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산하의 기관 중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각종 폭력 생존자에게 상담 뿐 아니라 의료, 법률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핵심 기관입니다.
폭력의 생존자들은 대개 사회적 약자인 여성, 아이들이기 때문에 해바라기 센터의 존재감이 남다를 수 밖에 없고 어찌 보면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많은 심리지원 기관 중 최전방에 위치한 곳입니다.
그런데 저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해바라기센터 내 심리치료사 직군의 자격 요건이 너무도 허술하더군요. 임상심리직군과 왜 별개의 심리치료사 직군을 두었는지부터가 잘 이해되지 않지만 비교적 체계적인 수련 과정을 갖추고 있고 자격 요건도 까다로운 임상심리직군과 달리 심리치료사 직군은 심각한 폭력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현장 역할과 동떨어진 사회복지학, 아동학, 여성학 등의 학위와 관련 기관에서의 경력(석사의 경우는 1년, 학사의 경우는 3년)만 갖고 일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회복지학, 아동학, 여성학 전공을 폄훼하자는 것이 아니라 심리치료사 직군의 업무 특성 상 꼭 필요한 정신병리학, 임상심리학, 상담심리학 관련 전문 지식 습득 및 수련 과정이 없더라도 심리치료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3년 간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전문적인 수련을 거친 임상심리전문가라고 해도 해바라기 센터에서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외상 치료에 대한 별도의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거의 경악할 정도의 안이한 채용 기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대로 된 자격도 갖추지 않고 개업하여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재차 더 깊은 상처를 입히는 사이비 상담자들이 넘치는 판국에 국가 기관마저 이런 황당한 상황이라뇨. 절대로 안 될 일입니다.
다행히 사명감이 투철한 현장 전문가 선생님 한 분이 앞장서서 잘못된 제도 개선을 위한 국민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한 청원 내용을 읽어보시고 그 뜻에 동참하는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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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결혼이 무엇인지는 '여자들 사이의 섹스 없는 사랑에 관한 사적인 이야기'라는 이 책의 부제만 봐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상적으로 동성애자 중 레즈비언은 게이에 비해(이성애자에 비해서는 더더욱) 육체적 섹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적고,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반드시 육체적인 섹스를 동반해야 한다는 사회 통념 하에서 성장한 레즈비언들에게 우리의 사랑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안기게 됩니다.
이 책은 그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위한 레즈비언들의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공저자들은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레즈비언들이면서 동시에 대부분 심리학, 여성학을 전공한 사람들입니다.
이 책은 레즈비언들의 무성애를 다루고 있지만 이건 이성애자들도 마찬가지로 고민하는 문제지요. '사랑한다면 당연히 주기적으로 섹스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섹스하지 않으면서도 함께 있다는 건 사랑이 식었으면서도 그저 어쩔 수 없이 생활을 같이 하는 것 아닌가?'와 같은 고민들은 이성애자들도 많이 하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동성애 뿐 아니라 무성애에 대해서도 'Why not? attitude'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뭘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는지 공감이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무성애자가 아닌 상대방이 섹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이성애자의 경우보다 훨씬 가벼운 수준이었거든요.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성소수자들이 얼마나 성폭력에 쉽게 노출되는지, 그리고 그런 트라우마가 그들의 삶을 얼마나 오랫동안 잠식하고 괴롭히는지를 몸서리치게 느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믿고 따르는 관습, 주의, 태도, 전통, 양식 중에는 아무런 고민과 숙고가 없는 것들도 참 많다는 것이었죠.
이 책은 초반에는 '보스턴 결혼'의 유래와 이론적 개념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고, 중반부에는 레즈비언 커플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가감없이 사례로 담아낸 뒤 마지막에 다시 한번 정리를 해 주는데 여성 심리학을 가르치는 올리바 에스핀 교수의 정리가 참 깔끔하면서도 통찰을 주더군요. 저도 이 책에 나오는 커플들 중 상당 수가 사실 상 보스턴 결혼 상태가 아닌 것처럼 보였거든요.
