영성 수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면 신앙을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느 차원이 상승하냐에 따라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의 특성이 드러납니다.
이와 달리 분열형 성격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하고 특이해서 어느 하나의 차원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과 달리 세 하위 차원이 모두 1 표준편차 이상으로 높게 상승합니다. 모든 분열형 성격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하나의 하위 차원이 높아서 자기 초월 성격을 특징짓는 차원을 알아보기 쉬운 비조직화된 유형과 달리 대부분의 하위 차원이 모두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걸 기억하시면 비조직화된 성격 유형인지, 분열형 성격 유형인지 구분하는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분열형 성격이라면 기질이 LLL, LML처럼 A군 특징을 보이는 기질 유형으로 나옵니다. 만약에 기질 유형이 HLH, HMH처럼 B군 cluster에 속한다면 분열형 성격일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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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L, LML, LHL 성격 유형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이 세 유형은 연대감 수준만 다르다는 걸 먼저 눈치채셔야 합니다. 세 유형 모두 자율성과 자기초월 차원이 일관되게 low level이니까요.
세 유형은 각각 다음과 같은 이름으로 명명됩니다.
* LLL : 침울한
* LML : 모방하는
* LHL : 의존적인
세 유형 모두 자율성이 낮으니 내면 아이 성숙도가 낮은 미발달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초월은 자율성이 발휘되는 방향을 결정하는데 세 유형 모두 낮은 수준이니 현실적인 방향으로 낮은 자율성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기 초월 성격' 포스팅 참조).
그러니까 이 세 유형은 성격 미발달로 인해 기질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를 현실적인 방향으로 해결하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이죠. 그럼 이제 연대감의 수준 차이에 따라 어떤 모습을 보이는 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LLL(침울한) 유형
: 자율성, 자기초월 뿐 아니라 연대감도 낮기 때문에 이 유형은 사실 상 답이 없습니다. 연대감의 하위 차원을 살펴봐야겠지만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가 아주 낮다면 대부분의 하위차원 점수도 낮을테고 낮은 자율성을 보완할 연대감도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무기력한 어린 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스스로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상태이기 때문에 지지적 접근을 통한 재애착이 우선되어야 하는 성격 유형입니다. 의외로 이 성격 유형의 내담자가 굉장히 많죠.
* LML(모방하는) 유형
: LLL 유형보다는 연대감이 살짝 높은 moderate level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발달된 연대감을 바탕으로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자원, 기술을 갖고 있는 주변 사람을 (은근히) 따라하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자율성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모방 대상을 선별한 능력이 부족하여 자칫하면 착취자나 학대자를 만나 고생하게 되기도 합니다. 모방 대상이 안전한 사람이라면 일정 기간 동안은 안정화되지만 그런 내담자는 상담을 받으러 오지도 않겠죠. 모방 대상의 부재로 인해 상담을 받으러 오고 상담자를 모방 대상으로 생각하나(
'TCI LML 성격 유형의 라포 형성 : 상담자용' 포스팅 참조) 상담 중간에 모방 대상이 나타나면 조기 종결될 위험성이 큰 성격 유형이기도 합니다.
* LHL(의존적인) 유형
: LML 유형보다 연대감 수준이 더 높은데 자율성이 높다면 연대감이 함께 높은 건 장점이겠지만 자율성이 낮은 상태에서 연대감만 높은 건 긍정적인 성격 발달 양상이 아닙니다. 자율성이 낮은 걸 어떻게든 보상해서 살아남고자 연대감을 억지로 끌어올린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기초월 차원이 낮기 때문에
'TCI/JTCI LHH 성격 유형의 이해 : LHL, LHM, LHH 유형의 비교를 통해' 포스팅의 LHH 유형처럼 신을 갈구하는 광신도 마냥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도록 의존할 누군가를 간절히 찾고, 그런 대상을 찾으면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상담 장면에서도 대상 관계적 접근을 하기에 용이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담자가 부담을 많이 느끼는 내담자 유형이기도 합니다. 역전이 분석을 잘 해야 하죠.
자율성, 자기초월이 둘 다 낮을 때 연대감 수준이 달라지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 지에 대해 신경쓰면서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세 성격 유형의 차이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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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의 자율성 성격에는 '책임감/책임전가' 하위차원이 있고 MMPI-2에는 Re(사회적 책임감) 보충 척도가 있습니다. 둘 다 책임감이라는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에 개념이 헷갈릴 수 있어서 차이를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TCI의 책임감/책임전가는 'Responsibility vs Blaming'을 번역한 것인데 이 하위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선택하는데 자유롭고 자신의 태도, 행동이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임을 인정합니다. 즉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수용하는 사람이죠.
이에 비해 MMPI-2의 Re 보충척도는 'Social Responsibility'를 번역한 겁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개인적인 수준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죠. Duckworth와 Anderson(1986)에 따르면 Re 척도는 과거부터 유지되어 온 가치 체계를 채택하는 경향성을 측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Re 척도의 상승을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가치 체계를 수용하며 앞으로도 그 가치 체계를 지속할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아주 높은 점수를 보이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경직된 양상으로 '의무와 당위'에 대한 과도한 고집을 부릴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다른 MMPI 척도들과 상관을 살펴보면, Re 척도와 중간 수준 이상의 정적 상관을 보인 것으로는 '학문적 성과', '지적 효율성', '인내심', '통제력'이 있었고 중간 수준 이상의 부적 상관을 보인 것으로는 '충동성', '적대성', '반사회적 태도 및 편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TCI 자율성의 '책임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책임감과 개념적 의미가 비슷하지만 MMPI-2의 Re 척도는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사회, 조직에 대한 성실성이나 충성도에 가까운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Re 보충 척도는 TCI의 자율성 하위 차원에서 굳이 찾아보자면 '책임감' 보다는 '자기 일치'와 상관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신이 가치를 두고 있는 목표나 의미가 집단, 사회, 조직 맥락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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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에서 '성취에 대한 야망'은 인내력 기질의 하위차원이고 '자기 수용'은 자율성 성격의 하위차원이니 하나는 기질이고 다른 하나는 성격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자기 수용'을 잘 한다는 건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자기 계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니까 '성취에 대한 야망'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수용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내력 기질에 포함된 '성취에 대한 야망'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제목 그대로 성공과 성취에 대한 열망이 강하고 야심적이며 자신이 맡은 일에서 남들보다 더 뛰어나고 싶어하는 기질의 소유자라는 겁니다.
자율성 성격에 포함된 '자기 수용'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자신의 장점 뿐 아니라 한계를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으로 훈련과 노력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성공을 원하고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은 기질을 타고 난 사람은 성장하면서 자동적으로 자기 수용이 높아지는걸까요? 성취에 대한 야망이 낮은 기질의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유리하겠지만 그렇게 단선적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율성은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적절하면서도 충분한 돌봄을 받으면서 성장해야 발달하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자기 수용'과 '자기 일치'는 self-concept에 대한 인식(awareness)과 통찰, 가치관과 태도의 정립이 되었을 때 발달하는거라서 단순히 성취에 대한 야망처럼 기질적인 장점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인내력 기질 내에서도 '근면'이나 '끈기'와 같은 다른 자원 또한 얼마나 갖고 있느냐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기질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적 맥락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내력 기질이 높은 걸 우대하지 않는 문화권에서 자랄 경우 '성취에 대한 야망'이 낮은 게 오히려 '자기 수용'을 높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처럼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성취에 대한 야망'과 '자기 수용'을 일차원으로 연결하여 해석하는 건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어디까지나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결과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걸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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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를 눈여겨 보기 시작하면 자율성이 낮은 내담자들이 매우 많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 자율성이 기질 조절 기능의 핵심 부품에 해당된다는 걸 감안하면 상담에서 자율성을 높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고요.
자율성의 하위차원분석을 했을 때 자기일치가 낮은 경우 문맥 상의 해석은 '유혹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와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행동을 하지 못함'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가치관이 아예 정립되지 않은 내담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가치관 탐색을 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기도 하고 맨 땅에 헤딩하듯이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거든요. 이럴 때 저는 극단적 비유를 사용하는 게 내담자 가치관 탐색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야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내담자가 MHL(고립된-겁 많은) 기질의 소유자이고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만큼 사회적 민감성도 매우 낮은 전형적인 유형인데도 친구랑 잘 지내고 싶다, 관계를 잘 맺고 싶다고 호소한다면 다음과 같은 극단적 비유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1,000억의 재산이 있지만 친구가 한 명도 없이 혼자 살아야 하는 삶과 언제든 달려와 주는 1,000명의 친구가 있지만 가난하기 이를 데 없는 삶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사회적 민감성이 매우 낮아서 독립적인 삶을 선호하고 거리두기를 하는 기질인데도 대인 관계에 집착하는 사람은 사실 친화 욕구가 있어서가 아니라 위험회피기질을 충족시킬 만한 자원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관계에 매달릴 수 밖에 없죠. 그걸 확인하기 위해 극단적인 비유를 사용하는 겁니다. 그러면 위에서 예를 든 전형적인 MHL 기질의 내담자는 자신이 그동안 대인 관계에 집착한 이유가 사람을 좋아해서가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됩니다. 이후에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탐색할 수 있겠죠.
