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estas섬으로 가는 도중에 여러 섬을 들렀는데 보시는 것처럼 해안가 바위 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바다사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심심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나중에는 좀 많다 싶을 정도로 바다사자를 쉽게 볼 수 있지요. 케냐에서 기린이나 얼룩말을 봤을 때처럼 처음에는 와~ 했지만요.
이 해역은 수온이 낮아 바다사자의 천적인 상어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햇볕이 조금이라도 닿는 바위 위에는 어김없이 바다사자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바위가 울퉁불퉁해서 꽤 불편해보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는 녀석들이 많습니다.
보트가 접근하자 아직 잠이 덜 깼는지 바다사자 한 마리가 고개만 뒤로 돌려서 쳐다봅니다.
그 자세로 다시 잠에 빠져들었네요;;;;
혼자서 고고하게 햇볕을 즐기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무리와 상당히 멀리 떨어져서 혼자 있는 녀석도 보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려보이는 바다사자들 몇몇은 물 속으로 뛰어들어 수영을 하기도 하고 놀기도 합니다.
다른 섬의 해안가를 둘러보다가 흄볼트 펭귄 몇 마리를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새들에 비해 흄볼트 펭귄은 개체수가 점점 줄고 있어서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흄볼트 펭귄을 제외한 다른 새들은 많습니다.
이 머리가 큰 녀석들은 아마도 갈매기 종류인 것 같네요.
이건 다른 종류의 펠리컨 같은데 오른쪽 아래에 귀여운 애기 펠리컨이 보이네요. :)
예전에 접안 시설로 사용했을 것 같은 선착장에는 수많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Ballestas섬 이외에도 인근의 모든 섬들은 새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야말로 새들만의 낙원이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드디어 멀리 Ballestas섬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새들이 무리지어 날다가 앤쵸비를 사냥하기 위해 한꺼번에 수면으로 다이빙하는 장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새가 얼마나 많은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Ballestas섬은 '빈자의 갈라파고스섬'으로 불리는데 유기농업분야에서 각광받는 세계 최고 품질의 새똥 비료, 구아노(Guano)를 채취하기 위한 전진기지가 있는 곳입니다.
이 섬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우리 보트에 태워 같이 갔죠. 아마도 교대 근무자이거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섬이 온통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보트를 정박할 접안 시설이 보이지 않습니다.
응? 설마 저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직원이 나와 있고 밧줄 사다리가 드리워져 있는 게 제 예감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 놔~ 역시나 불행한 예감은 딱 들어맞는다더니... 저걸 타고 올라가야 하네요. 팔 힘이 부족하면 여기서는 일 못하겠습니다.
직원을 올려주고 보트를 돌려 섬으로부터 조금 떨어지니 갑자기 새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헉~ 이건 무슨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 촬영지도 아니고;;;;;
이건 많아도 너무 많은 거 아닙니까?
마구 날아다니는 새도 많지만 기러기처럼 대형을 갖춰 날아다니는 새들도 많습니다.
Ballestas섬도 그렇고 인근 섬도 마찬가지인데 배가 근처에만 접근해도 새똥 냄새가 진동합니다. 저는 그리 역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지만 비위가 약한 분은 스트레스를 좀 받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날아다니는 새의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머리 위로 떨어지는 새똥 폭격을 조심해야 합니다. 모자를 꼭 쓰셔야 하고 물티슈 정도는 가져가는 게 좋겠죠.
그래도 다행히 한 방(?)도 안 맞았네요.
오늘 투어에서 평생 볼 수 있는 새를 다 본 것 같습니다.
빠라까스로 돌아가기 위해 보트를 돌렸습니다. Ballestas섬 인근을 벗어나도 새는 계속 볼 수 있고 헤엄치는 바다사자도 꽤 보입니다. 빠라까스 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보이는 걸 보면 정말 개체 수가 많은가 봅니다.
선착장에 도착해 팁을 걷어서 고생한 가이드에게 건네고 서둘러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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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45분 쯤 일어나 일찌감치 샤워하고 짐을 대충 싸 놓은 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Emacipador 호텔의 식당은 투숙객을 모두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지만 조식 뷔페의 구성이 다양하지는 않았습니다. 과일은 종류가 많지만 비건에게 가장 중요한 샐러드가 없고 사이드 디쉬도 좀 부실한 편이네요. 그냥 훌륭한 전망에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침을 먹고 7시 45분 쯤에 선착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시내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선착장은 Ballestas섬으로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인간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해안가는 여유가 넘칩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8시쯤 되었고 오늘 투어를 이끌 새로운 가이드를 만나 보트에 올랐습니다. 저희는 선착장 이용료가 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지만
별도로 선착장을 이용할 분들은 5솔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20인승 스피드 보트라서 양 쪽으로 한 명씩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갈 수 있었습니다. 구명조끼도 새 것이네요.
가이드가 능수능란하게 설명하는 것과 별개로 스피드 보트인데도 마이크와 앰프가 장착되어 있어 한결 알아듣기 쉽더군요.
항구에 정박된 보트에는 어디나 펠리칸과 갈매기가 떼를 지어 앉아 있습니다.
무거운
150-500mm 망원렌즈를 힘들여 가져온 보람이 있습니다. 쉽게 당겨서 찍을 수 있네요.
항구를 빠져나오자 보트가 서서히 속력을 내기 시작합니다. 빠라까스에서 Ballestas 섬까지는 20km 정도 거리인데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보시는 것처럼 이런 섬이 계속 나타나기 때문이죠.
아마도 채석장이나 그런 공장이 있는 곳인 것 같은데 해안가에는 펠리칸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주로 부리가 빨간 녀석들이 대부분인데 가끔 배가 하얗고 머리가 갈색인 녀석들도 섞여 있습니다.
볕을 쬐면서 털을 고르는 녀석들을 줌으로 당겨서 보면 안 보는 척 하면서 이쪽을 노려보는 녀석도 있습니다. 덜덜덜....
보트를 타고 가다 저 문양을 처음 봤을 때는 관광객용으로 일부러 그려놓은 그림인 줄 알았는데 아니랍니다. 실제 나즈카 라인에 속한 문양 중 하나라고 하네요. 나즈카 라인이 얼마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는지 실감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나무처럼 생겼는데요. 사진의 왼쪽 아래에 보이는 보트와 비교해 보면 이 문양이 얼마나 큰 것인지 대번에 아실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에 모래 언덕에 만들어진 나즈카 문양도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하네요.
해안가로 다가가니 나즈카 문양 아래쪽 절벽에는 역시나 새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해안가에는 어디나 새들을 볼 수 있는데요.
주로 펠리칸과 갈매기들입니다.
아주 드물게 흄볼트 펭귄이 섞여 있습니다. 사진 중간 왼쪽에 한 마리 있고 중앙 위쪽에 한 마리가 걸어오는 게 보이네요.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새가 참 많구나'했는데요. 곧 엄청난 착오였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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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라까스(Paracas) 시내 중심에 작은 광장과 주차장이 있는데 거기에 버스를 주차하고 조금 걸어서 해안가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해 거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뭘 형상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색이 참 예쁘네요. 제가 이런 문양을 참 좋아라합니다.
점심을 먹은 해안가 레스토랑 Juan Pablo.
분위기는 그냥 저냥 괜찮습니다. 화장실은 이용하지 않아서 깨끗한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먹은 야채볶음밥(20솔)입니다. 달걀을 빼달라고 했더니 대신 채소를 조금 더 넣어줬습니다. 양이 곱배기라서 평소라면 남겼겠지만 늦은 점심이라 싹 비웠습니다. 소이소스로 간을 해서 먹을 만 하더군요. 특이한 건 옥수수(병에 든 것이 아니라 통 옥수수) 낱알이 들어 있더군요.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반려인은 칼라마리(40솔)를 주문했는데 이것도 괜찮았다고 하네요. 저는 Cuba Libre라는 칵테일(20솔)도 한 잔 주문했는데 딱 '잭 코크' 맛이었습니다.
음식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는데 관광지 식당이라서 그런지 일반적인 페루 물가를 고려하면 좀 비싼 것 같더군요. 다른 식당도 대체로 이 정도에서 음식의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이동하기 전에 빠라까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는 가이드 Cheo. 비주얼만 보면 멕시코 마피아 같지만 사람이 참 듬직하고 맏형 같은 느낌을 줍니다. 발 아래 보이는 멍뭉이는 동네에 사는 녀석 같은데 갑자기 난입해서 털푸덕 눕더니 우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잠에 빠져들더군요;;;;
오늘 묵은 Emacipador 호텔(3성급)은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세 블럭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mancipador 호텔은 호텔보다는 살짝 리조트 분위기가 납니다. 오른쪽 건물의 2층 방이 제가 묵은 객실이었는데 역시나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짐을 옮기는데 포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욕실이 좀 좁기는 하지만 사용하는데 큰 불편은 없습니다.
바다를 면한 객실이라 채광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은 테라스도 있네요.