레즈비언들의 이야기라는 특수성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다면 이성애자라고 하더라도 섹스와, 그 보다 훨씬 더 중요한 반려 관계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해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섹스 지상주의라는 호수에 던지는 하나의 물수제비 돌이라고나 할까요?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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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트라우마 분야의 권위자인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Father-Daughter Incest, 1981)'입니다.
1981년에 나왔으니 30년이나 된 책이지만 이 안에 담긴 주옥같은 내용의 가치는 전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전에 소개한 주디스 루이스 허먼의 책 '트라우마(1997)'와 함께 읽으시면 좋습니다. 근친 성폭력, 감춰진 진실을 먼저 읽으세요.
성폭력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라면 꼭 읽으셔야 할 명저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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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상담의 목표는 강렬한 부적 정서가 이미지 등으로 응축되어 있는 걸 언어화하여 풀어내도록 돕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치료 기법과 상담 기술이 동원되는데요.
대개의 내담자들이 상담 의뢰될 당시 이미 심적으로 굉장히 약해져 있어 그런 치료적 접근을 견뎌낼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뭔가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조바심을 참지 못하고 많은 상담자들이 성급하게 성폭력 피해가 일어난 과거로 돌아가 탐색을 시도하거나 내담자가 보이고 있는 증상들을 현재 수준에서 다루려고 시도합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위에서 말씀드린 치유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외과에서 연세가 많은 어르신을 수술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증상의 심각성일까요? 아닙니다. 어르신이 장시간의 수술을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하고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마찬가지로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은 무기력감과 고통감, 절망감으로 뒤죽박죽된 혼란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리 논리정연한 치료 기법을 사용해봤자 그다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접근하는 걸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미래 -> 현재 -> 과거의 순으로 다룰 것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의 경우 정신적 내상을 워낙 심하게 입은데다 조망의 범위도 그리 넓지 않아 미래에 대한 생각을 잘 못합니다. 그럴수록 작은 희망이라도 함께 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제가
주로 이야기하는 상담 주제는 꿈이나 진로에 대한 겁니다. 의외로 자신의 꿈과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정보를 모으는 아동/청소년의 수가 적기에 생각보다 쉽게 접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피를 철철 흘리는 아이를 붙잡고 지금 무슨 한가한 꿈 이야기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아이가 피를 닦고 상처를 봉합할 수 있는 치료진의 접근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 바로 문제거든요.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관계를 맺고 나서야 현재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고 신뢰도 재구축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그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죠.
떠올리고 싶지도 않은 사건 이야기는 조사 과정에서 지겹도록 되풀이해서 질문을 받았기 때문에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발고한 이후에 자신보다 더 괴로워하는 부모와 가족을 보면서 괜히 이야기를 했나 하는 후회 속에 살면서 현재도 지옥처럼 변했기에 과거와 현재에는 상담자가 곧바로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거꾸로 현재, 과거로 거슬러 올라오는 우회로가 오히려 내담자의 상처를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빠른 시간 내에 치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러니 과거 -> 현재 -> 미래 또는 과거,현재 -> 미래의 순으로 상담하지 마시고 미래 -> 현재 -> 과거 순으로 상담하는 걸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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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소개한
'트라우마(Trauma and Recovery : The Aftermath of Violence, 1997)'라는 좋은 책을 쓴 Judith Lewis Herman의 책입니다. 1981년에 나온 책이니 '트라우마'보다 16년이나 앞선 책인데 반대 순서로 읽었네요.
사실 주디스 루이스 허먼이 이름을 알린 책은 트라우마가 아니라 바로 이 책입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그녀가 임상 장면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근친 성 학대 경험을 가진 여성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이 문제에 관한 책을 써보자고 결심한 것이 1975년이었고 이후 6년에 걸쳐 40명의 근친 성 학대 피해 여성에 대한 실제 임상 연구와 정신건강센터, 아동보호기관, 법 집행기관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근친 성 학대가 일어나는 가정의 복잡한 구조를 낱낱이 파헤친 결과가 바로 이 책입니다. 1981년에 초판이 발간된 이후 그동안 사회가 외면하고 감춰왔던 근친 성학대 문제가 수면으로 드러나면서 그야말로 미국 사회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죠.
