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얼마 전까지 저는 19세기 체코의 시인 얀 네루다와 파블로 네루다를 동일 인물로 착각했더랬습니다;;;;;
체코에 갔을 때 페트르진 탑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본
얀 네루다의 동상이 인상에 강하게 남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파블로 네루다의 진짜 이름은 네프탈리 리카르도 레예스 바소알토였고 파블로 네루다라는 이름이 바로 체코의 시인 얀 네루다를 숭배한 나머지 지은 필명이라고 하네요!! 우찌 이런 우연이~
파블로 네루다는 197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민족 시인으로 불과 열 아홉의 나이에 발표한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 남미 전역에 이름을 떨쳤던 언어의 마술사였지만 역동과 격변의 시기를 온몸으로 체험한 불우한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2004년 칠레 정부에서 전 세계 100인에게 주는 네루다 메달을 받은 정현종 시인이 네루다의 대표작들을 모아 엮은 '시선'으로 그의 출세작인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비롯해 '지상의 거처 I,II,III', '모두의 노래' 등 대표적인 작품이 대부분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은 개정판인데 초판과 달리 영역본과 스페인어 원본을 모두 읽고 대조해서 좀 더 매끄럽게 고쳤다고 합니다.
네루다의 시는 흔히 초현실주의로 평가되지만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야성적이고 자연미가 뚝뚝 떨어집니다. 거대한 광야가 연상되기도 하고 검푸른 심연이 연상되기도 하죠. 제가 시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었습니다.
남미의 초현실주의를 말하려면 꼭 한번은 읽어야 하는 파블로 네루다의 정수가 모두 담겨 있는 책입니다.
원래는 별 셋으로 평가했는데 뒷부분에 실은 파블로 네루다와 로버트 블라이의 1966년 대담의 번역이 워낙 엉망이라 기분이 상해서 하나를 뺐습니다. 쩝...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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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르진 탑으로 가기 위해 아까 잘못 들었던 길로 다시 접어 들었습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호젓한 길이 쭈욱 이어지는데 탑까지 그렇게 멀지는 않습니다. 걸을 만해요.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길입니다. 자동차도 거의 다니지 않거든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좀 걸었네' 하고 생각할 무렵 쯤 페트르진 탑 주변의 가족 공원을 만나게 됩니다.
바닥에 열매가 떨어져 있길래 뭔가하고 봤더니 사과더군요. 올려다보니 많지는 않지만 역시나 사과가 매달려 있습니다. 알은 작아도 사과는 사과죠. 공원에 그냥 유실수를 심나 봅니다.
페트르진 공원(Petrinske Sady)은 프라하 시민들에게 더없는 휴식 공간인데 넓은 잔디밭과 부드러운 흙이 깔려 있어 산보를 나온 시민들로 항상 북적거립니다. 공원의 한켠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도 많죠. 3단 시소가 참 독특합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네요. 보면서 연결 부위에 손이라도 끼면 다치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4명이 동시에 탈 수 있는 탈 것(?)도 있습니다. 로데오에 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상당히 어지러울 것 같다는... -_-;;;
그네도 있는데 가족끼리 마주보고 탈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입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곳까지 올라가더군요.
페트르진 탑은 에펠탑을 1/5로 축소한 모습인데 높이가 약 62m 정도 됩니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입장료는 70코루나(약 4,900원)이고요.
꼭대기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이게 절대로 만만치 않습니다. 운동이 확실히 됩니다. ㅠ.ㅠ 이 탑의 매력은 전망보다는 오히려 벽이 뻥 뚫려(물론 안전장치는 있지만) 바람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코스 그 자체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지만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바람의 강도도 강해지기 때문에 아주 제대로 실감 납니다.
올라가는 계단과 내려가는 계단은 기둥을 타고 번갈아 겹쳐서 배치되어 있어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마주치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만들었다면 비좁은 계단에서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을 듯...
전망대는 중간 즈음에 하나가 있고 꼭대기에도 있는데 오히려 중간 즈음의 전망대가 전망을 즐기기에는 더 좋습니다. 완전히 사방이 개방되어 있어 아찔한 느낌이 드는데 꼭대기의 전망대는 안전을 고려하느라고 2~3개의 창문만 열려 있을 뿐 모두 밀폐된 안전유리창으로 둘러쌓여 있고 사람이 많아서 전망을 즐기기에 아무래도 미흡합니다. 대신 꼭대기의 전망대는 사람이 많으면 바닥이 흔들리는 것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실감이 납니다. ^^;;;
보시다시피 전망은 훌륭합니다. 블타바 강을 비롯해 프라하 시내 곳곳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이니까요. 석양이 참 아름답네요. 멀리 프라하 성도 보입니다.
프라하 성을 줌으로 당겨보니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탁 트인 전망이 정말 예술이네요.
