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5/10 명문대 학생일수록 책임감이 부족한 이유 (2)
- 2024/04/13 상담자는 내담자를 가려받으면 안 되나 (2)
- 2023/10/01 상담자는 건강하고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6)
- 2023/09/10 이게 과연 이중 관계(다중 관계)일까요? (2)
- 2023/09/01 자녀가 있는 상담자가 아동/청소년 상담을 더 잘할까? (2)
- 2023/08/15 치료적 접근은 문제 진행 과정의 역순으로 (4)
- 2023/08/04 중요하지만 민감한 질문은 어떻게 하는가 : 상담자용 (2)
- 2023/05/05 상담 목표의 우선 순위를 설정할 때 고려할 점 (9)
- 2023/04/16 문제 해결 중심 접근 시 주의할 점 (2)
- 2023/04/02 우리나라의 상담은 마라톤이 아니라 계주에 가깝다 (10)
- 2022/12/29 진로 적성 코칭 시 극단적인 선택 질문의 사용 (6)
- 2022/12/19 해석 상담도 결국 상담이다
- 2022/10/10 Transformation in Psychotherapy(2012)
- 2022/10/05 진로 적성 코칭에서 '현실성'을 의도적으로 고려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2)
- 2022/09/16 노쇼(No-Show) 내담자를 자동 종결하면 안 되는 이유 (14)
- 2022/09/11 의존하는 성격 유형의 1차 라포 확인 : 상담자용 (4)
- 2022/09/07 의존성 성격 내담자의 답 구하기 행동을 다루는 법 : 상담자용 (3)
- 2022/08/04 아동/청소년 내담자와 라포를 형성하는 단계 (6)
- 2022/06/10 강박성 성격 장애 내담자가 쉽게 drop되는 이유와 대처 방안 : 상담자용 (16)
- 2022/06/07 TCI 성격 유형에 따라 내담자의 상담자 의존을 허용하는 정도 차이 (4)
- 2022/04/26 성격 장애의 대인 관계 문제는 동성 (또래) 관계에서 더 두드러진다 (8)
- 2022/04/21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를 탐색할 것 (2)
- 2021/12/14 아동/청소년 내담자의 주 호소, 보고 내용이 검사 결과와 다를 때 생각해 봐야 하는 점 (8)
- 2021/11/17 전문가 자격을 취득한 임상가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것 (10)
- 2021/11/10 내담자에게 상담자가 개인적인 질문을 해도 될까 (6)
- 2021/09/25 질문 없습니까? (2)
- 2021/09/24 상담이 1순위여야 한다 (4)
- 2021/09/17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 '그냥 한 번' 찾아왔다는 사람들 : 상담자용 (6)
- 2021/07/05 이차 이득을 해석 상담 하는 법 (16)
- 2021/06/24 파격(破格)도 격(格)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4)
- 2021/06/23 심리검사 선택권을 수검자에게 넘기지 말 것
- 2021/06/09 도움을 받는 것이 주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를 요구하는 일입니다 (8)
- 2021/05/23 심리학 책 함부로 읽지 마세요 (2)
- 2021/05/02 약물 치료도 당신 일이다 : 상담자용 (6)
- 2021/04/29 내담자를 상담자에게 의존하게 하면 절대로 안 되는 걸까? : 상담자용 (3)
- 2021/03/27 상담은 춤이 아니다 : 상담자용 (8)
- 2021/03/07 TCI 위험회피기질이 높은 내담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단기 상담 목표 (15)
- 2021/02/04 성 정체성 문제를 반드시 다뤄야 하는 상황 : 상담자용 (7)
- 2020/12/31 대상관계 심리치료 실제(The Little Psychotherapy Book : Object Relations in Practice, 2014) (10)
- 2020/12/14 '대인 관계'가 '일'보다 항상 더 중요할까? : 상담자용 (12)
- 2020/09/29 '좋은' 상담자보다 '유능한' 상담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 : 상담자용 (22)
- 2020/09/23 TCI/JTCI LML 성격 유형이 상담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 (6)
- 2020/09/06 죽지 않게 하려고가 아니라 살게 하려고 상담하라 (10)
- 2020/06/09 애착 외상 내담자에게 부모에 대한 질문을 언제 해야 하나 : 초급 상담자용 (7)
- 2019/11/09 의외로 상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3가지 : 상담자용 (10)
- 2019/09/14 TCI 위험회피기질의 역설 (8)
- 2019/07/20 가치관 탐색을 위한 비유를 사용하는 팁 : 상담자용 (6)
- 2019/06/04 TCI의 단점 : 해석 시 주의사항 (10)
- 2019/05/16 상담 종결은 언제 하는 게 좋은가 : TCI 활용법 (6)
- 2019/04/19 [발표자료] 애착 외상의 이해 (102)
- 2019/03/27 TCI/JTCI LLL 성격 유형의 이해 : 임상가용 (37)
- 2019/03/17 '사랑'만이 문제일까? : 상담자용 (8)
- 2019/02/23 TCI/JTCI LML 기질 유형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이유 (6)
- 2019/01/12 TCI LML 성격 유형의 라포 형성 : 상담자용 (21)
- 2018/11/10 자율성만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13)
- 2018/10/22 단기 역동적 심리치료(Time-Limited Dynamic Psychotherapy, 1995) (12)
- 2018/08/01 파괴적 관심끌기는 상담에서도 계속된다 : 상담자용 (6)
- 2018/07/29 TCI 자기 초월 성격 중 '우주만물과의 일체감' 차원이 낮은 것은 어떤 의미인가 (22)
- 2018/07/22 TCI '고립된-겁많은' 기질의 하위 유형 (16)
- 2018/04/28 집단 상담 구조화의 조건 : 상담자용
- 2018/04/21 상담자가 내담자의 강점과 자원을 일러주는 문제 : 상담자용 (14)
- 2018/04/18 Delayed PTSD 의심 내담자의 부모도 평가해야 하는 이유
- 2018/04/14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상담은 무료인데 심리평가는 왜 유료인가 (9)
- 2018/03/29 내담자 가족의 개인 상담을 다른 상담자에게 아웃소싱하는 문제 (2)
- 2018/03/16 가족(Bradshaw on: The Family, 1988, 1996) (2)
- 2018/01/20 TCI의 하위 차원 분석 : 연대감 성격 (16)
- 2018/01/16 [북 크로싱] 돌이킬 수 없는 결정, 자살(Suicide: The Forever Decision, 1992)(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7/12/07 도박 중독은 혼자만의 힘으로 치유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 2017/11/25 상담 현장에 TCI가 필요한 이유 (9)
- 2017/11/11 도박 중독자는 이제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조심해야 한다 (2)
- 2017/10/03 연민 어린 치료(Compassionate Therapy, 1992) (4)
- 2017/09/13 '저항'이 없는 상담이란 : 상담자용 (9)
- 2017/08/16 MBTI와 TCI는 어디에 사용하면 좋은가 : 임상가용 (15)
- 2017/08/11 It's Not My Problem (4)
- 2017/07/31 [북 크로싱] 심리학의 다섯 가지 질문(2016)(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7/07/23 임상심리학 전공자가 심리치료/상담의 내공을 쌓는 방법 (16)
- 2017/07/03 심리검사의 재실시 간격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4)
- 2017/05/03 [북 크로싱] 내담자의 눈으로(In Our Client's Shoes, 2014)(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 2017/04/30 심리평가의 해석 상담은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하나 (2)
- 2017/04/22 상담자가 접수, 심리검사, 심리평가보고서 작성, 해석상담, 상담까지 모두 담당해야 하는 이유 (6)
- 2017/04/12 도박을 그만둘 수만 있다면 무엇까지 버릴 수 있는가 : 상담자용 (2)
- 2017/02/20 임상 실제에서의 정신과적 면담(The Psychiatric Interview in Clinical Practice 1st, 1971) (4)
- 2017/01/28 상담은 한 회기에 끝나지 않는다 : 상담자용 (6)
- 2017/01/14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거 아닌가
- 2016/11/06 선별심리평가 후 TCI 추가 실시를 고려해 봐야 하는 상황 (9)
- 2016/08/27 상담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담자의 TCI 성격 유형 (4)
- 2016/08/20 도박이 존재하지 않는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6)
- 2016/07/14 이차 이득을 확인하는 방법 (6)
- 2016/07/10 도박 중독자가 도박을 그만두러 왔을거라고 섣불리 가정하지 말 것 : 상담자용
- 2016/06/18 심리평가는 가설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 : 상담자용 (4)
- 2016/06/11 '당신에게도 일정 부분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언급의 해악 : 상담자용 (13)
- 2016/04/22 문장완성검사(SCT)로 낮은 지능 예측하기 (6)
- 2016/04/16 상담 현장에서만 수련받은 상담심리전문가를 위한 조언 (4)
- 2016/04/09 모든 내담자에게 '대인' 관계 욕구가 있다고 가정하지 말 것 : 상담자용 (26)
- 2016/04/07 내담자에게 질문할 권리가 있다고 해서 상담자가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 상담자용 (8)
- 2016/03/06 부모 교육을 잘하려면 : 상담자용 (6)
- 2016/02/17 아동/청소년 상담의 포인트 : 상담자용 (8)
- 2016/01/28 TCI를 활용하면 좋은 상황 : 상담자용
- 2016/01/21 Nancy McWilliams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워크샵 참석 후기 : 1일차 (4)
- 2015/12/13 지능 검사를 하는 이유 (4)
- 2015/11/12 건강하지 못한 상담자가 상담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 : 상담자용 (6)
- 2015/11/06 상담자가 심리평가보고서를 쓸 때 유의할 점 (2)
- 2015/10/30 상담자에게 추천하는 로샤 공부법 (6)
- 2015/09/24 [북 크로싱] Inside the Session(2011)(월덴3에 보관 중)
- 2015/09/18 Inside the Session : What Really Happens in Psychotherapy(2011) (2)
- 2015/09/13 분석적인 상담자 vs. 공감적인 상담자 : 상담자용 (23)
- 2015/06/26 자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상담자가 되지 말고 치유하고 나서 그래도 원할 때 상담자가 되라 (27)
- 2015/05/28 '부모가 자녀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 3가지'로 짐작하는 내담자의 문제 (6)
- 2015/04/19 TCI를 이용한 성격 장애 진단의 개념 이해 (27)
- 2015/04/18 상담자가 되면 안 되는 사람 (10)
- 2015/04/17 노인상담 : 경험적 접근(2006) (2)
- 2015/03/27 공감에도 마음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 (8)
- 2015/03/19 직장과 가정 양쪽 모두의 인정, 받을 수 있는걸까? : EAP 상담자용 (11)
- 2015/03/18 접점이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니 최소한의 접점부터 만들 것 : 상담자용
- 2015/03/06 내담자가 이혼 소송을 위해 상담 기록을 달라고 할 때 줘야 할까 : 부부 상담자용
- 2015/02/22 [상담심리학] 상담에서 내담자가 보이는 저항들 (10)
- 2015/02/17 내담자의 현명한 선택을 돕고 싶다면 가치관 탐색을 하라 : 상담자용 (18)
- 2015/01/16 심리평가 중 심리검사 후에 가설을 설정/검증하는 방법
- 2014/12/26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반말해도 되나? : 상담자용 (24)
- 2014/12/14 집단 상담에서 주의해야 하는 집단원 간 역동 : 상담자용 (2)
- 2014/12/07 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예의를 차리는 문제 : 상담자용 (2)
- 2014/11/21 상담이 잘 진행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성과가 없을 때는 상담 의존을 의심해 볼 것 : 중급 상담자용