우리는 일반적으로 돈도 중요하고 사람도 중요하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걸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본인의 가치관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선명한 구분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극단적인 비유를 들어 차이를 벌리는 방법을 사용하는 겁니다.
내담자가 자신의 가치관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모르는 것 같을 때, 특히 중요한 가치 몇 개를 두고 선택하지 못해 갈등하는 상황에서는 위에서 제가 사용한 것처럼 극단적인 비유를 사용하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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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해석에 있어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건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냐의 여부입니다. 흔히 ~성격 장애라고 이야기할 때 장애인지 아닌지를 이걸 갖고 판단하니까요.
TCI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계시듯이 백분위 기준으로
1) 자율성 < 30%ile and 연대감 < 30%ile 이거나
2) 자율성 + 연대감 < 30%ile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하면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가끔 이 조건에 예외가 되는 두 가지 조합을 만나게 되는데 둘 다 원칙적으로는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1. high 자율성 + low 연대감 조합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 판단할 때 자율성과 연대감을 동시에 고려하기는 하지만 비중으로만 따지면 자율성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율성이 왠만큼 높으면 연대감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져도 자율성+연대감 조합이 30%ile 이하로 떨어지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얼핏보면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율성이 아무리 높아도 연대감이 low level이라면 건강한 성격 유형이 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보겠습니다.
* HLH : 편집성
* HLM : 괴롭히는
* HLL : 독재적인
보시는 것처럼 자기초월의 수준을 달리 했을 때 자율성이 high level이어도 연대감이 low level이라면 건강한 성격이 아닙니다. 연대감도 최소한 medium level은 되어야 합니다.
2. low 자율성 + high 연대감 조합
위의 경우와 반대로 자율성이 낮아도 연대감이 높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앞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자율성이 연대감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낮은 자율성을 연대감으로 보완하려면 연대감이 굉장히 높아야 합니다. 경험적으로 자율성이 10%ile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라면 연대감이 제아무리 높아도 자율성+연대감 총합이 30%ile이 안 되는 것 같고 자율성이 10%ile 이상이라도 연대감이 90%ile이 넘어야 총합이 겨우 30%ile을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자율성이 아주 낮은 수준이 아니고 연대감이 매우 높다면 조절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율성이 낮을 때는 연대감이 높다고 해도 역시 건강한 성격 유형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런지 보겠습니다.
* LHH : 감정적인
* LHM : 복종적인
* LHL : 의존적인
보시는 것처럼 자기초월의 수준을 달리 했을 때 연대감이 high level이어도 자율성이 낮다면 건강한 성격 유형이 아닙니다. 자율성이 낮아서 생긴 문제를 누군가에게 의존함으로써 떠넘기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자율성 또는 연대감 중 하나가 낮을 때 다른 하나가 매우 높다면 수치 상으로는 총합이 30%ile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얼핏 봤을 때 조절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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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JTCI를 해석할 때 백분위 기준으로 자율성, 연대감이 모두 30%ile 이상이거나 총합이 30%ile 이상이어야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특히, 기질 상의 취약성이 있다면 자율성, 연대감이 높아야 하는 조건이 더욱 중요하죠.
상담에서도 자율성, 연대감을 높이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상담 종결은 언제 하는 게 좋은가 : TCI 활용법'이라는 글에서도 최소한 30%ile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자율성, 연대감 중 하나만 낮아도 안 된다는 것도 실증을 해서 보여드렸고요.
그럼 이번에는 자율성, 연대감이 높기만 하면 과연 만사형통인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우선 자율성, 연대감 둘 다 high level일 때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HHH : 창의적인
HHM : 성숙한
HHL : 조직화된
보시는 것처럼 자율성과 연대감이 모두 높으면 자기초월 성격의 수준과 상관없이 모두 바람직한 유형으로 나옵니다. 자기초월이 medium level인 성숙한 성격을 중심으로 자기초월이 높아지면 자율성을 창의적인 방향으로, 자기초월이 낮아지면 자율성을 현실적인 방향으로 사용하는 성격으로 발달하게 되죠.
이제 자율성과 연대감 둘 중 하나만 높을 때를 알아보죠. 우선 자율성이 high level일 때를 먼저 보겠습니다.
HMH : 독창적인
HMM : 높은 자율성
HML : 논리적인
연대감이 낮지 않다는 전제 하에 자율성이 높으면 앞서 살펴본 것과 비슷하게 자기초월이 높을 때는 독창적인 성격으로, 자기초월이 낮을 때는 논리적인 성격으로 발달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연대감이 높은 경우를 보죠.
MHH : 사려깊은
MHM : 높은 연대감
MHL : 신뢰하는
자율성이 낮지 않다는 전체 하에 연대감이 높으면 자기초월이 높을 때는 사려깊은 성격으로, 자기초월이 낮을 때는 신뢰하는 성격으로 발달하게 됩니다.
당연히 자율성, 연대감이 모두 high level이라면 더 좋겠지만 둘 중 하나라도 high level이기만 하면 비교적 양호한 성격 유형인 걸 알 수 있죠.
그러니 최소 자율성, 연대감 어느 한 쪽도 low level인 상태로 두면 안 되고 가능하면 둘 다 medium level 이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상담자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담자의 자율성, 연대감을 모두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개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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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임상심리전문가의 입장에서 지금까지 엿본 상담 영역은 전반적으로 개별 상담자의 노하우에 기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근거 중심 접근에 입각해 메뉴얼을 따르도록 훈련받는 임상과 비교하면 상담은 신비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주관적인 거 아니냐는 느낌을 주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임상에서 상담 영역으로 넘어왔을 때 제게는 상담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는지, 상담을 종결하는 시점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와 같은 문제가 굉장히 시급하고 중요했는데 정작 누구에게 물어봐도 뾰족한 답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사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상담자에 따라 다른 문제라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죠.
그렇다면 오늘 포스팅의 주제인 상담 종결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요? 원칙적으로는 상담 목표가 달성되면 종결을 고려해야겠지만 지금과 같은 단기 상담 체제에서는 현실적으로 상담 회기가 끝나면 종결할 수 밖에 없죠;;;;
아마도 상담자마다 상담의 종결 시점을 고려하는 기준이 다를텐데 제가 갖고 있는 기준은 TCI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겁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기준입니다.
'자율성, 연대감이 백분위 기준 30%ile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종결하지 마라'
아시다시피 자율성, 연대감은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을 가늠하는 핵심 영역입니다. 이 두 가지 차원이 백분위 30%ile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취약한 기질을 가진 내담자의 경우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반대로 이 두 가지 차원이 백분위 30%ile 이상, 즉 medium level 이상으로 유지되면 취약한 기질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기능을 유지하게 됩니다. 따라서 TCI 결과를 상담에 적용하는 상담자는 내담자의 자율성, 연대감이 모두 30%ile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한 상담을 종결할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많은 내담자가 자율성, 연대감이 매우 낮은 상태에서 상담을 받으러 오기 때문에 단기 상담으로는 이걸 끌어올리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겁니다. TCI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단기 상담의 효용성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자율성, 연대감의 상승 없는 상담은 증상만 완화하는 땜질식 접근에 불과합니다. 결국 다른 문제가 또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기준에서 중요한 건 자율성과 연대감 어느 하나도 30%ile 이하로 두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자율성이 더 중요한 영역이기는 하지만 자율성이 아무리 높은 수준이어도 연대감이 낮다면 소용 없거든요. 이는 실증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HLH : 편집성
HLM : 괴롭히는
HLL : 독재적인
보시는 것처럼 자율성이 높아도 연대감이 낮다면 자기 초월의 수준과 상관없이 모두 대인 관계에서 역기능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자율성이 높다고 해도 이런 성격을 우리는 건강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자율성이 낮아도 연대감만 높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LHH : 감정적인
LHM : 복종적인
LHL : 의존적인
보시는 것처럼 자율성이 낮으면 연대감이 아무리 높아도 자율성이 낮아서 생긴 문제를 외부의 힘을 빌어 해결하고자 하는 성격 유형이 되기 때문에 결국 환경에 종속되게 됩니다.
