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완성검사(SCT)는 임상, 상담을 통틀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투사 검사 중 하나로 비대면으로 실시할 수 있는데다 무엇보다 수검자의 심리 상태를 언어 내용으로 분석할 수 있어 심리학자들이 선호하는 검사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MMPI-2/A, TCI와 같이 해석 기준점이 명확한 검사가 아니다보니 상당한 해석 경험이 쌓여야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기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마스터하기 까다로운 검사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2016년의 저는 선별심리평가에서 문장완성검사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포스팅(
'선별심리평가 시 문장완성검사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강경한 입장은 아니어서 저도
'익명 심리평가'에서 문장완성검사를 사용하고 있지만요. 분명히 문장완성검사를 꼭 실시해야 하는 상황도 있거든요(
'문장완성검사 실시가 꼭 필요한 평가 상황')
게다가 참고할만한 자료나 서적 자체가 매우 부족한 것도 문제인데 현재까지 학지사에서 나온
'SCT 문장완성검사의 이해와 활용(2018)'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거의 지침서 같은 책이라서 현장 전문가에게 마음놓고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닙니다.
그동안 문장완성검사를 미니 강의 주제로 해 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았고 실제로 강의안도 준비하고 있지만 그 미니 강의는 항상 그렇듯이 실전 해석을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입문자가 참고할 만한 추천 서적을 여전히 목마르게 찾고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드디어 나왔습니다.
이흥표 선생님은 항상 시의적절하게 필요한 책을 내 주셔서 감사한데 특히 글솜씨까지 좋으셔서 선생님의 책은 읽는 맛도 좋은 것이 강점입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오규원 시인의 시, '한 잎의 女子1'를 은유적 해석에 기가 막히게 활용하고 있더군요.
그러면서도 '문장완성검사 개요', '문장완성검사의 신뢰도와 타당도', '문장완성검사의 실시와 채점 및 양적 분석' 등 문장완성검사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모든 내용을 알차게 정리해 놓았고 후반부에는 많은 평가자들이 궁금해 할 '은유로써의 문장(질적 분석의 필요성, 압축으로써의 문장, 은유로써의 문장)', '문장완성검사의 정서적·역동적 해석(정서적 해석, 역동적 해석, 역동적 통합: 영역 간 다리 잇기)'로 선생님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펼쳐놓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한지 마지막 장, '정서적, 역동적 분석 사례' 편에서는 5개의 실제 사례를 제공하고 있는데, 주요 우울 장애, 강박 증상이 수반되는 불안 장애, 외상 후 성장, 청소년 우울 장애, 틱 증상을 보이는 아동 등 상담 현장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장애 및 문제와 성인, 청소년, 아동의 분배에 이르기까지 정말 빠짐없이 꼼꼼히 챙긴 흔적이 역력합니다.
문장완성검사 공부를 위해서는 이 책부터 읽어야 하고 사실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충분한 수준입니다. 그 다음에는 정리, 연습, 정리, 연습의 반복이죠.
이 책에는 제가
'문장완성검사(SCT)의 내용을 타이핑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적으로 별로 추천하지 않는 Sacks의 채점 체계에 의한 분류가 많이 등장하지만 이흥표 선생님의 해석을 보고 있노라면 '그냥 이렇게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착각이 절로 들 정도로 역동적 해석이 탁월합니다. 정말 부러운 실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오탈자와 띄어쓰기 오류가 생각보다 눈에 많이 띈다는 것인데 이건 출판사 측이 꼼꼼히 교열하지 않은 잘못이니 저자를 탓할 문제도 아닙니다.
이 책을 구매했을 때 260페이지 분량에 18,000원으로 정가가 책정되어 있길래 시중에 문장완성검사 관련 서적이 아예 없기는 해도 살짝 무리 아닐까 싶었는데 읽어보니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심리평가를 실시하는 현장 전문가라면 꼭 읽으셔야 하는 책이고 문장완성검사는 워낙 자주 사용하는 검사이니 최대한 빨리 읽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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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이흥표 선생님이 쓰신 다른 책에 대해서는 월든3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박 중독 치료계의 선구자이시니 도박 중독과 관련된 소개는 따로 드릴 필요 없을 것 같고요. 제가 심리학 서적 분야에서 별 다섯 개로 평가한 책은 그리 많지 않은데 한 저자의 다른 책을 5개로 평가한 책은 Nancy McWillams를 제외하면 아마 이흥표 선생님이 유일할 겁니다. 국내에서는 더더욱 유일하고요. 그만큼 이흥표 선생님이 쓰신 책은 좋습니다. 유익도 유익이지만 문학적인 향기까지 물씬 풍기는 책이라서 읽는 맛까지 좋죠.
