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중독 상담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치유에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맞습니다. 너무나 지당한 말이죠.
도박 중독이 마음의 병, 의지의 병이니 치유되고자 하는 중독자의 의지가 중요한 건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도박 중독에서 치유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치유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죠. 그만큼 단도박, 탈도박 의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의지만 있으면 될까요?
비만인 사람의 예를 들어보죠. 체중이 너무 늘어나서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심장과 관절에 무리가 가서 의사가 반드시 체중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그래서 살을 빼려는 의지를 다지죠. 그럼 살을 빼겠다는 의지만 다지면 살이 빠질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그래서 각종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도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겠다며 헬스 클럽에 등록을 해서 며칠 나가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경고를 받았을 때 다졌던 강철같은 의지는 어느덧 사라지고 저녁 드라마를 보면서 야식을 주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바로
의지를 뒷받침하는 습관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도박 중독으로 다시 돌아오면, 감당하기 어려운 도박빚이 생기고 그게 드러나면서 집안이 발칵 뒤집어지고 난리법석을 칠 때는 눈물 콧물 바람에 당장이라도 도박을 끊을 것처럼 각오를 다지죠. 혈서라도 쓸 기세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잠도 잘 오고 식욕도 좋아지고 때로는 이제는 도박을 조금씩 해 볼까 하는 나태한 생각마저 들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초반의 의지를 계속 유지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재산권 방어를 위해 재정 분리를 하지도 않고, 가계부를 쓰지도 않으며, 재정 전문가와 상의해 채무 변제 계획을 수립하지도 않고, 도박을 대체하기 위한 취미 생활을 찾아보지도 않으면서 그저 이제는 도박을 끊어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앉았다고 그 질긴 도박 중독이 쉽사리 떨어져나가줄리가 만무한 것이죠.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면 피해를 집계하고 방파제를 쌓고, 산꼭대기에 대피소를 만들어야지 해변에서 주먹만 불끈 쥐고 각오를 다진다고 쓰나미가 다시 안 오지는 않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초반 의지만 갖고 본다면 아마 만리장성도 하룻밤에 쌓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그 만리장성은 한낱 모래성일 뿐입니다.
그러니
도박 중독 치유를 고민하는 분들은 초반 의지를 강하게 지탱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주력할 필요가 있고 그 시스템이 습관처럼 몸에 밸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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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 상태인 '단도박'보다 도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탈도박' 상태가 되는 것을 도박 중독 치유의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단도박이라는 용어에 좀 더 익숙한 분들을 위해 이 포스팅에서는 단도박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습니다.
도박에 중독된 분들 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 주변인, 때로는 일반인들까지 도박 중독이 치유되었냐의 여부를 따질 때 도박을 하지 않고 보낸 기간, 즉 단도박 기간을 염두에 두고 단도박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죽을 때까지 안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박을 계속 하지 않는다면 도박을 하게 됨으로써 부수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재정적 손실을 비롯한 도박 중독의 여타 폐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므로 일견 맞는 소리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에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 적도 있고 제 책에도 썼지만 재발이 도박에 손을 대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 듯(도박에 손을 대는 건 재발의 마지막 확인 행동입니다) 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도박 중독으로부터 벗어난 게 아닙니다. 좀 더 과격하게 말씀 드린다면 도박을 하지 않는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만 치중하는 건 도박 중독 치유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현재 내가 도박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 있다고 안심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사실 단도박 기간이 아무리 길다고 해도 도박 중독에서 완전히 탈도박하지 못한 분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자유롭지 않으며 매사에 안심이 되지 않을 겁니다).
도박에 손을 대지 않는 기간이 그다지 의미없다면 대체 무엇이 중요한 걸까요?