그러니 자율성과 연대감은 모두 최소한 medium level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고 그 기준이 백분위 30%ile이므로 내담자의 자율성, 연대감 수준이 그 이하일때는 상담 종결을 신중하게 고려하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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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의 LML 성격은 '모방하는' 유형입니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나가기보다는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맞춰 대처하는 사람으로 자율성이 낮을수록 의지가 되는 주변 사람(부모, 애인, 선배, 멘토 등)에 맞춰 행동하는 경향이 강해지죠.
고민없이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존재한다면 별 문제 없이 일상에 적응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대상이 상실되어 없어졌거나 더 이상 의지할 수 없게 되면 도움을 청하러 상담 장면에 오게 됩니다.
LML 유형도 자율성이 낮은 것이 핵심 문제이기 때문에 결국은 자율성을 어떻게 증진시켜야 할 것인가가 상담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데 문제는 상담자와 관계 형성에서도 '모방하는' 성격 유형이 드러난다는 것이죠. 그래서 상담자는 LML 성격 유형이 상담 초기에 보일 수 있는 행동 양상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자칫하면 함정에 빠지기 쉽거든요.
행동 양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상담자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앞 뒤가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인데 하루는 굉장히 순응적으로 상담에 임하다가도 다른 날에는 매사에 삐딱하게 상담자를 도발해 역전이를 유발하는 것이죠. 이는 상담자가 어떤 사람인지, 즉 어떤 색깔의 사람인지를 찾아내기 위한 '모방하는' 성격 특유의 탐색 행동이지 초기 저항이 아니라는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철벽을 쳐서 상담자를 답답하게 만드는 행동입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며 심하게는 상담자와 눈을 맞추지도 않아서 상담자가 감정 접촉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데 이 역시 상담자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아낼 때까지 자신의 패를 보여주지 않으려는 '모방하는' 성격의 탐색 전략입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두 행동 양상 모두 상담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려는 목적을 가진다는 점에서 공통적입니다. 따라서 LML 성격 유형의 내담자와 상담을 할 때는 open disclosure를 빨리 해서 상담자가 어떤 사람인지 내담자가 빨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불필요한 탐색 회기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물론 상담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차리고 내담자가 그 색깔에 맞춰 반응한다고 해서 상담이 잘 진행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죠. 상담자가 내담자에게서 이질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편안하다면 그건 내담자가 상담자를 잘 모방해서 그런 것이지 라포가 형성된 것이 아닙니다.
'라포의 굳건함은 상담 중 갈등을 겪어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는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방하는' 성격의 내담자와 상담할 때 진정한 치유 효과는 내담자가 상담자와 다른 의견을 낼 때에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고려해 볼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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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지 두 번째 페이지를 보면,
'탐색적 흥분'은 자극추구 기질의 맨 앞에 나오는 하위차원이고, '창조적 자기망각'은 맨 밑에 위치한 자기초월 성격에 등장하는 하위차원입니다.
탐색적 흥분이 높은 사람은 단조로운 것에 쉽게 싫증을 느끼고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이나 활동에 쉽게 빠져들고 스릴과 흥분, 모험을 즐기는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죠.
창조적 자기 망각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관계에 몰입하는 성향이 강하고 심하게는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는 기질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성격 차원이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두 가지 하위 차원이 동시에 1SD 이상 상승했을 때 예술적 재능의 소유자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두 차원이 동시에 상승하는 수검자들의 전공이나 직업을 확인해봤을 때 예체능 계열의 전공자, 작가, 평론가, 디자이너 등의 직업군이 대다수였습니다. 실제로 Holland 진로 적성 검사를 실시했을 때 'Art'로 확연히 구분되는 사람이 많았고요.
특히 자율성 성격의 '목적의식' 차원까지 낮은 수검자(특히 청소년)라면 현재 자신이 걷고 있는 진로가 실제 적성과 맞지 않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진로-적성 코칭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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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를 해석할 때 보통 '위험회피' 기질은 낮을수록, '자율성' 성격은 높을수록 좋다고 합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 중 위험회피 기질은 높고 자율성 성격은 낮은 내담자가 굉장히 많다는 체험적 사실로 지지됩니다.
그래서 자율성이 L(Low level) 수준으로 평가되면 연대감이 어떻든, 자기초월이 어떻든 간에 건강한 성격으로 발달하기 어렵죠.
하지만 반대로 자율성이 높다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닌 것이 연대감도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다음의 예를 보겠습니다.
* HLL(독재적인) - HLM(괴롭히는) - HLH(편집성)
보시는 것처럼 자율성이 높을 때 연대감이 낮으면 자기초월이 어떤 수준이든 건강하지 않은 성격이 됩니다. 그러니 자율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연대감이 아주 낮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연대감이 중간 수준일 때는 어떻게 될까요?
* HML(논리적인) - HMM(높은 자율성) - HMH(독창적인)
예상대로 자율성이 높을 때 연대감이 중간 수준만 되어도 자기초월의 수준과 상관없이 비교적 건강한 성격이 됩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자율성과 연대감이 모두 높은 경우를 보겠습니다.
* HHL(조직화된) - HHM(성숙한) - HHH(창의적인)
역시나 자율성과 연대감이 모두 높다면 자기초월의 수준과 상관없이 모두 건강한 성격으로 발달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연대감보다 자율성이 훨씬 더 중요한 성격 특성이라고는 해도 자율성만 높아서는 안 됩니다. 연대감이 최소한 중간 수준 이상으로는 발달해야 건강한 성격이 됩니다.
자율성이 높고 연대감이 낮은 HLL, HLM, HLH 성격 유형은
'TCI와 MMPI-2로 살펴본 반사회성 성격장애 양상'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반사회성 성격장애의 하위 성격 유형들이기 때문에 연대감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접근해야 합니다. 언제 한번 연대감을 향상시키는 기술적 접근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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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결과 해석 시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기질의 취약성이 있는 수검자라면 최악의 경우 성격장애로 이환될 위험성을 나타내기도 하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해도 여러가지 심리적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죠.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자율성과 연대감 차원의 적절한 발달 여부(각각 또는 합쳐서 백분위 기준 30% 이상)를 확인해보면 됩니다.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의 상당수가 자율성, 연대감 모두 또는 자율성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약화되어 있기 때문에 수검자의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짐작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간혹 해석하기 어려운 조합이 생기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자율성 : 백분위 4%
* 연대감 : 백분위 95%
* 자율성+연대감 : 37%
이 결과만으로는 조절 기능이 약화되어 있다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해석 기준을 충족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성격 차원이 자율성, 연대감이기는 하지만 굳이 중요도를 따져보자면 연대감보다는 자율성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바꿔 말하면 연대감은 건강한 자율성 기반 하에서만 의미를 갖습니다. 자율성이 매우 낮은 경우 높은 수준의 연대감은 낮은 자율성을 과잉보상하기 위해 (억지로) 상승된 것이지 진정한 의미의 연대감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위차원 분석을 해 보면 자율성의 자기수용 차원이 매우 낮은데 연대감의 타인수용 차원은 매우 높은 아이러니컬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죠.
실제로 자율성이 낮고 연대감이 높은 유형은 LHL(의존적인), LHM(복종적인), LHH(감정적인)으로 건강한 연대감을 발휘한다기보다는 자율성이 낮은 걸 보상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의존을 발달시킨 유형들입니다.
따라서 자율성이 매우 낮고 이에 상응하여 연대감이 매우 높은 경우는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없으니 오해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연대감이 수검자의 대인 관계 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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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불편감과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TCI를 실시했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핵심 성격 차원을 고르라면 단연코 '자율성' 차원입니다.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을 유지하는 두 개의 핵심축이 자율성과 연대감이기는 하지만 중요도로만 따지자면 자율성이 압도적이죠. 오죽했으면
'TCI의 자율성은 어떻게 높이는가' 포스팅까지 했겠어요.
그렇다면 기질에서는 어떨까요? 기질에서는 위험회피 차원이 핵심입니다. 워낙 위험회피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으러 많이 오기도 하지만 자극추구 기질이 어떻든 간에 위험회피 기질이 더 문제가 됩니다. 정말 그런지 한번 살펴보죠.
우선 자극추구 기질과 위험회피 기질이 모두 높은 경우부터 보겠습니다.
HHH(수동-공격) - HHM(불쾌한) - HHL(경계선)
보시는 것처럼 자극추구 기질과 위험회피 기질이 높을 때는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어떤 수준이든지 그다지 좋지 않은 기질 유형으로 평가됩니다.
이제 위험회피 기질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이 모두 높은 경우를 보겠습니다.
