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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14 [서적]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Bertrand Russell's Best, 2009)
- 2013/12/02 [북 크로싱] 담요(Blankets, 2004)(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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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03 [북 크로싱]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Religion for Atheists, 2011)(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4)
- 2012/09/27 [서적]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Religion for Atheists : A non-believer's guide to the uses of religion, 2011) (6)
- 2012/05/02 [북 크로싱] 종교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2009)(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8)
- 2012/04/25 [서적] 종교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2009) (4)
- 2011/12/08 [북 크로싱]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齋藤孝のざっくり!世界史, 2008)(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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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13 [북 크로싱]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종교, 믿음을 팔고 권력을 사다(2011)(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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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05 [북 크로싱]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Why I am not a Christian, 2005)(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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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01 [서적]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 1996) (2)
다음은 제가 버마 여행을 하면서 느꼈거나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2주 동안 여행을 했다고는 하나 현지에서 오래 산 것도 아니고 그저 스쳐지나가는 여행자의 주관적인 시각으로 본 것을 정리한 것 뿐이니 버마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음식
: 지금까지 여행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음식 중 가장 친숙한 맛이었습니다. 짜거나 지나치게 맵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고수가 들어간 음식도 향이 강하지 않아 그다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우리나라 한상차림 같은 백반 같은 음식이 있는데다 꼭 나물 반찬 같은 음식도 많습니다. 특히 샨족 반찬 중에 우리나라 김치 같은 음식도 있어서 우리나라 멸치국수에 김치 얹어 먹듯이 샨족 국수(샨 누들이라고 부르는)와 함께 먹을 때 궁합이 정말 잘 맞았습니다. 버마 여행을 하면서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리고 버마도 불교 국가이기 때문에 채식 인구가 많아서인지 어디를 가도 vegetarian 옵션이 있고 채식 전문 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만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채식인들이 여행하기 좋은 나라입니다.
* 종교
: 거의 90%에 이르는 국민들이 불교 신자라고 하니 가히 독실한 불교 국가(개인적인 수행을 강조하는 소승불교)라고 불러도 되겠지만 제가 볼 때는 글쎄요. 그들의 신앙심이야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지만 소위 '낫'이라고 부르는 토착 신앙도 믿고 사당마다 지폐를 주렁주렁 걸어놓은 것도 그렇고 불상에 금박을 덕지덕지 붙이는 모습도 그렇고 사원마다 커다란 시주함을 여기저기 배치해놓고 시주를 독려하는 걸 보면 제게는 거의 기복신앙처럼 보였습니다. 종교에 대한 제 편견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수 있으니 여행가시는 분들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 버마 사람들
: 뭐랄까요. 처음에는 표정이 별로 없으면서도 빤히 쳐다보는 모습에 속을 잘 알 수 없었지만 먼저 인사를 하거나 무엇을 물어보면 금방 환하게 웃으면서 친절 모드로 바뀝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아직 많이 개방되지 않은 나라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선량하고 때가 묻지 않은 느낌입니다. 먼저 다가와서 친절을 베푸는 살가움은 없지만 은근히 낯가림이 심한 저로서는 그게 더 편하고 좋았습니다. 물론 양곤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만달레이나 바간, 인레 쪽으로 나가면 선량하다는 제 말이 어떤 느낌인지 대번에 와 닿으실 겁니다. 여행 중에 사기 당할까, 호객 당할까 긴장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호객을 해도 질척거리지 않으며 거절하면 쿨하게 물러납니다.
* 인터넷 환경
: 제가 묵은 숙소가 대부분 고가의 숙소여서 그랬는지는 몰라서 숙소 내 무선 인터넷 환경은 괜찮은 편입니다. 물론 넷플릭스 동영상 재생과 게임을 두 개의 기기로 한꺼번에 하면 속도 저하가 확 느껴지는 수준이지만 간단한 검색이나 블로그 서핑 등을 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시내에서도 대부분의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에서는 무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고 양곤에서는 백화점 등에서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길을 다닐 때는 포켓 와이파이나 유심칩을 사용해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게 빠르고 편리합니다. 저는 '도시락' 와이파이를 신청해서 갖고 다니면서 구글맵이나 '해피 카우' 같은 비건 레스토랑 앱을 사용했습니다.
* 치안
: 론플에서도 소개되어 있지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수준입니다. 여성 혼자서 여행을 다녀도 염려할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전력 사정이 좋지 못해 밤길이 좀 어둡다는 걸 제외하면 사람을 두려워할 일이 없어서 여행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소매치기나 기타 강도 등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환전
: 버마 여행 중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 바로 환전인데 현지에서 사용하는 '짯'으로 바꾸려면 100불짜리 미화 신권을 가져가야 합니다. 아무리 깨끗한 돈이라도 구겨지거나 접힌 흔적이 있으면 환전을 거절당할 수 있고 제 경우는 완전히 빳빳한 새돈인데도 발행년도가 2016년이라고 환율을 1불 당 50짯이나 덜 쳐줬습니다(영어도 안 되는데 욕 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호텔에 묵으면서 아예 달러로 결제를 하거나 한국에서 떠날 때 완전 빳빳한 100불 신권으로만 가져가셔야 손해보거나 거절당하지 않고 환전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내의 사설환전소가 까다롭고 양곤 시내의 은행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었으니 이 점도 참고하시고요.
* 동물
: 선진국을 가면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견주를 흔히 볼 수 있지만 버마에서는 반려동물의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냥 같이 사는 느낌입니다. 거리에 개도 많고 고양이도 많고 사원 근처에는 원숭이, 까마귀, 다람쥐도 많지만 아무도 해코지 하지 않고 어디나 동물들이 먹을 수 있는 밥과 물을 준비해 놨더군요. 대부분의 동물들이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삽니다.
* 흡연
: 흡연은 자유로운 편이어서 길을 다니면 담배 연기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실내는 대부분 금연이라서 우리나라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다닐 만 합니다.
