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사학자인 에드워드 쇼터가 쓴 '정신의학의 역사(1997)'를 북 크로싱합니다.
18세기 말에서 20세기 말에 이르는 200여 년의 기간 동안 정신의학이 겪은 세 차례 격변기를 다룬 책입니다.
정신의학과 심리학(특히 임상심리학) 전공자라면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이나 65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책이기 때문에 구입이 부담되는 분이라면 국민도서관을 통해 대여받아 읽으시면 좋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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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사학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의학의 역사를 다루는 학문이죠. 이 책을 쓴 에드워드 쇼터가 의학의 사회적 변천과 추이를 탐구하는 대표적인 의학사학자입니다. 쇼터는 의학사 뿐 아니라 의사-환자의 관계 변화, 정신약리학의 역사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토론토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이 책으로 캐나다 왕립협회의 제이슨 A. 헤나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정신의학의 역사를 다룬 책입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마따나 직선적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의학의 흐름을 서술했음에도 불구하고 '광인의 수용소에서 프로작의 시대까지' 그리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습니다(저만 재미있을지도;;;;).
에드워드 쇼터는 이 책에서 18세기 말에서 20세기 말에 이르는 200여 년의 기간 동안 정신의학이 겪은 세 차례의 격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첫 번째 격변기는 1세대 생물정신의학이 자가당착에 빠지던 19세기 말이며, 두 번째 격변기는 일대를 풍미하던 정신분석이 몰락하던 20세기 중반 이후, 마지막으로 세 번째 위기는 정신약물학의 발달로 인해 마음의 병이 신체적 질병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신과의 필요성에 의문이 제기되던 1990년 대입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부분은 '광기의 역사'에서 푸코가 주장했던 '대감금' 현상이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것이었다는 반론을 당시 통계와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펼치는 곳이었습니다.
정신의학과 심리학(특히 임상심리학) 전공자라면 한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심리학도가 심리학사를 당연히 공부하듯이 특히 임상심리학자라면 이 책을 꼭 읽으셔야 합니다.
총 655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책이며 주석만 해도 1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지만 술술 읽힙니다(저를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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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말 이전까지 정신과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 푸코는 정신의학이 국가권력에 의해 발명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 통제가 강력했던 독일에서도 19세기까지는 정신과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 1960년대 학계의 유행으로 회자되었던 바와 같이, 정신병자들은 자본주의에 저항해서 혹은 가부장제에 반기를 들거나 사회질서를 소란케 했다는 이유로 감금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실제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 미셀 푸코는 '광기와 문명'에서 17세기 광인들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자로 예찬받았다고 기술했다. 푸코는 정신의학의 역사를 속죄주의로 편향되도록 몰아가는 데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저서이다. 본서의 저자인 쇼터는 푸코의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 1808년 레일은 새로운 전문분야를 칭하는 단어인 정신의학, 혹은 Psychiaterie라는 말을 만들었고, 1816년 Psychiatrie로 줄였다.
* 놀라운 것은 도덕치료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아니고, 이 치료 원칙이 가까운 장래에 수용소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는 데에 있다.
* 신경과학적 시각은 생물정신의학이라 불리게 되었고, 사회에 중점을 두는 시각은 질병의 '생물-정신-사회적' 모델을 낳기에 이르렀다.
* 중요한 것은 초기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병이 기질적 원인일 것이라는 매우 직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환자의 고통이 너무나 강렬하고 환상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리만큼 괴이한 데다 체질 또한 극심하게 변질되기 때문에 이를 뇌와 연관시키지 않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 정신의학 탄생의 순간부터 유전론은 존재하고 있었다.
* 정신의학은 탄생 시초부터 신경과학이라는 한쪽 날개와, 정신사회적 관점이라는 다른쪽 날개로 비상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쪽 날개의 힘이 약해지면서 균형을 잃고 19세기 내내 생물학적 정신의학기 득세를 하게 되었고, 이는 에밀 크레펠린의 시대로 이어지게 된다.
* 정신의학이 물려받은 유산의 핵심인 수용소 정신의학은 애초에는 선의로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환자로 인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안고 있었다.
* 19세기에 수용소 환자가 급증하게 된 현상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기존의 환자가 '재배치된 결과'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환자가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 18세기 이전 영국에는 수용소라는 것이 아예 없었고, 유럽 대륙도 19세기 이후에야 수용소가 만들어졌다.
* 수용소 입원이 증가한 이유 중 중요한 한 가지는 가족이 정신질환을 용인하기 어려워졌다는 데에 있다. 가정에서 치료하던 정신질환자들이 이에 수용소로 위임된 것이다.
* 19세기 동안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정신질환은 신경매독이었다.
* 수용소 초만원 사태를 초래한 또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알코올 관련 환자의 급증에 의한 것이다.
* 정신분열증이 그동안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다 하더라도 그 근거는 잠정적인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동안만큼은 확실히 증가했었음을 보여주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 1900년 즈음 정신과 의사의 지위는 맨 밑바닥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 정신의학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려던 초창기 시도는 수용소로 인해 난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수용소 밖에 있던 정신과 의사들은 신경과학을 응용하여 환자 치료에 적용하려 했고, 이들이야말로 '1세대 생물정신의학자'라 불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1세대 생물정신의학도 실패하게 되는데, 정신질환의 생물학적 유전학적 뿌리를 드려내려던 야심찬 시도가 '퇴행성'이라는 도깨비 같은 이론으로 종말을 맞았던 것이다.