제가 낯가림이 워낙 심하기도 하지만 냉소적이라 사람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라서 그럴 수는 있지만 그래도 이흥표 선생님은 제가 우리나라 임상가 중에서 유일하게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흥표 선생님은 정서중심치료만 한 길로 파고 계신 분이어서 그에 대한 조예도 깊은데 이 책은 정서중심치료의 대가 Leslie S. Greenberg의 가장 중요한 고전 중 한 권입니다. 1997년에 나온 책인데 이흥표 선생님이 2008년에 번역하실 때까지 묻혀 있던 책이죠.
제가 이흥표 선생님과 한 직장에 있을 때 이 책을 번역하시는 바람에 초고를 읽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도 참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에 책이 정식 출판된 이후에 저자 증정본으로 선물받았죠.
저는 이흥표 선생님만큼 정서중심치료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임상 현장에서 정서가 가장 중요한 주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정서를 다루려는 임상가라면 이 책 만큼은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하죠.
목차를 보면,
1장. 심리치료에서의 정서의 중심성
Part 1. 이론적 체계
2장. 정서란 무엇인가
3장. 정서의 평가
4장. 정서장애의 근원
Part2. 치료적 개입
5장. 변화의 과정
6장. 정서 지향적 개입의 단계
Part 3. 정서에 따른 치료적 개입
7장. 분노
8장. 슬픔과 괴로움
9장. 두려움과 불안
10장. 수치심
11장. 긍정적 정서
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서가 무엇인지, 정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정서장애의 원인에 대한 이론적인 개념 정의도 충실하고, 정서 지향적 개입의 단계와 그에 따른 변화 과정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임상가라면 당연히 너무나 자주 만날 수 있는 핵심적인 정서인 분노, 슬픔, 괴로움, 두려움, 불안, 수치심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다루고 있습니다.
이흥표 선생님이 워낙 글을 잘 쓰시기도 하지만 유학파나 전문 번역가가 아닌데도 이렇게 번역을 잘 하기는 쉽지 않죠. 전혀 막히지 않고 잘 읽힙니다. 번역의 질에 대해서도 전혀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저처럼 정서중심치료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한번은 꼭 읽어보셔야 할 책이라 강력 추천합니다.
닫기
* 정서 지향적 접근에서는 정서적 경험과 그 의미 기제를 유발하는 기본적인 심리적 단위를 '정서 도식(emotion scheme)'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서 도식이 오로지 정서에만 기반한 것은 아니다.
*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 세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적절한 시점에 적당한 자극이나 강화를 활용하여 각성을 증가시키고 도식이 활성화되도록 점화하기도 한다. 이런 정서적 작업을 우리는 과정 지향적 경험적 접근이라고 부른다.
* 안내자로서 치료자는 여러가지 요인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현재 내담자에게 나타나는 경험들이 보여 주거나 품고 있는 정서적 생동감(emotional aliveness)이 가장 중요하다.
* 과정 지향적 경험적 접근에 따르면, 경험을 결정짓는 것은 핵심 갈등, 역할 관계 주제, 혹은 핵심 신념이 아니라 타인과의 상호교류 속에서 경험하는 것이 매 순간 활성화되면서 통합되어 가는 도식이다.
* 진화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정보처리 체계를 발전시켰는데 하나는 정서 기반적, 경험적인 체계이며, 다른 하나는 이성 기반적, 개념적인 체계다. 이 두 가지가 통합되어 적응적 행동이 최종적으로 산출된다. 일단 기분이 경험되면 의식이 이를 반영한다.
* 정서는 인지로 하여금 해결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정서는 기본적으로 동기와 행위에 관한 것이며, 목표를 설정하고 개체가 행위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반면 인지는 지식에 관한 것이며, 상황을 분석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 정서는 삶을 고양시키는 데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부정적 정서와 같이 다양한 신호로 분화되지는 못한 것 같다. 반면, 인간에게는 수많은 위험한 상황을 다룰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다양한 부정적 정서가 필요하였다. 따라서 부정적 정서는 예방해야 할 나쁜 침투물이 아니며, 제거되거나 방출되어야 할 해로운 독소도 아니다.
* 정서와 반응을 매개하는 신체적 단서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신경증의 한 요소이다.