* 교통 사정
: 만달레이, 바간, 인레처럼 지방 뿐 아니라 양곤에서도 교통 체계가 엉망입니다. 양곤의 경우는 워낙 차량과 오토바이가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교통 신호가 보행 신호로 바뀌어도 좌우 회전 차량이 그대로 진입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좌우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다가는 차에 치이기 쉽습니다. 또한 현지인들은 아주 넓은 도로가 아니면 교통신호 상관없이 그냥 길을 막 건너다니기 때문에 교통 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양곤에서는 대부분 일방도로라서 차량의 흐름을 읽기 쉽다는 게 다행일 정도입니다. 양곤에서 특히 길 건너실 때 조심하세요.
* 전력 사정
: 아직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지 양곤 같은 대도시에서도 정전이 잦은 편입니다. 실제로 여행 중 정전을 자주 경험했고 그 때마다 상점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이런 발전기의 수가 엄청나기 때문에 한번 정전이 되면 시내 곳곳에서 발전기를 가동하는데 사용하는 기름 냄새와 소음으로 난장판이 됩니다.
* 의사 소통
: 저 같은 여행자들은 주로 관광지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고 현지인과 대화를 할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문제는 영어를 좀 하는 현지인들도 발음이 아주 독특하기 때문에 알아듣기가 정말 힘듭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T발음과 R발음을 뭉개면서 발음하기 때문에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리만으로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단어 수준에서도 못 알아들은 적이 많아서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나름 큰 호텔의 리셉션에 있는 직원들도 대부분 그런 걸 보면 제 귀가 이상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보통 여행 초반에는 갑자기 영어를 알아들으려니 귀가 익숙하지 않아 그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버마 여행에서는 2주 내내 계속 귀를 쫑긋 세우고 긴장해서 들어야 했으니까요.
* 날씨
: 건기에는 비가 한방울도 안 내리는 것 같습니다. 2주를 여행하는 동안 비는 커녕 흐린 날 조차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버마 지도를 놓고 보면 양곤은 남부에 위치해서인지 낮 최고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갔고 습도도 높아서 낮에 돌아다닐 때는 손풍기를 사용할 정도로 더웠습니다. 양곤 공항에 내리자마자 모기가 달려들더군요. 양곤에서는 모기 퇴치제와 전자 모기향이 필요하니 준비해가세요. 하지만 바간, 특히 고지대인 인레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서 춥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기온차가 크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여름에 여행하시더라도 긴팔옷과 바람막이 등을 잘 챙겨가셔야 합니다. 낮에는 햇볕이 강하니 선글래스와 모자, 썬크림도 꼭 가져가시고요.
* 신발
: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그렇지만 버마에서는 사원에 들어갈 때 예외없이 무조건 맨발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헐벗은 복장도 입장 불가입니다. 입구에서 '롱지'를 빌려주는 사원도 있지만 위생 상태를 보장할 수 없으니 여성분들은 그냥 바지나 긴 치마를 입으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사원마다 다르지만 입구에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함을 두거나 유료로 맡기는 시설이 있는 곳도 있지만 가능하면 신발주머니를 하나 가져가서 자기 신발을 직접 들고 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버마 사원은 보통 동서남북으로 입구가 뚫려 있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다른 방향으로 나오게 되거든요. 그러면 신발을 맡긴 입구를 찾아서 다시 들어가야 합니다. 당해보면 아시겠지만 이거 보통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신발은 플립플랍 같은 가볍고 쿠션이 있는 샌들 종류를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사원 안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하고 사원 밖에서는 오래 걸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무거운 신발을 가져가는 게 의미없고 짐만 됩니다.
* 공항 발권
: 양곤 국제공항은 아니지만 지방 국내공항으로 가면 미리 종이에 리스트를 적어두었다가 본인임을 확인하고 출력해 둔 항공권을 나눠주는 방식이라서(단말기가 없습니다;;;) 그냥 e-ticket을 출력해서 가져가는 것이 확실한 방법입니다.
* 공기질
: 앱으로 검색해 봐도 지방은 공기질 측정을 하지 않는지 양곤을 벗어나면 공기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는데 일부러 들고 간 휴대용 공기질 측정기로 다니면서 수시로 측정을 해 보니 양곤과 인레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만달레이와 바간은 보통 '나쁨' 수준이고 식사 준비를 위해 나무를 때는 지 아침, 저녁으로는 항상 '매우 나쁨'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셔야 하고 실제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금방 목이 칼칼해집니다. 지방은 포장도로도 많지 않고 건기에는 비도 내리지 않으니 공기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 가난
: 동물에게도 먹을 것을 아끼지 않고 베푸는 버마 사람들이기에 가난하다고 해도 거지는 없을 것 같았는데 양곤을 벗어나 시골로 내려가면 길가에서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무기력하게 서 있으면서 손을 벌리고 구걸하는 사람들(대부분 노인들)이 많아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런 식으로 하루종일 서 있다고 해도 도움을 받을까 싶은데도 뽀빠산으로 가는 길에 제가 본 것만 줄잡아 수 백명은 되어 보였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빈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도로 사정
: 양곤 시내는 도로 포장이 잘 되어 있고 외곽 도로도 포장 도로가 꽤 많은 편입니다. 물론 아직 포장이 안 된 흙길도 많지만 계속 포장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앞으로 점점 도로 사정이 좋아질 겁니다. 다만 충격적인 건 도로 포장을 모두 사람 손으로 합니다. 롤러 정도를 제외하면 중장비가 전혀 없습니다. 흙과 자갈을 나르는 것, 아스팔트를 녹여서 섞는 것, 그걸 바르는 걸 모두 여성 노동자들의 손으로 직접 합니다. 독한 연기가 나는데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도 꽤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 교통 수단
: 양곤을 비롯해 어느 곳에서건 호텔에서는 택시를 불러서 이동하는 게 가장 편리(대신 가장 비쌈)하고 길을 거닐 때에는 '툭툭'을 흥정해서 타는 게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입니다. 도시 간에는 시외 버스를 타면 되고(저는 그냥 국내 항공으로 이동했지만) 지하철이나 트램 등은 없습니다. 양곤에서는 시내 버스가 있지만 외곽 지역으로 나가면 픽업 트럭을 개조해서 짐칸에 사람이 차면 출발하는 현지인 전용 교통 수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여행자가 타기에는 의사 소통도 안 되고 무엇보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을 말리고 싶습니다. 보통은 택시를 불러서 타거나 '툭툭'을 흥정해서 타고 다니게 되실 겁니다.
