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쉬다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 로비로 내려갔는데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거라는 제 예상과 달리 버스를 타고 30분이나 이동하더군요.
근처에 인가도 없고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서 뭔가 토속적인 느낌의 전통 음식점으로 갈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건 아니었고요.
San Marcelo 호텔이라고 굉장히 외진 곳에 있는 호텔의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호텔이 큰 편인데 투숙객이 많지 않은지 전반적으로 한산한 느낌이었고 식당의 손님도 저희 뿐인 것 같았습니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식당 뒤로 가 보니 보시는 것처럼 새로 만들어진 흙더미가 보였습니다. 오늘 점심은 폴리네시안 스타일로 만든 '파차망카(Pachamanca)' 요리를 먹는다고 합니다.
가이드 Cheo가 파차망카 요리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Cheo 때문에 파차망카 요리가 묻힌 곳이 멕시코 마약상의 암매장지처럼 보이네요. ㅡ.ㅡ;;;
파차망카를 만드는 법은 뜨거운 돌을 40분 정도 가열해서 구덩이 아래에 넣고 여러가지 재료를 보시는 것처럼 바나나 잎에 싸서 1시간 30분 정도 묻어두어 돌의 열기로 익히는 거라고 합니다.
흙을 걷어내고 포대(?)를 치우니 위에 얹은 바나나 잎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화롯불, 요즘에는 캠프파이어 할 때 호일에 싼 고구마, 감자를 묻어서 익혀 먹는 것과 흡사합니다.
점심을 먹을 사람 수가 많다보니 묻어놓은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릇에 옮겨 담고 있습니다. 위에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이고 아래는 고기가 깔려 있더군요.
저는 고기쪽은 얼씬도 할 필요가 없기에 고구마, 옥수수, 감자 쪽으로 왔습니다.
양념을 해서 묻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식재료(?)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고 보시는 것과 같은 소스를 찍어서 먹는 겁니다.
페루는 감자의 원산지인만큼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감자가 있는데 요리에 사용하는 감자가 다 다릅니다. 당연히 맛도 다르고요. 페루의 옥수수는 우리나라 것과 달리 알갱이가 굉장히 큽니다. 근데 아주 달아요.
반려인은 아직 생선을 먹기 때문에 생선도 한 토막 올렸습니다. 토속적인 느낌이 물씬 나네요.
한 접시 더 가져왔습니다. 접시 위쪽에 담긴 꽃잎처럼 보이는 건 양념 피클 같은 건데 새콤매콤합니다. 입맛을 자극하는 맛이죠. 음식점마다 흔하게 볼 수 있는데 페루 여행하면서 자주 먹었습니다.
이건 저희가 고기를 못 먹는 게 불쌍하다며 주방장이 특별히 만들어 주신 페루식 빈대떡입니다. 브로콜리가 들어 있는데 모르고 먹으면 정말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빈대떡 맛이 납니다.
근처에 사는 미묘냥이 야옹거리면서 자기도 점심 먹겠다고 다가왔습니다.
옥수수와 감자가 맛있다고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기에 빈대떡을 많이 나눠줬습니다. 잘 먹네요. 페루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음식을 나눠준다고 전혀 싫어하는 티를 내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페루의 전통 음료인 '치차 모라다'를 마셨는데 향은 아주 좋았지만 맛은 향에 못 미치는 편(약간 닝닝함)이어서 살짝 실망했습니다. 원래 이런 맛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마신 치차 모라다는 맛있던 걸 보면 이 치차 모라다가 맛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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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페루로 가는 직항편이 아직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먼 나라인데 어쩔 수 없이 아주 먼 여정을 감내해야 합니다. 페루까지 가는 루트는 여러 개가 있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루트는 크게 캐나다를 경유하는 것과 미국을 경유하는 것, 두 가지로 나뉩니다.