LHH(수동-의존성) - MHH(수동-회피적) - HHH(수동-공격적)
자극추구 기질의 수준과 상관없이 대인 관계에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취약한 기질 유형으로 평가됩니다.
마지막으로 위험회피 기질이 높을 때 자극추구 기질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수준이 변하면 어떻게 되는지 남은 조합을 살펴보겠습니다.
LHL(강박성) - LHM((경직된) - MHL(고립된-겁많은) - MHM(높은 위험회피)
자극추구 기질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을 어떻게 조합하든 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수준이라면 취약한 기질 유형으로만 분류됩니다.
그러니 어릴 때 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수준으로 측정되는 아이들은 신체적, 정서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물리적, 관계적 환경 조성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지 않은 조합으로 평가하는 높은 위험회피 기질 - 낮은 자율성 성격이 내방하는 내담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주관적, 객관적 고통감의 수준도 가장 높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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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면서도 그렇고 TCI 검사 결과를 해석하면서도 그렇고 자율성이 얼마나 중요한 심리적 자원인지를 내내 실감합니다.
요즘처럼 생각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본 적은 없지만 자율성에 대해서는 그래도 꽤 여러 번 포스팅을 한 것 같습니다.
* '자율성이 강한 사람은 과연 이기적인가'
* '최대한 남들과 다르게 살아라'
*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야 하는 이유'
* '각자 자신의 차를 몰고 가는 가족이 건강하다'
* '이기주의자와 개인주의자를 구분하는 방법'
* '지금은 각자의 성을 돌볼 때다'
조금씩 다른 내용의 글들이지만 결국 주제는 하나로 통합니다. 바로 자율성이죠.
자율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자가 아니며, 배려심이 없는 냉혈한도 아니고, 남이야 어떻든 자신의 개성만 생각하는 괴짜도 아닙니다.
자율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성을 단단히 구축하는 사람이고,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장한 사람이고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사람입니다.
자율성이 높다는 건 자신의 인생 자동차 운전대를 어느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는 걸 의미합니다. 이건 자신의 인생 목표를 어디로 설정하느냐와 상관없습니다. 제 아무리 거창하고 멋진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해도 인생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운전대를 남에게 맡기고 있다면, 조수석에 앉아서 운전석에 앉은 그 누군가에게 참견만 하고 있다면, 때로는 뒷좌석에 앉아 자신의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든 남의 일처럼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어른이 아닙니다.
진정한 어른이라면 자신이 아닌 그 누구도 자신의 인생 자동차 운전석에 앉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 속도로, 어디를 향해 운전해 갈 것인가는 자신의 책임이자,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설사 그게 배우자, 부모님, 자녀 등등 자신이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라도 말이죠.
다행히 자율성은 훈련할 수 있는 심리적 특성입니다. 뒷좌석의 방관자에서 조수석의 조언자로 옮겨 앉고, 조수석의 조연에서 운전석의 주연이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려면 우선은 이 차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자각부터 시작해야합니다.
설사 차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 차는 내 소중한 인생입니다. 닦고 기름치고 아끼는 마음으로 대할 때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데려다 줄 겁니다. 설사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는 일이 생겨도 내가 운전하는 인생이 훨씬 더 즐겁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인생 자동차를 스스로 운전하기를 바랍니다. 서툴지만, 무섭지만, 자신없지만, 그래도 이 차는 평생 한 번 밖에 가질 수 없는 소중한 내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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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로 수검자의 기질, 성격 유형을 확인하고 기질과 성격의 상호작용에 대해 살펴보는 일을 자주 하다 보면 결국 두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1. 사람이 행복하려면 자신의 '기질'대로 살아야 한다 : 문제가 되는 기질대로 마음껏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님
2. 결국 상담은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 당연히 '독재적인 성격' 등 예외도 있음
그건
어려움을 호소하며 상담의 도움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상당수가 1) 기질 상의 취약성이 존재하거나, 2)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이 약화되어 있거나 1), 2) 문제가 중첩되어 있는 것(이 경우 성격 장애인 경우도 많음)으로 상당 부분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기질에 맞게 사는 건 성장 과정에서는 불행히도 그러지 못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일종의 인큐베이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어려서 완수했어야 할) 자신의 기질을 안전하게 시험하며 이를 환경의 요구나 압력과 조율하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율성인데 상당수(거의 대다수)의 내담자들이 자율성이 저하된(발달 지연된) 상태에서 내방하기 때문에 자율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상담자와 함께 고민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낮은 하위 차원 각각에 대해
* 책임감/책임전가 :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문제와 아닌 문제를 구별하고 전자에 대해서만 책임지는 연습을 함
* 목적의식 : 진로/적성 코칭을 통해 자신의 기질과 적성, 능력에 맞는 목표를 설정함
* 유능감/무능감 : 작은 성공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달성 가능한 목표를 상담자와 설정하고 시도함
* 자기수용/자기불만 : 자신의 강, 약점을 확인하고 정리하여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함
* 자기일치 : 자신의 가치관을 점검하고 없는 경우 탐색 및 새로 설정함
처럼 상담에서 다룰 수 있지만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이런 접근법도 내담자의 기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자율성이 낮은 대표적 성격 유형 중 하나인 LHL(의존적인) 성격의 내담자라도 HMH(자기도취적) 기질과 LHH(수동-의존성) 기질의 내담자는 의존적인 성격으로 발달한 이유가 전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자기도취적 기질의 내담자는 자신의 기질에 맞게 자기애를 충족하고자 하나 부모가 이를 거부하는 비수용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면서 반복해서 narcissistic injury를 받게되어 어쩔 수 없이 살아남고자 의존적인 성격을 형성했을 수 있지만 수동-의존성 기질의 내담자는 반대로 기질에 부합하는 방식(건강한 방식은 아니지만) 으로 부모가 힘든 일, 도전은 모두 면제해주고 오냐오냐 받아만주면서 온실 속에서 키운 나머지 의존적인 성격으로 발달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경우 두 내담자 모두 자율성을 높이는 건 맞지만 수동-의존성 기질의 내담자는 지나치게 상승한 연대감을 낮춰 자율성과 조율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상승이 아니거든요. 반대로 자기도취적 기질의 내담자는 자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연대감이 낮아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고요.
자율성을 높이고자 할 때 낮은 수준의 각 하위차원에 대한 개별 개입도 중요하지만 내담자의 기질까지 고려해 세밀하게 조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율성을 높이는 게 어려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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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자는 항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케케묵은 금언을 이야기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저야말로 상담자의 기계적 중립이 얼마나 치유를 더디게 하는지 항상 비판했던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상담자가 내담자의 강점과 자원을 내담자에게 직접 일러주는 건 심하게 말하면 내담자의 문제 원인을 책망하듯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담자가 내담자는 모르는 모습(강점이든 약점이든)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담자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주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균등하지 않은 상담 권력의 기울기를 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을 상담이 심리평가라는 강력한 도구를 쥐게 되었기 때문으로 생각하는데 예전 같으면 상당한 회기를 소모해야 비로소 알아낼 수 있는 내담자의 다양한 심리적 특성을 초기에 간파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 같은 겁니다.
단기상담으로 가는 추세 속에서 상담자는 단기간에 효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쉬워졌고 더더욱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원인을 찾아내고 강점을 일러줌으로써 상담을 빨리 진행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기 쉽습니다.
앞에서 상담자에 대한 내담자의 의존 문제(이것도 만만치 않게 중요한 문제지만)를 지적했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내담자의 자율성 약화입니다.
TCI를 상담에 도입한 이후 제가 느낀 건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의 상당수(분야에 따라 거의 대부분)가 자율성이 약화되어 있고 자율성을 회복하는 것이 치유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의 원인이든, 내담자의 강점이든 스스로 찾아내기 전에 상담자가 손에 쥐어주는 건 이 자율성을 약화시킵니다.
상담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 상담자는 지도자나 교주가 아니며 가이드 이상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되고 곁에서 묵묵히 동행하면서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길(과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원칙에 크게 위배됩니다.
그러니 상담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자신이 알아낸 것을 내담자와 한시라도 빨리 나누고 싶은 조바심과 싸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바심 역시 권능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통찰을 해 볼 필요가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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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의 하위 차원 분석 시리즈 중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TCI의 성격 차원은 자신과 외부 환경과 관계를 기준으로 구분한 겁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죠.
* 자율성 : 나와
가까운 주변 환경과 관계에서 자신을 자율적 인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 연대감 : 나와
사회, 인류와 관계에서 자신을 인류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 자기 초월 : 나와
우주 만물과 관계에서 자신을 우주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
자기 초월 성격은 우주 만물과 관계에서 자신을 우주의 통합적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를 말하기 때문에
영성이나 종교적 신앙의 수용과 관련됩니다.