* 물가
: 예를 들어 외국인들이 주로 묵는 호텔 바로 옆의 레스토랑이나 바, 카페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식당 등의 물가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쌉니다. 예를 들어 양곤 시내에서 우리나라 타임스퀘어 같은 '정션 시티' 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우리나라와 똑같은 금액을 내야 하지만 현지인 식당에서 음식 3개, 밥 추가, 음료까지 모두 합쳐도 우리 돈으로 5천 원이면 먹을 수 있습니다. 배낭 여행자가 돈을 아껴서 여행하려고만 하면 굉장히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 버마입니다. 그야말로 돈 쓰기 나름인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위생
: 론플도 그렇고 한글판 가이드북도 그렇고, 버마를 다녀온 여행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길거리 음식을 조심하라는 겁니다. 딱 봐도 위생 상태가 아니올시다입니다. 다 먹은 그릇을 설거지할 때 구정물 수준의 물로 씻은 뒤 깨끗한 물로 헹구는 걸 한번도 못 봤습니다. 게다가 나름 비닐장갑을 끼고 과일을 만지는 행상도 그대로 돈을 주고 받은 뒤 다시 그 손으로 과일을 만집니다. 나중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버마의 지폐는 정말 더럽기 때문에 그 돈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걸 보면 있던 입맛도 뚝 떨어집니다. 론플에서는 카페에서도 찬 음료를 먹을 때 얼음을 빼라는 주문을 하라고 할 정도입니다. 얼음의 위생 상태도 믿을 수 없다는거지요. 현지인 식당을 가실 때에도 비교적 깨끗하고 평이 좋은 곳으로 가시고 길거리 음식은 아예 제외하는 게 안전합니다.
* 돈
: 예전에는 사용했지만 지금은 동전을 사용하지 않고 지폐만 사용합니다. 단위는 '짯'이고 환율은 제가 여행하던 당시 1,000 짯이 750~800 원 수준이었습니다. 지폐는 50, 100, 200, 500, 1,000, 2,000, 5,000, 10,000 짜리가 있습니다. 500 짯 이하는 주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단위이고 외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폐는 1,000 짯 짜리입니다. 현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많이 돌아다녀서인지 소액 지폐의 상태가 아주 좋지 않습니다.
* 시차
: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정도 느리기 때문에 시차 적응에 아주 유리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시간인 7시나 8시 쯤이면 한국은 9시 30분이나 10시가 되기 때문에 슬슬 졸릴 시간이죠. 씻고 바로 자면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6시나 7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지기 때문(한국 시간으로 8시 30분이나 9시이니)에 일찍 움직이기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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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진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의 원제는 '마음의 구리거울'이었는데 2015년에 개정판으로 나오면서 제목이 '마음에도 길이 있다'로 바뀌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표지가 좀 더 화사한 색으로 바뀌었는데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 이미지는 예전의 칙칙한 걸 그대로 두었네요.
김진 선생님은 정신역동분석에서 흔히 말하는 방어기제를 정신의 길, 마음의 길로 부릅니다.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말하고, 행동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를 잘못된 정신의 길로 가는 버릇이 들어서 그렇다고 보는거지요.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잘못 나 있는 길을 알아차리고 다른 길로 가도록 하자는 게 이 책의 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이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다음의 방어 기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억압 : 눌러두기
* 전치 : 옮겨 놓기
* 투사 : 자기 밖으로 내던지기
* 합리화 : 둘러대기
* 동일시 : 자기 것으로 삼기
각 방어기제의 부제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이 책은 일반인들이 대상입니다. 각 방어기제를 쉽게 풀어쓴 정도가 아니라 아무런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썼기 때문에 심리학과 대학원생 정도만 되도 유치하다 느낄 정도로 쉽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전공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새로 익힐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전공 관련 책인데 밑줄 하나 안 긋고 읽은 책은 저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이 포스팅에 '월덴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이 없죠).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는데도 꽤 지루하다고 느꼈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너무나 쉽게 쓰여진데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기 때문에 정신역동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 하나, 이 책은 그런 경향이 덜하지만 김진 선생님의 다른 책들, '그리스도인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리스도인은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정신병인가 귀신들림인가', '구원 이후의 여정은' 같은 책들의 제목만 보셔도 알 수 있듯이 개신교적 신앙심이 투철하기 때문에 얼핏얼핏 종교적인 관점에서 방어기제(이 책에서는 정신의 길)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보여서 이 점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종교가 인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알러지가 심한 저 같은 분들은 충분히 껄끄러울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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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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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프랑수아 를로르의 소설입니다. 원래 저자가 시리즈 물에 등장시킨 인물은 Hector인데 국내에는 꾸뻬씨로 번역되었죠.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시작으로 '꾸뻬 씨의 인생 여행', '꾸뻬 씨의 우정 여행', '꾸뻬 씨의 사랑 여행' 순으로 시리즈 물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전작인
'꾸뻬 씨의 행복 여행(2002)'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기에 이 책도 기대를 많이 하고 봤는데 결론적으로 기대만 못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꾸뻬 씨가 아니라 꾸뻬 씨의 아들 꼬마 꾸뻬입니다. 공리주의자인 아빠와 칸트주의자인 엄마 밑에서 자라는 주인공 꼬마 꾸뻬가 죽음, 용서, 자격, 선택, 비밀, 사랑, 정의, 돈, 예술, 종교, 꿈, 차이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아이의 관점에서 심각한 주제들을 다루는 걸 보니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아이처럼 보여서 마음이 영 편치 않았습니다. 등장하는 에피소드들도 문화적인 차이인지, 아님 투영된 저자의 가치관이 저랑 맞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에 그다지 와 닿지 않고요.
물론 우리가 자라면서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중요한 삶의 교훈들이 많이 나와서 다시 한번 되새기는 의미는 있었지만요.
닫기
* 말을 할 때는 지금 내가 누구에게 말을 하고 있는지 늘 생각할 것
* 인생에 있어 늘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좋은 면을 볼 필요가 있다
* 삶에서 중요한 것은 존중받을 줄 아는 것이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 때문에 다른 시리즈를 읽고 싶었던 분이라면 별로 추천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저처럼 실망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아직 읽지 못한 '꾸뻬 씨의 우정 여행'과 '꾸뻬 씨의 사랑 여행'은 안 읽어도 될 것 같습니다.