바로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생각, 감정, 행동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합니다. 돌려 말하자면 도박장에 앉아서 도박 행위를 하지 않으며 겉보기에 일상 생활을 잘 영위하고 있다고 해도 평소에도 도박과 관련된 생각을 자주 하고 도박을 할 때 느꼈던 감정을 쉽게 다시 느낄 수 있으며, 도박과 연관있는 행동(스포츠 도박을 했던 사람이라면 응원했던 팀의 최근 전적을 뒤져본다든가, 과거에 작성했던 자신의 승률 스크랩을 다시 본다든지, 베팅을 하지는 않지만 경마공원에 놀러간다든지 등등)을 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시간이 깨어 있는 시간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면 그 사람은 베팅만을 하지 않을 뿐 실제로는 여전히 도박에 빠져 있는 것이고 도박 중독 상태로 봐야 합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실제로 베팅을 하지 않은 단도박 기간이 아니라 도박에 대한 생각, 감정, 행동 모두로부터 자유로운 기간을 늘려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탈도박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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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에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4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session에 다 참석한 건 아니고 1, 2 session은 전자 카드 관련 정책 포럼이라서 저는 지역사회 기반 치료 서비스 모형과 모니터링 체계에 대해 다루었던 session 3에만 들어갔고 이후 진행된 종합 토론까지는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때 들었던 생각을 두서없이 정리해 보자면,
첫째, 사감위가 3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판별 도구인 KGBS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경기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상담한 사례 분석 결과를 보니 KGBS만 도박 중독으로 진단되는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동안 KGBS를 개발만 해 놓고 욕 먹으면서도 여전히 CPGI 결과만 줄창 보여주는 이유는 KGBS로 측정한 유병률이 CPGI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도 KGBS는 K-NODS나 K-MAGS-DSM보다도 오히려 낮은 유병률을 나타내니까요.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다고 해도 유병률이 너무 낮게 측정되면 지금까지 9%라고까지 과장하면서 했던 협박이 우습게 되니 KGBS를 이제서야 사용하는 건 상당한 부담이 될 겁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묻어버리는 방향으로 출구 전략이 짜인 것 같았습니다
둘째,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한 도구로 GAMTOM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현장의 치료자들로부터 이미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듯이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대폭 수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문항이 너무 많아요. 서양에서는 material을 많이 줘야 내담자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해서 선호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내담자들은 숙제 주는 걸 아주 싫어라 합니다. 내담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고 그 저항에 맞서면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포함될 확률도 상당히 증가할 겁니다.
셋째, 한국형 GAMTOMS를 만든다고 해도 Timeline Feedback(TLFB) 만큼은 포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걸 사용하고 있는 외국 기관의 담당자도 그렇고 국내 교수들도 그렇고 이게 참신하고 기대되는 정보 수집 도구라고 생각하던데 저는 견해가 다릅니다. 제 예상으로는 아무리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도입한다고 해도 무용지물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우리나라 도박자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걸 빠짐없이 작성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못 믿겠으면 한번 해 보세요. 아마 안 될 겁니다.
넷째, GAMTOMS와 같은 치료 효과 평가 도구의 개발이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저는 그보다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GAMTOMS에 대한 자료에서도 조기 종결 비율이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정작 현지 관계자도 조기 종결 비율을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전혀 없더군요. 조기 종결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기 전까지는 치료 효과 평가 도구를 도입하더라도 평가 결과를 제대로 해석하기 어려울 겁니다.
다섯째, 토론에서 집단 상담이 개인 상담보다 효과적이라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외치던데 글쎄요. 100회기 이상 집단 상담을 진행해 본 제 경험으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자가 굉장히 homogeneous한 집단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같은 연령대, 비슷한 social status, 비슷한 도박 유형까지 맞추고 거기에 개인 상담 20회기 정도 진행해서 변화 단계까지 얼추 비슷하게 matching했는데도 5명 이상의 집단 크기를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반개방형 집단 상담에서도 두 분이나 재발했고요. 도박 중독 상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전문 상담자의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돌파구로 나온 방안이 집단 상담의 활성화 아닌가 싶은데 생각 다시 하셔야 할 겁니다.
여섯째, 발표 자료 중에 내방 상담자의 대부분이 변화 단계 중 준비 단계에 속한다는 말이 있던데 도박자의 보고를 곧이곧대로 믿은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심층적으로 평가하면 거의 대부분이 전 숙고 단계(Pre-Contemplation Stage)에 속할 겁니다. 준비 단계에 도달한 도박자가 그렇게 많다면 현장의 상담자들이 얼마나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죠.