* 1세대 생물정신의학은 교육의 필요성과 과학에의 호기심이 동시에 작용하여 추진되었던 것이다.
* 그리징거는 1세대 생물정신의학의 대표적 인물로서 생물정신의학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일 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는 대학병원 정신과의 근대적 모델을 창립한 사람이다. 그리징거에 의하여 대학 정신의학이 수용소 정신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게 되었던 것이다.
* 마이네르트는 선구자였다. 1868년 그가 일깨운 것은 정신의학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새롭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증상을 분류하려는 집착에서 벗어나 정신질환의 근저에 있는 해부학적 원인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네르트의 과업은 1세대 생물정신의학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음을 뜻하는 신호였다. 즉, 해부학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1880년대 이후로 정신의학을 현미경으로 연구하려는 광적인 열풍이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대학들을 휩쓸었다.
* 영국 정신의학의 아킬레스건은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만 있고 과학 연구는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 미국 정신의학 발달의 특징은 교육과 연구가 분리되어 있는 형식이어서 유럽 대륙 모델과 정반대였다는 것이다.
* 19세기 정신과 의사들은 뇌에 관한 유전학과 생물학을 현대적으로 이해하고자 했던 선구자들이었다.
* 특정 질병 유전자는 다음 세대로 내려가면서 크기가 확장된다(삼핵산 반복 변이).
-> 삼핵산이 특정 염색체 상에서 반복 변이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fragile X syndrome, 헌팅턴 병, 근이양증 등이 여기에 속한다.
* 세대를 통해 가중되어 물려받음으로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유전적 운명이라는 의미의 퇴행이론은 정신의학 내부에서 비교적 빨리 소멸되었다. 벨 에폭 시대가 다가오자 퇴행이론은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서 한물간 것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1933년 이후부터 퇴행이론은 나치 이데올로기의 공식 얼굴이 되었다.
* 1세대 생물정신의학의 죽음은 실은 나치 출현 이전에 이미 임상분야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연구 결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때 획기적인 것으로 여겼던 뇌해부학에 그저 단순히 흥미를 잃어갔던 것이다. 이제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은 질병을 횡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종적으로 설명하는 시각이었다. 이 새로운 종적 방식을 도입한 대표적인 인물이 에밀 크레펠린이다.
* 정신질환의 귀추를 지켜보는 것, 이 귀추에 근거해서 질병을 감별하는 것이 크레펠린주의적 대변혁의 본질이었다.
* 원인이 아니라, 예후라는 단어야말로 크레펠린을 이해하는 핵심 단어이다.
* 1899년 제 6판에서 크레펠린의 생각은 최종적인 형태에 달하여, 이것 이후에 우리 시대 국제정신의학의 권위적 지침이 된, 미국 정신의학회의 DSM의 질병 분류 근거가 되었다.
* 스스로를 크레펠린의 충실한 제자라고 자처하는 오이겐 블로일러가 조발성 치매 대신에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 '크레펠린주의'의 마지막 주안점은 모든 정신과적 판단은 '의학적 모델'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후세에 나타나 크레펠린 모델과 갈등하게 될 '생물-정신-사회적 모델'과의 뚜렷한 구분이 이때 그어진 셈이다.
* 영국 정신의학의 자랑거리가 환자를 묶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면, 프랑스 정신의학은 증상과 적용 기준에 근거해 세심하게 개인별로 적용하는 온천치료가 자랑거리였다.
* 1883년 이후부터 베르넹은 비 최면 암시의 효과에 대해 널리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근대 의학적 정신치료가 시작된 시점이다.
* 분석의 바람이 휘몰아치자 정신의학계 내에서는 거대한 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는 정신의학이 오래전부터 심리학이 아니라 생물학을 지향해 왔기 때문이었다. 막판에 정신분석이 승리하게 된 이유는 프로이트 이론이 탄탄했었기 때문이 아니라 개인 의원들이 번성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 정신분석은 정신의학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정신병자로 꽉 찬 수용소라는 공간에서부터 일상 생활의 문제인 신경증으로의 전환을 의미했던 것이다.
* 중앙유럽 정신의학계에서 정신분석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세 방향으로부터 일어났다. 첫째, 의사-환자 관계에서 심리적 측면에 더 심세하게 반응하기 위해서, 둘째, 개원가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끝으로 공공의료 분야에서 정신분석을 도입하려 했던 이유는 치료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지기 위해서였다.
* 미국 정신분석에서 정통이라 함은 '자아 심리학'으로서, 프로이트가 1923년 처음으로 정신의 구조에 관해 고안한 이론이었다. 프로이트의 딸 안나가 자아 심리학의 기수가 되었다. 미국의 자아 심리학은 성에 초점을 맞춘 이드 심리학에서 벗어나 성인 환자의 사회적 적응 부담에 초점을 맞추었다.