덧. 이 책은 직장 자료실에서 대출해 읽은 책이어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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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사상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버트런드 러셀경의 대표 저작들 중 최고의 문장만을 발췌하여 책으로 묶어낸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Bertrand Russell's Best, 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정치, 심리, 윤리, 교육, 종교, 성과 결혼이라는 6개의 주제로 묶여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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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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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 연구가인 로버트 E. 에그너 교수가 버트런드 러셀의 대표 저작들 중에서 최고의 문장만을 발췌하여 정치, 심리, 윤리, 교육, 종교, 성과 결혼이라는 6개 주제로 묶어 펴낸 책입니다.
이 책의 원고는 버트런드 러셀이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몇 주 전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성 윤리에 대한 자유로운 사고를 옹호한 것 때문에 1940년 대 뉴욕에서 큰 곤경을 겪어야 했고 지금까지도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 철학자이죠. 100여 권이 넘는 책과 수많은 저술 중 정작 성과 관련된 것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말이죠. 그런 점에서 앙리 베르그송에 이어 철학자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가 '결혼과 도덕(1929)'이었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고 할 수 있죠.
개인적으로 버트런드 러셀의 글을 참 좋아라합니다. 독단이 인류에게 미치는 폐해에 대해 쓴소리를 멈추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던 행동가였죠.
월덴 3에서도 이미
'행복의 정복(1930)',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2005)',
'게으름에 대한 찬양(1997)' 등을 통해 러셀의 사상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글 중 '교육', '성과 결혼' 주제로 분류된 내용에 해당하는 책들은 전혀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접하게 되어 신선하고 좋았습니다만....
해학이 넘치는 버트런드 러셀의 명문을 읽는 재미는 좋았는데 여러 저작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묶어 싣는 바람에 자꾸 흐름이 끊기고 산만해져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각 장마다 '편집자의 여는 글'과 '해설자의 닫는 글'을 앞뒤로 배치해서 버트런드 러셀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게 배려한 건 좋았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저작을 대부분 읽은 분들이 총정리하는 차원에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최소한 대표 저작 정도는 다 읽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에 소개된 러셀의 저작들을 다시 한번 뒤져 봐야겠습니다.
닫기
* 나는 근엄하게 굴어야만 진지한 사람으로 대접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근엄함에 맞설 최고의 무기는 재치이다. 재치가 아닌 다른 무기를 쓸 경우 대개는 또 다른 독단주의적이고 분파주의적인 근엄함이 나타날 뿐이다.
* 러셀의 방대한 저작 목록에서 유일하게 찾을 수 없는 철학적 주제는 미학에 관한 것인데, 그 이유는 아마도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과학적 세계관과 논리적 방법으로 철학에 접근한 그에게 미학은 적절한 관심을 끌지 못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 러셀의 주된 관심사는 무수한 형태로 행사되는 독단적 권위가 인류의 진보를 심각하게 가로막아왔고, 이런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있었다.
* 인도주의를 기억하라.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무시하라.
* 러셀의 견해에 따르면 정치학 이론의 핵심적인 문제는 진보에 필요한 개인적 창의성과 생존에 필요한 사회적 결속력을 어떻게 결합시키느냐였다.
* 만일 성취욕이 경쟁심보다 강하다면 세상은 더 행복한 곳이 될 것이다.
* 훌륭한 삶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 설사 신이 있다 해도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자들에게 노여움을 느낄 만큼 위태로운 허영심을 지녔을 것 같지는 않다.
* 나는 신념은 죄다 해로운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신념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증거가 있는 것을 신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는 증거를 감정으로 대체하고 싶을 때 신념이라는 말을 쓰는 것 뿐이다.
* 불가지론자들은 죄가 유용한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도 어떤 행위는 바람직하고 어떤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바람직하지 않은 처벌은 고통을 줄 목적으로 인정되어서는 안 되며, 예방이나 계도의 목적으로만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인생에 맞서기 위해서 어떤 신념이나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겁이 많은 사람이다. 이런 태도는 다른 영역에서는 경멸받지만 종교의 영역에서는 훌륭한 태도로 취급받는다. 그러나 나는 그 어떤 영역이라고 해도 비겁한 태도를 칭찬하고 싶지 않다.
* 죄란 명시된 법, 곧 신의 계시에 의해서 신의 뜻이라고 알려진 도덕 법규에 의식적으로 맞서고자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다. 이 논리를 따른다면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은 죄를 지을 수 없다.
* 신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속에 죄로 인한 해악을 포함시켰다면 그 신은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사악한 존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낙관적인 신념을 받아들이는 것은 최선의 삶의 방식이 아니다. 두려움에 호소하는 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뿐이다.
* 내가 기억하는 한, 어느 복음서에도 지성을 칭송하는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
* 근거가 없을 때는 판단을 보류하도록 훈련받지 못한 사람들은 독단적인 예언자의 말에 넘어가고 무식한 광신자나 엉터리 협잡꾼이 지도자가 되기 쉽다.
* 멜서스는 인구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은 도덕적 자제와 악덕과 빈곤, 이 세 가지뿐이라고 보았다.
* 죄에 대한 신념이 덕망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막대한 보상은 바로 아무 거리낌 없이 고통을 가할 수 있는 기회이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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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천재 그래픽 노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크레이그 톰슨의 자전적 이야기 '담요(Blankets, 2004)'를 북 크로싱합니다.
따돌림, 성 폭력, 가정 불화, 종교의 허식과 같은 무거운 주제가 작품 전체에 배어 있어 가볍게 감상할 수 있는 그래픽 노블은 아닙니다.
하드커버인데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라서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북 크로싱 신청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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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인 크레이그 톰슨(Craig Thompson)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음 그래픽 노블 '담요(Blankets)'입니다.
2004년 선보이자마자 만화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하비상 '최고의 작품', '최고의 작가', '최고의 만화가' 상을 휩쓸었고 그 이후로도 아래와 같은 수상과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 이외에는 데뷔작인 '안녕, 청키 라이스'와 '하비비', '여행기' 등이 있습니다. 그래픽 노블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천재 그래픽 노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작가인데요.