* 치료적으로 중요한 정서는 의식적 사고에 의해서가 아니라 복합적인 내적 패턴에 의해 자동적으로 활성화된 정서다. 사람들이 특정한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가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욕구와 목표, 관심사, 그리고 가치에 달려 있다.
* 인지치료에서는 자동적 사고가 행동이나 정서에 선행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정서 지향적 치료에서는 자동적 사고가 반응에 선행한다고 가정하지 않으며, 이런 자동적 사고를 탐색하지도 않는다. 그보다는 몸이 느끼는 감각이나 행위 경향성에 일차적인 초점을 맞춘다. 정서를 유발하는 내적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그 복합적인 이면의 의미와 연결망을 풀어 내고 벗겨 내다 보면 기저의 감정과 욕구, 목표가 무엇인지 만날 수 있다. 탐색해야 할 것은 사고 자체가 아니라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신체적 경험, 상황 단서, 기억, 욕구, 목표, 기대, 그리고 개인적 효능감 같은 것들이다.
* 자극에 대한 무의식적, 생리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정동은 대부분 부적응적이다.
* 치료자들 간에 의견이 일치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기의 감정과 '접촉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점이다.
* 도식에서는 먼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차적 정서(primary emotion) 반응을 기술하고 있다. 일차적 정서는 이차적 정서, 도구적 정서와 구별되는데 후자의 두 가지 정서는 일차적 정서 후에 출현하고 사회적 영향을 많이 받으며 보다 중재적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 일차적인 적응적 정서는, 첫째 정보와 구체적 행위 경향성을 제공하는 분노나 두려움, 슬픔과 같은 분화된 정서, 둘째, 신체가 느끼는 감각이나 복합적인 의미와 경험으로 느껴지는 감정, 셋째, 심리적 외상이 유기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정서적 고통이라는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정서 중 감정과 정서적 고통에는 구체적인 행위 경향성이 수반되지 않지만 적응적인 정보를 우리에게 제시하여 준다.
* 분화된 정서는 가장 핵심적이고 비가역적 반응이기 떄문에, 그 이면에 있는 인지적-정동적 요소가 무엇인지를 밝힐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부당한 대우에 화를 내는 것은 일차적이고 비가역적이며 가장 핵심적인 정서 반응이다. 따라서 공격자를 물러서게 하고 적절한 경계선을 설정하게 하려면 오히려 이를 촉발하고 상징화할 필요가 있다.
* 두려움과 수치심은 치료 장면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일차적인 부적응적 정서다.
* 이차적 정서는 '나쁜 감정'과 '복합적인 감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적 정서와 달리 이차적 정서는 인지와 정동의 복합적인 내적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 정서 상태를 평가할 때 치료자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에 의지한다.
- 공감적 조율(empathic attunement)로 다른 사람의 내면 세계에 상상적으로 들어가 그 기저에 흐르는 정보의 작용 방식을 묵시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 비언어적 단서(nonverbal cues)
- 전형적인 상황에서 사람이 보편적으로 보이는 반응을 아는 것
- 내담자가 살아온 개인적 이력과 정서구조
- 다양한 성격양식과 장애
* 정서적 고통과 달리 나쁜 감정은 손상이나 외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부조화, 즉 기능적으로 적절하지 못했거나 자연스럽지 못했더 어떤 것으로부터 기인한다.
* 정서장애의 근원
- 스트레스, 정서를 회피하거나 부인하는 문제, 정서적 강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문제, 심리적 외상, 역기능적 의미구성 과정(dysfunctional meaning construction process)
* 신념을 합리적으로 논박한다고 해서 항상 정서적 반응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보다는 먼저 도식에 의해 부호화된 규칙성에 기반하는 목표 획득에 대한 기대치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이성이 아니라 바로 새로운 경험에 의해 가능하다.
* 정서 지향적 치료에서는 신념을 합리적으로 논박하는 것이 아니라 도식에 의해 부호화된 구조를 촉발하고 이를 새로운 경험에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그래야만 했던 것들을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개인적 자각과 통제감을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정서 지향적 치료자들은 내담자의 핵심적인 욕구와 목표, 관심사 그리고 정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의식적 인지는 독립 변인이 아니라 종속 변인이며 정서 구조가 변할 때 비로소 사고가 변한다. 치료적 주의를 두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정서적 의미구성 과정이다. 그러므로 치료적 변화를 이루려면 먼저 내담자의 일차적인 정서 반응과 그 목표를 확인해야 한다. 일단 욕구와 목표, 관심사를 확인하고 나면 이에 따라 자기 조직화가 일어나고, 그러면서 새로운 목표를 지향하거나 이전에 충족될 수 없었던 욕구나 목표를 포기하게 된다.
