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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은 대개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과학자가 쓴 육식의 위험(
'죽음의 밥상'), 철학자가 쓴 동물의 권리(
'동물권리선언'), 채식주의자가 쓴 채식 예찬론(
'채식의 유혹') 등이죠. '죽음의 밥상'은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가 썼고 '동물권리선언'은 진화생물학자인 마크 베코프가 썼으니 matching이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만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죽음의 밥상', '동물권리선언', '채식의 유혹'은 모두 아주 좋은 책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제 나름의 세 분류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독특한 책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사회 심리학자인 멜라니 조이가 썼거든요.
물론 이 책에도 예의 육식이 얼마나 인간의 건강과 자연 환경에 해로운지에 대한 과학적 고찰이 서두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왜 육식을 고집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할애하고 있습니다. 꽤 독특하죠? 방어 기제나 인지 부조화 등 심리학에서 차용한 개념들은 그다지 새롭지 않고 익숙했지만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은 확실히 설득력이 있더군요. 흥미로운 독서였습니다.
육식주의를 비판하는 책에는 어김없지만 이 책에도 역시나 빠짐없이 우리나라 모란 시장의 개고기 도축 실태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 르포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제목으로 '이 역겹고 악마적인 고문'이 달려 있네요. 참 창피한 일입니다.
200여 페이지에 불과한 얇은 책이지만 육식주의의 폐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 분들이라도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에 대한 분석이나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책입니다.
그건 그렇고 모멘토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에는 청소년권장도서 마크가 붙어 있던데 청소년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중요한 내용이라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선정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육식주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청소년이 읽었을 경우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이 굉장히 많거든요.
닫기
* 특정 동물에 대한 우리의 느낌과 그들을 대하는 방식은 그게 어떤 동물인가보다는 그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떠한가에 더 달려 있다.
* 우리의 가치 기준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불일치는 어느 정도의 도덕적 불편함을 불러온다. 이 불편을 완화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행동에 맞게 가치 기준을 바꾸는 것, 가치 기준에 맞게 행동을 바꾸는 것, 아니면 행동에 대한 '인식'을 바꿈으로써 그것이 가치 기준에 맞는 '듯해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고기에 대한 우리의 스키마는 바로 이 세 번째 선택에서 형성된다. 가장 중요한 도구는 '정신적 마비(psychic numbing)'다.
* 선택임에도 선택이 아닌 듯이 보이는 것은 육식주의의 비가시성 때문이다.
* 현실을 왜곡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정이다. 상징적 비가시성은 방어기제인 '회피(avoidance)'에 의해 가능해진다. 회피는 부정의 한 형태다.
* 2006년 제정된 동물기업테러법-위헌이라고 격렬하게 비판받았던 법-에 따르면 '동물기업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동은 불법'이다.
* 젖을 떼는 시기는 해당 가축뿐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목장 사람에게도 가장 괴로운 때일 것이다. 송아지와 헤어진 어미 소는 몇 날이고 큰소리로 울부짖는다. 송아지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곧잘 병에 걸린다. 수의사들은 젖떼기를 가장 큰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생각한다.
* 자연 상태에서 10년까지 살 수 있는 가금류가 공장식 농장에서는 닭이 7주, 칠면조는 16주 밖에 살지 못한다.
* 인도적 도축법은 가축을 죽이기 전에 의식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가금류는 거기서 제외됐기 때문에 의식이 완전한 상태에서 도살된다.
* 17세기 철학자 제러미 벤담은 동물을 인도적으로 대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질문해야 할 점은 '그들에게 이성이 있는가?'도 '그들이 말을 할 수 있는가?'도 아니고, '그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가?'이다"
* 부자연스럽게 알을 많이 낳도록 하는 인공적 조작의 또 다른 결과는 자궁탈출 현상이다. 달걀이 자궁벽에 들러붙을 경우, 알을 낳을 때 자궁까지 같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자궁을 몸 안으로 다시 넣어주지 않으면 다른 닭들이 그걸 쪼아 결국 출혈이나 감염으로 죽는다. 이럴 경우 닭이 죽기까지 보통 이틀이 걸린다.
* 낙농산업의 '쓸모없는 부산물'인 매년 100만 마리의 수송아지가 당하는 끔찍한 일들을 알게 될 때 많은 미국인이 받을 충격을 상상해 보라. 사실 낙농산업이 아니라면 송아지 고기 업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젖소가 낳은 수송아지는 낙농업자에게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버려진다.