- 2014/11/12 수검자의 배경 정보 확인 시 informant의 보고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갈 것 (6)
- 2014/11/06 상담자의 기계적 중립은 과유불급이다 : 상담자용 (2)
- 2014/10/30 라포의 굳건함은 상담 중 갈등을 겪어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 상담자용 (14)
- 2014/10/25 내담자가 상담 도중 흘리는 눈물 : 상담자용 (8)
- 2014/10/05 [상담심리학] Freud의 저항(Resistance) 분류 (4)
- 2014/09/12 하지 않은 행동을 비난하지 말 것 (4)
- 2014/08/16 내담자가 부정적인 정서 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 회기를 끝내지 말 것 : 상담자용 (6)
- 2014/08/13 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Inner Bonding, 1992) (6)
- 2014/08/13 각자 자신의 차를 몰고 가는 가족이 건강하다 (14)
- 2014/08/07 듣기의 힘 : 듣기의 달인에게 배우는 24가지 듣기 기술 트레이닝(2000) (4)
- 2014/08/07 앞으로 상담자가 공부해야 하는 것 : 상담자용 (16)
- 2014/08/01 임상/상담심리 Job DB 오픈! (10)
- 2014/07/19 내담자를 부르는 호칭 문제 : 상담자용 (8)
- 2014/07/10 상담 기록은 어디에 보관하는 곳이 옳은가 : 상담자용 (2)
- 2014/07/04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14)
- 2014/06/26 [심리치료] 애도의 단계
- 2014/06/20 내담자의 문제가 무엇인가보다는 내가 어떤 상담자인가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 : 상담자용 (18)
- 2014/05/28 상담자의 욕심이 도리어 내담자를 망칠 수도 있다 : 상담자용 (6)
- 2014/05/22 2014 사행산업 건전화 국제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8)
- 2014/05/08 상담에서 자기 노출 활용하기 : 상담자용
- 2014/04/27 세월호 사고 재난심리 사전교육에 다녀왔습니다 (27)
- 2014/03/13 상담의 진행 방향은 개인의 내면 탐색이 먼저, 그 다음에 관계 문제 다루기 : 상담자용 (2)
- 2014/02/21 [북 크로싱] 왜 나는 늘 허전한걸까(2013)(국민도서관에 보관 중) (14)
- 2014/02/05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 상담 시 순서 : 상담자용 (2)
- 2014/02/04 EAP 상담에서 내담자가 분노 폭발 문제를 호소할 때 점검 point : 상담자용 (2)
- 2014/01/21 아동/청소년 상담 도중 꼭 지켜야 할 규칙을 하나만 꼽으라면 이거 : 상담자용 (8)
- 2014/01/16 상담에서 신체화 방어기제 활용하기 : 상담자용
- 2014/01/15 내담자가 하는 말 중에 쓸데없는 말은 없다 : 상담자용 (2)
- 2014/01/05 상담 과정 중 심리평가는 언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2)
- 2013/12/18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12)
- 2013/12/10 아동/청소년 상담에서는 감정 단어를 놓치지 말 것 : 상담자용
- 2013/10/17 상담 중 메모를 포기할 수 없다면 내담자 또한 메모를 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 상담자용 (8)
- 2013/10/13 상담자가 심리평가를 하면 안 된다고? (4)
- 2013/09/23 상담자의 전능 환상 문제 (4)
- 2013/07/06 [공지] 심리평가(로샤) 워크샵 추천
- 2013/05/30 상담 장면에서 worksheet 사용하기 : 상담자용 (4)
- 2013/05/24 칭찬은 하고 싶을 때 하라 : 상담자용
- 2013/05/15 [Supervision] 심리치료/상담 supervision 준비를 위한 몇 가지 guideline : supervisee용 (6)
- 2013/05/04 내담자의 고통은 내담자 만의 것이다 : 상담자용 (2)
- 2013/04/28 공감은 공명과 다르다 : 상담자용 (2)
- 2013/04/20 부부 상담자는 메신저가 아니다 : 상담자용
- 2013/03/07 부정적인 에피소드만 탐색하지 말 것 : 상담자용 (2)
- 2013/02/25 상담자의 잦은 질문, 무조건 피해야 하는 걸까? : 상담자용 (4)
- 2013/02/14 상담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 : 상담자용 (6)
- 2013/01/30 내담자의 행동과 감정의 괴리를 다루는 건 감정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난 뒤 : 상담자용 (4)
- 2013/01/09 도박 중독자의 본전 생각을 없애는 법(매몰 비용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 상담자용
- 2013/01/06 사람은 왜 아픈가 : 상처, 치유 그리고 관계의 이야기(2012) (26)
- 2013/01/05 도박자가 상담을 계속할 지 스스로 선택하도록 놔둬야 할까? : 상담자용 (6)
- 2013/01/02 내담자의 (사소한) 변화에 주목하라 : 상담자용 (2)
- 2012/12/02 내담자의 침묵을 활용하는 법 : 상담자용 (6)
- 2012/11/01 상담 초기에는 cognitive frame 차이를 줄이는데 집중하라 (2)
- 2012/10/19 모든 다중 관계는 언제나 해롭다 (8)
- 2012/09/20 관계는 '기대' 때문에 망하고, 불행은 '비교' 때문에 느낀다 (8)
- 2012/08/02 도박중독 집단상담은 자동차 튜닝 동호회와 같다 : 상담자용
- 2012/07/18 내가 상담에서 배운 모든 것은 내담자에게서 왔다 (10)
- 2012/07/17 좋은 치료 워크샵이란 (2)
- 2012/07/10 상담자는 위로하려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 상담자용 (8)
- 2012/07/06 [심리치료] Albert Ellis의 A-B-C 모형 적용하기 (4)
- 2012/07/06 '개'를 닮은 내담자, '고양이' 같은 내담자 (8)
- 2012/06/04 심리평가자는 상담자와 다르다 (6)
- 2012/05/30 무조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의 장점
- 2012/05/19 '선생님 이제 정말 좋아진 것 같아요'의 의미 : 상담자용 (2)
- 2012/05/17 내담자가 말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할 때는 주의할 것 : 상담자용 (4)
- 2012/05/09 [심리치료] 인지 치료(Cognitive Therapy)가 다루는 '사고'
- 2012/04/12 매 상담 회기를 어떤 멘트로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 상담자용 (8)
- 2012/03/22 내담자의 말을 무조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 것 : 상담자용
- 2012/03/09 부모에게 어릴 때 받은 상처가 더 치명적인 이유 (7)
- 2012/03/02 수검자가 우울하다 호소한다고 해서 다 같은 우울 장애가 아니다 (10)
- 2012/02/22 상담 시간이 지나치게 긴 상담자 : 상담자용 (6)
- 2012/02/04 [심리치료] 증상 문제인지 성격 문제인지 구분하는 방법 (4)
- 2012/01/30 [심리치료] 전이 관계에서 나타나는 내담자의 스키마(Schema)
- 2012/01/29 [심리치료] 상담자에게 자신의 문제에 대한 타당성을 인정받으려는 내담자의 병적 전략
- 2012/01/22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조건적인 원인 찾기부터 그만둘 것 (2)
- 2012/01/06 [심리치료] 상담자/치료자의 schema (4)
- 2011/12/11 심리치료/상담 supervision을 받으려면 당연히 먼저 내담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 상담자용 (6)
- 2011/12/04 상담에서 라포(Rapport)의 중요성 : 상담자용 (8)
- 2011/11/30 상담기법(Counselling Techniques 2th, 2003)
- 2011/11/27 상담자의 Self-monitoring이 중요한 이유 : 상담자용 (2)
- 2011/11/25 [심리치료] 자살 위험 내담자의 고통을 분리시키는 질문들
- 2011/11/23 [심리치료] 자살 위험 내담자의 상담 전략 (2)
- 2011/11/17 [심리치료] 자살 위험 내담자를 대하는 상담자의 자세
- 2011/11/12 [심리치료] 자살하려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7단계
- 2011/11/05 자존감을 증진하는 근본적인 방법 (18)
- 2011/08/24 상담 중 '가정해보기'의 문제 : 상담자용 (2)
- 2011/08/09 상담에서는 '분석'보다 '공감'이 먼저이다. 둘 다 못 잡을 바에는 공감부터. : 상담자용 (2)
- 2011/08/05 도박중독 집단상담 시 상담자가 주의할 점
- 2011/07/24 상담자는 도박 중독자에게 도박을 했느냐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
- 2011/07/02 치료력을 점검해야 하는 이유 : 상담자용 (2)
- 2011/06/30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과연 문제일까 : 상담자용
- 2011/04/16 모든 문제의 해답은 내담자에게 있다. 하지만... : 상담자용 (6)
- 2011/03/10 자살 심리치료의 실제(Counseling Suicidal People: A Therapy of Hope, 2000) (14)
- 2011/03/04 자존감이 낮은 내담자 상담하기 : 상담자용 (2)
- 2011/02/18 내담자의 선물 거절하기 : 상담자용 (6)
- 2010/09/08 우리 속에 숨어 있는 힘(A New Approach to Women & Therapy, 1983) (2)
- 2010/09/04 모든 '문제'는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다 : 상담자용 (2)
- 2010/07/20 임상심리학자들이 피검자/내담자를 자살로 잃는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18)
- 2010/07/09 도박 중독자는 밀지 말고 끌어 당기자 (2)
- 2010/05/28 유머의 중요성 : 상담자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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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의 심리평가 결과를 보면 TCI 자율성 점수가 낮은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율성, 연대감이 성격 미발달 상태를 반영하고 특히 자율성의 설명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성격 미발달 문제가 기저에 깔려 있는 내담자일수록 단기 상담으로 접근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런데 자율성이 낮은 내담자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단기 상담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면 대학교의 학생상담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을 평가하면 특이하게도 명문대에 재학 중인 학생일수록 TCI의 책임감 하위차원이 낮은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들 중 자율성이 낮은 경우야 흔한 일이지만 왜 명문대 학생일수록 책임감이 더 낮을까요?
명문대 학생이라면 엄청난 경쟁을 뚫은 우수한 지적 능력의 소유자이므로 일반대 학생에 비해 잘 적응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TCI 자율성 성격 중 책임감은 '선택', '조율', '책임'의 3요소로 구성됩니다. 자신의 태도, 행동 등을 본인의 의사결정에 의해 '선택'하고 그 선택으로 인한 과정을 '조율'하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그 결과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것임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이죠. 이 3요소가 유기적으로 잘 진행되어야 책임감이 발달하게 됩니다.
문제는 명문대 학생일수록 책임감의 첫 번째 요소인 '선택'의 권한이 자신에게 없습니다. 우수한 지적 능력과 재능으로 인해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고 본인의 기질과 적성에 맞는 학교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원하거나 요구하는 학과에 진학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선택한 길이 아니니 결과가 어떻든 선택을 강요한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책임감 점수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살아오면서 자신의 원하는 걸 성취하기 위해 부모의 명을 거역하고 저항하여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 적이 있는지 물어보는 게 유용합니다. 명문대생일수록 그런 경험이 전무한 걸 알게되실 겁니다.
자율성은 저항(방종 말고)의 에너지를 먹고 자라는 겁니다.
