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릳츠는 커피 업계와 제빵 업계 종사자 6명이 합심하여 공동 창업한 회사로 단순히 좋은 커피를 소개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동기 부여된 기술자들에 의해 제품의 질을 유지하고 소비자에게 질좋은 제품을 팔아 다시 공동체 삶의 안정화로 나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회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복지 제도를 운용하고 있죠. 김병기 공동 대표가 공정 무역이라는 단어가 은연 중에 상하 관계를 내포하는 것 같아서 직접 무역(Direct Trade)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말할 정도로 커피 이외의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업체입니다.
프릳츠는 우리나라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다루는 업체를 꼽으면 반드시 들어갈 정도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얼마전에 프릳츠와 쌍벽을 이루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인 커피 리브레의
'Panama Auromar Geisha Natural'을 소개했는데 프릳츠의 게이샤 원두는 어떤지 궁금하여 주문했습니다.
200g에 28,000원이니 100g에 14,000원으로 아우로마르 게이샤보다는 조금 저렴(?)하지만 200g 단위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는 않습니다.
* 국가 : 코스타리카(Costarica)
* 생산자 : 토뇨 바란테스(Tono Barrantes)
* 농장/조합 : 에르바수(Herbazu)
* 품종 : 게이샤(Geisha)
* 가공방식 : 허니(Honey)
토뇨의 커피 농장은 화산성 모래 토양으로 커피 재배에 적합하고 커피의 당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가능한 느리게 건조한다고 합니다.
마멀레이드, 사과 주스, 살구 잼 노트로 단맛이 좋은 커피입니다.
파나마 아우로마르의 충격이 너무 컸었는지 코스타리카 게이샤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게이샤 원두라는 걸 모를 수 없을 정도의 향미는 확실하지만 파나마 아우로마르 게이샤가 커피 향이 나는 차에 가깝다면 이 코스타리카 게이샤는 조금 더 커피 본연의 맛에 가까운 느낌이네요.
아마도 허니 방식으로 가공해서 게이샤 원두 특유의 산미는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무거운 바디감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괜찮았지만 나중에 또 만나면 반드시 재구매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길 정도의 원두는 아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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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판매 업체에서 이런 저런 원두를 섞어서 블렌딩한 커피가 아닌 하나의 원두만 담겨 있는 싱글 오리진 커피를 소개할 때 농장명, 농장주, 지역, 재배고도, 품종 같은 정보와 함께 가공 방식 정보도 공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공 방식에 따라 커피의 향미와 맛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커피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알아두면 좋은 정보입니다.
커피 원두의 가공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츄럴(Natural), 워시드(Washed), 허니(Honey) 가공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 내츄럴(Natural) : 자연건조방식 일명 건식법
: 자연 건조와 인공 건조 방식으로 나뉘며 수확 시기에 강수량이 적거나 햇빛 건조가 가능한 국가나 농장에서 주로 이용되는 가공 방식입니다. 커피 체리를 나무에서 따자마자 바로 건조시키는 방식입니다. 건조 시간을 충분히 주기 때문에 부드럽고 잘 익은 풍미의 생두를 얻을 수 있지만 이물질이 혼입되기 쉬운 단점이 있습니다. 산미가 다소 약한 대신 바디감이 풍부한 편입니다.
* 워시드(Washed) : 일명 습식법
: 현대적인 가공 방법으로 건식법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좋은 품질의 커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커피 체리를 딴 후 기계를 이용하여 겉 껍질인 펄프를 제거하고 물에 담가 점액질까지 제거한 상태에서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껍질과 점액질이 완전히 제거되어 깔끔하고 부드러운 향미를 갖게 되고 상대적으로 건조 기간이 짧기 때문에 바디감은 다소 약하지만 산미가 살아있고 풍미가 부드러운 편입니다.
* 허니(Honey) : Pulped Natural
: 펄프는 완전히 제거하지만 점액질은 적당히 제거하고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점액질을 제거해내는 양에 따라 블랙허니, 레드허니, 옐로우, 화이트 허니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펄프 처리까지는 워시드 방식을, 후반부는 내츄럴 방식이라 Semi-washed 방식이라고도 부릅니다. 내츄럴 방식과 워시드 방식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서 안정된 바디감을 가지며 산미도 어느 정도 지니고 있는 편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주로 내츄럴 방식으로 가공된 커피를 마셨는데 이번에 프릳츠에서 워시드와 허니 방식으로 가공한 커피 원두를 구입하여 산미와 바디감을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원두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저는 확실히 내츄럴 방식으로 가공한 원두가 입에 맞는 것 같습니다. 내츄럴 방식에 비해 워시드, 허니 방식은 확실히 산미가 강해서 제가 선호하는 맛은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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