일곱째, GAMTOMS 발표에서도 나왔지만 상담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는 평가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종결을 하고 난 뒤에는 대부분의 도박자와 가족들이 치료 기관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합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결혼 정보 회사의 도움으로 결혼에 성공한 부부들이 결혼 정보 회사의 연락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죠. 그래서 종결 후 6개월(이건 그나마 낫지만), 1년, 2년 정도 되면 연락이 닿지 않는(혹은 피하는) 사례의 수가 급등할텐데 어떻게 접촉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겁니다. 저는 치료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평가 도구보다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여덟째, 종합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현장의 상담자들이 GA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계자 분들이 꽤 많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개인 상담도 받고 GA도 열심히 다니고 종교 생활도 열심히 하면 도박 중독 치유에 더 좋을 것 같지만 제 책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이는 자전거 바퀴 수를 늘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안정감은 있을 지 몰라도 마찰력 때문에 현저히 속도가 떨어지게 되죠. 게다가 서로 치유 효과를 상쇄하는 것들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 상담과 GA입니다. 제 경험 상 GA와 개인 상담 모두 잘 맞는 도박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분이 있다면 그릇이 정말 크거나 행운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치유 효과를 발휘하는 특성이 서로 많이 다르기 때문인데 아주 기본적인 치유 목표에서 있어서도 개인 상담과 GA는 꽤 다릅니다. GA는 완전한 치유란 없다고 가정하고 죽을 때까지 GA 모임을 빠지지 말고 나와야 한다고 하지만 저는 그건 불완전 회복 상태에서 치유를 멈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완전한 탈도박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은 가족과 같은 보호자에게 미치는 GA의 영향입니다. 무조건적인 인내와 희생 강요, 알코올과 같은 교차 중독의 간과 등이 과연 가족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히려 개인 상담자가 GA를 무조건 권장하는 분위기를 다시 한번 재고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치유 기법의 장, 단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도박자와 가족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박 중독 치유가 묻지마 관광은 아니지 않습니까?
회사에서 왜 휴일인데도 굳이 참석해서 들으라고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포럼이었습니다. 휴무 대체로 2시간을 더 쉴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입맛이 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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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자가 진정으로 자신의 도박 문제에 대한 통찰을 얻고 탈도박하기 위해 상담자를 찾아온다면 도박 중독 치료가 뭐가 어렵겠습니까마는 그런 도박자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도박 중독 상담의 문제 중 하나입니다.
설사 가족의 설득이나 강권에 의해 상담을 받으러 와도 자신의 도박 문제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으니 그저 가족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 앉아서 시간이나 때우고 있거나 혼자서 도박을 끊을 수 있다면서 상담자를 설득해서 상담을 종결하려고 애쓰는 도박자도 많습니다.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도박자가 도박에 중독된 것이 맞고 혼자서 도박을 그만두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담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어차피 상담이란 것이 내담자의 치료 의지와 동기가 중요한 것이니 내담자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한편으로는 다시 도박으로 돌아가 최대한 빨리 바닥을 치고 그 가운데 깨달음을 얻어 다시 돌아오도록 도박을 하는 것이 나을까요?
아니면 상담을 그만두지 않도록 도박자를 설득하고 필요하다면 가족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담자가 상담을 임의로 종결하지 못하게끔 만드는 것이 나을까요?
저는 단연코 후자가 치료 효과가 높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도박자가 일상으로 돌아가서 다시 도박을 하고 그것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의 원인이 도박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그 사이에 가족들의 인내심과 치료 의지가 바닥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정작 도박자가 다시 치료받기 위해 돌아왔을 때 그의 곁에 가족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가족만이라도 상담을 유지한다고 해도 이미 도박자는 상담자의 손을 떠났기 때문에 도박자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고 더 이상 정확할 수 없습니다. 가족을 통해 간간히 전해지는 단편적인 정보에 의지해 눈 가리고 수술하듯이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야 하거든요. 효율성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물론 상담자는 상담에 대한 의지도 없이 삐딱하게 앉아서 건성으로 대답하고 상담자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듣는 도박자에게 분노를 느낀 나머지 확 밀어내고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가족만을 대상으로 상담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담자를 붙잡고 설득해서 어떻게든 상담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쨌거나 함께 굴러야만 그 가운데에서 치료적 개입을 할 수 있는 틈이 생겨납니다. 한번 떠난 도박자가 다시 돌아오는 건 훨씬 더 어렵습니다. 도박자가 가족의 손을 잡고 방문하는 것이 상담자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간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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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 것(단도박 상태의 단순 유지) 보다 삶의 변화를 통한 탈도박이 치유에 훨씬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몇 차례 드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재발에 대한 것이지만 역시 탈도박과 관련 있습니다.