덧. 그럼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는 명문대 학생들은 어떨까요? 이 글의 내용과 반대로 책임감 하위차원만 유독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MMPI-2의 Re 척도가 동반 상승하는 경우도 많고요. 과도한 책임감을 강요당하기 때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건 이것대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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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상담자는 내담자를 돕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상담자는 무조건 모든 내담자를 도와야만 하는 걸까요? 물론 전문의가 자신의 전공 분야에 맞는 환자만 진료하듯이 자신의 주력 분야에 걸맞는 내담자를 중심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담자도 있기는 하지요.
오늘은 이것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좀 더 급진적인 방향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내담자는 자신에게 맞는 상담자를 신중하게 물색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럼 상담자는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내담자를 신중하게 물색하면 안 되는 걸까요?
물론 그런 선택 자체를 고려할 수 없는 기관 소속의 상담자들은 자신에게 배정되는 내담자가 누구이든 그냥 상담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과연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요? 정말 효과적인 상담이 가능한 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중독 상담을 할 때 모든 내담자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중독 문제를 가진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애착 외상이 너무 심해 중독 문제보다 애착 외상 치유가 더 시급한 내담자도 있었고, 성격 장애가 너무 심하고 특히 저랑 기질이 상극이라 역전이를 다루는 데 에너지와 시간을 다 빼앗겨 정작 중요한 주제는 제대로 다루지 못한 내담자도 있었습니다. 또 중증 우울 장애가 있어 상담보다 당장 입원하여 집중적인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는 내담자도 만났습니다. 또 나는 부부 갈등이 문제이니 중독은 다루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중독자도 있었습니다.
상담자는 이 모든 변수를 고려하여 접근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눠야 합니다. 그 결과 내담자를 받아들일 지 아니면 거부할 지도 결정해야 할 수도 있죠. 정말로 내담자를 위하는 상담자라면 효과적이지 않은 상담때문에, 궁합이 정말 좋지 않은 상담자와 만나서 낭비하게 될 내담자의 에너지와 시간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내담자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과 위치에 있는데도 오는 내담자를 모두 다 받는 상담자가 있습니다. 그게 본인의 사명이자 신념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는 상담자가 모든 내담자를 상담할 수 있다는 착각도 결국은 '구원자의 환상'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심하면 나는 내담자를 거부할 수 없다는 순종성(submissiveness)이나 역의존성(counter-dependence)의 덫에 걸려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이 잘 상담할 수 있는 내담자를 가려서 받는 것이 유능한 상담자의 덕목이라고 믿고 그것이 결국은 내담자를 위하는 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나를 찾아오는 모든 내담자를 거부할 권리가 없고 무조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담자라면 위에서 언급한 문제때문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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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분들은 제가 평소 '자기 돌봄'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아실 겁니다.
'프리랜서일수록 삶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중요하다' 같은 류의 포스팅도 많이 했고 식단, 운동, 영양,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죠.
물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개인적인 목적도 있지만 그것이 돌봄 직업에 종사하는 임상가의 의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8년에 독립(
'인생 Season 2를 시작합니다')을 한 뒤로 병에 걸리거나 몸이 아파서 일정을 취소한 일은 그야말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일정을 취소하는 경우는 상사(喪事)가 생겼을 때에 한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심리평가 해석 상담을 제외한 어떠한 상담도 하지 않는데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담자는 건강하고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위해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을 '익수자'를 구하는 구조 요원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상담자는 물에 빠진 익수자를 구하는 구조 요원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익수자가 스스로 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구조 요원이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주변에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구조 요원에게 익수자의 생사가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수영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떤 상황에 처한 익수자도 건져낼 수 있는 준비가 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상담자도 구조 요원과 마찬가지입니다. 내담자가 언제 어떤 상태에서 도움을 요청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내담자에게 응답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신적으로 완벽한 준비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니 항상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야 하고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바꿔 말하면 번아웃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심신이 건강한지를 항상 체크해야 합니다.
게다가 도움을 줘야 할 내담자가 한 명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내담자에게는 상담자 밖에 없으며 상담자의 도움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특정 질병에 걸렸다면, 전반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면, 무기력하다면, 행복하지 않다면, 지쳤다고 느낀다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 상담을 멈춰야 합니다. 더 이상 내담자를 만나면 안 됩니다. 자신을 먼저 돌봐야 합니다. 바로 내담자를 위해서요.
그런 의미에서 상담자에게도 '자기 돌봄'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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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중 관계(또는 다중 관계)에 대해서는 몇 차례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찾아보니 이중 관계와 관련해 영화 두 편을 소개하기도 했네요.
* [영화] 마지막 4중주(A Late Quartet, 2012)
예전부터 아래와 같은 경우 이중 관계로 규정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담자를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던 차에 한번 정리를 해 두고 싶었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상담하는 상담자가 그 부모를 개인 상담하는 경우'
'오빠를 상담하는 상담자가 동생도 추가로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
'부부 상담을 진행하다 필요에 의해 남편이나 아내를 개인 상담하는 상담자'
많은 기관에서 이를 이중 관계로 규정하고 상담을 금지하거나 다른 기관으로 의뢰해야 하는 규칙을 갖고 있습니만 이 경우들은 모두 이중 관계와 상관이 없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boundary에 관한 문제이고 상담자가 기준을 잘 지키면 상담자-내담자 관계에 해를 끼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boundary violation이 아니라 boundary crossing의 문제입니다. 물론 상담자가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이처럼 어렵고 복잡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고민할 부분이 있지만 저는 이것도 오히려 상담자가 내담자를 더 잘 돕기 위해서 감수해야 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다중 관계 중 하나인 이중 관계는 상담자-내담자의 관계에 새로운 관계가 추가되어 동시에 두 종류의 관계를 맺을 때 고려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위의 경우 중 청소년 자녀를 상담하는 상담자가 부모를 상담하려고 보니 자신의 후배나 친구 또는 지인인 경우 두 개의 관계가 중첩되기 때문에 이중 관계에 해당되어 가능한 한 이를 회피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죠. 상담자를 중심으로 각각 연결되는 상담자-내담자 관계는 이중 관계가 아닙니다. 이는 상담자가 설정한 경계를 잘 지킨다면 오히려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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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서 보자면 내담자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해 본 상담자일수록 내담자를 더 잘 도울 수 있을까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결혼을 해 본(결혼을 유지하고 있거나 이혼을 한 상태이든 간에) 상담자가 부부 상담을 덜 잘할까요?
자녀가 있는 상담자가 아동/청소년 상담을 더 잘할까요?
도박을 해 본 상담자가 도박 중독 상담을 더 잘할까요?
('도박 중독 치료자는 반드시 도박의 고수여야만 하는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훨씬 더 불리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내담자의 경우를 한번 생각해보죠. 부모, 담임 교사, 학원 선생, 친구처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아동/청소년을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부모, 담임 교사, 학원 선생은 모두 알게 모르게 자신의 욕망을 관계에 투영하기 때문에 아동/청소년 내담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없습니다. 친구는 이보다 덜하지만 대신 아동/청소년과 비슷한 발달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은 문제가 있죠.
상담자의 입장도 얼핏 보면 주변 사람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담자와 전혀 상관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객관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고 충분히 잘 훈련되었다면 온전히 내담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자에게 자녀가 있다면, 특히 지금 만나고 있는 아동/청소년과 같은 또래의 자녀가 있다면 객관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공감하기 어렵게 됩니다. 자신의 부모-자녀 관계 역동이 알게 모르게 투사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개인적인 경험은 객관적인 시야를 확보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결혼을 해 본(부부 갈등이 진행중이라면 더더욱) 상담자는 부부 상담을 할 때 더욱 주의해야 하고 도박을 좋아하는 상담자는 도박 중독 상담을 할 때 자신의 역동을 투영하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해야 합니다.
상담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내담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경험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시각으로 내담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을 많이 한 상담자가 오히려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이는 전이-역전이 분석을 꼼꼼히 해야 하는 이유와도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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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받으러 온 내담자가 단 하나의 문제만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상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는 해도 여전히 상담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결정하든, 누군가에 의해 의뢰 되든 상담을 받으러 왔을 때에는 이미 문제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기 일쑤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 있고 게다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어 왔을 때 어떻게 치료적으로 접근하는지 한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순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요새 상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사례를 기준으로 설명드려보죠.
어릴 때 부모로부터 학대받거나 방임 당해 애착 외상을 입었고 성장 과정에서는 또래 관계에서 따돌림을 반복적으로 당한데다 자신의 기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정하지도 못해 그냥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해 적응을 못했고 졸업 후 대충 취업했고 돈을 벌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다가 어렵게 시작한 연애에서마져 버림받고 갑자기 매사에 무기력하고 우울한 증상이 생겨 상담을 받으러 온 30대 초반의 여성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TCI 결과 : MHL-LHL
MMPI-2 결과
: F척도군 상승, 대부분의 임상 척도 상승, D1~D5 유의미, Hy2 소척도 40T 이하, Pd1 소척도 유의미, RC2 유의미, WRK, APS 상승
내담자의 예상되는 진단과 진행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애착 외상(Delayed PTSD) -> 기분 부전 장애 -> 주요 우울 장애 + 행위 중독
성장 과정에서 애착 외상을 입었고 기질 취약성도 있는데다 기질 수용적인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하였고 학창 시절에는 애착 외상을 반복적으로 재경험하고 기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택하지도 못해 기분 부전 장애로 이환되었는데 유일하게 의지하던 남자 친구에게 버림을 받으면서 우울 장애로 이환되어 본격적인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행위 중독 대상을 탐색해 보니 관계 중독이 시사되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오랫동안 다양한 장애로 이환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중첩된 내담자의 경우 어떻게 접근하면 좋은 가에 대해서 저는 역순으로 접근하는 걸 권합니다.
현재 주요 우울 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하니 우울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약물 치료가 최우선입니다.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상담에 집중할 수 없으니 성인 우울 장애를 잘 보는 전문의와 연계하여 우울 증상을 잡는 것이 먼저입니다.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환경 재구조화를 통해 기분 부전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진로 적성 코칭에 주력하면서 라포를 공고히 형성해야 하고 이를 통해 관계 중독에도 개입할 수 있습니다. 애착 외상의 근원이 된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분리-개별화 과제를 달성하는 것이 세 번째입니다. 특정 대상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앞가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고 이러한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마지막으로 애착 외상 치유를 할 타이밍을 잡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각 단계가 정확하게 분절되어 있는 건 아니라서 두 가지 이상의 접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진행 순서는 대체로 이렇게 됩니다.
모든 내담자에게 이 방법을 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문제가 발생, 중첩되어 복잡해 보이는 내담자에게는 시간의 역순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으니 한번쯤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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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 해석 상담을 할 때 결과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내용을 수검자에게 추가 질문해야 하는 일이 어쩔 수 없이 생기곤 합니다. 예를 들어 MMPI-2 결과에서 Mf 척도가 단독으로 유의미 상승하거나 APS 척도가 유의미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내담자가 자발적으로 호소하는 문제가 아니지만 관련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때에는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때 많은 임상가들이 아예 질문하는 걸 회피하거나 의무감 때문에 지나치게 긴장해서 원하는 정보는 얻지도 못하고 분위기만 어색해지곤 합니다.
이처럼 중요하지만 민감한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합니다.
'오늘 저녁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보듯이 자연스럽게 질문하라'
성 정체성, 중독 문제 등 내담자에게 private한 문제일수록 오히려 당연한 걸 물어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담자를 최대한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질문하는 겁니다.
