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증 척도(Pa, Paranoia)는 원래 편집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변별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MMPI와 마찬가지로 MMPI-2, MMPI-A에서도 40문항이 변화없이 거의 그대로 유지될 만큼 구조가 안정된 척도입니다.
측정하는 내용은 관계 사고(idea of reference), 의심, 피해 의식 등이라서 이 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한 경우 우선 정신증을 변별해야 할 것 같지만 그건 병원 장면에서의 이야기고 상담에서는 '배신 경험 (지각)'을 탐색하는 것이 더 유용합니다. 특히 상승한 소척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에 각 소척도가 의미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Pa 척도 해석 시 빠지기 쉬운 함정으로는 편집성 성격 장애 진단이 있습니다. Pa 척도에 포함된 문항은 대부분 문항의 의도가 드러나는 명백 문항이기 때문에 사람을 믿지 않고 의심이 많은 편집성 성격 장애 환자들은 Pa 문항에 곧이곧대로 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척도가 상승하지 않죠. Pa 척도가 상승한 경우 오히려 편집성 성격 장애는 아닐거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합니다.
오히려 Pa 척도가 극단적으로 낮을 때(30T에 근접할 때) paranoid한 것으로 해석할 때 들어맞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임상 척도는 낮은 수준일 때 해석하지 말 것을 권고하지만 예외인 척도가 몇 개 있는데 Pa 척도가 그 중 하나입니다. 물론 단순히 Pa 척도가 낮다고 무조건 paranoid한 것으로 해석하는 건 아니고 CYN(A-cyn) 내용 척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하는지(특히 CYN2, A-cyn2 소척도가 상승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상승했다면 역방향 해석에 좀 더 무게를 둘 수 있죠.
또한 Pa 척도가 상승하는 내담자는 투사(projection) 방어 기제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상담자라면 상담하실 때 주의를 기울여야겠지요. 그 밖에 분노나 적대감을 감추기 위한 합리화 때문에 상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 대상이 누구인지 탐색하는 것도 상담할 때 도움이 됩니다.
Pa(6) 임상 척도에 포함된 3개의 소척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Pa1(피해의식, Persecutory Ideas)
* Pa2(예민성, Poignancy)
* Pa3(순진성, Naivete)
각 소척도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 Pa1(피해의식) : 이 소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한 수검자는 세상을 위협적인 곳으로 보고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른 경우 관계 사고나 피해 망상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상 피해/편집 사고를 측정하는 유일한 소척도로 Pa 모척도가 유의미하다고 해도 이 소척도가 상승하지 않았다면 paranoid하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 소척도가 상승한 경우 실제이든 수검자의 지각이든 간에 배신 경험(지각)을 탐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 Pa2(예민성) : 이 소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한 수검자는 매우 예민한 것이 특징입니다. 남들에 비해 쉽게 상처를 받기 때문에 해를 끼칠 대상과 의도를 탐지하려고 온통 신경을 쓰고 있죠. 일종의 감시 레이더가 예민한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Pa1 척도와 동반 상승하면 피해 경험이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작업 기억이 저하되거나 기타 다른 심리적 문제를 수반할 수 있습니다.
* Pa3(순진성) : 이 소척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한 수검자를 보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1) 근거없는 낙관주의, 2) 이분법적 사고 경향. Pa1과 Pa2 소척도가 상호 관련성이 높은 것에 비해 Pa3 소척도는 인지 왜곡에 가까운 구성 개념을 갖고 있어서 별도로 분석할 필요가 있는데 방향성도 다르기 때문에 Pa1, Pa2, Pa3 척도가 일제히 상승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Pa1, Pa2 소척도가 상승한다면 Pa3는 낮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죠. 반대로 Pa3 소척도가 상승한다면 혼자서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Pa3 소척도를 어느 방향으로 해석해야 할 지는 다른 검사 결과도 살펴봐야 하는데 문장완성검사(SCT)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태그 -
A-cyn,
A-cyn2,
CYN,
CYN2,
MMPI-2,
MMPI-A,
Pa,
Pa1,
Pa2,
Pa3,
SCT,
관계 사고,
문장완성검사,
순진성,
예민성,
의심,
투사,
편집증,
피해의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769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진 선생님의 '마음에도 길이 있다(2015)'를 북 크로싱합니다. 예전 '마음의 구리거울'의 개정판입니다.
대표적인 방어기제인 억압, 전치, 투사, 합리화, 동일시가 사람을 어떻게 힘들게 만드는지 풍부한 사례와 함께 쉽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서 심리학 전공자 및 관련 분야 종사자는 굳이 읽을 필요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태그 -
Book Crossing,
김진,
동일시,
마음에도 길이 있다,
방어기제,
북 크로싱,
북크로싱,
심리학,
억압,
전문의,
전치,
정신건강의학과,
투사,
합리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675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진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의 원제는 '마음의 구리거울'이었는데 2015년에 개정판으로 나오면서 제목이 '마음에도 길이 있다'로 바뀌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표지가 좀 더 화사한 색으로 바뀌었는데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 이미지는 예전의 칙칙한 걸 그대로 두었네요.