리마에서 타고 온 버스가 마당에 주차되어 있습니다.
바다와 면한 건 아니지만 2층 이상 객실에서는 바다가 잘 보여서 전망이 좋은 편입니다.
4시 쯤 체크인을 했는데 볕이 있을 때 빨래를 할까 살짝 고민했는데 그러면 못 나갈 것 같아서 짐만 풀고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호텔을 등지고 직진하면 백사장으로 나오게 되는데 돌아보니 박물관 비슷한 건물이 보이네요.
빠라까스는 바다사자와 펭귄을 보러오는 곳이라서 해변은 많이 개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모래는 고운 편이나 별도로 관리를 하지 않는지 쓰레기가 널려 있어서 산책하기에도 별로네요.
해안가에 면한 도로에는 요트를 연결한 캐리어가 줄을 지어 서 있습니다.
내일 Ballestas섬으로 가는 배를 탈 선착장입니다.
오랜만에 펠리칸을 봐서 반가웠는데 내일 보게 될 새에 비하면 이건 댈 것도 아닙니다. 물론 이 때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몰랐죠.
저녁이 되자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빠라까스는 해안가 도로와 상점가를 중심으로 관광구역을 조성해놨습니다. 식사, 음주, 쇼핑을 이 거리에서 모두 해결하는 것 같습니다.
해안가에 인접한 호스텔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습니다......만 사실 햇살이 워낙 강렬해서 그냥 태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래스는 필수에요.
여행자들을 빠라까스로 불러모으는 일등 공신 중 하나인 바다사자를 철근을 이용해 동상으로 만들어 놨습니다. 펭귄 동상은 못 봤는데 돌고래도 있고 몇 개의 바다생물 동상이 더 있더군요.
여기는 수제맥주를 파는 펍 같습니다. 노란색 벽에 맥주를 brewing하는 과정을 그림으로 그려놓으니 재미있기도 하고 눈에 확 띄네요.
선착장 끝까지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마트에 들러서 잉카 콜라 1리터, 쿠스퀘나 맥주, 미네랄 워터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체크인 할 때는 몰랐는데 호텔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도 있기에 꽈배기(4솔), 초코 슈크림 빵(3솔), 치즈 용과케익(10솔)을 사서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반려인이 계산대 위에 놓인 바다사자 모양의 호텔 기념품을 유심히 보고 있었더니 직원이 기념으로 가지라면서 그냥 선물로 줬습니다. 럭키~
손에 들고 있는 게 바로 그 기념품입니다. 지금은 거실 책장의 한 켠을 장식하고 있죠.
방으로 돌아와서 테라스에 앉아 석양을 보면서 호텔 베이커리에서 사 온 빵과 빠라까스로 오는 길에 산 과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쿠스퀘나 맥주도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오늘 마신 건 레드 라거라서 향이 좀 강한 편이었지만 제 입맛에는 맞더군요.
잉카 콜라는 처음 마셔봤는데 색이 강렬한 노란색인 것과 달리 맛은 딱 예전 '암바사'의 그것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맛이어서 좀 놀랐어요. 제 입에는 좀 달더군요.
내일은 새벽부터 Ballestas섬 투어가 예정되어 있기에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닫기 * 리마 -> 빠라까스 이동 중에 산 주전부리
- 바나나 4개 : 3.7솔
- 사과 6개 : 6.98솔
- 탄산수 : 1.5솔
= 12.18솔
* Asian Market에서 산 주전부리
- Inca Chips : 6.5솔
* Juan Pablo 식당 점심
- Cuba Libre 칵테일 : 20솔
- 칼라마리 : 40솔
- 야채볶음밥 : 20솔
= 80솔
* 포터 tip : 10솔
* 빠라까스 산책 중 장 본 것
- 잉카 콜라 1리터
- 쿠스퀘나 레드 라거
- 미네랄 워터
= 13솔
* 호텔 베이커리
- 꽈배기 : 4솔
- 초코슈크림빵 : 3솔
- 치즈용과케익 한 조각 : 10솔
= 17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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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을 많이 잔데다 시차 적응이 안 되어 새벽에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결국 6시 쯤 일어났습니다. 일어난 김에 씻고 아침을 먹으러 일찍 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너무 일찍 내려갔더니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을 안 먹고 자서 그런지 시장해서 4접시나 먹었네요;;;; 특히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텀블러에도 담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시간이 남아 호텔 근처로 산책하러 나갔습니다. 이슬비가 조금씩 내리기는 했지만 윈드 브레이커의 후드를 쓰니 그냥 맞으면서 다닐 만 했습니다.
호텔을 나서면 처음 만나는 교차로에 위치한 건물입니다. 우리나라의 '코즈니' 같은 유형의 상점 같더군요. 벽 색깔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국은 여름인데 여기는 살짝 초가을 같은 느낌입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그렇고 나무들도 그렇고요.
Miraflores 지구는 리마의 다른 지역에 비해 살짝 부촌 느낌이 납니다. 거리의 분위기도 그렇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여행 막바지에 들른 리마 센트로와 차이가 많이 나네요. 부자 동네라서 좋다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좀 안전할 것 같다는 느낌 때문에 안심이 되더군요.
Miraflores 지구는 확실히 개의 지역이더군요. 어디나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신주마다 개오줌 냄새가 나는 듯해서 산책길이 아주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근처 동물 병원입니다. 건물 색깔이 참 강렬하죠.
파란색과 노란색을 원색으로 사용하는 건물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상점 벽에도 이런 예쁜 그래피티를 그려넣은 곳이 많아서 지나다니면서도 눈이 즐겁습니다.
초상권 보호 때문에 얼굴을 가린 두 남자가 서 있는 곳 바로 옆이 나중에 소개드릴 유기농 샵인데 어찌나 물건 가격이 싼 지 정신줄 놓고 싹쓸이를 할 뻔 했더랬죠.
요기는 여행 마지막 날에 마지막으로 티타임을 가진 카페 'Passion for Fruit'입니다. 카페 분위기도 좋고 친절한 훈남 직원이 서빙해서 좋았지만 사실 별로 추천할 수준은 아니었죠.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보니까 호텔 출입문을 낮 시간에도 잠궈두고 투숙객이 드나들 때마다 경비원이 문을 열어주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모르고 지나치면 그냥 가정집처럼 생긴 호텔입니다. 한쪽에서는 보강 공사를 하고 있네요.
잘 몰랐는데 지금 보니 담장 위에는 전기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네요. 치안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철저히 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Miraflores 지구는 아주 작은 아파트라도 경비원이 상주하면서 출입자를 통제하더군요.
산책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양치하고 짐을 챙겨서 로비로 내려가 체크아웃했습니다. 처음으로 이번 여행의 메인 가이드인 Cheo와 인사를 했죠.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 Cheo의 생김새는 페루인보다는 멕시코 마피아 같습니다. 노련함이 남달라 보이지만 문제는 영어 발음이 굉장히 알아듣기 어렵다는 거;;;; 이번 여행에 애로 사항이 꽃필 것 같은 첫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투어 멤버들과도 인사를 한 뒤 기다리던 25인승 버스에 올랐습니다. 벤츠 버스인데 차량 뒤쪽에 화장실도 있습니다(물론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지만;;;). 이번 여행에서 하루종일 차로 이동하는 날이 이틀이나 되기 때문에 편안한 차량의 중요성이 큰데 첫 출발부터 산뜻하네요.
정확하게 9시에 출발했습니다. 특이한 건 차 안에 속도계가 있는데 시속 90km를 넘으면 경고음이 울립니다. 이 때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주행하면 GPS 장치를 통해 차량의 위치와 속도 위반 사실이 자동으로 발송되어 벌금 통지서가 발부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페루 어디에서나 정속 주행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도입되면 좋을 시스템이네요.
오늘은 리마에서 빠라까스까지 약 285km의 거리를 4시간에 걸쳐 이동할 예정인데 드라이버가 두 명입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 안전 운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교대로 운전한다고 하네요. 이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내 주행 중에 발견한 정류장 광고판. 맥도널드의 세트 메뉴인데 8.9솔이면 대략 3,000 원이니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싼 것 같습니다.
Cheo가 아직 환전을 못한 사람이 있는지 묻더니 리마 시내를 벗어나기 전에 환전상을 태우고 이동하는 버스 내에서 환전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보시는 것 같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은 정부에서 허가를 내 준 공식 환전상입니다. 길에서 환전할 수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버스로 이동하면서까지 환전을 할 수 있다는 건 저도 몰랐네요.
나중에 여행을 마치고 리마로 돌아왔을 때 다시 한번 보여드리겠지만 리마도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보도 위에 만든 것도 아니고 도로 위에 별도 포장을 해서 자전거만 다니게 해 놨더군요. 스페인 여행 때 바르셀로나에서 보고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리마도 잘 해놨습니다.
리마 시티 투어 버스입니다. 랩핑을 예쁘게 했네요.