상담자가 주저하고 쭈뼛거릴수록 내담자는 이런 주제가 상담에 적합하지 않다고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 쉽고 그 결과 방어하거나 뒤로 숨게 됩니다.
단순히 내담자를 돕는데 필요한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라포를 형성하는 걸 방해한다는 겁니다. 내담자는 상담 공간이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느끼기 쉽고 그 뒤로는 상담자에게 할 수 있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스스로 검열하게 됩니다. 그러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핵심 주제로 들어가지 못하고 상담이 겉돌게 되죠. 그냥 망하는 겁니다.
그러니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상담 공간에서는 어떠한 이야기를 해도 수용되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상 생활에서는 예의상으로라도 물어보지 못하는 민감한 개인 정보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주제를 다루기 위해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해 둬야 합니다. 그래야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주저하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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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어디까지나 수다나 단순한 감정 발산이 아닌 심리 치료이기 때문에 당연히 구체적 목표를 설정합니다. 접근 방법에 따라 구체성의 정도는 다르지만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 상담은 상담이 아니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상담 목표를 세우지 않고(혹은 모호하게만 세우고) 상담을 하는 상담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상담 목표 설정의 시작은 상담자가 '이 내담자가 상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겁니다. 그 궁금증에서부터 질문이 시작되니까요.
상담자가 이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담자가 호소하는 내용과 배경 정보 및 심리평가 결과가 일치하는지를 꼼꼼히 맞춰봐야 하고요.
자, 이제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상담 목표라는 확신이 어느 정도 들었다면 이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회기 제한이 있는 단기 상담은 말할 것도 없고 장기 상담이라고 해도 내담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려면 순서를 정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의 수가 적고 구체적이며 계량화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대개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는 수도 많고 모호하게 마련입니다.
내담자가 다양한 문제와 어려움을 호소할 때 우선 순위를 정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원인'과 '결과'로 나누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한 가족 내 불화를 해소하고 싶다, 불면과 우울감이 심하다, 별 일 아닌 일로 남자 친구와 계속 갈등이 있다는 호소를 하는 성인 여성 내담자가 있다고 해 보죠.
* 원인이 여전히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원인에 해당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목표
: 위의 예에서 아버지의 폭력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면 불면, 우울감, 남자 친구와 갈등은 후순위입니다.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제거 또는 감소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됩니다. 아버지를 분리하거나 내담자 본인의 심신 안정을 위해 독립 또는 도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원인이 더 이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면 결과를 다루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
: 더 이상 아버지의 폭력을 당할 위험이 없다면 불면, 우울감, 남자 친구와 갈등을 먼저 다뤄도 됩니다. 물론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온 가족이 받은 상처도 다뤄야 하지만 그건 나중에 해도 됩니다. 다시 불면과 우울감, 남자 친구와 갈등 중 어느 것이 더 원인에 해당되느냐를 따져서 남자 친구와 갈등이 심할 때 불면과 우울감이 심해지면 갈등이 원인, 불면과 우울감이 결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자 친구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 불면이나 우울감보다 갈등을 해결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모든 문제가 항상 매끄럽게 나눠지지는 않지만 내담자가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모든 문제를 두서없이 이야기할 때 결국은 그 안에서 원인과 결과에 해당하는 내용들로 어느 정도 나눠지게 마련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순차적으로 분류해서 접근하면 상담 목표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데 어느 정도 기준을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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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는 목표에 따라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문제 해결 중심 상담은 보통 회기가 제한된 단기 상담에서 내담자의 병리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고 비교적 상담 목표가 구체적일 때 고려할 수 있죠.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면 짧은 회기에도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접근법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 내담자와 상담자의 목표가 같은 지 꼼꼼히 점검할 것
상담자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내담자가 원하는 목표를 아무런 의심없이 그대로 신뢰하는 겁니다.
'의외로 상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3가지 : 상담자용'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오는 내담자가 의외로 거의 없으며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진짜 문제일 가능성 또한 그다지 많지 않고, 무엇보다 내담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 왔을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감춰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죠. 이와 관련해서는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를 탐색할 것'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통 회기가 제한된 상담에서 문제 해결 중심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내담자와 상담자의 목표가 같은 지 꼼꼼히 점검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나 상사와 관계 불화를 호소하는 내담자라고 해도 정작 근본적인 문제는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면 대인 관계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은 결국 실패하게 될 겁니다.
* 내면 아이가 미성숙한지 꼭 확인할 것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사용하는 상담자가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는 내담자의 '어른 아이'가 하는 말에만 귀를 기울이는 겁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내담자가 의식 수준에서 이야기하는 문제에만 초점을 맞춰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내면 아이가 하는 말, 그러니까 무의식 수준에서 다뤄야 할 문제는 없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폭식 행동을 멈추지 못해 체중 증가로 인한 자존감 저하를 호소하는 성인 여성 내담자가 있다고 할 때 단순히 폭식 행동을 조절하기 위한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하면 안 됩니다. 폭식 행동이 자신을 향한 구강 공격성(Inward oral aggression)일 수 있기 때문에 내면 아이의 구강 욕구 좌절 경험을 확인하고 그 경험에 대한 수용과 애도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폭식 행동 조절도 가능해집니다.
* 문제를 해결하려고 온 게 아닐 수 있다고 가정할 것
꽤 많은 내담자가 증상을 완화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직면한 문제를 피하고 싶어서, 단순히 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쉬어도 되는지 상담자를 통해 타당화하려고 왔을 수 있습니다. 성인 내담자의 경우 이러한 가능성을 구조화된 검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FBS 척도가 65T 이상(
'MMPI-2 FBS 척도의 이해')이거나 Re 보충 척도가 60T 이상(
'MMPI-2 Es, Re, Do 척도의 이해 : GM, GF 척도와 연결하여')이거나, TCI 자율성 성격 중 '책임감' 하위차원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TCI 하위차원 분석의 중요성 : 성격편')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가능성이 의심될 때는 문제를 해결하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상태가 되고 싶은지, 그런 상태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격증 공부를 하는 대학생으로 집중이 안 되고 자꾸 미루게 되는 문제로 방문한 수험생이라면 왜 그 자격증 공부를 하는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난 이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등등을 먼저 확인해야지 집중력 향상이나 공부 습관을 바꾸기 위한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하는 게 별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자격증 공부를 하고 싶지 않아서 방문했을 수 있으니까요.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를 탐색할 것'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항상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가정을 하는 게 안전합니다. 문제 해결 중심적 접근을 하는 상담자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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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운이 좋게도 회기 제한이 없는 기관에서 상담을 했기 때문에 상담이 너무 loose하지 않도록 게을러지는 제 마음만 잘 다독이면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대부분 상담 기관에는 회기 제한이 있습니다. 짧게는 4~6회에 불과하며 회기 연장이 가능하다고 해도 20회를 넘기는 게 쉽지 않습니다.
supervision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상담자 선생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하나같이 모두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거였습니다. 알고 보면 실력이 절대로 부족한 게 아닌데 심리평가 뿐 아니라 formulation, 구조화, 개입 전략에 이르기까지 통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이는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평가 위주로 진행되는 도제식 수련 과정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모두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신감이 부족하더군요.
저는 상담의 성공 경험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을 때 상담자와 내담자 모두 느끼는 '아하 경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내담자의 눈빛과 표정, 상담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치료 효과를 반영하는 내담자의 행동 변화 등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회기가 필요하거든요.
단기 상담에서도 이런 성공적인 변화가 가능한 거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저도 당연히 동의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단기 상담만으로 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그야말로 mild한 수준의 문제를 갖고 오는 내담자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은 거의 대부분 장기 상담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1년, 길게는 10년까지 상담을 해야 하는 내담자가 대부분이거든요. 이걸 제가 어떻게 아냐 하면 재발을 밥먹듯이 하는 다양한 수준의 중독 내담자들을 최소 1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상담 해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미니 강의나 supervision을 할 때마다 결국 현장 상담자의 최종 목표는 장기 상담을 할 수 있는 개업 상담자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단기 상담을 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담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제목처럼 상담을 마라톤이 아닌 계주처럼 인식하는 겁니다. 저는 이걸 농부의 역할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지금 우리나라의 상담 현장은 한 명의 농부가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비료를 주고, 잡초를 뽑고, 수확까지 할 수 가 없습니다. 역할을 나눠서 누구는 밭을 열심히 갈아 다른 농부가 씨앗을 뿌릴 때 발아율을 높일 수 있는 옥토를 만들어야 하고, 누구는 잡초를 열심히 뽑아서 얼굴을 내민 새싹이 자라는 데 방해받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누구는 최적의 타이밍에 가장 좋은 비료를 뿌려 바람직한 생육 환경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그러니 자신에게 맡겨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다음 상담자에게 바통 터치를 잘 하는 것이 능력있는 상담자입니다. 그러려면 자신에게 주어진 단계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날카로운 분석 능력이 필수겠지요.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 대부분의 상담자는 항상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초보 내담자를 만나게 되기 때문에 항상 밭을 가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그러니 단기 상담 현장에서만 일을 하게 되면 밭은 기가 막히게 갈겠지만 적절한 씨앗을 선택해 뿌려본 적도, 비료를 줘 본 적도, 잡초를 뽑은 적도 없게 되고 특히 수확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자괴감을 버텨낼 수 있어야 번아웃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기 상담 현장에서 오래 일하는 걸 추천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전문가 자격을 취득하고 난 이후에는 3년 이내에 개업을 하든, 장기 상담이 가능한 기관으로 이직하든 액션을 취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진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현장 상담자에게는 마라톤 완주 경험과 온전한 농부 역할이 요구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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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supervision을 하면서 진로 적성 코칭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참 많이 드렸습니다. 저도 과거에 그런 실수를 자주 했지만 많은 상담자들이 내담자들이 가져오는 문제가 대부분 대인 관계 갈등에 기반한다고 전제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랑만이 문제일까'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의외로 대인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일'부터 안 되기에 관계에도 문제가 생긴 경우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진로 적성 코칭이라는 게 결국은 당사자의 기질, 흥미, 적성, 능력, 가치관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인데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일 수 밖에 없어서 이 시간을 줄이는 게 관건이고 바로 극단적인 선택 질문을 통해 이 시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 질문은 요새 유행하는 밸런스 게임과 비슷합니다. 완전히 반대되는 두 개의 극단적인 선택지를 제시하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겁니다. 밸런스 게임과 차이점은 단순히 고르는 것이 아니라 왜 그걸 골랐는지, 생각해봄으로써 그 선택에 투영된 자신의 기질과 가치관을 알아차리는 겁니다. 빠르게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하니까요.
예를 들어, '친구가 하나도 없는 억만장자 VS. 만인의 사랑을 받는 거지'라는 극단적인 선택지가 있다고 해 보죠. 만인의 사랑을 받는 억만장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극단적인 선택지는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이 예시에서는 경제적 여유를 통한 안정감이 더 중요한지,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는 게 더 중요한지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우린 보통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관이 무엇인지 잘 모르거든요.
다른 예를 하나 더 들면, '매뉴얼대로 일해야 하지만 책임질 필요가 전혀 없는 공무원 VS.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지만 모든 걸 내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 프리랜서'라는 선택지가 있다면 전자는 안정감과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고 후자는 자유로움과 흥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 가깝죠.
이처럼 다양한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자신도 잘 몰랐던 기질, 흥미, 가치관이 드러나게 됩니다. 공통점이 보이거든요. 그래서 극단적인 선택 질문은 진로 적성 코칭에서 빠른 가지치기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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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평가 해석 상담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묻는 선생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만큼 심리평가가 상담자의 업무 영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의미일 것 같습니다.
