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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진화심리학을 대중적인 관심의 장으로 이끌어 낸 최대의 기여자로 평가받는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인류의 짝짓기 전략이며 짝짓기를 담당하는 우리 안의 마음(연애의 환희, 열정의 분출, 사랑의 기쁨 등)이 진화가 낳은 산물이라는 것이 데이비드 버스의 주장입니다.
저자가 밝히는 이 책의 목적은 남성과 여성이 짝짓기 과정에서 부딪혀 왔던 적응적 문제들을 살펴보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화해 온 복잡한 성 전략들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페미니즘과 여성주의 심리학 분야에서는 진화심리학에 대해 (한편으로는 꼭 필요한) 강한 비판을 하고 있으나 저는 이러한 비판이 진화심리학 연구 결과의 잘못된 (그리고 의도적인) 적용에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심리, 사회 현상 중 의도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없는 건 거의 없고 심하게는 물리적 현상도 정치적, 사회적 압력에 의해 얼마든지 잘못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그 중 대표적인 분야가 진화심리학이라고 봅니다. 물론 진화심리학의 연구 방향조차도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을텐데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이 책부터 한번 읽어보고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
또 한 가지의 해석 방향은 우리 인류가 진화심리학에서 밝혀낸 바와 같이 성선택의 결과로 짝짓기 전략을 진화시켜온 것이 맞다고 해도 그것이 지금의 현대 사회에서도 용인되어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약육 강식의 논리가 진화의 결과물이었다고 해도 그걸 문명화된 사회에서도 따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어떤 짝짓기 전략을 진화시켜왔는지를 살펴보고 그러한 진화를 계속 용인해서는 안 되는 거라면 법적, 제도적으로 수정, 보완해야 할 겁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자도 책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데이비드 버스의 설명 한 구절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맥락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진화의 역사 동안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던 맥락이 오늘날 우리가 구사하는 전략을 만들어 냈다. 현재의 특수한 상황과 문화적 조건이 어떤 전략이 활성화되고 어떤 전략이 휴면 상태에 있을 것인지 결정한다. 인간의 성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은 과거에 계속 작용했던 선택압에 의한 적응적 문제들, 그리고 이들을 해결하기 위해 진화한 전략적 해결책으로서의 심리 기제, 그리고 어떤 특정한 해결책만을 활성화시키는 현재의 맥락들을 살펴본다"
굉장히 광범위하면서도 오랜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책이니 비판적 태도를 갖고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버스의 의견에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여러가지 생각해 볼 거리를 많이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닫기 * 생존상의 이득이 아니라 번식상의 이득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어떤 형질이 선택되어 진화하는 현상을 다윈은 성선택(sexual selection)이라 이름 붙였다.
* 부정에 대처하기 위해 진화한 심리 전략의 하나가 바로 질투이다.
* 인간 짝짓기를 진화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 한 성이 택한 짝짓기 전략은 다른 성이 택한 전략의 발목을 잡아서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를 전략 간섭(strategic interference)이라고 한다.
* 경제적 자원, 사회적 지위, 그리고 연상의 나이와 같은 모든 단서들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여성이 자기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쓰려는 자원을 획득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남성의 능력이다.
* 많은 증거들은 매력에 대한 사고가 현 시대의 문화적 기준에 점차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후천적으로 습득된다는 통념에 강한 반론을 제기한다.
* 남성들이 특정 양의 체지방 자체에 대한 선호를 진화시키지는 않은 듯하다.
* 동성애자 남성들이 신체적 매력을 중시하는 정도가 이성애자 남성과 유사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동성애자 남성들과 이성애자 남성들은 선호하는 배우자의 성이 다르다는 점만 제외하면, 서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배우자 선호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둘 다 외형을 매우 중시하며, 젊음이 아름다움의 핵심 요건이라 여긴다.
* 우리의 조상 남성들에겐 다른 영장류 수컷들에겐 주어지지 않은 독특한 과제가 주어졌던 것이다. 배란이 은폐된 상황에서 어떻게 나의 부성을 확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결혼은 그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된다.