이 소개 포스팅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는 근친 성 학대가 매우 드문 일 아닌가 하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문제의 은밀한 성격과 사회가 이를 다루는 태도 때문에 드러나지 않고 있어서 그렇지 거의 흔하다고 말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임상/상담 현장에서 일하는 임상가들은 근친 성 학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그래서 제가 여기에 소개하는 것이죠).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설문 조사 자료, 임상 자료, 인류학 문헌, 대중 잡지 그리고 포르노그래피 등에 근거한 현상을 현상학적으로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피해자 및 그들의 치료자와 나눈 면담에 근거한 임상 연구 내용을 담았습니다.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근친 성 학대가 드러난 뒤의 위기 개입, 가족 치료, 사법 처리 등의 내용을 실었고 치유와 예방의 가능성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근친 성폭력에 대해서는 이 책 한권만 읽으면 될 정도로 내용이 충실합니다. 물론 이 책부터 시작해서 좀 더 깊이있는 독서를 해야겠지만요.
주디스 루이스 허먼은 아래에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소개한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 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1994)'의 저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를 아주 강한 어조로 심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저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가 근친 성폭력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로프터스는 학자의 입장에서 거짓 기억 증후군을 증명했던 것 뿐이죠. 다만 근친 성 학대 가해자와 이들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연구 결과를 법정과 언론에서 악용했기 때문에 로프터스가 욕을 먹는 겁니다. 저는 근친 성폭력과 거짓 기억 증후군 모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상가들은 어느 쪽에도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도록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먼저 읽고
'트라우마의 치유(Coping with Trauma : Hope through Understanding, 2005)'를 읽은 뒤 마지막으로
'트라우마(Trauma and Recovery : The Aftermath of Violence, 1997)'를 읽는 순서를 권장합니다.
아동 성폭력 관련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 특히 해바라기 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임상가들의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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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진화 : 자기 정당화의 심리학(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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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 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1994)
닫기
* 아동의 성적인 '권리'에 대한 뚜쟁이의 관심은 아동이 공장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공장주의 관심과 똑같은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 거의 대부분의 증거는, 아동에게 성인, 특히 믿었던 가족, 친척과의 성적인 접촉이 장기간에 걸쳐 악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심각한 정신적 외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 어머니의 부재라는 주제는 어떠한 형태로든 근친 성 학대 이야기의 배경에서 항상 발견된다.
* 사실 아버지의 의존 욕구는 어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자녀의 욕구를 능가해 버린다. 왜냐하면 만일 어머니가 언제나 그래 왔듯이 아버지를 보살피지 못하면 그녀를 대신할 누군가 다른 여성을 찾는 일이 당연시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장 흔하게는 맏딸이 선택된다. 이런 가정에서 누군가를 양육하는 어머니의 역할을 아버지가 떠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 어머니가 부재 상태거나 어떠한 형태로든 무능한 경우, 딸들이 성적으로 희생될 위험이 아주 높다.
* 건강한 어머니와의 강한 친화 관계만이 최소한으로나마 성 학대로부터 딸을 보호할 수 있다.
* 생물학적 학설은 아버지와 딸 사이의 짝짓기에 대한 장벽이 어머니와 아들의 짝짓기에 대한 것보다 왜 더 약한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심리학적 이론 역시 금기를 준수하는 일에서 드러나는 성별상의 차이를 이론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 어머니들은 자기 억제 능력이 훨씬 큰 반면, 아버지들은 성적인 착취 행동을 나타내는 경향이 더 큰 이유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화의 심오한 차이를 낳은 노동의 성적 분화 때문이다.