다행히 도박 중독에서 빠져나온 분들도 누구나 재발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도박장 근처에 가지도 않거나 도박을 할 수 있는 상황 자체를 아예 피하기도 합니다. 이는 혹시라도 다시 도박에 손을 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행동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혹시라도 도박에 다시 손을 대는 것이 재발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도박에 다시 손을 대는 순간부터 재발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박에 손을 대는 것으로 재발의 종지부를 찍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재발하신 분들의 과정을 함께 살펴보면 도박에 손을 대기 훨씬 이전부터 삶의 변화가 퇴보하기 시작하고 도박을 하던 당시의 삶의 패턴으로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박은 안 하고 있지만 가족이나 일에 흥미를 잃고, 생활에 즐거움이 없으며, 이유없이 짜증이 쉽게 나거나 집중이 되지 않고 초조한 감정 문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남보다 뒤쳐진 상태에서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 포기하고 싶기도 합니다.
이미 재발 과정이 시작된 것입니다.
상담을 무사히 마치고 종결하는 시점에서도 저는 내담자들께 도박에 다시 손을 대면 상담을 재개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의 길에서 이탈해 곁길로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 순간에 곧바로 오시라고 신신당부합니다.
차가 도로에서 이탈하면 당장 사고가 나지 않을지라도 목적지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게 되니까요.
그러니 이전과 달리 내 삶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게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 때, 바로 그 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거기에서부터 재발이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그 빈틈을 틀어막지 않으면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도박을 하지 않고 있다고 안심하고 앉아 있으면 안 됩니다. 도박에 중독되어 한번 무너진 둑은 훨씬 쉽게 다시 무너질 수 있거든요.
그러니 재발의 위험 신호는 도박에 다시 손을 댔느냐가 아니라 내 삶이 가고 있는 길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도박에 다시 손을 대는 것은 재발의 원인이 아니라 이미 결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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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도박 문제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의외로 쉽게 받아들이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박자도 다행히 꽤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도박자들은 활력이 넘치고 의욕도 강해 심사숙고없이 상당한 시간과 비용, 노력이 요구되는 꽤 힘든 활동을 덜컥 결정해서 시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영어 회화 새벽반 수강을 하겠다고 주 5일 동안 새벽 6시에 집을 나선다든가, 퇴근 후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하겠다고 거액의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거나 심지어는 자신의 나약한 의지를 다지겠다면서 새벽 3시 30분에 신문을 돌리겠다고 하는 도박자도 있습니다.
물론 도박을 그만두고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겠다는 변화에 대한 갈망은 높이 삽니다.
하지만 금단 증상이 심하든, 심하지 않든 간에 탈도박 초기에는 충동성 수준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도박을 그만두고 뭔가를 하겠다는 결정의 이면에 도박 때문에 한껏 높아진 충동성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상태여서 욕심만 앞선 나머지 무리한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지요.
도박 중독에 대한 치유가 진행되면서 충동성도 서서히 가라앉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결정한 활동은 결국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건 자신의 회복 의지를 꺾기 때문에 좋지 않고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신뢰를 저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으므로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탈도박 초기에는 오히려 일상 생활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해서 그것에 적응할 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을 한다면 퇴근 후 저녁 식사 이후에 30분 씩 가벼운 산책을 3개월 정도 해본다든가, 영어 공부를 한다면 일단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두 달만 들어보고 학원 수강을 결정한다든가, 취미 활동을 선택할 때에도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 조기 축구회나 탁구 동호회에 가입하여 시작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탈도박은 마라톤입니다. 100미터 전력 질주로 초반에 기운을 빼지 않도록 모쪼록 체력 안배를 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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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에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는 단계'라는 글에서 도박을 그만두어야 할 내면의 이유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도박을 그만두고자 하는 도박자가 단계에 따라 다른 이유를 찾는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오늘은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는데 있어 밟아나가는 단계를 안다면 자신의 위치를 점검하고 좀 더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탈도박 단계를 정리해보았습니다.