* 많은 사람들이 미는 임의적이며, 아름다움은 살갗 한 꺼풀의 깊이에 불과하며, 문화에 따라서 외형에 두는 중요성이 엄청나게 다르며, 혹은 미에 대한 서구의 기준은 대중 매체, 부모, 문화 기타 다른 사회화 요인들에 의해 세뇌당해 생겨났을 뿐이라는 이상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살갗 한 꺼풀의 깊이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신체 깊숙이 있는 번식 능력을 반영한다.
* 정자 경쟁이 심하면 그 결과 고환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몸무게에 비교한 인간 남성의 상대적인 고환의 크기는 고릴라나 오랑우탄보다 훨씬 더 크다. 남성의 상대적으로 큰 고환은 인간의 진화사에서 여성들이 때때로 단 며칠 사이에 여러 남성들과 성 관계를 맺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가 된다. 침팬지의 고환은 몸무게의 0.269%를 차지하며, 이는 인간 남성의 고환 비중의 3배 이상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인간 조상들이 침팬지에서 관찰되는 극도로 문란한 성생활과는 거리가 멀었음을 보여준다.
* 부부가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 아내가 혼외정사를 저질러서 다른 남성의 정자가 아내의 생식관 안에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을 때 남편이 사정하는 정자량은 증가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인간이 진화 역사를 통해 찰나적인 성 관계와 혼외정사를 꾸준히 해 왔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남성은 아내가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는 사정되는 정자의 수를 늘리는 생리적 기제를 가지고 있다.
* 여성들은 사정이 이루어진 지 30분이 지나기 전에 대략 35%의 정자를 배출한다. 하지만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면 정자의 70%를 체내에 그대로 둔 채 30%만 배출한다.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하면 더 많은 정자를 배출하는 것이다. 여성들은 아무 때나 외간 남자와 은밀한 정사를 벌이는 게 아니라, 남편들에게 번식적으로 특히 해로운 영향을 끼치게 되는 시기에 주로 혼외정사를 한다. 여성들은 월경 주기 가운데 배란 가능성이 가장 높고 따라서 가장 임신하기 쉬운 시점에 혼외정사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여성이 주로 현재의 결혼 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혼외정사를 한다는 것이며 반면에 남성의 경우에는 혼외정사를 하는 남편이 혼외정사를 하지 않는 남편보다 특별히 결혼 생활에 더 불만족을 느끼지는 않았다.
* 다른 여성을 헤프다고 말하는 행위는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남성을 단념시키는 데는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결국 여성이 자신의 무기 창고에서 꺼내 쓰는 비방 전술은 단기적인 관계에 쓰일지, 아니면 장기적인 관계에 쓰일지에 따라 그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 오쟁이를 지는 일은 인간의 진화 역사에서 남성이 반드시 해결해야 했던 심각한 적응적 문제였다. 이 문제가 동물계에서도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단서 하나는 포유류에서는 수컷이 자식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투자를 하는 종조차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포유류 수컷이 자식에게 거의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다수 포유류 수컷이 부성을 지키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 여성의 질투는 배우자의 투자가 다른 여성에게로 새어 나갈지도 모른다는 단서에 의해 촉발되는 반면, 남성의 질투는 배우자가 다른 남성에게 성적 혜택을 제공할지 모른다는 단서에 의해 주로 촉발된다.
* 남성이 자기감정을 털어놓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소 건조하게 애정 관계에 투자함으로써 다른 여성이나 목표를 위해 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 흥미롭게도 부부는 집에 돈이 얼마나 있느냐보다는 있는 돈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더 자주 싸운다.
* 강간 피해자의 연령 분포는 여성의 번식 가치의 연령 분포와 거의 완벽하게 부합하며, 이는 다른 폭력 범죄 피해자들의 연령 분포와 판이하게 다르다. 이러한 증거는 강간이 남성의 진화된 성 심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 이혼의 원인을 열거한 목록 최상단에 위치하는 두 가지는 번식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들이다. 바로 ‘부정’과 ‘불임’이었다.