리마 외곽으로 나가면 보시는 것과 같은 언덕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정상에는 송전탑이 빼곡하고 중턱부터는 빈민촌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비라도 오면 산사태가 나지 않을까 걱정되겠지만 사실 리마는 세계에서 2번째로 건조한 수도이고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분들이 뭐하는 사람들일까요? 복장을 보면 환경미화원인 것 같기도 하고 장비를 보면 농약을 살포하는 분들 같기도 한데요.
사실 이 분들이 하는 일은 거리에 있는 화분에 물을 주는 겁니다. 물이 귀한 곳이기 때문에 살수차나 소화전을 이용하지 않고 이동식 살수 기구를 갖고 다니면서 물을 주고 있습니다.
리마를 벗어나면 보시는 것처럼 특이한 식물들도 가끔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황량한 풍경입니다. 시 외곽으로 나가자마자 주전부리를 사라고 대형 마트에 내려줬습니다. 바나나 4개(3.7솔), 사과 6개(6.98솔), 생수(1.5솔)를 샀는데 마실 때 보니 탄산수네요. 페루에서 생수를 살 때는 'con gas'라고 쓴 것이 탄산수, 'sin gas'라고 쓴 것이 생수입니다. 나중에는 병뚜껑만 봐도 구분할 수 있지만요.
2시간 정도 이동한 뒤 커다란 Asian Market에 내려줬습니다. 화장실을 가라는 배려이죠. 일부러 현대적이고 화장실이 깨끗한 곳으로 온 듯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 칩에다 여러가지 소스와 고명을 얹어서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 같네요. 시간이 없어서 try 못 해봤습니다만...
대신 갑자기 감자칩이 먹고 싶어서 Inca chips라는 현지 감자칩을 하나 샀습니다. 6.5솔이니 그렇게 싸지는 않은데 지금까지 먹어본 감자칩과 달리 덜 짜고 덜 기름져서 맛있네요. 맥주와 함께 먹으면 안주로 그만이겠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거지만 페루는 감자의 원산지라서 감자로 만든 건 뭐든지 기본 이상은 합니다.
2시간 정도를 더 달려서 빠라까스 시내에 진입했습니다. 총 4시간 30분 쯤 걸린 듯 합니다.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났기에 체크인을 하기에 앞서 빠라까스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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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첫 날을 묵을 호텔은 리마에서도 관광 구역으로 분류되는 Miraflores 지구에 위치한 'Hotel Antigua Miraflores'였습니다. 공항에서 차량으로 30분 정도 걸립니다.
Hotel Antigua Miraflores는 론리 플래닛에도 소개되어 있는 3성급 호텔로 제가 예약할 당시에는 트립어드바이저 기준 리마 소재 호텔 35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 호텔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면면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거든요. 하나씩 보여드리겠습니다.
철문으로 된 정문을 통과하여 들어가면 곧바로 작지만 잘 가꿔진 정원을 만나게 됩니다. 흡사 우리나라 가정집의 정원 같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정말 우리나라 가정집 같습니다. 1층에 리셉션이 있는 건물만 보면 작아 보이지만 이 호텔은 안으로 깊어지는 건물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막상 들어가보면 꽤 큽니다.
너무 일찍 도착했기에 짐을 맡겨 놓고 나갈까 살짝 고민했는데 장거리 비행에 지쳐 너무 피곤했기에 early check-in하는 비용을 물어보니 아침 식사를 포함해서 46불이라고 하기에 대뜸 그렇게 하자고 수락하고 체크인
했습니다.
포터에게 짐을 부탁하고 방을 찾아 들어가는데 입구부터 우아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제가 원래 작고 전통적인 부띠끄 호텔을 좋아라 하는데 딱이었거든요.
1층 한 켠에 마련되어 있는 응접실입니다. 저녁에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 좋습니다.
2층 복도의 모습입니다. 곳곳에 놓인 엔틱 가구도 가구지만 어디나 그림이 잔뜩 걸려있는 게 좋더군요.
보시는 것처럼 벽에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림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2008년 여행지였던
체코 프라하의 Hoffmeister 호텔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좋아라 하는 구조 중 하나인 중앙 회랑. 나중에 노르웨이 여행기 때도 보여드리겠지만 올레순에서 묵은 호텔이 이 구조라서 아주 좋아라 했죠. 그러고 보니
대만의 Le Suites Ching Cheng Hotel도 이런 구조였네요.
제가 이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중앙에 분수를 둘러싼 작은 정원을 중심으로 객실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죠. 각 객실 창가에 화분이 하나씩 놓여있는 것도 깨알같네요.
여긴 2층 어느 객실 앞 테라스인데 요런 작은 테라스도 제가 엄청 애정하거든요. 오후에 이런 테이블에 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애프터 눈 티를 마시면 천국이 따로 없죠.
왼쪽이 제가 묵은 306호입니다. 여기도 공용 테라스가 있어서 언제든 원할 때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쐴 수 있습니다. G Adventures를 통해 묵는 투숙객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망이 좋고 넓은 옥탑방을 줬더군요.
이 호텔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큰 캐리어를 가져 가면 포터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는 점하고 어떤 방은 습해서 곰팡이 냄새가 좀 난다는 점 정도입니다. 이건 복불복이겠죠. 첫날 묵은 방은 채광이 좋고 통풍이 잘 되어 괜찮았거든요.
옛날 다리미를 활용해 개조한 걸 책상 스텐드 등으로 사용하는 것도 독특했습니다.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나중에 보니 안전금고도 전자금고가 아닌 열쇠를 이용하는 제품이던데 어느 호텔에서도 보지 못한 스타일이었습니다.
슬리퍼가 없고 조명이 좀 어두운 걸 제외하면 방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 식사가 10시에 마감된다고 들었기에 짐만 대충 부려놓고 9시 40분에 부리나케 내려갔습니다.
3층에서 내려다보니 더욱 마음에 드는 view네요.
식당이 호텔 가장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는데 애 좀 먹었죠. 옛날 재봉틀을 이용해 탁자로 꾸민 센스 좀 보세요.
식당을 구획으로 나눠놨는데 이쪽은 약간 응접실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놨네요.
이쪽은 약간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구역이고요. 식당도 그렇고 호텔 곳곳에서 저렇게 허브나 오일을 담아놓은 병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 '따말레'라고 부르는 건데 일종의 연잎밥 같은 겁니다. 안에는 옥수수로 만든 밥 같은 것이 들어있는데 고기나 생선 등을 으깨서 넣었죠. 페루 사람들이 간식처럼 많이 먹는 음식이라서 길거리에서도 파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치즈하고 햄을 썰어둔 게 보이고 저는 왼쪽의 샐러드가 맛있었습니다. 토마토와 버섯도 맛있었지만 가운데 보이는 채소 절임 같은 게 굉장히 맛있습니다. 칠리를 넣어서 살짝 매운데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거든요. 페루 전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여행하면서 보기만 하면 꼭 가져다 먹었습니다.
한 켠에는 각종 빵과 과일이 준비되어 있고 시리얼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준비된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감자와 빵이 맛있어서 아침에 먹은 기내식이 부실했던 참에 잘 먹었습니다. 특히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식당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천장에 매달린 조명도 범상치 않습니다. 범선의 돛대와 닻을 가져다가 조명으로 바꾸어 놓은 것 같네요.
벽에도 문인지 창문인지를 붙여 놓았는데 벽돌벽과 색감이 잘 어울립니다.
조금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돌아온 뒤 원래는 조금만 쉬고 나가려고 했는데 너무 지쳤는지, 시차 적응이 안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깊은 잠에 빠져들어 무려 저녁 7시에나 일어났습니다.
원래 오늘 저녁에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사전 미팅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간단히 씻고 로비에 나가보니 저녁 6시에 이미 미팅을 했고 우리만 참석을 안 했는지 게시판에 붙은 명단의 우리 이름 옆에 내일 아침 9시에 출발한다고 적혀 있더군요;;;;;
어쨌거나 언제 출발하는지는 알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돌아와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닫기 * 공항버스비 : 8,800 X 2 = 17,600 원
* 인천 공항 저녁식사(비빔밥) : 8,900 X 2 = 17,800 원
* 지인이 부탁한 Belief 아쿠아 밤 : 54,100 원
* LA 공항 저녁식사(Larcer)
- 크로와상 2개 : 8.80불
- 제로 코크 캔 1개 : 3.59불
- Berry 모둠 : 7.02불
- Vegan Cob 샐러드 : 16.46불
= 35.87 + 3.32(tax) = 39.19불
* Hotel Antigua Miraflores 얼리 체크인 + 아침 식사 : 46불
* 포터 tip : 10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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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출발편이 저녁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한결 여유가 있기는 했지만 방심을 했는지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 4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습니다. 다행히 공항버스가 금방 도착했고 오랜만에 긴 여정의 여행을 앞두고 긴장했는지 버스에 타자마자 금방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5시 5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해 대한항공 발권 카운터로 곧장 향했죠. 라탐 항공과 코드쉐어만 해서 그런지 그다지 배려받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늦은 것도 아니었는데 만석이라고는 하지만 좌석을 붙여 앉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아예 열 자체가 달랐거든요. 쩝...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발권 카운터의 직원이 반려인의 항공권 예약 이름 철자 하나가 여권과 다르다는 걸 알려줬거든요. 이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 잘 알고 있기에 정말 모골이 송연해지더군요. 지금까지 여행을 꽤 오래 다녔지만 한번도 없던 실수인데 이게 왠일이랍니까.
