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YES24
일단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하나는
하악하악(2008)을 읽은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거나 최소한 그런대로 잘 살고 있다고 자위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악하악을 읽은 사람들에게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하악하악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가 이 책에도 나오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이 덜 한데다 이 책이 '날다 타조(2003)'로 이미 출판된 책의 개정증보판이기 때문에 '파괴력'이 하악하악에 비해 덜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즉, 책을 만들기 위해 재편집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리고 제가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도,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도,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도, 백수도, 왕따도, 분노하는 사람도, 장애인도 아니기 때문에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을지언정 마음을 쿵쿵 두드리지는 못했기 때문에 추천하지 못하겠습니다.
이 책은 이외수의 보증수표라고 할 수 있는 촌철살인의 날카로움이 많이 무뎌진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힘든 사람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책인데도 '뽀쓰'가 좀 약합니다. 하악하악은 생존법이고 청춘불패는 소생법이니 죽은 사람도 살릴 정도의 기운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세상 살기 팍팍한 분들에게 이 책보다는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를 더 추천합니다.
정태련의 삽화도 하악하악에 비해 약해졌습니다. 삽입된 그림의 수 자체가 줄었고 글과도 잘 어울리지 않고 약간 어색한 느낌입니다. 물론 그림 자체의 quality는 여전히 훌륭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 느낌이므로 이외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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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노털 옵하 이외수님의 '하악하악(2008)'을 북 크로싱합니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은
리뷰를 참고하시고요.
책이 참 잘 빠졌습니다. 그림이 큼직큼직한데다 글도 시원시원하게 배치되어 있고요. 읽는 맛이 좋습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 예외 서적인 원서이므로 기존 방식으로 북 크로싱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 신청자 명단(2016년 3월 8일 23:17 현재)
- 김보림님(독서 완료)
- 두레님(독서 완료)
- 이루다님(독서 완료)
- 월덴지기(보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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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다음 책
꽃노털 옵하 이외수님의 에세이(?)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외수님에 대해서는 마음으로는 끌리고 머리로는 조금 멀리하고 싶은 분(대체 왜!!)이라서 좋아라 하면서도 '벽오금학도' 정도를 제외하고는 읽어본 책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 터에 갑자기, 문득 끌려서 주문한 책인데 이거 아주 제대로입니다.
목차부터가 깹니다.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_-;;;
이외수님은 제가 지금까지 본 사람 중 가장 날카로운 감성의 소유자입니다. 머리로, 말빨로 날카로움을 뽐내는 사람은 널렸습니다. 하지만 날카로운 감성의 소유자는 그리 흔한 것이 아니죠.
가슴을 망치로 후려치는 통쾌함과 짜릿한 촌철살인의 해학이 갈급한 중생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요즘같이 답답한 세상, 텁텁한 마음에 뿌려지는 '무안단물'이 될 것입니다.
한번 빠져 봅시다. 하악하악~
덧. 향기나는 책갈피가 끼워져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내가 좋네요. 오감 마케팅인가요? ^^
덧2. 세밀화의 대가 정태련 선생이 우리 민물에 서식하는 민물고기 64마리를 책 중간중간에 그려 넣었는데 묘하게 글과 어울려서 읽는 맛을 배가시킵니다.
닫기
* 진실하면 모두가 詩입니다.
깍두기의 팔뚝에 '차카게 살자'라고 새겨진 문신. 비록 맞춤법은 틀렸지만 새길 때의 그 숙연한 마음을 생각하면 깍두기도 그 순간은 시인입니다. -31p-
* 예술
예술이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카알라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태양으로는 결코 담배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태양의 결점은 아니다. - 51p-
* 자존심에 대못 박기
제자 : 책을 읽지 않는다고 왜 부끄러워해야 합니까?
격외옹 : 자존심이 상한다면 굳이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인간을 제외한 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부끄러워하지는 않으니까 -55p-
* 꽃
꽃이 피었을 때는 꽃을 즐길 줄 알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 열매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인간들은 꽃이 피었을 때는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고 知랄을 하고 열매가 열렸을 때는 꽃이 피지 않았다고 知랄을 한다. 그래서 知랄을 할 때마다 써먹으려고 '철 모르는 놈'이라는 말이 생겼다. -73p-
* 가난한 사람
가난한 사람들은 대개 돈을 욕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개 같은 놈의 돈, 원수 놈의 돈, 썩을 놈의 돈, 더러운 놈의 돈.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든 물건이든 욕을 하면 더욱 멀어지기 마련이다. -85p-
* 예술가
예술가의 정신을 자기 것으로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예술가의 기행만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기 손으로 귀를 자른다고 누구나 고흐가 되는 것은 아니다. -123p-
* 영국
영국 사람이 영어를 잘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국 사람이 영어를 잘 하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이 영어는 잘 하면서 한국말은 잘 못하는 것은 캐안습이다. 일찍이 퇴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내 손자가 뜰 앞에 천도복숭아가 있는데 먼 데까지 가서 개살구를 줍고 있구나. 즐! -128p-
* 붕어
저는 붕어입니다. 인간들은 제 기억력이 0.4초 밖에 안 된다고 조롱하시지만 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 곁을 떠나서 지금까지 순전히 자립으로만 성장했습니다. 혹시 인간들 중에서 조낸 부끄럽다고 생각하시는 분 안 계십니까. -170p-
* 가을
가을이 되면서 계곡의 물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계곡에게 물었더니, 작은 풀벌레들이 짝을 부르는 소리가 멀리까지 잘 들리도록 숨죽여 흐르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183p-
* 하필이면
하필이면 비 오는 날 태어난 하루살이에게, 굳이 태양이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려는 넘들이 있다. 이럴 때는 지식이 곧 죄악이 될 수도 있다. -2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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