* 지금까지의 증거들은 남녀 모두 성 전략 레퍼토리 안에 일시적인 짝짓기 전략과 헌신적인 짝짓기 전략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관점에 힘을 실어준다. 그들이 이 메뉴에서 어떤 전략을 택하는지는 부분적으로 생애 초기의 경험에 의존하며, 이는 문화에 따라 다르다.
* 남녀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모든 남성들 혹은 모든 여성들 간의 연대 따윈 없다. 단지 한 성의 구성원들은 일련의 전략들을 공통적으로 선호하며, 이 전략들의 집합이 다른 성의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전략들의 집합과 다를 뿐이다.
* 적응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생물학적 적응에도 반드시 요구되는 다음 판단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첫째, 종 특이성이고, 둘째, 경제성이고, 셋째, 어떤 특정한 적응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목적의 정확성이다.
* 동성애 지향은 여성들에 의해 일반적으로 선호된 ‘좋은 남자’ 유전자로 인해 이따금 생겨나는 부산물이다.
* 남성의 성적 지향은 발달 초기에 나타나서 이미 상당 부분 고정되지만, 여성의 성적 지향은 일생을 통해 남성보다 훨씬 더 유연한 것처럼 보인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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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서평 블로그로 유명한 인문학자 이현우 선생의 책입니다. KBS <책 읽는 밤> 2009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제50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상을 수상한 꽤 유명한 책입니다만 저는 좀 별로였습니다.
이 책은 이현우 선생이 이야기한대로 블룩(Blook)입니다. 블룩은 블로그(Blog)와 책(Book)의 합성어로 블로그에 올려둔 포스트를 골라서 편집하고 교정을 봐서 만든 책이라는 뜻입니다. 그게 잘못되었다는 건 아닙니다. 작년에 제가 낸 책도 블룩이었는데요 뭐. 하지만 호흡이 짧은 블로그의 포스트를 모아 만드는 책이라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거나 없다면 흐름이 매끄러워야 독자들이 읽기 편한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서재입니다. 이런 저런 다양한 책이 막 꽂혀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재미를 선호하는 독자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테지만 제가 좋아하는 방식의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찌질이, 곁다리 등으로 선전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정진을 위한 동력으로 삼는거야 상관없지만 남들에게 드러내는 것 역시 일종의 나르시시즘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제목부터 좀 거슬렸습니다. 나중에 다 읽고난 느낌 역시 블로그 글쓰기는 블로그 글쓰기일 뿐이라는 것. 책으로 묶을 때는 거의 다시 쓰는 정도의 수고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도 반성이 되는 책이었네요.
이 책은 크게 다섯 가지 서재로 나뉘어 있습니다.
1. 걷어차야지만 자리에서 일어난다 : 러시아 문학 읽기
2. 순간에 완성되는 사랑이 있을까요? : 영화에 대한 이야기
3. 아, 겸손한 느릅나무들 : 니체, 데리다, 벤야민 읽기
4. 내 머리는 불타고 있어요 : 지젝 읽기
5. 내 울부짖은들 누가 들어주랴 : 번역에 대한 로쟈의 생각
첫 번째 서재의 글들은 유난히 호흡이 짧습니다. 블로그의 글들을 그동안 계속 읽었던 팬이라면 모르겠지만 저는 뭐랄까 핑거 푸드만 잔뜩 집어먹은 느낌이어서 입맛만 다시다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러시아에는 얼마만큼의 자유가 필요한가'처럼 뒷머리를 후려 갈기는 좋은 글도 있습니다. 김규항의 칼럼 '희망을 위하여'를 읽고 쓴 논평, '누가 희망을 말하는가'도 좋았구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더군요. 그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만... 전 여전히 김규항 선생의 사상을 지지합니다.
