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유명세를 탄 닐 블롬캠프 감독이 4년 만에 들고 나온 작품입니다. 디스트릭트 9과 달리 대중에게 어필하는 방식으로 찍었지만 역시나 빈부 격차와 사회 부조리에 관심이 많은 감독의 가치관이 많이 담겨 있는 영화입니다.
2154년이 되면 황폐화되고 오염된 지구에 사는 99%의 사람들과, 지구를 버리고 우주공간에 거대한 인공 도시 엘리시움을 만들고 그들만의 쾌적한 삶을 영위하는 50만 명의 1% 사람들로 나뉩니다. 엘리시움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병이든 한번에 치유할 수 있는 과학 기술로 고통없는 삶을 살지만 지구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지요.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식코(Sicko, 2007)'의 미래 버젼이랄 수도 있겠습니다.
삭발 투혼의 맷 데이먼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좋고, 미래의 충격적인 모습을 대비시켜 보여준 시각 효과와 소품들도 좋았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빈약하고 어설픈 스토리였습니다. 전개도 엉성하지만 맷 데이먼을 엘리시움으로 데려가는 과정에 우주선이 착륙도 안 했는데 아무런 안전 장치도 없이 수류탄을 뺏으러 달려드는 무리한 시도라든가, 외부에서 진입하는 우주선을 무력으로 제압할 방법이 없어 지구에서 쏘아올린 지대공 유도탄으로 격추시키는 모습이라든가, DNA와 일치해야 하는 시민증도 위조할 수 있으면서 사람들이 엘리시움으로 가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인 의료 기기는 손에 넣지 못하는 모습이라든가, 아무리 진통제가 강력하다고 해도 피폭된 상태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컨디션이 좋아지는 모습이라든가 등등 의아한 설정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그래서 그런지 어설픈 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긴박감은 계속 유지할 수 있어 몰입도가 많이 떨어지지는 않더군요. 디스트릭트 9의 주연인 살토 코플리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악역으로 출연한 것도 충격적이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각 나라의 국민 배우급 스타들이 대거 포진했더군요. 주인공 맷 데이먼에게 원격 제어복을 주는 스파이더 역의 와그너 모라는 브라질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을 거둔 브라질 국민 배우이고 맷 데이먼의 어린 시절 친구 프레이 역을 맡은 앨리스 브라가 역시 브라질의 유명 배우이고, 맷 데이먼의 절친이자 충직한 친구인 줄리오 역은 멕시코의 국민 배우 디에고 루나가 맡아 열연했습니다. 조디 포스터는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튼처럼 인정사정없는 배역을 맡아 연기는 좋았는데 막판이 좀 허무합니다. 쩝....
1%만이 사는 엘리시움의 자연 풍광은 캐나다의 밴쿠버를 모델로 만들었고, 황폐해진 지구의 모습은 멕시코 시티내에서도 가장 열악한 환경을 지닌 곳을 힘들게 찾아 촬영했다고 하네요.
설국열차도 그렇고 요새 계급 투쟁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는데 이 영화도 그렇고 함께 살기 위해 목숨을 거는 건 좋은데 그저 때려눕히고 도달하기만 하면 만사가 해결되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모두 같이 다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결국 다 같이 살려면 조금씩 양보해서 삶의 질이 낮아져야 하는데 다 누리고 살던 인간들도 그렇지만 올라온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걸 받아들일리가 만무하죠. 그래서 계급투쟁은 목표를 상실하는 순간 지옥도를 만들 수도 있는거죠. 참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액션, 화면빨, 연기를 우선하는 분들에게는 추천, 탄탄한 줄거리와 개연성이 우선인 분들에게는 비추천입니다. 디스트릭트 9을 보고 닐 블롬캠프 감독의 팬이 된 분들에게도 추천하기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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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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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
보통 영화를 볼 때, 책을 고를 때와 마찬가지로 사전 정보 없이 감으로 선택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대충 줄거리를 알고 봤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보여주는 영화라서 관객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려면 정말 죽어도 싼 놈들이 나오겠구만 하고 각오하고 봤는데 영화를 보다 보니 오히려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실 조디 포스터가 직접 복수를 하는 것도, 테렌스 하워드가 법을 어기고 조디 포스터가 직접 죽이도록 허용하는 것도 별로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누구나 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는 미국 사람들만이 불쌍하더군요.
