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진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2012년에 나온 책의 원제는 '마음의 구리거울'이었는데 2015년에 개정판으로 나오면서 제목이 '마음에도 길이 있다'로 바뀌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표지가 좀 더 화사한 색으로 바뀌었는데 온라인 서점의 책 소개 이미지는 예전의 칙칙한 걸 그대로 두었네요.
김진 선생님은 정신역동분석에서 흔히 말하는 방어기제를 정신의 길, 마음의 길로 부릅니다.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말하고, 행동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를 잘못된 정신의 길로 가는 버릇이 들어서 그렇다고 보는거지요. 그래서 자신의 마음에 잘못 나 있는 길을 알아차리고 다른 길로 가도록 하자는 게 이 책의 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이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다음의 방어 기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억압 : 눌러두기
* 전치 : 옮겨 놓기
* 투사 : 자기 밖으로 내던지기
* 합리화 : 둘러대기
* 동일시 : 자기 것으로 삼기
각 방어기제의 부제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이 책은 일반인들이 대상입니다. 각 방어기제를 쉽게 풀어쓴 정도가 아니라 아무런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썼기 때문에 심리학과 대학원생 정도만 되도 유치하다 느낄 정도로 쉽습니다. 그래서 심리학 전공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새로 익힐만한 내용이 없습니다. 전공 관련 책인데 밑줄 하나 안 긋고 읽은 책은 저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이 포스팅에 '월덴지기가 흥미롭게 읽은 구절들'이 없죠). 책장이 빠르게 넘어가는데도 꽤 지루하다고 느꼈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너무나 쉽게 쓰여진데다 굉장히 현실적이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기 때문에 정신역동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 하나, 이 책은 그런 경향이 덜하지만 김진 선생님의 다른 책들, '그리스도인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리스도인은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정신병인가 귀신들림인가', '구원 이후의 여정은' 같은 책들의 제목만 보셔도 알 수 있듯이 개신교적 신앙심이 투철하기 때문에 얼핏얼핏 종교적인 관점에서 방어기제(이 책에서는 정신의 길)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보여서 이 점도 고려하셔야 합니다. 종교가 인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알러지가 심한 저 같은 분들은 충분히 껄끄러울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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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의 김상구 사무처장이 쓴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종교, 믿음을 팔고 권력을 사다(2011)'를 북 크로싱합니다.
권력화한 종교계가 본래의 사명을 잊고 이 사회를 어떻게 타락시키고 왜곡시키고 더렵히는지를 적나라하게 고발한 책입니다.
제가 볼 때 지금의 종교계는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 아니라 대대적인 혁명과 물갈이가 필요한 수준이에요. 그런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오랜만에 별 다섯개로 평가한 책이네요.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세요.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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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한번도 월덴 3에서 드러내놓고 밝힌 적은 없지만 저는 신앙인이면서 동시에 무교회주의자입니다. 내가 믿는 신이 교회라는 공간 안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만 임하는 편협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현재의 교회가 오히려 신의 뜻을 역행하는 짓만 골라하면서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존재로 전락했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보니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제 생각이 옳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의 김상구 사무처장이 쓴 이 책은 이미 권력화한 종교계가 우리사회를 얼마나 뿌리깊게 좀먹고 있는지를 낱낱이 고발하는 책이며 동시에 종교 법인법 제정을 통해 종교인들이 자성하고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도록 거듭날 수 있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제공하고 있는 소중한 책입니다.
에어장, 기저귀 목사, 빤스 목사 따위의 찌질한 가십거리들과는 차원이 다른, 종교계가 우리 사회에 저지르고 있는 대표적인 악행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1995년 3월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 법률 제 3조 1항에 명의 신탁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종교계는 유지 재단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부동산 실명제를 위반하고 있다.* 극소수의 자발적 납세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조세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승만 정권에서 일제의 종교 관련 적산을 개신교에 편파 불하함으로써 정교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을 위반하였고 이는 종교의 권력화를 낳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 유관순 영웅 신화 조작을 비롯해 친일파를 항일 투사로 둔갑시키는 등 역사를 조작함으로써 진실을 감추고 혹세무민하고 있다. * 1,404가지 종류의 직업 중 유일하게 여성이 될 수 없는 단 하나의 직종인 종교 전문가를 공고하게 유지함으로써 공공연히 성차별을 하고 있다.
그 밖에 교회를 기업 취급 해 신도 수와 교회 크기를 담보로 은행이 대출하는 문제라든가 종교 단체 기부가 탈세, 비자금 세탁 수단으로 악용되는 문제라든가, 학위 장사를 하는 문제 등이 비일비재하고 종교와 권력의 야합으로 인한 특정 종교의 공휴일 지정과 군종 제도 등도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잘못된 제도입니다.
상대적으로 개신교가 저지른 악행이 더 많아 개신교를 타겟으로 쓴 책처럼 보이지만 제가 볼 때 불교, 가톨릭도 도찐개찐입니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추악함을 고발했던
'삼성을 생각한다(2010)'에 버금가는 책이라 개인적으로 별 다섯 개로 평가했습니다. 다소 문체가 감정적이기는 합니다만 모든 내용이 치밀한 자료 조사와 고증으로 뒷받침되어 있고 종교계(특히 개신교)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어 개인적으로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으로는 18,000 원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책값인데 각 장마다 빼곡하니 붙은 주석과 참고 문헌을 보면 그런 생각이 사라지실겁니다.
그래도 부담스러운 분들은 월덴 3의 북 크로싱 제도를 통해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덧2. 종교 법인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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