*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미국은 역동 정신의학을 정신의학의 선도적 경향으로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 엘렌버거(1955)
* '정신분열증을 만드는 어머니'(가정에서 지배적이고 동시에 과보호적이며 기본적으로는 거부하는 어머니가 자식을 정신분열증으로 만든다는 이론으로, 이 이론을 필두로 하여 모든 정신질환과 성격장애, 심지어 동성애조차도 그 원인을 어머니 탓으로 돌리는 소위 엄마 사냥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라는 악명 높은 주제에 관한 프롬 라이히만의 저서가 1948년 출간되자, 미국의 어머니들은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 정신분석가들이 정신의학계를 지배하려고 공들였던 노력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모순적인 사실 하나는, 지난 100여 년간 정신의학의 지적 핵심에 자리잡고 있던 진단분류법을 멸시했다는 점이다.
* 쇼크요법은 정신의학이 신경학의 그늘을 벗어나는 시점을 나타내는 이정표로 이해된다.
* 정신의학 역사상 나라마다 자신의 뚜렷한 족적을 남겨 왔다. 독일은 1차 생물정신의학의 기반을 마련했고, 프랑스는 치료적 수용소를 열었다. 미국은 정신분석을 한껏 꽃피우게 했고, 나중에는 2차 생물정신의학 시대를 열었다. 영국이 전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것은, 정신질환의 기저에는 인간관계의 폐해가 깔려 있다는 이론이었다.
* 치료적 공동체는 한쪽 극단인 정신분석과 다른쪽 극단인 수용소 보호관리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고자 했던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 낮 병원 운동의 의의는 주요정신질환의 치료 장소를 수용소에서부터 지역사회로 옮기려 한 최초의 시도였다는 점이다.
* 클로르프로마진이 정신의학계에 일으킨 혁명은 페니실린이 의학계에 등장했을 때와 비교할 수 있다.
* 정신의학계 최초의 이중맹검 대조법이 1952년 모겐스 쇼우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 이미프라민은 정신의학 역사 상 첫 우울증 특효약으로 등장했다.
* 탈기관화는 반정신의학 운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은 이차 생물정신의학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의사들은 치료할 수 없는 진단명보다는 치료 가능한 진단명을 붙이는 경향이 있다.
* 정신의학의 주된 관심사가 19세기에는 입원한 정신병 환자였고, 20세기 초에는 외래 신경증 환자였다면, 20세기말에 이르러서는 과거에는 병이라고 간주하지 않았던 상태 혹은 가정의가 보았어야 할 그러한 상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던 것이다.
* 동성애자와 베트남 참전 군인의 전례가 심어준 것은 정신과적 진단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인식이었다.
* 정신분석의 쇠락은 특히 "생물-심리-사회" 모델 분야에 혼란을 가중시켰는데, 이 분야는 그때까지도 심리 영역의 대부분을 프로이트 이론을 차용해 설명해 왔기 때문이었다. 프로이트 분석이 아니라면 다른 그 무엇으로 정신치료를 할 것인가? 대안적 정신치료로 대두된 다른 방식 거의 모두가 효과 면에서는 비슷비슷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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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만프레드 뤼츠가 쓴 책으로 독일에서만 45만 부가 팔렸고 10개 국어로 번역 출간될 정도로 인기를 끈 '위험한 정신의 지도(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이렇게나 많이 팔렸는데 그래도 뭔가 있겠지하고 기대했지만 역시나 유럽에서 나온 심리학, 정신의학 관련 책에 대한 제 선입견만 강화한 책이라서 자신있게 추천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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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유럽에서 나온 심리학, 정신의학 관련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코 quality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읽을 때마다 항상 뭔가 저랑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2013년 1월에 소개드렸던
'나라서 참 다행이다(2006)'는 프랑스의 정신과 전문의인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쓴 책인데 개인적으로 별로였고, 좀 더 멀게는 2011년 6월에 소개한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2009)'도 그저 그랬습니다. 이 책은 독일의 심리학자인 우르술라 누버가 쓴 책이었죠. 왜 유럽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은 별로일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들의 유머 코드가 저랑 맞지 않아 썰렁하기만 하거나 번역이 별로이거나, 혹은 둘 다 문제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렇듯이 유럽의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가 쓴 책으로는 재미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선입견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제 선입견이 강화되면 어쩌나 염려했는데 아쉽게도 역시나 그랬습니다.
이 책은 독일에서만 45만 부나 팔렸고 10개 국어로 번역 출간될 정도의 베스트 셀러인데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만프레드 뤼츠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내용은 둘째치고 일단 기본적인 틀부터 문제입니다. 목차를 보시죠.
Part 1. 정상인이 더 문제다
1. 광기 :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
2. 골빈 사람들 : 우리의 삶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
Part 2. 우리는 엉뚱한 사람을 치료하고 있다.
1. Why : 살짝 돈 것도 돌기는 마찬가지
2. Who : 사람마다 미치는 원인은 다르다
3. How : 정신병원 치료의 센스와 난센스
Part 3. 발칙한 만프레드식 치료
1. 뇌의 손상 : 머리에 충격을 준다고 기억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2. 중독자들의 변명 : 근심을 덜기 위해 마신다.
