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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칼럼니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쓴 책입니다. 그녀는 이 책 한 권으로 단박에 핫 이슈를 만들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의 배신', '희망의 배신' 등 이른바 배신 시리즈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이 책의 요점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2000년에 저자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에 다른 환자들에게서 '암은 축복'이라는 극도의 긍정적인 태도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이후에 자기 계발서,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 심리학 등 미국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긍정 이데올로기의 폐해를 추적해 고발했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평소라면 지나치게 많은 추천사가 달린 책은 일단 의심했을텐데 여러 권을 동시에 구매하는 바람에 깜박 놓쳤더니 역시나 제 발등을 찍었습니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동기 유발 산업에 미국인들이 세뇌되어 놀아나고 있다는 지적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기 때문에 별 하나 (간신히) 줬습니다. 사실 이 책을 다 읽은 것만 해도 제 인내심에 오히려 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쓰레기와 일품 요리를 뒤섞어 놓고는 몽땅 쓰레기 취급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도 혹평했던 조 바이텔의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론다 번의 '시크릿',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류의 책과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윌 보웬의
'불평없이 살아보기',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과 같은 성질이 매우 다른 책들을 온통 뒤섞어 놓고는 그냥 몽땅 엉터리 자기 계발서 취급을 합니다.
더군다나 인용한 책의 문구를 제 마음대로 왜곡, 윤색한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제대로 읽어나 보고 비판하는 건지 의구심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1986년에 출판된 외과 의사 버니 시걸의 <사랑, 의학, 기적>에서 '강력한 면역 체계는 방해만 받지 않는다면 암을 이겨낼 수 있다. 이 때 더 완벽하게 자아를 수용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감정이 성장하면 면역 체계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인용하면서 곧바로 "이런 이유로 암은 축복이 된다. 희생자로 하여금 이 세상을 더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촉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도 안 되는 왜곡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62p).
게다가 "일반적으로 암은 재생산 가능 연령대가 지난 나이 든 사람들, 따라서 진화적 중요성이 거의 또는 아예 없는 사람들에게 발생한다"고 근거도 없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67p).
"긍정적 사고는 분노와 공포라는 실체적 감정을 부정하고 쾌활함의 분칠 아래 묻어 두도록 요구한다"(68p)는 문구에 이르러서는 저자가 불쌍하고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대체 어느 누가 실체적 감정을 부정하고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라고 한답니까?
이런 아전인수격 해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자신이 받았던 유방암 치료에 있어서도 호르몬 대체 요법과 유방암 발병률의 관계를 긍정적 사고와 암 발병률의 관계로 확대 해석하기도 하고 데일 카네기의 책에서 최고의 성취로 꼽는 것은 진심을 가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라고 멋대로 주장하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혹평했던 미키 맥기의 책,
'자기 계발의 덫'을 좋아라 인용하는 걸 보고 깨달았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다 회의주의의 늪에 빠진 게 바로 저자였다는 걸요. 저도 만만치 않은 회의주의자입니다만 이분은 좀 심하네요.
덧. 한명숙 전 총리와 황인숙 시인이 서문에 추천사를 (그것도 꽤 길게) 썼던데 솔직히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얼마나 읽고 그렇게 찬사를 늘어놓은 건지 고소가 나올 지경입니다.
덧2. managed care system 때문에 미국에서 많은 임상 심리학자들이 옳다고 믿는 방식대로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임상 심리학자들이 치료에서 코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만큼은 동의합니다.
덧3. 혹시나 궁금하신 분이 있을까 싶어 이 책도 북 크로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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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의 유행으로 인해 엄청난 수의 자기 계발서들이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점령하고 사람들마다 경쟁적으로 열독하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서를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만 정작 자기 계발서를 낸 저자만 성공해서 부유하고 행복해진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만큼 자기 계발서가 과연 얼마나 유용한가에 대해서는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열심히 읽기만 했지 실제로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의 수가 그처럼 적은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그걸로만 설명되지 않는 뭔가 다른 이유가 분명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 책에 그 답이 담겨 있지 않을까 큰 기대를 하고 읽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많은 자기 계발서에 빠져 있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고요.