캐나다를 경유하려면 전자여행허가인 'eTA'를, 미국을 경유하려면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ESTA'를 미리 온라인으로 신청해야하기 때문에 귀찮기는 매한가지니 둘 중에서 본인의 마음에 드는 루트를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비용도 비용이었지만 라탐 항공과 대한항공이 코드쉐어를 하는 걸 고려해서 인천에서 LA까지는 대한항공을 타고, LA에서 리마까지는 라탐 항공을 타는 경유편을 이용했습니다. 라탐 항공은 2010년에 칠레의 란 항공사와 브라질의 탐 항공사가 합병하여 탄생한 중남미 최대의 항공사인데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지사도 설립되어 있지 않고 그저 대행사 하나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말 그대로 그냥 대행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권한도 없고 아직까지는 이용이 불편하니 참고하세요.
* 국제항공 : 라탐 항공(대한항공 코드쉐어)- 가는 편 LA84126 (20:00 -> 15:40) : 11시간 40분 비행, LA공항 도착(5시간 50분 대기)
LA601 (21:30 -> 8/27 07:50) : 8시간 20분 비행, 리마 공항 도착
- 오는 편 LA2476 (1:58 -> 08:50) : 8시간 52분 비행, LA 공항 도착(3시간 50분 대기)
LA8427 (12:40 -> 9/12 17:50) : 13시간 10분 비행, 인천 공항 도착
- 항공료 2,873,181원(2인)
: 140,500원(세금 및 수수료), 56,000원(라탐 항공 좌석 사전 예약비), 136,558원(VISA credit) 포함=> 라탐 항공 기내식은 대행사인 (주)미방항운 예약부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02-775-1500). 하지만 다른 국적기처럼 종류가 많지 않아서 저는 그냥 비건식과 락토식으로 신청했습니다.
=> 좌석 사전 예약비를 내도 라탐 항공만 좌석 예약이 가능하고 대한항공은 사전 예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일 발권을 위해 공항에 일찍 가야 합니다;;;;
=> 대번에 아시겠지만 갈 때 20시간 비행(5시간 50분 대기 시간 제외), 올 때 22시간 비행(3시 50분 대기 시간 제외)이기 때문에 비행기만 왕복 42시간을 타야 하는 엄청난 여정(대기 시간까지 고려하면 꼬박 이틀)입니다. 이 정도 비행 시간이면 대기 시간이 고마울 정도에요. 중간에 좀 쉬어줘야 다음 비행을 버틸 수 있거든요. * 경비행기 : 나즈카 라인: 244불(2인)
=> 이건 투어 일정 중 옵션 프로그램의 하나였는데 꼭 하늘에서 나즈카 라인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신청했죠.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가능하면 타는 게 좋지만 대신 사전 준비가 좀 필요합니다. * 대략 일정(8월 26일 출국~9월 12일 입국, 14박 18일 일정)- 8월 26일 출국, 8월 27일 오전 페루 입국. 원래는 시내 투어를 하려고 했으나 체력 방전으로 뻗음;;;
- 8월 28일 리마에서 빠라까스로 차량 이동 후 휴식
- 8월 29일 Ballestas 섬 투어, Pisco 와이너리 투어, 와카치나 샌드 듄 방문 후 나즈카에서 숙박
- 8월 30일 나즈카 경비행기 투어, 파차망카 전통 식사, Pre-Inca 사원 투어, local pottery studio 투어
- 8월 31일 나즈카에서 아레끼빠까지 all day drive(11시간)
- 9월 1일 아레끼빠 시티 투어, 아레끼빠 쿠킹 클래스(기니 피그 요리)
- 9월 2일 아레끼빠에서 쿠스코로 국내항공 이동 후 시내 투어
- 9월 3일 쿠스코에서 우루밤바로 all day drive(10시간), Pisac 유적, Ollantaytambo 유적 투어
- 9월 4일 우루밤바에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기차 이동 후 오후 마추피추 방문(옵션)
- 9월 5일 오전에 마추피추 가이드 투어 후 기차로 우루밤바를 거쳐 차량으로 쿠스코로 복귀
- 9월 6일 쿠스코 자유 일정
- 9월 7일 쿠스코에서 뿌노까지 all day drive(8시간)
- 9월 8일 뿌노에서 티티카카 호수 보트 투어(Uros섬, Taquile섬)
- 9월 9일 뿌노에서 리마로 국내항공 이동 후 휴식
- 9월 10일 리마 자유 일정
- 9월 11일 새벽 비행기로 출국, LA 공항 도착.
- 9월 12일 오후에 LA 공항 출발, 당일 오후 인천 공항으로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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