*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최초에 일어나는 슬픔이나 괴로움과 같은 일차적 정서가 부적응적인 정서 도식을 활성화하고 두려움과 수치심, 약하고 나쁜 자기감을 유발한다. 이런 약하고 나쁜 자기감과 부정적 사고가 활성화되면서 절망감이나 우울증 같은 이차적인 정서 반응이 유발된다.
* 정서적 반응은 이렇게 욕구와 관련된 평가에 기반한다. 만일 내면에 사랑받거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작용하지 않는다면 거절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해서 반드시 특정한 정서가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도식이 활성화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어떤 특정한 정서 도식이 작동하고 있다면 그 이면에 현재 작동하는 욕구나 목표가 무엇인지, 그래서 상황을 어떻게 지각하고 평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정서가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
- 감정을 치유한다는 것은 단계적인 과정이다.
- 치료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안전감과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내담자가 안전감을 느끼고 경험을 스스로 통제하거나 숙달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는 어떤 치료적 작업도 불가능하다.
- 고통스러운 일차적 정서와 달리 나쁜 감정을 다룰 때는 그 나쁜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 반드시 치료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일차적인 정서에 접근하는 것이다.
- 감정의 회피와 차단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사랑받지 못한 상처나 침해당한 것에 대한 분노와 같은 일차적 감정을 일단 수용하고 나면, 이를 의식 속에 상징화하여 경험하고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 감정이 어떻게 생성되었고, 원인이 무엇이며, 그 결과가 어떠한지를 의식적으로 경험할 필요가 있다.
- 나쁜 감정을 느끼고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 발생 과정을 자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정서에 기반하는 대안적인 욕구나 관심사, 그리고 다른 건강한 내적 자원에 접근하는 것이다.
* 도식의 변화는 이전에는 접근하거나 이용할 수 없었던 내적 경험을 새로이 만들어 내고 경험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 일차적인 적응적 정서를 다룰 때 그 치료적 목표는 우리에게 유용한 정보를 가르쳐 주는 일차적 감정을 인식하고 그 행위 경향성에 접근하는 것이다. 반면, 나쁜 감정에 대한 치료적 작업에는 심리적 고통을 다룰 때와 같이 경험의 단순한 허용이나 재보유, 재처리가 포함되지 않는다. 나쁜 감정은 일차적인 부적응적 정서 도식이나 이차적 정서, 그리고 복합적인 인지적-정동적 연쇄 반응의 산물이기 때문에 보다 복잡한 개입 전략이 필요하다. 나쁜 감정은 재구성되거나 조절되어야 한다.
* 휴식에 대한 욕구는 대개 너무 쫓기는 듯한 느낌에 대한 반응으로, 자기 보존이나 자기 강화의 욕구는 학대받는 듯한 느낌에 대한 반응으로, 위로에 대한 욕구는 버림받은 듯한 느낌에 대한 반응으로, 그리고 생존에 대한 욕구는 견디지 못하고 자기가 부서지는 듯한 느낌을 인식한 후에 출현한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건강한 내적 욕구와 관심사로, 자기를 재구성하려면 이런 내적 자원의 역할을 증진시켜야 한다.
* 나쁜 감정을 변화시키는 과정에는 단순히 감정을 허락하고 수용하는 것, 통찰이나 새로운 이해, 다른 사람의 지지, 혹은 단순한 신념의 변화만이 포함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욕구와 목표, 정서적 반응에 기초한 자기 조직화가 필요하며, 이는 다시 누군가에 의해 지지되어 확증되고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정서적 재구성(emotional restructuring)이라고 한다.
* 고통을 해결하는 열쇠는 고통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있지 않다. 진정한 변화는 오히려 그동안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회피했던 고통을 허용하고 수용할 때, 그리고 고통이 완결될 때까지 그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할 때 이루어진다.
* 환자가 받아들이고 견딜 수 있는 적절한 각성 수준을 조성하고, 여기에 점진적으로 노출시키는 정서적 재처리가 가장 바람직하다.
* 정서 지향적 치료는 우울하고 불안한 내담자, 대인관계 문제나 아동기 학대 혹은 삶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개발되었다.
* 치료 장면에서 일차적 경험이 치료자에게 수용되고 타당화되는 경험은 자신의 내적 경험을 신뢰하고 자기감을 강화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다. 일차적 정서를 다룰 때는 우선 감정을 언어적으로 상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정서를 경험할 때 수반되는 생리적 감각을 내담자로 하여금 묘사하게 할 수도 있다.