그런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특정 선입견에 사로잡혀 현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얼마나 왜곡된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볼 때 이 책의 저자인 미키 맥기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자기 계발서로 성공한 작가들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모든 문제를 개인 차원으로만 귀인했다2. 그럼으로써 사회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집단 압력을 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3. 그 댓가로 이 작가들이 엄청난 부를 누리게 된 것은 파렴치한 것이다.
모든 저작물은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서 해석, 비판해야 합니다. 자기 계발서의 저자들이 알고도 이를 방조하거나 개인적인 요인으로만 귀인하도록 유인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돌파구를 제시했지만 미흡했다고 해석하지 않고 뭔가 불손한 의도가 있었고 그 가운데에서 개인의 이득까지 챙겼다는 식으로 악의적으로 써 놨더군요.
분명히 대부분의 성공한 자기 계발 전문가들이 남성이거나 남성화된 여성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에게만 부당하게 주어진 성역할의 피해에 제대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 부분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그 책임을 모든 자기 계발 전문가와 저작에게만 돌리는 건 상당히 비겁해 보이더군요.
이런 저자의 칼날은 스티븐 코비, 톰 피터스, 스캇 펙, 디팩 초프라, 웨인 다이어, 스펜서 존슨, 에크하르트 톨레뿐 아니라 마슬로우 같은 심리학자도 피해가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위에 나열한 사람 중 디팩 초프라, 웨인 다이어, 에크하르트 톨레, 스캇 펙은 좋아하고 스티븐 코비, 톰 피터스, 스펜서 존슨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오히려 저자가 악의적으로 맥락을 파악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일부 내용만 선별적으로 인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런지 일부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스캇 펙은 은총이 획득되는 어떤 것이라고 주장하다가도 바로 모순되게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본질적으로 나는 은총이 획득된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진실임을 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가 은총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은총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우리가 은총을 획득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한다 할지라도, 은총은 여전히 우리를 피해나갈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추구할 수 없고, 그것이 우리를 발견할 것이다' - 91p
저는 아무리 읽어도 저자의 시각처럼 스캇 펙이 모순되는 말을 했다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제가 볼 때 스캇 펙은 사실 상 은총이라는 것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는 말을 한 것 같거든요. 대체 어느 부분에서 스캇 펙이 은총이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단언했나요?
저자는 이런 아전인수와 자가당착을 바탕으로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대 별로 방대한 양의 자기 계발서를 분해해서 앞 뒤가 달라진 내용(시대의 흐름에 따라 저자가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한 것이 과연 비판받아 마땅한 걸까요? 그럼 틀린 내용을 알면서도 계속 고집해야 하는 건지...)과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적인 차원으로 돌려서 혹세무민한 것처럼 몰아가는데 활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꽤나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상당히 짜증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자가 피해 의식과 질투심에 쩔어서 이런 책을 쓴 건 아닌지하는 의심까지 들더군요.
그래놓고는 저자가 제안하는 자기 계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책의 말미에 요약한 것을 보자면,
1) 관계적이고 다중적인 자아의 모델을 유지하는 것2) 불만에서 집단적 정체성과 세력으로 변화할 역량을 육성하는 것3) 공적 대화와 상호 인정의 새로운 공간들을 마련하는 것4) 상상을 장려하는 것 - 단지 정치적 상상만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사회학적인 상상까지5) 정치적 조직화의 문화가 자기 계발 문화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평가하고 수용하는 것
입니다.
말은 참 그럴듯합니다만 결국 고립적인 자아를 조장하고 탈정치화된 관점에 기반한 자기 계발서(저자의 관점에 따르면)를 버리고 관계 맺기를 통해 연대하고 정치 세력화하여 세상을 뒤엎어야 진정한 자기 계발이라는 말 아닌가요? 그러면서 정치적 상상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사회학적인 상상을 장려한다는 건 또 뭔가요?
저 또한 이 책을 제 선입견으로만 비난했을 수 있으니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1978)',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1976)', 디팩 초프라의
'중독보다 강한',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1997)'와
'Now : 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2005)'를 꼭 읽어보신 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그 비판의 잣대가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평가해 보셨으면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쓴웃음이 나는 경험은 꽤 했지만 화가 나 보기도 참 오랜만입니다. 게다가 읽고 나니 기분까지 나빠지는 책이네요. 작년 1월에 읽은
'경제 상식 사전(2008)'이후 처음입니다.