* 바다 생물의 지능에 관한 연구에서는 물고기가 자신이 경험하는 것을 금방 잊어버리기는 커녕 최소한 3개월 동안 기억한다는 증거가 나와 있다.
* 사람보다 오래 살기도 하는 바닷가재는 더듬이에 400종류가 넘는 화학수용체가 있어서 이를 통해 다른 동물의 성별, 종, 심지어 기분까지 탐지해 낸다고 한다.
* 서울 근교 모란 야시장의 줄줄이 늘어선 가게 뒤쪽에는 먹기에 가장 좋은 나이로 치는 8개월짜리 강아지들이 서너 층으로 용접해 놓은 작은 개장들 안에 들어 있다.
* 모든 암과 심혈관 질환, 기타 퇴행성 질환의 대부분, 아마도 80% 내지 90%는, 적어도 아주 고령이 될 떄가지는 단순히 식물 위주의(채식주의) 식사를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 콜린 캠벨(코넬대 영양생화학 명예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차이나 스터디'의 저자. 차이나 스터디는 건강과 영양에 관한 연구서 중 가장 포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육류를 먹는 일은 '정상이며(normal), 자연스럽고(natural), 필요하다(necessary)'는 것이다. 3N은 아프리카인들의 노예화에서부터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에 이르는 모든 착취적인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돼 왔다.
* 지식의 가장 큰 적은 무지가 아니라 안다는 환상이다. - 스티븐 호킹(영국의 물리학자)
* 동물을 보는데는 내가 '인식의 트리오(cognitive trio)'라고 부르는 세 가지 방어기제가 개입한다. 인식의 트리오란 '대상화', '몰개성화', '이분화'를 말한다.
* 운동은 증언자의 수가 임계질량이라 할 수준을 넘어설 때 성공한다. 사실 육식주의를 방어하는 메커니즘의 유일한 목적은 증언을 막는 것이다.
* 해리는 육식주의의 가장 중요한 방어기제로서 정신적 마비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 채식주의 운동가 에디 라마(Eddie Lama)가 지적하듯이 "동물들이 앞으로도 계속 고통 받고 죽어 가리라는 걸 나는 안다. 하지만 그게 '나' 때문은 아니도록 해야 한다.
* 진실을 바로 보고 증언하는 데 저항감을 갖는 이유 중 마지막이자 보다 근본적인 게 있다. 우리가 이제 동물을 죽이고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인간으로서의 우리 정체성이 문제시된다는 점이다. 증언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를 이른바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의 그물망을 구성하는 무수한 가닥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여기게 만들지 않는가. 인간의 우월성을 믿는 우리의 의식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증언은 인간이 자연 세계 전체와 서로 연계되어 있음을 인정하게 만든다. 우리 종이 수천 년에 걸쳐 온갖 필설로 애써 부인해 온 그 상호 연결성을.
* 중립은 압제자를 돕지 절대로 희생자를 돕지 않는다. 침묵은 괴롭히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결코 괴롭힘을 당하는 자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다.
* 다른 동물의 고기를 끊임없이 먹으면서도 그걸 제공한 생명체는 거의 생각지 않고, 평소 툭하면 들먹이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도 그때만은 어디론가 치워 버리는 '고기의 인간들'. 그 행태의 구조와 원천을 저자는 '폭력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육식주의'라는 키워드로 또렷이 풀어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이 책은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제작을 후원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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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채식을 시작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 크게는 3가지 정도로 압축되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동물권리존중입니다. 좀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동물의 생명도 인간의 생명만큼 소중하고 그들의 고통도 인간의 고통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채식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많은 숫자가 이 이유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려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많고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것 뿐 아니라 모피 반대, 가죽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에게서 추출하는 건강보조식품 등도 자발적으로 섭취하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꿀벌을 착취하는 것이 싫어 꿀도 먹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육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서 육식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고 급기야
피터 싱어의 '죽음의 밥상(2006)'을 읽으면서 채식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사람들이 "이 맛있는 고기를 못 먹어서 어쩌냐?'며 안타까움 반 놀림 반의 말을 간혹 하지만 동물권리존중을 이유로 채식을 시작한 사람들은 고기를 먹고 싶지만 못 먹는 것이 아니라 전혀 먹고 싶지 않기 때문(사실 저는 육식하는 사람들을 매우 안쓰럽게 보는 편입니다)에 고기를 못 먹는다고 전혀 안타깝지 않습니다. 왜 이 좋은 걸 이제서야 시작했을까 하는 것이 더 안타깝죠.