페트르진 탑은 내려오는 길도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짜릿합니다. 시내에서 접근하기에는 조금 멀지만 충분한 시간이 있는 분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페트르진 탑 근처에 있는 미로의 방(Bludiste)입니다. 거울 미로의 방에 들어가면 정신이 없을 것 같고 저희들 취향도 아니라서 밖에서 지나갔다는 기념으로 사진 한 장만 찍고 그냥 패스했습니다. ^^
원래는 보시는 것과 같은 산악전차를 타고 프라하 시내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길을 잘못 들어 그냥 걸어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오래 걷다보니 나중에는 다리도 아프고 몸 또한 천근만근이 되었지만 체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가감없이 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체코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는 호젓한 공원을 거닐기도 하고요.
얀 네루다의 동상이네요.
호젓한 분수대가 참 운치있죠? 물위에 뜬 낙엽이 꽃잎처럼 보이는군요.
트램길을 찾았으니 숙소로 돌아갈 걱정은 덜었습니다. ^^;;; 트램길을 찾으면 지도를 보기가 한결 쉬워지니까요.
우리나라로 치자면 각종 한과에 해당하는 간식거리 같습니다. 다양한 곡물로 만든 전병 같네요. 엄청 달 것 같습니다.
길을 걷다보니 까를교의 소지구 방면 입구가 나오는군요. 입구 근처를 둘러보면 사진과 같은 상점이 있는데 바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마트입니다. 전혀 마트처럼 생기지 않았습니다만... 어쨌거나 생수를 비롯해 장을 보기에 좋습니다. 물가가 확실히 싸니까요. Budwar 맥주와 생수(15K)를 비롯해 장을 좀 봤습니다(264K).
마트 바로 왼쪽에 있는 피자 익스프레스입니다. 다양한 조각 피자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죠. 웬만한 가이드 북에는 모두 소개되어 있는, 유명한 곳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위치가 어디쯤 되는 지 아실 수 있겠지요?
일단 호텔로 돌아와 장 본 것을 풀고 호텔의 reception desk로 내려가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온라인으로 예매하고 예약금으로 300K를 냈습니다. 국립 마리오네트 극장의 정극이라고는 하지만 가격이 격하게 올랐더군요. 1인 당 590K(거의 4만 2천 원)나 하네요. ㅠ.ㅠ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보느라고 현금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늦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사설 환전소에 가서 환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호텔 근처의 환전소에서 50유로를 급하게 바꿨는데 1유로 당 18.62K 밖에 안 쳐주더군요. 완전 도둑놈입니다. 사설 환전소는 될 수 있으면, 특히 야간에는 절대로 이용하지 말아야겠다 결심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립 마리오네트 극장은 절대로 이름답게(?) 보이지 않습니다. 무슨 대학로의 소극장처럼 생겼죠.
워낙 전통이 있는 곳이고 소문이 많이 나서 그런지 동양인들의 모습(사실 거의 한국인.. 모른척 했지만...)도 제법 보입니다.
의자는 정말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불편합니다.
체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인형극을 공연하는 나라이죠. 특히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비엔나보다 프라하에서 더 인정을 받았던 모차르트가 작곡하고 초연까지 한 인형극이 바로 '돈 지오반니'라는...
꽤 몸이 피곤했을 법 한데도 공연이 지루하지 않더군요(사실 뒷 부분에서는 살짝 졸았습니다만 재미가 없어서 졸았던 것은 아니에요. 변명~). 돈 지오반니를 전혀 모르더라도 이해가 되도록 만들어 졌거든요. '돈 지오반니'는 보고 온 사람에 따라 평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데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극장에서 4만 2천 원을 내고 보라면 안 보겠지만 체코에서나 볼 수 있는 볼거리인데다 독특하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돈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원래 2시간짜리 공연인데 1시간 30분 정도 하고 끝나더군요.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보고 나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면서 레스토랑을 찾아다닐 체력도 없을 정도로 완전히 탈진했습니다. 그래서 구시가 광장 근처의 기로스(Gyros) 가게에 들러 파니니(Panini)하고 프렌치 프라이드 시시(134K)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먹고는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가지고 간 만보계를 점검해 보니 23,882보나 걸었더군요(많이 걷기는 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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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산 방한 장비
- 모자 : 149K
- 장갑 : 159K
* 까를교 전망탑 입장료 : 70K X 2 = 140K
* 테이크아웃 커피
- 카페 라떼 : 65K
- 아이스 라떼 : 65K
- 부가세 : 10K
* 소지구 성 미쿨라쉬 교회 입장료 : (70K X 2) + 3K(엽서값) = 143K
* 로레타 성당 입장료 : 140K X 2 = 280K
* 로레타 성당 화장실 사용료 : 5K X 2 = 10K
* Velka Klasterni 레스토랑 점심
-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 : 15유로
- Greek Salad : 5.5유로
- Goulash with sausages : 5유로
- 아이스크림 : 5유로
- Pilsner 생맥주 두 잔 : 6.6유로
- table charge : 6.8유로
* 페트르진 전망탑 입장료 : 70K X 2 = 140K
* 장 본 것 : 264K
* 국립극장 마리오네뜨 공연 관람료 : 590K X 2 = 1,180K
* Gyros 세트 : 13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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