★2004년 하비상 〈최고의 작품〉, 〈최고의 작가〉, 〈최고의 만화가〉 수상
★2004년 아이스너상 〈최고의 작품〉, 〈최고의 스토리〉 수상
★2004년 이그나츠상 〈뛰어난 작가〉, 〈뛰어난 그래픽노블〉 수상
★2005년 프랑스 만화 비평가 협회 ACBD 대상 수상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 〈최고의 만화책〉 상 수상
■2012년 『타임』 선정 〈자전적 그래픽노블 10〉
■2012년 오프라닷컴 선정 〈역대 최고의 러브 스토리 8〉
■2011년 「가디언」 선정 〈최고의 그래픽노블 10〉
■2011년 『페이스트 매거진』 선정 〈2011년 최고의 만화책 20〉
■2010년 코믹 북 리소스 선정 〈2000년대 가장 중요한 만화책 30〉
■2010년 그래픽노블 리포터 선정 〈최고의 그래픽노블 CORE TEN 10〉
■2010년 하이파이브! 코믹스 선정 〈2000년대 최고의 만화 20〉
■2010년 알트 데일리 선정 〈2000년대 최고의 그래픽노블〉
■2009년 AV 클럽 선정 〈2000년대 최고의 그래픽노블 25〉
■2009년 포비든플래닛닷컴 선정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그래픽노블 50〉
■2009년 『페이스트매거진』 선정 〈2000년대의 최고의 그래픽노블 20〉 1위
■2005년 『타임』 선정 〈『타임』 역대 최고의 그래픽노블 10〉
■2004년 「쥐트도이체 차이퉁」 선정 〈2004 최고의 만화책 5〉
■2003년 『타임』 〈2003년 최고의 만화책〉 1위
■폴 그레빗 〈죽기 전에 봐야 할 1001권의 만화책〉
크레이그 톰슨은 TV 시청과 음악을 듣는 것까지 일일이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로 엄격한 개신교 집안에서 성장하면서 만화 월간지를 유일한 상상력의 탈출구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런 경험이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게 했고 결국에는 그래픽 노블 작가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절로 붓이 움직인 듯 자연스러운 터치의 그림체로 유명한 크레이그 톰슨은 이 작품에서 따돌림으로 외로웠던 어린 시절과 상상력을 억압하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지 않는 가식적인 개신교의 두 얼굴에 대한 회의, 인간에 대한 불신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성장통과 사랑의 아픔 등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족과 종교에 대해 지나치게 솔직하게 다룬 일 때문에 여전히 부모와 관계는 그리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남아 있는 작가의 상처가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따돌림, 성 폭력, 가정 불화, 가정 폭력, 종교의 허식과 같은 무거운 주제가 작품 전체에 배어 있어 마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그래픽 노블은 아닙니다.
작가의 개인적 상처와 종교관, 깨달음 등에 공감(레이나와 왜 그렇게 끝냈는지는 공감 못하겠지만)하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그림체가 아니라서 추천을 드릴 정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드커버인데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라서(가격도 만만치 않음) 소장하실 분이 아니라면 구매해서 보기가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보고 싶은 분들은 북 크로싱 포스팅을 기다리셔도 좋겠네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펀샵에서 온라인 서점과 비슷한 가격에
무릎 담요를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를 진행 중(센스 굿~)인데 담요는 크기도 적당하고 모양과 색깔도 예쁩니다만 결정적으로 보풀이 묻어나서 바지의 재질을 따져가며 덮어야 하는 번거로운 문제가 있습니다(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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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1977년 저서입니다.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저작들은 월덴 3를 통해서도 몇 차례(
'자발적 가난 : 덜 풍요로운 삶이 주는 더 큰 행복',
'내가 믿는 세상 : 슈마허가 제시하는 풍요로운 인간중심 사회',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학') 소개드린 바 있죠.
슈마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로 유명세를 탔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내놓은 지 4년 만에 강연 여행 도중 심장발작으로 운명을 달리했고 이 책은 1959년에 런던대학에서 강의한 '현대생활의 근본문제'라는 주제의 강의노트를 토대로 하여 그가 사망하던 1977년에 완성되어 출판된 책입니다. 일종의 유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슈마허의 책 대부분이 강연 원고나 발표된 글을 새로 고치고 다듬어 사후에 출판된 것들이 대부분인 데 비해 이 책은 강연 원고를 바탕으로 하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책으로 낼 생각으로 전체 구조를 머리에 그리고 집필한 유일한 책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슈마허의 기존 저작과는 조금 궤를 달리해서 경제학에 해당하는 내용보다 철학, 종교학에 해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현대산업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보여주는 일종의 지도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지도들은 백해무익하기만 할 뿐 진정한 지도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포스팅을 하면서 슈마허가 유일하게 전체 얼개를 머릿속에 그리고 집필한 유일한 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좀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읽은 슈마허의 전작들은 사후에 원고들을 짜깁기해서 낸 책인데도 쉽게 이해가 되는 반면, 오히려 이 책은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거든요. 철학과 종교학에 대한 내용이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같은 난도를 기대하시면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그가 이끄는 존재단계를 따라가다 보면 철학적 사유를 통해 '신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그 과정은 이해하지만 온전히 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높게 평가한 책은 아닙니다만 평가는 독자마다 다를 수 있겠지요.
닫기
* 스콜라 철학자들은 말했다. "온전하게 인간다우려면, 단지 인간다움을 넘어서야 한다"
*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에게 어울림이 있는 사실과 현상만이 '존재한다'
* 생각은 깨어남에 이를 수 없다. 생각에서 깨어나 '보는' 것이 궁극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타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우리 자신의 의도에 비추어 자신을 이해하는 반면, 타인들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보이는 그들의 행동에 비추어 그들을 이해하기 때문에 오해와 불의가 일상적으로 저질러지는 틀 속에 갇혀버렸다.
* 지식의 제2영역을 탐구하는데 동정심이 반드시 필요하듯이 제3영역의 탐구에는 이타심이 꼭 필요하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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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2011년 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북 크로싱합니다.