아주 간단히 도식화해서 설명하면 자기 초월이 아주 강한 사람은 신앙인, 자기 초월이 아주 약한 사람은 과학자와 같습니다.
실제로
자기 초월 척도가 높은 사람들은 몰입하는, 영적인, 이상주의적인, 수용하는 특징을,
낮은 사람들은 유물론적인, 현실적인, 의심하는, 소유욕이 많은 특징을 보입니다.
자기 초월은 연대감보다는 자율성의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척도입니다. 정말 그런지 한번 보도록 하죠.
* 자율성이 높고 자기 초월이 낮을 때 : HLL(독재적인), HML(논리적인), HHL(조직화된)
자율성이 높은 이상, 연대감이 아주 낮지만 않다면 자기 초월이 아주 낮아도 비교적 현실적으로 기능하는 유형의 성격이 됩니다.
* 자율성이 높고 자기 초월도 높을 때 : HLH(광적인), HMH(독창적인), HHH(창의적인)
자율성이 높은 이상, 연대감이 아주 낮지만 않다면 자기 초월이 높은 사람은 생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그럼 자율성이 낮은 경우는 어떨까요?
* 자율성이 낮고 자기 초월도 낮을 때 : LLL(침울한), LML(모방하는), LHL(의존적인)
자율성이 낮으면 연대감이 어떻든 자기 초월이 낮으면 미성숙하거나 대인 관계에서 종속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 자율성이 낮고 자기 초월은 높을 때 : LLH(비조직화된), LMH(비논리적인), LHH(감정적인)
자율성이 낮으면 연대감의 정도와 상관없이 자기 초월이 높아도 이성, 감정 모두 무너지게 됩니다.
앞 포스팅에서 연대감은 자율성과 함께 기질을 조절하는 핵심 부품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기능 이상을 일으킬 정도의 낮은 수준만 아니라면
연대감보다는 자율성이 더 중요하고 자율성이 높기만 하다면 자기 초월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이러한 자율성이 발휘되는 양상이 결정됩니다.
즉, 자율성이 높으면 자기 초월이 낮을 때는 구조화, 조직화된 과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게 되고 자기 초월이 높으면 창의적인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게 됩니다.
그럼 이제 자기 초월의 하위 차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자기 초월 차원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하위 차원으로 구성됩니다.
* ST1 : 창조적 자기망각 / 자의식
* ST2 : 우주만물과의 일체감
* ST3 : 영성 수용 / 합리적 유물론
ST1(창조적 자기망각/자의식)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쉽게 '몰입'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반면 반대로 ST1 차원이 낮은 사람은 객관적인 판단력이 중요한 사람으로 예술적인 가치에 감동하기보다는 그림의 보험 가액을 계산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무미건조하고 상상력이 부족할 수 있죠.
'예술가 vs 회계사'의 구도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ST2(우주만물과의 일체감)가 높은 사람은 자신이 자연, 우주 만물과 연결되어 있다는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희생도 감수하는 반면, ST2가 낮은 사람은 자신과 자연, 우주만물이 별개의 것이고 필요에 따라 언제든 조작,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환경보호론자 vs 환경개발론자'의 구도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ST3(영성 수용/합리적 유물론)이 높은 사람은 신앙, 영적인 체험 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고 반대로 ST3가 낮은 사람은 과학적 근거와 유물론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신앙인 vs 과학자'의 구도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ST3가 매우 높은 경우 건강하지 못한 사이비 신앙이나 오컬트에 몰입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해석 시 자율성 등 다른 성격 차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자기 초월 차원은 수검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영역으로 이상이나 신앙에 기반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느냐 객관이나 과학에 기반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느냐를 보여준다는 걸 염두에 두고 살펴보시면 유용합니다.
* 관련글-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극추구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위험회피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사회적 민감성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인내력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율성 성격
-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연대감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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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의 하위 차원 분석 시리즈 중 다섯 번째 포스팅입니다.
지금까지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 네 기질의 하위 차원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지 다루었는데요. 오늘부터는 자율성, 연대감, 자기 초월 성격의 하위 차원을 차례로 포스팅합니다.
자율성은 개인이 환경과 관계를 맺을 때 자신을 자율적인 인간으로 이해하고 동일시하는 정도라서 선택과 책임, 통제력, 자존감 등의 개념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자신의 가치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자기 결정력)하고 선택한 행동을 상황에 맞게 통제, 조절, 적응(의지력)시키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일련의 과정이 잘 작동하는 사람을 자율적인 사람이라고 하는거죠.
자율성은 연대감과 함께 기질을 조절하는 성격의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3단계 해석 방식의 1단계에서 성격을 냉장고, 기질을 음식으로 비유했는데 냉장고에 꼭 필요한 부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상담을 받으러 내방하는 내담자들, 특히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내담자들의 상당수가 자율성이 낮아진 경우가 많고 접근 경로를 설정하기 위해 하위 차원 분석을 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상담에서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상담 목표 중 하나여야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만큼 TCI에서 자율성이 차지하는 위상이 만만치 않게 높습니다.
저는 이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느냐에 따라 상담의 성패가 갈린다고까지 생각하는 편입니다.
자율성이 낮으면 연대감과 자기 초월의 정도와 상관없이 대부분 부적응을 일으키는 성격 유형으로 발달합니다. 정말 그런지 한번 볼까요?
*
자기 초월이 낮고 연대감이 변할 때 : 침울한(L
LL), 모방하는(L
ML), 의존적인(L
HL)
*
자기 초월이 높고 연대감이 변할 때 : 비조직화된(L
LH), 비논리적인(L
MH), 감정적인(L
HH)
*
연대감이 낮고 자기 초월이 변할 때 : 침울한(L
LL) 미성숙한(L
LM), 비조직화된(L
LH)
*
연대감이 높고 자기 초월이 변할 때 : 의존적인(L
HL), 복종적인(L
HM), 감정적인(L
HH)
반대로 자율성이 높을 때 부적응적인 성격 유형은 괴롭히는(HLM), 독재적인(HLL), 편집성(HLH) 성격, 이렇게 딱 3개 뿐입니다. 셋 다 연대감이 낮다는 공통점이 있죠.
이제 자율성이 낮은 것이 성격 발달에 얼마나 해로운지 아시겠지요? 그럼 하위 차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자율성 차원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하위 차원이 있습니다.
* SD1 : 책임감 / 책임전가
* SD2 : 목적의식
* SD3 : 유능감 / 무능감
* SD4 : 자기수용 / 자기불만
* SD5 : 자기일치
SD1(책임감/책임전가) 차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태도, 행동, 문제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임을 인정하고 핑계를 대지 않기 때문에 타인에게 신뢰로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책임지는 사람 VS 남 탓하는 사람'으로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SD2(목적의식) 차원이 높은 사람은 목표 지향적이고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분명한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SD2가 낮은 사람, 특히 청소년의 경우는 진로, 적성 코칭을 고려해야 합니다.
SD3(유능감/무능감) 차원이 높은 사람은 말 그대로 유능하고 생산적이며 심리적 자원이 풍부한 사람입니다. 반대로
SD3가 낮은 사람은 MMPI-2/A에서 LSE, A-lse 척도 점수가 높고 자기 회의, 자기 비하 점수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Es 척도가 아주 낮기도 합니다.
SD4(자기수용/자기불만) 차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장, 단점을 모두 수용하고 인정하며 노력을 통해 그러한
한계를 넘어서려고 노력합니다.
SD4가 낮은 사람은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막연히 동경하기만 합니다.
SD5(자기일치) 차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목표와 일치되는 행동을 하는데 유혹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SD5가 낮은 사람은 주변의 유혹이나 압력에 쉽게 굴복합니다.
자율성의 5개 차원 중 SD4와 SD5가 좀 헷갈릴 수 있는데
SD4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는가를 측정한다면
SD5는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 및 가치와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가를 측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자율성은 성격의 세 차원 중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확실히 익혀둘 필요가 있고 상담자가 하위 차원 분석을 통해 상담에서 어떻게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 관련글-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자극추구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위험회피 기질-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사회적 민감성 기질
-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인내력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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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종합심리평가로는 성격 장애를 진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TCI 사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
'과연 심리평가로 성격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가' 참조)
TCI라고 해서 성격 장애를 무조건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아닌 게
1) 기질 상의 취약성 존재, 2)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 약화 라는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성격 장애 진단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TCI를 갖고도 성격 장애 진단은 쉽지 않은 겁니다.