두 번째 서재의 글들은 재미가 없었습니다. 내용이 재미없었다기보다는 선택한 영화들이 재미없었기 때문(솔직히는 못 본 영화들이 너무 많아서)이었죠. 게다가 저는 기본적으로 예술에 평가와 비평의 잣대를 들이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휘휘 넘어갔습니다.
세 번째 서재의 글은 두 번째 서재의 글에 질린 상태에서 봐서 그런지 재미있고 유익했습니다. 니체와 데리다, 벤야민의 저작에 익숙한 독자라면 더욱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니체만 조금 읽어보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네 번째 서재인 '지젝 읽기'는 흥미롭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주관적(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별로였습니다. 속된 말로 지젝을 너무 빨더군요. 제가 얄롬을 숭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뭐 지젝의 정치적 입장에는 대부분 동의하는 편입니다만...
다섯 번째 서재인 '번역에 대한 로쟈의 생각'은 대체 왜 포함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번역 시장의 왜곡과 일반인들의 편견 등에 대한 울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게 왜 이 책에 수록되었는지는 이해 불가입니다. 그냥 말하고 싶어서 넣은 건가요? 그렇다면 저는 차라리 김우열 번역가의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를 추천하겠습니다.
지적 충격을 주는 글꼭지도 많고 생각해 볼 거리도 많이 던져주지만 전반적으로 뒤죽박죽이라는 느낌의 책이라서 읽고나서도 영 정리가 되지 않는 책이었습니다.
로쟈의 저공비행 블로그의 글이 좋은 분들에게만 추천드릴 수 있겠네요.
닫기
* 문화란 무엇인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는 것
* 행복한 사람은 삶을 '의식'하지 않는다. 즉 당신이 행복을 '의식'하는 순간, 행복은 당신과 함께 있지 않다. 행복은 의식의 대상으로서 현전하지 않으며 언제나 기대되거나 회고될 뿐이다.
* 자유를 잘 다룬다는 건 원자력 에너지를 다루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
* 국가란 인간이 동물이 되는 걸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
* 전제주의나 독재는 나쁜 것이지만, 그것이 자본의 '합리적인' 독재보다 더 나쁜 것일까? 이 질문은 "과연 후세인이 부시보다 더 나쁜 놈일까?"란 질문과 같은 것이다.
*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는바, '장사꾼들의 자유'와 '농부들의 자유'가 그것이며 이 둘은 구별되어야 한다.
* '중산층 페미니즘', 즉 "계급과 사회 구조의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페미니즘은 '허드렛일을 대신해줄 누군가(다른 여성, 빈민, 식민지인)'를 착취하는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 벨 훅스 [행복한 페미니즘]
* 책임질 수 없는 구호들만을 남발하는 걸로 자신이 정의(근본적인 변화)에 편에 서 있다고 믿는 건 착각이거나 오만이다. 그건 자신들이 물적 토대(힘)를 갖고 있기에 곧 정의롭다고 믿는 것만큼이나 오도된 것이다. 자신의 말(구호)에 책임지고, 그 말에 물적 토대(힘)을 부여함으로써, 말의 위엄을 되찾을 수 있을 때만이 정의는 반격/경멸을 받지 않게 된다.
*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말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볍게 말하는 것이다. - 카뮈
* 선정적인 건, '대상'이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시선'이다.
* 철학적 사유의 근간은 그것이 형식논리(아리스토텔레스)이건 변증법적 논리(헤겔)이건 간에 논리에 있으며, 논리에서 중요한 것은 순서(order)이다. 똑같은 언표들이라도 배치 순서가 바뀌면 문학에서는 새로운 의미가 창출되지만 철학적 논리는 한순간에 비논리 혹은 모순으로 전락한다(예컨대 삼단논법의 논항들을 뒤섞어보라). 의미론적 차원에서 논리적 모순의 등가물은 난센스(무의미)다. 때문에 어떤 철학적 논증/저작에 대해 '난센스'라고 말하는 것은 그에 대한 최대의 모욕이 된다(가령, "그게 말이 되냐?"). 반면에 문학에서의 '난센스'는 그 자체가 하나의 기법이자 전략이며, 장르, 더 나아가 사조를 이루기도 한다.