다행히 대한항공에서는 본인 확인 후 도장을 찍어서 표시를 해 주었지만 LA에서 라탐 항공을 타고 리마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LA에서 조치를 취해야 할거라고 경고해 주시더군요. 지금 와서 고민해봤자 소용없는 일이고 일단 LA에 가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이 황당한 실수와 극복담은
'항공권과 여권의 이름이 다를 때 대처 방법'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어쨌거나 발권을 하고 시간이 좀 남아 2층의 전문식당가로 가서 비빔밥(8,900 원)으로 조금 이른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따로 나온 고추장을 살펴봤는데 역시나 고기 가루가 들어있어서 일반 고추장으로 바꿔 달라고 해서 먹었습니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이 나오겠지만 채식 기내식을 라탐 항공에 신청해 둔 터라 코드쉐어인 대한항공에서 어떤 음식이 나올지 확신할 수 없었거든요.
저는 예전에
시드니 출장 갈 때 자동출입국심사신청을 해 두었는데 반려인은 아직 못했죠. 그런데 언제 바뀌었는지 19세 이상은 기존에 등록된 정보로 자동출입국심사가 가능해졌더군요. 물론 여권 커버 벗겨서 스캔하고 지문 찍고 사진 촬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줄이 길면 오히려 더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만...
7시 30분 보딩인데 출국심사장 바로 옆인 10번 게이트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막간 짬을 이용해 부탁받은 면세품 화장품도 하나 샀습니다. 저도 헤어 에센스를 하나 살까 하다가 연말에 몰디브 갈 때 사기로 마음을 바꾸었죠. 여행 초장부터 물건을 쟁여놓기 시작하면 긴 일정 내내 귀찮게 들고다녀야 할 게 뻔하니까요.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역시나 만석입니다. 제 경험 상 미국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는 항상 만석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내에서 부탁해서 자리를 바꿔보려고 했으나 앞 뒤 자리로 나눠진 가족이라서 인정 상 도저히 바꿔달라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LA까지는 따로 앉아 가기로 했죠.
역시나 대한항공이라서 슬리퍼와 세면도구를 나눠 줘서 가는 동안 유용하게 썼습니다. 이륙은 예상보다 늦어진 8시 30분 경이었고 비행 시간은 10시간 40분 정도 예정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이륙 후 곧바로 기내식이 나왔는데 엄격한 서양 채식(VGML)이었습니다. 엄격한 서양 채식은 항상 실패했기에 자포자기하고 있었는데 함께 나온 토마토 소스에 비벼 먹으니 식감이 별로인 퀴노아도 먹을 만 했습니다. 이미 저녁을 먹고 탑승했기에 샐러드와 과일만 다 먹고 메인 요리는 좀 남겼지만 저녁을 안 먹고 탔으면 다 먹었을 듯 싶네요.
식사가 끝나고 한글로 된 세관신고서를 나눠주는데
LA에서 경유만 해도 모두 세관신고서를 작성해야(영어로) 한다고 안내하던데 아닙니다. 경유만 하실 분들은 작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관신고서를 처리하는 창구 자체가 없어요.
일정 상 LA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자야 하기 때문에 클린징 티슈로 대충 얼굴을 닦고 챙겨 간 '피지오 겔'만 바른 뒤 안대를 하나 달라고 해서 착용한 후 잠을 청했습니다.
LA 공항에 착륙하기 2시간 전에 나온 아침 식사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식재료인 감자, 시금치, 두부, 버섯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별다른 소스는 없었지만 짭짤한 맛으로 먹었습니다. 미니 메이플 시럽은 왜 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것도 챙겨가서 여행 중에 아침마다 빵에 발라먹으면서 요긴하게 썼습니다.
10시간 40분의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LA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군기가 바짝 들어있어서 그런지 기내에서도 식사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화장실에 가서 양치질을 하고 와서는 영화 한 편 안 보고 계속 잤네요.
LA 공항에 내리니 곧바로 ESTA 줄이 나타납니다. ESTA를 현장에서 어떻게 수속하는지는 따로 정리해놓은 포스팅(
'미국 전자 여행 허가제(ESTA), 현장에서 어떻게 수속하나')이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미국은 경유만 해도 입국하는 것과 동일하게 ESTA처리를 해야 하는데 짐도 곧바로 연결편에 실리지 않고 일일이 baggage claim에서 찾아서 다시 부쳐야 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짐을 다시 스캔하기 때문에 인천 공항에서 붙인 tag를 떼면 안 됩니다. 습관적으로 이걸 떼려가다 식겁했죠.
연결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connecting flights 섹션으로 가면 보안 검색을 하는데 짐 스캔도 그렇지만 3차원 스캐너로 온 몸을 훑고 더듬이 수색까지 다 합니다. 슬리퍼를 제외한 모든 신발은 다 벗어야 하고 주머니 속의 코 푼 휴지도 일일이 다 확인합니다. 미국의 테러 공포증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했네요. 앞으로 미국은 가능하면 경유지로도 피해야 할 듯 합니다. 항상 기분이 상하거든요.
보안 검색이 끝나면 곧바로 면세 구역으로 나오게 되는데 티켓을 수정하려면 발권 카운터가 있는 바깥으로 나갔다 다시 들어와야 하고 발권 카운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리마까지 가는 걸 운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무사히 리마에 가게 되면 돌아오는 티켓은 리마에서 처리하기로 했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별거 아닌 것 같은 이 결정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만약 밖으로 나가서 정상적으로 티켓을 처리하려고 했다면 비행기를 못 타거나 엄청난 가격으로 같은 항공권을 재구매했어야 할 수도 있었습니다.
리마로 가는 라탐 항공기 게이트 앞에 있는 Bar인데 와이파이를 잡아서 무료한 시간을 잘 보냈습니다. 저녁 8시 30분 보딩이라서 게이트 앞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7시쯤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했죠.
반려인이 너무 졸립다고 잠깐만 눈을 붙이겠다고 벤치에 누웠는데 그게 좀 늦어져서 8시에 깨는 바람에 뒤늦게 부랴부랴 근처의 스넥바로 달려갔지만 이미 주방이 문을 닫았다고 해서 따뜻한 음식은 놓치고 'Larcer'라는 샐러드 바에서 크로와상 2개(8.8불), Berry 모둠(7.02불), 제로 코크캔 1개(3.59불), Vegan Cob 샐러드(16.46불)를 주문해서 게이트 앞 자리로 돌아와 먹었습니다. 사 온 것 중에서는 Vegan Cob 샐러드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아보카도, 병아리콩, 고구마, 비트 등 몸에 좋은 식재료로 꽉 차 있더군요. 양도 많고. 그래도 나중에 살펴보니 tax 3.32불까지 붙어서 거의 40불이나 되더군요. 아무리 공항이지만 정말 비싸네요. ㅠ.ㅠ
8시 30분부터 보딩이 시작되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대한항공 코드쉐어로 리마까지 가는 승객이랑 전일본항공 코드쉐어로 칠레 산티아고까지 가는 승객이 섞여 있더군요. 재미있는 건 리마보다 더 남쪽에 있는 산티아고로 가는 승객은 비행기가 리마 공항에 도착해서 승객들이 내리는 가운데에도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보통은 일단 비행기를 비우고 주유와 정비를 한 뒤 다시 태우는데 KTX도 아니고 그냥 앉아 있어서 내리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게이트에 있는 라탐 항공 직원들은 철자가 다른 걸 알아차리지 못해 무사히 보딩에 성공했습니다.
라탐 항공의 비행기는 입구부터가 좀 넓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층고가 높죠. 보시는 것처럼 천정이 매우 높아서 답답한 느낌이 덜하더군요(저 푸르스름한 조명은 어쩔~). 승무원은 남녀를 막론하고 바지를 착용하고 있어서 움직임이 자유로워보였고 남자 승무원 중 한 명은 영화배우 하비에르 바르템을 꼭 닮아서 볼 때마다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좌석 간격은 좁은 편이나 짐칸이 넓은 비행기라서 모든 기내 수화물을 짐칸에 보관할 수 있으니 발을 뻗는 게 자유롭더군요.
라탐 항공은 대한항공에 비해 손이 정말 느려서 9시 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의 보딩을 한 시간 전부터 시작했는데도 정작 거의 10시가 다 되어 이륙했습니다.