3. 정신분열증 : 방황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병
4. 조울증과 우울증 : 하늘을 찌르는 환호, 죽은 자를 위한 애도
5. 인간의 다양성 : 우리가 아직도 천국을 꿈꾸는 이유
어떠신가요?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감이 잡히시나요?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 싶었다고 제가 생각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정상과 비정상이란게 그렇게 쉽게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쉽게 진단 딱지를 붙이지 말라는 겁니다. 저자는 정상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망치고 있는 사람들을 '스탠더드패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자의 주장에 입각하면 오히려 모순적인 용어처럼 들리기 때문에 저는 이런 용어 사용이 오히려 좀 당황스러웠습니다만...
이 책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되고 있지만 저자는 다분히 해결중심치료적 접근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저자가 해결중심치료를 통해 다양한 장애 환자를 치료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해결중심치료가 장애에 따라 어떻게 달리 적용되는지 소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재미있게 느껴질지언정 현장의 임상가들에게는 지루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분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임상가이거나 정신 의학, 심리학 전공자들에게는 별로추천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앞으로 유럽에서 번역되어 들어온 정신의학, 심리학 책은 가능하면 안 읽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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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병을 가진 예술가들은 기본적으로 정신병 때문에 뛰어난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정신병에도 불구하고 예술적 창의성을 발휘한 것이다.
* 확실한 치료법이 있을 때만 이러한 진단이 정당성을 얻는다. 설령 조기 발견에 의미를 둔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확실한 치료법이 있을 때라야 정당성이 있다.
* 정신의학의 과제는 진짜 아픈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변호인이 되어야 한다. 정신병을 골칫거리로 여기고 짜증을 내는 사회를 고객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 진단을 하는 이유는 오직 치료를 위해서다. 그러므로 불치병 진단은 진정한 진단이라 할 수 없다.
* 소아 심리치료사 테아 쇈펠터는 이렇게 말한다. "환자는 자신에게 치유 능력이 있음을 모르지만 심리치료사는 환자 자신이 치유자임을 안다. 그것이 심리치료사와 환자의 차이점이다.
* 정신병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인간의 자유를 제한한다.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환자들에게 다시 선택의 자유를 돌려주는 것이 치료사의 과제다.
* "왜 우울한가요?" 우울증 환자에게 이렇게 묻는 것은 치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략적 가족치료는 완전히 다른 질문을 한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우울증을 견뎌냈습니까?"
* 해결중심치료는 특히 중독증 환자에게 유용했다. 중독증 환자들과 주변 사람들은 중독증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이들은 치료사가 무엇 때문에 중독이 되었는지 물을 거라 예상한다. 이때 치료사가 첫 질문으로 "재발을 막을 좋은 방법이 무엇이겠냐?"라고 물으면 깜짝 놀란다.
* 해결책과 문제는 별개다. - 스티브 드 세이저 -
*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외부에서 온 삶의 사건이다. 그러나 어떤 사례에서든 해결책은 저마다 다른 특별한 내부의 능력에서 나와야 한다.
*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바꾸고 싶지 않은지를 상상하라고? 환자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그동안 늘 바꾸고 싶은 것에만 집중했고 문제가 무엇인지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 스티브 드 세이저는 치료사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는 것도 해결중심치료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상담실 문에는 이러한 글귀가 적혀 있다. "단기치료는 환자에게 유용하다. 그러나 실력 없는 치료사에게는 유용하지 못하다".
* 부모의 행동양식은 대부분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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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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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중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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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전공자들에게는 굳이 이야기 할 필요 없어서 안 하지만 제가 상담자들을 만나는 자리(강의, 수퍼비전, 세미나 등)마다 매번 마르고 닳도록 말씀드리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공부를 해야 하고 이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게 뭐냐...
바로
정신병리학과 정신의학진단체계입니다. 둘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니 결국은 정신의학(더 깊게는 정신약물학까지)을 공부하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제가 수련받던 당시와 달리 상담 분야에 계신 전문가들도 이제는 심리평가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눈을 떴기 때문에 심리검사도구에 대해서는 공부하려 하고 활용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정신의학에 대해서는 그걸 꼭 배워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상담과 임상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어 증상이 심하고 진단을 받아서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는 병원에 가고, 심리적인 문제만 있고 그 정도 역시 심하지 않아 상담으로 충분히 치유가 가능한 '내담자'는 상담 기관으로 왔기 때문에 굳이 정신병리학이나 정신의학진단편람을 공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상담의 수요가 폭증하여 상담자의 공급이 달리는 것과 맞물려 병원과 상담 기관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많이 약해져서 약물 치료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대인 관계 갈등이나 부적응 등의 문제로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병원에 많이 갑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점점 임상심리학자에게 심리치료의 영역을 개방하는 추세입니다(제가 수련받던 당시만 해도 병원에서 임상심리학자가 할 수 있었던 건 의사가 리드하는 집단상담의 co-therapist로 들어가는 정도가 고작이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담 현장에는 점점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한 '환자'군이 늘고 있습니다. 살기가 힘들어지고 사람들이 버틸 수 있는 정신력이 점점 더 고갈되어 그런 것인지, 상담의 대중화로 인해 그동안 대증 요법에만 기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 위해 나오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상담만으로는 치유의 한계가 있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심리평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상담자들에게 물어보면 조현병(과거의 정신분열병)인 것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내담자가 너무나 많아져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심리평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답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만큼 정신병리적인 지식과 진단 기준을 알아야 사례 개념화를 할 수 있는 내담자의 수가 만만치 않게 많아졌다는 것이죠.
