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림이앤씨건축사 사무소는 현재 한국패시브건축협회장을 맡고 계시고 협회 공식 채널인
'유튜브 피코네'를 통해 패시브 건축과 건강한 집짓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최정만 소장님이 이끌고 계십니다.
지지난 주에 1차 미팅을 하고 지난 주에 계약서를 썼는데 두 번 다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이어서 초보인 제가 빗길을 운전해서 다녀오느라고 고생 좀 했네요.
1차 미팅 전에 그동안 제가 원하는 집의 컨셉을 정리한 PDF 파일을 보내드렸고 그걸 토대로 1차 미팅을 하면서 궁금한 점을 서로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건축주 입장에서 제가 생각하는 집의 대략적인 건축비, 설계비와 감리비, 앞으로의 진행 과정, 인테리어 설계를 구조 설계와 분리해서 진행해도 되는지의 여부 등에 대해 질문했고 최정만 소장님은 땅을 구매하게 된 과정, 제가 생각하는 집의 컨셉에 대해 궁금해 하셨습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건축 자재비가 1차로 올랐고 그 다음에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인건비가 올랐는데 패시브 하우스 건축비는 일반 건축비에 비해 보통 20% 이상 더 비쌉니다. 열회수환기장치와 전동 블라인드, 태양광 설비, 기밀 작업, 패시브 인증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최소 평당 1천 만원부터 시작해서 흔히 이야기하는 호텔 인테리어까지 하면 평당 1,500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설계비는 제가 예상했던대로 총 건축비의 10%였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수 백만 원짜리 허가방 도면만 알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총액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랄 액수입니다. 하지만 저는 집을 짓는데 가장 중요한 게 제대로 된 도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자 없는 집, 관리가 편한 집, 쾌적하고 살기 좋은 집을 짓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라고 생각하거든요.
감리 계약은 나중에 별도로 하는데 건축하는 지역 감리업체의 경우 감리비는 1천~1천 2백 만원 정도이고 자림은 1.5~2배 정도 금액입니다. 설계비는 예상했지만 감리비는 이 정도 수준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이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미팅에 함께 참여했던 예종경 소장님이 저희 집 설계를 전담하시고 최정만 소장님이 백업하신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정만 소장님은 웃음도 많고 사람을 편하게 하시는 분인데 반해 예종경 소장님은 상대적으로 말수가 적은 대신 기술적인 부분과 관련된 질문을 꼼꼼하게 하는 분이더군요. 분위기가 대조적이면서도 두 분 다 신뢰가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1차 미팅을 마친 후 며칠이 지나 설계 표준 가계약서와 대략적인 설계 일정표를 받았습니다. 제가 처음 예상했을 때는 2025년 9월에 착공하는 것이었는데 1층 공방이 철근 콘크리트 구조이고 2층 살림집이 목구조라서 3월에는 착공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일정이 조금씩 당겨졌습니다.
1차 미팅 후 일주일이 지나 정식 계약을 했습니다. 설계 기간만 7개월 예상, 내년 초에 형질 변경과 토목 공사, 건축 허가 신청을 하고 2023년 3월에 착공하는 걸로 예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매한 대지가 경사가 꽤 있어 도로 레벨과 토목 공사 수준을 상의해야 해서 토지 분양 시행사와 자림 사무소를 연결해 주었고 가안이 나온 이후에 3자 미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나 다다음 주에 하게 될 것 같습니다.
2025년 3월에 착공을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이 좀 급해졌습니다. 제가 마음에 두고 있는 시공사 대표에게 연락을 해보았는데 다행히 2025년 상반기 일정은 비어 있다고 해서 제가 찜하겠다고 언질을 드렸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1차 계약금을 보내고 나니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실감이 나네요.
앞으로 진행 사항에 대해서도 새로운 일이 생길 때마다 정리를 해 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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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지을 땅을 구했다면 이제 설계를 해야겠지요.
본인이 건축가가 아닌 이상 당연히 자신의 집을 설계할 건축사를 찾아 계약을 해야합니다. 원래 제대로 된 설계를 했다면 세부 공정 과정이 빼곡하게 적힌 최소 수십 페이지 분량의 설계 도면(거의 책 수준)이 나와야 하는데 슬프게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단독 주택을 짓는 건축주의 99% 이상이 제대로 된 설계를 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몇 백만 원 수준의 대략적인 설계만을 의뢰하는데 이는 흔히 허가방 도면으로 불리는 설계도로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 설계도로는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없으며, 세부 공정이 생략되어 있으니 시공사에서는 그냥 자신들이 짓던 노하우대로 짐작해서 지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니 하자가 생길 수 밖에 없으며 설사 비교적 집 짓는 노하우가 있는 시공사에서 지었다고 해도 흔히 이야기하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서 난방비 폭탄을 맞게 되며 금방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는 단독 주택이 되는 겁니다.
반대로 설계를 제대로 하면 집을 짓는 모든 과정과 자재의 스펙(제대로 된 설계도에는 스펙북이 딸려 나옵니다)까지 모두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공사는 설계도대로만 지으면 됩니다.
설계를 제대로 한다는 건 예상 건축비의 최소 10%를 설계에 투자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만약 총 건축비가 5억 원이라면 최소 5천 만원을 설계비에 사용한다는 말인데 언뜻 보면 엄청난 액수같지만 이걸 아끼려고 허가방 도면을 사용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제대로 된 집짓기는 물 건너 갔다고 보면 됩니다.
제대로 된 건축사를 찾으려고 검색하다 패시브 하우스(
한국패시브건축협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는 외부 에너지를 능동적으로 끌어다 쓰는 액티브 하우스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집 안의 에너지를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외부 에너지를 최소로 사용하여 실내 온도와 공기질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집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 핵심 조건이 요구되는데 '고단열', '고기밀', '고성능 창호', '열교환환기', '열교없는 디테일'이 그것입니다. 그 밖에 겨울철 일사 에너지 확보를 위한 큰 남향창 설치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난방비 폭탄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제대로 된 집짓기를 위해 검색을 시작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패시브 하우스가 아닌 집은 사실 상 집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초기 건축비가 더 들더라도 패시브 하우스로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건축사 중에 단독 주택 설계를 주로 하는 분의 수가 너무 적은데다 더더욱 패시브 하우스 설계를 하는 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최종적으로 현재 한국패시브건축협회장을 맡고 계신 최정만 소장님(
자림이앤씨건축사무소)께 설계를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작년에 한번 contact을 하기는 했는데 그동안 60권 정도의 국내 건축 관련 책을 읽으면서 제가 원하는 집의 컨셉을 정리했고 대략적인 구조도도 그렸으니 몇 개월 동안 다시 정리해서 내년 봄에 설계를 의뢰하려고 합니다.
일단 내년 중에 설계도가 나오면 분양사에 넘겨서 형질 변경, 토목 공사, 건축 허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미 패시브 하우스 건축을 위한 시공사와 인테리어 전문 회사와도 이메일로 contact을 해 둔 상태인데 설계도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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