* 우리는 고통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그 고통이 누군가로부터 공감을 받을 때만 스스로에게도 공감적일 수 있다. 내담자는 고통을 스스로 경험하면서도 이와 동시에 충분히 거리를 두고 몰러나 그런 자신에게 공감하면서 고통과 괴로움을 상징화할 필요가 있다.
* 우리는 일차적 슬픔과 고통 때문에 흘리는 눈물을 좌절이나 절망 혹은 분노 같은 다른 정서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흘리는 눈물과 구분해야 한다.
* 슬픔을 다룰 때 중요한 몇 가지 원리
- 내적 경험(몸이 느끼는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기
- 현재에 머물기
: 슬픔과 고통을 다룰 때 치료자는 고통을 섣불리 없애거나 도망가려 하지 않고, 스스로 타인의 고통 속에 들어가 이를 감지하고 깊이 만날 수 있어야 한다
- 경험의 강화 : 은유나 함축적인 언어, 공감적 반영을 통해 슬픔을 깊이 경험하도록 할 수 있다
* 정서적,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를 당한 내담자를 치료하다 보면 이전에 학대받았던 사건에 대해 말할 때보다 학대가 자신의 삶에 미친 결과나 영향, 상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슬픔과 고통이 출현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의 학대 상황에 대해 말할 때는 분노와 두려움, 모욕감, 수치심 등의 감정이 수반되지만 학대 때문에 잃어버린 것들을 이야기할 때는 슬픔이나 고통이 출현하는 것이다.
* 자신을 학대한 사람에게 슬픔을 느낀다고 해도 가해자와 직접 접촉을 유도하거나 슬픔을 표현하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 치료자는 내담자와 논쟁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사람이다.
* 치료자는 불안과 두려움을 평가하고 구분하면서 여기에 따라 적절한 치료적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개 불안과 두려움을 다룰 때는 부적응적이고 복합적인 정서 도식에 다가가 이를 재구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일차적인 분노나 슬픔을 다룰 때와는 다른 것이다. 내담자가 경험하는 산만하고 혼란스러운 불안감을 그 불안이 원래 생겨났던 구체적이고 특정한 상황(자극)에 대한 두려움(fear)으로 전환하고 교정할 필요가 있다.
* 내적 경험을 회피하는 이유
-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두려워하며 의존적 욕구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
- 재앙적 기대, 수행 불안, 실패를 예견하고 두려워하기 때문
- 부정적 평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
* 적응적 두려움이든 부적응적 두려움이든 간에 안전감에 대한 욕구에 먼저 다가가야 건강한 자기 진정 능력을 동원할 수 있다.
* 외상은 심각한 무기력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회복의 필수 조건은 권능과 숙달감을 회복하는 데 있다.
* 행동치료에서 지향하는 체계적 둔감법이나 실제 노출이 외현적(explicit) 구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정서 지향적 치료에서 지향하는 노출은 탐색과정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 수치심은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치나 중요성에 관한 핵심적이며 근본적인 감정이고, 죄책감은 핵심적이며 근본적인 감정이 아니라 특정한 행위나 행동에 대한 (학습된) 평가를 포함한 보다 복합적인 감정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수치심의 적응적 기능은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될 때 뒤로 물러서 숨거나 철수함으로써 기존의 사회적 지위와 관계를 보고하기 위한 것이다.
덧. 이 책은 소장하면서 참고할 예정이므로 북 크로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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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표 선생님의 책, '심리학의 다섯 가지 질문(2016)'을 북 크로싱합니다.
전작인 '사람은 왜 아픈가(2012)'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날리신 것 같네요.
'사람은 왜 아픈가'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일어나는 생각과 마음의 흐름을 진솔하게 다루었다면 이 책에서는 대체 사람은 왜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는지, 그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리학과 인문학의 관점에서 치밀하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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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YES24
심리학자 중에도 글을 잘 쓰는 분들이 꽤 많죠. 심리학의 난해한 전문 지식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 쓰는 재주를 가진 분도 많고 몇몇 분은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서 가장 문학적인 향기가 물씬 풍기는 글을 쓰는 심리학자는 단연코 이흥표 선생님입니다.