* 언어는 의미의 질병을 낳는 산파다.
* 힘없는 정의는 무기력하다. 정의 없는 힘은 전제적이다. 힘없는 정의는 반격을 받는다. 왜냐하면 항상 사악한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의 없는 힘은 비난을 받는다. 따라서 정의와 힘을 결합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정당한 것이 강해지거나 강한 것이 정당해져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정당한 것을 강한 것으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강한 것을 정당한 것으로 만들었다.
* 법(의 힘)은 폭력에 대립적이지만 법(적 권위)의 기원에 놓여 있는 것은 폭력이다. 기원적 폭력. 이것이 데리다가 기술하고 있는 (본질적으로 해체 가능한) '법의 구조'다.
* 레닌주의의 핵심은 자유주의적 '선택의 자유' 대신에 선택 자체를 선택하는 데 있다. 즉 정치적 '활동'이 아닌 '행위'란 현 상황이 제시하는 강요된 선택 대신에 그러한 '정치적 계산'을 돌파하는 어떤 광기다.
* 상품들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순환하지만, 인간들의 순환은 점점 통제되는 것이 그 진실이다. 물론 이런 건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지나친' 세계화가 아니라 '모자란' 세계화다.
* 지젝이 기대하는 것은 미국(초자아)과 제3세계(이드) 사이의 합작이라는 현재의 '억압적 탈승화' 국면에 대항하기 위해서 유럽이라는 자아의 역량을 회복/확장하는 것이다.
* 반세계화 운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자명한 듯이 말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태클을 걸어야 합니다. 즉 자유민주주의가 자본주의적인 사적 소유 없이는 존립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우리는 진정으로 반자본주의적으로 될 수 있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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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만화가 중 한 사람인 엘리스 덱벨의 첫 장편 그래픽 노블 '재미난 집 : 어느 가족의 기묘한 이야기(Fun Home : A Family Tragicomic, 2006)'을 북 크로싱합니다.
작가의 자서전적 일화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동성애와 조우하지만 동요하지 않고 무서우리만치 냉철하게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읽는 이의 가치관에 따라 호오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신중하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북 크로싱하는 책입니다. dung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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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만화가 중 한 사람인 엘리슨 벡델의 첫 장편 그래픽 노블입니다.
그녀는 동성애가 낯설기만 했던 80년대 초반부터 '주목해야 할 레즈들'이라는 만화를 오랫동안 연재해 온 베테랑 작가로 김낙호 만화연구가(@capcold)가 이 책의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전투적인 페미니즘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모습 자체를 그려내며 전투적 인권 운동이나 자의식 과잉에 빠지는 유혹을 거부하고 그들의 생활, 그들의 사고 방식을 소소한 일상과 대화, 상황들을 통해 그려내 왔죠.
이 책은 그녀의 자서전적 이야기이며 자신의 동성애와 아버지의 동성애, 그리고 이를 둘러싼 그녀의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읽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그냥 담담하게 읽은 편이었습니다만 동성애를 혐오하거나 시각에 따라 역기능적인 가정의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읽은 분들은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강점이자 매력은 자신의 가족사를 미화하거나 변명하려는 일체의 노력없이 철저하게 관찰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조명하면서도 냉소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을 잘 절제하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Funeral Home(장례식장)을 Fun Home(즐거운 집)이라고 비꼬아 제목으로 삼은 것이 유일하게 희화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 있는 작품입니다만 저도 작가와 마찬가지로 가능한 한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해서 그런지 감정에 흔들리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가지로 생각을 하게 된 좋은 책이었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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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터뷰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래도 평론집보다야 낫지만). interviewee뿐 아니라 interviewer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서도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승호씨의 가치관 중립 노력은 높이 사는 편이지만 그동안 나온 인터뷰집의 대상을 보자니 공지영, 박원순, 이어령, 신성일 등등 이더군요. 대부분 제 흥미를 끌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010년에 김규항 선생을 인터뷰한 책이 나온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김규항 지지자('빠'가 아닙니다. 김규항 선생의 기준에 따르면...)라고 할 수 있는 제가 지금까지 애써 찾아 읽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였습니다.