* 강간, 아동 성추행, 그리고 근친 성 학대를 포함하여, 남성들에게 나타나는 모든 형태의 성적 착취 행동 경향은 가부장적 가족 내에서 이루어진 남성 사회화의 결과물로 이해할 수 있다.
* 어느 문화권에서든, 남성 우월주의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노동의 성적 분화는 더욱 엄격하게 이루어지며, 아버지와 딸 사이의 근친상간 금기는 더 빈번하게 위반되는 것으로 보인다.
* 심리학적 관점에서 근친 성 학대를 보면 아버지와 아동이 혈연 관계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런 관계가 의존 상태에 놓인 아동에 대해 아버지 입장에 있는 힘을 가진 성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버지가 아동에게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를 가르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숨기도록 한 바로 그 순간부터, 아버지와 아동의 유대는 이미 타락한 것이다.
* 근친 성 학대를 하는 아버지들의 가장 중요하고도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힘을 사용하여 가족들을 지배하려는 경향이다. 그런데도 많은 연구나 관찰자들에 의해 이러한 아버지들이 무력하고 의존적이며 심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로 묘사되는데 이는 이들이 상황에 따라 자신의 상대적인 힘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이야기.
* 아버지의 불만은 단조로우리만큼 너무 단순하다. 가정에서 응당 받아야 할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내가 충분한 사랑을 주지 않는다는 게 아버지들의 불만이다. 아내가 돌덩이처럼 무뚝뚝하고 냉정하며 성관계를 거부하고 사랑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불만은 어머니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꼈던 딸들에게는 충분히 그럴듯하게 보인다.
* 일반적인 성폭력과 달리 근친 성 학대에서는 가해자가 힘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힘을 사용할 필요 자체가 없다.
* 근친 성 학대 아버지들을 관찰한 일부 연구자들은 이들의 행동이 바로 충족되지 못한 의존적인 소망과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한다.
* 많은 임상의들은 근친 사이에서 성 학대를 당한 아동에게서 불특정한 증상들이 관찰된다고 말하는데 피해 아동 상당수는 어렸을 때 강박적이고 의식적인 성 행동을 하여 식견이 있는 관찰자로 하여금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눈치 채게 하기도 한다.
* 어떤 사례에서도 근친 성 학대가 아버지에 의해 끝나는 일은 없었다.
* 근친 성 학대 피해자들의 가장 일반적인 불평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분리되었다는 감정이었다. 많은 피해 여성들은 자신이 '다르거'나, 다른 사람들에겐 평범해 보였지만 스스로는 결코 '평범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 근친 성 학대 피해 여성들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결코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껏해야 냉담하고 믿을 수 없는 남성이나 가장 심하게는 노골적으로 다른 사람을 착취하는 남성에게 빠져드는 것 같다.
* 결혼한 피해 여성의 가장 평범한 호소는 남편이 자신을 가치 있게 평가하지 않거나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 근친 성 학대 피해자들 대부분은 남성들을 과대평가하거나 이상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들의 타인과의 성적인 친밀함을 추구하면서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무언가를 찾으려고 했다.
* 근친 성 학대 피해자들은 대부분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분노를 느꼈다. 이들은 어머니를 향한 쓰라린 고통을 극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을 포함한 모든 여성을 존중할 수 있게 된다.
* 노골적인 근친 성 학대의 가장 효과적인 방패막은 아버지의 충동 조절이 아니라 어머니가 행사하는 사회적인 통제 정도이다.
* 세 가지 관점이 중요하며 모든 관련 전문가들이 이에 동의한다. 근친 성 학대 아버지의 힘을 제한하고 조절할 필요성. 어머니의 힘을 강화하고 촉진시킬 필요성. 모녀 관계를 회복할 필요성.
* 근친 성 학대 비밀의 폭로에 직면한 많은 어머니들이 필사적으로 딸의 호소를 부인하려 드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만약 그녀가 딸의 말을 믿는다면 얻을 것은 하나도 없고 반대로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다면, 딸은 가족 내에서 엄청난 위험에 빠지게 된다.