기질의 취약성이야 타고 나는 것이고 일부 유전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성격의 기질 조절 기능 약화는 상담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TCI 성격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LLL 유형 : 침울한
주관적인 고통감도 심하고 객관적인 심리평가 결과도 이를 지지하는 성격 유형입니다. 내담자가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고, 우울 장애나 기타 신경증적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성적인 무기력, 자신감 부족, 에너지 저하 등의 증상이 공통적이고 매사에 성공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를 뿐 아니라 상담이 도움이 될거라는 기대조차도 부족해서 예후가 그리 좋지 않은 편입니다. 어떤 공존 장애를 고려하든 만성화된 상태에서 방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탐색하는 게 좋습니다.
* LLM 유형 : 미성숙한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정신적으로 덜 자란 느낌을 주는 내담자로 순진한 것과는 다른 미숙함이 특징적입니다. 기질 상의 취약성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성장 과정에서 이러한 기질이 온전히 수용되지 못함으로써 자기 회의, 자기 비하 성향이 강해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볼 때 그다지 성취라고 할 만한 걸 이룬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LLM 유형으로 분류되는 내담자는 성장 과정에서 방임이나 학대 등의 애착 외상을 입은 적이 있는지, 지나치게 강압적이고 통제 지향적 부모에게서 양육된 것은 아닌지 부모-자녀 관계 문제 가능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LML 유형 : 모방하는
성인의 경우 이 유형으로 분류되는 내담자가 꽤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남 따라하기 유형인데 목적 의식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삶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고자 살아온 게 아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것이 특징적입니다. 이 유형의 내담자도 LLM 유형처럼 지나치게 통제적인 가정 환경에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큰데 진정한 어른이 되는데 꼭 필요한 선택과 책임 중 어느 것도 스스로 하려고 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결과에 대한 집착이 강하기 때문에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비난할 대상(주로 부모 등 significant others)을 찾아 외부 귀인하면서 자신의 약한 멘탈을 지키려고 합니다. HHH기질 유형(수동-공격적 유형)과의 조합이 가장 예후가 좋지 않으며 이럴 경우 조기 종결 가능성도 큽니다.
말씀드린 세 유형의 공통점은 자율성 차원이 매우 낮다는 겁니다.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의 특징 중 하나는 자율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죠. 거기에 연대감까지 낮으면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LLL, LLM 유형이 대표적인 경우이죠. 자율성이 낮아도 연대감 수준이 어느 정도 높다면(Meduim level 이상이라면) 상담자와 rapport를 형성할 때까지는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성격 유형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성격 유형으로 LLH(비조직화된), LHM(복종적인), LHL(의존적인) 유형도 있습니다. 이 유형들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 두시는 게 좋은데 이들 유형은 LLH 유형을 제외하고는 그나마 연대감 수준이 높은 장점이 있어서 상담자가 본격적인 개입을 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호 의존 문제를 염두에 두어야 하고 전이-역전이 분석이 필요한 내담자가 많습니다.
유형에 대한 숙지 이외에도 중요한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1.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들은 대부분 TCI의 자율성 차원이 낮기 때문에 자율성의 하위 차원 분석을 통해 어떻게 자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함.
2. 연대감 차원까지 낮다면 조기 종결 가능성이 커지며 내담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심각도도 비례해서 올라가는 경향이 있으므로 각오를 단단히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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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심리학 분야에서 많이 연구된 주제 중 하나로 sociotropy-autonomy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두 개념을 간략하게 도식화하면 이렇습니다.
* sociotropy : 대인 관계가 중요한 성격 특질
* autonomy : 독립성이 중요한 성격 특질
그 유명한 Aaron T. Beck이 이 congnitive-personality contructs를 측정하기 위해 Sociotropy-Autonomy Scale(SAS)을 만들기도 했지요. 물론 우울 장애에 대한 risk factor로써 살펴보기 위한 도구였습니다만...
자율성이 강한 사람은 대체로 자기 효능감이 높고, 목적 의식이 강하며,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려는 경향도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관계를 중요시하는 문화권에서는 다른 사람의 의향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평가에도 연연하지 않는 이들을 독단적이거나 싸가지 없는 사람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큽니다.
남 눈치를 살피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경향 때문에 이기적이라는 오해를 왕왕 받기도 합니다만 자율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기적인 것은 아닙니다. 자율성이 강한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며 그 과정을 자신이 통제하고자 하고 다른 사람의 명령을 받는 것을 싫어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온전히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대한 책임까지 지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를 획득하게 될 확률이 큰 것이죠.
이기적인 사람 중에 자율성이 강한 사람이 섞여 있을 수는 있지만 자율성이 강한 사람이 모두 이기적인 것은 아닙니다.
기질-성격 검사인 TCI를 빌어 설명하자면, 이기적인 사람이냐의 여부는 자율성 차원보다 연대감 차원이 더 많이 좌우합니다.
자율성 차원이 high 수준일 때 연대감 차원이 high라면, 자기 초월 차원의 정도와 상관없이 HHH(창의적인), HHM(성숙한), HHL(조직화된) 성격 경향을 보입니다. 모두 이기심과는 거리가 있는 성격 유형이죠. 하지만
연대감 차원이 low라면 HLH(광적인), HLM(괴롭히는), HLL(독재적인) 성격 경향을 나타냅니다. 세 성격 유형 모두 다른 사람은 신경쓰지 않고 자기 좋은 대로만 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TCI에서 이기적인 모습을 반영하는 성격 차원은 자율성이 아니라 연대감입니다.
사실 자율성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통제받는 걸 싫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자기가 명령받는 걸 워낙 싫어하니 자신의 명령을 받는 사람의 마음이 어떠할지도 잘 이해하거든요. 그래서 아랫사람이 알아서 일하는 걸 더 좋아합니다. 거기에 사회적 민감성 기질 차원까지 낮은 사람이라면 나만 귀찮게 하지 말라는 마음까지 강하겠지요(네, 제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자율성이 강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이기적이라는 사회의 편견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TCI의 사회적 민감성 기질 차원이 극도로 높은 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글마저도 신경 안 쓰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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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DSM-III에 경계선 성격 장애가 수록된 일은 정신역동적 접근을 따르는 임상가들에게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데 경계선적 성격이라는 것이 그 때까지 사용되던 정신병리의 수준(level)이 아니라 유형(type)으로 오해받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분석적 상담자들에게는 '경계선'을 '자기애성', '강박성'과 같은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과일'과 같은 일반 명칭을 '사과'와 같은 특수 명칭과 섞어 놓는 것과 같거든요. 특히 Kernberg의 모델을 따르는 상담자들이 그랬습니다.
대상관계 관점을 따르는 상담자들은 유아기 3단계를 추동 관심사에 따라 나눴던 Freud 대신 대인 관계 관점에서 구분한 Erikson의 영향을 받아 심리발달의 3단계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습니다.
* 일차적인 의존 문제에 고착 : 신뢰 vs. 불신
: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과 외부에 있는 것을 구별할 수 없는 융합 수준, 즉 분리 이전의 수준인 초기 공생기의 주제에 고착되어 있음
-> 정신병적 성격 조직
* 이차적인 분리-개별화 문제에 고착 : 자율성 vs. 수치심과 의심
: 자신의 정체성을 앗아갈 완전한 휘말림과, 외상적 유기를 가져올 완전한 고립 사이의 극단적인 이원적 투쟁에 고착되어 있음
-> 경계선적 성격 조직
* 더 진보된 동일시 문제에 고착 : 주도성 vs. 죄책감
: 분리와 개별화는 성취했지만 외디푸스 드라마를 전형으로 하는 갈등, 즉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 사이의 갈등에 고착되어 있음.
-> 신경증적 성격 조직
성격 조직의 발달 수준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 난해한 임상적 도전들을 돌파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상담 초기에 내담자의 성격 구조가 신경증적인지, 경계선적인지, 혹은 정신병적인지를 평가하여 일차적인 구분이 이루어지고 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진입로를 확보할 수 있죠.
출처 : 'Psychoanalytic Diagnosis(1994)'(by Nancy McWilliams) 중 일부 발췌 및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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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TCI와 MMPI-2로 살펴본 반사회성 성격장애 양상'이라는 포스팅에서 TCI로 반사회성 성격장애 가능성을 확인하는 걸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다.
'성격 장애 진단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심리검사도구 TCI' 포스팅에서도 TCI를 이용해 성격 장애 진단을 위한 단계적 접근법을 설명드린 적이 있고요.
오늘은 이해하기 쉽게 좀 더 쉬운 비유를 활용해 보겠습니다.