심리평가보고서를 작성해서 의뢰자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넘기고 나면 그 뒤는 별로 생각할 일이 없는 임상 영역과 달리 상담에서는 심리평가 해석 상담을 대부분 주 상담자가 담당하기 때문이죠.
정답은 저도 모릅니다만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네요. 결국 해석 상담도 상담이라는겁니다. 모든 문제는 해석 상담이 일반 상담과 다르다고 또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물론 해석 상담은 심리평가 결과를 내담자와 나누는 상담이기 때문에 일반 상담과 조금은 다른 부분도 존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심리평가 해석 상담의 포인트를 몇 가지 정리해보자면,
1. 심리평가 결과를 긍정적으로 포장하려고 애쓰지 말 것
: 심리평가는 수검자에게 고통을 주는 증상(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야기할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을 추론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수검자의 강점 영역보다는 개선이 필요한 문제 영역을 주로 다룰 수 밖에 없습니다. 지지적 상담을 하는 상담자일수록 수검자가 받을 심리적 타격을 최소화하고자 가능하면 긍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려고 애쓰지만 대개는 효과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강점을 몰라서 내지는 상담자로부터 강점을 확인받고 싶어서 찾아오는 내담자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으로 포장하려는 노력은 대개 '좋은' 상담자가 되고 싶은 상담자의 욕구 투영 결과일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좋은 상담자보다 유능한 상담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면서도 담담하게 상담할 것
: 해석 상담 시 상담자가 내담자를 지나치게 안심시키려고 하거나 반대로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포장하면 오히려 내담자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과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포장하지 말고 날 것 그대로 내담자에게 전달한다는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행히 내담자가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고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으나 그건 불가피한 결과이고 내담자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그리고 해석 상담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고 내담자의 충격을 다룰 기회는 있습니다. 내담자가 충격받을 걸 겁내서 포장하는 건 상담자에 대한 신뢰만 저하시킵니다. 이는 대개 상담자가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자신감이 부족하더라도 이를 악물고 버텨야 합니다. 자신의 두려움과 타협하지 마세요. 내담자에게는 당신 밖에 없습니다.
3.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만 모든 시간을 할애하지 말 것
: 해석 상담의 포인트는 '해석'이 아니라 '상담'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목을 해석 상담도 결국 상담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이고요.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만 중요하다면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심리평가보고서를 내담자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꼼꼼하게 작성해서 주면 끝이겠지요. 하지만 아닙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심리평가 결과를 듣고 내담자가 받은 상처, 충격, 통찰, 상실감, 불안감 등을 다루는 것이 해석 상담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내용 전달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면 안 됩니다. 시간 안배를 적절히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포장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최대한 쉬우면서도 담담하게 결과를 전달하고 나머지 시간을 내담자의 감정을 다루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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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s(이하 CEs)를 다룬 책입니다. CEs는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Alexander & French가 주창한 개념으로 '한 사람이 어떤 사건이나 관계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다른 방법을 통해 정서적으로 이해하거나 경험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상담에서는 흔히 '교정적 정서 체험'이라고 합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는 상담을 받으러 온 그 이유와 관련하여 무언가 잘못된 습관적인 행동, 정서, 대인 관계 패턴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걸 상담에서 상담자와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면서 통찰을 얻게 되고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교정적 정서 체험은 상담/심리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일찌기 Frieda Fromm-Reichmann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죠.
"환자는 경험이 필요하다. 설명이 아니라"
이 책에서는 CEs를 다양한 치료적 관점에서 어떻게 개념 정의하는지 소개합니다. 정신 역동적 관점, 관계 지향적 관점, 인지 행동적 관점, 인본-경험주의적 관점,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말이죠. 때로는 실제 치료 사례가 제시되기도 하고 후반부에서는 각종 연구 결과가 소개되기도 합니다.
교정적 정서 체험이라는 게 결국 상담/심리치료의 효과를 가늠케하는 중요한 개념이기에 실제로 상담에서 어떻게 개념화, 측정, 증진시키는 지가 궁금해서 시작한 독서인데 결론적으로는 제 기대에 못 미치는 책이었습니다.
초반부는 비교적 흥미로웠지만 뒤로 가면서 점차 질질 끄는 느낌이 들더니 나중에는 연구 결과(그것도 별로 대단치 않은)만 나열하면서 흐지부지되더군요. 가뜩이나 잘 읽히지 않는 원서인데 내용까지 지루해지니 마지막까지 힘든 독서였습니다.
하다 못해 특정 치료적 접근법을 따르는 임상가에게는 교정적 정서 체험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각인이 될 정도로 명쾌하게 정의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더 실망스러웠고요.
2022년 10월 11일 현재 아마존에서 53.93불이라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책도 아니니 결론적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추천하기 힘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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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적성 코칭이 어려운 이유는 일반적인 상담 훈련 과정에서 배우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아무래도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일테지만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필요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상담자 스스로도 자신의 진로 적성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저만 해도 심리학이 재미있어서 전공했을 뿐 그게 제 적성에 잘 맞는지, 기질에 부합하는지 등을 따져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학부에서 다양한 학문 분야를 공부하면서 저랑 맞는 분야가 있고 맞지 않는 분야가 있다는 걸 어렴풋하게나마 느꼈고 그래서 대학원에서 조직 심리학을 전공할 때 의외로 공부가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보다는 경영학에 더 가까운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처음에 희망했던 임상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병원에서 수련을 받으면서 저랑 맞는 분야가 어디인지를 깨닫게 되었죠. 역시나 개인 단위에서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건 제 기질과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상담자가 아닌 supervisor와 강사의 identity가 저랑 가장 잘 맞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하는 일에 만족합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잠깐 샜는데 진로 적성 코칭을 하려는 상담자라면 지금이라도 스스로를 대상으로 실제로 진로 적성 코칭을 해 봐야 합니다. 그런다고 지금의 길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내담자를 도울 방법에 대한 힌트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으니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진로 적성 코칭의 모든 것 : 상담자용' 포스팅에 충분히 정리해 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진로 적성 코칭을 할 때 '현실성', 다시 말해 실현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고려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게 상담자가 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담자는 이미 부모님, 친구, 선배, 진로 상담 교사 등 많은 사람들로부터 현실성을 토대로 이런저런 조언을 지겹게 들었을 겁니다. 그게 효과적이었다면 상담자에게 안 왔을거에요. 그러니 누구나 했을 법한, 뻔한 조언은 그만두세요.
두 번째 이유는 현실성을 고려하는 순간부터 자신의 적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실성이라는 건 결국 먹고 사는 문제, 그것의 지속 가능성, 안정성 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인데 이걸 먼저 고려하면 그 다음에는 시야가 급격하게 좁아집니다. 예를 들어 예체능 적성을 가진 내담자가 있다고 해 보죠. 그림을 그리는 게 너무 좋은데 유명한 화가가 되는 건 현실성이 없어 보이니 취업이 잘 되는 학과로 진학하고 그림을 취미로 그리자고 타협을 하게 되죠. 그러니 그림으로 성공해야 하는 현실 따위는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으려면 꿈과 가치관이 투영되어야 하는데 현실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투영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현실성은 '어떻게?'를 묻습니다. 먹고 사는 건 어떻게 할거야?, 어떻게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사냐? 등등이죠. 하지만 꿈과 가치관은 '왜?'를 묻습니다. 왜 그걸 하고 싶은데?, 그게 왜 너에게 의미가 있는데?라고 묻게 되죠. 꿈과 가치관을 탐색해야 하는 이유는 그게 적성 및 기질과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성은 진로 적성 코칭의 맨 마지막 단계에서 미세 조정을 할 때 고려하면 충분하고 그건 내담자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등산이 내 적성이라는 걸 찾았다고 해 보죠. 어떤 산을 오를 지, 어떤 방법으로 오를지를 고르는 것이 바로 현실성을 고려하는 겁니다. 등산을 할 것도 아닌데 에베레스트를 오를지, 지리산을 오를지를 미리 고민할 필요가 없죠.
그러니 상담자는 진로 적성 코칭을 할 때 의도적으로 '현실성', '실현 가능성'은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상담자까지 그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 절대로 내담자의 적성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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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No-Show)는 예약을 했지만 취소한다는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행위를 일컫습니다. 대개는 식당, 숙박, 항공권 예약을 해 놓고 나타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에 많이 쓰지만 상담에서도 꽤 자주 일어나는 일입니다.
다만 상담에서는 최초 상담부터 노쇼하는 경우보다 상담 회기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노쇼하는 경우가 더 많죠.
상담 기관의 내규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개는 노쇼한 내담자를 적극적으로 잡지 않습니다. 한 두 차례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취해보고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 종결 처리 해 버리죠. 왜 노쇼했는지에 대해서도 사후 분석을 꼼꼼히 하지 않습니다. 상담해야 할 대기 내담자가 많아서 그럴수도 있고 응답하지 않는 노쇼 내담자에게 계속 연락을 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러기도 합니다. 성격 문제가 있는 내담자의 경우에는 되레 complaint을 받을 수도 있거든요.
또한 노쇼를 조기 종결과 동일시하여 상담 실패로 귀인하여 자책을 하는 상담자도 많습니다. 어쨌든 왜 내담자가 노쇼를 한 것인지 이유를 아는 건 쉽지 않으며 노쇼를 줄이기 위해 위약금 제도를 운영하는 것 이외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기관도 별로 없습니다.
이처럼 노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의외로 내담자의 노쇼가 성숙한 어른이 사용한 자기 결정권의 발로라고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의지로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상담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고 단지 통보하는 것을 잊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 아닙니다.
만약에 노쇼한 내담자의 심리평가 결과를 이미 갖고 있고 내면 아이가 미성숙한 경우(TCI에서 자율성, 연대감이 낮은 경우)에는 노쇼의 이유가 늦잠, 착각, 실수 그 무엇이 되었든 미성숙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연락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가 늦잠을 자서 유치원에 가는 걸 잊었다면 먼저 연락해서 사과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법이죠. 그래서 상담자가 계속 손을 내밀어 주기를 무조건 기다리게 됩니다.
또한 내면 아이가 미성숙한 내담자는 노쇼를 했을 때 상담자에게 혼날까봐 두려워서(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내담자의 경우 더더욱) 먼저 연락을 못하고 잠수를 타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내담자와 연락하여 상담을 지속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후 종결해야 합니다. 그러니 주기적으로 전화, 문자 등으로 상담자가 계속 상담을 지속할 의사가 있음을 노쇼 내담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점점 더 내면 아이가 어린 내담자의 수가 늘고 있는 만큼 노쇼 또한 가볍게 처리하면 안 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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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이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의존하는 성격 유형으로는 LHL(LML), LHM, LHH 유형들이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LH? 계열의 성격 유형들은 모두 낮은 자율성을 보완하기 위해 연대감을 과도하게 발달시킨 경우죠. 하지만 이들간에도 꽤 큰 차이가 있습니다.