두번째 이유는 건강 때문입니다. 암을 비롯한 불치, 난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건강 회복 또는 치유를 위해 채식을 선택한 경우이죠. 현미 채식을 하기도 하고 생식을 하기도 합니다. 건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채식을 시작한 사람들은 육식을 싫어하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초반에는 잠시 육식 금단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채식으로 건강이 좋아지고 익숙해지면서 이들도 육식에 대한 욕구가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세번째 이유는 환경보호때문입니다. 육식, 그 중에서도 공장식 축산만큼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 없죠. 지속가능한 자연을 유지하기 위해 신념을 갖고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채식을 하면서 둘러보면 첫번째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고 환경보호때문에 채식을 하는 사람의 수가 가장 적은 것 같지만 사실 어떤 이유로 채식을 시작하든 결국은 하나의 접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저만 해도 동물권리존중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좋아진 건강때문에라도 채식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졌고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거든요. 그래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결국 만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덧. 이 밖에도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그건 좀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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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두 권의 책 중 하나인 피터 싱어의 '죽음의 밥상(The Ethics of What We Eat, 2006)'을 북 크로싱합니다.
반 평생을 유지하던 식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책입니다. 그 전부터 고민해 오던 문제였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impact가 큰 책이라는 거죠.
어떻게 사는 것이 윤리적인 삶인가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책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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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청자 명단(2013년 12월 10일 21:14 현재)
- 벨라님(독서 완료) : 12월 14일(신청), 12월 17일(독서 시작), 1월 3일(독서 완료)
- 식이님(독서 완료 & 보관 중) : 10월 28일(신청), 11월 15일(독서 시작), 12월 10일(독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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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책을 꼽아 보라면 한 권은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2000)'이고 다른 한 권이 바로 이 책 '죽음의 밥상(2006)'입니다.
이 책은 제가 2011년 6월 14일 전격적으로 채식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책이기도 합니다. 고기를 즐겨 먹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신이 주신 음식은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신조를 갖고 있던 제가 단칼에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게 된 이유는 오로지 이 책을 읽고 나서 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책 한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몸소 실감하고 나니 무엇 하나 허투루 볼 수가 없더군요.
물론 제가 채식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작년부터 함께 살게 된 세 마리의 고양이들입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실천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와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이 함께 쓴 이 책은 구성이 아주 단순합니다. 미국 가정을 대표하는 세 가지 식단을 차례로 분석하면서 그 안에 포함된 음식들을 추적하면서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을 다루는 것이죠. 세 가지 식단은 각각 정크 푸드를 포함하는 전형적인 현대적 식단(고기, 달걀, 유제품의 비중이 높은 Standard American Diet(SAD))이며 다른 하나는 채식을 위주로 한 잡식 식단이고 마지막으로 완전 채식 주의자인 비건 식단입니다.
과거 명절이나 되어야 겨우 맛 볼 수 있었던 고기를 우리는 너무 쉽게 싼 가격으로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축산 기술의 발달로 인해? 아니죠.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하는 동물의 생존권을 박탈시키고 착취해야만 가능한 겁니다.
닭만 하더라도 A4 용지보다 적은 공간에서 기른 닭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서로를 쪼지 않게 하려고 마취제도 쓰지 않고 닭에게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부리를 잘라버리고 달걀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털갈이를 위해 2주 이상 굶기고 도살할 때에는 상당 수의 닭들이 산채로 목이 잘리거나 뜨거운 기름에 튀겨집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지적이며 사회성이 아주 높은 돼지, 특히 암퇘지의 경우 평생을 새끼를 밴 상태로 보내게 되며 도살될 때에만 땅을 밟을 수 있습니다.
젖소는 또 어떻고요. 여건이 허락되면 서로를 핥거나 털을 손질해주면서 시간을 보내며 지적인 성취를 통해 희열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리한 동물인데 젖소 농장이란 것이 송아지를 키우는 것이 일이 아니라 우유를 파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송아지를 낳자마자 생이별을 시키고 절망에 빠진 어미소에게 착유기를 장착해 모유를 짜 냅니다. 그리고 송아지에게는 우유 분말에 녹말, 기름, 설탕, 항생제 따위를 섞어 만든 대체 우유를 먹이는데 이걸 먹이면 준임상적 빈혈증에 걸리게 됩니다. 일부러 이 병에 걸리게 만드는데 그래야 인간들이 좋아하는 연분홍색의 부드러운 육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 대목을 읽을 때 제가 인간인게 다 혐오스러워지더군요).