영화 속에서 조디 포스터가 그럽디다. "뉴욕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죠" 이 말만큼 미국의 실상을 반어적으로 잘 보여주는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국 사람들은 미국이 상당히 안전한 나라라고 믿고 산다는데 그렇게 착각 속에서 사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지 참 씁쓸합니다.
완전히 미국식 사고방식으로 만든 영화라서 그런지 이 영화에는 수용, 용서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서 그랬겠지만요. 그게 아쉽다는 말은 아닙니다. 조디 포스터와 테렌스 하워드 투 톱의 연기에만 의존해 만든 영화인데도 참 잘 만들었습니다. 긴박감의 변화가 별로 없는데도 지루하지 않게 잘 끌고 나갔더군요. 웰 메이드 영화라고 부를 만 합니다.
조디 포스터는 정말 존재감이 확실한 배우입니다. 사람을 죽이고 난 후, 또 그 수가 늘면서 사람 죽이는 것에 익숙해지는 모습에 전율하는 사람의 심경 묘사를 정말 실감나게 했습니다. 강력반 형사 역을 맡은 테렌스 하워드도 합법의 헛점 속에서 날뛰는 무법에 분노하는 정직한 형사의 역할을 잘 연기했습니다.
어떤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저는 그런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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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우선 다른 영화를 보러 갔다가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본 후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 분들은 절대 이 영화를 보시면 안 됩니다. 예고편이 본 편보다 오히려 더 재미있게 묘사되었거든요. 저희도 낚였습니다. ㅠ.ㅠ
그리고 이 영화는 가족 영화가 아닙니다. 철저히 아동용 영화입니다. 그것도 초등학교 저학년 용입니다. 고학년들에게 보여주면 유치하다고 욕 먹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쉬운 것 투성이인 영화입니다.
'300'의 카리스마 제라드 버틀러는 바다에 나갔다가 조난 당한 뒤 줄창 배만 고치다가 맙니다. Agoraphobia + OCD환자로 묘사된 조디 포스터는 한방에 이 모든 증상을 극복한 뒤 영화 내내 엄청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느닷없이 섬에 정착합니다. +.+
제 2의 다코타 패닝으로 주목받는 애비게일 브레슬린은 '나 홀로 섬에'를 찍듯이 전천후로 활약하지만 impact가 영 약합니다. 차라리 동물들의 연기가 더 귀여울 정도입니다. ㅠ.ㅠ
예고편만 보고 기대했다가 눈물이 앞을 가린 영화 '님스 아일랜드'....
관객층을 positioning하기가 참으로 애매한 영화입니다. 아마도 흥행에서 참패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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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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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스 아일랜드>의 예고편은 좀 기만적입니다. 예고편에선 님과 알렉스 로버의 만남을 영화의 가장 중요한 테마인 것처럼 홍보하지만, 사실 그 둘이 만나서 하는 건 거의 없어요. 이 영화..
★★★☆☆
이미지 출처 : 씨네 21
스파이크 리 감독에 클라이브 오웬, 덴젤 워싱턴, 조디 포스터, 윌렘 데포 등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총 출동하는 영화입니다.
조용한 한낮의 오후, 일단의 무장강도들이 월 스트리트의 한 은행을 급습하고 수십 명의 손님들을 인질로 잡습니다. 이 무장강도들은 경찰 병력이 출동하기 전에 빨리 치고 빠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는 인질들에게 자신들의 복장과 동일한 복장을 입히고 서로 알아보지 못하도록 계속 사람을 바꾸면서 가둬둡니다.
어느새 출동한 경찰은 은행을 외곽에서 포위하고 협상 전문가가 출동합니다. 거기에 금고에 뭔가 들켜서는 안되는 것을 감춰둔 은행의 소유주가 막강한 여성 로비스트를 동원해 뒷구멍을 캐면서 이야기는 점점 복잡해집니다. 이쯤되면 강도들의 목표가 단순한 돈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게 됩니다만 대체 어떻게 완전 포위된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을 지 궁금하게 되죠.
그런데 음식물 반입을 통한 경찰의 도청 시도가 한판의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초점이 강도들의 치밀한 계획에 맞추어지게 됩니다. 과연 어떻게 빠져나갈까요? 결과는 해피엔딩일까요?
전형적인 도둑놈 영화의 패턴을 따라가지만 상업 영화이면서도 인종 차별 문제를 다루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날선 시사성이 영화의 군데군데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녹아 있습니다.
재미와 교훈(?)을 적당히 버무린 비빔밥 같은 영화, 인사이드 맨
저는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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