상담자가 정신의학을 공부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이미 병원 등 다른 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 찾아올 경우 진단서, 의료 기록, 병력 청취 등을 통해 어떤 문제로 그동안 치료를 받아왔는지 알아야 하고 그러자면 정신병리학에 대한 지식이나 진단 기준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DSM과 같은 정신진단편람을 임상심리학자만 익혀야 하는 시대는 이미 가고 있습니다. 물론 상담가와 임상심리학자의 직능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는 일부 기관에서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렇더라도 상당한 불편을 느낄테고 상담자가 직접 심리평가를 실시하고 진단편람에 의거해 진단까지 해야 하는 기관으로 옮길 수가 없을테니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위험 부담도 감수해야 할 겁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이 상담을 공부해야 하는 만큼 상담심리학자들이 심리평가, 정신의학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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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산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회의 회원인 6명의 임상심리학자들이 공동 번역한 Jon G. Allen 박사의 책입니다. 이 책은 2005년에 출판된 2판을 번역해서 2010년에 내놓은 것입니다.
저자가 머리말의 말미에서 외상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심리학과 정신의학만 갖고는 부족하며 생물학과 철학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이유는 외상이 신체적인 질병임과 동시에 실존적인 고민에 직면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듯이 이 책은 철학과 신경과학의 관점에서도 외상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제가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만).
방대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구성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1부 기초편에서는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고, 2부 외상의 영향에서는 외상이 미치는 영역을 정서, 기억, 자기, 관계, 질환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3부에서는 우울, PTSD, 해리성 장애, 자기파괴적 행동 등 외상과 관련된 정신과적 장애를, 마지막으로 4부 치유에서는 정서 조절과 치료적 접근, 희망 등의 내용으로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하는지 알아봅니다.
특징적인 것은 1부 기초편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별도로 애착 외상에 대해 별도의 장을 할애하여 다소 깊이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착 외상에 대한 저자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애착 외상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문가용 책입니다만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읽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게 씌여진 책으로 트라우마에 대해 관심있는 임상가들의 입문용 책으로 좋습니다. 2011년 11월에 소개드린
'트라우마(Trauma and Recovery : The Aftermath of Violence, 1997)'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트라우마가 impersonal trauma에 초점을 두고 쓴 책이라면 이 책은 그보다 초점을 더 넓게 잡고 있습니다. 시간 순서로는 트라우마(1997)를 먼저 읽고 트라우마의 치유(2005)를 읽어야 하겠지만 반대로 읽는 것을 더 권장합니다.
트라우마에 관심있는 임상가라면 이 책과 Judith Herman의 '트라우마(1997)'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권 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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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변화시킬 수도 있다.
* 외상을 당한 사람에게 가장 해로운 것은 회피다.
* 학대는 권한 이상의 행위를 하는 것이며, 방임은 의무 이하의 행위를 하는 것이다.
* 방임은 신체적 방임과 심리사회적 방임으로 구분하는데 심리사회적 방임에는 정서적 방임(아동의 정서적 상태에 반응을 보이지 않음), 인지적 방임(아동의 인지적이고 교육적인 발달을 지원하지 않음), 사회적 방임(아동의 사회적/대인관계적 발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음) 등이 포함된다.
* 아동기의 애착 외상에서는 학대와 방임의 결합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외상의 핵심은 두려움과 외로움이다.
* 스트레스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외상 대처의 중점은 추가적인 외상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 우리는 보통 외상에 대해 이야기할 때 태풍, 전쟁, 성폭행, 학대와 같은 객관적인 사건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건에 대한 주관적 경험이 외상이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 애착의 안정 기반은 외부 세계에 대한 탐색을 촉진할 뿐 아니라 내적 세계를 탐색하는 것 역시 촉진한다.
* 전두엽의 뇌파(EEG)를 측정하면 부정적 정서의 경우 우반구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고 긍정적 정서의 경우에는 좌반구가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 억제 기질의 사람이 외상 경험에 가장 민감하고 영향을 크게 받는다.
* 수치심은 핵심적인 자기(core self)가 나쁜 것인 반면, 죄책감은 특정 행동이 나쁜 것이다. 수치심이 좀 더 광범위하게 나쁘다는 느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죄책감보다 좀 더 파괴적인 경향이 있다.
* 수치심이 외상의 공통적인 측면이라는 사실은 놀라울 것도 없다. 외상적 사건은 무력감을 유발하는데, 이 무력감이 수치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플래시백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현실감각(grounding)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현실감각 기법이란 감각 입력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현재로 주의를 돌리는 것을 말한다.
* 외상을 탐색해야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침습적 기억으로 고통을 겪고 있거나, 혹은 외상적 사건을 행동으로 재연하고 있는 경우이다.