본인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주장하는 '보통'은 우리가 계속해서 철저한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종교의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되는 부분을 충분히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와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내용은 그 가능성에 대한 그의 주장입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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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려고 하면 입만 아픈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2011년 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소개합니다.
아무런 배경 정보 없이 제목만 봤을 때(바로 제 경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의 핍박(?)이 괴로운 무신론자들을 위한 대처 방략을 소개하는 지침서이거나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입장을 변명하는 책이거나.
알랭 드 보통 본인이 철저한 'natural born' 무신론자이니 후자는 아닐 것이고 아마도 전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제가 헛짚었습니다. 그야말로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책의 말미에 가면 실제로 이를 꿈꾸었던 프랑스의 사회학자 오귀스트 콩트(1798-1857)를 소개하고 있네요;;;;;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쓴 이유를 직접 들어보시죠.
'우리가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철저한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종교가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된다는 사실을 때때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전제이다. 또한 종교의 관념과 실천 가운데 일부를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분명히 흥미롭다는 것이다'
즉,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종교에 찬동하고 따를 수가 없다고 해도 종교를 무조건 배타하는 건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기까지 버리는 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신론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충분히 종교가 주는 유용하고, 흥미롭고 위안이 되는 부분들은 얼마든지 세속적인 영역으로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죠 실용적으로요.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아래와 같은 목차에 배치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1. 교리가 없는 지혜
2. 공동체
3. 친절
4. 교육
5. 자애
6. 비관주의 <- 요거 재미있습니다
7. 관점
8. 미술
9. 건축
10. 제도
알랭 드 보통이 이 책을 통해 무신론자들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가 종교에서 부활시킬 수 있는 교훈들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것이었다. 공동체의 감각을 살리는 방법, 친절을 권장하는 방법, 광고의 상업적 가치에 대한 현재의 편견을 없애는 방법, 세속 성인을 선정하여 이용하는 방법, 대학의 전략과 문화 교육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을 재고하는 방법, 호텔과 온천을 다시 설계하는 방법, 우리의 유치한 필요를 인지함으로써 생기는 이익에 대한 설명, 우리의 비생산적인 낙관주의 가운데 일부를 굴복시키는 방법, 숭고한 것과 초월적인 것을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확보하는 방법, 박물관을 재조직하는 방법, 건축을 이용해서 의미를 만드는 방법 등이 그런 교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혼을 돌보는 데에 관심이 있는 개인들의 분산된 노력을 한 곳에 모아서, 제도의 보호 아래에서 체계화하는 방법이었다'
무신론자답지 않게(?) 전혀 시니컬하지 않으면서도 세속적인 세계로 가져올 수 있는 종교의 유익한 부분들을 설득력있는 글솜씨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꼭 유대교에 귀의하지 않더라도 탈무드의 지혜를 실천함으로써 충분히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체가 시니컬하지는 않지만 곳곳에 배치한 사진과 삽화를 통해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재치와 해학은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꼭 무신론자가 아니더라도 종교가 세상에 줄 수 있는 많은 혜택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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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식, 김윤성, 장대익이라는, 각각 신학, 종교학, 과학 철학의 최전선에 선 소장 학자들이 4개월에 걸쳐 과학과 종교에 관해 인터넷 언론인 '프레시안'에 온라인으로 연재한 내용을 정리한 '종교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읽어 본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책 중 단연코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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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종교를 동시에 다룬 책 중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일단 강력 추천부터 하고 소개 시작합니다.
이 책은 2008년 4월부터 8월까지 인터넷 언론인 '프레시안'에 온라인으로 연재된 이메일 내용과 오프라인 대담을 엮은 서간집입니다.
세 명의 공동 저자가 등장하는데 각각의 프로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재식. 호남 신학 대학교 신학과 조직 신학 교수, 신학자, 진화론적 유신론자* 김윤성. 한신 대학교 종교 문화학과 교수, 종교학자, 불가지론자* 장대익. 동덕 여자 대학교 교양교직학부 교수. 과학 철학자, 절대적 무신론자
사실 이 세 분은 추천사를 쓴 김용준 한국학술협의회 이사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고, 최재천 교수는 장대익 교수의 은사, 정진홍 교수가 신재식, 김윤성 교수의 은사라고 하니 그야말로 신학, 종교학, 과학 철학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이 종교 전쟁이지만 오히려 내용은 종교 전쟁을 끝낼 대화의 시작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4부까지는 세 저자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정리한 것이고 5부는 태국에서 실제로 만난 세 사람의 대담을 정리한 것입니다.
1부에서는 장대익 교수가 '과학의 시대에 종교의 유통 기한이 끝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으로 종교를 향해 먼저 포문을 열고 2부에서는 종교를 해부하려는 과학의 시도에 대해 신재식 교수가 반격합니다. 3부에서는 장대익 교수가 미국에서 과학적 무신론의 두 거두인 에드워드 윌슨과 대니얼 데닛과 함께 한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종교가 과학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묻습니다. 4부에서는 '왜 한국 교회가 창조 과학에 열광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세 저자가 각각 한국의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 운동에 대한 경험담을 풀어놓습니다. 5부에서는 앞서 소개한 것처럼 태국 치앙마이에서 세 저자가 직접 만나 나눈 대담을 정리하고 종교의 미래에 대해 각자의 예측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고요.
후기로 김윤성 교수가 프레시안에 연재되던 당시 받았던 질문에 답하는 글과 신재식 교수가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궁금해 하는 독자를 위해 다양한 책들을 추천한 것도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별 생각없이 구매한 책인데 로또 맞았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내용이 훌륭한 책입니다만 세 저자의 균형비 만큼은 시비를 걸고 싶습니다.