* 기질 : 음식의 종류
* 성격 : 냉장고의 온도 조절 기능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주 호소가 대인관계회피, 사회적 철회, 무기력이라고 해 보죠. 대인 관계에 기본적인 문제가 있고 사회 적응도 잘 못하기 때문에 Social Anxiety Disorder, Social Phobia, Adjustment Disorder, Depressive Disorder의 진단 가설을 변별하던 중에 이 내담자가 혹시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혹은 Problem)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어 TCI로 검증을 해 보기로 합니다.
1단계. 성격의 성숙도 체크(자율성,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 사용)
: 자율성 및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가 모두 30점 미만이거나 자율성+연대감의 합산 백분위 점수가 30점 미만인 경우 성격 발달의 정도가 기질유형에 미치는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
위 내담자의 경우 자율성의 백분위 점수는 80점, 연대감의 백분위 점수는 1점이라서 모두 30점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충족하지 않지만 자율성+연대감 합산 백분위 점수가 21점이라서 조건을 충족함. 성격장애(또는 문제) 가능성이 있어 보임.
그야말로 냉장고의 온도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죠. 냉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라면 안에 보관한 음식이 부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음식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2단계. 기질유형의 확인(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 척도의 T점수 3분 분할점 사용)
: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T점수가 45미만, 45이상 55이하, 55초과인지에 따라 L, M, H로 명명하고 3 X 3 X 3 조합의 기질 유형 확인.
위 내담자의 경우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기질의 T점수가 각각 39, 38, 35이므로 모두 Low이며 LLL기질 유형을 갖고 있습니다. 해석집의 LLL 기질유형을 찾아보면 Schizoid(분열성) 기질이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내담자는 DSM 분류 방식을 따르자면 Cluster A의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Problem)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추가적인 평가나 치유적 개입을 해야 합니다.
냉장고 안을 살펴보니 아쉽게도 가공된 통조림이 아닌 부패되기 쉬운 해산물이 들어 있었네요. 냉장고의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꽤 오랜 기간동안 보관할 수 있었겠지만 냉장고가 고장난 상태(성격의 조절 기능이 성숙하지 않음)이므로 금방 부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취약한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고 해도 성격의 조절 기능이 양호하거나, 반대로 성장하면서 조절 기능이 고장난 경우에도 건강한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테지만 취약한 기질을 갖고 태어났는데 공교롭게도 성격의 조절 기능까지 고장난다면 성격 장애로 발현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죠.
그래서 성격 문제가 있어 보이는 내담자를 상담할 때는 TCI를 활용해 비교적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이를 변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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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인지치료의 창시자인 아론 벡과 초기부터 함께 일해 왔고 심리도식치료라는 영역을 개척한 Jeffrey Young이 Janet Klosko와 함께 쓴 고전입니다. 국내에 번역되어 들어온 것이 2004년이니 번역서만 해도 벌써 10년이 된 책이죠.
이 책에서 제프리 영은 '도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소위 '인생의 덫' 11개를 설명하고 이러한 덫을 인식하고 근원을 이해해서 바꿔 나가는 법을 알려줍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생의 덫'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제발 나를 떠나지 마세요 : 버림받음의 덫
2. 당신을 믿을 수 없어 : 불신과 학대의 덫
3. 나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을 거야 : 정서적 박탈감의 덫
4. 나는 적합하지가 않아 : 사회적 소외의 덫
5. 나 혼자서는 해낼 수 없어 : 의존의 덫
6. 언제 재난이 닥칠지 몰라 : 취약성의 덫
7.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 결함의 덫
8. 난 실패자인 것 같아 : 실패의 덫
9.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께요 : 종속의 덫
10. 아직 많이 부족해 : 가혹한 기준의 덫
11.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가질 수 있어 : 특권 의식의 덫
덫이라고 표현했지만 요즘 용어로는 성격 장애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인생의 덫은 일생 동안 반복되는 패턴으로 자기 파괴적이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특징이 있는데 우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6가지 핵심적 욕구(기본적 안전감, 자존감, 타인과의 연대감, 자기표현, 자율성, 현실적 한계 수용)의 결핍 때문에 생긴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핍에 적응하기 위해 어린 시절에는 효과적으로 활용되었을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불필요하고, 부적응적이기까지 한 방법을 고수하기 때문에 문제가 야기되고 지속되는 것이죠.
이 책은 각 덫에 대해 사례 제시, 체크 리스트, 덫의 특징, 기원, 대인관계 양상, 덫을 여는 열쇠에 대해 설명하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 심리학 책에서는 이런 방식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어떤 인생의 덫에 걸려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간 중간 질문지를 사용합니다. 스스로 해 볼 수도 있고 임상가라면 자신이 상담/심리치료 하고 있는 내담자에게 적용해 볼 수 있겠지요.
과거 기원을 성장 과정에서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에서만 찾고 치료적 접근도 인지치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조금 거슬리지만 그래도 상당히 넓은 영역에서 내담자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서 현장에서 상담/심리치료를 하고 있는 임상가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닫기
* 우리가 어린 시절의 고통을 되풀이해서 경험한다는 것은 정신분석적 치료의 핵심적인 발견 가운데 하나이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반복 강박이라 불렀다.
* 인생의 덫을 전문적인 용어로는 '도식'이라 한다. 도식은 우리들 자신과 세계에 대한 뿌리깊은 믿음으로써 어린 시절에 학습된 것이다. 이 도식은 자기 자신에 관한 느낌을 형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도식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포기하는 것은 우리가 누구이며 이 세상은 어떤 곳인가에 관한 확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 덫의 원인
1. 어린 시절 가정에서의 기본적 안전감의 부재 : 버림받음, 불신과 학대
-> 가족이 어린아이를 어떻게 대했는가와 관련
2. 세상 속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자율성 문제 : 의존, 취약성
3. 당신과 타인 간의 정서적 유대의 강도 문제 : 정서적 박탈감, 사회적 소외감
-> 타인과의 연대감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친밀감, 다른 하나는 사회적 관계이다
-> 어린 시절 제일 결핍되기 쉬운 세 가지는 양육, 공감, 지도
4. 자존감 문제 : 결함, 실패
-> 각각 개인적인 영역과 업무 영역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음을 의미
-> 자존감이 손상되면 우리는 수치심을 느낀다. 수치심은 이 영역에서 주된 감정이다.
5. 자기 표현, 즉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진정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능력 문제 : 종속, 가혹한 기준
-> 자기 표현이 제한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 3가지 : 지나칠 정도로 남의 욕구에 맞추는 경우, 지나치게 억제되어 있고 체면을 차리는 경우, 억압된 분노
6. 삶의 현실적인 한계를 수용하는 능력 문제 : 특권 의식
-> 여러가지 면에서 자기 표현의 문제와 정반대임
* 인생의 덫에 대한 세 가지 대처 방식
- 굴복 : 어린 시절의 패턴을 반복하도록 인생을 꾸려가는 것
- 도피 : 결코 덫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 반격 : 덫에 보상함으로써 남들과 자신에게 지금은 과거의 덫에 걸린 상황과 정반대임을 확신하는 것
=> 순수한 유형은 드물며 대부분의 경우 굴복과 도피, 반격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게 됨.
* 변화를 위해서는 기꺼이 고통을 겪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인생의 덫에 변화를 주기 위한 일반적인 단계들
1. 당신이 걸려 있는 덫을 확인하고 이름을 붙여라.
2. 덫의 기원을 이해하라. 당신 안의 상처받은 어린아이를 느껴보라.
3. 덫을 공격할 수 있는 증거를 모아라. 이성적인 수준에서 그 타당성을 논박하라.
4. 당신의 덫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편지를 써라.
->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글로 써보는 것이다.
5. 덫의 패턴을 자세히 살펴보라.
6. 다음 단계는 패턴을 깨는 것이다.
7. 계속 노력하라.
8. 부모를 용서하라.
* 버림받음의 덧 : "제발 나를 떠나지 마세요"
- 이 덫은 매우 일찍 시작되기 때문에 감정적 힘이 강하다. 그러므로 심한 버림받음의 덫을 가진 사람은 짧은 이별조차 버려졌던 아이의 느낌을 가지고 반응한다.
- 실제의 상실이나 이별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 해도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느끼면 바로 덫에 걸릴 수 있다는 게 문제이다.
- 버림받음의 두 유형
1. 너무나 안전하고 과잉보호를 받은 환경. 버림받음과 의존의 덫의 혼합
2.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환경. 어느 누구도 언행이 일치된 환경을 조성하지 않은 것
- 부모로부터 거의 받은 것이 없는 아이에게는 벌조차 연결로 느껴질 수 있다.
* 불신과 학대의 덫 : "당신을 믿을 수 없어"
- 학대는 바로 경계를 침범했을 때 일어난다. 즉 신체적, 성적 혹은 심리적 경계가 존중되지 않는 상황이다.