* 외상 치료의 목표는 외상적 기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치료의 목적은 회상을 더 의미 있고 정서적으로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 매 맞는 아내들은 구타하는 배우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진정시키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그 노력이 실패해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이처럼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통제감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방어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무력감을 느끼기보다는 비난받을 만하다고 느끼는 것이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 자기 가치감을 향상시키는 관계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자기 가치감을 감소시키는 관계와의 접촉은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 외상 경험에 대해 말하는 목적은 갇혀 있는 정서를 방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에 대한 더 양호한 통제력을 얻는 데 있다.
* 외상 집단 치료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안전에, 두 번째 단계에서는 외상 경험에 관한 기억하기와 이야기하기에, 세 번째 단계에서는 지속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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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에 소개드린 정신과 전문의 이무석 선생님의 책 '30년만의 휴식(2006)'을 북 크로싱합니다.
일반인들에게라면 모르겠지만 현장의 임상가에게는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는 책이 아닌데다 제가 일하는 기관의 자료실에서 빌려서 읽은거라서 북 크로싱을 안 했는데 블로그 이웃인 '혜란'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북 크로싱을 중단하게 되시는 바람에 보관 중인 책을 제게 돌려 보내는 과정에서 이 책이 따라왔습니다.
제 뜻대로 하라고 하셔서 고민하다 저와 다른 시각에서 보실 분도 있을 것 같아서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부디 참고만 하세요. 모든 책은 나름의 가치를 갖고 있으니까요. 다른 분들께는 무한감동을 전할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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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인 김혜남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리뷰'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심리학도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심리학도가 아닌 사람이 보기에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북 크로싱합니다. 어차피 평가는 주관적인 것이니까요.
밑줄 하나 긋지 않고 깨끗하게 본 책입니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라는 작은 비매품 책까지 같이 보내드립니다. ^^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신청 받으면 곧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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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6년 3월 5일 11:51 현재)
- 이루다 님(독서 완료)
- agharta님(독서 완료)
- 월덴지기(보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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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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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정신분석 강의를 들을 때 이용승 선생님이 추천하신 책 중의 한 권입니다.
프로이드는 미국 번역자의 의도된, 혹은 의도되지 않았으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완전히 잘못 알려졌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입니다.
너무나 많은 정신분석의 개념들이 오역됨으로써 프로이드가 얼마나 위대한 휴머니스트인가를 후대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쓴 책이라고, 이 책을 쓴 브루노 베델하임(이 사람 이쪽 분야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사람이에요. ^^)은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프로이드 영역본의 문제 중 하나는 정신분석을 지적인 구성체계로 간주함으로써 자신에게가 아니라 타인에게만 적용하는 객관적인 참조 체계로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이드가 '내성'이 정신분석의 전부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분석을 받는 사람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죠.
프로이드가 만들어낸 '정신분석'이라는 용어 자체도 '영혼'이라는 의미로 지극히 인간적이고 비과학적인 'psyche'와 상반되며 과학적인 검토의 의미가 있는 'analyse'가 결합된 것이죠. 그런데 영역본에서와 달리 프로이드가 사용한 정신분석의 개념은 엑센트가 '분석'이 아니라 영혼을 의미하는 psyche에 놓입니다. 프로이드가 과학이 아니라 영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에서 베델하임은 oedipus complex, id, ego, superego, 꿈, 방어, 억압, 자유연상, 본능 등의 용어들이 얼마나 프로이드가 의미했던 바와 달리 잘못 번역, 이해되고 있는지를 충분한 지면을 사용하며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로이드는 생전에 이런 오역의 문제를 알고 있었으며 정신분석을 정신의학의 하위 범주로 묶으려는 미국의 의사들에게 상당한 혐오감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다고 하네요.
정신분석에 대한 선입견을 깨 부수기에 적절한 책이라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번역의 문제를 다룬 이 책의 번역조차 엉망이라는 겁니다.
정신과 의사가 심리학 전공인 자신의 딸과 함께 번역을 했는데 직역 정도가 좀 심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12장의 일부(135p)를 따 왔습니다. 한번 보시죠.
"영어 제목과 부제로 만들어진 형태는 프로이드가 어느 정도 주저함을 내보이는 곳에서 확실성을 주장한다. 그의 설명을 따르기가 좀 더 쉬워지고 그의 시도가 독자한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주저함인데, 그 독자는 자신이 읽고 있는 것이 어려운 문제들과 부딪쳐 보려는 시도라고 느낀다..."
저는 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그래도 초반에는 좀 나은데 후반부로 가면 거의 대부분 위와 같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오, 탈자도 상당히 자주 눈에 걸리는 것이 교열도 제대로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의학사는 유익한 책을 많이 내놓는 전문출판사인데 quality 관리를 너무 안 해요. 170페이지 밖에 안되는 분량의 책 값이 8,000 원이라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서를 읽으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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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임상 분야에서는 설명하기에 입 아플 정도의 대가인 Irvin D. Yalom의 소설입니다.
어빈 얄롬은 '집단정신치료의 이론과 실제'와 같은 교재 뿐 아니라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
'치료의 선물'과 같은 관련서로도 유명한데 거기다가 소설까지 썼습니다.
