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91
★★★★★
이미지 출처 :
YES24
저는 세상에서 우리나라 사람만큼 불쌍한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모든 일에 열심인데도 노는 법을 잊어버린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일하고 또 일하고, 휴가를 받아서 놀러가서도 일을 생각하는, 일 중독의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일이 없으면 불안하고 존재감을 상실한 것 같은 두려움에 떠는 불쌍한 민족입니다. 옛날에는 이러지 않았잖아요. 풍류를 알고 즐거움을 알고 그야말로 노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민족이었는데...
여행을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만나본 세계의 사람들은 얼굴색이 어떻든, 얼마나 잘 살든 간에 상관 없이 하나같이 삶의 즐거움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일에 찌들어 살고 있습니다. 아마 일과 돈만 뺏으면 자살해 버릴 사람들이 부지기수일겁니다.
여러분은 '논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부적응', '실패자', '백수'처럼 부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니면 '즐거움', '재미', '기쁨', '활력'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단연코 후자에 가깝습니다. 경제적인 여건만 되면 저는 평생 놀고 싶습니다. 놀거리도 많아요. ^^
저는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까지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방만 던져놓고는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놀러 다녔습니다. 서울에 살았는데도 동네 형들과 함께 뒷산으로 칡을 캐러 다녔고 싸리나무를 일정하게 꺾은 뒤 패를 갈라 칼싸움을 했으며 비석치기,
나이 먹기, 딱지치기 등을 하면서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놀았습니다. 보통 때에는 다방구, 짬뽕(짬뽕공을 갖고 하는 손야구)을 하면서 놀았고 겨울에는 매일 눈싸움을 하면서 놀았습니다.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근심 걱정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즐거운 놀거리가 있었으니까요. 꼬붕도 했고 동네 골목대장도 해 봤습니다. 제 사회 기술과 리더십, 조직화 능력,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창의력은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때 모두 형성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스튜어트 브라운 박사는 정신과 의사로 평생을 놀이 연구에 매달려 온 사람입니다. 그는 몇 달을 굶은 흰곰이 식욕을 누르고 썰매개와 노는 모습, 1966년 텍사스 대학교의 무차별 학살자였던 찰스 휘트먼이 평생 놀이에서 격리된 삶을 살았다는 점 등에 착안해 놀이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로 현대인의 행복과 성공이 놀이에 달려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100% 동의합니다.
이 책에는 놀이가 단순히 시간 때우기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인 연습이며, 창의력의 원천이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주장을 아주 설득력있게 하고 있습니다.
놀이를 멈추게 되면 행동은 고정되고 새로운 것과 색다른 것에 관심이 없어집니다. 그러니 당연히 주변 세계에서 즐거움을 얻을 기회도 점점 더 줄어들게 되죠. 일찌기 아이작 아시모프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과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말이자 새로운 발견을 예고하는 말은 '유레카!'가 아니라 '재미있는데?'라고요.
놀이는 그 자체가 목적이고,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입니다. 고유의 매력이 있으며 놀이를 하다보면 시간 개념에서 자유로워지고 자의식이 줄어듭니다. 언제든 즉흥적으로 바꿀 수 있고 한번 빠지면 계속 하고 싶어지죠. 이것이 놀이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어른이 된 우리는, 놀이를 잊어버린 우리는 어떻게 다시 '놀 수' 있을까요. 브라운 박사는 다음과 같은 7가지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1) 자신의 놀이 역사를 정리해보자.2) 자신을 놀이에 노출시키자.3) 자신에게 놀이를 허락하고, 초보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 말자.4) 항상 재미있는 일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5) 몸을 움직이자. <- 요거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6) 두려움을 떨쳐내자.7) 놀이에 양분을 공급하자.
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심리학 관련 책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도 있고요.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옛날에 하고 놀았던 놀이들을 떠올리면서 행복했습니다. 언젠가 사람들과 엠티라도 가게 되면 나이 먹기를 다시 해 보고 싶습니다. ^^
놀이를 통해 행복해지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책은 월덴지기의 강력 추천작입니다.
덧. 이 책은 흐름 출판에서 제게 선물한 책입니다. 이 소개글을 작성하는데 있어 아무런 사전 교감도 없었고 댓가도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책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선물한 것 뿐입니다. 100% 순수한 의도로 작성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흐름 출판에서 선물로 받은 책들에 대해 별로라는 소개글만 올리다가 모처럼 호평을 하게 되니 마음이 좀 가벼워지기는 합니다. 모처럼 대박을 치시겠네요. ^^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이 글의 트랙백 주소 :: http://walden3.kr/trackback/2357
.
2010/10/14 13:16
.
플레이즐거움의발견 카테고리 인문 > 심리학 > 감정/학습심리 > 감정과정서 지은이 스튜어트 브라운 (흐름출판, 2010년) 상세보기 아이폰 4를 사용하기 시작했을때, 제 가까운 주변의 시선은 그..
.
2010/10/14 13:17
.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에코의서재, 2008년) 상세보기 저는 노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왜냐면 잘 놀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잘 놀기 ..
.
2010/10/14 13:18
.
놀이의 달인, 호모 루덴스 한경애 저 놀이에 대해 노동 후 재충전하는 휴식?여가로서가 아니라 삶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으로서 새롭게 사유하는 책. ‘?개미와 배짱이? 속의 베짱이가 노래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