탈도박을 하는 단계는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 1단계: 도박이 하고 싶지만 억지로 참는 단계
: 모든 도박 중독자가 1단계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도박자가 도박을 그만두었을 때 다양한 금단 증상을 경험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돈이 필요하거나 하면 도박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일시적이나마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억지로 참는 것이죠. 이 단계에 있는 도박자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라서 도박을 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도박 자금 마련, 갑작스럽게 여유 시간이 생김, 도박 장소에 근접하게 됨, 감시하는 가족의 부재 등)에 따라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될 위험성이 큽니다.
이 단계는 사실 도박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도박자가 충동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 2단계: 도박이 두려워서 차마 못하는 단계
: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치료를 시작하는 도박 중독자가 대부분의 기간 동안 속하게 되는 단계가 바로 도박을 두려워하는 단계입니다. 도박의 부정적인 결과를 몇 차례 반복해서 경험하였기 때문에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되면 결과가 어떠할 지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고 그 결과가 너무도 두렵기 때문에 차마 손을 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는 이전에 '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는 단계' 글에서 설명드린 2단계와 일치하는데 특정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도박을 못하는 것이죠. 물론 이 단계를 안정화시키면 평생 도박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있습니다만 도박 충동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단도박을 하고 계시나 여전히 자신감이 없는 분들 중에 이런 분들이 많다고 생각). 또한
목표가 사라지면 봉인이 풀린 것처럼 더 없이 강해진 도박 충동에 다시 시달리게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정의 평안을 위해 도박을 참고 있는 도박자가 다른 이유로 이혼하게 되면 탈도박의 목표를 상실하게 된 것이므로 도박에 다시 손을 대고 싶은 욕구에 저항할 힘을 잃게 되는 것이죠.
* 3단계: 도박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고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단계
: 이 단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재발에 대한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가 있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도박을 하지 않는 이유가 외부 환경이나 조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끊는 단계' 글에서 말씀드린 3단계인 내면에 있기 때문에 쉽게 변화하지 않으며 자신의 가치관과 어긋나기 때문에 도박을 다시 하는 것을 상상만 해도 혐오감을 느끼게 됩니다. 도박에 중독되지 않은 일반인처럼 도박에 대한 흥미 자체를 느끼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도박 중독자에게 그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박에 대한 혐오감을 갖는 것은 훌륭한 대안 중 하나입니다.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대상에게 다가가려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도박을 혐오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도박과 관련된 자극(장소, 사람, 시간 등)을 피하게 되어 도박과 무관한 삶을 살게 됩니다.
도박에 중독되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현재 자신이 어떤 단계에 속해 있는지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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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도박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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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초반에 도박 중독자의 가족은 도박 때문에 생긴 여러가지 문제(법적, 경제적, 관계 등에 대해 상담자의 조언을 간절히 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박자가 도박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주제로 쉽게 돌아가곤 합니다.
그런데 정작 도박에 중독된 도박자는 상담자에게 도박을 그만두기 위한 방법을 묻지 않습니다. 도박빚을 해결하는 방법,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방법, 배우자가 자신을 버리지 않도록 점수 따는 방법 등에 대해서만 궁금해 합니다.
물론 도박자가 도박 때문에 생긴 이런저런 문제들때문에 아프고 힘이 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문제들은 근본적인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도박에 중독되었음을 인정하지 않고 통제력을 상실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고통입니다.
도박에서 벗어나는 것, 탈도박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지 않는 한 이 고통은 또 다시 반복될 겁니다. 근본적인 문제인 도박을 그만두는 것에 성공하지 않으면 아무리 관련된 주변 문제를 해결해도 소용 없습니다.
오히려 진짜 근원인 도박 중독을 내버려두고 통증만 완화하겠다고 진통제를 먹고 연고만 바른다면 통증이 없어지는 즉시 치유를 중단하고픈 마음때문에 상담을 중단하게 됩니다.
그리고 악몽 같은 시간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죠.
도박에 중독되어 생긴 이런저런 문제를 모두, 당장 해결하고 싶겠지만 도박을 그만두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앞에 두어야 합니다. 나머지 일은 뒤로 미루세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탈도박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탈도박하지 않는 이상 나머지 문제는 해결된 것처럼 보여도 정말로 해결된 것이 아니니까요.