이 책은 이미 전작인
'사람은 왜 아픈가(2012)'에서 진솔하면서도 감동적인 글쓰기의 진수를 보여준 이흥표 선생님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사람은 왜 아픈가(2012)'가 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일어나는 역동을 마음으로 따라가는 책이라면 이 책은 사람은 대체 왜 상처를 받는 것인지, 사람이 이런 상처를 과연 치유할 수 있는 것인지, 결국 사람이 선택해야 하는 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의 답을 생각으로 따라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의 결과물을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 마음은 왜 아픈가
2. 신은 인간을 치유할 수 있는가
3. 인간은 인간을 치유할 수 있는가
4. 무엇이 인간을 치유할 수 있는가
5. 인간은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
굉장히 방대한 연구들의 review 결과에 기반하여 엄정하고 과학적인 글쓰기를 지향하면서도 인문학의 향기를 담아내는데도 소홀하지 않고 있어 읽는 맛이 남다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볍게 읽자면 책장이 술술 넘어가게 읽을수도 있고, 그 안에 담긴 함축된 의미를 진지하게 음미하려면 한 구절 한 구절을 곰씹으며 천천히 읽을 수도 있는 묘한 매력의 책이죠.
예전에 이흥표 선생님이 상처에 대한 인문학적인 책을 쓰고 싶다는 말씀을 하신 걸 기억하기에 저는 그냥 가볍게 출, 퇴근 시간을 활용하여 훌훌 읽으려고 마음 먹고 집어 들었는데 제 손과 눈과 마음을 잡아끄는 대목이 많아서 자꾸 읽는 속도가 느려지더군요.
상처는 피할 수 없으며(운이 좋다면 최소한의 상처만 받겠지만) 잊을 수도 없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죠. 그 상처를 받아들일 지 말 지를 결정하는 건,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건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고요.
상처받은 분들과 그 상처를 '그루밍'하는 자의 길에 서겠다고 결심한 모든 분들에게 현명한 선택의 지혜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덧. 이 책은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여 많은 분들과 함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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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심리치료자나 상담자를 꿈꾸는 예비 임상가들께 꼭 읽어보라고 추천했던 책이
'사람은 왜 아픈가'입니다.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상담자가 겪게 되는 온갖 생각과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어서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상담자로서도 울림이 참 컸는데요.
그 책의 저자인 이흥표 선생님이 이번에 로르샤하 검사 워크샵을 진행하신다고 합니다.
* 주제 : 의식 이하, 마음의 건널목 : 로르샤하 검사 워크샵
* 일시 : 2016년 10월 29일(토)~30일(일) 10:00~17:30 (양일 간)
* 장소 : 대구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신림역 5번 출구)
* 강사 : 이흥표(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1급, Ph.D)
* 인원 : 30명 이내
* 대상 : 임상, 상담심리 수련생, 상담 및 심리치료를 공부하는 재학생 및 졸업생, 로르샤하 검사에 관심있는 분
* 연락처 및 문의사항 : 간사 박소윤(010-4589-5296), 심리성장센터-디엠(02-6101-3404)
* 입금처 : 우리은행 1002-890-008979(이은지, 디엠 대표)
* 순서
1. 간사에게 전화나 메일(ssaemy00@naver.com)로 비용 및 기타 사항 문의
2. 참여하기로 결정하시면 성함, 연락처,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세요
3. 본인 성함으로 입금 후 간사에게 문자주세요(신청 및 입금 순)
# 자료집 및 중식(김밥) 제공
# 환불 요청 시 20일 이전 전액 환불, 25일 이전 50% 환불
* 내용
- 10월 29일(토) : 로르샤하 검사의 이론적 배경, 실시방법 배우기, 검사 실시, 양적 채점의 개념 이해
- 10월 30일(일) : 질적/개념적 분석의 이해, 사례 공부(신경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정신병 등) 및 개인 사례 분석/수퍼비전, 질의 및 응답
* 찾아오시는 길
1. 대중교통 : 지하철 2호선 신림역 5번 출구(한 정거장, 700미터 직진, 봉림교 -> 와이렌터 카 -> 창일교회 -> 세븐일레븐 -> 대구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
2. 주소 : 서울특별시 관악구 남부순환로 1531
동일한 정보는 이흥표 선생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youbefree/)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흥표 선생님의 다른 워크샵 정보는 저도 알고 있었지만 로르샤하 워크샵 소식은 처음 들었네요. 예전에 소개한 D.K. Academy의 워크샵이 몇 주에 걸친 장거리 레이스라면 이흥표 선생님의 이번 워크샵은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Full-day Workshop의 형태입니다.
로르샤하 검사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의외로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제가 그동안 로르샤하 검사의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강조('기승전로샤')해 왔는지는 다들 아시죠?