김진 선생님은 정신역동분석에서 흔히 말하는 방어기제를 정신의 길, 마음의 길로 부릅니다.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말하고, 행동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를 잘못된 정신의 길로 가는 버릇이 들어서 그렇다고 보는거지요.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잘못 나 있는 길을 알아차리고 다른 길로 가도록 하자는 게 이 책의 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이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다음의 방어 기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억압 : 눌러두기
* 전치 : 옮겨 놓기
* 투사 : 자기 밖으로 내던지기
* 합리화 : 둘러대기
* 동일시 : 자기 것으로 삼기
각 방어기제의 부제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이 책은 일반인들이 대상입니다. 각 방어기제를 쉽게 풀어쓴 정도가 아니라 아무런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썼기 때문에 심리학과 대학원생 정도만 되도 유치하다 느낄 정도로 쉽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전공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새로 익힐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전공 관련 책인데 밑줄 하나 안 긋고 읽은 책은 저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이 포스팅에 '월덴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이 없죠).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는데도 꽤 지루하다고 느꼈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너무나 쉽게 쓰여진데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기 때문에 정신역동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 하나, 이 책은 그런 경향이 덜하지만 김진 선생님의 다른 책들, '그리스도인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리스도인은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정신병인가 귀신들림인가', '구원 이후의 여정은' 같은 책들의 제목만 보셔도 알 수 있듯이 개신교적 신앙심이 투철하기 때문에 얼핏얼핏 종교적인 관점에서 방어기제(이 책에서는 정신의 길)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보여서 이 점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종교가 인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알러지가 심한 저 같은 분들은 충분히 껄끄러울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태그 -
김진,
동일시,
마음에도 길이 있다,
마음의 구리거울,
마음의 길,
방어기제,
신앙,
억압,
전문의,
전치,
정신건강의학과,
정신의 길,
종교,
투사,
합리화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671
시작부터 여담이지만 저는 아이 문제로 심리평가나 상담을 받으러 온 부모의 문장완성검사에서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하게 키우는 것'이라는 응답을 발견하면 주의하는 편입니다. 경험적으로 부모-자녀 관계가 문제인 가정이 많았거든요.
문구 자체만 놓고 보면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부모의 자기 다짐처럼 느껴지기에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사실 저 문장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우선 아이의 기질, 아이가 바라는 것, 아이가 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습니다.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내 아이를 이렇게 저렇게 키우겠다는 다짐 속에는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욕구와 희망과 꿈이 들어갈 자리가 거의 없는거지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았다손쳐도 부모의 기준에 부합해야만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모의 기대와 욕심이 먼저, 아이의 욕구와 꿈은 나중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아이의 행복이 우선적인 기준이 아닌 자신의 대리 만족을 위한 욕구의 투사 대상으로써 아이를 바라보게 됩니다. '내가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해서 하고 싶은 공부를 맘껏 못했으니 우리 아이는 그런 걱정 안 하고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있게 하자'고만 욕심낸다면 정작 아이가 공부 대신 다른 것을 하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허락하고 지원하지 못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내 대신' '내가 못한' 공부를 해야 하니까요. 이런 투사는 아이와 부모 모두를 병들게 합니다. 정말 불행한 일이죠.
다음으로는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이라는 질문은 내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넓게는 나에게 삶의 의미가 되는 것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다짐이 가장 바라는 것인 부모는 자신에 대한 바로 그것이 없습니다.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없고 나와 다른 존재인 내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기대'를 하게 되고 제가 예전에 했던 포스팅(
관계는 '기대' 때문에 망하고,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에서처럼 부모-자녀 관계를 망치게 됩니다.
칼릴 지브란이 자신의 시(
'자녀는 부모가 키우는 분재가 아니라 스스로 크는 소나무이어야 합니다' 포스팅 참고)에서 말했듯이 부모가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줄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참 부모의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나와 다른 생각, 다른 꿈, 다른 희망을 품고 있다면 세계적인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말처럼 다른 북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나와 같은 북 소리를 듣고 같은 박자에 흥을 느끼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다른 리듬을 타는 내 아이를 보는 것도 즐겁고 보람된 일 아닐까요?
태그 -
기대,
꿈,
대리 만족,
무라카미 하루키,
문장완성검사,
부모,
부모-자녀 관계,
상담,
심리평가,
아이,
욕구,
칼릴 지브란,
투사,
행복,
희망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4040
★★★★★
이미지 출처 : YES24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The Power of Now, 1997)'와 'Now :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2005)'로 유명한 에크하르트 톨레와 함께 2000년대를 대표하는 영적 구루로 평가받는 바이런 케이티가 스티븐 미첼(아마도 대필 작가인 듯)과 함께 쓴 책입니다.