사실 신재식 교수는 진화론적 유신론자라서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진화론을 수용하는 분이고 김윤성 교수도 종교학자이기는 하지만 가치 판단을 적용하지 않는 학문적 관점에서 종교를 바라보는 분이니 종교보다는 과학 쪽에 무게가 많이 실린 느낌입니다. 그래서 제게는 종교가 과도하게 공격받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절대적 무신론자인 장대익 교수보다 유신론자인 과학 철학자를 대척점에 세웠다면 좀 더 흥미로운 토론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추천사에서 최재천 교수가 비움, 귀 기울임, 받아들임을 이 책의 장점으로 언급했지만 저는 별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장대익 교수는 지나치게 도킨스의 밈 이론에 경도된 나머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신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종교는 없어져야 하고 없어질 수 밖에 없다는 자신의 견해를 조금이라도 수정하거나 다른 두 교수의 의견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느껴졌습니다. 신학자인데도 진화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신재식 교수나 중도의 입장에서 균형감을 잃지 않았던 김윤성 교수에 비해 상당히 concrete하고 rigid하게 보이더군요. 특히 5부에서 그랬는데 약간은 떼를 쓰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해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실제로 전체 내용을 읽어보면 장대익 교수가 자신의 생각이 짧았음을 인정하고 다른 두 교수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는 부분이 (제 기억으로는) 하나도 없습니다.
어쨌거나 종교(그 중에서도 개신교)와 과학의 애증 관계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책 한 권으로 훑어볼 수 있어 행복한 독서였습니다.
과학과 종교 모두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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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대학 문학부의 사이토 다카시 교수가 쓴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齋藤孝のざっくり!世界史, 2008)'을 북 크로싱합니다.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으로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를 들고 있는데 재미없게 시대 별로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일별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제 별로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흥미롭고 잘 읽히는 책입니다.
세계사를 다룬 책은 하나같이 따분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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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010년에 각종 권장도서, 필독도서 타이틀을 석권한 이 책은 메이지 대학 문학부의 사이토 다카시 교수가 썼습니다. 우석훈 선생이 해제를 담당했고요.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으로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를 들고 있는데 연대기에 따라 사건 중심으로 일별하는 재미없는 기존의 역사책과 달리 다섯 가지 요인에 의해 인류의 역사가 어떻게 움직여왔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읽는 재미를 살렸습니다.
1장에서는 세계를 양분하는 근대의 원동력으로 커피와 홍차를 들고 있고 양대 바퀴인 금과 철의 역할에 주목하면서 브랜드로 상징화되는 욕망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장에서는 근대화의 힘인 자본주의가 기독교로부터 생겨났다고 주장하면서 그 때문에 경시된 인간의 신체에 주목하고 있고요.
3장에서는 인간의 야망이 만들어낸 제국주의를 통해 영토 확장, 4장에서는 세계에 등장한 괴물인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을 일별하고 있고 5장에서는 세계사를 움직이는 일신교 3형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이슬람교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립니다.
저자의 주관이 다소 개입되기는 했지만(당연한 것이겠지요) 결코 터무니없지 않으며 상당히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재미있습니다. 이런 글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진정 부럽습니다.
세계사를 다룬 책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책입니다. 우석훈 선생이 해제에서 설명했듯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맥락'과 '디테일'인데 이 쉽지 않은 두 개념을 잘 통합해서 재미를 이끌어냈습니다.
입문하기에도 적절한 책이고 쉽습니다.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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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의 김상구 사무처장이 쓴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종교, 믿음을 팔고 권력을 사다(2011)'를 북 크로싱합니다.
권력화한 종교계가 본래의 사명을 잊고 이 사회를 어떻게 타락시키고 왜곡시키고 더렵히는지를 적나라하게 고발한 책입니다.
제가 볼 때 지금의 종교계는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 대대적인 혁명과 물갈이가 필요한 수준이에요. 그런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오랜만에 별 다섯개로 평가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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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월덴 3에서 드러내놓고 밝힌 적은 없지만 저는 신앙인이면서 동시에 무교회주의자입니다. 내가 믿는 신이 교회라는 공간 안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만 임하는 편협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현재의 교회가 오히려 신의 뜻을 역행하는 짓만 골라하면서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전락했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니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제 생각이 옳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의 김상구 사무처장이 쓴 이 책은 이미 권력화한 종교계가 우리사회를 얼마나 뿌리깊게 좀먹고 있는지를 낱낱이 고발하는 책이며 동시에 종교 법인법 제정을 통해 종교인들이 자성하고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거듭날 수 있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제공하고 있는 소중한 책입니다.
에어장, 기저귀 목사, 빤스 목사 따위의 찌질한 가십거리들과는 차원이 다른, 종교계가 우리 사회에 저지르고 있는 대표적인 악행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1995년 3월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 법률 제 3조 1항에 명의 신탁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종교계는 유지 재단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부동산 실명제를 위반하고 있다.* 극소수의 자발적 납세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조세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승만 정권에서 일제의 종교 관련 적산을 개신교에 편파 불하함으로써 정교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을 위반하였고 이는 종교의 권력화를 낳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 유관순 영웅 신화 조작을 비롯해 친일파를 항일 투사로 둔갑시키는 등 역사를 조작함으로써 진실을 감추고 혹세무민하고 있다. * 1,404가지 종류의 직업 중 유일하게 여성이 될 수 없는 단 하나의 직종인 종교 전문가를 공고하게 유지함으로써 공공연히 성차별을 하고 있다.
그 밖에 교회를 기업 취급 해 신도 수와 교회 크기를 담보로 은행이 대출하는 문제라든가 종교 단체 기부가 탈세, 비자금 세탁 수단으로 악용되는 문제라든가, 학위 장사를 하는 문제 등이 비일비재하고 종교와 권력의 야합으로 인한 특정 종교의 공휴일 지정과 군종 제도 등도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잘못된 제도입니다.
상대적으로 개신교가 저지른 악행이 더 많아 개신교를 타겟으로 쓴 책처럼 보이지만 제가 볼 때 불교, 가톨릭도 도찐개찐입니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추악함을 고발했던
'삼성을 생각한다(2010)'에 버금가는 책이라 개인적으로 별 다섯 개로 평가했습니다. 다소 문체가 감정적이기는 합니다만 모든 내용이 치밀한 자료 조사와 고증으로 뒷받침되어 있고 종교계(특히 개신교)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으로는 18,000 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책값인데 각 장마다 빼곡하니 붙은 주석과 참고 문헌을 보면 그런 생각이 사라지실겁니다.
그래도 부담스러운 분들은 월덴 3의 북 크로싱 제도를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종교 법인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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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철학자이자 석학인 버트런드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2005)'를 북 크로싱합니다.
