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YES24
120억이 넘는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는 지구에서
2000년 기준으로 약 8억 5천 만 명이 만성적이고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열살 미만의 아이가 7초마다 1명씩 목숨을 잃고 있고,
6분에 1명씩 비타민 A의 부족으로 인해 실명하고 있습니다.
대체 왜?
대체 왜 풍요로운 지구의 한 켠에서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야 하는 것일까요?
이 책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 박사와 아들의 대화 형식을 빌어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후의 변화와 환경 재앙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기아'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기아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구조적 기아'입니다.
북반구 사람들을 위해 인간이 먹어야 할 곡물을 소비하는 가축 문제, 세계곡물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시카고 거래소의 투기세력, 그리고 자국 국민의 기아를 착복과 권력 유지 기반으로 악용하는 독재자들, 자본 이윤과 숭고한 인간의 목숨을 저울질하는 냉혈 다국적 기업들.... 이것들이 모두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구조적 기아입니다.
거기에 더해 이 책은 요새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다가 금융 위기로 인해 철퇴를 맞고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구조적 기아의 핵심임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일찌기 개발도상국의 발전모델로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를 주입하자는 일명 '워싱턴 합의'는 지금도 민영화, 규제철폐, 거시 경제 안정, 예산 감축이라는 네 가지 원칙을 금과옥조처럼 지키면서 가진 자의 부를 위해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죽음의 질주에 가속을 붙이고 있습니다.
나 먹고 살기에도 바쁘다고 하는 분들에게 드릴 말씀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나 먹고 살기에만 정신팔고 있으면 정작 내가 그 피해자가 될 때에는 방법이 없다는 정도의 이야기 밖에는요.
기아에 의한 생명파괴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1.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긴급구호 식량이 부패정권이 아닌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기구차원에서도 지원의 사회적 효용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죠.
2. 원조보다는 개혁
네슬레와 같은 다국적 투기 세력과 신자유주의자들이 기아에 시달리는 정권에 폭압과 착취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기아에 시달리는 민중을 보호하는 혁명 세력이 필요합니다.
3. 인프라 정비
자본, 도로, 항만, 종자, 농경 전문지식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장기적인 기아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필독 대상 : 지구의 기아 문제는 이유야 어찌 되었든 넘치는 지구의 인구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멜서스의 자연도태설을 믿고 있는 놈(그런 놈들이 이 책을 읽을리가 만무하지만 그래도 추천). 그런 놈들이 아니더라도 교양서적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덧1. 신기하게도(사실 알고 보면 신기한 것도 아닙니다만) 해제를 우석훈 박사가 담당했고, 부록에 주경복 교수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을 실었습니다. 유유상종이라고 할 수 있겠죠. ^^
덧2. 재생지를 사용했는지 책이 매우 가볍고 가격도 6,860원(2008년 10월 27일 YES24기준) 밖에 안 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98
.
2009/01/07 20:16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2007년 11월 도서목록에 있는 책으로 2007년 11월 8일 읽은 책이다. 관심분야의 책들 위주로 읽..
★★★☆☆
이미지 출처 : YES24
나이를 먹어가면서 저도 모르게 점점 정치적, 사회적 인간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런 고전을 읽게 될 줄은 추호도 생각 못했거든요. ^^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기본적으로 평등하게 태어나는 인간이 왜 불평등에 시달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루소가 쓴 논문을 책으로 출판한 것입니다.
루소는 이 논문의 1부에서 평등하게 살았던 인간의 모습을 묘사하고 나서 2부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떠나고 인위적인 힘이 개입되면서 불평등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기술합니다.
루소에 따르면 인간이 홀로 자급자족을 하던 세상에서는 자신의 생명을 지속적으로 보존하려는 자연스러운 충동과 같은 종의 구성원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느끼는 측은지심(연민)이라는 두 가지 특징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개체의 수가 늘어나고 공동체가 생기면서 위계구조와 욕심, 착취가 생기면서 불평등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불평등은 1단계. 법과 소유권의 설정(네 땅 내 땅을 구분하는 시대), 2단계. 행정권력의 제도화(보호를 받으려면 세금을 내라고 강요하는 사회), 3단계. 합법적인 권력에서 독단적인 권력으로 변화하는 과정(왕권주의와 세습)을 통해 진행된다고 합니다.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에 의한 종속 단계가 더 추가될 수 있겠지요.
이 논문의 약점은 루소가 자연인이 사회적인 존재로 변한 원인을 우연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인데 말미에서 루소가 한번 잃어버린 순수성은 다시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렇다면 우연에 기대는 것 외에는 불평등을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게 됩니다.
간단히 생각한다면 아나키스트처럼 모든 정부와 사회제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 자연인 시대로 돌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옳은 방법 같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불평등을 타파할 수 있을까요? 루소는 그에 대해 특별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고 논문을 읽는 독자 모두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예상했지만 역시나 답은 없네요. ㅠ.ㅠ
역자 중 한 사람이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 대표로 출마했던 주경복 교수입니다. 주경복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릅니다만 이 책을 번역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은 마음 속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
분량이 200페이지에 달하지만 문고판이라서 읽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사상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번역이 잘 되어 있어 읽는데 크게 무리가 없네요.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더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드는군요.
덧.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인간이란 종은 모이기만 하면 조금이라도 잘난 놈이 못난 놈을 억압하고 손쉽게 욕심을 채우려는 탐심이 발동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각각 따로 떼어 놓으면 평화롭고 아무런 문제도 못 일으키는 것을... 역시나 혼자가 편해요(결론이 왠지 이상하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489
솔직히 예전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에는 누가 나왔는 지, 누가 당선되었는 지도 몰랐을 뿐 아니라 서울시민 직선제인지도 몰랐습니다(이 죽일 놈의 무식!!).
그런데 명박이 정부가 제대로 관심 갖게 해 주는군요.
서울시 교육감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하면, 그야말로 서울시 교육 대통령이라 불릴 만한 막강한 자리입니다. 연간 6조(부산시 전체 예산과 맞먹는다는~)에 해당하는 교육 예산을 집행하며 5만 5천명에 이르는 교직원의 인사권을 갖고 있고 7개의 직속 기관, 4개의 평생 학습관, 17개의 도서관을 산하 기관에 두고 대학 교육을 제외한 모든 교육 활동에 필요한 예산 집행과 인사권을 행사하는 자리죠.
고교 신입생 배정 및 외고 추가 설치 권한에다가 0교시 수업 실시 여부, 학업 성취도 평가까지 손아귀에 넣고 주무를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엄~청 중요한 자리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이니 신중하게 뽑아야겠지요.
벌써 돈많은 당에서 나온 후보는 선거운동원 깔아놓고 시끄러운 노래 부르면서 세몰이를 하더군요. 참 한심합니다. 전혀 학습이 되지 않는 무식한 당에서 나온 후보이니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니까요.
최근에 보니 조갑제가 6번 주경복 후보는 절대로 찍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는데 매우 시의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구를 찍어야 할 지 머리속에 콱콱 심어주고 각인을 시켜주는군요. 고민을 덜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투표일인 7월 30일(수)은 휴가철인데다 임시 공휴일도 아니어서 투표율이 엄청 낮을 수 있어 걱정입니다. 서울 시민이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이 중요한 선거에 꼭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일찍 출근하는 일이 있더라도 아침에 꼭 투표를 할 생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