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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메리카 원주민 저항운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레너드 펠티어(Leonard Peltier)'의 옥중 수기입니다.
레너드 펠티어가 누구냐 하면 1975년 2명의 FBI 요원을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일급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현재까지 복역하고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 조직인 AIM의 활동가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웃긴 게 최근 정보공개법에 의해 그 당시 파인리지의 총격전이 FBI의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펠티어가 범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고, 재판 당시 FBI가 증거를 조작하고 증인들을 매수하거나 위협했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는데도 세 번의 항소심과 가석방 요구가 모두 기각되었거든요. 그래서 펠티어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값을 치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국가 권력에 의한 범죄는 우리나라의 전매 특허이기도 하지만 미국도 예외가 아니네요.
현실적으로 펠티어가 자유의 몸이 되는 방법은 대통령의 특별 사면 뿐인데 클린턴 대통령 때는 FBI 직원과 가족들이 데모하는 바람에 무산되었고, 조지 부시 대통령 때는 아예 생각도 못했으며 그나마 오바마 대통령이 가능성이 있지만 임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사면할 낌새가 없죠.
미국은 평화롭게 살고 있던 수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피바다 위에 건설된 정복 국가입니다. 자기들 마음대로 지정 구역으로 몰아넣더니 그 땅에서 석유나 금광이 발견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땅을 다시 빼았았죠.
실제로 1877년에 미국 정부가 수 족이 살던 블랙힐 땅을 강제로 빼앗은 것을 무려 100년이 넘게 지나 대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판결하고 수 족에게 땅값 1,500만 불과 103년 간 이자 명목으로 1억 5백만 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지만 수 족은 돈 대신 자신들의 고향을 돌려달라고 다시 소송 중입니다.
이 책에는 레너드 펠티어가 옥중에서 쓴 시, 명상록, 회상, 영적 사색 등을 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넬슨 만델라가 떠오릅니다. 감옥 안에서도 끊임없이 핍박당하고 암살의 위협까지 견디면서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의 댓가를 치르고 있는 펠티어의 마음은 과연 어떨까요?
그 오랜 기간동안 신체가 구속당할 때에도 인간의 영혼이 과연 이렇게 자유로울 수 있는걸까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만이라도 레너드 펠티어를 생각하며 그의 육신의 자유를 희망합니다. 정의의 실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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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로움에 대한 기억보다 더 큰 슬픔은 자유로움에 대한 망각이다. 그것이 가장 큰 슬픔이다
* 나는 지난 세기의 도둑들에 대해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를 유린하고 있는 자들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매일매일 삶 속에서 토착민으로서 우리의 인간적 권리는, 혼자만 독실한채 다른 나라에게 천부인권의 도덕적 필요성을 소리 높여 외치는 바로 그자들에 의해 침해당하고 있다.
* 우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포기할 순 없다. 우리는 언제나 자유인이듯이 오직 자유인으로서 행동해야만 생존을 보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의 몸을 족쇄와 자물쇠로 채운다 할지라도 우리의 마음, 우리의 정신, 우리의 꿈은 자유롭다.
* 죽음 속에서 삶이 나온다. 고통 속에서 희망이 나온다. 이것이 내가 긴 상실의 세월을 보내며 배운 것이다.
* 세상을 구원하는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어떤 대답도, 어떤 정해진 해결책도 갖고 있지 않다. 단지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 땅의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과 존중 없이는 우리 중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으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뿐이다.
덧. 이 책은 dung님께서 북 크로싱하는 책으로 국민도서관을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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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정치의 관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저널리스트인 크리스 무니가 지은 책입니다.
부제 그대로 정치가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고 있는지 고발하고 있는데 시대 배경이 조지 부시 대통령 집권기의 미국이라서 그런지 미래창조과학부라는 해괴망측한 부서가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현 실정에 대입하면서 읽으니 이해가 잘 되면서도 참 씁쓸하더군요.
이 책에서 크리스 무니는 미국의 과학을 망쳐놓은 주범으로 네오콘, 보수주의, 종교 원리주의 등을 꼽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사정이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역사도 왜곡하는데 과학이라고 왜곡하지 말란 법이 없잖아요.
미국에서는 순결교육의 효용성이 연구 결과에 의해 입증되었다는 주장, 콘돔은 에이즈 바이러스를 비롯한 성병 감염을 막는데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주장, 임신중절은 유방암이나 정신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 등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졌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학을 정치화한다는 건 정치적 이유나 이념적 이유 때문에 과학적 과정이나 결론을 부당하게 손상시키거나 변경하는 행위 혹은 과학 연구 활동에 부적절하게 개입함으로써 과학의 엄밀성을 손상시키는 걸 일컫는데 결과 발표를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억압하거나, 과학자 개인의 사생활을 겨냥한 공격을 일삼거나, 불확실성을 과장해서 물타기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이 총동원됩니다.
문제는 자신의 정치적, 이념적 신념 때문에 그런 정치화 과정에 이용되는 걸 감수하고 양심을 파는 어용 과학자들이 있고 안타깝게도 일반 대중들은 이들을 구분할 눈이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물타기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레이건(1987년까지 에이즈를 아예 인정조차 안했던 대통령이죠. 게다가 그 반진화론 찬양이란...)으로부터 비롯된 과학의 정치화가 조지 부시 일가로 넘어오면서 어떻게 꽃을 피웠고 그래서 미국의 과학이 얼마나 위기 상황인지를 방대한 근거 자료와 인터뷰 내용 등을 토대로 설득력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과학을 무력화하고 정치화하여 이용하려는 세력이 과학에 대항하는 자신들만의 과학을 부르는 이름인데 무려 '건전 과학'이랍니다. 진짜 과학은 불건전 과학이 아니라 아예 '쓰레기 과학'이라고 부르고요.
MB에서 GH로 이어지는 새누리당 결탁 정권과 미래창조과학부가 망쳐놓을 우리나라 과학의 지못미한 미래가 오버랩되어 자주 울컥하며 읽었습니다만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어야 대안도 나오는 법이니까요.
줄기세포 연구, 비만, 흡연, 낙태, 미사일 방위, 지구 온난화 등 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어 관심 분야가 아무리 좁더라도 하나쯤은 익숙한 내용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근거 자료가 너무 방대하고 문체도 딱딱하여 책장은 잘 안 넘어가지만 감정 이입을 하면서 읽으시면 좋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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