- 육체적, 성적 및 언어적이라는 세 가지 유형의 학대 중 공통점은 차이보다 더 중요하다.
- 불신과 학대는 가장 강력한 덫이며 가장 변화하기 어려운 덫이다.
- 일단 당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면 바로 과거의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것을 전부 기억하고 다시 한번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통 속에서야 비로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 정서적 박탈감의 덫 : "나는 결코 사랑받을 수 없을 거야"
- 정서적 박탈감은 방치당한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다. 외로움이며 아무도 없는 그런 느낌. 당신이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이다.
- 이 덫에 걸린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요구가 많다. 이 덫은 만족할 줄 모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주어도 만족을 모른다. 상대가 분명히 배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정서적 박탈감의 덫을 가진 사람의 특징이다.
- 부모가 아이에게 손상을 주는 능동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와 달리 정서적 박탈감은 어떤 특정한 양육 행동의 부재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정서적 박탈감은 알아채기 힘든 덫 중 하나이다.
- 정서적 박탈감은 가장 흔한 덫 중 하나이지만 발견하기는 가장 힘들다.
- 어떤 사람이 자기애적인 태도로 정서적 박탈에 반응하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은 정서적 박탈의 덫과 특권 의식의 덫이 조합되어 있다. 자기애적인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정서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것에 대해 다른 표면적인 욕구들을 지나치게 요구하는 태도로 박탈감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 정서적 박탈감의 세 가지 영역
1. 보살핌(따뜻함, 관심, 신체적 애정)의 박탈
2. 공감(당신의 세계를 이해하고 당신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의 박탈
3. 보호(힘과 방향, 그리고 안내)의 박탈
* 사회적 소외의 덫 : "나는 적합하지가 않아"
- 우선적인 감정은 외로움이다.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서 소외되었다고 느낀다.
- 사회적 소외도 어렵지만 사회적 소외에 결함이 겹치면 더욱 어려워진다.
- 외로움은 종종 심장과 위장의 문제들, 수면장애, 두통, 우울증 등과 연관되어 있다.
- 사회적 소외의 근원 중 하나는 보통의 가정과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아이들이 그 보상으로 학업에서 엄한 기준을 세우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 가끔 지나치게 비판적인 부모들이 사회적 소외를 조장한다.
- 청소년 시기에 이 덫이 발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 나중에 좋은 경력이 될 수 있는 혼자만의 활동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 이 덫이 갖는 장점이다.
- 도피는 인생의 덫에 대처하는 주요 방법이다.
- 인생에서 가장 도전적인 일 가운데 하나는 남들과 어울리고 정상적으로 보이는 것과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 구체적인 목표가 오히려 불안을 감소시킨다.
- 단순하게 당신 자신이 되라고 말하고 숨기는 것을 멈추어라.
* 의존의 덫 : "나 혼자서는 해낼 수 없어"
- 의존심이란 경험의 핵심 안에는 어른들의 생활은 정상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한 끝없는 투쟁이라는 관념이 들어 있다.
- 의존적인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으며 모든 것이 그대로 있기를 원한다.
- 낮은 자존감은 의존성이라는 덫의 고통스럽고도 필수 불가결한 일부분이다.
- 반대의 극단으로 흐르는 경향을 항의존이라 하며 의존의 덫이 존재한다는 강한 증거가 된다. 항의존적인 사람들은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도 남에게 도움 청하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충고, 도움, 지도 요청을 거부한다. 남에게 정상적인 도움을 받는 것조차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므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 과보호는 두 개의 차원으로 이루어진다.
1. 지나친 참견
2. 부모가 자녀의 독립 시도를 방해하는 것
- 일반적으로 과보호를 받은 환자들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 대개 안정된 가정환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의존적인 사람들은 안정된 가정을 떠나서 현실 세계의 불운과 거부, 외로움에 맞닥뜨리게 될 때까지는 착한 아이였다.
* 취약성의 덫 : "언제 재난이 닥칠지 몰라"
- 이 덫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재난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대처 능력은 평가절하한다.
- 가장 흔한 기원은 똑같은 덫에 걸린 부모이다.
-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취약성으로부터의 도피이다. 너무나 많은 활동들을 회피하므로 자신의 삶의 질은 물론 배우자와 가족의 삶의 질마저 떨어뜨린다. 이 인생의 덫은 당신을 제한하고 위축시킨다.
- 분류표에는 도피 행위를 점차 멈추는 것(피하는 장소로 가는 일과 과보호받기를 점차 중단하는 것, 혼자서 더 많은 위험을 감당하는 것)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 결함의 덫 :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 인생의 덫인 결함과 가장 관계 깊은 정서는 수치심이다.
- 표면적이고 쉽게 눈에 띄는 특성과 관련된, 사회적 소외의 덫과는 달리 결함은 내적인 상태이다.
- 결함이라는 인생의 덫에 빠진 부모는 보통 비판적이고 가혹하다.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가 있을 수 있다. 결함과 학대는 맞물려 있다.
- 많은 사람들이 결함이라는 인생의 덫에 빠져 있는 경우 피학적인 교제를 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은 이런 학대를 받아 마땅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당신은 결함이라는 인생의 덫을 유발하는 상대에게 가장 매력을 느낀다. 또 다른 측면에는 자신을 잘 대해주는 상대에게 흥미를 잃는 경향이 있다.
* 종속의 덫 :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요"
- 당신은 세계를 통제라는 관점에서 본다.
-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는 이 원칙에서 유일한 예외는 당신 자신이다.
- 인생에서 공통된 주제 중 하나는 자신들의 인생이 덫에 걸려 있다는 느낌이다.
- 종속적인 사람에게는 강한 자아가 없다. 억눌린 분노가 당신이 종속적이라는 또 다른 증거이다.
- 종속의 두 가지 유형
1. 자기희생(죄책감으로 인한 종속)
2. 굴종(두려움으로 인한 종속)
-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의존과 종속, 두 가지 모두를 반영한다.
- 분노는 건강한 측면에 속한 것이다. 이러한 분노는 당신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유용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분노는 뭔가 다른 것-변화하고 성장하기-을 원하는 당신의 일부분과 접촉하게 해준다. '자기 자신이 되는 느낌'에 도달하는 강력한 방법은 분노를 통해서다. 분노는 당신이 원하는 다른 무엇이 있음을 알려주는 유일한 단서이다.
- 느끼는 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자기주장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실용적인 문제이다. 그 누구도 당신의 감정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없다.
* 가혹한 기준의 덫 : "아직 많이 부족해"
- 지위 지향성이란 인정을 받거나 지위, 부, 미모와 같은 허위의 자기를 얻는데 지나치게 중점을 두는 경향을 의미한다. 이것은 종종 결함이나 사회적 소외 같은 핵심 감정을 보상하기 위한 반작용의 형태를 띤다.
- 조건적인 사랑이라는 분위기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 특권 의식의 덫 : "내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가질 수 있어"
- 특권 의식의 세 가지 종류
1. 버릇없음
2. 의존성
3. 충동성
* 단지 인생의 덫이 없어진 상태에 이르는 것이 변화의 목표는 아니다. 각자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며 인생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발견해야 한다.
* 타고난 성향을 인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서는 감정과 신체적 감각이다.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충족시키는 활동과 관계에 참여할 때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첫 번째로 변해야 할 영역은 대인관계이다. 정서적 박탈감, 불신과 학대, 버림받음, 그리고 사회적 소외의 덫은 당신이 원하는 관계들을 발전시키는 데 가장 큰 장애이다.
* 두 번쨰 핵심적인 변화 영역은 자율성이다. 의존 혹은 취약성의 덫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파괴적인 관계에 얽매여 있다.
* 변화의 세 번째 요소는 자존심이다. 결함과 실패의 덫은 자존감이 형성되는 것을 방해한다.
* 변화의 네 번째 영역은 자기주장과 자기표현이다. 종속과 가혹한 기준의 덫은 자기주장의 걸림돌이다.
* 다른 네 가지 못지않게 중요한 성장의 다섯 번째 영역은 타인에 대한 배려이다. 특권 의식이 지나치면 주변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 변화에 대한 책임을 감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많은 자조 그룹들은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책임을 가르치지 않고 부모에 의해 희생당한 것으로 느끼게 하는 데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우리는 이것이 중대한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사실과 직면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지속적으로 하라. 좀 더 편한 시간에 하겠다며 변화를 위한 노력을 연기하지 말라. 변화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어린 시절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 해도 변화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의 고통은 왜 변화가 어렵고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그것은 파괴적인 패턴을 바꾸려 노력하지 않고 지속시키는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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