이제와서 읽고 보니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2005)'와
'예수전(2009)', 그리고
'B급 좌파 : 세 번째 이야기(2010)'까지 모두 읽은 분들이 총정리 차원에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그런 의도로 기획된 책은 아니겠지만 시리즈물의 완결판처럼 그동안 앞의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빠진 조각들도 주섬주섬 맞추고 무심결에 가졌던 궁금증도 스르륵 해결하게 되는 대단원의 막에 해당하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7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1장. B급 좌파, 김규항이 그리는 세상2장. 문화로 우리 사회 엿보기3장. 김규항과 <그 페미니즘>4장. 한국 사회의 진보를 묻는다5장. '촛불'과 '추모' 앞에서6장. 예수에게 묻는 이 시대의 진보7장. 내일을 위한 진보와 미래세대 교육
제목만 보더라도 앞에서 제가 소개한 책들에서 다룬 내용들이 인터뷰의 형식을 빌어 아주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승호씨가 쓴 들어가는 말에 '김규항이 끊임없이 우리 스스로부터 반성하자고, 회심하자고 말한다. 사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두 번 끄덕끄덕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이내 부아가 치민다. 그러다가도 차분히 그의 글을 읽고, 그의 얘기를 듣고 나면 분노에 앞서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는 얘기에 수긍하게 된다'고 썼는데 정확한 핵심 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혁명과 영성의 조화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핵심은 제가 매일 마음으로 제 자신에게 외치는 구호 '나부터 잘하자'라고 생각해요. 나도 잘 못하면서 남이 어쩌니 저쩌니 그러는 거 결코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공허한 부메랑이죠.
저도 김규항 선생처럼 '한줌의 지배계급이 차지하던 것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남보다 잘 먹고 잘 사는 일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꿈꾸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잘 안 됩니다만 계속 노력해야죠.
덧. 멋모르고 샀는데 제가 보이코트하는 문학동네 계열의 출판사인 '알마'에서 나온 책이네요. 아 놔~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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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 매춘부로 살다가 '베즈 무아'라는 걸출한 책으로 일약 페미니즘의 이단아로 떠오른 Virginie Despentes의 '킹콩걸 : '못난' 여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이야기(2006)'을 북 크로싱합니다.
여성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날리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dung님'이 소장하던 책을 북 크로싱하는 것입니다. dung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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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우리는 바로 이런 페미니즘 책을 기다렸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누구이며 왜 이런 페미니즘 책을 기다렸는지에 대해서는 구구절절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 시간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더 나으니까요.
이 책의 지은이인 Virginie Despentes는 1969년 생으로 16세에 학교를 그만둔 이후 다양한 직업을 거쳐 마사지 살롱, 스트립 클럽에서 일을 했고 2년 동안은 매춘부로 살았던 사람입니다. 범상치 않은 경력의 이 작가는 그후 1993년에 나중에 동명 영화를 탄생시킨 '베즈 무아'라는 책을 쓰면서 일약 페미니즘의 이단아로 떠올랐습니다.