네 발 달린 동물이 아닌 물고기는 괜찮을 것 같지요? 연어의 경우 대부분 양식 연어인데 도살하기 7일 내지 10일 정도 통상적으로 굶깁니다. 장을 완전히 비우고 혹시라도 사료를 통해 감염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죽일 때에는 어떻게 하냐하면 그냥 물 밖으로 끌어내서 질식시켜 죽입니다. 무려 15분이나 걸립니다. 많은 어류학자들이 모든 실제적 관점에서 물고기가 고통을 느낀다는데 동의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렇게 도살된 연어 초밥을 맛있게 먹고 있죠.
세상에 나쁘게 태어난 사람들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가능하면 윤리적인 선택을 하고 싶어합니다. 동물이 착취당하고 고통받으면서 죽임을 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 댓가로 희생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싼 물건, 싼 고기, 싼 해산물을 사고 싶어하는 것이죠.
인도적 육식주의자라는 분류가 있습니다. 윤리적인 기준을 통과한 육식만 하는 것이죠. 문제는 그 인증 시스템이라는 것이 자본에 취약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게다가 그 기준이라는 것도 제가 볼 때에는 너무 느슨하고 임의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고요. 그래서 안 먹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육식을 하지 말고 대신 채식을 하자는 식의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밀접하게 관련된 이슈인 공정 무역과 로컬 푸드 운동, 환경 보호 운동까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공부가 많이 되는 책이죠. 특히 동물윤리문제까지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제게 온 변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더 이상 동물을 음식이나 물건으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동물이 세상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인식하고 그것이 인간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으며 동물들이 느끼는 고통과 즐거움과 같은 감정을 생생하게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육류를 포함한 모든 동물의 사체(표현이 과격해 죄송하지만 사실 아닙니까?)를 보면 그 동물이 도살될 때 느꼈을 고통이 느껴지기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습니다. 셋째, 단순히 육류, 해산물과 같은 동물성 단백질 뿐 아니라 자연적인 음식이 아닌 합성 물질을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능한 모든 음식물을 유기농, 친환경으로 구입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환경에 가장 적은 해를 미치는 식으로 재배된 것만을 먹습니다. 유전자 조작(GMO)된 음식도 피하고요. 공장에서 나온 간식거리를 먹을 일이 거의 없더군요.넷째, 환경 보호를 위해 더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분리 수거는 더욱 철저히 하고 4층 이하는 반드시 계단을 이용하고 일회용품은 극도로 사용을 자제(텀블러 사용, 이면지 발생 최소화)하는 등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도록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다섯째, 동물의 기본적인 권리 보호를 위해 모피 및 가죽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동물원, 동물 서커스 등 자연적인 동물의 특성을 억압하고 인간의 즐거움이나 유익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는 어떠한 제품, 활동도 거부하게 되었습니다.
꼭 제게 큰 영향을 미친 책이라서가 아니라 한번쯤 인간이 자연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민해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윤리적인 삶인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셨으면 하는 좋은 책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이 책을 번역한 번역자는 대체 무슨 마음으로 이 책을 번역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번역자가 번역하는 책의 내용에 찬동할 필요는 없다해도 내용을 반박하고 싶으면 저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제대로 읽고 번역한 것 맞나요? 뜬금없는 소리를 늘어놓은 역자 후기 때문에 기분이 확 상했습니다. 역자 후기는 읽지 말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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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밥상'으로 유명한 Peter Singer의 '물에 빠진 구하기(The Life You Can Save, 2009)'를 북 크로싱합니다.