라탐 항공의 기내식은 대한항공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괜찮았는데 다른 항공사처럼 비건식을 먼저 주지 않고 순서대로 주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아침 기내식은 다른 승객과 뒤바뀌는 실수가 있었고 아래에 보시는 것처럼 오믈렛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그 승객이 오보 베지테리안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 여행은 초유의 비행 시간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밸런스 시트 포터블'을 가져가서 비행 뿐 아니라 육로 이동 시에도 사용했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허리가 약한 여행자라면 거의 필수품이라고 생각해요.
8월 27일 아침 7시 50분에 드디어 페루 리마의 Jorge Chavez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곧바로 입국 심사대입니다. 입국심사관에게 여권을 내밀면 보딩 패스 보여달라고 하고 얼마나 체류할거냐고 물어보는 걸로 입국 심사가 끝입니다.
예전 가이드북에는 입국카드의 절취선 아래 부분을 돌려받는데 출국 때 회수하기 때문에 여행 중 잘 보관해야 한다고 씌여있지만 그런 거 없습니다. 예전에는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입국했을 때는 그런 절차가 없었습니다. 염려하실 필요 없습니다.
입국 심사대 바로 앞에 면세구역이 있고 통과하여 baggage claim에서 짐을 찾은 뒤 공항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흥미로운 건 baggage claim 바로 옆에 환전소가 있어 짐 나오는 걸 기다리면서 환전할 수 있더군요. 저도 여행 동안에 쓸 돈을 1천 불 환전했습니다(환율 3.13, 3,036.10솔).
환전을 마치고 짐도 찾아서 출국장으로 나오니 G Adventures의 직원이 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비행기로 온 모녀 여행자(LA 딸, 마이애미 엄마)와 합류하여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찾아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날씨는 살짝 흐리고 기온은 선선한 정도였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현지인들도 긴 팔을 입고 다닙니다. 듣던 대로 택시 호객 행위가 극성이네요.
대기하고 있던 검은색 밴을 타고 호텔로 출발했습니다. 드디어 페루에 왔네요. 시작부터 파란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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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여행 때 사 온 초컬릿입니다.
뿌노에서 유명한 카페 겸 레스토랑에 갔다가 터키쉬 커피와 함께 나온 초컬릿이 너무 맛있기에 눈 여겨 봐두었는데 다음 날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초컬릿 판매 전문점에 있길래 냉큼 사 왔습니다.
초컬릿하면 벨기에나 스위스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의외로 페루도 초컬릿 강국입니다. 이 초컬릿은 La Iberica사의 제품인데요. 굉장히 다양한 초컬릿 상품을 생산합니다.
이 초컬릿은 카카오 52%인데 우유가 들어있지 않은데도 꼭 우유가 들어간 것 같은 풍미가 있는데 뭘 넣었기에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느끼하지 않고 굉장히 맛있어요.
박스를 열면 보시는 것처럼 동전 모양의 초컬릿을 개별 포장해 두었는데 커피를 마실 때 하나씩 입에 물고 마시면 커피 향을 배가시킵니다. 물론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너무 빨리 먹을까봐 걱정이 되는 수준입니다.
제가 사온 것은 150g인데 La Iberica사의 홈페이지( https://www.laiberica.com.pe/index.php )를 보니 100g짜리 소용량도 있고 300g짜리 대용량도 있더군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맛이기에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루트가 없는지 찾아보려고 합니다.
요건 여러가지가 믹스된 일종의 선물셋트입니다. 220g 용량이고요.
먼저 소개한 Pastillas Fondant도 있고 안에 다양한 걸 넣은 봉봉도 있고 초컬릿, 오렌지, 바닐라 카라멜도 들어 있습니다. 이것저것 맛보고 싶을 때는 Mixtura를 구입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선물용으로는 이게 더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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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페루 여행을 하면서 느낀 단편적인 정보나 단상을 정리한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페루 여행을 할 분들은 가볍게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 숙소: 제가 이용한 투어 프로그램이 모두 3성급 이상 호텔을 숙소로 제공했기 때문에 호스텔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헤어 드라이어는 어느 호텔을 가도 항상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대신 커피 포트가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어서 건조밥이나 컵라면을 먹으려면 항상 호텔 주방에 가서 뜨거운 물을 부탁해야 했습니다. 또한 쿠스코 같은 큰 관광 도시가 아닌 경우 엘리베이터가 있는 호텔이 많지 않아 큰 가방을 가져가면 포터의 도움이 필수입니다.
* 동물
: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어서 처음에는 개의 나라인 줄 알았지만 고양이도 많습니다. 수도인 리마에서는 길냥이가 많고 지방으로 갈수록 길멍이가 많은데 대형견이 많습니다. 동물을 괴롭히는 사람이 거의 없는지 길냥이나 길멍이 모두 사람을 별로 경계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캣맘, 캣대디들이 챙겨주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공존하는 정도입니다. 페루의 전통 개는 정수리를 제외하고는 온몸에 털이 하나도 없는 특이한 모습인데 의외로 보기 쉽지 않더군요.
* 교통
: 특이하게도 수도인 리마를 비롯해 대도시에서도 신호등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리마의 큰 도로와 뿌노에서만 봤고 있다고 해도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고 대충 건너 다니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건너는 타이밍을 눈치있게 보고 같이 건너야 합니다. 쿠스코 같은 곳은 교통량이 많아서 언제나 교통 경찰이 교통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도로의 과속 방지턱은 우리나라처럼 형식적인 게 아니라 그야말로 툭 튀어 나와 있어서 속도를 줄이는 정도로는 넘어가다 사고 날 수 있는 수준입니다(속도만 줄이고 지나가려면 사고가 나거나 타고 있는 사람이 머리를 부딪칠 수 있는 수준). 거의 정지했다가 살살 출발해서 넘어가야 합니다. 마을의 외곽에는 어김없이 과속 방지턱이 있습니다.
* 여성
: 노르웨이 수준은 아니나 곳곳에서 일하는 여성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찰 중에 여성 경찰관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교통 경찰 뿐 아니라 순찰 경관, 오토바이를 모는 여자 경찰관도 자주 봤습니다. 남성과 거의 동수이거나 오히려 더 많은 듯 보였습니다.
* 전기
: 전기는 110, 220V 모두 사용하지만 어댑터가 달라서 멀티어댑터를 가져가는 게 좋습니다. 호텔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어댑터를 꽂을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저는 그냥 마음 편하게 멀티어댑터를 가져가서 사용했습니다.
* 화장실
: 화장실의 수압이 약하기 때문에 호텔을 포함한 모든 화장실에서 사용한 휴지를 변기에 넣으면 안 됩니다. 전반적으로 화장실은 깨끗한 편이고 관리가 잘 되어 있지만 숙소를 벗어나면 대부분 유료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사용료는 0.5나 1솔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대개 1솔 동전 사용).
* 인터넷 환경
: 우리나라 사람들은 페루가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떠한 숙소이든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공항 등의 주요 시설을 비롯해 카페, 레스토랑 등 대부분의 편의 시설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합니다. 다만 우리나라만큼 속도가 빠르지는 않으니 참고하세요.
* 물가
: 편차가 큰 편입니다. 관광지에서 멀어질수록, 현지인들이 사는 곳에 가까울수록 물가가 쌉니다. 생수를 예로 들면 현지인들만 이용하는 마트에서는 1솔에도 살 수 있는데 대로변으로만 나오면 1.3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의점은 1.7솔,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 정도 되면 2솔이 됩니다. 음식도 관광지에서는 10~20솔 수준이지만 현지인 식당에서는 비슷한 음식이 5~10솔 수준으로 팔립니다.
* 시차
: 우리나라가 페루보다 14시간 빠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낮밤이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페루 여행 중에는 적응이 어렵지 않으나 귀국하고 나서 시차 적응에 시간이 꽤 걸릴 것을 각오하세요. 제 경우는 저녁 무렵에 잠이 쏟아지고 새벽에 깨서 말똥말똥하는 걸 일주일 넘게 경험했습니다.
* 돈
: 지폐는 100, 50, 20, 10솔 짜리가 있고, 동전은 5, 2, 1, 0.5, 0,1솔 짜리까지 있습니다. 20, 10솔 짜리 지폐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5솔은 우리 돈으로 거의 2,000 원이기 때문에 위조 동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실제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 의사소통
: 관광객 접객 지역에서 일하는 페루인들은 당연히 대부분 영어를 잘 하지만 발음과 액센트가 독특하기 때문에 의외로 알아듣기 쉽지 않습니다. 저희 팀을 이끌었던 가이드 Cheo의 경우에도 영어를 곧잘 했는데 저희 그룹에 속해 있던 캐나다, 호주 사람들도 Cheo의 말을 70% 정도 밖에는 못 알아듣겠다고 불평할 정도로 발음이 독특해서 귀를 세우고 듣느라고 꽤 힘들었습니다.
* 치안
: 남미에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들이 많다고는 해도 페루는 비교적 안전합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낄 만한 상황은 한번도 없었고 소매치기는 있다고 들었지만 여행 중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남미의 관광 대국인 만큼 주요 관광지마다 경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더군요.