사실 이 책은 더 오래 전에 나온 책이지만 국내판이 2005년에 개정판으로 나왔기 때문에 그 해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책 제목에서부터 기독교가 대표로 욕 먹고 있지만 사실 버트런드 러셀이 공격하고 있는 대상은 신이 아니라 종교입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무신론자가 아니라 불가지론자이거든요.
저는 신의 존재를 믿지만 종교의 해악에 대해서는 버트런드 러셀의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에 일부러 이 책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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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입밖에 내면 반드시 시끄러워지는 몇 가지 주제가 있습니다.
종교, 남녀차별, 군대 문제가 그것이죠. 정치야 입밖에 내지 않아도 항상 시끄러운 주제이니 통과.
그런 나라에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다니 출판사가 논란을 정면돌파하기로 작심을 단단히 했거나 아니면 관심있는 사람들만 읽으라고 틈새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었을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신의 존재는 믿지만 기독교가 우리나라를 이 꼴로 망쳤다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 버트런드 러셀의 이 책은 언젠가는 꼭 한번 읽었어야 할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러셀은 서문에서부터 "나는 세계의 모든 위대한 종교들 - 불교, 힌두교, 기독교, 회교, 공산주의까지 - 에 대해, 진실이 아닐 뿐 아니라 해로운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종교가 진실하지 못하다고 굳게 믿는 만큼이나 해롭다고 확신하는 바이다"라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
러셀은 사실 무신론자라기보다는 불가지론자에 가깝습니다. 신을 알 필요가 없다는 쪽에 가깝지요. 다만 유신론자들의 종교가 이 세상을 파괴하는 부분은 적나라하게 성토하고 있습니다. 러셀의 공격 대상은 신의 존재가 아니라 이 세상의 종교입니다.
러셀의 주장이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쳐 있다고 본 온라인 서평이 있던데 저는 별로 그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너무 공감되어 그랬을까요?
러셀이 주장하는 종교의 해악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종교에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여겨지는 믿음의 성질에 좌우되는 것입니다. 반대 증거가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 도덕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죠. 다시 말해 반대 증거로 인해 의심이 생기면 그 증거를 억압하는 것이 바로 해악입니다. 다른 하나는 믿고 있는 특정 신조들에 좌우되는 것인데 대부분의 종교들에는 뚜렷한 해악을 저지르는 특정한 윤리적 교의들이 존재합니다. 가톨릭의 산아제한 금지라든가 힌두교의 재혼금지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 지나온 세계역사를 돌이켜보면 러셀이 주장한 것처럼 인간의 정서적 발전, 형법의 개선, 전쟁의 감소, 유색 인종에 대한 처우 개선, 노예제도의 완화를 포함해 단 한 걸음이라도 도덕적 발전이 이뤄질 때마다 세계적으로 조직화된 종교 세력의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던 경우가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요? 제가 보기에도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종교는 문명에 공헌하였는가', '인간은 죽은 뒤에도 존재하는가', '하나님은 존재하는가', '종교는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와 같은 도발적인 소제목들이 난무하지만 결국 러셀이 종교를 비판하는 잣대는 진실성과 유용성에 달려 있습니다. 각 종교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진실이라고 볼만한 과학적, 합리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종교들 간에도 합의된 진리가 없다는 것이고 유용성의 측면에서도 종교는 자신의 기득권을 보전하기 위해 자유와 진보를 박해하는 과정에서 결국은 속세의 기득권 세력과 결탁하게 되므로 민중의 정신을 현혹하고 인권을 억압하기 때문에 해롭다는 것(역자 후기 중)이죠.
자신이 유신론자이든 무신론자이든 불가지론자이든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단,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니 감안하세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닫기
* 영혼을 강조하면서 기독교 윤리는 스스로를 철저하게 개인주의화시켰다. 수많은 세월 기독교가 군림해오면서 생겨난 실질적인 결과는 사람들이 자연이 준 본성 이상으로 이기적이 되고, 자기 속에 갇혀 살게 된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 종교에서 구현되는 인간의 세 가지 충동은 공포와 자존심과 증오라고 할 수 있다. * 행복이 진정한 행복일 수 있는 건 그것에 끝이 있기 때문이며, 사고나 사랑이 영원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들이 제 가치를 잃는 것도 아니다. * 훌륭한 삶이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 신학적 미신보다 훨씬 더 해로운 것이 바로 국가주의의 미신, 즉 자기 나라에 대한 의무만 있을 뿐 다른 나라들에 대한 의무는 없다는 미신이다. * '정의'란 모든 인간의 동등한 권리에 대한 인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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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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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교수인 새뮤얼 헌팅턴이 쓴 문명의 충돌입니다.
새뮤얼 헌팅턴은 21세기 국제 정세를 보는 키워드로 '문명'을 제시해 90년대 중반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국제 정치학자입니다.
새뮤얼 헌팅턴이 주장하는 문명 패러다임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세계는 어떤 의미에서는 양분되어 있지만, 그 중요한 구분선은 지금까지 주도권을 행사해 온 서구와, 자기들끼리의 공통성을 거의 갖지 않은 나머지가 세계를 가로지르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세계는 하나의 서구와 다수의 비서구로 나뉘어 있다.
* 국민 국가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세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을 맡겠지만, 국민 국가의 이해 관계, 결속, 갈등은 점차 문화적, 문명적 요인에 의해 규정된다.
* 세계는 실제로 부족 갈등과 민족 갈등으로 점철된 무정부 상태에 있지만, 안정을 저해하는 가장 큰 위협을 낳는 갈등은 상이한 문명에 속한 국가나 집단간의 분쟁이다.
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이라고 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문명이라기보다는 종교의 충돌에 의해 국제 정세가 좌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것도 서구 크리스트교와 이슬람의 대립에 의한 것이 주를 이루고요. 앞부분에서 강조점이 주어졌던 중국 문명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집니다. -_-;;;
그렇더라도 5대 문명권에 의해 나뉘어진 세계 각국의 이합집산에 대한 설명은 꽤 설득력있게 들립니다.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었어요. 내용이 좀 방대해서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습니다만...
'교양서적'으로 일독을 권합니다. 다만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셔야 함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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