원래 바이런 케이티는 세 자녀를 둔 평범한 어머니이자 부동산 중개인이었습니다. 이혼을 계기로 해서 우울증에 걸렸고 끊임없는 자살 충동에 시달려 급기야는 요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요양원에서 생활하던 1986년 2월의 어느 날 방바닥에서 깨어난 43살의 바이런 케이티는 불현듯 깨달음을 얻고 절대 기쁨의 상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후 그녀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깨달음을 나누는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작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바이런 케이티는 우리가 일상 생활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스트레스는 모두 지금 있는 현실과 다투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바로 진실이 아닌 생각을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바로 진실이 아닌 생각이 모든 고통을 만들어 냅니다. 그녀는 바로 이 생각을 뒤바꾸는 네 가지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고 뒤바꿈으로써 진실이 아닌 생각을 버리고 진실 그대로를 수용하게 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하는 작업은 사실 너무나 간단합니다(물론 여러가지 변형된 형태가 있기 때문에 능숙하게 작업하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만).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질문에 차례로 답하고 뒤바꾸기만 하면 됩니다.
* 첫 번째 질문 : 그게 진실인가요?
* 두 번째 질문 : 당신은 그게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나요?
-> 추가 질문 : 당신이 지금 정직하게 '예', '아니오' 가운데 하나로만 대답해야 하고 그 대답에 따라 영원히 살아야 한다면 당신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 세 번째 질문 : 그 생각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 추가 질문 : 당신은 그 생각을 내려놓을 이유를 찾을 수 있나요?
-> 추가 질문 : 당신은 그 생각을 유지할 '스트레스 없는 이유'를 찾을 수 있나요?
* 네 번째 질문 : 그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누구일까요?
뒤바꿔보세요.
간단한 보기 하나만으로 모두 알 수는 없지만 하나만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생각 : 도박 중독자인 내 남편이 너무 밉다. 사사건건 내게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1) 첫 번째 질문 : 그게 진실인가? 그렇다
2) 두 번째 질문 : 그게 진실임을 입증하는 증거는 무엇인가? 어제 남편이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도박장에서 밤을 새웠더라.
3) 세 번째 질문 : 남편이 내게 거짓말한다는 생각을 믿을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무기력하다고 느낀다. 남편의 말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화가 난다. 남편에게 복수하고 싶다.
-> 남편이 내게 거짓말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질문으로 바꿔보자 : 사람들은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
-> 그게 진실인가? 아니다.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 당신은 사람들이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믿지만 남편이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남편에게 말도 하지 않고 냉정하게 대한다.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하며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다.
4) 네 번째 질문 : 사람들이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없다면 남편과 함께 있을 때 당신은 누구일까? 아이들에게 좀 더 신경쓰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할 것이다. 남편이 한 행동의 책임을 스스로 지도록 도울 것이다. 남편과 더 자주 시간을 보낼 것이다. 미래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뒤바꿔보자.
1. 나는 내가 너무 밉다. 왜냐하면 나는 도박 중독자인 남편에게 사사건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도박 중독자인 내 남편이 너무 밉다. 사사건건 내개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에서 목적어를 뒤바꿈)
2. 내 남편은 나를 미워한다. 왜냐하면 사사건건 내가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도박 중독자인 내 남편이 너무 밉다. 사사건건 내게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에서 주어를 뒤바꿈)
3. 나는 도박 중독자인 내 남편을 너무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가 사사건건 내게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도박 중독자인 내 남편이 너무 밉다. 사사건건 내게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에서 술어를 뒤바꿈)
어떠신가요?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는지 아실 수 있나요?
보기만 봐서는 상당한 비약으로 느껴질 수 있고 특히 뒤바꾸기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네 가지 질문은 심사숙고한 작업 속에서 답변되는 것(사실은 답이 내면에서 떠오르는 것이지만)이고 그 결과 뒤바꾸기를 하고 난 뒤 자연스럽게 변화가 뒤따르는 것이죠. 그냥 얼렁뚱땅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이건 직접 체험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네 가지 질문에 거짓없이 답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생각의 지배를 받아왔기 때문에 진실을 접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많은 예를 통해 바이런 케이티가 다양한 장벽을 어떻게 넘어가는지 살펴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녀는 아마도 심리학을 배운 적이 없는 것 같지만 그녀의 작업은 상당히 중요한 몇 가지 심리학적 접근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일부분은 인지행동치료의 역기능적 신념을 교정하는 작업과 닮아 있으며 정신역동적 접근의 투사 기제를 바로잡는 과정과도 유사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ACT(수용 전념 치료)와 상당 부분 겹치죠.