* 성 학대를 신고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가장 심각한 폐해는 외부인이 아버지와 공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외부인이 딸이나 어머니, 또는 가족 전체와 맺는 관계는 근친 성 학대 범죄가 알려지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아버지를 보호하고 법률을 위반한다.
* 경험적으로 창안된 모든 체계들이 지닌 공통적 특징은 신속하고도 즉각적인 위기 개입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 비밀을 누설하고 나면, 딸은 상당한 재확인을 필요로 한다. 먼저 그녀의 말을 믿는다는 것, 둘째로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셋째로 앞으로 성 학대로부터나, 비밀을 깼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자행할지도 모르는 앙갚음으로부터 보호될 것이라는 내용을 그녀가 확실하게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
* 여러 가지 이유에서 딸보다는 아버지가 집을 떠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딸을 집에서 분리하는 일은 딸에게 맞서 부모가 서로 결탁하는 경향을 강화시키는 반면, 아버지의 분리는 딸에게 어머니와 관계를 회복할 기회를 주고, 어머니에게는 스스로 기능할 기회를 제공한다.
* 근친 성 학대 피해자의 치료에서 이들이 가장 잘 배워야 하는 것은 자신을 주장하는 방법이다. 곧 다른 사람의 욕구나 감정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한 자신의 욕구를 말해서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작업은 구타, 학대, 통제, 지배, 순종, 굴복, 무력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내기 위한 것이다.
* 성 범죄자들을 치료하는데 비밀 유지는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치료자가 환자를 위해 어떤 일을 하도록 추천하기 전에, 반드시 그 일이 가족 전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먼저 평가하고 이해해야 한다.
* Murray Bowen과 Salvador Minuchin 같은 이론가가 개발한 전통적인 가족 치료는 근친 성폭행 범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이 학파의 치료적 개입은 남성의 지배성을 회복하려는 형태를 취하기 쉬운데 남성의 지배성은 근친 성폭행이 이루어지는 가정에서 전혀 회복할 필요가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 성 범죄자를 위한 가장 성공적인 치료 프로그램은 치료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인 제재라는 채찍이 부가된 중독 치료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 근친 성 폭력 범죄자의 집단 치료에서 집단 내 잘 통제된 신체 접촉은 즉각적인 만족감을 줄 뿐만 아니라 아버지들에게 성적인 관계 밖에서도 애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 성 학대 가해자 치료 집단은 치료자가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일 때, 곧 지도자의 권위가 명확하고, 선물의 규칙을 강화하며, 자비로운 가장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최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 가해자의 상태가 개선되는지를 평가하기에 적절한 사람은 가해자 자신이 아니라 그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이어야 한다.
* 어떤 경우든 아버지들은 다음 세 조건이 합치하지 않는 한 가족들로부터 다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첫째, 아버지는 법원의 감독을 받아야 한며, 둘쨰, 적절한 치료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셋째, 근친 성 학대 관계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수용하고 모든 가족이 보는 앞에서 딸에게 용서를 청하는 차원까지 도달해야 한다. 이 세 조건은 적어도 딸에게 최소한의 심리적 편안과 안전감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 부모의 재결합을 결코 치료의 최종 지점이나 성공의 규준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가족 관계 회복을 나타내는 가장 의미 있는 지표는 어머니-딸 관계의 건강성이다.
* 이론상으로 아동 성 학대에 대한 처벌은 매우 엄격하지만 실제로 처벌은 거의 그렇게 집행되지 않는다.
* 구타나 강간과 같은 반복적인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게는 혹시 성 학대 경험이 없었는지 질문해야 한다. 알코올이나 마약 의존 증세를 지닌 여성이나 사춘기에 남다른 방황이나 가출 경험을 지닌 여성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병석에 계셨거나 집에 계시지 않았던 여성, 아주 어린 시절부터 어른처럼 가족들을 보살펴야 했던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게도 그런 질문이 있어야 한다. 이런 환경들이 아동기 성 학대 경험과 너무 빈번하게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이런 사례의 환자들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치료자의 직무 태만이다.