명심하세요. 탈도박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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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도박 중독 상담을 처음 시작하던 당시에는 경마, 경륜, 강원랜드 카지노 등 규모가 크고 비교적 잘 알려진 합법적인 사행산업을 이용하는 도박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바다 이야기로 야기된 성인 오락실 광풍이 한 차례 몰아치기도 했고 그동안 로또 열풍이 지나가기도 했지만 이런 기조는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차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온라인을 이용하는 도박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스포츠 토토를 이용한 불법 베팅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나 도박자의 주머니를 털고 있는데다 굳이 강원랜드로 가지 않더라도 언제나 도박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도박도 큰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내 봐야 알겠지만 경험적으로 요새는 도박 분야에서 온라인 도박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인터넷과 온라인 사용은 현대 사회에서 안 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도박의 베팅 장소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 말이 맞다면 술을 끊으려는 알코올 중독자는 대체 어디로 가야한다는 말입니까. 어디에 가도 술집이 즐비하고 아무데서나 술을 살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살면 안 된다는 말입니까?
쉽지는 않지만
탈도박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본적인 유해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불법 베팅 사이트는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하지만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자주 주소를 바꾸는데다 아무나 가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이트에서 탈퇴하고 즐겨찾기를 지운 뒤 당분간 인터넷 사용을 하지 않으면 사이트 주소를 찾아 다시 접속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휴대폰 번호까지 바꾼다면 바뀐 주소를 통보받을 수 없어 더욱 어렵게 되겠지요. 집에서는 어차피 가족들의 눈이 있기 때문에 집에서까지 도박을 다시 손대는 간 큰 도박자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PC방의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며 실제로 PC방에서 도박을 하는 도박자가 많기 때문에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강한 도박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온라인 도박이 주 도박인 도박자의 경우 무엇보다도 PC방 출입을 삼가해야 하며 당분간 PC사용이나 최소한 인터넷 사용을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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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자를 만나는 상담자는 단순히 도박을 하지 않는 기간을 계속 연장하는 것이 도박 중독 치유의 궁극적 목표가 아닌 걸 결국은 깨닫게 됩니다.
그렇더라도 도박을 계속 하면서 도박 중독이 치유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결국 도박 중독 치유의 목표는 아닐지라도 결과적으로 치유된 도박 중독자는 도박을 그만둬야 합니다.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하나는 속칭 '바닥 치기'를 통해 도박 중독의 무서움을 몸으로 체감하고 두려워서 도박을 끊는 것입니다. 이 경로는 탈도박이 아닌 단도박이기 때문에 도박자는 평생 도박을 두려워하면서 살아야 하고 두려움이 어떤 이유로든 감소하면 다시 도박에 손을 대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경우는 진정한 치유가 일어났다고 보지 않습니다.
두 번째 경로는 도박 중독으로 인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잊었던 의미를 찾으며, 삶의 가치관을 재정립하게 됨으로써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과 도박이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연스레 도박을 내려놓는 길입니다.
전자가 수동적으로 도박을 끊는 것(단도박)이라면 후자는 능동적으로 도박을 내려놓는 것(탈도박)입니다.
당연히 상담자는 단도박이 아닌 탈도박을 목표로 해야 하며 도박 중독으로 야기되는 제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후에는 반드시 도박자의 미래 삶과 의미, 가치관에 대해 다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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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박을 끊는다는 말과 도박을 안 하기로 선택한다는 말의 차이' 포스팅에서 이미 한 차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언어적인 습관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이 때문에 행동까지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도박 중독 치료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도박이라는 말이 과연 적절한 용어인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단도박이라는 말은 원래 칼로 무우를 자르듯이 도박을 단칼에 끊어낸다는 신념을 담은 행동의 말인데 자칫 잘못 사용하면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환경에 의해서 또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 도박을 억지로 떼어낸다는 수동의 의미가 담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도박 중독이 반복적인 도박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병이니만큼 염료가 옷감에 배어 염색이 되듯 몸에 배어 익숙해져버린 상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피부에 돋은 종기를 수술로 단칼에 떼어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안합니다. 단도박이 아니라 탈도박을 하자고요.
도박적인 속성에 물든 몸과 마음과 습관에서 벗어나 도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기로 결심하는 겁니다.
도박 중독 치료에 있어서도 도박을 끊어내는 이미지보다는 헌 도박옷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의 옷으로 갈아입는 이미지를 연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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