LHL과 LHH 유형을 대비해서 설명드리면, 자기 초월 성격은 성격이 발현되는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낮으면 현실주의자의 입장에서, 높으면 이상주의자의 입장에서 행동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LHL 성격 유형에게는 현실적인 의존 행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담자에게 의존하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면 더 이상 상담에 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LHL 성격 유형의 내담자가 꾸준히 상담을 받으러 온다면 상담의 실제 효과성 여부를 떠나 상담자가 자신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내담자가 판단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1차 라포는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LHH 성격 유형은 의존 대상을 이상화 하는 등 현실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도 상담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1차 라포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상담을 유지하고 있거나 상담자를 신격화해서 소위 믿음의 차원에서 상담을 받으러(고해성사하거나 기도하듯이) 오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LH? 계열의 성격 유형이라고 해도 자기 초월 차원의 높낮이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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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의존성 성격 장애 뿐 아니라 TCI 기준 LML, LHL, LHM, LHH 성격 유형인 내담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 세례, "선생님, ~한 경우에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을 알려주세요"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지에 대한 것입니다.
의존하는 내담자는 그것이 성격 역동 때문이든, 살아온 삶의 궤적이 그렇든 간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누군가의 도움에 의존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내면 아이가 어릴수록 자신의 행동 결과를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지요.
어쨌든 상담자가 구원자의 역할을 떠맡는 순간 자율성을 증진해 의존성 문제를 극복하려는 목표는 물 건너가게 됩니다. 아무리 공감을 잘하고 지지적인 상담자라고 해도 끊임없이 답을 구하며 의존하는 내담자에 의해 야기되는 역전이를 다루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고요.
그렇다고 경계를 엄격하게 설정하고 내담자의 의존 욕구를 칼로 자르듯이 좌절시키면 상담이 조기 종결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라포가 굳건히 형성되기 전인 상담 초기에는 더더욱 그렇고요. 무엇보다 의존성이 강한 내담자의 의존 욕구를 좌절시키면서 라포를 형성하는 것 자체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의존 욕구를 좌절시키면서도 라포를 유지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한데, 저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즉, 내담자의 모든 질문에 상담자가 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내담자의 답을 구하는 행동에 상담자가 모두 답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치료적 방향으로 알려주는 겁니다.
"저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답을 알려주면 ~님이 제게 의존하려는 마음을 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해롭고(바로 이 문제를 극복하려고 상담을 받는 것이니), 답을 모른다고 말하면 제가 의존할 수 있는 수준의 능력자가 아니라고 섣불리 결론내려 상담을 중지하고 저를 떠날테니 결국 ~님께 해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나름의 답을 알고 있지만 알려주지 않을 것이며 대신 ~님이 현명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곁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이렇게요.
중요한 건 답을 알려줄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라 내담자가 자신의 역동을 상담에서 재현할 때 그걸 다뤄야 하는 겁니다. 내담자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항상 누군가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깨닫고 그런 패턴에서 벗어나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이상 이 상담은 끝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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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제 나름의 원칙을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아동/청소년 내담자와 라포를 형성하는 단계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다른 말로 바꾸자면 라포를 형성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는 단계인데 이걸 알 수 있어야 더 깊은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가끔 아동/청소년 내담자가 상담에 꼬박꼬박 잘 오고, 말이 잘 통하면 라포가 형성되었다고 착각하는 분이 계신데 그거 라포가 형성된 거 아닙니다. 자신의 진짜 문제를 감추려고, 부모에게 잘 보이려고, 이차 이득 때문에 등 아동/청소년 내담자의 호의적인 태도와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 상 보통 아동/청소년 내담자와 라포 형성하는 과정은 대개 두 단계를 거치더군요.
1단계는 '부모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입니다. 부모는 밉든 곱든 자신의 혈육이고 현재 뿐 아니라 자신의 미래 인생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람들(significant others)입니다. 그러므로 설사 자신에게 애착 외상을 입힌 가해자라고 해도 부모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수준(상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질이죠)이라서 안전 동기가 중요하다면 더더욱 어렵습니다. 부모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상담자가 부모에게 '고자질'을 할 것을 예상해서 상담자를 통해 부모를 통제 또는 조종하려고 시도하는 일부 예외 경우를 제외하면 최소한 상담자가 자신의 말을 부모에게 옮기지 않을 것(비밀 보장)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2단계는 '상담자에게 전이된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을 때'입니다. 1단계는 상담자가 자신의 말을 상담 장면 밖으로 옮기지 않을 것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만 형성되면 가능하지만 2단계는 더 깊은 수준입니다. 왜냐하면 상담자가 '자신의 편'이라는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분노를 폭발시켜도 상담자가 이를 holding할 것을 믿고, 반격하지 않으며, 자신을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가능한데 이는 어쩔 수 없이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아동/청소년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라포의 굳건함은 상담 중 갈등을 겪어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 상담자용' 포스팅에서 강조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모든 아동/청소년 내담자가 순서대로 각 단계를 거치는지는 장담 못 하겠지만 제 경우는 대체로 그런 편이었습니다.
아동/청소년 내담자를 상담하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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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I 기준으로 강박성 성격 장애라 함은 미발달된 성격으로 인해 LHL 기질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는 상태를 진단화한 것을 말합니다.
강박성 성격 장애 내담자를 상담할 때 조기 종결되는 경우가 많아서 힘들다고 호소하는 선생님들이 많은데요. 그 이유와 제 나름의 해결 방안을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가장 큰 원인은 내방하는 내담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기질 유형이 LHL이기 때문입니다. 케이스가 많은 상담자라면 금방 아실텐데요. 상담 센터를 방문하는 내담자 중 가장 많은 기질 유형이 바로 LHL, MHL입니다. 수가 많으니 조기 종결되는 비율도 그만큼 높은 게 당연한거지요.
다른 이유로는 기질 상의 특징 때문인데, 강박성 기질은 위험회피 기질은 높고, 동시에 사회적 민감성 기질은 낮습니다. 위험회피 기질이 높은 수준이니 불안, 우울 등 신경증 증상을 경험하기 쉽고, 겁이 많으며, 체력도 좋지 않기 때문에 상담을 하던 도중에도 조금만 아니다 싶으면 꽁무니를 빼려고 합니다. 게다가 사회적 민감성 기질도 낮은 수준이라 내향적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서툰데다 무엇보다 정서적 감수성이 낮아 상담자와 상호 작용하는 것이 어려운 편(상담자가 감정 접촉이 잘 안 된다고 답답하게 느끼는 대표적인 내담자가 강박성 성격 장애 내담자죠)이죠. 그러니 위험회피 기질만 높거나 사회적 민감성만 낮은 기질 유형에 비해 강박성 기질 내담자가 상담을 이어 나가는 게 더 어렵습니다.
또한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성격 장애라 함은 성격이 미발달되어 기질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다는 의미인데 LLL, LLM과 같은 미성숙한 성격 유형은 내면 아이가 어리니 말할 것도 없고 자율성이 낮은 문제를 연대감을 과도하게 끌어올려서 보완하려는 LHL, LHM, LHH 계열 성격의 내담자들은 상담자가 자신이 의존, 복종, 숭배함으로써 위험을 피하게 도와줄거라는 확신이 안 생기면 다른 대안을 찾아서 금방 떠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강박성 기질의 특성과 이러한 강박성 기질과 결합되기 쉬운 LLL, LLM, LHL, LHM, LHH 성격 유형의 특성 조합으로 인해 강박성 성격 장애 내담자들의 조기 종결 확률이 높은 겁니다.
그러면 조기 종결 확률을 낮추기 위해 상담자가 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은 어떤 게 있냐 하면,
높은 위험회피 기질과 관련해서는 내담자가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상담 환경을 구조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내담자가 신체적,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의자 및 탁자의 배치, 앉는 곳의 선택, 배경 음악, 쿠션, 조명, 향기, 차를 마시면서 상담하기 등도 고려합니다. 강박성 내담자와 상담할 때는 상당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낮은 사회적 민감성 기질과 관련해서는 정서적 감수성이 낮은 만큼 상담 장면에서 발생하는 전이, 역전이, 감정의 변화를 내담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회기 중에 최대한 쉬운 용어로 설명해주고 정서적 개방성이 낮은 내담자는 감정 표현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 않도록 충분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줘야 합니다. 방어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정 표현을 격려하는 건 자칫 push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에 자제해야 합니다. 또한 내향적인 내담자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대면 상담을 할 때도 충분한 거리를 두고, 앞에 다탁을 두는 등 내담자의 personal space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극도의 내향적인 내담자라면 화상 상담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LLL, LLM 성격 유형의 내담자는 제가 흔히 말하는 '어린 미어캣'이기 때문에 최대한 공감적이면서 따뜻하게 대하고 상담자를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라포 형성에 주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담자도 내담자와 일상 대화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최대한 자기 개방을 많이 해야 합니다.
LHL, LHM, LHH 성격 유형의 내담자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의존, 복종, 숭배할 대상을 찾기 때문에 가장 피해야 하는 게 상담자가 따뜻하기만 하고 능력 없게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상담자는 절대로 내담자에게 자신 없는 모습을 노출하면 안 됩니다. 몰라도 아는 척 해야 하고(나중에 밤을 새워서라도 해결하면 되니까요), 무조건 내담자에게 전문가다운, 유능하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합니다.
현장에서 강박성 성격 장애 내담자를 만나지 않는 상담자는 없기 때문에 상담자라면 이 문제에 충분한 대비를 해 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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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상담 관련 교재들이 상담자의 중립 의무를 강조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중립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많이 발생하죠. 오늘의 주제에서 조금은 벗어난 이야기지만 저는 중립을 지켜야 하는 원칙을 지키려다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역동과 전이-역전이 문제를 놓치는 게 오히려 더 문제라고 보는 편입니다.
상담자가 중립을 지키기 어려운 대표적인 경우가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의존하려 할 때입니다. 그런데 상담자에게 의존하는 이유가 내담자마다 다르고 그 이유에 따라 상담자가 취해야 할 접근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TCI 성격 유형에 따라 내담자의 상담자 의존을 다룰 때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상담자에게 의존하려는 내담자의 TCI 성격 유형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LHL, LHM, LHH 유형
: 자율성이 미발달되어 홀로 서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억지로 연대감을 끌어올려서 누군가에게 의존, 복종, 숭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거나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성격 유형입니다. 이 유형의 내담자에게는 '당신 주변의 사람들이 흔히 하듯이 당신을 업어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당신 곁에서 당신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는 stance를 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나는 당신이 의지할 수 있을 정도로 듬직한 사람이지만 당신을 무작정 업고 가지는 않겠다'는 자세죠.
* LLL, LLM 유형
: 이 유형의 내담자는 연대감을 끌어올려서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는 능력조차도 없는 그야말로 전쟁통에 부모를 잃은 전쟁 고아와 같은 심리 상태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상담자가 의존 대상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재양육이 필요한 내담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계를 세우기 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개방하고 안전을 보장함으로써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 다 자율성이 낮으니 내면 아이가 미성숙한 상태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전자는 연대감을 끌어올려서 살아남을 정도의 기술 정도는 습득한 상태라는 점에서 연대감까지 미성숙한 LLL, LLM 유형에 비해 그나마 나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상담자에게 의존을 허용하는 정도도 조금은 달리 해야 합니다.
LLL, LLM 유형은 내면 아이가 상대적으로 훨씬 더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감이라도 느끼도록 해야 조기 탈락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LHL, LHM, LHH 유형에 비해 의존을 더 많이 허용하는 거구요.