이 책 '킹콩걸' 역시 매우 독특한 여성주의 시각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초반에는 조금 생경한 느낌(역시 읽어보시면 압니다)을 받을 수 있지만 조금만 참으시면 적응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지식은 절대로 경험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물론 그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어떻게 갈무리 할 수 있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저처럼 여성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별로 없는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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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매춘과 합법적인 봉급을 받는 직업, 대가를 받는 섹스와 이해 관계에 의한 섹스 사이에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과 권력을 가진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을 때 여자들이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내게는 결국 다 비슷해 보였다. 중략... 많은 여자들이 섹스에는 흥미가 없지만 그것으로 이득을 얻는 법은 잘 알고 있다. 늙고 못생기고 어리석지만 사회적으로 힘 있는 남자와 같이 자는 여자들, 그런 남자들과 결혼했다가 이혼하면서 최대한 많은 돈을 얻어내려고 싸우는 여자들, 남자가 먹여 살려주고 여행도 데려가주고 극진히 보살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자들, 그것을 성공이라 생각하는 여자들, 그런 여자들이 사랑에 대해 마치 암묵적인 경제적 계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들으면 몹시 슬프다. 섹스를 대가로 돈을 지불할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들, 모든 자주성을 포기한 그런 여자들이 내게는 좀 멍청해 보인다(적어도 창녀들은 고객을 만족시킨 후 혼자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러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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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지향척도(FEM)는 여성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신념들을 수용하거나 또는 거부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입니다.
1936년에 Kirkpatrick이 여성에 대한 태도를 평가하기 위해 만든 50문항짜리 Brief Pattern Scale을 수정 보완해 Eliot R. Smith, Myra Marx Ferree & Frederick D. Miller(1975)가 만든 것이 FEM입니다.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적 합치도(Internal Consistency)가 .91로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사전 연구 결과 이 척도는 여성 운동에 대한 동일시 및 실제 참여도와 유의한 상관을 보이며 요인 분석 결과 'Feminism'이라고 불릴만한 단일 요인이 추출되었습니다.
결혼만족도, 성차 갈등, 여성 운동과 같은 주제를 연구할 때 많이 사용하는 척도입니다.
○ 지시문아래 주어진 1부터 5까지의 숫자는 각 문장에 대해 반대 또는 찬성하는 정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각 문장을 순서대로 읽어 나가면서 오른쪽 괄호 안에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1부터 5사이의 숫자를 사용하여 표시하여 주십시오.
(1=매우 반대한다, 2=반대한다, 3=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다, 4=찬성한다, 5=매우 찬성한다)
1) 여자들도 모든 활동영역에서 남자와 똑같이 경쟁할 권리가 있다. ( )
2) 아버지는 집안의 가정으로서, 아이들에 대해 최종적인 권위와 위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 ( )
3) 결혼하지 않았지만 자식이 있는 미혼부보다는 미혼모가 도덕적으로 더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
4) 남편과 함께 이사를 가기 위해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를 거부하는 여자는 결혼이 깨질 경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 )
5) 아이 기르기는 것을 거부하는 여자는 남편에 대한 의무를 게을리하는 것이다. ( )
6) 여자들이 책임이 큰 정치적 업무를 담당하도록 허락해서는 안된다. ( )
7) 결혼하면 여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바꾸고 싶어할 것이다. ( )
8) 자신들이 깨닫던 깨닫지 못하고 있건 간에, 여자들은 모두 남자들에게 착취를 당하고 있다. ( )
9) 여성운동에 참여하는 여자들은 대개 현대사회의 규범 때문에 잃은 게 많은, 좌절경험이 많고 매력이 없는 여자들이다. ( )
10. 일 때문에 취학전 아이를 6개월간 보육원에 보내는 직장 여성은 나쁜 여자이다. ( )
11. 진짜 여자다운 여자는 남자들의 정중한 배려를 얌전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
12. 순종을 여성의 미덕으로 여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 )
13. 남편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상냥하고 귀엽게 매달리는 것이라면 남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여자도 정당하다. ( )
14. 현실적으로 말해, 모든 진보는 여태까지 남자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 )
15. 여자들이 다른 여자에 대해 말하는 것을 믿어서는 안된다. ( )
16. 여자가 남자와 똑같은 의무를 지고 경찰로 임명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 )
17. 기본적으로 남자들보다 여자를 더 예측할 수가 없다. ( )
18. 여자가 일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항상 근본적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쪽은 남자일 것이다. ( )
19. 여자들은 남자들과 동일한 활동의 자유를 갖거나 똑같은 장소에 갈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 )
20. 언쟁을 높이며 불쾌하게 만드는 소리는 대개 여자한테서 나온다. ( )
역문항 : 2, 3, 4, 5, 6, 7, 9, 10, 11, 13, 14, 15, 17, 18, 19, 20 (아무리 해도 역문항 리스트를 찾을 수가 없어서 제가 나름대로 뽑은 것이니 사용 주의바랍니다!)