어쨌거나 네 가지 질문과 뒤바꾸기라는 아주 간단한 작업 만으로 뿌리까지 깊이 박힌 고통의 근원을 뽑아낼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제공합니다. 윌 보웬이 쓴 '불평없이 살아보기(A Complaint Free World, 2007)'의 단순함과도 닮았습니다. 저는 이런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이런 기법을 좋아합니다.
이 책에 담긴 지혜는 노자의 도덕경에 담긴 원리와도 통합니다(궁금한 분들은 웨인 다이어의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Change Your Thoughts-Change Your Life, 2007)'를 읽어보세요).
이 책을 읽을 때 오해하면 안 되는 단 한 가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내 불행을 그냥 받아들이고 계속 찌질하게 살란 말이지? 결국 내가 문제라는 말이잖아"
전혀 그런 결론이 아닙니다. 그렇게 해석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책인데 책 제목에서 시크릿류의 느낌을 받아 계속 독서를 미뤄오다가 최근에 읽었는데 안 읽었으면 후회할 뻔한 좋은 책이었습니다. 특히 뒷부분에 중독을 다루는 예가 나와서 더 더욱 좋았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도박 중독을 다루는 임상가들은 한번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특히 임상/상담 전공자들은 꼭 읽으세요. 익숙한 느낌과 함께 지금까지 공부하고 체험했던 내용들이 목걸이처럼 엮이는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닫기
* 우리는 자신에게 진실한 것 대신 생각을 믿을 때 고통이라고 불리는 괴로운 감정들을 경험한다. 고통은 우리가 생각에 집착하고 있음을 경고하는 자연스러운 경보신호이다. 이 경보를 듣지 않으면 고통을 삶의 불가피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 우리가 믿지만 않으면 생각은 해롭지 않다. 고통을 일으키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생각에 대한 집착이다.
* 탐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쓰지 않는게 좋습니다. 처음부터 자기를 판단하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떤 동기를 갖게 되거나, 아무 소용이 없던 해결책을 내세우게 됩니다. 먼저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질문하고 뒤바꾸는 것은 참된 이해를 향해 곧장 가는 길입니다.
* 우리가 여기에서 다루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게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실제로 진실인가?'이다. 언제나 하나의 뒤바꾸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 개나 네 개, 혹은 그 이상의 뒤바꾸기가 있을 수 있다.
* 사람들은 싹트기를 기다리는 씨앗과 같습니다. 스스로 이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재촉하지 말고.
* 당신이 감옥에 있어 한 아이가 당신처럼 살지 않을 수 있다면, 당신은 남은 삶을 감옥에서 보낼 수 있겠어요?
* 정의는 평화와 같지 않습니다. 나는 정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당신의 자유, 당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내면의 진실입니다.
* 당신은 옳기를 바랍니까? 아니면 자유하기를 바랍니까?
* 용서할 게 아무 것도 없음을 깨닫기 전에는 진정으로 용서한 게 아닙니다.
* '작업'은 우리의 생각을 알아차리려는 것이지 바꾸려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에 대해 작업하면 행동은 자연스럽게 뒤따릅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태그 -
ACT,
NOW,
네 가지 질문,
바이런 케이티,
불평없이 살아보기,
서양이 동양에게 삶을 묻다,
수용 전념 치료,
스티븐 미첼,
에크하르트 톨레,
웨인 다이어,
윌 보웬,
인지행동치료,
작업,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투사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3227
.
2013/06/01 15:48
.
바이런 케이티 외 지음 | 침묵의향기 | 2003년 08월 05일 출간 376쪽 | A5 | ISBN-10 : 8989590043 | ISBN-13 : 9788989590040 이 책의 원서 : Loving what is : four questions that can change your life/Mitchell, Stephen (사진 및 정보..
Kernberg(1970)는 방어기제의 조직화 수준을 상위, 중간, 하위의 3수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상위 수준의 방어기제는 보다 진보된 형태로
'억압', '주지화', '합리화' 기제가 해당됩니다.
중간 수준의 방어기제에는
'반동 형성', '투사', '부인' 기제가 해당됩니다.
가장 하위 수준의 방어기제에는
'원초적인 해리'와 '분열' 기제가 포함되는데
분열은 '원초적 이상화', '원초적 평가 절하', '투사적 동일시', '전지전능함'과 같은 다른 방어기제에 의해 지지됩니다.
출처
: Kernberg, O. (1970). A psychoanalytic classification of character pathology.
J. Amer. Psychoanal. Assn., 18: 800-822
태그 -
Kernberg,
로샤,
로샤검사,
반동형성,
방어기제,
부인,
분열,
억압,
원초적 이상화,
원초적 평가절하,
전지전능함,
주지화,
투사,
투사적 동일시,
합리화,
해리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