요새는 TCI를 상담 초기에 실시하는 경우가 많으니 내담자의 TCI 성격 유형에 따라 상담자가 의존 정도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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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장애의 진단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상담 장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대인 관계 기능(interpersonal functioning)의 문제이고 내담자 스스로도 이 영역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경험(또는 보고)합니다. 물론 군(cluster)에 따라 양상의 차이는 다소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군(cluster)의 차이와 상관없이 모든 성격 장애의 대인 관계 문제가 동성 관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겁니다. 정확하게는 동년배의 동성 관계에서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A군 대표로 분열성 성격 장애를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A군 기질의 소유자는 대인 관계에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분열성 기질은 더더욱 대인 관계에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A군 기질이 원하는 건 사람들의 무관심입니다. A군 기질은 전반적으로 대인 관계에 관심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관심 분야를 공유하는 사람과는 피상적일지언정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분열성 성격 장애 남성은 극도로 내향적이고 자신만의 자폐적 공상 세계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남성들에게 어필하기 어렵습니다. 좋게 봐도 괴짜이고 나쁘게 보면 히키코모리 같기 때문에 같이 놀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에게는 관심 분야에 따라 어필할 수 있는데 분열성 성격 장애들은 특정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경향이 있어 그 분야가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거나 흔히 말하는 SNS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분야(식물 기르기, 캘리그라피, 사진이나 그림 등)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거든요(물론 그 관계가 오프라인 관계의 친밀함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열성 성격 장애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내향적이고 자신만의 세계에 침잠해 있지만 가부장제 사회인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에 남성에 비해 훨씬 더 강한 박해와 억압을 받기 때문에 분열성 성격 장애 남성에 비해 좀 더 외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회운동이나 스포츠 등 활동적인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이게 남성들에게 어필하는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여성들에게는 너무 세 보이거나 지나치게 체제 저항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주기 쉽죠. 그래서 동성의 또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겁니다.
다음으로 B군 대표로 연극성 성격 장애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A군과 달리 B군은 사회적 민감성이 높은데다 자극추구 기질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대인 관계가 중요하고 특히 연극성 성격 장애는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연극성 성격 장애 여성이 동년배의 여성에게 관심을 받는 건 쉽지 않습니다. 연극성 성격 장애 여성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관심을 받기 위한 시도 자체가 어설픕니다. 동년배의 성숙한 여성들에게 그런 시도는 가식처럼 보이거나 재수 없어 보이거나 하기 때문에 따돌림 당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외모나 애교 등으로 관심을 받기 쉬운 동년배의 남성과 관계를 더 편하게 생각합니다. 연극성 성격 장애 남성도 비슷합니다. 동년배의 성숙한 남성들과 관계를 맺으려면 남성성을 과시하거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런 성숙함이 없기 떄문에 아동처럼 미숙하게 보이고 그래서 여성과 관계를 맺는 걸 더 편하게 생각합니다. 물론 동년배 보다는 모성애를 자극할 수 있는 연상의 여성들에게 밀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C군 대표로 의존성 성격 장애를 살펴보겠습니다. C군은 위험회피기질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의존성 성격 장애는 동시에 사회적민감성 기질도 높기 때문에 사람에게 의존해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자신이 의존할 수 있는 강한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의존성 성격 장애 여성은 같은 여성에게 의존하기 어렵습니다. 성숙한 동년배의 여성들은 give & take가 확실하고 대인 관계에서도 미성숙한 또래를 돌보는 걸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관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 자신은 의존을 하고자 하지만 그 댓가로 지불할 것이 없는 것이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동년배의 남성은 의존성 성격 장애 여성에게 성숙함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성숙하고 유약해 보이는 여성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하죠. 반대로 의존성 성격 장애 남성도 위험을 피하기 위한 의존 대상이 필요하지만 동년배의 남성은 너무도 무섭습니다. 힘이 있다고는 하지만 서열 의식이 있어 자신이 서열의 아래에 위치할 경우 자신이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격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여성에게 끌리는 것이죠.
결국 모든 성격 장애 내담자가 겪는 대인 관계 문제는 동성의 또래 관계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그러니 이성의 또래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것 같아 보인다고 성격 장애가 아니겠지 하고 마음을 놓으시면 안 됩니다. 바꿔 말하면 TCI에서 기질 취약성이 관찰되었을 때 동성의 또래 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성격 장애까지는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성격 장애가 의심되면 동성의 또래 관계는 어떤지 관심을 갖고 탐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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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의외로 상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3가지 : 상담자용' 포스팅에서 1)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오는 내담자는 거의 없으며, 2) 따라서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진짜 문제일 가능성은 거의 없고, 3) 게다가 내담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 왔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다소 과장해서 말씀드렸지만 그 포스팅의 핵심은 내담자가 보고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상담자라면 좀 더 넓고 깊게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오늘 말씀드리는 내용도 이와 일맥상통하는데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 내담자가 일 영역의 문제(직장, 학업, 진로 등)만 호소하면 불안, 우울 등 임상 증상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내담자가 일 문제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해도 병리적인 문제가 원인이거나 최소한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분부전장애나 신체화 증상이 동반된 불안 장애, PTSD 등으로 인해 일 영역의 문제가 야기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 이와 반대로 내담자가 스스로를 공황 장애, 성인 ADHD, 조울병 등으로 진단부터 내리고자 한다면 일 영역의 문제는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합니다. 자발적으로 보고하지 않지만 졸업, 진로, 학업에 문제가 생긴 대학생이나 직장 내 부적응 문제가 생긴 직장인들이 문제의 원인을 정신과 장애로 귀인하기 위해(문제를 책임지지 않고 회피하기 위해) 진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엇이 불편한지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미 어떤 진단이라고 결론내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방하는 내담자는 조심해야 합니다. 이차 이득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까 일 영역의 문제만 이야기하는 내담자는 숨겨진 임상 증상이 없는 지 탐색해야 하고, 반대로 특정 진단에 꽂혀서 증상만 이야기하는 내담자는 일 영역에 문제가 없는 게 확실한 지 탐색해야 합니다.
결국 내담자가 보고하지 않는 문제가 진짜 문제일 가능성을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만 잘 챙겨도 회기 낭비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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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이 힘들다며 자발적으로 상담을 의뢰했는데 정작 검사를 해 보면 아무런 고통감이 드러나지 않거나 구조화된 검사에서 방어 척도가 상승하면 평가자가 당황하기 쉽습니다.
'스스로 힘들다고 왔으면서 왜 방어하는 거지?', '검사 결과를 보면 그렇게까지 힘든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왔지?'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가설은 아동/청소년이 본인 문제가 아니라 가정 불화 때문에 힘들어서 도와달라고, 또는 가정 내 문제를 고발하러 총대를 메고 나왔을 가능성입니다.
아동/청소년은 가정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부의 도움을 받으러 나온 것이죠. 엄밀히 따지자면 자신만 상담을 받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검사에서는 방어적으로 응답하거나 비교적 건강한 상태라면 심리검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나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럴 때는 최대한 빨리 부모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부모가 상담자의 호출에 응하는 태도를 보면 이 가설을 검증할 수 있거든요. 일반적인 부모라면 자신의 자녀가 자발적으로 또는 학교 당국의 권유에 의해 상담을 받으러 간 걸 알게 되면 처음에는 당황하더라도 무슨 일 때문에 그런 것인지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달려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상담자의 연락을 피하거나, 2) 호출에 응한다고 해도 상담자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아이가 왜 그러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방어막을 가동하거나, 3) 심하면 가족의 문제를 밖으로 노출한다고 자녀를 탓한다면 확실히 가정 내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이럴 때는 아동/청소년이 문제가 아니며 부모가 문제(소위 독이 되는 부모)이거나 최소한 가족 내 역동에 개입을 해야 하는 사례입니다.
그런데 부모에게 문제가 있거나 가족 역동을 다뤄야 하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해도 이미 개입하기 늦은 사례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부모가 알리바이를 만들거나 방어벽을 세우거나 상담을 중단할 충분한 시간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아동/청소년 내담자가 오면 부모까지 심리평가를 한꺼번에 실시하는 걸 routine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다행히 부모가 건강하다면 아동/청소년만 상담하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행운의 사례는 거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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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거창한데 이건 상담자마다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그저 제가 이렇게 생각한다 정도로만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자격을 취득한 새내기 전문가는 그동안의 고생을 보답받은 듯한 벅찬 뿌듯함과 함께 이제는 스스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과도한 두려움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 실제 실력이 어떠하든, 주변에서 어떻게 평가하든 상관없이 내가 과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함을 느끼는 건 이상한 게 아닙니다. 뭔가 몸에 맞지 않는 과분한 옷을 걸친 것 같은 생경함은 덤이죠.
이 때 이러한 과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채우는 데 집중하는 상담자가 가장 많습니다. 수련 기간 동안에 못 읽었던 전공 서적을 탐독하기도 하고, 실전 워크샵에 집중적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아예 학교로 돌아가 박사 과정에 입학하는 상담자도 있습니다.
그런 노력이 불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것보다 더 먼저 챙겨야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임상가로서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입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총 쏘는 기술보다 전쟁의 의미를 부여하고 참전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죠.
전문가 자격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신에게 상담/심리치료란 무엇인지, 임상가로 살아간다면 어떤 목표를 지향하는지, 윤리적인 규정과 별개로 내담자/환자와 치료적 관계를 맺을 때 지켜야 할 가치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중 관계는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지 등등.
수련 중에는 내담자/환자를 돕기 위한 기술을 익히는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전문가 자격을 취득했다고 그 기술이 완성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노력은 실제로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임상가로서의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한 마음가짐은 초보 전문가일때가 아니면 다지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현실과 타협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전문가가 되고 나서 1년 안에 마무리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그 기간 동안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는 2003년 초에 전문가가 되고 나서 8월에 취업하기 전까지 약 6개월을 실업 급여를 받으며 쉬었습니다. 가치관을 정립하겠다는 구체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쉰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3년 동안 수련받느라고 미친 듯이 일만 하다 갑자기 쉬게 되면 할 일이 없거든요. 결국 자신과 대화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가능하다면 전문가가 되고 나서 곧바로 일이나 공부를 시작하지 말고 충분히 쉬면서 자신과 대화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이게 임상가로서의 평생을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그런 가치관을 정립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저는 상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어떠한 경우에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내담자를 우선하겠다는 저만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2018년 제가 속한 조직에서 순환 근무를 위한 지방 파견을 가라는 명령이 갑자기 내려왔습니다. 지방 센터에도 상근 상담자를 충원해야 한다는 건의를 이미 수년 전부터 했지만 회사는 그동안 수수방관만 하다가 그 사업장에서 자살자가 속출하고 정부에서 근로 감독을 나온다고 하니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서울의 상담자를 긴급 파견해 보여주기를 하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6개월 또는 1년 간격으로 서울 센터에 근무하는 3명의 전문가를 계속 순환 파견 보내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그렇게 되면 제대로 상담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신규 내담자를 받아서 상담을 하더라도 내년에 제가 파견 명령을 받으면 저나 내담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상담을 강제 종결하고 저는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니까요. 그리고 거기에서 상담을 시작해도 1년이 지나면 또 거기에서 진행하던 상담을 강제 종결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야 합니다. 그야말로 상담자의 역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명령인거죠. 그래서 회사에 상담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강력히 항의했지만 묵살당했습니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나가라는 것이죠. 이런 회사의 몰상식보다 더 역겨운 건 함께 일하던 다른 상담자들의 태도였습니다. 조직이 까라면 까야지 어쩌겠냐는 겁니다. 이 좋은 조직에서 잘리지 않고 정년퇴직을 하려면 내담자를 희생시켜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상담자가 되면 안 되는 사람' 포스팅 참조).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내담자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제 가치관을 지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16년 동안 일해온 직장에 사표를 내고 2018년 독립을 했습니다(
'인생 Season 2를 시작합니다' 포스팅 참조). 그리고 지금도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 중 하나라고 자평합니다.