이 책이 대표적인 소설 중 하나인데요. 1996년에 발표한 소설이 이제서야 번역이 되어 나왔습니다.
이 책은 정신분석가들이 환자를 치료하면서 겪게 되는 내면의 흐름과 고뇌, 갈등, 선택의 순간들을 아주 섬세하면서도 민감하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치료 성공기와 같은 내용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얽히고 설킨 인간 군상들을 재미나게 풀어 놓았거든요.
내용이 전통적인 정신분석에 입각하고 있지만 주의깊게 따라간다면 임상심리학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저는 끄덕끄덕 연신 맞장구를 치면서 읽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환자/내담자를 치료/상담하는 일을 할 분들이라면 한번 쯤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재미와 지식,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단, 번역의 질에는 점수를 거의 주지 못하겠습니다. 내용이 번역하기 어려운 책이거나 저자가 원래 글을 어렵게 쓰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평소 어빈 얄롬이 워낙 글을 쉽고 이해하기 쉽게 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이 정도의 번역에 도저히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워낙 직역체로 번역한데다 원문의 맛을 충실히 살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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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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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중 정신분석의 대가로 손꼽히는 전문가 중 하나인 이무석 선생님의 책입니다.
이쪽 분야에서는 워낙 유명한(하도 귀가 따갑게 들어서) 분이지만 이무석 선생님의 책은 처음 접하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실망했습니다.
내공만 따지자면야 확실히 절정 고수의 반열에 드시는 분이나 작가의 차원에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드리기가 어렵겠습니다. 글을 워낙 쉽게 쓰셨기 때문에 책장은 잘 넘어갑니다만 무엇보다 재미가 없습니다(물론 제가 이쪽 전공자이기 때문에 새로운 점을 발견하지 못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무석 선생님은 이 책에서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과 그 경험 속에서 만들어지는 '마음 속의 아이'가 '무의식'에 자리잡으면서 문제를 만들 수 있으니 그 '마음 속의 아이'를 분명하게 깨닫는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어떻게요? 그냥 열심히 노력하면 되나요?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스캇 펙이 이야기한 것처럼 게으름을 극복하지 못해서, 아직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못해서 노력 자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함에도 엉뚱한 길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이무석 선생님이 책 안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읽는 이가 자신에 대한 통찰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 이 책을 읽고 통찰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편안하게 무리없이 이야기를 끌고 가다보니 통찰을 끌어내기 위한 impact가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종류의 책에서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은 문제 의식을 가질 수 있게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뒤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이르면 분명하게 답하지 않고 애매하게 쏙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결국은 정신분석을 받아야 한다는 저자의 마케팅 전략이라면(그것이 그르다는 것은 아님) 분명 성공적인 시도(2006년 5월에 나온 책인데 2007년 7월에 이미 14쇄나 찍은 것을 보면)일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입맛이 쓰고 시간이 아까운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괜시리 멋들어진 추천사를 쓴 이시형 선생님까지 미워지게 되는 것이죠.
이 책에 등장하는 '휴'처럼 쉼없이 달려온 직장인과 관계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일반인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지만 현장의 전문가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명성에 혹해서 집어들었다가 후회한 책, 30년만의 휴식입니다.
실망이 커서 그런지 책을 덮고 나니 머릿속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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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정신의학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Morgan Scott Peck의 고전 3부작 중 첫 작품인 '아직도 가야 할 길'입니다.
1978년에 1쇄를 찍었으니 거의 30년이 되어가는 고전임에도 '성경'과 독자수를 다투는 명저인데 저는 부끄럽게도 최근에야 읽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2권 '끝나지 않은 여행'과 3권 '그리고 저 너머에'를 구입했습니다. 그만큼 좋습니다.
스캇 펙은 이 책의 서두에서 '인생은 고해이며 문제와 고통에 직면하는 것'이라는 용기있는 한 마디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통을 이겨내는 기술로 '즐거운 일은 나중에 하자', '책임을 질 것', '진실할 것', '융통성을 가질 것'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기술을 사용하고자 하는 중요한 의지로 '사랑'이라는 핵심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너무나 단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스캇 펙이 제시하는 예와 너무도 명쾌하게 연결되거니와 이는 정말 오랫동안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인간이 아니라면 도달하기 어려운 통찰과 이해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사랑'이라는 너무나 흔해빠진(?) 개념도 스캇 펙이 재정의하니 새롭고 참신하게 느껴집니다. 낭만적인 사랑 뿐 아니라 자기 희생, 의존성의 개념까지 다루고 있어 흡사 사랑에 대한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입니다.
3부 '성장과 종교', 4부 '은총'은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1부 '훈련'과 2부 '사랑'만 놓고 본다고 해도 읽을 가치가 충분합니다.