* 여성 치료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환자가 공유하지 못하는 데도 가해자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일이다. 이런 실수는 피해자와 자신의 극단적인 동일시로부터 나온다. 이는 거의 대부분 피해자로부터 매우 방어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근친 성 학대 피해자들은 자주 아버지보다 어머니에 대해 더 큰 분노를 느끼며, 때로는 그녀의 인생에서 아버지를 보살핌과 애정의 유일한 원천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치료자가 아버지에게 분노를 표출하면, 환자는 치료자가 그녀로부터 매우 소중하고 특별한 관계를 빼앗으려 애를 쓴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피해자는 치료자가 악의나 질투심에 사로잡혔다고 생각하며, 이것은 곧바로 모든 여성이 잠재적인 라이벌이라는 그녀의 신념을 확인시킨다.
* 치료에 도움이 되는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데 장애가 되는 주요한 요인은 환자로 하여금 맨 처음 도움을 찾도록 만든 것과 똑같은 문제, 곧 수치심과 전혀 희망이 없다는 감정 그리고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가 배신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 환자가 치료자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그 일에 관하여 털어놓을 수 있을 때까지 그 문제는 일반적으로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여겨질 수 없다.
* 근친 성 학대가 일어난 가정에서 치유는 어머니-딸 사이의 유대 회복으로부터 시작하듯이, 근친 성 학대의 예방은 궁극적으로 딸이 절대로 근친 성 학대 비밀을 지켜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지점으로까지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강화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덧. 이 책은 나중에 저도 참고할 부분이 많을 것 같아 새 책으로 북 크로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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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보통의 경험 :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DIY 가이드(2011)'입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 온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6만 7천회 이상의 상담 내용을 토대로 현장 전문가 5명이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정리한 책입니다.
성폭력 생존자 뿐 아니라 이들을 만나는 현장 전문가들께도 일독을 권하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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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9일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 강의에서 사용했던 PPT입니다.
상담 현장, 그 중에서도 아동 및 청소년 상담을 할 때 흔히 접할 수 있는 정신병리문제를 모아서 3시간 분량으로 만든 자료입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ADHD* 소아/청소년 우울증* Delayed PTSD(성폭력 생존자)* 학교 부적응 문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ADHD
* 주 호소 문제의 변별
* ADHD 신화 : 허위 긍정의 오류
* 주의할 점 : 주의력 문제의 구분
* 진단
* 평가
* 평가도구
* 치료
2. 소아/청소년 우울증
* 증상
* 우울증의 구분
* 우울 사고 vs. 우울 정서
* 연령에 따른 차이
* 자살 위험성 평가
* 분노 폭발 : 열등감 내재 확인
3. Delayed PTSD(성폭력 생존자)
* PTSD의 진단 준거
* 왜 Delay되는가
* 변별 진단
* 여아의 자해
* 왜 말하지 못하는가
* 근친 성폭력
* 치유에 중요한 요인들
* 심리평가
* 치유의 3단계
* 치유 단계 별 주의할 점
* 상담의 point
* 성폭력에 대한 통념
4. 학교 부적응 문제
* 1단계 : MR, BIF, BA 배제
* 2단계 : Adjustment Disorder 배제
* 3단계 : 스트레스 요인이 집(PCRP 고려)
* 4단계 : 스트레스 요인이 학교(왕따 고려)
이전에 심리평가자가 아닌 상담자의 입장에서 정신병리적 문제를 다룰 때 고려해야 하는 실질적인 내용을 다룬 자료인
‘상담에서 만나는 정신병리문제’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 이 자료는 아동, 청소년 상담을 하는 상담자가 자주 만나는 네 가지 정신병리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얼마든지 내려 받아 사용하셔도 됩니다. 출처만 분명하게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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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YES24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이매진 출판사를 통해 2011년에 내놓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자기 치유서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여성운동 단체로 1991년에 문을 연 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6만 7천 회 이상의 상담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온 곳입니다.