2009년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는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부'와 관련해 월덴지기가 강력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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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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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웃 블로거 중에 월덴지기님이 계십니다. 제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월덴지기님은 꾸준히 북크로싱을 해오고 계시지요. 월덴지기님의 블로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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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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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책은 아래의 짧은 글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출근길마다 작은 연못가를 지난다. 날씨가 더울 때면 가끔 연못에 들어가 노는 아이들이 보인다. 겨우 무릎까지 물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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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밥상(제가 카트에만 넣어놓고 아직 구입하지 못한 책. T.T)'으로 유명한 Peter Singer가 2009년에 내놓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부'와 관련해서 최고의 책이라 평가합니다.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비슷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단순히 우리가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고도 전세계의 절대 빈곤에 처한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현실감있게 보여줄 뿐 아니라 기부를 하지 않으려고 꺼내는 모든 핑계에 대해 설득력있는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희생해야 윤리적이라 할 수 있는가'와 같은 실천윤리학의 쟁점 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경제 규모가 세계 12위인데도 국민 총소득의 0.09퍼센트만 기부하는 나라의 국민이라는게 정말 미치도록 부끄럽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 규모에 비례한 원조 규모에서 세계 최하위권에 속하는데도 우리나라의 두 배가 넘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대상은 현재 기부를 하고 있는 사람, 기부를 생각하고 있으나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 '내가 왜 기부를 해야 하는건데?'라고 생각하는 사람, '나는 기부가 싫어, 게으르고 자립 의지가 없는 자들을 위해 내가 왜 돈을 내야하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 '기부가 대체 뭐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_-;;;
네, 모든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꼭 읽으세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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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은행의 절대 빈곤 기준은 매일 1.25달러인데 그 이하의 수입 밖에 없는 사람의 수는 14억 명이나 된다. 게다가 1.25달러는 구매력에 따른 조정을 마친 숫자이므로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을 갖는 금액이다. * 스스로를 남의 입장에 놓는 일, 아이의 부모 또는 아이 자신이 되어보는 일이야말로 윤리적인 생각의 전부다* 길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는데도 창고를 열 줄 모르며, 사람들이 굶어 죽는 일을 놓고 "내 탓이 아니라 게으른 그자들 탓이다"라고 한다면 사람을 찔러 죽이고 "내 탓이 아니라 무기 탓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 맹자 - * 뭔가를 할 '권리'가 있다는 것과 그것을 할 '당위성'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 즉 내가 돈을 물쓰듯이 쓸 권리는 분명 있지만 그런 행동의 당위성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우리 돈을 마음대로 쓸 권리를 인정한다면, 가령 세금을 추징하는 일처럼 부자들에게 돈을 더 내게 하는 일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될 것이다. 나는 우리가 그런 권리를 갖고 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 이 책에서 다루는 대상은 절대 빈곤 상태의 사람들이지, 이웃에 비하면 가난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아니다. * 지금 기부하는 것이 일단 투자하고 나중에 기부하는 것보다 낫다. 왜냐하면 사회 문제란 오래 지속될 수록 더 고약해지기 때문이다. * 기부를 주저하게 만드는 6가지 심리적 요인들1. 내 눈에 보여야 불우한 사람이다 : 인식 가능 희생자 효과(identifiable viction effect)에 의해 우리는 '통계적인 생명'을 구하기보다 우리 눈에 보이는 희생자를 구하는 쪽에 훨씬 더 열중한다. 2. 그들보다 우리가 먼저다3. 헛수고는 안 한다: 구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이 구할 수 있는 사람의 수보다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4. 책임이 불분명하면 나서기 어렵다.5. 왜 나만 도와야 해?6. 결국 돈이 문제다: 얼핏 지나가는 식으로 돈이나 관련 이미지에 노출시키기만 해도 사람들은 도움을 주거나 받는 일에, 또한 다른 사람과 친밀해지는 일에 관심이 줄어들게 된다. * 구호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보다 무역 장벽을 없애는 캠페인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강력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무역 장벽의 제거에 반대하여 결집해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변화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 문제는 우리가 너무 적은 식량을 생산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생산한 식량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 가족을 신성시하는 것은 모든 욕망과 이기심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내가 담배 회사에서 일하는 건 돈이 좋아서야" 아무도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나도 이런 곳에서 일하기 싫어. 하지만 애들을 돌봐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게 이런 식으로 변명이 된다. * 다른 사람이 공정한 몫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내가 손쉽게 아이를 구할 수 있는데도 구하지 않는 선택을 정당화하는가? 나는 이 문제의 해답이 명백하다고 본다.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할 몫을 외면함으로써 스스로를 아무 것도 아닌 존재로 만들었다. 그들의 존재는 그냥 주변에 널린 바위덩어리나 마찬가지다. 공정한 몫 이론에 따르면 차라리 그들은 진짜 바위만도 못하다. 주변에 바위 뿐이라면 우리는 한 아이를 구하고 지체 없이 다른 아이를 구하러 다시 뛰어들었을 테니까. 이처럼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들을 구할 수도 있는데 제 몫을 다했다며 팔짱만 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물에 빠진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 이제는 거부들이 돈을 쓰는 방식을 어리석지만 무해한 허영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남들에 대한 배려를 극단적으로 무시한 짓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한 행동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그 사람을 평가하는 윤리 문화를 일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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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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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덴지기님의 북크로싱으로 받은 책인데 간만에 흐뭇한 독서를 한 듯하다. 예전에 사회단체에서 일하던 친구와 논하던 얘기들이 떠올랐다. 그 때만해도 목적에는 동의하나 방법적인 부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