덧. 비판을 하자니 단점만 눈에 띄는지 모르겠지만 전체 395페이지 중 주석과 참고 문헌만 100페이지에 달하는 걸 17,000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책정한 출판사도 참 용감하고 원문 자체가 그런건지 번역이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직역이 많아 눈에 걸리적거리고 읽기 힘든 것도 제 짜증에 일조했습니다.
덧2. 그럼에도 굳이 읽어보겠다는 분이 계실 지 모르니 이 책도 북 크로싱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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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영풍문고
처세술 분야(?)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오늘에서야 읽었습니다. 요새는 읽고 싶은 책이 나오면 그것이 베스트셀러이든, 스테디셀러이든 살펴보지 않고 그냥 구해서 읽지만 예전에는 소위 베스트셀러로 불리는 책들에 대해 거부감이 심해서 일부러 읽지 않은 적도 많습니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늦게 읽게 되었는데요. 국내에 소개된 지 10년이나 지났다니 참 격세지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사이에 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기대보다는 별로였습니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의 측면에서 impact가 좀 약하다고 할까요? 변화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깨우기에는 파워가 좀 약하고, 반대로 이미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잔잔하게 들릴 것 같았거든요.
예를 들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그만큼 절박한 상황을 대비시켜야 하는데 치즈가 없어진 창고 정도로 묘사를 하니 '치즈를 먹지 않고 다른 것을 먹으면 되지'와 같은 쓸데없는 생각들이 자꾸 들어서 몰입이 잘 되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없앤다면 성공의 길은 반드시 열린다'는 부분에서도 꼬마 인간이 다시 미로에 도전하는 상황을 기술할 때 미로가 주는 두려움이 별로 와 닿지 않아요.
워낙 얇은 책인데다 절반 이상의 내용이 우화에 대한 것이라서 책장은 잘 넘어갑니다만 역시나 너무 쉽게 넘어간다는 점이 몰입에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아서 '그렇지', '옳은 소리네'하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끝에 다다르게 됩니다. 쩝....
트집 잡을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 제목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제목은 그리 적절한 것 같지 않습니다. 치즈는 영원하지 않고 그러니 항상 변화의 흐름을 따를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니 누가 옮겼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거든요. 원 저자가 일부러 사용한 낚시용 제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거나 가볍게 30분 정도 워밍업 하면서 읽기에는 편한 책이나 변화의 결단을 위해서는 진중한 사색과 숙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 추천은 못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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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로 유명한 스펜서 존슨의 두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만 제목이 중의법으로 쓰였습니다. 'The Present'는 '선물'도 되고 '현재'도 되죠. 즉, 가장 중요한 선물은 현재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상담 분야에 있다보면 반드시 듣게 되는 말이 있는데 바로 'here & now'입니다. 사용되는 맥락은 조금 다르지만 역시나 현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와 유사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현재가 무조건 최고다라는 말은 아니에요. 본문에도 나오지만 인생은 삼각대와 같아서 '현재 속에서 살기', '과거에서 배우기', '미래를 계획하기'라는 세 다리 중 하나만 빠져도 넘어지게 됩니다.
이 책의 장점은 150페이지도 되지 않는 분량에 소년과 노인에 대한 아주 단순한 이야기만 가지고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릴 정도로 강하게, 그러면서도 부담없이 가볍게 전하는 능력입니다.
획기적인 진리를 설파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번쯤 되새겨 볼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읽어볼 가치는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 귀중한 시간을 사용하는 세 가지 방법
1. 현재 속에 살기
: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면 바로 지금 일어나는 것에 집중하라. 소명을 갖고 살면서 바로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아라.
2. 과거에서 배우기
: 과거보다 더 나은 현재를 원한다면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돌아보라. 그것에서 소중한 교훈을 배워라. 지금부터는 다르게 행동하라.
3. 미래를 계획하기
: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멋진 미래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라. 그것이 실현되도록 계획을 세워라. 지금 계획을 행동으로 옮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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