이 책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일하는 5명의 전문가가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낸 책으로 피해자(요새는 생존자라는 말을 더 많이 쓰죠)의 입장에서 성폭력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목표 설정, 개인적인 해결, 사법 제도를 통한 해결, 소속 집단 안에서 해결하는 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직장 내 성폭력, 데이트 성폭력, 친족 성폭력, 대학 내 성폭력, 아동 성폭력 등 유형별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4부에서 치유에 도움이 되는 지침을 정리하고 있죠.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건 피해자의 이미지를 넘어서 피해자의 입장에서 리더십을 갖고 주도적으로 해결하라고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냥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담 전문가가 옆에서 차근차근 하나씩 일러주는 것처럼 꼼꼼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든든합니다.
이 책이 원래 목표했던 것처럼 성폭력 생존자를 위한 자기 치유서로도 손색이 없고 성폭력 생존자를 만나는 현장 전문가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사소한 단점 몇 가지를 지적하자면 그냥 책 뒤에 추천사 몇 줄만 수록하면 될 것을 서론처럼 본문에 수록했기에 읽기도 전에 김이 좀 빠집니다. 이건 서설이 긴 걸 아주 싫어하는 제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것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글에서 혹평한 적이 있는
우에노 치즈코와 노부타 사요코가 함께 쓴 '결혼제국'을 추천하고 있는 것에 실망해서 별을 하나 뺐습니다. 아무리 자기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라고 해도 그렇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책을 추천하다니 쩝...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까지 읽은 성폭력 서적 중 단연코 최고의 책입니다.
닫기
* 많은 피해 경험자들은 적어도 가해자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내가 겪은 일의 가장 확실한 목격자는 바로 나라는 점을 스스로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 자신이 겪은 성폭력 경험을 묻어두지 않고 꺼내본다는 것은, 곧 자신의 고통에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입니다. 최종 법정에서 상대방이 높은 형을 받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사건 해결을 통해 내 마음속 무거운 돌덩이를 내려놓고 기쁨과 해방감을 되찾는 것이 목표가 되는 것이죠.
* 가해자, 경찰 수사관, 검사, 법정의 판사, 가해자 측 변호인은 흔히 성폭력 피해자는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무기력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 성폭력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강간, 추행, 성폭행 등으로 불리던 것을 묶어 '성폭력'이라고 부르게 된 까닭은 행위 자체보다 그것이 폭력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성폭력의 원인이나 발생 구조를 탐구하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자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입니다.
* 변치 않는 중심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건 뭐지?'라는 질문의 답입니다.
* 사과문은 가해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받아들여야' 효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 합의서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공증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 가해자 교육은 가해자에게 성찰과 사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피해자에게는 가해자에게 변화의 기회를 줬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과 불균형하던 힘을 회복했다는 느낌을 줍니다.
* 2009년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돼 형사 재판에서도 성폭력 피해 사건에서 배상 명령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배상 명령을 받을 경우 민사 소송을 따로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 여러 번 진술을 반복하지 않도록 16세 미만 어린이와 장애인의 경우 반드시 진술을 비디오로 녹화해야 하고, 청소년이나 성인도 진술 녹화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 수사 절차 상 다음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신뢰하는 사람의 동석이 의무화되었습니다.
- 특수 강도 강간이나 특수 강간
- 친족이 가해자인 강간
- 장애인이 피해자인 강간
- 13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피해자인 강간, 강제 추행
- 강간 등의 가해 때문에 상해, 치상을 입은 경우
- 업무상 위력을 이용한 추행, 추행 미수인 경우
* 민사 소송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안 날부터 3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 공판 절차에서 피해자의 심경과 의견을 담은 탄원서나 진정서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가해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하면 오히려 무고죄 등 역고소를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가해자와 합의할 때는 반드시 가해 사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 더 유의할 것은 가해자가 여러 명일 때 1명과 합의를 하고 고소 취하를 하면 다른 사람들도 고소할 수 없게 됩니다. 반면 비친고죄 범죄는 합의를 하더라도 수사가 계속 진행됩니다.