* 팁
: 팁 문화가 없고 레스토랑에서는 서비스 차지가 계산서에 붙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도로 팁을 계산해서 올려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광지를 중심으로 팁 문화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로컬 가이드는 팁을 기대하기도 하고 그룹 투어의 경우는 일일 투어가 끝나면 팁을 모아서 건네는 게 일종의 문화였습니다. 나즈카 라인에서 경비행기를 탔을 때도 비행기 안에서 팁을 환영한다는 문구를 봤습니다. 꼭 팁을 줄 필요는 없지만 서비스가 좋으면 기분좋게 팁을 건네는 것도 즐거운 여행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가능하면 주려고 했습니다.
* 음식
: 페루는 치킨 나라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닭을 즐겨 먹습니다. 로컬 레스토랑은 대부분 닭 요리를 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닭 요리가 흔하며 상대적으로 돼지고기, 쇠고기는 자주 먹지 않습니다.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는 원산지인 감자와 고구마, 퀴노아 등이 있습니다. 맛도 좋고 다양한 요리로 응용할 수 있더군요. 올리브도 품질이 아주 좋으니 자주 드시고 선물로 사오는 것도 추천합니다.
* 선물
: 페루라는 나라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렇지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사는 건 알파카 털로 만든 제품인데 굉장히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신의 섬유'라고 불릴 정도로 훨씬 비싼 비쿠냐 털로 만든 제품은 구하기 어렵습니다. 너무 비싸서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또한 페루는 유기농 커피로도 유명하고 또 초컬릿도 유명하니 큰 부담없이 기념품으로 사오기 좋습니다. 귀금속에 관심있는 분들은 페루가 은 세공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니 찾아보시면 좋겠지요. 술에 관심있는 분들께는 와인도 추천드리지만 도수가 보드카와 겨룰 정도로 높으니 주의하시고요.
* 스탬프
: 대만처럼 페루도 여행 중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나즈카 경비행기 탈 때(여행사마다 데스크에 준비해 두고 있음)하고 마추피추 출구 앞입니다. 보통은 여권 안에 그냥 찍더군요.
* 와카치나 Sand Dune을 방문하실 분들을 위한 팁
: 와카치나 오아시스에는 Dune Buggie라는 탈 것을 타는 activity가 있는데 이거 꼭 타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놀이공원에서 타 보았던 모든 탈 것들을 찜쪄먹을 수준이니까요. 다만 다음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모래가 많이 튀기 때문에 선글래스(방풍안경 better), 버프, 모래를 털어내기 쉬운 방풍 자켓(주머니 지퍼가 있으면 better)을 준비하시고 DSLR 등 모래에 취약한 가전 제품은 안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방수팩이나 dustproof 케이스에 넣어서 갖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모래밭에서 논다고 생각하고 준비하시면 됩니다.
* 나즈카 경비행기를 이용할 분들을 위한 팁
- 아침은 최대한 일찍 드세요
- 멀미약은 필수(그냥 타시면 후회하실 것을 보장합니다)
- 헤드셋을 계속 쓰고 있어서 더우니 복장은 최대한 가볍고 시원하게 입으세요
- 기내가 좁으니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게 낫습니다(광각렌즈 장착 better).
* 고산병 완벽 대비
- 고산 증상(아직 고산병 수준은 아니지만)
: 숨이 차고 특히 힘을 쓰는 일을 하거나 말을 많이 하면(뛰는 건 절대 금물) 숨이 가빠짐. 머리가 묘하게 띵한 느낌(두통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기분 나쁨), 소화불량
- 고산병 대비
1. 코카차와 물을 수시로 마셔야 함(고산지대에서는 음주 자제)
2. 현지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이아막스(정)를 아침 저녁으로 반 알(125mg)씩 복용
3. 머리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참지 말고 타이레놀 복용
- 고산병 주의 지역
: 아레끼빠, 쿠스코, 뿌노(티티카카 호수 포함)
-> 의외로 마추피추는 고산병 주의 지역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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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남미 여행인데다 일정을 길게 뽑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긴장이 많이 되더군요. 오래 머물게 되면 숙박 예약도 그렇지만 교통편이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짜야 하기 때문에 일정 짜는 사람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매 여행마다 그렇기는 했지만 론플을 매우 꼼꼼히 읽었고 한글 가이드북도 열심히 읽었습니다(결론적으로는 큰 도움이 못 되었지만).
원래 제가 짠 일정은 리마 -> 마추피추 또는 티티카카 -> 아레끼빠 -> 나즈카 -> 빠라까스 순으로 돌아보는 시계 방향 일정이었는데 고산 적응 때문에 정반대 순서로 이동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김이 빠진 김에 National Geographic사의 여행 프로그램을 서칭하다가 아주 우연히 제가 짠 프로그램과 동선이 판박이인 상품을 발견했습니다. 금액도 합리적이었고요.
굳이 자유 여행을 고집할 이유도 없고 무엇보다 예전 몽골 여행 때 NG사의 상품에 아주 만족했던 경험이 있어서 주저않고 계약을 했죠.
참고로 이번 페루 여행에서 저는
National Geographic사가 quality를 보장하는 상품 중 G Adventures 여행사의 'Inca Explorer' 투어를 이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추하는 상품입니다. 페루 그룹 투어 여행 상품 중 이렇게 훌륭한 구성에 이 정도 가격인 건 찾기 어려울 겁니다(홈쇼핑 분위기~). 한번 한국 여행사의 상품과 비교해 보세요. 몽골 상품은 가격대가 너무 높아서 추천드리기 곤란했지만 이번 Inca Explorer 상품은 가격을 고려해도 정말 훌륭합니다.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링크 걸어 드립니다.
'National Geographic Expeditions : Inca Explorer'
NG사의 Expeditions 상품은 몽골에 이어 페루까지 연타석 홈런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지에 따라 준비할 때 한번씩은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 서적Lonely Planet Peru(4th, 2016): 첫 남미 여행이라서 그랬는지 항상 구매하던 론플이지만 이번 페루편은 정말 꼼꼼히 읽었던 것 같네요. 저자의 문체가 좀 과시적인데다 화려해서 읽는데 두 달이나 걸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그래도 2016년 4월에 나온 책이라 비교적 최신 정보를 잘 수록하고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국 G Adventures의 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열심히 읽었기에 G Adventures의 상품을 고를 수도 있었던 것이겠죠.
처음 페루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2015)
: 보통은 여행기의 자료 수집 부분을 쓸 때 론플보다 뛰어난 한글책을 소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론플보다 더 낫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원앤원 스타일 출판사의 '처음 ~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시리즈 중 페루편인데 발로 써야 하는 가이드북의 정석에 충실한 뚝심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여행 스타일이 저랑 달랐기 때문에 많이 참고하지는 못했지만 페루로 배낭 여행을 가실 분들이라면 이 책은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버스 교통편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호스텔 추천이 참 꼼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숙소와 교통편이 모두 Inca Explorer 여행 상품에 포함되어 있기에 국제 항공만 Skyscanner에서 검색해서 예약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여행 중 초기에는 가장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날로 먹은' 여행이 된 것 같네요 :)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여행 준비를 할 때 블로그 여행기는 안 읽게 되었습니다. 너무 상업적인 여행 블로그도 많고 순수한 여행 블로그라고 해도 저랑 여행 패턴이 많이 달라서 들이는 노력에 비해 건질 수 있는 요긴한 정보의 양이 적더군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론플 위주로 일정을 짜거나 아예 마음 편하게 NG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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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페루로 가는 직항편이 아직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먼 나라인데 어쩔 수 없이 아주 먼 여정을 감내해야 합니다. 페루까지 가는 루트는 여러 개가 있지만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루트는 크게 캐나다를 경유하는 것과 미국을 경유하는 것, 두 가지로 나뉩니다.
캐나다를 경유하려면 전자여행허가인 'eTA'를, 미국을 경유하려면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ESTA'를 미리 온라인으로 신청해야하기 때문에 귀찮기는 매한가지니 둘 중에서 본인의 마음에 드는 루트를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비용도 비용이었지만 라탐 항공과 대한항공이 코드쉐어를 하는 걸 고려해서 인천에서 LA까지는 대한항공을 타고, LA에서 리마까지는 라탐 항공을 타는 경유편을 이용했습니다. 라탐 항공은 2010년에 칠레의 란 항공사와 브라질의 탐 항공사가 합병하여 탄생한 중남미 최대의 항공사인데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지사도 설립되어 있지 않고 그저 대행사 하나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말 그대로 그냥 대행사이기 때문에 별다른 권한도 없고 아직까지는 이용이 불편하니 참고하세요.