로르샤하 검사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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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파스칼의 내기, 노름의 유혹 : 도박의 이해와 치료(2013)'입니다.
그동안 10년 넘게 현장에서 도박 중독 치료를 담당해 왔던 전, 현직 임상심리전문가 5인과 정신과 전문의 이상규 교수가 함께 쓴 도박 중독 치료 관련 공동 저술서입니다.
이흥표 선생님이 쓰신 '도박의 심리' 이후 국내 두 번째로 출판된 도박 중독 전문 서적이죠.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국내 도박 및 도박 중독 현황, 도박 중독 및 치료에 대한 충분한 기본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도박 중독 치료를 담당하고 있거나 담당할 예정인 현장 전문가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제도 안내에 있는 내용대로 제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이 북 크로싱은 월덴 3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새 책 북 크로싱이므로 맨 처음 신청하신 분은 새 책을 받게 됩니다. * 월덴 3의 북 크로싱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북 크로싱 신청을 하시기 전에 반드시 경고 제도를 숙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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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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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장에서 도박 중독 치료를 실제로 하고 있는 임상가들이 도박 중독에 대해 쓴 '국내 최초의 공동 저술서'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최초의 책은 이흥표 선생님의
'도박의 심리'입니다만 그 책은 혼자 쓰신 것이니 단도박 모임을 제외하고는 도박 중독 치료의 역사가 십 수년에 불과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그나마 그동안 소개된 책들이 거의 번역서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미 2007년에 선을 보였으나 KRA 유캔센터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던 것을 심리학 전문 출판사인 학지사를 통해 최신 정보를 보강하여 개정판으로 출판한 책입니다. 저자로는 유캔센터의 전, 현직 임상심리학자 5명과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가 수고하였습니다.
내용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 개인, 사회, 도박에서는 다소 거시적인 관점에서 도박을 조명하고 있으며 특히 '바다 이야기' 사태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도박 광풍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가 도박과 도박 중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부의 특징으로는 매스컴에서 맨날 떠들어대는 것처럼 한국이 과연 도박 공화국인지에 대해 냉철하게 비판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도박 중독 유병율 9.5%의 허상을 낱낱히 깨부수고 있죠. 이 부분은 지금까지 출판된 어떤 도박 관련 저작물에서도 공식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내용입니다.
2부. 습관성 도박의 이해에서는 도박 중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생물심리사회 모형에 따라 도박을 다차원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3부. 치료와 재활에서는 개인 심리치료, 약물치료, 가족치료, 사후관리 및 재발 예방의 4개 영역에서 도박 중독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도박 중독에 대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시적인 관점까지 빠짐없이 폭넓게 아우르고 있어 이 책 한 권만 정독해도 도박 중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함께 도박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현 실태까지 모두 알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공동 저작의 문제점 중 하나인, 부분 내용의 유기적인 연결과 통합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2부 5장 습관성 도박의 생물학적 이해에는 신경전달물질과 뇌관련 연구결과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것은 3부 7장 약물치료의 내용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아무래도 여러 저자가 공동 작업을 하다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의 대상은 도박자와 가족이 아닌 도박 중독 치료를 담당하는 현장 전문가들입니다.
특히 도박 중독 현장에서 일을 할 예정인 예비 임상가들에게 도박 중독 치료의 입문서로 추천합니다.
예전에는 도박 중독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이흥표 선생님이 쓰신 '도박의 심리'를 많이 권했는데 이제는 이 책에 자리를 넘겨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덧.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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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월덴 3의 새 책 북 크로싱은 '사람은 왜 아픈가 : 상처, 치유 그리고 관계의 이야기(2012)'입니다.
지금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내담자를 만나고 계신 이흥표 선생님이 상담과 관련해 처음으로 쓰신 책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상담자가 겪게 되는 감정과 역전이들이 날 것 그대로 생생하게 느껴지는 좋은 책입니다. 상담자나 심리치료자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신 분은 '소개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국민도서관 이용)가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분은 아래의 북 크로싱 방법에 있는 내용대로 하시면 됩니다.
* 월덴 3의 변경된 북 크로싱 제도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국민도서관을 통해 북 크로싱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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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심리치료와 상담 영역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으로 강력 추천부터 한 방 때리고 들어갑니다.