* 직접적인 강제 추행이 없거나 가벼운 정도의 신체적 추행, 언어적 성희롱 등은 아직 성폭력 관련 형사법에 포함되지 않아 사법적 해결이 어려우니 노동부나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 성희롱이나 스토킹은 형사적인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 나에게 위해를 가한 남자친구나 애인 등을 '가해자'라고 명명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꼭 필요한 일입니다.
* 친족 성폭력이나 가정 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 주소지를 옮기지 않고도 전학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것은 '가전학'이라고 부르며, 학교 담임 교사, 교장, 보호 시설의 동의를 받고 절차를 밟아 학교를 옮길 수 있습니다.
* 아동 성폭력에서 보통 아동이라고 하면 13세 미만을 가리키며, 6세까지를 유아로, 13세까지를 아동으로 봅니다.
* 언론 보도에서 아동 성폭력 가해자는 소아 성기호자이거나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묘사가 되지만, 실제로 소아 성기호증 등 정신 질환 때문에 아동 성폭력 가해자가 되는 경우는 전체 아동 성폭력 범죄자 중 10% 미만에 불과합니다.
* 가해자가 14세 미만이라면 형사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 아동과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피해 사실을 수사 기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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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제가 매년 기다리는 책 중 하나인 지식 e 시리즈 일곱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7권의 서문은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의 선대인 소장이 썼네요.
6권은 '진', '선', '미'의 3부로 나뉘었던데 7권은 '직선(justice)', '사선(issue)', '곡선(solidarity)'의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선'에서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밀어부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 유출을 막아낸 간송 전형필, 세벌식 타자기를 고안한 공병우 박사, 자유/저항/독립의 시그널 지역 단파 방송,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만의 초현실주의 문을 연 앙리 루소, 그리고 외규장각 의궤를 되찾기 위해 30년을 노력한 고 박병선 박사,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 부조리한 세월에 맞서 한살림 생협을 일으킨 무위당 장일순 등이 소개되고 있죠. 개인적으로 간송 전형필과 무위당 장일순, 고 박병선 박사의 이야기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사선'에서는 상식적이지 않은 불공정, 불형평한 현상을 다룹니다. 이미 가난을 게으름의 결과로 인지하고 있는 초등학교 아이들의 충격적인(?) 의식조사 결과, 제주도 영리법원 설립의 흑막, 세계 언론 장악을 꿈꾸는 '식인 상어' 루퍼트 머독,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통해 본 우리나라 이주 노동자 정책의 불편한 진실, 살인/강도/방화 등 4대 강력 범죄 가운데 유일하게 친고죄로 남아 있는 성폭력 범죄 문제, 대학 등록금 의존도 1위의 우골탑 잔혹사, 고용없는 성장, 열악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소방관들의 처우 문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곡선'에서는 상식의 전복이나 우리가 보지 못하는 현상의 이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글 점자의 창안자 송암 박두성, 불교의 비구니, 천주교와 성공회의 수녀, 기독교의 언님, 원불교의 교무가 함께 마음을 모아 종교 화합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삼소회, 선행 학습을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교육 이념으로 삼는 독일 교육 이야기, 토지를 가진 만큼 세금을 내게 한 대동법을 시행한 우의정 김육, 가상수와 물 발자국 이야기, 종 차별주의와 채식 문제, 브라질의 미래를 견인한 룰라 대통령, 탈원전 문제, 영구적 비무장 중립 선언으로 평화를 쟁취한 코스타리카 이야기 등이 소개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구구절절 모두 나열한 이유는 그만큼 개념차고 내용도 알차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시리즈가 더해갈수록 내용은 점점 무거워지지만 그만큼 더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는 좋은 책.
이번 7권도 역시나 강추합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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