초.초.초. 강력 추천합니다. 임상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는 두 말할 것 없고 모든 분들이 한번쯤 읽고 깨달음을 얻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결혼을 앞둔 분, 부모가 되는 것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덧. 하드 커버임에도 가볍고 작은 크기라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좋습니다. 손맛도 좋아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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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다수의 아이들이 즐거운 일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능력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일을 나중에 할 수 있도록 그 능력을 길러주려면, 부모 스스로가 자기 훈련이 잘 된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하다. 그런데 모델 역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궁극적으로 말하면 사랑이 전부다.* 어떤 이들이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그들이 인생에서 필요한 지적, 사회적, 영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도무지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삶의 문제를 그때그때 해결해 나가는 것 이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이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그것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든 문제의 주체인 당사자가 이 문제에 대하여 책임을 지기 전까지 그 문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대다수의 환자에게 존재하는 '무기력함'은 자유로 인한 고통을 피하고 싶은 욕망에서 생겨난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삶이나 문제에 대해 책임질 줄 모른다. 그들이 느끼는 무기력감은 사실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통을 견디지 못한다면 어떻게 환자가 현실과 대결하는 괴로움을 견뎌내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앞서가는 만큼만 남을 인도할 수 있는 것이다. *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남을 사랑할 수도 없다. 또 자기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자기 자녀가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도록 훈련시킬 수도 없다. * 분별없이 주기만 하는 파괴적인 양육의 이면에는 많은 동기가 숨어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분명히 공통적인 근본 원인이 있다. 그것은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정신적인 요구와는 상관 없이 자신의 욕구만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마조히즘은 또 하나의 중요한 오해, 즉 사랑은 자기 희생이라는 잘못된 개념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런 믿음의 힘으로 마조히스트는 학대를 참아내는 것을 자기 희생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사랑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적개심은 무의식 속에 묻힐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사랑이란 하나의 행동이고 하나의 활동이라고 말했다. 사랑에 대한 마지막 그릇된 오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랑은 느낌이 아니다. 나는 사랑에 대해 정의하기를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키려는 의지'라고 했다. 진정한 사랑은 감정적이기보다는 의지적인 것이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녔기 때문이다. 사랑은 우리 자신의 확대를 요구하기 때문에 언제나 노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행동을 행하면서 노력과 용기가 가미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여기에 예외란 없다. * 자신이 근본적인 외로움에 겁을 먹으며 서로 하나가 되는 결혼에만 탐닉하는 사람들은 훌륭한 결혼 생활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 성공적인 정신치료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그저 듣기 좋은 이야기만을 들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치료는 항상 정직해야 할 필요가 있다. * 간단히 말하면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정신 치료의 근본적 요소는 사랑이다. 고작 '따뜻함', '감정이입' 정도가 아니다. 오히려 치료자가 치료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환자를 사랑하는 것이 필수다. *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 소우주로부터 도피하기 위하여 그리고 문화라는 소우주로부터 도피하기 위하여, 또 부모가 우리에게 물려 준 반쪽 진리로부터 도피하기 위하여 우리는 지금까지 배워 온 것에 대해서 회의를 품어야 한다. 이것이 기본적인 태도다.* 우리는 사람들이 왜 정신질환에 빠지는 가에 대해서는 그런대로 알지만, 어떻게 사람들이 정신적 외상을 이겨내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 내 경험을 보아도 정신질환이 무의식의 소산이 아니라고 하는 융의 견해는 분명 옳다. 정신질환은 오히려 의식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거나 의식과 무의식의 부조화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 실수는 모든 억압된 감정을 드러낸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실수는 우리가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는 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 영혼의 성숙에 궁극적으로 장애가 되는 오직 단 하나의 장애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게으름'이다. 대다수의 환자들 중 열에 아홉이 심리치료를 시작하고서 다 끝내지도 못한 채 그만둔다. 그 이유가 바로 두려움과 게으름 때문이다. * 증후군과 질병은 동일한 현상이 아니다. 질병은 증후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생겨난다. 증후군은 병이 아니라 치료의 단서이다. 원하지 않아도 증후군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그것이 은총의 한 양상임을 말해준다. 이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무의식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자신을 점검하며 재정비할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메시지 말이다. * 대부분의 환자는 자신이 정신 요법의 과정 동안에 자신의 상태와 회복에 관해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처음에는 정신 요법에 대해 아무리 열광하던 사람이라 해도 금방 상담을 그만두어 버린다. 그들은 두 번 다시 남을 비난하지 않는 건강한 삶보다도 신들을 비난해 가면서 병든 채로 살아가는 편을 택한다. * 나는 환자 자신의 성장하려는 의지야말로 정신 치료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 누구나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러려면 먼저 우리 자신을 사랑받을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며 또한 사랑받을 준비가 되어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자신을 잘 훈련하여 사랑을 베푸는 사람으로 만들어 감으로써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사랑받고자 노력한다 해서 - 사랑받고자 원한다 해서 -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럴 때 오히려 우리는 의존적이 되고 거머리같이 되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과는 더욱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그러나 보답을 받고자 하는 원초적 욕망 없이 자신과 타인을 잘 보살핀다면 우리는 정말 사랑스러운 사람이 될 것이다. * 종교 의례는 도움은 되지만 가는 방법 자체는 아니다. 어떤 말로도, 어떤 가르침으로도 영적인 순례자가 자신의 길을 택하여 노력하고 고뇌하면서 하느님과 하나되기 위해 자기 삶의 고유한 환경을 극복하며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덜어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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