* 국제항공 : 라탐 항공(대한항공 코드쉐어)- 가는 편 LA84126 (20:00 -> 15:40) : 11시간 40분 비행, LA공항 도착(5시간 50분 대기)
LA601 (21:30 -> 8/27 07:50) : 8시간 20분 비행, 리마 공항 도착
- 오는 편 LA2476 (1:58 -> 08:50) : 8시간 52분 비행, LA 공항 도착(3시간 50분 대기)
LA8427 (12:40 -> 9/12 17:50) : 13시간 10분 비행, 인천 공항 도착
- 항공료 2,873,181원(2인)
: 140,500원(세금 및 수수료), 56,000원(라탐 항공 좌석 사전 예약비), 136,558원(VISA credit) 포함=> 라탐 항공 기내식은 대행사인 (주)미방항운 예약부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02-775-1500). 하지만 다른 국적기처럼 종류가 많지 않아서 저는 그냥 비건식과 락토식으로 신청했습니다.
=> 좌석 사전 예약비를 내도 라탐 항공만 좌석 예약이 가능하고 대한항공은 사전 예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일 발권을 위해 공항에 일찍 가야 합니다;;;;
=> 대번에 아시겠지만 갈 때 20시간 비행(5시간 50분 대기 시간 제외), 올 때 22시간 비행(3시 50분 대기 시간 제외)이기 때문에 비행기만 왕복 42시간을 타야 하는 엄청난 여정(대기 시간까지 고려하면 꼬박 이틀)입니다. 이 정도 비행 시간이면 대기 시간이 고마울 정도에요. 중간에 좀 쉬어줘야 다음 비행을 버틸 수 있거든요. * 경비행기 : 나즈카 라인: 244불(2인)
=> 이건 투어 일정 중 옵션 프로그램의 하나였는데 꼭 하늘에서 나즈카 라인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신청했죠.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가능하면 타는 게 좋지만 대신 사전 준비가 좀 필요합니다. * 대략 일정(8월 26일 출국~9월 12일 입국, 14박 18일 일정)- 8월 26일 출국, 8월 27일 오전 페루 입국. 원래는 시내 투어를 하려고 했으나 체력 방전으로 뻗음;;;
- 8월 28일 리마에서 빠라까스로 차량 이동 후 휴식
- 8월 29일 Ballestas 섬 투어, Pisco 와이너리 투어, 와카치나 샌드 듄 방문 후 나즈카에서 숙박
- 8월 30일 나즈카 경비행기 투어, 파차망카 전통 식사, Pre-Inca 사원 투어, local pottery studio 투어
- 8월 31일 나즈카에서 아레끼빠까지 all day drive(11시간)
- 9월 1일 아레끼빠 시티 투어, 아레끼빠 쿠킹 클래스(기니 피그 요리)
- 9월 2일 아레끼빠에서 쿠스코로 국내항공 이동 후 시내 투어
- 9월 3일 쿠스코에서 우루밤바로 all day drive(10시간), Pisac 유적, Ollantaytambo 유적 투어
- 9월 4일 우루밤바에서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기차 이동 후 오후 마추피추 방문(옵션)
- 9월 5일 오전에 마추피추 가이드 투어 후 기차로 우루밤바를 거쳐 차량으로 쿠스코로 복귀
- 9월 6일 쿠스코 자유 일정
- 9월 7일 쿠스코에서 뿌노까지 all day drive(8시간)
- 9월 8일 뿌노에서 티티카카 호수 보트 투어(Uros섬, Taquile섬)
- 9월 9일 뿌노에서 리마로 국내항공 이동 후 휴식
- 9월 10일 리마 자유 일정
- 9월 11일 새벽 비행기로 출국, LA 공항 도착.
- 9월 12일 오후에 LA 공항 출발, 당일 오후 인천 공항으로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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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좀 다닌다는 사람들도 가볍게 도전하기 어려운 곳이 남미 대륙이죠. 실제로 이동 거리가 멀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남미라는 말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도 만만치 않은 듯 합니다. 남미라는 말을 들으면 이색적이고 정열적인 느낌도 주지만 한편으로는 위험하다, 멀다는 인상도 있거든요. 오히려 아프리카보다 더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동북아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 남미입니다. 실제로 이번 여행 중에 동양인을 보기 쉽지 않았습니다. 세계 어디에 가도 지겹게 볼 수 있다는 중국인들조차 거의 볼 수 없었고 소수의 일본인 여행자들을 빼면 오히려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단체 관광 그룹을 더 많이 봤습니다. 대단한 노익장들이셨죠.
어쨌거나 공간적, 정서적 거리감이 크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남미, 그 중에서는 비교적 첫 여행지로 다녀오기 좋은 페루에 다녀왔습니다.
페루는 넓은 면적을 갖고 있는 남미 대륙에서도 세 번째로 큰 나라로 우리나라의 13배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갖고 있습니다. 건조한 사막 기후를 보이는 서쪽 해안 지역과, 높은 안데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고산 지역, 열대 우림으로 덮여 있는 동쪽 정글 지역으로 삼등분 할 수 있는데 그만큼 굉장히 다양한 식생을 자랑하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맥인 안데스 산맥이 국토를 관통해 지나가기 때문에 60여 개에 달하는 국립공원 면적만 해도 전 국토의 15%에 달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브라질과 인접한 아마존의 열대 정글 지역만 빼고 페루 곳곳의 다양함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일정 자체가 꼬박 2주에 달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워낙 다채로운 나라이고 확실히 멀기 때문에 페루의 진면목을 경험하고 싶다면 최대한의 여행 기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름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갔던 반려인의 말마따나 페루는 지금까지 여행한 어느 곳과도 다른 풍광의 나라였습니다. 여행 중에도 비현실감이 자주 들었죠. 어느 정도인지는 이제부터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여행 중 최장기, 최장거리 여행이었던 페루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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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페루 여행을 다녀왔지만 사실 올해 말에도 여행이 하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페루 여행 일정을 짜던 시기에 남은 연차 휴가를 강제 입력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크리스마스와 붙이면 연말에 꽤 긴 기간을 휴가로 활용할 수 있더군요.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중에 2015년 겨울에 다녀온 인도네시아 길리의 추억이 문득 떠올랐죠.
이번 페루 여행이 첫 남미 여행이었고 2주가 넘는 긴 기간인 만큼 몸 고생이 불 보듯 뻔하고 다녀와서는 시차 적응 때문에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연말에는 길리에서처럼 다 놓고 푹 쉬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뉴칼레도니아도 물망에 올랐지만 알아보니 거기는 아무래도 좀 길게 가야 할 것 같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고 그 다음에 떠올랐던 곳이 바로 몰디브였습니다. 거리와 기간도 적당한데다 초성수기이기는 해도 방문하기 좋은 계절이었고요. 한번 항공권이라도 검색해 보자고 예약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을 보고 약간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했죠. 그래서 연말에 몰디브에 가게 되었습니다.
몰디브는 원래 유명한 신혼여행지라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하던대로 론플을 구입했습니다. 2015년 판이라 35%나 할인을 받았는데도 200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인데 22,750 원이나 하는군요;;;;
사실 몰디브는 수도인 말레를 제외하고는 전역에 흩어져 있는 섬과 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국가라서 여행에서 경험하는 것도 주로 바다에서 하는 활동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리조트의 선택이 꽤 중요하더라고요. 굉장히 다양한 리조트가 있기에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포인트가 많거든요.그런 점에서는 이 책에서 꽤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람 많은 걸 딱 질색으로 생각하기에 저는 몰디브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JA Manafaru 리조트를 선택했죠. 론플에도 splendid isolation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
가장 가까운 리조트는 말레 공항에서 스피드 보트로 10분만 가도 되지만 거기는 가족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리조트라서 가까운 거리임에도 전혀 끌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예약한 리조트는 수상 비행기로만 갈 수 있어 수상 비행기를 이용하는 비용이 추가되지만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다이빙과 다이빙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아주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 스킨스쿠버를 하는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아쉽게도 저는 다이빙을 할 게 아니라서 좋은 리조트를 선택한 것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몰디브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라서 주류, 음란물 등의 반입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굉장히 보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저는 리조트에서만 있을 예정이니 큰 문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케냐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라무섬이나 인도네시아 여행 때 시간을 보냈던 길리 메노섬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덧1.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덧2. 리조트 중심으로 돌아가는 나라라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리조트의 숙박 요금이 상상을 초월하니 저처럼 신혼여행이 아닌 휴양 여행을 가실 분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예산을 넉넉하게 편성하셔야겠습니다. 보통 론플은 숙박요금을 세 수준으로 나눠서 budget($), midrange($$), top end($$$)로 구분하는데 가장 저렴한 budget 카테고리 숙소의 1박 평균 금액이 350$이거든요. top end 리조트는 750$부터 시작이고 1박에 200만 원이 넘는 초호화 럭셔리 리조트도 즐비한 걸 보면 정말 다른 세상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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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루 여행 때 사 온 올리브 페스토입니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페루의 리마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건조한 수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그렇게 건조하다면 올리브 농사도 잘 되지 않을까?'였습니다.