제가 다니던 직장은 임상/상담 통틀어서 가장 일 적게 하면서도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곳이었습니다. 정규직은 아니지만 무기 계약직이기 때문에 입 다물고 회사에서 시키는대로만 하면 정년이 보장되는 그야말로 꿀 빠는 직장이죠. 그걸 제 발로 차버리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만약 내담자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가치관을 세워두지 않았다면 저도 현실과 타협했을 지 모릅니다. 가치관을 세워두지 않으면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흔들릴 겁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의 시점이 저처럼 늦게 오는 행운이 누구에게나 있는 건 아닐 겁니다.
그러니 너무 늦기 전에, 매너리즘에 빠지기 전에, 현실과 타협하기 전에, 임상가의 가치관을 정립해 두시기 바랍니다. 저는 실력보다 그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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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문제는 답이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굳이 포스팅까지는 하지 않으려 했는데 임상/상담 관련 모 카페의 댓글들을 보니 예상 외로 갑론을박이기에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질문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상담자가 내담자가 입고 온 옷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디에서 샀냐고 물어보고 싶은데 물어봐도 되는지"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댓글이 너무 많더군요. 좀 놀랐습니다.
물론 질문의 경중을 따지자면 애인이 있냐고 물어보는 것과 옷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어디에서 샀는지 알려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비교하는 건 무리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질문의 내용이 아니라 질문의 의도와 결과입니다.
이런 류의 질문은 상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따라서 당연히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상담자의 개인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정보 요구입니다. 그런데 그 정보를 요구받는 사람이 내담자라는 게 문제입니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는 보수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위의 질문을 친구나 하다못해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했다면 생각해 볼 필요조차 없는 사소한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내담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내담자는 상담자에게 도움을 받으러 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 옷이 자신만 입고 싶어서 구입처를 알려주고 싶지 않아도, 너무 싼 옷이기 때문에 상담자가 알면 창피할까봐 알려주고 싶지 않아도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만약에 상담자가 자신의 옷을 마음에 들어한다면, 그러니 상담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앞으로도 어떤 옷을 입을 것인지에 대해 신경을 쓰고 또 상담자가 자신의 옷을 입는 센스를 칭찬해주기를 기대한다면 상담은 궤도를 벗어나 엉뚱한 곳을 향하게 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거든요.
굳이 비유를 하자면 내담자는 물에 빠진 사람(혼자서 수영할 수 있다면 도움도 청하지 않았을테니)이고 상담자는 인명 구조원입니다. 상담자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책무를 집니다. 그러니 물에 빠진 사람이 안전하게 물 밖으로 나오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수영복이 마음에 드는데 어느 회사 제품이냐고 물어보면 안 됩니다. 구조와 전혀 상관이 없는 매우 부적절한 질문입니다. 물 밖에 나온 뒤에 물어보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명 구조원이 그럴 시간이 있을까요? 인명 구조원은 다음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시 물에 들어가야 하고 구조된 사람은 자기 짐을 챙겨서 집으로 가면 됩니다.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는 딱 그 정도 사이이고 그래야만 합니다. 그건 너무 딱딱하고 기계적이지 않냐고 생각하는 상담자가 있다면 상담자의 존재 의의와 가치관, 역전이 등을 다시 한번 고민해보셔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상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아니 관계가 없는 건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물어보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마세요.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칫하면 상담을 망치는 첫 단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덧. ice breaking을 하거나 라포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느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저는 왜 굳이 그런 부적절한 방법으로 ice breaking이나 라포를 형성 하시려는 건지 되묻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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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supervision을 할 때 사례 formulation이 끝나면 항상 "질문 없습니까?"라고 물어봅니다. 실제로 궁금한 게 있으면 답변을 할 테니 질문을 하라는 의미도 있지만 이 물음에는 조금은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심리평가 supervision을 제대로 받는 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 지 모르는 사람은 앎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무엇을 모르는 지 알려면 자신에게 질문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질문 없습니까?"라는 제 물음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알고 싶은지 자신에게 물어봤냐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이 없는 사람은 질문이 없습니다. 그건 단순히 수검자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물론 심리평가, 상담,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사람은 아예 심리학에 입문하지 않았을테고(권력과 재력을 목표로 심리학을 전공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정도 수준의 지적 능력으로는 성공하기 힘들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결국은 호기심의 문제입니다.
저보고 심리학을 전공하고, 임상/상담을 전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저는 단연코 가장 중요한 게 호기심이라고 답변할 겁니다. 과장을 조금 섞어서 말씀드리면 호기심이 없는 사람은 이 쪽 영역으로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호기심이 없다면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을 것이요,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니 아무리 우수한 지적 능력이 있다해도 실력을 쌓기 힘들 것이고, 실력이 없다면 내담자/수검자를 돕지 못할 것임은 물론 일하는 것 자체가 지옥 같을테니까요.
TCI의 자극추구기질 중 '탐색적 흥분' 하위차원이 높은 분이라면 타고난 호기심을 장착하고 있을테니 복받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큰 문제 없습니다. 영장류의 DNA와 많은 부분이 겹치는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장착된 호기심의 양만 해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문제는 그게 작동하는 분야가 무엇이냐는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기질, 적성과 잘 맞는 분야를 찾아야 하는 것이고요.
자기와 잘 맞는 분야를 찾기만 하면 그 호기심을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당장 저만 해도 탐색적 흥분 하위차원이 -1 표준편차 이하로 낮은 편입니다. 그러니까 관습적 안정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그래도 저는 심리학, 여행 관련해서는 무한 호기심이 작동한다는 걸 알게 되었죠. 누군가는 음식에, 누군가는 음악에, 누군가는 운동에, 누군가는 프라모델 분야에서 호기심이 남다를 겁니다.
그러니 자신의 호기심이 작동하는 영역을 잘 찾으신 뒤 그 호기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질문의 홍수를 타기만 하면 됩니다. 만약 아무런 호기심도 생기지 않고 그래서 질문할 거리를 전혀 찾지 못한다면 안타깝지만 이 영역은 본인과 맞지 않는 것이니 빨리 다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버텨봤자 그 끝은 그리 신통치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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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잡고 다이어트를 해 보신 여성이라면, 맘 잡고 몸 만들기를 해 보신 남성이라면 그 간절함의 정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아실 겁니다.
살을 빼려는 목적이든, 복근을 만들려는 목적이든, 그 당시 당사자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목표이고 모든 삶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됩니다. 먹고, 자고, 쉬고, 일하는 순간 순간이 그 목표를 위해 희생되기도 합니다.
그런 간절함에 충분한 에너지, 시간, 열정이 투입되면 그 결과는 당사자를 결코 배신하지 않습니다.
상담도 다를 것 하나 없습니다.
상담을 통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는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그걸 얻으려면 최소한 상담을 받는 동안만큼은 상담이 인생 1순위여야 합니다.
놀 거 다 놀고, 쉴 거 다 쉬고, 사람들 만날 거 다 만나고 남는 시간에 상담을 받는다면 효과가 있을 리 없습니다. 열심히 상담을 받았는데 별로 효과가 없다고요? 정말 열심히 상담을 받은 게 확실한가요?
제 경험 상 내담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상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을 때 효과가 없었던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상담이 결국 실패하고, 흐지부지 끝나고, 조기에 종결된 경우는 여러 가지 원인이 함께 작용했지만 내담자가 상담을 1순위로 두지 않은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상담자가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도 내담자만큼의 간절함은 없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이니까요.
그러니 상담을 통해 과거 상처를 치유하려고 하든,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려고 하든, 자녀와 관계를 회복하려고 하든, 더 이상 결혼 생활을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하든 간에 그 목표를 위해 상담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합니다. 상담 시간과 비용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상담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건강하게 살 빼는 법'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두려움에서 시작한 건강 관리에 모든 것을 다 갈아넣었더니 확실하게 건강을 되찾은 것처럼 상담을 받는 분들도 그런 간절함으로 상담을 최우선 순위에 넣고 열과 성을 다 한다면 분명히 상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실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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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예전에
'의외로 상담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 3가지' 포스팅에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내담자가 거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가 진짜 문제일 가능성도 별로 없고, 거기에 내담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만 왔을 가능성도 많지 않으니 항상 이차 이득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담자가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말라는 말이죠. 상담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그나마 내담자가 어떤 어려움이 있어서 내방했는지 조리있게 정리하여 이야기를 해 준다면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거기서부터 가설을 세우고 들어갈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요새 별로 힘든 건 없지만 그냥 '나 자신을 이해하고 싶어서', '성격이 어떤 지 궁금해서' 심리검사나 한번 받아보고 싶다며 애매모호한 이유로 상담실을 방문한 경우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이건 그냥 친구 따라 심심해서 방문했다고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심심하다 해도 내 치아가 건치인지 궁금해서 치과를 방문하지 않듯이 상담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아직까지는 일반인에게 상담실이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가는 곳, 상담실을 간다는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 신경이 쓰이는, 꺼림칙한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을 자발적으로 방문했다는 건 본인이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간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막연하고 모호하게 이야기 할수록 더 심각한 문제가 숨겨져 있을 수 있으니 자신에 대해 알고 싶다면 자신의 무엇에 대해 알고 싶은지, 그게 왜 알고 싶은지, 하필 지금 알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성격이 궁금하다면 성격의 어떤 부분이 궁금한지, 본인의 성격이 어떠하다고 생각하는지, 그게 왜 궁금한지에 대해 물어봐야 하고요.
'심리평가는 가설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증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설에 따라 어떤 검사 도구를 사용해야 할 지가 결정되는 것이니 어차피 가설을 세우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내용을 물어볼 수 밖에 없지만 애매한 이유로 내방하는 내담자일수록 더욱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제 경험 상 애매한 이유를 대는 내담자일수록 알고 보면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숨겨져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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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에게 이차 이득이 있다는 건 상담자에게 아주 중요한 정보이기는 한데 해석 상담 시 이를 내담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부분에 이르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우울한 건 사실이지만 그 우울 때문에 이득을 보는 점도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특히 FBS 척도는 '무의식적인' 이차 이득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검자가 자신의 이차 이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자칫하면 수검자가 상처받기 쉽습니다.
그래서 수검자에게 직접 해석 상담을 진행하는 임상가라면 이차 이득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는 법이 궁금하실텐데요. 저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해석합니다.
"~님은 현재 ~~~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런 어려움을 겪는 이유와 원인이 있죠"
"~님이 그 이유와 원인을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만 FBS 척도가 상승한다는 건 ~님의 마음 만큼은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너무나 불안하고 그 때문에 고통스럽다면 한시라도 빨리 불안을 덜고 싶겠지만 마음은 그렇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불안을 줄여서 취업 준비에 매진하고 싶지만 마음은 취업에 실패했을 때의 심리적 타격이 더 두려워서 불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거죠"
"그러니 취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들여다보고 다루어야지만 불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불안을 없앤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겁니다"
조금 더 간략하게 줄여서 설명하고 싶더라도 그렇게 하다보면 설명이 충분치 않거나 직설적으로 들릴 수 있어 수검자가 평가자를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비유를 들어 완곡하게 표현하는 편이 낫습니다.
핵심은 수검자가 경험하는 고통감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도망가려는 비겁함이 반영된거라는 식으로 표현되어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자극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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