덧. 이 척도는 다른 변인과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용 척도이며 해석 기준이 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몇 점의 점수를 얻었다고 그것이 페미니즘 지향성이 높은지 또는 낮은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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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자(?) 정희진씨가 지은 책입니다.
우선 이 책은 마초가 되고 싶지 않은 남성과 자신도 모르게 여성주의에 혐오감을 갖게 된 여성들에게 추천합니다.
여성주의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면서도 여성주의가 빠진 함정을 날카롭게 짚고 있어서 여성주의자들도 각성시키는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여성주의가 신자유주의의 엄혹한 칼날을 이겨낼 수 있는 강력한 방패 중 하나가 될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고요.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dung님'이 소장하던 책을 북 크로싱하는 것입니다. dung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다른 분들도 저처럼 즐거운 독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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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이 세상의 마초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월덴 3의 호오란 중 '오' 부분에 떡하니 '극렬 페미니즘'이라고 적어놓을 정도면 저도 골수까지는 아니어도 여성주의에 대한 반감이 어지간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지금까지 여성주의를 다룬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저 다른 마초들이 하는 오해에 편승하여 함께 삿대질을 했을 뿐. 원래 무식해서 용감한 대부분의 마초들은 여성주의에 대해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안 봐도 다 안다고 착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가 여성주의를 제.대.로. 접하게 된 첫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읽기는 했지만 걸음마 단계라서 그런지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상당히 인상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일단 마초이즘을 극복하고 싶은 분들에게 (큰) 추천 때립니다.
편견 없이 마음을 열고 읽으려고 노력하니 저자가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 제목 '페미니즘의 도전'도 별로 과격하게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다른 관점으로 보면 페미니즘이 뚫고 지나가야 할 내부의 장벽(예를 들어 여성주의자와 성판매 여성의 시각 차)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거든요.
저자에 따르면 여성주의는 남성/여성이라는 이분법 자체가 서구/남성의 권력이라고 보는 대표적인 탈식민주의 사상입니다. 조지 레이코프가 이야기하는 프레임 자체를 바꾸려는 사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저자의 시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그것은 소통과 관계를 강조하는 여성주의적 프레임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할 뿐 아니라 현존하는 남성주의 프레임을 근본부터 바꾸지 않는 이상 이 사회는 희망이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남성주의 프레임은 인간과 세계를 a와 not a의 대립 구도로만 보고, 전혀 다른 c의 입장을 a와 not a의 논리로 환원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여성주의 시각에서 나경원 의원에 대한 악플을 비판하면 곧바로 한나라당 알바로 매도당하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c의 시각을 인정하지 않으니까요.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이 밖에도 여성주의는 여성이 남성과 같아짐(sameness)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함(fairness)을 추구하려 한다는 점도 공감이 갔습니다. 이건 조금 다른 의미에서 접근했기는 하지만 제가 전에 이야기했던 구분과 대립을 넘어 상위 개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인지부조화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면' 포스팅)과 비슷하더군요.
알고 보니 저는 처음 들었지만 지은이인 정희진씨는 여성주의자로는 꽤 많이 알려진 사람이더군요. 여성주의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써 줘서 고마웠습니다. 이 분의 책을 좀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마초 뿐 아니라 여성주의에 대해 궁금한 모든 분들, 특히 여성들이 꼭 한번 읽었으면 하는 책이기는 한데 역시나 찾아보면 단점은 있더군요.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무려 19페이지에 이르는 머리말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머리말이 긴 책을 싫어하는데 머리말을 읽다가 흥미가 떨어지는 문제도 있고 머리말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면 본문이 재미없거든요. 이 책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나 머리말이 너무 길었어요. 참고 읽느라 초반에 좀 힘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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