역시나 나즈카에서 아레끼빠로 가는 길에 들른 판매점에서 이 녀석을 만났습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건조하다고 무조건 올리브 농사가 잘 되지는 않아서 페루에도 7군데 정도 올리브 농사가 잘 되는 곳이 있다던데 대신 올리브의 품질이 최상이라고 하더군요. 모두 친환경이고 유기농이라고.
시식을 해 보니 정말 풍미가 훌륭한 올리브였기에 칠리를 넣은 올리브 통 열매와 페스토를 좀 사왔습니다.
요새 아침마다 식빵에 발라서 맛나게 먹고 있는데 독특한 건 올리브 페스토에도 칠리가 들어갑니다. 보시는 붉은 색깔이 칠리인데 칠리가 올리브의 느끼함을 잡아줘서 더 맛납니다. 올리브도 잘게 갈지 않아서 식감이 살아 있죠. 더 큰 걸로 사 올 걸 하는 후회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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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루 여행에서 마트에 들렀을 때 눈에 띄어 사 온 차입니다.
잉카인의 지혜가 담겼다는 것을 강조하는 건 좋은데 솔직히 좀 무섭네요;;;; 낮에만 마셔야 할 듯....
Sunka는 2004년 8월에 설립된 페루의 유기농 차 전문 회사로 본사가 리마에 있습니다. 코카차 뿐 아니라 다양한 약용차, 다이어트 관련 차를 판매합니다.
코카차는 현지에서 고산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일부러 마시기 시작했는데 다른 차에 비해 첫맛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코카잎 특유의 향이 있거든요. 저는 처음 마셨을 때 결명자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꾸 마시다 보니 중독되는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한 박스에 25개 티백이 들어 있습니다. 가격은 한 박스에 6.25솔이니 우리 돈으로 2천 원 정도 됩니다. 무척 저렴하죠. 티백 1개에 100원도 안 되는 가격이니까요.
100% 친환경, 유기농 차입니다. 첫맛이 거슬리는 분들은 소량의 설탕을 넣어서 마시면 훨씬 낫습니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코카잎을 우려낸 뒤 설탕을 넣어서 마십니다. 저는 이제 설탕을 안 넣어도 맛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냥 마십니다만.
두 박스를 사 왔으니 한 두 달은 걱정없이 마실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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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가는 건 아니고 8월 말입니다만 제 휴가 일정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한 달 미리 공지합니다.
'8월 26일 저녁 8시부터 9월 12일 저녁 6시'까지 장장 18일 간 휴가 기간입니다. 페루에 있는 기간만 16일이니 2주였던 노르웨이 여행 때 기록을 이번에 깰 것 같습니다.
직항이 없어서 왕복 비행시간만 42시간이나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간을 길게 빼기도 했지만 남미 여행은 처음인지라 National Geographic의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예정인데 그 일정과 맞추느라고 조금 무리를 했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별렀던 남미 대륙에 첫발을 내딛게 되니 두근두근합니다. 대략 일정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나중에 여행기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여행 준비를 하면서 페루의 식생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빠졌지만 브라질과 인접한 북부에서는 아마존 정글을 만날 수도 있고요. 펭귄과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해안, 나즈카 라인이 있는 대평원, 와카치나의 사막, 티티카카 호수와 마추피추가 있는 고원 지역까지.
페루도 워낙 넓은 나라이기 때문에 국내 항공을 두 번이나 타지만 차량 이동 거리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사실 오랜 여행 기간보다 고산병이 더 걱정인데 잘 되겠지요.
현지에서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갈 예정이니 용건이 있는 분들은 이메일(walden3@gmail.com)로 연락주시면 현지에서도 최대한 빨리 답장 드리겠습니다. 바이버, 왓츠앱,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분들은 직접 연락주셔도 되고요.
블로깅은 어렵겠지만 트위터로는 현지의 모습도 자주 올리겠습니다.
이 공지글은 9월 12일까지 상단에 위치하도록 포스팅 해 둘테니 참고하세요.
덧. 실제 여행 기간만 2주, 왕복 이동 시간까지 고려하면 18일에 육박하는 가장 오랜 휴가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반려인과 제가 한 번씩 아팠고 화산 폭발도 한 번 겪었고, 무엇보다 발권한 항공권 이름이 여권과 다른 초유의 사태까지 겪었지만 잘 해결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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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매년 여행을 준비할 때마다 영문 론리플래닛과 한글 가이드북을 매칭해서 계획을 세우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영문 론플과 한글 가이드북은 각각 뚜렷한 장,단점이 있으니 장점만 추려서 최적의 일정을 세우는거지요.
올해 여행지가 페루이기에 어김없이 영문 론리플래닛을 먼저 읽은 뒤 한글 가이드북을 찾을 때 발견한 책이 이 책입니다. 꽃보다 시리즈 방송에서도 다루었기에 페루 가이드북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워낙 먼 남미에 있는 나라라서 그런지 딱 마음에 드는 책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제게는 익숙한 원앤원컨텐츠그룹의 원앤원 스타일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있더군요. '처음 ~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시리즈 중 한 권인데 멕시코에서 현지 여행사를 운영하던 남기성 여행 작가가 쓴 책입니다.
7박 8일 동안 리마, 나스카, 쿠스코, 마추피추, 티티카카 등 페루의 대표 여행지를 섬렵할 수 있도록 촘촘하게 구성한 책인데 실제 작가가 그 코스대로 여행하며 발로 수집한 꼼꼼한 정보가 발군입니다. 특히 여행지 뿐 아니라 현지 음식점까지 이동 경로를 일일이 사진찍어 소개하고 있어 저 같은 길치에게는 보석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죠.
더 마음에 들었던 점은 완전 여행 초보가 아닌, 어느 정도 여행은 다녔지만 페루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것인양 여권 만들기, 짐 싸기 같은 (제게는) 군더더기 정보로 분량을 낭비하지 않고 핵심만 딱딱 찔러서 깔끔하게 정리해 놨다는 겁니다.
특히 영문 론플에서도 부실하게 다룬 각 도시 간 버스 종류와 시간표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 버스 이동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페루 여행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비용을 절약하면서 7박 8일의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을 소화할 여행자(추천 숙박 업소가 대부분 호스텔인 것을 보면 아마도 배낭여행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라서 숙소, 음식점 등의 정보가 제가 원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페루는 체력을 최대한 비축해야 하는 힘든 여행지라서 저는 가능하면 도시 간 이동을 비행기로 할 예정이고 언제나 그랬듯이 숙소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을 마음을 먹고 있어서 살짝 핀트가 안 맞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모처럼 만난 깔끔한 한글 가이드북이라 참 반가웠습니다. 남기성 작가의 책은 여행지가 맞으면 앞으로도 종종 사서 읽어볼 예정입니다. 느낌이 좋네요.
덧. 이 책은 여행책이라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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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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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올해 여행지를 페루로 정했기에 구입한 책입니다.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남미에 드디어 도전하네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제게 남미는 아프리카보다도 더 부담이 되는 지역이었어요. 거리가 먼 것도 문제였지만 치안이 안전한 나라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그러면서도 늘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더 늦기 전에 남미 여행도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올해는 비교적 안전한 나라로 알려진 페루부터 첫 발을 떼기로 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제가 페루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우리나라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번 다루었다는 거(저는 안 봤습니다만), 그리고 잉카 문명의 유적지인 마추피추와 나즈카 미스테리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정을 짜려고 보니 굉장한 보물 상자를 연 기분이었습니다.
일단 전혀 기대를 안 했던 아마존 정글도 있고 기본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원 지역, 사막과 오아시스, 펭귄과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섬 지역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생태의 보고더군요. 긴 이동 거리를 고려해서 처음부터 열흘 이상은 뺄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재작년 노르웨이 여행 때처럼 2주 이상을 확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는 게 고산병인데 이 때문에 원래는 리마->마추피추->티티카카->아레끼빠-> 나즈카 순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여독을 풀며 올라오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반대 방향으로 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도 Lonely Planet의 정석대로 기본 정보가 충실한데 아쉬운 건 다른 책과 달리 hot spot에 대한 저자의 별 추천이 없어서 일정을 짤 때 뭘 보고 뭘 빼야 할 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저처럼 단기 여행자보다는 한 달 이상을 여행하는 배낭 여행자를 타겟으로 삼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 보고 가라 이 말이겠죠. 그러면서도 식당과 숙소는 별 추천을 했더군요;;;
또 한 가지의 특징으로는 저자의 문체가 굉장히 화려한데 원어민에게는 실감나게 들렸을 지 모르겠으나 저같은 영어 초보에게는 낯선 단어가 많아서 진도가 잘 안 나가는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읽기는 했어도 완독하는데 거의 2달이나 걸렸네요.
페루도 도시보다는 투어를 해야 하는 광활한 지역이 많아서 지도의 효용성이 많이 떨어지기에 여행을 갈 때 이 책을 가져갈 지 고민 중입니다. 몽골 여행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여행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2016년 4월에 나온 책이라서 비교적 최신 정보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덧. 이 책은 여행 관련 책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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