제가 볼 때 우리나라 심리치료 서적 분야에 부족한 게 몇 가지 있는데(사실 엄청 많지만) 제가 볼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상담 과정의 진실을 가감없이 상세하게 보여주는 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임상 현장에 뼈를 묻은 고수의 수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과 있다고 해도 그런 고수들은 도무지 책을 쓰지 않는다는 것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출판은 가뭄의 단비와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동 치료 서적 분야에 이보연 선생님이 계시다면 성인 치료 서적 분야에 이흥표 선생님이 새롭게 등장했다고 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가 머리말에도 밝히고 있듯이 '내담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담자와 내담자의 사이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상담자들이 놓치는 부분 중 하나가 내담자를 객체화해서 자꾸 분석하고 파헤치려는 것인데 이흥표 선생님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의 제목으로 '사람은 왜 아픈가'보다 '상처, 치유 그리고 관계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더 어울린다고 보는 편입니다.
어쨌거나 이 책에서 세 명의 내담자와 상담한 내용을 중심으로 그동안 쌓아오신 다양한 분야(진화 심리학, 정서 치료, 인문학 등)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모두 쏟아넣으신 것 같습니다. 들어간 공력과 노력이 절로 느껴지더군요.
저처럼 이흥표 선생님도 어빈 얄롬을 멘토로 생각하고 계셔서 그런지 저는 읽기가 참 편했습니다. 어빈 얄롬의 글쓰기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그랬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곁에서 상담하는 장면을 관찰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얄롬과 다른 면도 분명히 느껴졌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멋지게 보이려는 겉멋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상담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두려움, 수치심, 죄책감, 분노, 당혹감, 짜증, 가슴떨림 등을 날것 그대로 하나도 포장하지 않고 보여주셔서 후학으로서 안심도 되고(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상담자라면 다들 경험할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안도감), 공부도 많이 되었습니다.
대체 상담이란게, 심리치료란게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단계를 거치고 어떻게 종결을 하는건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하는 바입니다. 특히 미래의 심리치료자나 상담자를 꿈꾸고 있는 예비 임상가들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 개인적인 궁금증이기도 한데 이 책에 등장하는 내담자는 하나같이 여성이더군요. 이흥표 선생님이 여성 내담자와 상담을 할 때 더 드라마틱한 치료 역동이 전개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케이스를 선별한 것인지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그냥 제 느낌입니다만 남성보다 여성을 상담하실 때 더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
덧2. 이 책은 북 크로싱 대상입니다.
닫기
* 진정한 치료는 불평과 비난의 단계를 지나 그런 불평과 비난의 역할과 무용성을 직면하는 데서 그리고 현재의 문제를 만들었거나 적어도 지속/악화되도록 기여하는 내담자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자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설령 타인이 내담자의 불행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해도, 치료의 목적은 내담자가 그 불행의 사슬을 스스로 끊게 하거나 변화시키도록 하는 데 있다.
*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머릿속의 기억이다. 실제보다 과장되었거나 변형된 기억들이 각인되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다.
* 세상은 항상 공평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담자가 불행을 극복하려면 불행이 자신의 탓이 아님을 아는 것, 불행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으며 하필이면 나였다는 것, 인간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예측이 불가능하고 실패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것 그러나 남 탓을 하지 않고 그 불행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며 애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정직하게 일러 줄 의무가 있었다.
* 때로 내담자의 길은 나보다 항상 혹독해서 미안하다.
* 책은 씹고 씹은 다음 버려야 한다.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먼 훗날의 일이었다.
* 우리의 사랑에는 사실 항상 조건이 떠나지 않는다. 부모가 자녀를 조건없이 사랑한다고? 그건 허위다. 부모조차 자녀가 자기를 따르고 순종하는 특정한 조건하에서만 사랑한다. 부모들은 이기적이다. 모성은 원래 이기적이다.
* 치료는 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며 분석에는 언제나 주지화의 위험성이 있다. <- 이거 진짜 반성되는 말
* 진정한 변화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항상 냉정하고 이지적인 자기 분석이나 이해보다 뜨거운 체험이 필요하다.
* 극복하고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이겨 내는 것보다 버텨 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인생에는 이길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 두려움이 슬픔과 더불어 혹은 슬픔보다 앞선 생의 근원적인 문제임을 이제 안다. 사실 슬픔은 애도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오는 것이다. 슬픔은 무엇인가를 잃어버렸음을 몸이 비로소 실감할 때, 그 무엇이 자신을 떠나갔음을 알았을 때에야 온다. 그때까지는 고통, 공포와 분노, 수치와 죄책감이 버무려진 온갖 단계를 넘어야 한다.
*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두려움과 죄책감, 분노의 장벽을 넘어서 가슴으로 진정 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애도는 가슴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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